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간특별호: 한노정연 백서] 200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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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때문이야
 삶의 풍경/

현장에서 미래를  제113호
김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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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민중세상: 삶의 풍경/

노무현 때문이야

김동경 / 노동자




할머니(2005.03.28 01:48)

아침과 점심식사를 엄마가 챙겨드리고 나가신 후, 오후 2시쯤 일어난 나는 늦은 아침 겸 점심을 차려먹고 할머니 간식을 준비한다. 카스테라와 딸기와 우유, 아니면 떡과 포도와 쥬스, 아니면 과자와 바나나와 두유 주로 그런 것들이다.
틈틈이 사탕과 강냉이를 챙겨드려야 다른 일(휴지를 풀어놓거나 서랍을 뒤지거나 엄마 화장품을 다 써버리는 일)을 안하시기 때문에 중요한 일과 중 하나이다.

약속이 있어서 내가 나갈 때는 동생이 부랴부랴 퇴근하여 할머니 저녁을 차려 드리거나 엄마가 일찍 돌아오셔서 준비하신다(그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하여 내가 어디 있는지 할머니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 물으신다.)
할머니 밥상 차리기는 내 밥 차려먹기보다는 까다로운데, 딱딱한 음식은 못드시고 부피가 큰 반찬은 다 썰어드려야 한다.
내가 먹으면 그냥 먹을 만한 미지근한 찌개나 국도 잘 덥혀야 하고 국건더기도 잘게 썰어서 드린다.(콩나물국이라면 콩나물을 2센티 정도 단위로 자른다.)
김을 좋아하셔서 밥상에 김은 항상 올리는데 소금과 김 부스러기를 많이 흘리시기 때문에 치울 때 주의해야 한다.
짠 반찬은 잘 드시지만 맵거나 신 것은 잘 못 드신다.
양을 너무 많이 드리면 변을 많이 보시고 너무 적게 드리면 문을 쾅쾅 두드리시기 때문에 적당히 드려야 한다.

이렇게 밥상을 들이면 몸만 일으켜 이불을 뒤집어쓰고 드신다.
“할머니! 흘리지 마세요!”하고 소리 지르면
“네 잘 먹을께요.” 하신다.
처음에는 “누구세요?” 그러시더니 이제는 밥상 들어오면 “잘 먹을께요.” 밥상 내갈 때는 “아이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러신다.

아버지는 집에 돌아오셔서 거의 매일 큰소리를 내신다.
왜 옷을 벗고 있느냐, 왜 휴지를 구겨서 어질러 놓았느냐, 왜 서랍에 물건을 다 꺼내놓았냐, 왜 사탕껍질을 변기에 넣었냐.
사람이 정신이 있어야 살지, 왜 말을 안 들어요.
그러시면 엄마랑 나는 알아듣지도 못하시는 걸 뭣하러 매일 밤 붙잡고 진을 빼시냐며 관두라고 한다.
그래도 매일같이 타이르기도 하고 언성도 높이고 사정도 하고 그러신다.

밤이 되면 할머니는 슥~슥 소리를 내며 기어서 방 불을 켜기도 하고 문고리를 철컥철컥 흔들기도 하고 엄마아빠 침대로 가서 물끄러미 보기도 하신다.
한밤중 인기척에 눈뜬 엄마의 얼굴 앞에 할머니 얼굴이 있으면 엄마는 놀래서 한동안 거실로 나와 숨을 몰아쉬곤 한다.
‘밥주세요, 밥주세요.’ 라고도 하시고 ‘내가 왜가! 나 안 따라가! 너 혼자가!’라며 허공에 대고 누군가와 이야기도 하신단다.

끼니 때마나 밥상이나 들였다 내었다 하고 통 들여다보지도 않는 나보다도 수습(?)하고, 화장실 청소하고, 할머니 목욕시키고 다 하시는 부모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터라 가뜩이나 조심하고 있는데, 며칠 전에 엄마가 굉장히 미안한 얼굴로 며칠간 여행을 다녀와도 되겠냐고 물으시는 거라, 당연히 다녀오시라, 할머니는 내가 책임지고 돌보겠다며 큰소리를 쳤다.

생각해보니 쉬운 일만은 아닐 터.
입때껏 할머니와 같이 살아본 적이 없는지라 별로 정도 없고, 정정하실 적에 오빠들만 귀히 여기신 것도 알고 있다.
동생과는 “금방 돌아가실 것 같지 않지?” “그러게 말야. 너무 잘 드시잖아” 라는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가족’도 대부분의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환경과 교감과 사연이 중요한 것인 듯.
‘혈연’에 기반 한다고 해서 뭔가를 기대하거나 강요하면 대략 곤란.
그렇다고 갑자기 우리 집에서 모시게 된 할머니나, 약값 한 푼 안(못)보태주는 큰아버지를 원망하는 것은 아니다.
치매노인도 국가에서 좀 책임져주라, 못하면 돈 좀 팍팍 주던가.


노무현 때문이야(2005.10.08 15:02)

부모님과 차를 타고 가는데 앞자리에 앉은 엄마아빠가 나눈 대화다.

엄마 : 서울대 취업률이 삼심 몇 프로밖에 안된데 글쎄.
아빠 : 노무현 때문이야.
엄마 : 노무현이가 사람 다 쓰는 것도 아닌데?
아빠 : 노무현은 콤플렉스가 있어서 서울대 출신 안써. 다 한통속이야. 운동권들 자기 후배들한테 지시하는 거야. 서울대 출신 쓰지 말라고.
엄마 : ............

좀 당황스런 논리긴 하지만 아부지는 모든 문제가 정말로 노무현 때문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는 듯 하다.
엄마와 대화하는 걸 들을 때, 혹은 내가 한마디 중얼거려도 결국은 “노무현 때문이야”로 언제나 귀결된다.
정말로 관계없을 것 같은 대화를 나누다가도 어느 순간 “그래서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야”란 말은 말미에 꼭꼭 붙는다.
들어보면 오묘한 인과관계와 논리가 항상 있다.

그날 아침 느닷없이 ‘케빈베이컨 게임’이 생각났다.

미국에서 유명한 게임인데 영화 제목이나 배우, 감독의 이름을 대면 연관된 영화나 배우나 감독의 이름을 연이어 대면서 6단계 이내에 케빈베이컨의 이름이 반드시 나오도록 하는 놀이다.

가령, ‘브래드 피트’라는 단어가 제시되면,

1. 브래드 피트는 쎄븐에 출연했다.
2. 쎄븐의 감독 데이빗 핀처는 에이리언3편을 연출했다.
3. 에이리언 여주인공 시고니 위버는 000000와 결혼했었다.
4. 000000는 영화 *********에 출연했다.
5. ********에 조연으로 나온 ######는 일급살인에 제작자로 참여했다.
6. 일급살인의 주인공은 케빈 베이컨! 끝!

이렇게 되는 게임인 것(어려운 게임이므로 편법을 써서 설명;;;).

아버지와 ‘노무현 게임’을 펼친다면 아버지는 그야말로 무적인 것이다.

“요즘 장사가 안되네.”
“큰 백화점이 생겨서... 사람들이 시장에 안오고... 물가가 비싼데 어쩌구 저쩌구... (중략) 그러니까 노무현 때문이야.”

“차가 많이 막히네요.”
“도로를 이따위로... 어쩌구 저쩌구... 기름값은 오르고... 출근시간 늦으면 짤려... (중략)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야.”

“김동경, 너 자꾸 외박할래?”
“니가 무슨 자원봉사를 한다고... 요즘 시민단체들이 어쩌구 저쩌구... 데모들이나 하고... 정치하는 놈들은...(중략) 결국은 노무현 때문이야.”

살기 힘든 서민들의 한 단면을 보는 듯도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노무현에 대한 증오만큼이나 점점 강렬해지는 한나라당에 대한 사랑을 볼 때마다 섬짓 하기도 하다.

맞는 말이지. 노무현 때문이기도 하지. 그냥 아부지가 노무현 탓을 하게 내버려둔다. 책임을 돌릴 대상조차 없다면 더 힘들지도 모르니까. 아부지에게 “신자유주의, 자본주의가 문제에요.”라고 한들 아부지 살아생전 ‘원망’에서 벗어날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아.


가짜 진돗개(2005.04.12 01:03)

생방송 <화제집중>을 봤는데, 진도 사람들은 진돗개만 키워야 한다고 하더라.
일 년에 두 번 진돗개 심사관들이 방문해서 순종 여부를 가리고, 진돗개에게는 전자 칩을 이식해준다.
진돗개가 아니라고 판명된 개는 한 달 내로 섬에서 나가야 한다.
한창 농번기에 진돗개 심사를 받아야 하는 주민들은 낫을 놓고 개를 끙끙대며 안고 나오기도 하고, 자기 개를 합격시켜 달라고 심사관에게 생떼를 쓰기도 하는 등 시골 풍경이 재미나서 곰곰이 보았다.
근데 진돗개 심사에서 불합격 판정받은 사람들의 풍경이 쫌 슬펐던 것.
언뜻 보아도 전혀 진돗개같이 안 생긴 개를 데리고 나온 할아버지는, “이게 어디가 진돗개여요, 다리도 짧고... 개 바꾸셔야겠어요.” 라고 피식 웃는 심사관의 말에 기분이 몹시 상하신 듯 “죽여서 묻어버리면 되지!”하면서 화를 낸다.
이 심사에서 떨어진 ‘가짜’ 진돗개들과 일명 ‘외래견’ 즉 진돗개가 아닌 개들을 한 달 이내에 진도에서 내보내기 위한 단속반이 출동한다.
진돗개가 아닌 개를 키우는 것이 목격되거나 제보가 들어오면 해당 가구에 방문해서 개를 빼앗아 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개 없다고 발뺌을 하거나 내 개가 아니라 친척이 잠시 맡겨놓은 개라고 우겨보지만, 진돗개 아닌 개는 어김없이 진도에서 나가야만 한단다.
어떤 큰 양옥집에선 마당에서 콜리를 키우다가 적발되었고, 어떤 식당에선 끝까지 딱 잡아뗀다.
내 맘을 짠하게 한 것은 혼자 사시는 할머니로, 어느 동네 골목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여우같이 생긴 작은 똥개를 키우시다가 단속반 소식을 듣고 밭일을 놓고 달려와 사정하시는 것이다.
“어떡해요, 나랑 10년을 같이 살았는데... 나 그거 없인 하루도 못살어.”
아무것도 모르고 할머니에게 재롱피던 그 똥강아지도 진도에서 결국 쫓겨나고 단속반은 할머니에게 몇 마디 위로를 남기고 간다.
순종 진돗개를 보존하기 위한 방법이라 하지만 슬프다.
그 할머니 땜에 쫌 슬프다.
그 할머니 외로우시겠다.
비 온다(2004.08.16 19:10)

종일 굶다가 방금 전 닭곰탕을 먹고 왔다.
오랫만에 비 온다고 사무실에서 전을 부치고 있다.
할 일은 많은데 몸이 물먹은 솜 같다
컴퓨터 주변에 자꾸 똥파리가 웽웽거린다.
좀 씻어야겠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 말들, 사람들
의심 많은 나는
내버려두기
미루기
쌓아두기
덮어두기
모른 체하기
숨기기
그리고 의지박약


불쾌지수(2004.08.01 01:02)

너무 높다
주의요망
짜증날 수밖에 없는 일들이,,,

1) 덥다 해도해도 너무 덥다.
2) 땡 언니 선고가 2주 연기됐다 엿먹으라는 거냐? 개생이들.
3) 띵 동지 항소 기각되어 2년 살게 되었다 너무한다.
4) 덥고 힘든데 살은 왜 찌는 거야?
5) 일주일 만에 집에 왔는데 부모님이 시골 가셨다. 얼굴도장은 언제 찍나.

화나고 짜증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질부리면 안되는데 요즘 종종 실수하는 것 같다.
잘해야지.
근데 너무 덥다.
더워.


무제(2004.07.24 03:52)

사람은 어차피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거고
나도 무진장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게 좋다 나쁘다 할 성질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했다.
그치만 인간이란 것이 ‘관계’가 없을 수 없기 때문에
나를 위한 행동들이 이러저러하게 남에게 상처를 주게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나를 버리고 남을 위해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간은 못되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아야 하는데...
거참 지랄맞다.


[스크랩] B형의 숨겨진 성격(2004.07.09 13:24)

B Type:
[어디까지나 자기방식의 호인. 남에게 속기 쉽지만, 마음의 상처로부터 다시 일어나는 회복력도 강하다]

확실한 B형은 자기방식의 인간이다. 얽매이는 일은 아주 질색이며, 규칙이나, 습관, 상식에 구애되지 않고, 자유롭고 제멋대로의 생활을 지향한다. 발언이나 행동을 구속당하면 그 순간 의기소침해져 그중에는 맹렬히 반항하는 B형도 있다.

이것은 B형의 심술꾸러기적인 성격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상대가 ‘흑’이라고 말하면 ‘백’이라고 하고, 항상 남의 의견이나 기성의 의견에 이의를 달고 싶어 하는 것이다. 토론이라도 할라치면, 90% 찬성 가능한 의견이라도, 무의식중에 반사적으로 10%의 반론부분을 먼저 표해버리는 등의 일도 많이 있다.

그런데도 A형과는 달리 누구에게라도 간단히 마음을 허락하고, 게다가 바보라고 불릴 정도의 호인이기도 한 것이 B형인 것이다. 그 때문에, 쉽게 남에게 속는다. 결혼사기에 가장 걸리기 쉬운 이유가 바로 이런 기질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일이 일어나버렸어도, 마음의 상처는 완벽하게 회복하는 쪽. 조금 전까지 대단한 싸움을 하고 있었더라도 다음 순간에는 싱글벙글 하고 있는 일이 B형에는 많다.

A형과 같이 원한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는 일은 없다. 바꿔 말한다면, 마음에 상처가 남지 않기 때문에 학습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덕분에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게 된다. 또 누구와라도 사이좋게 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상대의 기분이야 어찌되건, 마음속에 있는 말을 뻥뻥 해댄다. 이것도, 자신은 마음을 열고 있기 때문에 상대도 그렇게 해 줄 것이라고 간단히 단정해버리는 사고방식 때문이다.

그런 한편, 수줍어하는 측면도 있는 B형. 그것이 붙임성 없는 태도로 나타나 첫 대면에서는 말붙이기 어려운 인상을 주는 일도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는 본격적으로 ‘비뚤어진 성격의 B형’도 있다. 사회의 규칙에는 신경 쓰지 않는 주제에, 일단 동료들에게서 따돌림을 당한다든지, 소외감을 맛보면, 순간적으로 ‘비뚤어진 성격의 B형’으로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오로지 어둡고 부정적이기만 한 B형으로 되어버린다.

A형이 어느 한 가지 것에 철저히 구애되는 스타일이라면, B형은 대표적으로 분열적인 스타일이다. 사물을 하나의 가치기준에 얽매여 판단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발상이나 이해력에 유연성과 여유가 있다. 게다가, 동시에 몇 개의 일에 관여한다. 그 사고의 유연함 때문에 ‘방침이 없다’, ‘변신이 빠르다.’ 라고 일방적으로 평가되어 버리는 일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 넓고 얕으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일단 하나의 일에 마음을 빼앗겨버리면, 끝없이 마구 빠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 집중력이란 것은 다른 혈액형이 도저히 못 미칠 정도. (출처 : [이민경님 미니홈피]Following the light of the sun, 작성자 : 이민경, 작성일 : 2004.01.31, 공개설정 : 전체공개)


금주일기(2004.06.11 11:46)

월화수목 4일 동안 술 안먹었다.
3일간은 그럭저럭 버텼는데
어제는 정말 술 먹고 싶어 뒈질 뻔했다.
삼겹살을 먹으면서 소주를 안 먹으니 고기가 넘어가질 않았다.
밤에 쨍동지는 내 옆에서 맥주를 홀짝홀짝 마셨다.
정말이지 침이 고였다.
조금씩만 먹으면 되지, 그냥 마셔버릴까도 싶었지만
일요일 날 내가 빚은 물의를 계속 생각하며 반성하고 있다.
어쨌든 나도 언제든지 술 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처장이 “어이구 사람 됐네.” 한다.
다음 주에 다 죽었어!!
그러나 아무래도 오늘 고비가 될 듯 하다.
이게 뭔 지랄인가.
조금 정신이 드니 그동안 내 생각만 하고 지냈지 싶은 게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잘 해야겠다.


구박떼기(2004.05.14 01:07)

3일 만에 만난 엄마에게 욕먹고
옷에 뭐 묻혀왔다고 언니한테 욕먹고
냄새난다고 빨리 안씻냐고 동생한테 욕먹고
욕 많이 먹어서 배불르다.
다행히 아부지는 아무 말씀 안하심.
그나마 엄마가 내 얼굴 보더니
“맨날 노숙(?)하더니 얼굴이 주먹만 해졌네.”
라는 덕담을 날렸으나 곧바로 언니의 태클이...
“주먹 백개?”

2005-10-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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