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사회 진보의 이스크라가 되어주기를
맑스코뮤날레 조직위원회 결성대회에 부쳐
권두언
이 성 백
연구위원장
지난 9월 28일 맑스코뮤날레 조직위원회 결성대회가 성황리에
거행되었다. 조직위원회가 결성됨으로써 앞으로 맑스코뮤날레가
공식적인 준비단계에 들어서게 되었다.
맨 처음 맑스 학술대회에 대한 얘기가 거론된 것은 5월
23일이었다. 한식점 민들레에 진보평론, 한국철학사상연구회,
문화과학을 대표하여 김세균, 이성백, 김성민, 심광현 교수가 이
단체들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열기 위해 모였는데, 이 자리에서
이왕 하는 김에 확대하여 참여할 수 있는 모든 단체와
개인들에게 연락하여 대회를 크게 해보자는 제안이 나와 그렇게
해보기로 바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후 여러 단체와 개인들에게
연락을 취하였는데, 대부분이 취지에 공감하면서 참여의사를
밝혀 애초 몇 단체의 학술대회가 맑스 사상과 이론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의 거의 모든 진보적 이론가, 문화활동가, 실천가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학술대회로 확대되게 되었다. 또한 단지 학술
행사에 그치지 않고, 영상제, 전시회, 웹페스티벌 등의
문화행사도 동시에 개최하기로 하였다.
결성대회가 개최되던 날까지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문예미학,
문화과학, 문화연구 시월, 사회이론연구소 ‘빛나는 전망’,
산업사회학회, 역사학연구소, 진보평론,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한신대
사회과학연구소의 11개 단체가 주관단체로 가입하였으며, 약
250명 정도가 조직위원으로 참여하였다. 학술계와 문화계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10명으로 공동대표가 구성되었고,
김수행 교수가 상임대표로 선출되었다. 이하 행사를 실질적으로
기획하고 주관하게 될 집행위원회에는 20여 명이 집행위원으로
되어 있으며, 집행위원장은 김세균 교수가 선출되었다.
공동대표나 집행위원이 완전하게 확정된 것이 아니고, 앞으로
필요에 따라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또한 주관 단체도 더
참여할 수도 있으며, 특히 앞으로 조직위원의 참여가 크게
늘어나야 한다.
맑스코뮤날레는 맑스를 주제로 하는 학술문화행사로서 앞으로
정기적으로 개최될 계획이다. 맑스코뮤날레의 개최시기는 4월
마지막 주말에 2틀 내지 경우에 따라서는 3일 정도 개최하는
것으로 잡았다. 4월 마지막 주말을 시기로 잡은 것은 메이데이를
기념하는 일종의 전야제와 같은 의미를 갖기 위해서였다.
코뮤날레는 일단 2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것으로 얘기가
되었으나, 전혀 확정된 것은 아니고 내년에 실제로 행사를
치르고 난 뒤에 그 결과에 따라 1년에 한 번씩이 될 수도 있고,
3년에 한 번씩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가능하면 매년
코뮤날레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모두의 바램이다.
‘코뮤날레(Communnale)’는 코뮤니즘 내지 코뮨과 원래는
년(年)을 뜻하지만 문화행사라는 의미를 갖게된 엔날레를
합성하여 새로 만들어진 말로서 코뮤니즘 내지 코뮨의
축제행사를 의미한다. 원래 영어에 없는 말을 비엔날레에서
변용하여 만든 말인데, 서구에 없는 말을 우리가 만들어 쓰는
것은 무리라고 하여 반대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일단 무엇보다도
의미도 좋고 게다가 어감도 신선한데 조금 무리가 따르더라도
과감하게 쓰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는 의견이 다수가 되어
코뮤날레가 학술문화행사의 이름으로 결정되었다.
맑스코뮤날레가 한국에서 제대로 정착하여 알려지게 되면
언젠가는 이 표현이 서구에 역수출되어 맑스와 관련된
학술행사를 코뮤날레로 지칭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1800년대
말에 비엔날레라는 말이 처음 사용되어 이제는 문화행사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정착되었듯이, 코뮤날레도 맑스주의
학술문화행사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자리잡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성취지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맑스코뮤날레의 목적과
취지는 “맑스이론의 정신과 방법에 입각하여 우리 시대의
중요한 이론적․실천적 문제들과 전면적으로 대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술적 작업과 문화행사를 유기적으로 결합함으로써
그 동안 소원해진 진보적 연구자들 상호간에, 진보적 이론과
실천간에, 그리고 학술연구자와 문화예술가간에 새로운 이해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데에 있다.
맑스코뮤날레는 새로이 발전시킨 맑스이론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연구자들 사이에 서로 토론하는 학술행사이다.
2003년도 제1회 맑스코뮤날레는 “지구화시대 맑스의 현재성”을
주제로 하여, 주로 맑스 이론의 현실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제시하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이다. 그런데 맑스코뮤날레는
단지 학술행사에 그치지 않고 학술행사를 문화행사와 결합하여
학술문화행사로 진행하는 것이다. 그것도 한 쪽에서 학술행사를
진행하고 다른 한 쪽에서 문화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학술행사장이 동시에 문화행사장이 되기도 하는 학술행사와
문화행사가 일체가 되는 행사이다. 이러한 진행 방식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매우 획기적인 행사기획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맑스코뮤날레는 매우 흥미진진한 행사가 될 것이며, 앞으로
학술행사와 문화행사에 하나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맑스코뮤날레는 또한 맑스 사상을 자신의 연구와 실천의 기초로
삼고 있는 진보적인 학술연구자, 사회운동가, 문화예술가가 한
자리에 모이는 좌파의 페스티벌이다. 90년대 들어
현존사회주의의 몰락 등에 기인하여 한국의 좌파는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맑스코뮤날레는 이렇게 그동안 뿔뿔이
흩어져있던 한국의 좌파가 다시 모여 연대의 기틀을 다져나가는
마당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벌써 맑스코뮤날레에
지대한 기대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조직위원회 결성대회를
채웠던 뜨거운 열기와 감동적인 분위기는 맑스코뮤날레에 거는
기대와 관심이 얼마나 큰가를 잘 보여준다. 신자유주의는
전세계와 우리나라의 민중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
신자유주의와 싸우기 위해 좌파는 다시 결집하여 힘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진보의 깃발아래
모여야 한다. 맑스코뮤날레를 조직하는 한 사람으로서
맑스코뮤날레가 21세기 한국 사회 진보의 이스크라가 되어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아울러 현실변혁과 사회진보를 추구하는 많은
사람들이 맑스코뮤날레에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를 가져주기를
바란다.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