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단체 지도부 합동수련회 ‘공동 메시지’에 대하여
2002년 1월 8일
노동자의 힘
6개 단체 지도부 합동수련회 ‘공동 메시지’에 대한 논평
지난 1월 3~5일 진행된 민주노총, 전농, 전빈연, 한총련,
민노당, 전국연합 간부 합동수련회의 ‘결의사항’(?)이
공동메시지 형식으로 발표된 바 있다. 우리는 이러한 활동방식과
내용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는 바, 몇 가지
문제점과 우려를 중심으로 논평을 하고자 한다.
1. 최근 전국민중연대(준) 본조직 결성과 양대 선거 등 주요
정치적 현안에 대한 기초 논의가 민중운동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발표된 메시지는 민중운동 내에 아직 중요한
쟁점과 미해결의 과제가 현안으로 남아 있는 상황, 더구나
논의도 제대로 진행되지도 못한 시점 속에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특정 입장’을 ‘대표자 선언’의 방식을 취함으로써,
민중운동 전체에 커다란 파장과 혼란, 불신 초래가 예상되고
있다.
2. 이번 메시지는 ‘반미, 조국통일투쟁 결의, 전국민중연대
본조직 건설, 통일연대 강화, 강력한 진보정당건설 총력결의’
등 현재 전국연합 등에서 제출하고 있는 이른바 ‘9월테제’의
핵심적 내용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정치적
방침에 반대할 뿐 아니라, 상설공투체 건설의 취지와 연대의
정신에도 위배되는 잘못된 ‘작풍’에 기인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민중연대(준) 내부적으로 기초적인 논의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합동수련회 참여 단체들조차
내부적인 기초 논의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민중연대(준) 전체 논의를 진행하는 것에서나, 참여 단위들의
내부적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 모두에 심각한 파행을 야기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즉 민중연대(준) 내부 논의 절차와 과정에
심각한 문제를 수반할 뿐 아니라, 임의적인 방법을 통해 특정한
정치견해를 민중연대(준) 내부에 강권적으로 몰아붙이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3. 또한 메시지의 내용은 현행의 신자유주의 공세의 성격과
정세규정, 노동자․민중운동의 정치적 대응에 대해서도
문제점과 우려를 수반하고 있다. 첫째, 당면한 신자유주의
공세의 성격을 ‘반미’로 고정된 ‘민족주의적’잣대로
협소화시켜 이해함으로써 당면한 노동자․민중투쟁의
정치적․계급적 성격 및 방향을 심각히 왜곡할 소지를 갖고
있다. 이러한 민족중심의 견해는 동시에 반제투쟁의 지평을
협소하게 이해함으로써 노동자․민중이 견지해야할
‘국제주의’ 원칙과도 상치될 수 있는 문제이다. 둘째,
‘민족자주-민족대단결 원칙’에 근거한 ‘통일운동’방식은
이미 김대중 정권에 대한 불철저한 태도와 동요를 야기한 바
있으며, 민중운동의 대정부․대자본 투쟁전선의 형성과
강화에 올바로 복무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어 왔다.
이러한 민족 중심의 실천 방식은 실질적인 투쟁의 주체이며,
대안인 남북 노동자․민중의 주체성, 자주성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 셋째, 2001년 민중연대투쟁의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민중연대의 상층 중심의 협의구조는 본조직의 형식적인
재편을 강제한다고 해서 결코 극복되지 않으며, 민중연대 전선
강화에 대한 ‘형식주의적 오류’는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넷째,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범진보진영 총단결과
강력한 진보정당 건설’ 등에 대한 입장 표명은, 추상적인
선언의 수준을 넘어, 자칫 현재 진행되는 ‘민주노동당 및
합법정당 운동에 대한 입지강화’라는 복선을 깔고 있지 않는가
하는 우려를 갖게 된다. 우리는 현 시기 합법정당운동이
노동자․민중운동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자칫 이러한 표명이 지난 97년
대선과정에서 진행된 이른바 ‘원탁회의’와 ‘국승21’의
파행을 반복적으로 야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우려를 동시에
갖지 않을 수 없다.
4. 우리는 지난한 투쟁과정에서 조직에 대한 공적 책임성의
문제가 중요함을 실천적으로 확인해 왔다. 현 시기 대중운동,
민중운동의 올바른 실천적 지도자라고 한다면, 자기조직에 대한
대중적 논의와 조직성원의 참여를 조직하는 원칙과 자세를
올바로 갖추어야 한다. 이번 합동수련회 ‘메시지’는 마치 주요
대중조직들과 단체들간에 ‘합의와 결의’라는 형식과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만약 이번 메시지가 해당 단위 지도부들의 정치적
의지가 표명된 것이라면, 이에 대한 분명한 내부 논의와 대중적
결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5. 또한 이번 합동수련회를 통한 ‘메시지’(결의사항?)은
민중연대 내부적으로나, 해당 단위의 조직적 방침에 근거하여
수립되지 않은 만큼의 임의성을 갖고 있다. 만약 이러한 입장을
근거로 민중연대 조직방침 및 해당단위의 결정에 대한 ‘지배적
견해’와 ‘권위’로 규정짓고, 민중연대 내외적으로 관철을
시도한다면, 이는 결코 올바른 작풍이 될 수 없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민중연대(준) 조직의 공적인 실천과
연대 정신을 정면으로 뒤흔드는 잘못된 활동작풍으로 규정지을
것이며, 이에 대한 전면적인 대응을 전개할 것임을 밝혀두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