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 정부와 노동당 정부의 연금개혁
연속성과 단절
I. 문제제기
한때 전세계적으로 복지국가의 표준이 되었던 영국은 대처 정부 집권 직후부터 집권 말기까지 수 차례에 걸쳐 공적연금 제도를 수정하였다. 뿐만 아니라 1997년대 중반에 집권한 노동당도 대폭적인 연금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에서 영국의 공적연금 개혁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 복지국가의 변화: 현재 유럽의 선진국들이 소위 ‘복지국가’로서 핵심을 유지하고 있는가, 아니면 질적으로 변화했는가? 이를 통해 복지국가의 근본적인 한계와 가능성을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 재정면에서 가장 비중이 큰 프로그램인 공적연금에 대한 대처 정부의 개혁과 블레어 정부의 개혁 내용을 근거로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 블레어식의 중도좌파노선이 사회복지에 갖는 함의: ‘국유화’를 포기한 신노동당의 노선은 사회복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 김대중 정부의 ‘생산적 복지’가 지향하는 바가 영국식의 제3의 길 노선이라면 과연 그 원류가 지향하는 복지는 구체적으로 어떤 성격의 것인가?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서 영국의 공적연금 개혁에 따른 연금제도의 민영화 정도 및 민영화 형태에 주목할 것이다. 우선, G7 국가 중 유일하게 공적연금의 전격적인 민영화 조치를 취한 국가로 언급되고 있는 영국의 경우(Williamson, 2000; Liu, 1999; Financial Times, 1997.5.6.), 공적연금 민영화 문제는 연금제도 자체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복지국가로서 영국의 위상변화를 파악하는 데에서도 중심이 된다. 기존의 영국 연금제도에서 과연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어 있었으며, 연금 개혁을 통해 공적연금의 시장시스템으로의 편입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또 그러한 변화의 재정적, 사회복지적 효과는 무엇인가? 즉, 영국의 연금 개혁은 시장화, 민영화 형태 및 정도 면에서 어떻게 평가할 수 있으며, 사회복지 제도의 중요한 목표인 평등성 실현 및 적절한 수준의 노후생계 보장이란 면에서 이런 조치가 가져온 결과는 무엇인가?
II. 영국 공적연금제도의 기본 특징
현재 영국의 공적연금 제도의 핵심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초부분과 소득비례부분의 분리구조, 공적소득비례연금을 사적연금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의 존재, 그리고 이에 따른 사적연금의 높은 역할비중은 하루 이틀 사이에 급작스럽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이는 연금제도 형성기부터 지금에 이르는 연금개혁의 중요 국면들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근 진행된 연금개혁 또한 이러한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의 공적연금 제도는 20세기 초반 노령수당 제도의 도입 이후부터 적어도 복지국가 전성기까지는 기존 제도를 기반으로 새로운 내용을 덧붙이는 점진적인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특히 수십년간 지속되어 온 영국의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의 분리 체계는 오랜 동안 기업연금의 활성화에, 1986년 이후에는 개인연금 제도의 번성에 제도적 기반이 되었다. 만약 소득비례 연금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소득비례연금만을 개인연금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허용한 1986년 개혁은 구상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며, 1986년 이후에 그랬던 것처럼 개인연금이 그렇게 엄청난 속도로 확대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전의 점진성은 소득비례연금의 도입 과정에서도 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계속되는 경제호황으로 국민 전체의 생활수준은 크게 높아졌지만, 공적연금이 잔여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한 노인빈곤 문제에 별다른 개선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노동당과 보수당 양당은 1950년대 후반 연금개혁안을 상정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안은 모두 공적연금 제도를 전면적으로 재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급여를 제공하는 기초연금을 그대로 둔 채 별도의 소득비례연금을 추가 도입하는 것이었다.1) 이후 수차례 거듭된 연금제도 변화 속에서도 이런 기본 구조는 유지된 채 기초연금제도가 정액기여 정액급여 방식에서 가입연수에 따른 비례급여로 바뀐다거나, 소득비례연금의 급여산식이 바뀐다거나, 물가연동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등의 부분적인 변화가 있었을 따름이다.
그렇다면 이런 점진적인 발전 과정 속에서 공사연금제도의 관계는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1950년대 후반 소득비례연금 도입에 대해 보수당과 노동당은 공적연금의 수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지만, 소위 ‘바람직한 공적연금과 사적연금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었다. 복지국가의 팽창기라고 하는 당시에도 노동당안과 보수당안은 모두 공적연금 급여수준을 높여서 기업연금을 대체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적연금의 역할 중 상당부분을 기업연금이 담당하도록 하여 공적연금이 기업연금을 보완하도록 하고 있었다. 공적소득비례연금을 기초연금에 덧붙이되 개개인이 선택적으로 소득비례연금 부분을 기업연금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제안한 것이다. 1950년대 후반 당시 공적연금 급여는 공공부조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었다. 게다가 약 40,000개나 되는 기업연금조차도 전체 노동자의 약 1/3만을 포괄하고 있었다(Lilian Liu, 1999). 이미 공사연금의 불균형적인 발전으로 인해 노후소득의 불평등 문제가 심화되고 있던 상황에서 정치권은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공사연금 간의 균형을 변화시키기보다는 기존의 기업연금의 역할을 그대로 인정하고 공적연금이 그 공백을 보완하도록 할 것을 목표로 한 것이다.
현재까지 영국 연금체계의 기본 성격을 규정하고 있는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역할분담 기제는 외부화(contracting-out)2)이다. 이는 공적 소득비례연금에 가입할 의무를 일정한 요건을 충족시키는 사연금에 가입하는 경우에 면제시켜주는 것으로서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결합시키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물론 영국의 공적연금과 사연금의 결합 방식은 항상 공적연금의 전면대체가 아닌 부분적인 대체였고, 가입자의 자발성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부터 계속 정부는 공적소득비례연금(SERPS)을 기업연금이나 개인연금으로 대체할 때 조세혜택을 주는 등 정책적인 유도를 해왔으며, 실제로 기업연금이나 개인연금 가입률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3) 이 효과는 영국 노동자들의 기업연금 가입률에 관한 아래 <표 1>에서 외부화(contract-out) 시스템 도입 이전과 이후의 기업연금 가입자 수의 변화를 비교해 보면 더욱 명확하다.
<표 1> 영국노동자의 기업연금 가입률 추이: 1953~91 (단위 : %)
연도 |
남성 |
여성 |
총인구대비 |
1953 |
34 |
18 |
28 |
1956 |
43 |
21 |
35 |
1963 |
63 |
21 |
48 |
1967 |
66 |
28 |
53 |
1971 |
62 |
28 |
49 |
1975 |
63 |
30 |
49 |
1979 |
62 |
35 |
50 |
1983 |
64 |
37 |
52 |
1987 |
60 |
35 |
49 |
1991 |
57 |
37 |
48 |
자료: Government Actuary, 1994. p.4(Tony Lynes, 1997에서 인용).
1961년에는 공적 소득비례연금을 도입하였지만, 도입 초기부터 이를 기업연금으로 외부화(contracting-out)할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외부화하는 경우에 여러 가지 조세 유인과 보험료 혜택을 주었다. 이에 남성 노동자의 기업연금 가입률이 1956년의 43%에서 1963년에는 63%로 약 20% 포인트 증가하였다. 2층 소득비례연금 도입과 외부화 허용은 동시에 영국적인 연금민영화의 시작으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공적 소득비례연금의 급여 수준을 전격적으로 높이고 물가인상에 대한 보호장치를 갖추도록 한 1978년 노동당의 연금개혁 이후에 기업연금으로 외부화 비율은 전체의 62%에서 멈추었다. 또한 1986년 대처 정부가 기업연금뿐만 아니라 개인연금으로의 외부화(contract-out)에도 마찬가지의 혜택을 주면서 1980년대 중반과 1991년 사이에는 오히려 기업연금 가입률이 약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형성된 영국의 연금체계에서 사적연금과 공적연금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일단 양적으로, 각 연금체계에 대한 영국 노동자들의 가입률을 가지고 비교해 보자. 아래 <표 2>에 따르면 공적연금 가입대상자 중에서 공적소득비례연금 대신 기업연금이나 개인연금에 가입하지 않고 계속 남아있는 사람은 1994년 현재 3천 5백만 경제활동인구 중 7백만명으로서 29%밖에 되지 않는다(British Government, 1998). 이는 공적 소득비례연금(SERPS) 대신 기업연금이나 개인연금을 선택한 1,180만명에 비해 훨씬 적다.
<표 2> 영국 노동자의 연금가입상황 (1994년 기준)
구 분 |
가입자 수(백만명) |
가입자 비중(%) |
총 노동인구 |
24.9 |
100 |
1층 공적연금에 가입 |
21.0 |
84 |
2층 공적연금에 가입 |
18.9 |
76 |
SERPS 가입
외부화(contract-out)
ㆍ기업연금
ㆍ개인연금 |
7.1
11.8
(8.1)
(3.7) |
29
48
(33)
(15) |
(2층연금 없는) 저소득 자영자 |
2.1 |
8 |
공적연금에 가입 안함 |
3.9 |
16 |
소득하한선 이하의 노동자
소득하한선 이하의 자영자 |
(2.7)
(1.2) |
(11)
(5) |
자료: Lillian Liu, Social Security Bulletin, vol.62, No.1, 1999.
도입한 지 십여 년에 불과한 적격개인연금 가입자 수가, 약 50여년간의 역사를 가진 공적소득비례연금 가입자 수의 절반에 이미 도달했다. 물론 현재 적격개인연금(APP)가입자 중 65~60%만이 유효가입자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공적연금에 가입한 사람들 중 절반 정도가 소득비례 부분은 공적연금 대신 기업연금에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소득보장 역할을 하는 소득비례연금의 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하면, 이미 영국의 공적연금은 독점적으로 공적연금에 가입토록 하는 다른 경우에 비해 그 역할이 약 1/3 수준으로 축소되었다고 할 수 있다.4)
III. 1980년대 보수당 정부의 공적연금개혁
1. 개혁의 내용
대처 정부의 연금개혁은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집권 직후 1980년의 기초연금의 삭감, 1986년의 소득비례연금의 외주(contracting-out) 범위 확대 및 급여삭감 조치, 1995년의 사적연금의 급여보장 폐지 등의 부분개혁 조치가 그것이다.5)
1) 1980년 개혁: 기초보장 수준의 하락
1980년대를 통틀어 영국의 연금 개혁은 이념적으로는 보수당의 시장중심적이고 탈국가주의적인 정책 기조에 의해 주도된 되었으나 당시 연금개혁의 명분은 연금재정 안정화라는 문제이다. 연금개혁의 이념과 명분은 공적연금 지출 축소라는 정책적 지향 속에서 일치될 수 있었다.
이런 정책적 기조 하에서 당시 중산층 이상 및 노동계급 상층부의 지지 속에서 집권한 대처 정부는 집권 직후인 1980년에 우선 기초연금의 하향조정을 실시하였다. 기초연금액이 임금이 아닌 소매 물가에 연동되도록 한 것이다. 급여산식의 본격적인 변경도 아닌 물가연동 방식의 변화는 언뜻 보기에는 작은 수정 조치로 보이지만 이것이 가져온 차이는 결코 작지 않았다. 이로 인해 1979년에서 1998년 사이에 독신에 대한 완전 기초연금 급여액은 평균소득의 23.2%에서 16%로 감소하였다(Disney and Johnson, 1997). 또한 매년 1.5%의 실질물가상승을 가정할 때, 2050년에는 기초연금액이 남성평균임금의 7.4% 수준이 될 것으로 정부는 예측하였다. 급여하락은 점진적이어서 유권자들의 전면적인 저항을 야기하지 않지만 감축 효과는 엄청난 크기로 누적된다. 이러한 기초연금액의 대폭 하락은 정부가 의도한 바에 따른 것으로서 영국 정부는 공적연금이 노후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보장기능을 해야 한다는 사고, 나아가 복지제도는 최소한의 보장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복지국가의 사고를 폐기하였다.
2) 1986년 개혁: 민영화를 향한 커다란 진전
1986년 대처 정부의 연금 개혁은 기초연금 제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소득비례연금 및 이와 관련된 사연금제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 점에서 두 번째 연금개혁은 물가연동방식의 변화에 그친 1980년 개혁에 비해서 더욱 폭넓다. 1986년 대처 정부가 주도한 사회보장법의 기조는 첫째, 공적소득비례연금급여(SERPS)의 삭감이고, 두 번째, 공적소득비례연금(SERPS)을 사연금으로 부분적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공적연금급여 삭감은 사적연금으로의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두 가지는 연관된다. 1986년 개혁조치의 명분은 1978년 노동당 정부가 도입한 공적소득비례연금의 본격적인 수급자 증가가 가시화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연금 지출에 대한 우려였다.
당시 애초에 제안된 것은 공적소득비례연금을 폐지하고 이를 기업연금과 개인연금으로 대체시키는 것이었다. 1985년 녹서(green paper)에서 보수당 정부는 공적소득비례연금을 없애고, 대신 4% 상당의 기여금은 기업연금 등의 사적연금 쪽으로 돌리고, 강제 2층 체계는 확정기여(Defined Contribution) 연금체계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이 보기에는 기업연금 미가입자는 개인연금에 가입할 것이므로 이들에게까지 공적소득비례연금을 제공할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보수당의 전격적인 제안에 대해 여론은 적대적이었다. 노동계는 공적소득비례연금(SERPS) 폐지는 소득재분배를 위장한 강도행위라고 극렬하게 비난하였으며 보수당 내 개혁그룹까지 공적소득비례연금 폐지에 반대를 표명했다. 여기에 찬성 의사를 표시한 것은 보수일간지인 타임즈(The Times)와 고용주총연맹(CBI)뿐이었다(박광준, 1992). 놀랍게도 보수당의 완전민영화 방안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한 것은 고용주총연맹을 제외한 기업계와 보험업계이다. 이들의 주장은 사적연금이 공적연금을 대신하여 저소득층과 불안정고용층까지 모두 포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Tony Lynes, 1997). 따라서 최종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은 급여삭감과 공적소득비례연금(SERPS)을 대체할 수 있는 사적연금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것으로서, 공적소득비례연금의 완전철폐안은 제외되었다. 결국 공적소득비례연금은 폐지되지 않았으나 사연금 확대, 특히 외부화 범위 확대와 관련하여 가장 전격적인 조치로서 개인연금으로의 외부화가 허용되었다. 기존에는 사적연금 중에서도 집단적인 가입구조를 가진 기업연금만이 공적연금을 대체할 수 있었으나 대처 정부는 1986년에 처음으로 (88년부터 세금납부가 연기됨) 적격개인연금(appropriate personal pension, 이하 APPs)이란 이름의 개인저축 방식의 연금이 공적소득비례연금을 대체할 수 있게 하였다6).
적격개인연금은 일단 공적소득비례연금이나 기업연금에 가입할 수 없는 자영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여 기업연금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 조치의 파장은 자영자들로 국한되지 않았다. 상당수의 공적연금 가입자뿐만 아니라 기업연금 가입자도 적격개인연금(APPs)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데에다 고용주들이 개별적으로 보험회사나 다른 금융기관에서 확정기여 연금상품을 구매하여 피용자들을 가입시키는 경우에도 공적소득비례연금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공적연금을 대체하는 사적연금의 범위 확대는 적격개인연금에 대한 보험료 보조와 조세 유인 조치를 수반하였다. 1986년 이후의 신규임용자들은 기업연금 가입, 공적연금 가입, 혹은 적격개인연금(APPs) 가입을 놓고 어느 것이든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으나7) 실질적으로 이는 동등한 선택지들 사이의 고민이 아니었다. 개인연금이나 새로운 기업연금으로 공적소득비례연금을 대체하는 경우에는 6년 동안 국민보험기금(natioanl insurance fund)으로부터 유인 지급금 명목으로 피용자 소득의 2%에 해당하는 기여금 지원이 있었다. 이런 유인책에 대한 반응은 실로 폭발적이었다. 처음 1년 동안 약 310만명이 공적연금 대신 개인연금을 선택하였고, 5년 후에는 그 수가 약 540만명에 달하였다(Schulze, 2000).
또 한 가지 덧붙일 것은 확정기여방식의 연금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 급여 안정성 문제에 대해 대처 정부가 택한 방식은 직접적인 최소연금액 보장이 아닌 최소기여 규제였다는 점이다. 최소기여 규정으로는 투자위험이나 기타 시장의 불안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수급자들을 보호할 수가 없다. 이와 함께 확정급여 방식의 기업연금의 최소급여 수급요건도 1986년, 1995년의 개정 과정에서 모두 바뀌었다.
이제 연금 민영화 조치와 함께 추진된 연금 급여 감소에 대하여 살펴보자. 공적연금 급여의 획기적인 감액 방법으로 채택된 것은 구체적으로 첫째, 연금급여 산정 기준 소득을 기존에는 소득이 가장 높았던 20년간의 소득이었던 것을 평생소득으로 바꾸는 것, 둘째, 소득비례연금 급여의 수준을 소득대체율 25%에서 20%로 낮추는 것, 셋째, 유족 배우자가 과거에는 배우자 수급권 전체를 계승하도록 한 것에 비해 승계액을 50% 수준으로 하여, 수급액이 남편의 SERPS 급여 전체에서 절반으로 줄어들게 한 것 등이다. 이러한 공적소득비례연금의 축소는 공적연금에 대한 매력을 반감시켜 앞에서 언급한 민영화 조치의 효과를 배가시켰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당시 이러한 연금급여 삭감이 연금재정 지출에 미치는 효과를 대처 정부는 아래 <표 3>과 같이 예측하였다.
<표 3> 1986년 당시 연금 비용 추산 (단위: 1985년 11월 가치로 10억 파운드)
연도 |
기초연금 |
SERPS |
총계 |
(a) 소득
상승 반영 |
(b) 물가
상승 반영 |
(c) 현행 |
(d) 제안 |
(a)+(c) |
(b)+(d) |
1993~94
2003~04
2013~14
2023~24
2033~34
2043~44
2053~54 |
19.4
22.5
28.8
37.0
47.2
50.9
55.9 |
17.4
17.4
19.2
21.2
23.4
21.7
20.5 |
1.1
4.3
10.1
16.9
25.5
29.0
32.3 |
1.1
4.2
7.5
10.3
13.2
13.6
14.6 |
20.5
26.8
38.9
53.9
72.7
79.9
88.2 |
18.5
21.6
26.7
31.5
36.6
35.3
35.1 |
주: 1) 1980~86년 사이의 기초연금의 연동변화의 영향은 제외.
2) 소득은 물가보다 1.5%씩 더 높게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
자료: Tony Lynes, 1997; Government Actuary, 1986.
위 표에 따르면 1980년의 기초연금 개혁과 1986년의 소득비례연금 개혁에 의해 2035년경엔 퇴직연금지출 예상액이 연금개혁 이전에 비해 절반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영국 정부가 기대하였음을 알 수 있다. 기초연금 개혁에 이어서 1978년에 시작된 소득비례연금에 본격적으로 수급자가 발생하는 1990년대에 들어서기 전에 미리 급여 삭감 조치를 함으로써 연금 재정 문제에 미리 대비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사회보험 재정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보험기금(National Insurance Fund)이 최소급여의 인플레 조정에 드는 비용을 전부 부담했던 것에서 물가상승률 3% 이상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이 비용을 부담토록 규정을 변화하였다.
보수당 연금개혁의 마무리는 1997년 4월부터 발효한 1995년 법안으로서 확정급여 방식의 기업연금도 더 이상 최소급여를 보장할 필요가 없도록 한 것이다. 또한 이전까지는 기업연금 급여의 물가연동에 대한 보장을 공적연금 기금에서 하던 것을 완전히 기업연금 내에서 해결하도록 하였으며, 확정급여를 국민보험기금(NIF)에서 보조를 받지 않고 최대 5%까지 물가에 연동하도록 규정하였다. 기존의 공적연금 기금과 사연금의 연계를 없앤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공적연금의 재정 부담을 더욱 줄이고자 한 조치이자, 국가부문의 축소, 자조원칙 강조라는 대처 정부의 이념에도 부합하는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성의 연금수급 개시연령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60세에서 65세로 점차 상향조정하도록 하였다.
2. 1980년대 연금개혁에 대한 평가
대처 정부의 연금개혁의 가장 명확한 결과는 공적연금 체계의 개인화와 공적연금을 대체할 수 있는 사연금의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연금제도의 민영화, 시장화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기존에 공적연금을 대체할 수 있었던 유일한 사연금 제도인 기업연금은 여전히 피용자들이 집단적인 위험분산 구조를 갖고 있었으나, 이제 공적연금에 준하는 역할을 하는 연금제도라 할지라도 더 이상 이러한 집합성을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은행, 우애조합, 개별 펀드, 보험회사의 개인연금 상품 등이 공적소득비례연금을 대체할 수 있게 되면서 공적연금의 집합적인 위험분산 구조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또한 기업연금은 대부분 기업복지 차원에서 운영되는 것에 비해 개인연금은 대부분 영리차원으로 운영된다. 결국 공적연금의 일부도 개인이 어떤 연금상품을 선택할 것인지는 시장기제에 의해, 광고나 판매기술에 따라 결정되게 된다. 그 결과, 이제 연금급여문제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개별 수익성의 문제로서 여기에 공적연금제도 존속의 당위성 중 하나였던 소득재분배나 평등의 문제는 개입할 여지가 없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의미에서 1980년대 영국 보수당의 개혁은 과거의 공사연금 간의 파트너쉽을 중시한다는 전통의 테두리 속에서 연금제도를 최대한 개별화시키고, 자신의 노후는 개인의 노력과 선택에 의해 책임지도록 하여 자신들의 자유주의적인 이념을 제도 내용에 투영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개인연금 가입자 수를 급격히 증가시켰다. NAPF(National Associations of Pension fund)의 1999년 조사에 따르면 소득비례연금 가입의무자 중 1/4은 적격개인연금에 가입자이다.
한편 공적연금의 중요한 기능인 ‘적절한 수준의 보장’ 문제를 보수당의 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 급여수준의 하락과 사연금의 급여수준 문제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 양자 모두의 하락으로 인한 공적연금 급여수준의 하락에 대해 살펴보자(아래 <표 4>참조).
<표 4> 평균임금 노동자에 대한 영국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 예측치 (단위: %)
급여유형 및
퇴직연도 |
비관적 가정(1.0%) |
중간적 가정(1.5%) |
낙관적 가정(2.0%) |
평균소득 대체율 |
1998~99년 의 감소율 |
평균소득
대체율 |
1998~99년 의 감소율 |
평균소득
대체율 |
1998~99년 의 감소율 |
전체
1998~99
2010~11
2030~31
2050~51 |
36.60
31.36
28.09
24.49 |
(1)
-14.32
-23.25
-33.09 |
36.42
30.35
25.67
20.65 |
(1)
-16.67
-29.52
-43.30 |
36.24
29.39
23.48
17.48 |
(1)
-18.90
-35.21
-51.77 |
기초연금
1998~99
2010~11
2030~31
2050~51 |
16.29
14.46
11.85
9.71 |
(1)
-11.23
-27.26
-40.39 |
16.21
13.56
10.07
7.47 |
(1)
-16.35
-37.88
-53.92 |
16.13
12.72
8.56
5.76 |
(1)
-21.14
-46.93
-64.29 |
소득비례연금
1998~99
2010~11
2030~31
2050~51 |
20.31
16.90
16.24
14.78 |
(1)
-16.79
-20.04
-27.23 |
20.21
16.80
15.61
13.18 |
(1)
-16.87
-22.76
-34.76 |
20.11
16.67
14.92
11.72 |
(1)
-17.11
-25.81
-41.71 |
주: 1) (1)은 이용가능한 자료가 없는 경우임.
2) ( )안의 %는 각각의 경우 가정된 연간 실질소득 상승률.
자료: U.K Government Actuary's Department, “Benefit Replacement Rates Computation”, 1998.
1998년 정부 예측치에 따르면 중간 수준의 경제성장 가정 하에서, 기초연금이 물가에 연동되고 소득비례연금의 급여산식이 변화하면 기초연금만 받는 사람은 2010년에는 기존보다 약 16% 하락한 급여를 받고, 2030년에는 약 38% 감소한 급여를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을 모두 받는 사람의 경우는 2010년경에는 약 17% 감소한 급여를, 2030년경에는 약 30% 감소한 급여를 받게 된다.
기초연금의 소득하락률이 소득비례연금의 경우보다 더욱 큰 데에다 1998년 현재 기초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약 16%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소득 노인의 소득보장 문제 악화는 필연적이다. 기초연금의 소득대체율은 2030년에는 10%로 감소하며 소득비례연금의 소득대체율도 16%에 불과하여, 공적연금에 평생가입한 평균소득자의 경우 공적연금의 총급여는 소득의 26%에 불과하게 된다. 영국은 공적연금과 관련된 국가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임금 노동자와 여성들에게 상당한 희생을 감수토록 한 것이다. 이에 결국은 노인 집단의 공공부조 프로그램에 대한 의존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국가 건설기에 베버리지는 보편주의적인 제도가 점차 공공부조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상황은 이와 반대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이러한 큰 폭의 급여감소가 정책수립자나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우려를 낳았지만 대중들의 저항에 부딪친 적은 없다고 한다. 이는 집권 초기 대처 정부의 신보수주의적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는 것일까? 아마도 급여액 감소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데에다, 이미 영국 국민 대다수가 공적소득비례연금(SERPS)에서 탈퇴하여 기업연금이나 적격개인연금에 가입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미 기초연금 급여수준은 낮아질대로 낮아져 있기 때문에 연금액의 하락은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덧붙여 공적연금 급여 삭감 조치는 공적연금 민영화 범위 확대와 동시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것이 간접적인 연금 민영화 유도조치의 성격 또한 갖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공적연금 급여 수준이 이렇게 하향 조정된 가운데 사연금 급여는 어떠했는가? 모핏(Moffit, 2000)은 20여년 동안 영국 연금 수급자의 소득이 크게 늘었으며, 이는 연금 민영화 덕분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1970년대와 1980년대 주식시장의 활황에 힘입은 사연금의 급여 상승 현상은 확정급여의 공적연금체계로만 운영되는 미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더욱 중요한 것은 공적연금 대신 개인연금을 선택한 많은 영국 노동자들의 연금수익률이 민간연금의 평균 수익률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다(Williamson, 2000).
왜 그러한가? 이는 우선 저임금 불안정고용 노동자들에게 더욱 불리한 개인연금의 운영비 구조와 관련된다. 1986년 이후 난립하기 시작한 개인연금의 운영비를 개인이 비교하여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또한 개인연금은 대부분 가입초기에 수수료를 많이 부과하여 초기에 운영비 부담을 높이다가 점차 낮추는 방식을 쓰고 있다. 따라서 고용불안정 등의 이유로 연금제도를 자주 바꾸는 경우, 급여액은 낮아질 수밖에 없고 심한 경우에는 원래 기여한 총 금액보다 급여액이 적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한다(Schulz, 2000). 실제로도 개인연금의 높은 운영비용으로 인해 실질 연금수급액이 낮아지는 경우는 안정적인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저소득,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고 있다(Schulze, 2000: Green Paper, 1999).8)
사적연금의 급여 적절성은 또한 최소 급여를 규정해 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어느 펀드의 연금에 가입하느냐는 마치 복권을 사는 것과도 같다’는 슐츠(Schulz, 2000)의 지적처럼, 투자회사마다 투자실적의 차이가 큰 데에다, 수시로 변하는 주식시장 상황이나 금리 차이를 볼 때 개개인들은 본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투자의 위험과, 퇴직시점의 위험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연금개혁 프로그램에서와 같은 최소 기여액 규정만으로는 적절한(adequate) 수준의 급여가, 적어도 자신이 적립한 기여만큼의 급여가 주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한선이든 상한선이든 급여수준에 대한 법적인 제한이 없다는 것은 노령연금에 대한 대처 정부의 정책적 시각을 반영한다. 아무리 적격 개인연금이나 기업연금이 공적 연금과 결합되어 정부의 규제와 조건 하에서 일관된 기능을 하도록 되어 있지만 개인투자의 일종, 강제개인 저축이라는 본질에는 변화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1993년 조사에서 영국의 보험회사들이 판촉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주어왔다는 것(mis-selling)이 밝혀졌다.9) 이들은 소비자들이 공적연금과 기업연금을 탈퇴하고 개인연금에 가입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고의로 연금수급액이나 투자 방식의 안전성, 수익성 등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비도덕적인 행위를 했다. 그 결과 약 150만 명 정도가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적격’개인연금 상품을 구매했다고 한다(Williamson, 2000).10) 이는 개인연금의 수익률과 2층공적연금의 수익률을 비교한 다음 <표 5>를 보면 더욱 명확하다.
<표 5> 개인연금과 SERPS 사이의 비교 (단위: %)
연령 |
남성 |
여성 |
1988년에서의 연령 |
개인연금
(임금대체율) |
SERPS
(임금대체율) |
개인연금
(임금대체율) |
SERPS
(임금대체율) |
20
25
30
35
40
45
50
55
60 |
25.4
21.9
18.7
15.9
13.3
10.7
8.1
5.6
3.1 |
14.7
13.1
12.5
12.0
11.5
10.7
9.6
8.0
4.0 |
18.5
15.9
13.4
11.2
9.0
6.9
4.8
2.6
- |
14.6
12.8
12.0
11.5
10.7
9.6
8.9
4.0
- |
주: 1) 급여대체율 계산시 가정한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이전의 기여기록 없음, 임금은 연평균 6.5%씩 상승, NI에 대한 기여자격 상한선 및 하한선도 6.5%씩 상승, 투자수익률은 연평균 8.5%, 개인연금은 연간 3%씩 상승, 개인연금 지출은 연간 10%, 인플레이션율은 여간 5%, 피용자 기여분에 대한 세액공제를 위한 보조금 지급.
2) 개인연금에 대한 기여율은 국민보험에 대한 리베이트와 5년간의 2% 특별보조를 포함.
자료: Wolanski & Co., Daily Telegraph, October 18, 1986; David Blake, 2000.
이에 따르면 남성은 45세 이상, 여성은 35세 이상인 경우 공적소득비례 연금에 남아있는 것이 유리하고, 그 이하 연령대는 개인연금이 유리하다. 물론 개인연금 수급액이 보장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개인연금은 최대액 제한이 없지만, 인플레이션에 연간 3%까지만 연동될 수 있어 금융시장 환경변화나 경제전망에 따라 개개인들이 예측하는 급여액보다 실제 급여액은 훨씬 낮아질 수 있다.
이와 같은 급여 적절성을 저해하는 개인연금의 요소들은 저소득층과 같이 안정적인 기여가 불가능한 경우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며, 혹시 안정적으로 기여를 한다할지라도 급여수준이 낮은 경우에는 더욱 치명적이다.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보장 면에서 영국의 공적연금제도에는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커다란 약점이 존재해왔다. 소득비례연금은 말할 것도 없이 기초연금 제도조차도 보험 방식을 택하면서 1999년 현재 소득기준으로 전체 노동자 중 임금이 가장 낮은 16%는 적용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는 처음에 공적연금이 노동시장에서 떨려나 극심한 빈곤에 빠져들던 노인층에 대한 소득보장책으로 도입된 것이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봤을 때에 역설적이다. 공적연금과 파트너쉽을 유지해 온 기업연금 또한 주로 상층 노동계급에게 안정적인 소득원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소득보장의 공백을 메꾸는 데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물론, 철저하게 자본시장의 위험을 개인에게 전가하면서 고위험 고수익 논리에 따라 운영되는 개인연금도 고위험을 감당할 수 없는 저소득층에게는 적절한 보장책이 되지 못한다. 영국은 유럽에서도 노동시장의 수량적 유연화가 상당히 순조롭게 진척되고 있는 사례로 꼽힌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불안정 고용상태에 있는, 실업과 고용상태를 자주 오가는 노동자들의 비중이 높다는 것으로서 이들 중 상당수가 일단 임금수준 때문에 공적연금제도에서 배제되고 있다. 이는 시간제 노동자들의 연금 가입 상황을 살펴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표 1)> 시간제 노동자의 연금가입건 수, 1991년 기준 (단위: 만명)
구분 |
남성 |
여성 |
총계 |
피용자 |
가입자 |
피용자 |
가입자 |
피용자 |
가입자 |
사부문
공부문 |
45
20 |
3
5 |
325
140 |
45
32 |
370
160 |
48
37 |
계 |
65 |
8 |
465 |
77 |
530 |
85 |
자료: Government Actuary, 1994. p.4(Tony Lynes, 1997에서 인용).
저소득 노동자의 연금 미가입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당연히 연금수급자 내에서의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야기한다. 1970년대 후반 이후 약 20년간 퇴직자 중 가장 부유한 상위 20%는 소득이 실질가치로 약 60% 정도 증가한 반면에 가장 빈곤한 20%의 소득은 21%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또한 연금수급자 중 공공부조수급자의 비중이 약 1/5에 달한다고 하며,11) 1996년에서 1997년 사이의 퇴직자 중 약 1/3의 급여액은 월£100에도 미치지 못했다(Green Paper, 1998).
결국 영국의 공적연금 제도는 시장기제 속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을 수정하는 기능은 거의 수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재생산해 온 것이다. 한편 불안정 노동자들은 연금제도에 혹 포괄되더라도 안정적으로 연금제도에 기여하지 못할 확률이 높아서 낮은 수준의 기초연금조차 제대로 받기 어렵다.
특히 여성노동자들의 경우 불안정고용률이 높은데, 1998년 현재 기초연금의 완전노령급여를 받을 수 있는, 꾸준한 가입자는 남성은 86%, 여성은 49%에 불과하다. 결국 기초연금의 삭감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여성들이다. 또한 1995년 수급연령 동일화 조치 및 1986년 산정소득기준의 변화에 더 심한 타격을 받은 것도 이들이다. 뿐만 아니라 공적연금의 역할을 사연금이 대신하도록 하는 것은 여성에게 직접적으로 불리한 측면을 갖고 있다. 일단 여성은 사연금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며, 대부분 개인연금은 여성의 평균수명이 높기 때문에 여성에게 불리한 급여율을 적용하고 있다.12) 결국 1986년의 연금 개혁 조치는 저임금 노동자, 그리고 여성에 대한 불평등을 가중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빈곤한 연금수급자 문제는 블레어 정부에 여기에 대응하는 연금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향후 이들의 개혁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마지막으로 어느 나라에서건 연금 개혁의 가장 커다란 명분이자 목적이기도 한 재정부담 절감 효과에 대해 살펴보자. 실제로 영국의 연금 개혁은 아래 <표 7>과 같이 상당한 재정부담 절감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표 7> SERPS 개혁의 효과 (단위: 10억 파운드, 1994~95년 가치)
|
1994~95 |
2000~01 |
2010~11 |
2020~21 |
2030~31 |
원래체계(1975~86) |
1.8 |
4.2 |
12.0 |
25.0 |
41.0 |
1986년 사회보장법 이후 |
1.8 |
4.2 |
9.2 |
14.5 |
18.7 |
1995년 연금법 이후 |
1.8 |
4.2 |
8.4 |
10.9 |
12.0 |
자료: Budd and Campbell(1998, 표 3.5); Williamson(2000, 표 2)에서 재인용.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재정부담 감소를 위해 공적연금 급여 삭감과 연금 민영화가 동시에 추진되었지만 현실적으로 드러난 공적부담의 감소라는 효과는 민영화로 인한 것보다는 공적급여 감소에 의한 것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일례로 적격개인연금(APPs)의 도입 등으로 사연금으로의 전환에 따라 절감된 정부지출은 £20억이지만 1980년 기초연금의 물가연동 방식 변화로 절감된 액수는 £330억에 달한다(Williamson, 2000). 외부화(contract-out)과정이 보험료 지원 및 조세면제 등의 정부지출과, 기업연금과 개인연금이 정부가 설정한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따르고 있는지 감시하는 규제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는 재정문제 해결을 위한 연금 개혁안의 선택과 관련하여 중요한 함의를 갖고 있다.
IV. 90년대 후반 이후 블레어 집권기의 연금개혁
1. ‘신노동당’ 정부의 연금개혁안
1980년대에 보수당이 주도한 시장화, 민영화의 흐름에 대해 2000년을 눈앞에 두고 집권한 블레어의 노동당은 공적연금에 관하여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하고 있는가? 대처리즘과 구노동당 이념과의 동시적인 단절을 표방하고 집권한 블레어 정부의 연금개혁안 내용은 매우 전격적이다. 개혁안의 골자는 40년 가까이 유지되어 온 기존의 공적소득비례연금을 점차 폐지하고 기존의 기업연금, 적격개인연금 외에도 그 공백을 메꿀 수 있는 새로운 연금제도를 만들어 이를 대신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변화의 폭은 크지만, ‘공사연금의 역할 배분’ 면에서 공적연금의 비중 축소를 의도한다는 점은 이전의 보수당 정부와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더욱 전격적으로 공적연금 부분을 축소시키려고 하고 있다.
노동당 정부는 ‘영국이 외부화(contracting-out)란 방식을 통해 1961년부터 유지해 온 공적부문과 사적부문으로 다기화된 시스템은 연금의 올바른 제도적 기반이며,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이들은 다른 방안들, 즉 완전민영화는 1990년대 초에 부각된 개인연금의 문제점들-저소득층의 기여 불가능성, 불평등 강화, 높은 운영비 문제-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소득층의 사보험 가입을 국가가 보조하는 것은 공적연금보다 오히려 비용 부담이 커지는 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고 공적연금을 보편화하고 강화하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문제가 되고 있는 정부부담 증가를 의미할뿐만아니라, 목표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하여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UK Government, 1998).
이러한 판단에 기초하여 노동당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두 가지의 새로운 연금제도는 Stakeholder Pension Schemes와 2층국가연금(the State Second Pension 이하, SSP)이다. 이미 공적소득비례연금을 대체할 수 있는 사연금 범위는 확정급여(DB)방식의 기업연금에 뒤이어 적격개인연금(APPs)과 확정기여(DC)방식의 기업연금으로 점차 넓어져 왔다. 이제 여기에 새로운 방식의 사연금인 Stakeholder Pension Schemes이 덧붙여지는 것이다. 이는 기업연금과 개인연금을 혼합한 성격을 갖고 있다. 즉, 마케팅이나 징수는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여 징수 및 관리비가 절감된다는 기업연금의 장점과, 노동이동성의 증가 등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더 적합한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는 개인연금의 장점을 혼합하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Stakeholder Pension Schemes는 기업연금과 같은 집단적인 구조를 유지하여 연간 운영 수수료를 기여액의 1% 정도로 제한하여 낮추되, 연금수급권을 개인연금과 같이 다른 연금체계로 아무런 불이익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13)
영국의 중상위 계층은 공적연금보다는 기업연금이나 개인연금을 선택하며, 공적소득비례연금(SERPS) 가입자는 저임금 노동자에게로 집중되어 있다. Stakeholder Pension Schemes는 민영연금으로의 외부화를 촉진하여 이러한 경향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린페이퍼(1998)는 Stakeholder Pension Schemes가 중산층을 이런 적립방식 연금의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기존 제도로는 기업연금이 없는 기업의 피용자나 자영업자는 충분한 저축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할지라도 적립방식 연금에 가입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더욱 유연한, 저비용의, 확정기여, 적립 방식의 연금을 만들었다는 것이 노동당 정부의 주장이다. 물론 개인연금이 있긴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높은 운영비 문제라든가 mis-selling 스캔들과 같은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2층국가연금(SSP)은 78년에 도입된 공적소득비례연금(SERPS)을 대체하도록 기획된 것으로서 그 종료시점인 2002년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2층국가연금(SSP) 제도의 주요 타겟은 저임금, 비정규직 등 저소득층으로서 이들 저소득층에게 더 관대한 급여액을 약속하고 있다. 연소득£18,500이하 소득자까지는 연금체계에서 이득을 볼 수 있도록 급여가치를 설정하지만 고소득층에게는 변화가 없도록 한 것이다. 또한 노동경력이 단절된 장애인 및 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에게 연소득 £9,000 소득자에 준하는 2층 국가연금 수급권을 부여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노동당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21세기 영국의 연금체계에서는 기초연금은 여전히 남아 최저연금보장 기능을 하도록 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2층 부분의 개혁인데, 대부분 중산층 이상은 기업연금에 가입하도록 하되, 소득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이면서도 기업연금 가입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Stakeholder Pension Schemes란 새로운, 좀 더 유연하며 안정적인 개인계정 방식의 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여 적립방식 연금 가입자를 최대화시키고자 하고 있다. 한편 저소득층에 대한 보장은 공적소득비례연금(SERPS)을 정액방식의 2층국가연금(the State Second Pension)으로 개편하여 담당토록 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구상이다. 그 결과 각 소득계층 집단별로 주로 가입하는 연금체계가 달라지며, 연금 수급자에 대한 공적지원은 저소득층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 최근 노동당 정부의 연금개혁안 평가14)
블레어 정부의 연금개혁안은 대처 시기 연금개혁으로 악화된 저소득층에 대한 노후소득보장 문제 해결과 동시에 민영화를 동시에, 즉, 사적연금의 확대와 더불어 공적연금 적용의 저소득층 집중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1998년의 새로운 공적연금과 민간연금의 공조체제의 장점들의 목록에서도 이러한 면면을 볼 수 있다. 이들이 새로운 연금체계의 장점으로 지적하는 것은 다음의 네 가지이다. 첫째, 더 다양해진 2층 연금체계는 더욱 많은 사람을 포괄하여 연금의 보장기능이 향상된다. 둘째, 국가보조의 더 많은 부분이 이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가 빈곤층에 더 큰 혜택을 준다. 셋째, 기존의 공적소득비례연금(SERPS) 중심 체계보다 더욱 유연한 2층 연금 도입으로 민간연금 가입자가 늘어나 민간연금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인구 노령화로 인한 부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는 2층국가연금 가입으로 공적연금 소득도 동시에 증가한다. 넷째, 사연금 가입 증가로 기금적립률이 높아진다.
우선 민영화, 시장화라는 측면에서 이들의 안을 살펴보도록 하자. 노동당이 추진하는 Stakeholder Pension이란 새로운 개인계정 연금 도입은 사연금 범위를 확대시킨다는 면에서 1986년의 적격개인연금 도입에 준하는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나아가 공적연금 체계 자체의 변화를 꾀하는 전격적인 조치로 볼 수 있다. 물론 stakeholder pension은 처음 제기될 당시에는 연금기금에 대한 사회적인 통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급진적인 의도를 갖고 진행된 야심찬 기획이었지만 좀 더 구체화된 안에서는 이런 측면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거의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급진적일뻔 했던 신노동당의 연금안은 결국 보수당과 노동당 양당이 모두 내내 강조해온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쉽이란 틀 안에 계속 머물러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공적연금의 역할에 대한 구노동당의 전통적인 견해에서 자유주의적인 방향으로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
과거 80년대까지 노동당의 연금에 대한 입장이 보수당의 입장과 구분되었던 것은 공적연금이 급여수준이나 대상 포괄성 면에서 유럽 각국과 비교하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파트너쉽을 이루려는 민간연금은 상당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공적연금의 대상은 주로 저임금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집중되어야 하며, 기초연금으로 축소되어야 한다는 보수당의 입장(Lynes, 1999)과는 명백하게 다른 것이었다. 자조(self-help)를 강조한다는 영국사회의 전통을 벗어나진 못할지라도 복지개혁에 관한 노동당의 기본적인 입장은 적어도 신보수주의적인 복지구상과 차별성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말 블레어가 ‘노동당’이란 오래된 이름으로 수행하고 있는 새로운 실험의 기본방향은 오랫동안 보수당이 구상해 온 것과 오히려 더욱 유사하다.
한편 1998년의 연금개혁안은 사적연금 중에서도 공적소득비례연금(SERPS)의 외부화에 전통적으로 중심적인 역할을 해 온 기업연금보다는 개인계정 연금의 역할을 극대화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는 소집합적인 보장장치인 기업연금의 한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유연화되는 노동시장 상황 속에서 기업연금은 대부분의 불안정고용노동자들을 포괄할 수 없다. 또한 불황기를 몇 번 겪으면서 기업연금이란 것이 불황기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험했다. 실업률이 높은 시기에 기업주들이 굳이 기업연금을 제공할 유인은 없는 것이다. 최근 신생기업들의 경우 기업연금을 사치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Hutton, 1995). 기업연금의 역할은 노동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인 집단에 대한 것으로 계속 축소되고 있다. 이에 더욱 개별화된 새로운 형태의 연금15), 즉 stakeholder pension을 도입하여 기업연금의 공백을 보충하고 민영연금의 역할을 최대화시켜서 공적연금체계에 사적연금을 최대한 편입시키는 부분민영화를 유지하고자 한 것이다. 이는 90년대 이후 정체되고 있는 공적연금의 사적연금으로의 외부화, 공사연금 역할의 중심 이동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 소득보장이란 면에서 노동당 정부는 대처 정부 하의 연금개혁에 따른 저임노동자에 대한 소득보장의 공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저임금노동자들에게 과거의 공적연금에 비해 훨씬 관대한 급여를 약속하고 있는 2층국가연금(SPP)은 노동당 정부에게서야 가능한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복지국가 후퇴와 재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저소득층만을 선별적인 대상으로 하는 제도는 정치적 기반의 취약성 때문에 큰 폭으로 후퇴했지만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혹은 전국민을 포괄하는 보편주의적인 제도는 실제로 별로 후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2층국가연금이 노동당 정부가 애초에 계획한대로 적절한 수준의 소득보장을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지출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것이 저소득층만을 위한 제도로 만들어진다면, 실제로 저소득층에게 더욱 유리한 정액급여 방식으로 순조롭게 구축될 수 있을 것인지, 또 일단 도입된다 할지라도 국가지출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압력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또한 새로운 연금 제도가 계획대로 도입된다면 이는 앞에서 노동당 정부가 명확히 밝힌 바와 같이 계층별 연금제도 분리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블레어 정부가 구상하는 2층국가연금(SSP)은 사적연금을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원조의 의미로, stakeholder pension schemes는 중산층 이상이 가능한 한 더 많이 적립방식연금에 가입토록 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기 때문이다. 즉, 안정적인 고소득층에게는 기업연금의 역할이 커지고, 나머지 중산층에게는 개인계정연금이, 공적연금은 주로 저소득층의 제도로 남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이미 86년 개혁에서 어느 정도 진전된 것으로서, 기여율 할인과 세제 혜택 등 상당부분 정부 정책에 기인한 것으로써 대처 정부의 사연금으로의 유도 정책과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16) 다만 노동당 정부는 이러한 분리를 더욱 강화하되, 저소득층을 주대상으로 하는 2층국가연금의 보장적 성격을 강화했다는 차이가 있다. 결국 계층별로 차별적인 보장체계로 구성되는 분리주의적인 복지 시스템을 향해 영국 복지 개혁은 한 발 더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이렇게 분리된 연금 시스템에서, 계층별로 적용하기 쉬운 각각의 노후보장체계가 구축된 이후에도 굳이 ‘보편주의적’인 기초연금이 존재해야 하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 아직은 추정에 불과한 것이지만 블레어 정부의 개혁결과 부분적으로 노후소득보장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있는 기초연금 제도의 존립 기반도 붕괴될 것으로 예측된다. 공적연금의 부분적 민영화와 분리주의적인 연금제도의 구축이 오히려 ‘보편적’이고 ‘공적인’ 연금제도의 기반까지 붕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대처 정부 하의 연금개혁이 가져온 공적연금 수준 하락, 특히 저임금 노동자의 노후소득보장의 공백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부분민영화를 확대시키려고 하고 있는 블레어 정부의 개혁안의 현실적인 성패 여부는 불투명하다. 모순적인 것을 절충시켜 합리적인 공적연금체계를 구축하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V. 결론
1980년대 대처 정부의 연금 개혁과 1990년대 후반 블레어 정부의 개혁안은 양자 모두 사연금의 역할 강화, 특히 노후보장에 대한 개인책임 강화를 지향하고 있다. 공사연금의 역할분담이란 영국적인 전통을 감안하더라도 신노동당의 입장은 구노동당의 입장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전통적인 공사연금의 균형은 가입자 비율이나 급여액 비중, 제도의 주도권 면에서 볼 때 이미 사연금 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에 시작된 영국 공적연금 체계의 발달과정에서 기본이 되어 왔던 ‘노후보장에 대한 사회적 집합적 책임’이라는 복지국가 이념으로부터의 후퇴는 노동당 집권 후에도 계속 이어졌고, 연금체계의 점진적인 변화들은, 결국에는 노동당 정부 하에서 더욱 근본적으로 과거의 ‘공적’연금 체계와는 전혀 다른 형태에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또한 공적연금 제도를 잔여적인 제도로 재편하는 블레어 정부 하에서의 개혁안은 대처시기 공적연금의 축소에 따라 더욱 강화된 공적연금 가입자와 사연금 가입자의 계층 분리를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대처 정부의 연금개혁이 가져온 부작용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연금으로 유도하기 위해 간접적으로 지출되는 조세비용을 고려한다면 대다수 중상소득계층에게도 이에 준하는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때 이러한 명시적인 계층간 제도분리의 정당성은 의심스럽다. 이러한 영국 공적연금의 현 위상은 공적연금과 사적연금 사이에서 파트너쉽이라는 이름으로 균형을 유지해 온 영국식 공사연금혼합체계의 하나의 귀결점을 보여준다(우리나라에서 파트너쉽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의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 하나!).
블레어 정부는 대처리즘에 대해 주로 비판했던 개인주의화, 사회의 파편화라는 면을 집중적으로 비판했었다. 그러나 연금제도의 이러한 분할로 볼 때 복지국가의 근간이었던 집합주의의 후퇴라는 면에서도 신노동당의 정책은 구노동당보다는 오히려 보수당 정부에 가깝다. 오히려 블레어 정부는 보수당의 연금개혁 이념을 그 부정적인 효과를 제어하면서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적어도 연금개혁이란 면에서 신노동당 정부는 결코 1997년 총선 당시 보수당이 선전했던 것처럼 마케팅에 의해 새로 탄생한, 잠시 얼굴만 바꾼 구노동당이라고 할 수 없으며, 블레어가 표명했던 것처럼 ‘오래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만 바꾸었다고 할 수도 없다.
블레어 정부가 제2국가연금을 통해 저소득층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한다면 연금에 대한 공적지출로는 ‘복지국가의 후퇴’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질적으로 연금제도의 질서를 시장화, 파편화시켰다는 면에서 소위 제3의 길을 주장하는 정부 하에서 국가복지가 후퇴한 것은 명백하다(이런 기준은 최근 우리나라 복지제도를 ‘확충’이라고 평가하는 것에도 적용되야 한다).
물론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변화 경로는 신좌파가 집권한 유럽국가 중에서도 미국식 자유주의와 강한 친화력을 갖는 영국 사회에 특수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공적연금제도의 민영화, 개별화가 우파의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 및 재정정책 하에서뿐만 아니라 신좌파를 자칭하는 정권하에서도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은 국가복지의 후퇴가 정치적 슬로건과 상관없이 더욱 광범위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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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발제문의 소득비례연금이 1978년에 도입된 것인가?
답: 아니다. 소득비례연금은 60년대에 도입된 것이다. 그리고 78년에 노동당에서 소득비례연금을 새로 만들었다. 이 글에서 논의되는 소득비례연금은 모두 78년의 제도를 말한다.
문: 외부화(contract-out)를 이용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답: 영국의 경우 이것은 공적연금을 유지하면서도 개인들이 공적연금 대신 기업연금이나 개인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공적연금의 비중을 줄이고 사연금의 영역을 점차 넓혀나간다. 이러한 방식의 도입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면서 공적연금의 기반 자체 침식되고 계층간 분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기업연금만 공적연금을 대체할 수 있었는데, 보수당의 대처 시기에는 개인연금제도도 공적연금을 대신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제 이 제도는 노동당의 블레어 정부 하에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등장하려고 하고 있다.
문: 통상적으로 기초연금은 국가가 부담한다고 하는데 적자는 발생하지 않는가?
답: 기초연금에 대해서는 정부가 일반예산에서 부담하도록 되어있다. 적자폭의 변동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파산만 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신규가입자)로 계속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문: 세대간으로 넘긴다고 하더라도 적자가 일정한 수준이 되면 위험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답: 그것은 어떻게 적자를 전가하는가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나라 경우에는 세대간 넘기는 것이 가능한 시스템을 지니고 있다.
문: 영국의 경우 기초연금이라 말하는데 실상 보험과 같은 제도가 아닌가?
답: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가입을 해서 보험료를 내야한다. 단 지불한 보험금이 아니라 지불한 기간이 문제가 된다.
문: 모든 이가 가입해야 하는가?
답: 아니다. 어떤 일정한 조건을 갖춘 이들에게만 강제적으로 적용된다.
문: 공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도 3백만인데 이들은 어떻게 되는가?
답: 이들에게는 공공부조를 제공한다. 물론 이 비중은 훨씬 낮다. 공적연금은 자기 소득에 어느 정도 비례하지만 공공부조 급여는 최소한의 금액으로 한정된다. 기초연금이나 소득비례연금을 받아도 최소한의 금액에 못 미친다면 공공부조를 받게되며 점차 연금생활자 중 공공부조 수급자가 늘어났다. 기존에는 기초연금만으로도 가능했으나 그 폭이 점점 낮아졌기 때문이다.
문: 공적연금과 개인연금은 투자처가 다른가, 어떤 규제가 있는가?
답: 일단 재정방식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크게 적립식과 그 해에 지급할 급여는 그 해에 거둔 보험료로 충당하는 부과방식이 있는데 공적연금은 부과방식이 많다. 그러나 점차 부과방식보다 적립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사연금은 모두 적립식이며, 영국의 경우도 외부화를 추진하면서 적립부분의 비중이 커졌다. 적립방식인 경우에 투자방식이 문제가 된다. 개인연금에 대한 정부의 투자 규제가 있는 경우가 있지만 대체로 국내투자, 해외투자, 채권, 주식 등에 대한 대체적인 비중만 규정하며, 공적연금에 대해서는 이보다 좀 더 강력한 투자규제를 한다.
문: 연금제도라는 것이 궁극적으로 보면 세대간 재분배, 세대내 재분배 문제가 상존하는, 따라서 항상 경제가 발전해야만 된다는 전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연금제도는 유지하기 어려운 제도 아닌가?
답: 지속적인 경제 성장 여부에도 기본적으로 많이 의존하며 인구비율 자체(노령인구의 증가)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사실 그 문제가 본질적인 문제이기는 한데, 일단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문제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 글에서 언급되었듯이 보수당의 대처나 노동당의 블레어, 혹은 다른 유럽국가들이 연금제도의 재정문제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은 사실 여러 가지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재정불안 문제, 경제상황문제, 인구 문제 등등의 고려가 필요한 연금에 대해 어떠한 대응방식을 갖는 것이 적절하며, 나아가 이념적으로도 적절한가 하는 것이 고민의 핵심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영국이 대응한 방식은 공적인 틀 자체를 아예 해체하고 사연금에서는 해결이 될 수 없는 사람들만을 끌어안는 방식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러한 방식이 타당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 연금은 실은 적립개념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따라서 기금 혹은 저축이라는 개념에 가까운 것인데, 그러므로 부과방식에서 적립방식으로 바꾸어가는 것이 대안적일 수 있지 않을까?
답: 적립방식 자체가 결코 해결책은 아니다. 부과방식에서 적립방식으로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이 경우에 늘 이중부담을 안게 되는 세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적립방식으로 바꾸는 경우에도 노인인구비중 증가에 따른 부담증가는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이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국가의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전히 어떻게 이를 해결할 것인가 하는 것은 숙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문: 보수당은 왜 연금제도를 개혁하려 했는가? 개혁의 배경, 목적은 무엇인가?
답: 사실 보수당의 경우, 보수당의 공적연금에 대한 지향은 국가역할을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개개인의 능력에 맡기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자유주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성향이 연금제도 적자, 불황, 고실업률 등의 배경과 맞물리면서 연금제도 개혁이 이루어진 것이며 제도적인 차원에서 자신들의 자유주의적인 공적연금관을 관철시킨 것이다. 80년대에는 이것이 응급조치 형태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으며 86년에는 보다 체계적으로 시도되었다. 보수당이 일정하게 연금시장창출을 의도한 측면 또한 있었다고 본다. 86년의 두 번째 개혁은 연금제도의 공적인 틀 자체를 해체시키는 것이었다.
노동당의 경우에는 대처를 비판하면서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산층 이하의 국민들의 이익을 일정하게 반영하고 싶으면서도 중산층과 그 이상의 계층도 놓치고 싶지 않은 성향을 보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아가 연금으로 인한 시장도 잃고 싶지 않은 그런 심경일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연금을 시장질서에 맡기고자 한다는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는 연금개혁을 하고자 하는 일반적인 경향 자체가 그러한 추세이기도 하다.
보수당의 연금정책과 노동당의 연금정책은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실질적으로는 단절이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더욱 체계적으로 강화되는 방식이다. 이른바 스테이크 홀더 펜션은 소집단적인 틀을 구성하는 것인데, 이것이 노리는 것은 사실상 노동유연화에 따라 기업연금이나 사연금에 포괄되지 않는 이들을 오히려 시장에 끌어들이는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문: 그러나 스테이크 홀더를 사회안전망을 보충하는 새로운 제도라고 볼 수는 없는가?
답: 글쎄, 기초연금이 계속 줄어드는 현실을 극복하려는 시도이며, 외부화의 또 다른 형태가 아닐까? 이 제도는 어느 정도 소득이 있는 이들이 주로 대상인데 이들의 경우, 주로 공적연금에 가입해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이미 있는 사회안전망에서 새로운 안전망으로 이행시킨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이 새로운 안전판은 매우 불안정하고 협소해진 안전망일 것이다.
전후 자본주의 발전이 독일이나 일본은 은행을 통한 방식과 관련이 깊었고 영국과 미국은 주로 주식을 통한 방식과 관련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영미식을 스테이크홀더 캐피탈리즘이라고도 부른다. 여기서 제기되는 스테이크 홀더 펜션은 정부가 마치 투신사의 역할을 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개인이던 기업이던 마치 펀드처럼 만들어지는 형태로 기존의 정부의 부담이었던 것이 줄어드는 일종의 관리비용의 절감이기도 한 것이다. 이를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가?
문: 이를 일부는 진보적인 방식으로, 즉 노동자의 진출 혹은 통제 가능성이라고 보는 의견도 가능하지 않은가?
답: 어떤 의미에서는 스테이크홀더(이해당사자)가 자금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식의 발상이므로 그렇게 주장하기도 한다. 사실 노동자 경영참가와도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노동당의 이름으로 나온 스테이크 홀더는 사실상 국가의 축소, 금융시장에의 합류라는 큰 흐름에 함께 움직이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를 강제하는 상황 중 하나는 생산방식의 변화와 이에 따른 노동시장의 유연화에 따른 불안정고용의 증가이다. 즉, 공적연금에 대한 안정적인 가입자가 감소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자본의 금융시장 팽창에 대한 요구이다. 이는 복지영역의 자본화경향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 하며 연기금이 마치 투자와 같은 기능, 수단적 확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봐야한다. 이러한 제도가 도입되면, 복지와 관련한 정책변화양상이 정권교체나 정부의 이념에 따른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흐름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다.
오늘 발표한 부분들은 아직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다. 연금은 복지국가의 핵심이라 할만한 부분인데 이 부분이 시장화되고 있다는 데에 좀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미국만 해도 현재 부시가 상당히 강력한 의지를 갖고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영역에 대해 어떠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으며 그 의미와 전망은 무엇인지 또 그러한 것들을 어떠한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지 등 숙제가 많다고 할 수 있다.
1) 물론 각 당의 공적연금 개혁안은 공적연금의 역할에 대한 노동당과 보수당의 상이한 시각을 반영하고 있었다. 노동당은 1957년에 다수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수준의 연금급여를 보장하고 불평등을 축소한다는 취지로 소득비례연금을 도입할 것을 제안하였다. 보수당도 이에 대응하여 1958년에 부가연금체계(gradual pension scheme)를 제안하였다. 이 안은 1957년의 노동당 안과 마찬가지로 기업연금에 포괄되지 않는 피용자에 대한 소득비례 연금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그 수준은 최소치였다. 이를 둘러싼 논쟁에서 공적연금에 대한 노동당과 보수당의 전통적인 입장차이가 명확히 드러나는데, 노동당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국가만이 적절한 연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 반면에 보수당은 최소수준 이상의 연금 제공은 사부문, 특히 기업연금의 몫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노동당안 역시 인가된 기업연금에 가입한 사람들은 별도 가입을 원하지 않는 한 소득비례연금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기존의 기업연금의 역할을 축소시키려고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1959년 보수당의 정치적 승리에 따라 1961년 연금개혁에서 선택된 것은 보수당의 제안이었고, 소득비례 연금은 시작부터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으로 분리된 형태를 띠고 있었다.
2) contracting-out이란 용어의 사전적 의미는 하청, 외주 등 계약을 외부화시키는 것이며, 영국 연금제도에서 쓰이는 contracting-out 또한 가입자와 공적연금체계와의 계약을 외부의 사연금체계와의 계약으로 대체하였다는 의미에서 대체, 외부화 혹은 외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contract-out을 ‘적용제외’라는 용어로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마치 연금가입 의무 자체를 면제받고 있다는 오해를 부를 우려가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는 맥락에 따라 ‘외주’, ‘외부화’ 혹은 ‘대체’라는 용어를 혼용할 것이다.
3) 이런 경향은 대처 정부하에서의 80년대 연금개혁을 통해 더욱 강화되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장에서 살펴볼 것이다.
4) 영국 연금제도가 유럽에서 가장 기금적립률이 높은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도 많은 노동자들이 이러한 적립방식의 기업연금 혹은 개인연금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 1995년의 연금개혁 조치는 1986년의 경우에 비해 부분적인 개혁에 머물렀기 때문에 별도로 항목을 만들어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6) 적격개인연금제도로 외부화한 경우, 일단 국민보험료는 전액 지불하고 매년 회계연도 종료 후에 사회보장성으로부터 개인연금 펀드로 리베이트가 들어간다. 소득세 공제액도 회계연도 종료 후 개인연금 펀드에 불입된다. 연간 기여금 한도액은 35세 이하는 17.5%, 45세까지는 20% 등 점점 높아지며 세액이 공제된다.
7) 또한 공적소득비례연금에 가입을 한 경우에도 여기에 더해서 통상적인 개인연금(ordinary personal pension scheme: PPS)이나 공적연금을 외부화시킨 형태가 아닌 통상적인 형태의 기업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8) 영국 정부 조사에 따르면 민간연금 기금에 대한 연간 커미션은 보험료 수입의 2.5%에 달하며 이는 개개인에 대한 급여를 10~20% 낮추는 효과를 가진다고 한다(Schulze, 2000).
9) 이러한 부작용이 1993년 잘못된 판매의 폭로 등으로 불거지면서 개인연금에서 다시 기업연금이나 공적연금으로 되돌아오는 사례가 증가하였었다.
10) 개인연금 판매원들이 소비자들에게 오도된 정보를 제공하여 연금상품을 판매하는 잘못된 판매(mis-selling)의 문제는 판매원, 혹은 은행이나 보험회사 등의 도덕성 차원에서 논의될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슐츠(schulz)는 영업담당자들이 좋은 조언에 대해서가 아니라 판매실적에 따라 임금을 받는 이상 정부 규제가 강화되어도 정보 오도는 불가피하다고 한다. 또한 보험회사, 뮤츄얼펀드, 은행을 비롯하여 심지어는 우애조합(friendly society)에서조차 개인연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다종다기한 연금제도가 존재하는 복잡한 상황에서는 잘못된 판매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11) 영국의 공적연금 제도에서는 소득이 국가가 정한 최저소득보다 낮으면 그 차액을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연금액이 최저소득보다 낮아도 그 차액 신청이 가능한 것이다. 영국의 기초연금 최대액은 항상 최저소득 기준보다 낮아서 기초연금 이외에 다른 소득원이 없는 경우에는 대부분 공공부조 수급자격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공공부조 수급노인 수에 대해 논할 때에는 영국의 경우 신청자격이 있는 노인이라 할지라도 스티그마(stigma) 문제로 1/3 정도는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12) 현재 영국의 기초연금제도에서 완전노령연금을 받기 위한 기여연수는 남성은 44년, 여성은 39년이다. 여성에 대한 자격연수는 점차 늘어나도록 되어 있어 2020년에는 남녀 모두 44년으로 같아진다.
13) Stakeholder pension Scheme을 설립할 수 있는 것은 1)회원 조직 2)재정서비스 기업 3)고용주들이다. 연금기금은 별도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특별한 보호가 주어진다. 또한 연금급여는 연금기금에서 지급되기 때문에 고용주의 파산 등 지급불능 위험은 급여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또한 설립을 위해서는 등록시 CAT(cost, access, terms)기준에서 최소수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또한 연간보고서 및 회계 제출, 전문 자문위원 지명, 투자원칙 기술, 내부 분쟁 조정 절차 설정 등이 필요하다. 기업연금을 제공하지 않는 고용주는 일정수준 이상의 임금을 받는 피용자에게 정보제공 등을 통해 반드시 stakeholder pension에 가입하기 용이하도록 해야 한다. 피용자 요구에 의해 임금 일부를 직접 연기금에 납부해야 하며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고용주들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각 연금체계에 배분하는 clearing house 설치를 추진하도록 되어 있다(UK government, 1998).
14) 블레어 정부의 연금개혁안은 99년말 의회에서 통과되어 2001년 4월 그 시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의 평가는 연금개혁 실시 결과에 대해서가 아니라 개혁안 자체에 관한 것으로 제한된다.
15) Stakeholder Pension의 집합성은 주로 운영비 문제 해결을 위한 것으로 국한된다. 이는 기본적으로는 개인계정 방식의 연금으로써 투자위험의 개인화와 소득불평등의 강화에는 별다른 차를 가져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 공적소득비례연금(SERPS)는 78년부터 88년까지는 주로 중간소득계층 50%정도를 포괄하였으나, 88년 이후에는 저소득 및 중간층인 30% 정도를 포괄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