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의 눈물
김 명 환
시인
제우스에게서 불을 훔쳐 인간에게 선사한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가 보낸 헤파이스토스와 그 하수인 크라토스와 비아에게
붙잡혀, 오케아노스 강 끝의 카우카소스 산 꼭대기에 묶여, 30년
동안 커다란 독수리에게 간을 파 먹혀야 했다. 감히 제우스의
불을 사용한 인간에게는 ‘판도라의 상자’를 주어 온갖 재앙의
저주를 받게 하였다.
프로메테우스에게 받은 불을 자본에 매각하려는 정부에 맞서
싸운 발전노동자들에게 정부는 구속, 해고, 재산 가압류 등
끔찍한 보복을 가하고, 발전노동자들을 지지 옹호한
국민들에게는 ‘민영화’의 재앙을 주었다.
2002년 4월 6일,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38일의 총파업투쟁을
슬프게 마무리하고 복귀하는 발전노동자들의 시린 어깨 위로
하루종일 프로메테우스의 눈물이 내렸다. ‘세상의 빛’을
만드는 발전노동자들은, 프로메테우스의 후예 발전노동자들은,
하루종일 프로메테우스와 함께 울었다.
그들이 흘린 눈물이 ‘슬픔의 내’를 이루고, 마침내 ‘분노의
강’을 이뤄, ‘희망의 바다’에 이를 때까지 절망하지 말자.
‘판도라의 상자’ 제일 밑바닥에는 ‘희망’이 감춰져 있다.
재앙의 밑바닥에 ‘희망’이 감춰져 있음을 잊지 말자.
누가 감히 제우스에 맞서 불을 훔치겠는가. 누가 감히 정부에
맞서 ‘세상의 빛’을 지키겠는가. 프로메테우스가 없었다면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암흑을 살아야 했을 것이다.
발전노동자들이 없었다면 ‘도둑처럼 다가오는’ ‘민영화의
재앙’을 몰랐을 것이다.
이제 30년 동안 간을 독수리의 날카로운 부리에 파 먹혀야 하는
참혹한 고통이 발전노동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정부와
발전회사가 발전노동자들에게 가하는 끔찍한 보복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나는 사랑을 잃었다. 그래서 나는
프로메테우스처럼 울지 못한다. 내게 사랑을 앗아간 정부를 나는
증오한다.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