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제106호 이전)

현장에서 미래를 > 연재-기획 > 목록보기 > 글읽기

 
철도노동자의 노동강도와 건강장해

현장에서 미래를  제76호
손미아

연구논문(손미아).hwp 연구논문(손미아).hwp(81 KB)




철도노동자의 노동강도와 건강장해*

그 기전과 노동계급의 대응전략


1)

철도현장조사연구팀*

1)



1. 서론

철도는 국가공공기관이라는 미명 하에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노동법이나 산업보건법 등의 법적 제도적 보호망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었다. 철도노동자의 장시간노동과 24시간 주기의 교대근무는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열악한 노동조건과 근무환경이다. 경제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은 철도노동자의 대규모의 인력감축, 노동조건의 악화, 노동강도강화를 가져오는 주범이 되고 있고, 철도노동자의 사망재해의 증가와 건강파괴를 증대시키고 있다. 특히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시설이 부재한 상황에서 급격하게 증가한 노동량과 업무하중은 노동자들을 대책 없이 죽음으로 몰고 있다. 더구나 정부와 철도청에 의해 계획되고 있는 “2002년 철도사유화”가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사기업의 이윤확보전쟁으로 인해 철도노동자와 민중들의 건강권은 담보될 수 없을 것이다.

이 현장조사사업은 지난 10여 년간 철도민주화 싸움을 거쳐서 이제 막 직선제로 선출된 노동조합과 철도노동자들의 요구도에 따라 철도노동자의 노동조건과 노동과정에서 노동자의 건강이 어떻게 피폐화되고 있으며 노동강도의 기전과 노동자의 사망장해 및 건강장해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 조사를 통해 현장 노동자의 단결력을 강화하고 현장조직력을 강화하는데 이바지하고자 이루어졌다. 이 조사사업의 전반적인 목적은 첫째 철도노동자의 노동조건과 노동강도와 노동자의 사망장해 및 건강장해와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둘째 철도노동자의 구조조정(인력감축)과 장시간 노동에 대한 노동조합의 대안마련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향후 철도 사유화 반대투쟁의 객관적 근거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다.



2. 철도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동강도강화와 건강장해 기전

1) 철도노동자의 건강장해의 요인들

철도노동자의 전반적인 건강장해요인은 전혀 안전시설이 마련되지 못한 시기의 재래식 재해의 위험요인이 아직도 산재하고, 그동안 철도청에서 노동자의 노동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해의 위험요인에 대해서 어떠한 조치도 마련하지 않음으로써 비롯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최근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으로 인한 노동강도강화가 기존의 안전 무방비 상태에서 작업을 하던 노동자들을 더욱 바쁘고 하중이 심하게 함으로써 중대재해의 위험을 증대시키고 있다.

철도노동자의 각 지부별 업무별 가장 힘든 일은 승무의 경우, 열차에서 추락의 위험, 장시간의 노동시간, 불충분한 휴식시간, 불규칙한 식사; 전기지부의 경우, 감전사고의 위험; 차량검수의 경우 추락, 감전사, 심한 구부림의 자세, 중량물 취급, 먼지, 소음; 선로반의 경우 중량물 작업, 열차에 치이는 것; 운수(입환작업)의 경우 작업중 열차에 치이는 것이 있다. 철도노동자의 위험한 재해요소로는 차량검수, 전기지부, 입환, 선로반 모두 작업도중 열차에 치이는 것이었다. 철도노동자의 해로운 작업환경요소로는 차량지부의 경우 분진과 소음; 열차 내에서 근무하는 기관사와 승무원의 경우 역시 불규칙하고 장시간의 노동시간; 전기지부의 경우 중량물, 감전위험; 입환작업시 조명과 곡선구간의 위험 등이었다. 철도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요구도는 규칙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것, 교대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재해가 발생시에 공상(산재)처리를 제대로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2) 철도노동자의 노동강도강화 기전과 건강장해

일반 제조업체의 경우 자본주의의 고전적인 노동강도강화방식 (테일러즘+포디즘)에다 90년도 초에 새로운 생산방식의 도입 (일본식 생산체제)으로 상대적 노동강도강화가 지배적이었다면, 철도는 이전까지 자본주의의 고전적인 노동강도강화방식 (노동시간의 연장)에서 98년 이후 인력감축으로 인한 노동강도의 증대경향으로 가고 있다(<그림 1>).

철도노동자의 노동강도 강화의 기전을 보면 우선 노동과정에서 노동력 이용방식의 변화를 보면, 철도는 그동안 ‘국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 일반 제조업체에 80년도이래 분출하는 노동자의 투쟁의 경험이 없이 노동자의 힘이 약한 상태로 남아있었다. 이것이 바로 철도의 노동조건과 환경이 열악하고 노동자의 노동강도가 세어지게 된 하나의 요인이기도 하다. 물론 철도를 운영하는 국가자본이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무시하여 왔다는 것은 당연하다. 대부분 일반적인 경향은 공공기업의 경우 사기업보다 ‘착취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나라 철도의 경우, 일제 하에서 세워진 후 지금까지도 철도노동자들에게는 봉건시대의 착취현상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다. 봉건제시대에서 농노가 영주에게 무상의 일을 할 시간과,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일을 할 시간이 명백히 눈에 보이게 분리된 채 드러나 있는 표면적으로 불평등한 계약관계였고, 자본주의시대로 오면서 노동자와 자본가의 관계는 표면적으로는 합리적인 임노동의 계약관계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노동자가 잉여노동을 창출해야하고 자본가는 노동자의 잉여노동을 착취하는 관계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철도의 24시간 교대제와 장시간의 노동은 본질적인 불평등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표면적으로도 불평등계약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그림 1> 철도노동자의 노동강도 강화기전


최근 신자유주의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대량의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으로 노동강도가 강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노동시간을 보면, 철도노동자들은 장기간의 과잉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철도노동자에게 노동일은 절대적으로 연장되어왔다. 24시간 주기 교대제만 보더라도 이틀에 24시간을 꼬박 작업장에 있어야 하므로 공식적으로 하루에 12시간꼴의 노동을 하는 셈이다. 물론 인간의 노동력은 매일매일 재생산이 되어야 하는데 이틀에 한번씩 한꺼번에 재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24시간 근무하는 당일은 인간의 노동력의 재생산의 기회마저 없어진다는 것은 자명하다. 자본주의 하에서 노동시간은 필요노동시간과 잉여노동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요노동시간은 인간의 노동력의 가치를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이며 잉여노동시간은 하루 노동일 중 필요노동시간외에 노동자가 자본가를 위하여 일을 하는 추가노동시간이다. 노동일은 일정한 한계이상으로 연장될 수 없는데 이 최대한도는 노동력의 육체적 한계, 즉 인간은 24시간이라는 1자연일 동안에는 일정한 양의 생명력밖에는 지출할 수 없다는 것과, 노동력의 정신적 한계, 즉 노동자는 지적 및 사회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 때문이다.1) 동시대의 하루 노동 시간은 표준적으로 1일 8시간으로 정해놓고 있다. 여기에는 필요노동시간과 잉여노동시간이 포함된 것이다. 물론 동시대의 자본가들은 대부분의 노동자들에게 이 법적으로 정해 놓은 노동시간에도 추가로 노동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철도노동자의 평균 하루 12시간의 노동시간은 다른 사적자본들의 동시대의 평균기준을 넘어선 장시간의 노동시간인 셈이다. 한편, 유럽에서는 1850년대에 공장법은 1일 평균 10시간의 노동을 규정하고 있는데 마르크스는 이러한 표준 노동일의 제정은 노동자와 자본가사이의 내전의 산물이고 노동자의 투쟁의 결과이다.2) 결국 현재의 철도는 유럽의 과거 150년전의 상황보다 오히려 더 열악하거나 그와 아주 흡사한 노동조건을 우리의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3) 현재 철도노동자의 경우, 하루 12시간 내지는 15시간이상의 노동시간에 수당이 1시간에 1000원!!!! 얼마나 흡사한가? 이러한 상황에서 사고가 안 일어나면 이상한 것이다.

특히 24시간 주기 교대제과 교번제는 장시간의 노동시간의 주범이라고 볼 수 있는데, 24시간 주기 교대제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 인간의 노동력을 다 써버리는 지점을 넘어서서까지 공장에 머물러 있도록 강요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모든 사고와 행동이 마비되는 상황을 유발시킨다. 한편 승무원과 기관사의 교번제는 운행중인 열차에서 근무하는 시간외에 역에서 대기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으로도 정식으로 규정되어있지 못하다. 노동을 1일 24시간 전체에 걸쳐서 점유하려는 것이 자본주의적 생산의 내재적 속성인데, 24시간에 걸쳐서 중단 없이 계속되는 노동과정이나 교번제는 표준노동일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4) 이러한 24시간 교대제와 교번제는 철도노동자들을 극도의 피로감에 싸이게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노동일의 절대적인 연장은 또한 노동강도의 강화와 병행하여 진행되어오고 있다. 철도의 노동강도강화는 96년 이래로 대량의 인원감축을 통하여 진행되어오고 있다. 대량의 인원감축은 철도 노동현장 곳곳에서 최소한의 안전망마저 없애버렸다. 그 결과, 고압선 등의 위험 작업에서 2인 1조 작업이 1인 1로로 바뀐 것, 차량검수 작업에서 신호수가 없어진 것, 선로반 작업현장에 열차감시원의 부재 등은 결국 사망사고를 증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또한 과도한 인원감축으로 ‘제한된 시간내에5)’ 작업을 해야하는 업무하중 때문에 급하게 서두르는 것도 사망사고나 중대재해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각 지부별로 각 부서별로 인원감축으로 인한 노동량의 증대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노동량의 증대는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건강에 해로운 노동과정에의 노출을 증대시키며 노동자를 보호하는 수단들을 체계적으로 빼앗아가고 있다. 예를 들면, 근골격계질환의 증대, 재해위험의 증대, 유해한 분진, 소음에의 폭로를 증대시키고 있다.


3) 철도에서 노동강도강화를 둘러싼 노자간의 갈등

이 조사는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를 둘러싸고 철도청과 노동자사이에는 엄청난 갈등이 내재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조합이 민주화되기 이전에도 노동조건과 노동강도를 둘러싼 철도청과 현장 노동자들의 갈등은 있어왔다. 그러나 노동자의 단결력과 힘에 근거한 조직체, 민주노조가 없는 상황에서의 노자간의 갈등은 몇 번의 파업으로 표출되기도 했으나 즉각적인 공권력의 투입으로 무력화되었다. 민주노조가 들어선 지금까지도 모든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노동자 단결력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고, 대다수 현장의 노동자들은 매일매일의 노동에 시달리느라 여력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철도 현장의 노동자들은 국가와 자본의 구조조정과 사유화 및 노동강도강화에 대해 결코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철도 노동강도강화는 협상이나 타협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오직 철도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으로 극복될 수밖에 없다.



3. 철도노동자의 노동강도와 사망재해의 기전

<그림 2> 구조조정 전후 4년간의 사망만인율의 변화

1991년부터 2001년까지 순직한 철도노동자 수는 총 279명이며, 1994년부터 2001년까지 평균 사망만인율은 9.21명이다. 연도별로 사망만인율 변화를 보면 1998년 12.58로 가장 높으며 2001년에는 10.86이다. 구조조정 전인 1994년-1997년의 평균 사망만인율에 비해 1998년-2001년의 평균 사망만인율은 8.36명에서 10.06명으로 20.3%가 크게 증가했다.

철도노동자 사망재해의 원인은 크게 비인간적 근무 형태, 안전 인력 부재, 위험한 작업 환경에 의해서 발생되고 있다. 우선 비인간적 근무형태를 보면, 맞교대 근무 형태의 경우, 극단적인 피로의 누적, 1인 교대에 따르는 구조화된 대무제도, 비정상적 사회 생활이라는 문제점을 보여 준다. 맞교대 근무형태는 기본적으로 월 30일 중 15일의 근무 시간이 배정됨으로써 근무지에서의 취침 시간을 포함하면 월 360시간 노동 즉 주당 84시간의 노동을 하도록 되어 있다. 만약 근무 중 취침시간 4시간을 제외한다면 월 300시간 즉 주당 70시간의 노동을 해야 한다. 이러한 노동은 현행 법적 규정인 56시간(44시간 + 초과노동 허용 12시간)을 훨씬 넘어서는 근무시간이다.  이러한 노동을 1년 아니 10년을 넘게 반복한다면 그것은 모든 노동자에게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누적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근제의 문제점은 불규칙한 철야 근무와 연속적인 철야 근무가 문제가 된다. 대부분 철도의 일근제 노동자들은 철야 근무 후에 다음날을 완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어 있지 못하고 오히려 다음날 출근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일근제라는 허울좋은 제도 하에 연속철야가 밥먹듯이 진행되는 곳이 선로반이다. 교번제 근무형태는 첫째 불규칙한 근무 시간, 둘째 극단적인 피로 누적, 셋째 비정상적 사회생활의 문제점을 낳게 된다. 문제는 교번의 불규칙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매일 동안 출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망 사례에서도 확인되듯이 1달 동안 기차를 타지 않은 날은 고작 하루나 이틀에 불과한 현실 속에서 육체적 긴장과 피로는 극단적으로 축적된다. 즉 현행 교번제는 완전한 휴일을 보장하지 않은 채 매일 매일을 승차하여야 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으며 이를 단순히 시간으로 환산하여 실동 시간만을 노동시간으로 인식하는 것은 노동과 인체의 상호작용에 대한 왜곡이다.

<표 1> 사망재해를 유발하는 문제 영역

문제 영역

문제 항목

구체적 내용

비인간적

근무 형태

맞교대

극단적인 피로 누적

1인 교대 대무 제도

비정상적 사회 생활

일근제

불규칙한 철야 근무

연속적인 철야 근무

교번제

불규칙한 근무 시간

극단적인 피로 누적

비정상적 사회 생활

안전 인력

부재

선로 순회

1인 선로 순회

선로 작업

안전 감시 없는 선로 작업

입환 작업

안전 감시 없는 입환 작업

위험한

작업 환경

선로 작업

자유로운 열차 통행

활선 작업

구조화된 활선 작업

철야 작업

어두운 작업 환경

입환 작업

구조화된 비승비강

작업 차량

안전장치 부재

대기 환경

우천 및 폭설

혹한기 및 혹서기 작업


또한 철도 사망재해 중 사고성 재해의 대부분은 1인 선로 순회, 안전 감시 없는 선로작업, 안전감시 없는 입환작업 등이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어 철도노동자들의 안전보장이 전혀 되어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철도청에서 추진해온 무리한 인력 감축이 기본적인 배경이 되고 있다.

세 번째로, 철도청은 위험한 작업환경인줄 알면서도 무리하게 철도노동자들이 위험한 작업환경에 노출되도록 방치하고 있는 것 같은 양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정부가 노동자들의 건강을 생각하고 노동자의 요구에 응한다면, 충분히 바꿀 수 있는 것들이다. 철도에서 사망재해를 유발하는 위험한 작업환경들은 첫째 자유로운 열차 통행이 보장되는 선로작업, 둘째 전기 차단이 불가능한 활선 작업, 셋째 작업현장이 어두운 철야 작업, 넷째 달리는 열차에 오르내리는 비승비강 작업, 다섯째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작업차량, 우천 및 폭설 혹은 혹한기 및 혹서기와 같은 대기환경에서의 무리한 작업등이 있다.

한편, 이번 현장조사에서 철도노동자의 과로사 증가경향이 관찰되었는데, 철도노동자의 사망 사례에서 추정되는 과로사의 요인들은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그것은 첫째 맞교대, 교번제, 일근제 등으로 구분되는 불건강한 근무형태, 둘째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시간, 셋째 인력 감축으로 인한 노동강도의 강화, 넷째 특정 시기 급증하는 업무량 증대, 다섯째 기타 과로사 촉진에 치명적인 불건강한 작업 환경 등이다. 이들 각각의 문제는 개별적으로 독립적인 요인이 된다기보다는 상호 연관되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4. 결론: 철도의 노동강도강화에 대한 노동자들의 대응방안

1) 대응의 원칙

지금까지 철도노동자의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 및 노동자의 건강장해양상을 살펴보면서 철도노동자의 건강장해는 철도청에서 장시간의 노동의 역사와 인력감축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으로 인한 것임을 살펴보았다.

철도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의 역사는 그동안 공공기관이라는 미명 하에 노동자의 단결력과 의견을 표출할 수 없었던 군대와 같은 분위기와 어용노조로 인해서 노동자의 단결된 힘을 모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철도노동자의 노동조건은 마치 봉건적인 노예제의 잔재와 최근 신자유주의의 구조조정이  같이 공존하고 있다. 철도청은 철도노동자를 국가공무원이라는 미명 하에 봉건적인 시대의 노예노동의 잔재를 방불케 하는 하루 24시간 근무제를 지속해왔던 것이다. 하루에 24시간동안 작업장에서 매여있음으로써 그 다음날 노동력을 재생산할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최근 경제위기이후에 급속하게 진행되었던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력감축은 노동강도를 강화시킴과 함께 대량의 노동자를 해고함으로써 산업예비군의 형성으로 노동자계급의 빈곤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한편, 철도의 사유화와 구조조정으로 공공기관이 시장논리에 따라 운영된다는 것은 철도노동자들뿐 아니라 일반민중에게 가져왔던 혜택을 가로막는 결과가 된다. 철도라는 공공기관의 사유화로 인해서 우리는 사기업의 사적 이윤챙기기에 급급하여 노동자 민중의 건강권이 또다시 침해되고 말살되는 상황을 좌시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러면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에 대한 철도노동자의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은 잉여가치를 남기기 위해서 운동을 하고, 자본가는 노동자의 잉여노동에서부터 이러한 잉여가치를 얻는다. 이 잉여가치를 얻기위한 상대적 절대적 잉여가치의 생성과정이 바로 노동일의 연장과 노동강도의 강화과정이다. 역사적으로 노동일의 연장과 노동강도의 증대는 병행하여 진행되었다. 이러한 노동일의 연장과 노동강도의 증대는 단위시간 내에 노동을 농축시키도록 강요하며 현역 노동자중에 끊임없이 증대되는 빈궁과 극빈민의 창출과 함께 노동자의 대량해고를 유발하고, 이러한 대량실업자군은 상대적 과잉인구로 산업예비군을 형성하게 되어 노동계급의 극빈층을 증가시킨다.6) 현재 철도청에서는 노동자의 노동력을 재생할 수 있는 시간마저 빼앗음으로써 노동력 자체를 파괴하는 그러한 노동강도를 이미 초래하고 있다.

장시간의 노동일과 노동강도강화의 본질이 이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철도청과 협상과 타협으로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가 해소될 수 있는가? 아니다. 노동강도가 없는 “공정한 하루작업과 공정한 하루임금”이 대안이 될 수 없다.7) 이미 자본주의사회에서 표면적인 공정성의 비밀은 바로 불공정성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동자의 참여권의 확대로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가 해결될 수 있는가? 아니다. 신자유주의 하에서의 구조조정이란 이미 기존의 축적체계로서는 잉여가치의 착취가 한계에 부딪힘에 따라 새로운 축척체제의 구축을 통해 잉여가치 착취를 다시 고도화하기 위한 것이며, 김대중 정권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정책은 최종적으로는 노동자, 민중에게로의 위기부담의 대대적인 전가와, 노동력 사용의 이른바 ‘수량적’ 유연화의 극대화 및 노동강도의 강화 등을 추구한 ‘민중배제적인’ 신자유주의적 산업구조조정의 성격을 지닌 것이다.8) 현장의 노동자들은 이미 깨닫고 있다. 현재의 자본 공세는 노동자의 힘의 강화로 맞설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것을.

현재의 철도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양상 및 그로 인해 초래되는 노동자의 건강장해는 이미 노동자들이 그들의 처지를 아주 조금 개선하는 것조차 하나의 공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에 대한 대응의 원칙은 노동자계급의 단결된 힘을 모으는 것이다. 노동강도의 강화와 열악한 임금은 그 공정성이나 참여권 또는 법적인 권리만을 가지고 따져서는 해결될 수 없다. 이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작업조건과 임금이 공정하지 못하고 ‘공정성’ 자체가 자본에게 유리하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노동강도가 개선될 것인가가 아니라 왜 노동강도 강화가 현 자본주의 사회체제 하에서는 막아질 수 없는가의 본질을 꿰뚫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강도강화는 현 자본주의 사회체제의 유지조건이 된다. 그러나 노동강도강화 저지투쟁은 노동자들의 맹렬한 투쟁에 의해서 그 본질을 폭로하고 노동자가 계급적으로 동지의식과 단결력을 획득하기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노동강도강화를 저지하기 위한 철도노동자들의 원칙은 현재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강도를 강화하는 자본의 공세를 직시하고 이 문제의 해결은 노동자의 힘으로서만이 노동자와 자본가의 착취당하고 착취하는 생산관계를 끊고, 생산양식 전체의 변혁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2) 대응방안

(1) 조직화사업 및 현장활동 방안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강도 강화에 맞서서, 노동조합은 각 지부의 역량강화에 우선적으로 힘을 기울여야 한다. 각 지부에서 현장의 역량을 발굴하여 학습을 시키고, 이들이 중심이 되어서 현장의 일상적인 노자갈등에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야 한다.9) 지금 철도노동조합은 이 핵심적인 노동자 역량을 키우는 것과 현장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 급선무로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철도 노동조합은 오랫동안 어용의 상태에 있다가 지난한 현장투쟁을 통하여 2001년 민주화를 쟁취했다. 이제 이렇게 노동자들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투쟁을 통해 노동자 계급의 진지를 구축할 때다. 노동자들이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고, 지부의 힘을 키워 나가기 위해선 중앙의 노동조합이 각 지부들을 규합하는 투쟁망을 만들어야 하며, 각 지부에서는 아래로부터 투쟁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각 지부에서의 현장활동방안과 투쟁방안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구조조정과 민영화반대와 철도노동자의 건강은 현장에서 일상적인 투쟁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구조조정과 사유화부분이 노동자의 건강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고, 오히려 노동자의 건강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이 깊음을 현장의 노동자들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건강장해가 타협이나 협상을 통해서 얻어질 수 없다는 것도 현장의 노동자들은 잘 알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철도청과의 협상을 통해서는 어떠한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오히려 그럴수록 현장의 노동자들은 더욱 옥죄이게 될 것이다.

현장에서 노동조건과 노동강도의 강화는 자본의 본질적인 속성이므로 본질적으로 막지 않으면 막아질 수 없음을 명백히 설명하자. 노동강도강화는 자본가들이 정당하게 노동자로부터 빼앗는 것보다도 훨씬 많이 빼앗기 위함이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를 통해서 자본은 8시간 노동을 통해서도 정당하게 얻을 수 있는 원래의 잉여획득보다도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이다. 자본가에게 조금만 빼앗아가라고 구걸할 것인가? 조금만 적게 가지라고 조금만 적게 조금만 살살 내 몸을 내 생명을 천천히 앗아가라고 이야기를 할 것인가? 아니면 문제의 본질을 폭로하고 본질적인 대안을 만들어갈 것인가?

현장에서의 일상적인 투쟁의 목표는 현장에서 노동자계급의 자본가에 대항하여 투쟁하기 위한 의식을 고양시키고 동지애를 통한 단결력을 기르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철도노동자들은 현장투쟁동력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현장의 활동가를 중심으로 한 활동 및 학습단위를 만들어서 자본주의 문제의 본질을 공유하고 동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각 지부의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상설 투쟁체, 상설 논의기구 등을 만들어 가는 것과 현장의 활동가를 중심으로 조직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활동 및 학습단위, 투쟁체 단위는 일상적인 시기에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서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국가와 자본의 착취구조인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에 대한 문제의 본질을 공유하고 대항해 나가도록 노동자의 단결력을 획득해야 한다. 둘째, 각 지부에 노동강도강화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도 역시 현장의 일상적인 투쟁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각 지부에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노동강도강화저지를 위한 투쟁기구(또는 특별위원회)를 각 지부별로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각 지부의 현장활동가를 중심으로 견고한 조직체를 만들고 노동조합의 활동력을 강화하고, 단지 좀 더 나은 계약조건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열악한 노동조건, 노동강도강화와 임금노동 및 자본지배라는 체제 그 자체를 폐지하기 위해 나가야 한다.

(2) 구체적인 정책안을 위하여

앞에서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를 저지하는 철도노동자의 원칙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의 본질을 폭로하고, 임금노동과 자본지배라는 체제 그 자체를 철폐하기 위한 조직된 세력을 만들어서, 현 시기에 국가와 자본에 의한 철도노동자의 노동착취상태를 폭로하고 노동자 계급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확보하고, 노동자․민중의 단결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① 노동조건, 노동강도강화 저지대안: 노동시간, 노동인원, 노동량

철도에서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는 구조조정과 함께, 장시간의 노동시간, 적은 노동인력, 과도한 노동량과 관련이 깊다. 결국 노동조건과 노동강도강화를 저지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방안이 제기되어야 한다.

첫째, “각 지부별로 노동시간을 일일 평균 8시간, 주당 평균 40시간으로 규정하고 그에 합당한 인원을 보충하라!!!”고 주장한다. 현재의 살인적인 교대제, 교번제 등은 노동자건강을 해치지 않는, 일일 8시간 노동에 준하는 형태로 즉각 수정한다. 각 지부에서는 일일 8시간 주당 40시간의 노동시간에 필요한 노동인력을 계산할 수 있다. 이 노동인력은 즉각 보충되어야 하며, 일일 8시간, 주당 40시간의 노동시간을 사수해야 한다. 이것은 장시간의 노동시간, 노동인력의 감축, 과도한 노동량으로부터 오는 노동강도의 강화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이다. 또한 이를 통해,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받아야 하며, 작업예비인력을 확보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인력부족으로 인해 노동자건강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둘째, “변형근로제를 철폐하고 노동자의 근무시간을 온전히 인정하라!!”고 주장한다. 철도에서는 그동안 노동자의 힘의 열세와 어용 철도노조로 인한 노동자의 힘의 열세를 바탕으로 일반 사기업에서도 보기 어려운 변형근로제가 자행되었고, 심지어 기관사, 승무원, 선로반 노동자들은 작업장이나 선로 또는 열차 위에서 일을 한 시간이나 대기시간이 온전히 근무시간으로 책정이 되고 있지 못하다. 이는 합법적인 노자 계약관계마저 위반하는 명백한 노동착취이다. 이러한 노동착취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셋째, “철도노동자의 비정규직화, 외주 용역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한다. 비정규직화, 외주용역화를 통해 노동자에 의한 노동자의 착취, 노동자간 경쟁심화를 꾀하는 자본의 의도를 막고,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산업예비군 부대를 형성하려는 자본의 의도를 폭로해야한다.

넷째, “인원감축과 기계설비의 도입등으로 인한 노동량의 증대를 즉각 철폐해라!!!”고 주장한다. 기계의 도입으로 인원이 대량 감소되면서 남아있는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는 노동량은 증대하고 있다. 이러한 빽빽한 노동강도(밀도)의 강화는 노동자들에게 단위시간동안의 업무의 하중을 증가시켜서 사망재해, 재해, 건강악화 등 노동자의 건강권을 악화시키고 있다.  업무의 하중증대로 인한 철도노동자의 건강악화를 즉각 막아내야 한다.


② 살인적 근무형태 철폐! 비인간적 근무형태를 노동자에게 강요하는 저임금구조 박살!: 24시간 맞교대제 / 교번제 / 일근제 근무 개선방향

24시간 주기의 교대제는 결국 장시간의 노동을 하게 만드는 원흉이고, 노동자의 건강을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24시간 주기의 노동시간은 노동자로 하여금 일상적인 노동력의 재생산의 시간마저 빼앗으면서 극도의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장시간의 노동시간과 노예와 같은 노동형태인 봉건시대의 유물인 24시간 교대제는 반드시 철폐되어야 한다. 또한 현재 교번제는 근무형태 자체상 유래하는 불규칙한 근무시간과 그로 인한 생체리듬파괴, 불규칙한 식생활 및 수면시간으로 인한 각종 만성질병 및 피로누적, 정상적 사회생활의 불가 등이, 인원부족으로 인한 연속교번근무와 맞물리면서 철도노동자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고통을 심화시키고 있다. 일근제의 경우, 저임금 체제로 인하여 노동자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철야근무를 자처해야 하고, 철도청은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철야근무를 현장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장시간노동, 철야노동, 과도의 업무량 등으로 인한 노동강도강화는 저임금 구조가 철폐되지 않으면 막아질 수 없고, 노동자들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한 재생산에 드는 비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저 임금구조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모든 것은 철도노동자의 투쟁으로 한꺼번에 깨뜨려야 한다. 그리고 철도노동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근무형태를 쟁취해야 한다. 근무형태의 구체적인 대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세계에서도 유례없는 “24시간 주기의 교대제를 없애라!!!”고 주장한다. 기계기술이 발전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나머지 노동자들은 밤을 세워서 작업을 해야하는 그런 노동조건이 아니라, 기계기술의 발전이 야간에 근무할 업무를 없애는 방안으로 나가야 한다. 만약 현재의 기계기술의 발전이 응급으로 필요한 야간근무를 없애지 못한다면, 8시간주기의 교대제를 도입해야하고, 철도노동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하도록 해야한다.

둘째, 교번제 근무의 경우, 인원부족으로 인한 연속다이아를 철저히 막고, 불규칙한 근무형태로 인한 피로감을 최소한이나마 회복시킬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 및 1주당 2일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모든 근무조건은 노동자의 생체리듬을 파괴하지 않도록 재구성되어야 한다.

셋째, 일근제 근무의 경우, 저임금 구조를 박살내고 충분한 생활임금을 보장하며, 장시간 노동 및 철야노동은 엄격히 제한한다. 일근노동자들은 더 이상 생활유지를 위한 임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철야 및 장시간근무를 구조적으로 강요당해선 안 된다. 적어도 임금 때문에 철야근무를 자처하는 일은 없도록 임금지급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또한 장시간 근무 및 철야노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휴식 및 유급휴일을 보장한다.

넷째, “고령자나 건강에 위험요인이 있는 노동자들을 야간근무로부터 제외할것!!!”을 주장한다. 고령자나 야간근무에 위험한 노동자들의 경우, 야간근무로부터 제외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저임금구조로 인해 받는 불이익이 없도록 보호되어야 할 것이다.


③ 노동자 주도의 안전규정 및 조치의 확보

현재의 철도의 안전규정은 노동자 개인에게 요구하고 또 노동자들의 실수를 지적하는 것이어서 실제적으로 거의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사고가 발생시에 노동자들에게 죄의 덜미를 씌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급급하다. 이러한 자본위주의 안전규정은 철폐되어야 하며, 노동자주도의 안전규정이 만들어지고, 위험방지수단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철도 작업장에는 구조조정이후 노동강도가 강화되면서 그나마 존재하던 안전규정 및 조치들이 사라지고 있다. 예를 들면, 선로반에서 열차 신호수나 열차 감시원을 두는 것이 없어졌고, 기관사나 승무원의 경우 인원이 2인 1조에서 1인 1조로 되면서 한사람이 다 하지 못하는 업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차량지부의 경우 열차 밑에서 열차수리동안에 열차감시원이 없어지고 깃발로 대신하고 있는 점, 전기원의 경우 고압선이 흐르는 위험한 곳을 혼자서 가야하거나, 동료가 같이 가지 못하는 점 등이다. 이러한 사항들은 자신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철도노동자들이 지켜야할 부분이 아니다. 철도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는 동안에 유령이라도 데려다가 놓고 반대쪽에서 열차가 오는 가를 감시해야하는가? 이러한 자본위주의 기만적인 철도청의 안전규정 및 조치체계는 즉각적으로 없어져야하고 노동자들에 의한 노동자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철도노동자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해야 한다.

첫째, 안전인력이 확보되어 안전감시가 보장되어야 한다. 선로작업은 1인작업을 절대금지하고, 작업안전감시인원을 포함 최소 3명을 작업단위로 한다. 입환작업은 3인 입환제로 복귀하고 2인 입환팀은 전면 금지한다.

둘째, 자본을 위한 허울뿐인 안전규정을 철폐하고, 노동자의 작업장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 근본적 작업안전조건이 수립되어야 한다. 열차 운행 시 선로 위에서의 모든 작업을 중지한다. 전기 차단을 보장한다. 모든 전기작업은 활선상태에서는 금지한다. 열차 통행을 제한한다. 작업자와 기관사에게 열차 통과와 작업사실을 동시에 전달하는 정보 전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 외에도 작업안전조건을 실질화시킬 방안들을 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마련하고,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④ 노동자의 건강과 관련되어서 철도청의 불법행위를 철폐와 노동자의 건강권 쟁취를 위한 투쟁체의 마련

그동안 철도청은 법을 어겨가면서 노동자의 건강권을 무시해 왔다. 이제 이러한 행위는 노동자의 단결로써 막아져야 하며, 노동자의 건강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체가 마련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대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철도청은 현재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에 필요한 기본법을 어기고 있는 불법행위를 즉각 철폐해야 한다.

둘째, 작업장의 위해물질과 위해요소들을 점검하고 예방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작업장 진단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세째, 위해 작업을 하는 노동자의 건강진단을 실시하고 이미 발생한 질병자와 재해자의 사후관리체계를 필수적으로 만들도록 주장한다.

네째, 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서 노동자의 건강을 지켜갈 수 있는 투쟁체를 마련해야한다. 안전시설을 점검할 노동자 주체의 전담반의 확보와 주기적인 시설점검을 실시한다. 갈수록 심해지는 자본의 현장통제 및 노동자분열책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자건강을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하는 현장활동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지방 본부별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하고, 논의 수준을 향상한다. 명예산업안전감독관과 같이 법적으로 인정되는 노동보건운동의 조건은 최대한 활용하고, 노동보건 활동가의 활동시간 및 활동내용을 보장한다. 노동조합의 교육시간 확보 및 교육내용설정의 독자성을 쟁취하여 실질적으로 노동자들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결론, 노동강도강화 저지와 함께 철도 사유화에 반대하는 투쟁을 해나가야 한다.

철도에서 96년 이래로 구조조정, 인력감축으로 인한 노동강도강화는 더욱 심화되었다. 앞으로 정부가 추진중인 사유화가 진행된다면, 철도노동자의 대부분은 대량 인원감축으로 산업예비군에 편입될 것이며, 비정규직화 및 외주용역화의 증대로 저임금과 장시간의 노동 등 노동조건은 더욱 열악해지고 노동강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철도의 사유화는 공공부문도 시장논리에 따라 진행됨으로써 민중과 노동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 공공성이 약화 내지는 제거될 수 있다.

다른 공공부문산업과 마찬가지로, 공공철도는 모든 것을 상품화시키고 이윤추구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자본의 운동에 맞서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노동자민중의 진지이다. 물론 한국은 자본주의 국가이며 ‘공공성’ 또한 노동자와 자본가의 투쟁의 균형점으로, 즉 일면은 노동자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면으로는 자본주의를 ‘궁극적으로는’ 강화시키는 양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계급의 투쟁으로, 개별 자본의 이윤추구와는 별개의 형태를 띠고 있는 ‘공공서비스 제공’의 측면을 극대화시켜야 할 것이다. 그것은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을 전사회적 공감대 형성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강력한 매개가 될 것이며, 자본주의의 틀 속에 묶인 공공성의 개념을 뛰어넘는 진정 ‘노동자계급을 위한’ 공공성을 앞당길 역사적 계기를 만들 것이다.

그러므로 민중과 노동자 대중의 희생을 강요하는 공기업의 사유화를 단호하게 반대하고, 사유화 반대투쟁을 노동자 대중의 생존권투쟁과 결합시키고 공공성의 축소와 시장경쟁원리의 도입 등에 반대하고 공공부문에 ‘상품논리’ 및 ‘이윤논리’가 침투하는 것을 막아야 하며, 독점자본에 대항한 노동자투쟁을 촉발하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철도노동자의 투쟁은 노동자계급 전체와의 연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노/정/연


* 이 글은 지난 2001년 7월부터 2002년 2월까지 철도현장조사연구팀에 의해 조사된 「철도 구조조정이 철도노동자에게 미치는 건강영향조사보고서」의 요약이다.


** 철도현장조사연구팀은 전국 철도노조, 민의련 부경지부,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 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운동연합이 공동조사팀으로 구성되었고, 이 현장조사연구는 2001년 7월부터 2002년 2월까지 진행되었다.


1) 맑스, 김수행 역, ꡔ자본론ꡕ, 1989, 비봉출판사.


2) 맑스, 김수행 역, ꡔ자본론ꡕ, 1989, 비봉출판사.


3) “1866년 1월 21일자 레이놀드 신문에서는 철도사고에 대해서 보도하면서 철도노동자의 업무량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한 북부 스테포드셔 철도의 어느 노동자는 “열차의 기관사와 화부의 주의가 일순간이라도 해이해지는 때에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서는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매우 사나운 날씨에 휴식도 없이 29~30시간씩 노동하는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그러한 주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 월요일에 화부는 14시간 50분 후에 일을 마쳤고 … 또 다시 작업에 불려나와 14시간 25분을 근무했다. 그는 꼬박 29시간 15분 동안 쉬지 않고 일해야 했다 … 수요일 15시간, 목요일 15시간 35분, 금요일 14시간 반, 토요일 14시간 10분, 즉 1주일간의 총계는 88시간 35분이다. 그런데 그가 모두 합해서 6시간 1/4 노동일분의 임금을 받았을 때 얼마나 놀랐겠는가 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이 사람은 계산착오로 생각하고 작업시간 담당자에게 1일분의 일이 얼만큼인가 물었을 때 그에 대한 대답은 하루에 13시간, 즉 1주에 78시간이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가 1주일에 78시간이 넘게 일한 분에 대해서 지불해주도록 요구했지만 그는 거절당했다. 그러나 드디어 그들은 그에게 10펜스의 수당을 주겠다고 대답했다(ꡔ자본론ꡕ).”


4) 맑스, 김수행 역, ꡔ자본론ꡕ, 1989, 비봉출판사.


5) 철도는 열차가 움직이는 동안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열차가 운행하는 사이사이에서 작업을 해야 할 때가 많다.


6) 맑스는 이것을 자본주의 축적의 일반법칙이라 했다(맑스, ꡔ자본론ꡕ).


7) 맑스와 엥겔스는 이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표면적인 공정성의 비밀은 바로 불공정성에 있기 때문에 “공정한 하루작업과 공정한 임금” 또는 “공정한 노동조건”이라는 구호의 허상을 이야기한다. 맑스에 의하면, “노동일의 연장과 분리될 수 없는 노동력소모의 증대는 일정한 점까지는 보다 높은 임금에 의해서 보상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점을 넘어서면 소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동시에 노동력의 정상적인 재생산과 기능에 필요한 일체의 조건들은 충족될 수가 없게 된다. 이 순간부터 노동력의 가격과 그 착취도는 서로 같은 크기로 증감하는 관계가 아니게 된다 (맑스, 김수행 역, ꡔ자본론ꡕ, 1989, 비봉출판사).” 엥겔스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 그것의(하루 작업)의 공정성은 임금의 공정성과 완전히 동등하다. 실제 사회를 지배하는 법칙들을 적절하게 세운 그런 식의 정치 경제학의 공정성, 저 공정성은 모두 한 쪽 편에 서 있는 것이다. 자본의 편에. 그러므로 오래된 표어를 영원히 매장하고, 다음과 같은 다른 것으로 바꾸도록 하자: 근로 인민들 자신에 의한 노동 수단들―원료, 공장들, 기계―의 보유(엥겔스, ꡔ맑스 엥겔스 저작선집ꡕ, 김세균 감수, 1993년, 박종철출판사).”


8) 김세균, 「2000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노동운동의 과제」,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제6차 정기총회 토론회 발표글.


9) 맑스는 “노동조합은 사회주의의 학교이다. 노동조합 안에서 노동자들은 그들이 보는 매일매일의 생활이 자본과의 투쟁이므로 그들 자신들이 교육을 받고 사회주의자가 된다”라고 하고 있다(맑스, 1869). 또 맑스는 노동조합은 완전한 해방이라는 폭넓은 이해관계에 있는 노동자계급의 조직화의 중심으로서 서야하며, 노동조합은 스스로를 노동계급 전체의 전사이자 대표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의 노력들이 편협하고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짓밟힌 수백만의 해방을 목표로 하는 것임을 세계에 납득시켜야 한다고 하고 있다(맑스, ꡔ맑스 엥겔스 선집ꡕ, 1869).


2002-05-01 00:00:00

의견글쓰기 프린트하기 메일로 돌려보기
이 글에 대한 의견보기  다른글 의견보기
아직 올라온 의견글이 없습니다


| 목록보기 | 윗글 | 아랫글 |

(구)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00-272) 서울시 중구 필동2가 128-11 상전빌딩 301호   Tel.(02)2277-7957(팩스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