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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투쟁의 주체로 나서고 있는 노동자계급

현장에서 미래를  제66호
곽탁성


정치투쟁의 주체로 나서고 있는 노동자계급
위기와 투쟁, 그리고 주체형성의 결합을 전망하며
곽 탁 성/연구위원, 노동자의 힘(준비모임) 노동위원장


특집: 우리는 왜 김대중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서는가?



들어가며
김대중 정권 퇴진! 한국사회 신자유주의적 재편의 선봉장으로서 등장했던 김대중 정권에 대한 퇴진의 요구가 대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분명히 이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운동권 구호, 상징적 구호 수준을 넘는 ‘정치적 사건’이다. 2월 16일 정리해고에 반대해서 투쟁하고 있던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에 공권력이 투입되면서부터 등장하기 시작하였던 정권 퇴진의 구호는 3월 민주노총 중앙위원회의 공식결정과 3월 31일 민중대회 등을 거치면서 확장, 공식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성과 위에 제111주년 노동절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 김대중 정권 퇴진’을 전면에 내걸고 치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을 놓고 보면 노동자 민중운동 진영은 전체적으로 김대중 정권 퇴진 투쟁을 중심으로 확고하게 결집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며 이를 제기하고 추진하고 있는 주체들도 그 정치적 의미와 전망, 계획 등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김대중 정권 퇴진 요구로 집약되고 있는 2001년 정세는 분명히 ‘질적인 전환점’에 들어선 시기이다. 대중적 정치투쟁이 새롭게 발전하면서 노동자계급이 정치적 주체로 성장․발전할 수 있는 기회이자 조건이기도 하다. 이 투쟁을 발전시켜 내는 것은 현 시기 노동자 민중운동의 정치역량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핵심적인 고리이며 이를 기반으로 할 때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는 그 실질적 의미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김대중 정권 퇴진 투쟁 등장의 정세적, 운동사적 의미와 성격을 검토하고 그 방향과 과제를 정리함으로써 현재의 상황인식을 보다 명료하게 하고 김대중 정권 퇴진 투쟁의 집중성과 현실성을 높여나가는데 기여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한다.


김정권 퇴진 투쟁 등장의 배경 및 그 성격과 의미
정권 퇴진의 구호는 연말 노동자들의 투쟁에서도 나타나곤 했지만 이것이 본격적이고 정식화되어 나타나게 된 계기는 최근 몇 년간 진행된 구조조정 공세의 ‘완성’이자 새로운 ‘출발점’이었고 2001년 계급투쟁의 격화를 예고해주는 사건이었던 2월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와 이에 맞선 투쟁의 조직화과정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대중조직인 민주노총이 김대중 정권 퇴진을 올 투쟁의 목표로 결정하면서 이 요구는 상승, 일반화하면서 추진력을 얻게 되었다.
4월 10일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의 노조진입에 대한 무자비한 유혈적 진압은 그것이 단지 경찰 간부의 문제, 현지 상황에서 나오는 ‘우연적 폭력’이 아니라 현 정권의 구조조정공세가 만들어낸 ‘구조적이고 필연적인 폭력’이라는 점에서 광범한 대중적 공분과 항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권에 대한 도덕적 비판을 넘어 정치적 비판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정권 퇴진 투쟁은 지난 3년간의 투쟁과정을 통해서 도달한 정치적 자각이자 결론을 그 역사적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 상황의 정치적 책임이 김대중 정권에게 있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의 강화를 통해서 현재의 정세를 돌파하려고 하는 정권 하에서 자신의 삶과 단결을 유지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자각이 정권퇴진투쟁으로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김대중 정권의 정국장악구도가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서 파열되면서 그 필연성과 불가피성을 높게 만들고 있다. 즉 대자구조조정의 성공적 완수와 이를 기반으로 한 구조조정의 본격화(금융,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완수 및 상시적 구조조정으로의 전환), 이와 맞물리는 하반기 경제도약의 전망제시(2월내 구조조정의 일단락 하반기 경제도약),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정권재창출의 대중적 근거를 획득해 나가는 것이 김대중 정권의 연초구도였다.
그러나 대자투쟁이 열악한 조건에서도 완강한 전선구축 나아가 정권 퇴진 요구를 촉발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면서 초기제압에 실패하고, 미국 등의 경제둔화를 배경으로 한국의 경제성장의 전망이 당초 예상을 훨씬 밑도는 가운데 위기의 가능성마저 예고되는 상황으로 악화되어 가고 있으며, 남북관계 또한 국내외적 요인에 의해 이른바 햇볕정책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답보상태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개헌론과 동교동계의 충성서약이 등장할 만큼 정권재창출에 대한 자신감은 더욱 더 약해지고 있다.
초기구도를 파열시키는 이러한 상황하에 건강보험재정위기의 등장, 교육문제의 확산, NMD, TMD 등의 기조를 둘러싼 혼선과 동요 등은 총체적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김대중 정권 퇴진 투쟁, 그것은 본격적인 ‘대중적 정치투쟁’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다. 즉 자본에 대한 투쟁과 권력에 대한 투쟁의 분리를 극복하고 구조조정이라는 자본운동의 정치적 담보체로서 김대중 정권을 인식하기 시작하며 생존권과 민주적 권리의 유지와 발전이 정권과 병존할 수 없다는 인식에 기반해서 조직되는 대중적 정치투쟁이다. 그동안 다양하게 전개되었던 모든 투쟁을 김대중 정권 퇴진으로 집중해 나가겠다는 계급적 의지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이 투쟁은 7, 80년대에 전개되었던 반파쇼민주화 투쟁과는 그 주체와 정치적 전망을 달리하는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다.
현 시기 김대중 정권 퇴진 요구의 등장과 그 투쟁은 특정 조건, 상황에서 나오는 어떠한 즉자적인 구호의 수준이 아니다. 이것은 지난 3년간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진행된 노동자 민중과 자본과의 대결을 통해서 획득한 ‘대중적 결론이자 자각의 정치적 표현’이다. 또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결과로서 위기가 더욱 심화되는 과정에 대한 인식과 판단의 표현이기도 하다.
자본의 구조조정공세가 조금도 완화․변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구조조정의 강화를 통한 위기극복의 기조가 이후에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노동과 자본의 비타협적 대결구도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김정권 퇴진 투쟁은 투쟁동력의 집중과 발전의 의미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건강보험문제 등 이제는 여러 사안이 정권의 정치적 책임의 문제로 등장하는 ‘질적 전환의 시기’로 돌입하고 있다. 그 점에서 2001년의 상반기는 계급투쟁의 발전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기에 돌입하고 있다.


대중적 정치투쟁의 질적 전환으로서의 2001년
오랫동안 진행되었던 민주화투쟁,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해서 반파쇼 민주화투쟁기간에 노동운동은 그 중심부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였다. 전투적 학생운동과 재야로 표현되는 소부르주아세력, 그리고 보수야당이 이 역할을 하였다. 이들이 갖고 있는 전망과 주체의 한계가 집약적으로 드러난 것이 87년의 6월 항쟁이었다.
87년 7․8월 대투쟁은 6월 항쟁의 성과에 기반하면서 노동운동이 대중적으로 분출하는 시기였고 동시에 대중적 정치투쟁의 주체로서 노동자계급의 가능성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사회 제 세력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주도성과 독자성이라는 과제와 가능성을 제기한 사건이기도 하였다.
90년의 현대중공업 골리앗 투쟁과 전국총파업, 91년의 강경대, 박창수 열사의 탄생과 5월 총파업은 정치권력의 대한 태도를 직접적인 목표로 하는 전국적 차원의 총파업투쟁을 예비하고 있었고 사회발전의 동력으로서 노동운동의 위상과 가능성을 구체화시키기도 하였다.
80년 광주항쟁으로부터 자극받으면서 민중지향성, 변혁지향성을 강화하며 성장하였던 정치운동은 87년 7․8월 투쟁을 전후로 대중운동과 나란히 그리고 독자적으로 발전하면서 본격화되었지만 독자적인 정립에 실패하였고 노동운동은 대중운동을 중심으로 자생적 발전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후 노동운동은 민주노총의 결성을 통해서 전국적 투쟁의 구심을 확보할 수 있었고, 9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진행된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에 맞서 선봉에서 투쟁하여 왔다. 신경영전략에 맞선 투쟁은 노동운동이 자본운동 그 자체에 맞서는 본격적인 출발이었는데 이는 당시 노자대립의 핵심적 지점이기도 하였다.
투쟁을 통해서 민주노조의 상을 획득해 나가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과 단결의 전망과 원리를 획득해 왔던 노동자계급은 이제 전국적 차원에서 자본의 공세에 맞서는 정치투쟁을 조직하면서 민주노조를 통해 획득해 왔던 자신의 전망을 전사회적, 전계급적으로 확장하게 되었다. 96~97년의 전국 총파업투쟁이 그것이다.
이 투쟁은 몇 가지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정치적 대중투쟁으로서의 총파업투쟁을 실질적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이후 대중적 정치투쟁이 일반화, 본격화할 것임을, 이러한 시기로 돌입하였음을 확인하는 사건이었다. 총체적 역관계의 변화 없이 일상적인 투쟁사안 하나도 담보하기 힘든 현실을 대중적으로 인정, 자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동시에 이는 노동자계급 정치세력화의 현실적 가능성을, 정치조직 건설의 가능성과 불가피성을 확인케 해준 사건이기도 하였다.
이 투쟁은 노동자계급이 사회발전의 동력이자 정치적 주도세력임을 제 세력과의 관계에서 확인시켜준 사건이기도 하였다. 이제까지 투쟁의 발전과정을 보면 가두에서의 민주화투쟁과 그 뒤를 잇는 노동자 민중운동의 투쟁이라는 상(4․19 투쟁, 80년 민주화투쟁, 87년 6월 항쟁과 7․8월 대투쟁, 91년 5월 투쟁에 이르기까지)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96~97년 총파업투쟁은 노동자계급이 투쟁을 주도하고 사회 제 세력이 이를 엄호․지지하며 결합하는 상을 갖고 전개되었는데 이것이야말로 정치적 주도세력으로서의 노동자계급의 등장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몇 가지 한계도 동시에 갖고 있었다.
수요파업이라는 전술전환과 노동법 협상의 주도권을 지배세력내부의 문제로 온전히 내주는 전술적 한계와 함께 우선 이 투쟁에 임했던 주체들에게는 자본과 권력이 ‘분리’되어 있었다.
요구사안 또한 노동법이라는 노동자계급내부의 사안을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전체 계급의 이해와 노동자계급내부의 이해를 결합하는 수준으로는 발전하지 못하였다.
무엇보다도 투쟁의 파급력과 영향력 그 자체로 전체 계급을 선도하였지 정치적 방향의 제시와 의식적 지도, 투쟁의 확산(국제연대수준에 이르기까지)을 해내지 못하였던 것이다. “투쟁은 잘 하였으나 협상을 잘못하였다”는 왜곡된 견해가 공식적으로 채택되지 않았지만 공공연하게 제기되기도 하고 정치세력화의 가능성이 의회주의적 정치세력화의 모색으로 제한되고 협소하게 구체화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한계에 근거한다.
2001년의 정세가 갖는 조건은 이제까지의 성과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지점임을 확인해 주고 있다. 우선 권력의 문제가 정치적으로 집중되고 있다. 자본운동의 정치적 담보체로서의 김대중 정권이 이제 대중의 시야에 ‘정조준’되고 있는 것이다. 요구사안 또한 노동자계급 내부의 것으로 제한되지 않고 있으며 보건의료, 교육, WTO/ NMD, TMD 반대 등 전계급적 사안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치적 방향의 제시와 적극적 조직화의 문제 또한 맹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 세가지 수준의 문제가 대중조직‘만’으로 이루어 질 수는 없으며 여러 정치세력들의 적극적인 결합과 맞물리면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87년 7․8월 투쟁이 노동자계급이 자신을 ‘계급으로서 선언’하는 과정이었다면 96~97년 투쟁은 노동자계급의 ‘행동으로서의 정치적 선언’이었다. 이제 2001년 들어 노동자계급의 ‘자각되고 의식적인 정치적 선언’이 나타나고 있다. 김대중 정권 퇴진 투쟁의 깃발이 바로 그것이다! 아직 맹아적이고 노동자계급의 선진적 부분으로 제한되고 있지만 이 싹을 키우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노동자계급은 대안사회의 가능성과 원리를 체득하고 이를 담당할 주체로서 단련되어질 것이다. 또한 그만큼 노동자 민중의 삶과 단결, 생존권과 민주적 제 권리 또한 발전할 것이다.


김대중 정권퇴진투쟁의 방향과 목표
이 투쟁의 방향은 몇 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첫째, 김대중 정권 퇴진을 중심으로 제반 사안을 결합하고 집중시켜 나가야 한다.
현재의 운동은 모순의 축적과 그 폭발이 정권의 정치적 책임, 정치적 대결을 통한 역관계의 변화를 통하지 않고는 조금도 해결할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해 있다. 그러므로 정권 퇴진의 요구는 단지 상징 혹은 당위적인 상위의 슬로건이 아니라 투쟁요구의 집약적 표현으로 위치지워져야 한다.
대립지점이 노자간의 서로 다른 전망의 문제로 발전했던 것은 이미 신경영전략을 둘러싼 자본의 경쟁논리와 대결하면서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이를 전국적인 수준의 역학으로 표현하고 집약하며 투쟁할 수 있는 시기로 운동은 발전하고 있다. 건강보험재정위기를 둘러싼 문제의 진단과 처방은 그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둘째, 전체적인 대립구도를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 그동안의 투쟁은 ‘반신자유주의 반김대중’ 기조 하에 진행되었고 이 성과로 ‘반신자유주의의 일반화’를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가 일반화하는 순간 반신자유주의의 정치적, 계급적 내용을 둘러싼 분화와 차이는―이미 존재했었지만―다시 드러나고 있다.
민주 대 반민주, (자본주의적 체제 내에서의) 보수 대 진보, 신자유주의와 반신자유주의, 외세 대 민족대단결 등 여러 구도가 존재해 왔지만 현재의 역관계를 반영하는 구도는 ‘자본 대 노동의 구도’로 만들어져야 한다.
오랫동안 노동자 민중운동의 투쟁은 이 사회 발전의 동력이 되어왔다. 민주주의의 진전 또한 사실상 이 투쟁동력을 근저적인 기반으로 진전해 왔다. 그러나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주도력’의 취약함, 요구의 부문성과 제한성(자본운동에 대한 대결로서의 자각과 정식화의 미흡), 이러한 한계로 인한 정치적 성과의 축적미비(계급의 정치적, 조직적 단결의 강화로 이어지지 못함)라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노자간 대결의 지점이 준강령적 수준의 쟁점으로 발전하고 있고, 정치적 지도력을 획득하면서 제 사회세력을 조직해 나가는 현실에서 이제 대립구도는 ‘노동과 자본’으로 설정해야 하며 반신자유주의의 내용 또한 이러한 기조 하에 그 내용을 채워야 할 것이다.
셋째, 자본과 권력에 의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구조조정 공세의 저지와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과 민주적 권리의 사수와 함께 정치지형의 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대립구도의 설정은 단지 선언으로 혹은 몇 개의 과격한(?) 요구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며 총체적인 정치지형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이는 보수반동의 성격을 날로 강화하고 있는 현재의 정치지형을 극복하고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발전시키면서 그 정치적 진출이 가능한 조건과 토대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관건은 바로 김정권 퇴진을 내세운 위력적인 전국적 총파업투쟁이다.

이러한 방향하에 김대중 정권퇴진 투쟁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노동자대중투쟁을 중심으로 ‘김대중 정권 퇴진 총파업투쟁’을 적극 조직한다.
현재의 조건에서 이러한 투쟁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신자유주의적 ‘개혁’에 맞선 (준)강령적 요구―전계급적 요구에 기초한 정치총파업투쟁의 조직화로 나타날 것이다. 이는 현재 준비단계에 있는 상설공동투쟁체가 노동자계급의 주도성과 대중투쟁동력에 근거하여 반신자유주의 반김대중 민중연대투쟁을 현실화하고 계급적 민중연대투쟁체로 재구축되는 과정과 맞물릴 것이다. 이는 투쟁의 성과를 노동자계급의 것으로 축적하기 위한 정치적․이념적 독자성의 유지를 조건으로 한다.
둘째, 투쟁의 전과정과 그 성과가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 구체적으로는 노동자계급정당건설의 주체형성과정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총파업투쟁을 실질적으로 조직할 수 있는 노동자계급내부 선진적 부분의 정치적, 조직적 결집과 계급적 좌파진영이 이 투쟁에 적극 결합하면서 새롭게 혁신하고 연대하는 과정과 맞물릴 것이다. 주요 쟁점에 대한 태도와 입장을 정리하면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성을 강화하는 과정 또한 필수적인 과제이다.


주체의 상태와 특징
현재 김대중 정권퇴진 투쟁과 관련한 주체의 상태와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우차 투쟁을 본격적인 출발로 하여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김대중 정권 그 자체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전선이 강화되고 있으며 제조업/대공장 수준에서의 노자대립관계 또는 법, 제도개선을 둘러싼 권력과의 대립에서 비정규직, 공공부문, 사무직 노동자 등의 투쟁으로 전선이 확장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그 자체, 의료재정파탄, 교육정책 부실 등 전계급적이고 전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노동자 대중의 요구와 투쟁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둘째, 민주노총의 경우 3월 15~16일 중앙위원회 결의를 통하여 김대중 정권퇴진을 투쟁의 목표로 최종 확정하였으며, 4월 24일 민중연대(준)은 대우차 공투본의 제안으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와 민중생존권 쟁취 투쟁본부’를 그 산하에 설치하여 구조조정투쟁과 신속하게 결합하고 정권퇴진투쟁의 방향을 열어나가기로 하였다.
민주노동당은 3월 중앙위원회에서 김대중 정권 퇴진 투쟁으로 활동을 집중하자는 안건을 투표 끝에 부결시켰으며 전국연합은 현 시기 김대중 정권퇴진 투쟁을 전개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남북공동선언 이행과 김정일 방남에 주력할 예정이다. 노동자의 힘(준비모임)은 3월 총회를 거쳐 김대중 정권퇴진 투쟁과 적극 결합할 것을 확인하였으며 현재 그 구체적 전망과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셋째,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정권 퇴진 구호는 일반화되고 있지만 정치적 전망을 달리하면서 김정권 퇴진 투쟁에 대한 태도를 달리하거나 그 의미가 조직적으로 정리, 공유되고 있지 못한 가운데 아직은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다. 즉 미약하긴 하지만 노동자계급이 정권퇴진의 투쟁방향을 잡아나가고 있다면 진보정치세력의 경우는 일정하게 동요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러한 정세를 반영하면서 민중연대(준)도 아직 확고한 투쟁계획을 독자적으로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5월의 노동절과 6월의 총파업투쟁 등을 경과하면서 투쟁의 성격과 목표, 의미에 대한 대중적 공유와 확장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 점에서 보면 상반기투쟁은 김정권 퇴진 투쟁의 정치적 선언이자 이를 구체화해나가기 위한 ‘예비적 조직화’로서의 위상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넷째, 정권 퇴진과 관련해서 그 현실성의 문제, 혹은 대안의 문제 등이 거론되곤 한다.
현재 제기되는 정권 퇴진의 요구가 단지 수평적 정권교체 수준의 문제가 아니기에 이러한 문제의식이 생길 수 있다. 이 사안을 5월 정세에서 돌출된 그 무엇이 아닌 축적된 계급투쟁의 산물이자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과제로 인식한다면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집중할 것은 ‘정권 퇴진의 현실성’이 아니라 ‘정권 퇴진 투쟁의 현실성’, 그 조직화에 집중하는 일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준)강령적 요구의 정식화와 제시에 관한 문제이다.
대우자동차투쟁에서 공기업화의 요구의 등장과 같이 현재 노자대립의 지점은 주체의 자각에 관계없이 (준)강령적 요구를 내거는 대결로 발전하고 있다. 요구사안에 대한 정책대안적 수준의 재해석과 우경적 구부리기 등의 시도는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고 주요한 이데올로기투쟁의 영역이 되겠지만, (준)강령적 대안을 마련하면서 생존권 요구를 전계급적 요구로 발전시켜나가고 (준)강령적 요구를 중심으로 생존권투쟁을 결합시켜 나가는 노력을 앞으로 지속적으로 조직해야 할 것이다.
생존권 투쟁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이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정권 퇴진 투쟁의 방향으로 집중해 나가야 할 요구로는 구조조정 및 정리해고 저지투쟁, 비정규직 철폐 및 자주적 단결권 쟁취, 보건의료와 교육문제에 대한 정치적 대안,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반대하고 한미․한일투자협정반대, NMD, TMD 반대 등이 그 주요 내용으로 될 것이다.


맺으며 - 위기와 투쟁 그리고 주체형성
‘위기와 투쟁 그리고 주체형성’의 문제는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고전적인 과제였고 이는 현재에도 유효한 테제이다. 1979년 부마항쟁과 10․26사건, 1980년 정치적, 경제적 위기가 집약되며 나타났던 1980년 민주화의 봄은 당시 투쟁주체였던 학생운동의 전술적 오류, 노학연대의 실패, 나아가 전략적 주체의 부재 등을 경과하면서 광주항쟁과 군부의 반동쿠데타로 왜소화, 실패하였다. 1980년대 반파쇼 민주화투쟁은 1987년 6월 항쟁으로 집약되어졌고 이후 한국사회 민주화의 장을 열어나갔지만 전망과 주체, 투쟁지도부의 한계는 그 투쟁을 직선제쟁취로 제한하였다.
반파쇼 정치투쟁의 정치적 주체로서 정립되지 못하였던 노동자계급은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반신자유주의 정치투쟁의 정치적 주체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1990년의 전국총파업투쟁과 1991년의 5월 투쟁, 1996~97년의 전국총파업투쟁은 그 예비적 과정(동시에 본격적인 과정의 맹아)으로 위치지울 수 있다.
그러나 이들 투쟁은 정치적 성과를 보수야당에게 넘겨주기도 하였고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단결의 강화․발전으로 이어지지는 못하였다. 운동주체의 종합적인 정세인식과 총체적인 계획 또한 대단히 미숙하였고 협소하였다.
2001년의 정세는 역사적 경험이 갖고 있는 성과와 한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설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고 ‘위기와 투쟁, 주체형성의 결합’은 현실적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날로 심화되는 정권의 총체적 위기를 정권 퇴진 투쟁의 방향 하에 집중공격하면서 투쟁을 조직하는 것, 총파업투쟁의 실질적 조직화를 위한 준비에 착수하는 것, 이를 투쟁 자체로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계급정치의 전망으로 정치지형의 변화로 수렴․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이제부터 준비하고 착수해야 할 정치적 과제이다. 이러한 투쟁의 성과는 바로 노동자계급정당의 건설로 이어질 것이며 이를 통해 노동자계급은 자신의 ‘투쟁의 무기’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왜곡과 제한, 부침과 지그재그 등 상상을 넘는 변수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이제 김대중 정권퇴진투쟁의 깃발은 올려졌다. 그리고 이 투쟁은 반파쇼민주화투쟁을 경과하면서 탄생한 노동자계급이 본격적으로 주도하는 대중적 정치투쟁이 될 것이다. 바로 노동자계급 자신의 사업인 것이며 다가오는 제111주년 노동절은 무엇보다도 그 정치적 선언을 하는 역사적 자리가 될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희망의 원리를 공유하는 노동절이 바로 이 같은 정치적 선언이자 투쟁의 출발로 위치지워지는 것이야말로 남한 노동자계급 나아가 전세계 노동자계급에게는 고무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또한 이 투쟁은 과거와 같은 대중조직만의 것으로 그리하여 그 성과를 헌납한 채 자신의 정치적 단결의 강화로 수렴하지 못하거나 협소․왜곡되지 않고 정치조직건설을 직접적 목표로 하고 있는 진영과의 결합과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정치적 총파업은 노동자투쟁의 축적에 기반하고 이를 집약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노동자계급과 긴밀하게 결합된 정치조직에 의한 의식적 조직화 과정이 매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노동운동과 정치운동이 오랫동안 분리․단절되어 있었던, 그리하여 양자가 둘 다 취약했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
대중적 정치투쟁의 준비와 출발을 바로 새로운 정치적 주체의 형성으로 만들어 나가자!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의 일주체로서 우리를 단련시켜 나가자! 그리고 노동자계급정당을 쟁취하자! (2001.4.29.) 한/노/정/연

2001-05-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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