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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재판받아야 할 자는 누구인가?

현장에서 미래를  제69호
오야마 아유무

국/제/노/동



정말로 재판받아야 할 자는 누구인가?*

구(舊) 유고 전범재판과 밀로셰비치 강제이송에 붙여서1)



오야마 아유무(大山 步)

활동가집단 사상운동(思想運動) 회원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이 6월 28일 유고 국내에서 네덜란드의 헤이그로 강제 이송되었다. 이 ‘구(舊) 유고 국제전범법정’으로의 신병 인도는 친미파인 진지치 세르비아 공화국 수상이 연방헌법재판소의 ‘이송 동결’ 결정이나 코슈토니차 대통령의 반대를 무시하고 강행한 것으로서, 그 배후에는 미국 정부의 노골적인 압력이 있었다. 다음날인 29일에 열리는 유고 지원국(支援國) 회의를 앞두고 파월 미 국무장관은, 회의 개최 전까지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을 인도하지 않으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며 경제원조도 없다며 거듭거듭 유고를 뒤흔들었다.

애당초 이 ‘국제전범법정’은 NATO와 미 제국주의의 유고 연방 해체 책동과 야만을 극한 유고 공습을 합리화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에 불과하다. 7월 3일의 ‘첫 공판’에서 전 대통령은 “이 재판의 목적은 NATO의 개입을 정당화하는 것이고, 속임수다”며, 법정의 유효성 자체를 부정했다. 1999년의 공습에서는 민간인을 포함한 7000여 명의 사람들이 희생되고, 열화(劣化) 우라늄탄 등의 대량 투하로 유고의 물질적 경제 기반은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또한 정유 시설이나 화학 공장에 대한 폭격은 미증유의 거대한 환경 파괴를 초래했다. 재판을 받아야 할 것은 제국주의가 저지른 이 진짜 전쟁 범죄인 것이다.

발칸 반도는 동방으로의 진출이라고 하는 군사 전략의 측면에서도, 풍부한 전략 자원의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유럽의 가장 중요한 지역이고, 또한 시장으로서도 커다란 가능성을 갖진 지역이다. 바로 그 때문에 이 지역의 지배는 제국주의의 세계 전략에서 사활적으로 중시되어 왔던 것이다. 티토가 사망한 후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제국주의의 정책은, 옛 유고 연방 시대에는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던 제 민족 간의 대립․분쟁을 선동하여 연방으로부터 분리시키는 형태를 취해 추진되었다(따라서 그 동안 일어난 피로써 피를 씻는 유고 내전의 근본적인 책임은 제국주의에 있다). 이 과정은 또한 그렇게 해서 연방으로부터 이탈한 나라들을 하나하나 다국적 자본의 먹이로 삼는 형태로 진행되었다(여기에서도 처음에 IMF와 세계은행이 들어와 반인민적인 ‘구조조정’이 시행되었다). 또한 그 동안 그들 지역에는 수많은 미군 기지가 새로 건설되어, NATO의 더한층 동방(옛 쏘련 지역)으로의 출격 거점이 정비되었다.

제국주의 측이 밀로셰비치 체제를 ‘유럽의 환부(患部)’라고 부르면서 눈의 원수로 삼아온 진짜 이유는 동구․쏘련의 사회주의 정권이 붕괴한 후 유럽에서는 유고만이 신자유주의적 질서의 수입을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이 지역에 대한 제국주의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해 왔기 때문이다. 제국주의가 무수한 날조와 악선전에 의해서 밀로셰비치 = 세르비아를 ‘악당’으로 꾸며내고(미국과 크로아티아의 의뢰를 받은 대형 광고회사가 ‘민족 청소’라는 선전문구를 전 세계에 퍼뜨린 것도 그 하나다), 러시아나 중국, 그리고 평화를 요구하는 세계의 여론과 대립하면서까지 저 야만적인 공습을 강행한 것도 밀로셰비치 정권의 숨통을 끊고 싶었기 때문이다.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이송에 대해서 유고 국내에서는 물론 코뮤니스트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서 항의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지원국 회의(‘지원’이 아니라 경제 지배다!)에는 일본의 대표도 참가하여 5천만 달러의 무상 협력 등을 표명했다. 일본 정부도 ‘유고 연방의 완전 해체’=‘다국적 자본에의 매각’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다. 

한/노/정/연

(번역 : 편집기획실)


* 편집자 주: 이 글은 일본의 ‘활동가 집단 사상운동’이 반월간으로 발행하는 정치신문 ꡔ思想運動ꡕ No. 655 (2001.7.15.)에 실린 大山 步의 「ミロシェビッチ(前ユーゴスラビア大統領)强制移送, 眞に裁かれるべきはだれか」를 번역한 것이다. 지배 이데올로기의 선전도구인 상업적 언론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비판적 사고’․‘비판적 글쓰기’를 내세우는 거의 대부분의 ‘진보적’ 지식인들조차 실제로는 제국주의․독점자본의 선전에 허우적거리면서 그들의 비뚤어진 시각으로 역사와 세상을 보고, 그리하여 제국주의에 맞서 투쟁한 예컨대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을 가리켜 “발칸의 학살자” 운운하면서 그의 ‘전범재판 회부’를 당연시하는, 따라서 자칭타칭의 진보주의자들이 사실은 제국주의․독점자본의 나팔수 노릇을 하는, 우리 사회의 경멸스러운 지적 분위기 속에서 이 글은, 비록 아주 짧지만, 자주적이고자 하는 사람들의 개안(開眼)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다.


2001-08-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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