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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의 투쟁평가와 대응전략

현장에서 미래를  제81호
김영수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의 투쟁평가와 대응전략

2002년 발전노조의 투쟁을 중심으로

김 영 수/ 연구위원, 공공연맹 정책부장




1. 문제제기

2001년 12월까지 공기업 6개가 사유화되었고, 2002년 현재 5개 공기업에 대한 사유화가 추진되고 있다. 또한 61개 공기업자회사 중 18개가 이미 사유화 및 통폐합을 완성하였고, 나머지 43개 중 36개가 추진중1)에 있다. 이에 공공부문노동자들은 1999년부터 2002년 현재까지 공공부문에 대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을 반대하는 투쟁의 과정에서 정부와 국민에 대한 공복의식을 능동적으로 혹은 피동적으로 극복하면서 노동자계급으로서의 불만과 분노를 표출해 왔다. 그에 따라 고용안정 및 생존권 보장 등의 조직적 요구와 공공기관에 대한 자본의 독점 반대 및 공공서비스 유지․확장 등의 계급적 요구가 동시에 제기되었다. 발전노조를 중심으로 한 공공3사투쟁 역시 마찬가지이다.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의 대상이 정부를 비롯한 공적 주체라는 점, 투쟁의 효과가 전사회적인 파급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투쟁의 주체들이 사회적인 공공적 서비스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 등이 투쟁의 주요동력으로 작용하였다. 문제는 투쟁의 과정이 계급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투쟁으로 발전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계급이해를 둘러싼 정치적 투쟁전선으로 확산되지 못하거나 사회구성원들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공공부문노동자들의 요구가 사회구성원들의 이해2)와 직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구성원들은 공공부문노동자들의 투쟁을 방관해 왔다. 이것은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의 관점에서만 본다 하더라도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1999년 서울지하철의 파업투쟁, 2000년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반대하는 공동투쟁, 2001년 조종사노동자들의 총파업투쟁, 그리고 2002년 공공3사의 총파업투쟁3)이 그러한 대표적인 투쟁들이다.

그런데 공공부문노동자들의 이러한 각종 투쟁들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다양하다.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에 대한 총괄적인 평가의 기조가 상이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의 자기혁신이라는 과제 및 국민적 연대를 이끌어내지 못해 노동조합운동의 사회적 고립이 자초되었고, 이로 인해 정부의 구조조정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전체 노동자들의 투쟁전선을 형성하거나 유지하지 못하였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의 구조조정정책의 기조를 바꾸어 내지 못하였지만, 제한적일지라도 정부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을 지연시키면서 공공부문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존함과 동시에 민주노조운동의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유지하려 하였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의 경향성은 2002년 초반에 전개된 공공3사 파업투쟁, 특히 발전노조의 장기파업투쟁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고, 후자의 경향성은 이러한 파업들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이 평가의 기조가 상이한 것은 기본적으로 공공부문노동자들의 투쟁방식 및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의 발전전략, 그리고 자본주의 국가에서 공공성의 확장 및 강화에 대한 인식과 시각의 차이4)에서 비롯된다. 흑백논리로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에 대해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공부문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라는 요구가 조직적 이해와 계급적 이해를 동시에 담보하고 있다면, 조직적 이해에서 촉발된 공공부문노동자들의 투쟁이 조직적 이해의 수준에서 마무리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계급적 이해를 추구하는 것으로 표상되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쟁에 대한 평가도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을 동시에 반영시켜 평가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증가시켜야 한다.5) 일방주의적인 평가의 논리가 지양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계급이해를 둘러싼 투쟁의 합의과정, 즉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의 투쟁전략과 전술, 투쟁의 주체적 조건, 조직적 요구와 계급적 요구간의 중층적 관계 등을 동시에 살펴보아야 한다. 기업별노동조합체계를 중심으로 하는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에서는 하나의 노동조합이 전체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반영하고 정치적 계급투쟁의 전선을 형성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면, 조직적 이해와 계급적 이해를 변별하고 그것의 상호관계를 중심으로 투쟁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2. 노동조합의 계급이해를 둘러싼 갈등과 해소의 관계

계급이해를 둘러싼 투쟁은 파업투쟁을 선택하기 이전에도 노사간, 노정간에 일상적으로 전개된다. 그 와중에서 노동조합은 파업 혹은 교섭을 선택하여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힘의 관계에 따라 노동조합이 승리하기도 하고 패배하기도 한다. 노동조합으로서는 파업을 최후의 전술로 선택하게 된다. 교섭투쟁이 지지부진하거나 노동조합의 요구사항들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노동조합의 지도부들은 조합원들의 의지를 파업으로 이끌어 낸다. 하지만 파업투쟁을 전개하면서도 교섭투쟁을 전면적으로 거부하지 않은 채 합의를 도출해 낸다. 단지 파업투쟁과 교섭투쟁 중 어떠한 투쟁에 무게중심을 두느냐의 차이와, 합의의 내용이 노동자계급을 중심으로 하느냐 혹은 자본가계급을 중심으로 하느냐라는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파업투쟁과 교섭투쟁은 서로 분리된 투쟁이 아니라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파업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그 관계는 확인된다. 노동조합운동의 투쟁과정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 즉 계급이해를 둘러싼 갈등과 해소의 관계를 분석의 패러다임으로 제시하면 아래의 <표 1>와 같다.


<표 1> 계급간의 갈등 및 해소 관계

독립변수

매개변수

종속변수

 

투쟁평가

계급이해

투쟁

합의

 

유형

노동자계급

(자본가계급)

파업

투쟁

총파업

동맹파업

개별(연대)파업

Ⅰ: 전술유형

파업투쟁과

교섭투쟁간

관계유형

노동자계급

중심의 합의

 

① 승리하는

   승리투쟁

② 승리하는

   패배투쟁

③ 패배하는

   승리투쟁

④ 패배하는

   패배투쟁

계급적

목표

조직적

목표

갈등

유기적 관계

내용

 

자본가계급

(노동자계급)

교섭

투쟁

공격(적극)적 교섭

퇴보(소극)적 교섭

자본가계급

중심의 합의

 


노동자계급은 계급간의 이해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투쟁을 매개로 하고, 그 과정에서 파업투쟁이나 교섭투쟁을 전개한다. 물론 합의의 내용으로 규정되는 투쟁의 성패 여부는 기본적으로 ‘힘의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그 힘은 투쟁에 참여하는 조합원의 역량에 의해 규정되기도 하지만, 사회구성원들의 관심과 참여의 정도에 의해서도 규정된다. 사회적 힘의 관계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래서 파업투쟁을 전개하는 경우, 양 역량간의 유기적 소통을 필요로 한다.

위의 <표 1>에서는 매개변수를 ‘파업투쟁과 교섭투쟁’으로 양분해서 보는 도식적 한계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각종의 합법투쟁 등은 교섭투쟁이나 파업투쟁을 위한 사전적 투쟁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투쟁전술을 양분해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파업투쟁과 교섭투쟁은 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중첩되어 있다. 대부분 교섭이 결렬되어 파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난 이후에도 투쟁의 조건에 따라 파업투쟁에 역점을 두기도 하고 교섭투쟁에 역점을 두기도 한다. 특히 노동조합운동 자체가 혁명적 노선을 지향하지 않는 한, 노동조합은 파업투쟁을 전개하면서도 교섭투쟁을 포기하지 못한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동시적 투쟁의 과정이다. 현상적으로는 파업투쟁을 전개함과 동시에 교섭투쟁을 전개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양 전술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무게중심이 서로 다르다. 이 두 가지 투쟁이 합의의 내용과 성격을 규정하는 주요 변인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또한 투쟁전략과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는 매개변인으로서 계급간의 ‘힘 겨루기’를 반영하고 있다. 그것을 서로 조합해서 도식화하면, 아래의 <표 2>와 같다.


<표 2> 투쟁전술의 상호관계

전술유형

교섭투쟁

강

약

파업투쟁

강

Ⅰ: 파업투쟁 중심의 공격적 교섭투쟁

Ⅱ: 파업투쟁 중심의 소극적 교섭투쟁

약

Ⅲ: 적극적 교섭중심의 형식적 파업투쟁

Ⅳ: 소극적인 파업투쟁과 교섭투쟁


위의 <표 2>에서는 투쟁주체들이 두 가지의 투쟁전술 중 어느 전술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네 가지의 투쟁전술로 유형화될 수 있고, 이러한 유형들은 투쟁주체들의 투쟁전략과 목표의 차별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주체적이고 객관적 역량에 대한 판단의 차이로 인해 전술이 급변되는 현상이기도 한다. 각각의 유형은 투쟁주체들의 역량 및 투쟁에 대한 지원역량의 정도를 반영하고 있고, 또한 지도부와 조합원간에 존재하는 투쟁의지의 통일성과 차별성도 반영하고 있다.

Ⅰ과 Ⅱ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노동자계급을 중심으로 합의가 이루어지고, Ⅲ과 Ⅳ의 경우는 자본가계급을 중심으로 합의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위 표에서 나타나는 어떠한 경우든지, 합의의 내용에 조직적․계급적 이해가 반영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각각의 이해가 차별적으로 반영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노동자계급의 이해가 전혀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 노동조합운동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근거이기도 하다.

따라서 합의로 마무리되는 노동조합운동의 투쟁은 조직적․계급적 목표의 결과에 따라 다양하게 평가될 수 있다. 물론 합의는 매개변인의 구체적 표상인 계급간의 ‘힘 겨루기’를 반영하고 있고, 그것을 토대로 한 합의의 결과는 조직적 목표의 성패와 계급적 목표의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물론 투쟁의 사안에 따라 합의의 내용이 계급적 목표와 조직적 목표를 동시에 담보할 수 있고, 목표의 수준이 제한적이고 다층적으로 분리되어 계량화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성패를 분명하게 구분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투쟁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위해 평가자의 가치와 기준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패러다임’으로 유형화한다면, 아래의 <표 3>과 같이 네 가지의 평가유형이 도출될 수 있다.


<표 3> 투쟁평가의 유형

평가유형

계급적 목표 (전계급적 이해 및 사회구성원 이해)

승리

패배

조직적 목표

승리

Ⅰ: (계)승리하는 (조)승리투쟁

Ⅱ: (계)패배하는 (조)승리투쟁

패배

Ⅲ: (계)승리하는 (조)패배투쟁

Ⅳ: (계)패배하는 (조)패배투쟁

* 참조: (계)는 계급적 목표의 성패를 의미하고 (조)는 조직적 목표의 성패를 의미한다.


위의 <표 3>은 하나 혹은 소수의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조직적 투쟁이 전개되고 이를 매개로 하는 다양한 총파업투쟁을 평가할 수 있는 유형이다. 물론 전계급적인 총파업투쟁의 경우에도 양 목표를 분리하여 평가를 할 수 있다.6) 다양한 투쟁에서 노동자계급의 보편적 이해와 노동조합의 조직적 이해가 통일될 수도 있고 분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7) 그러나 여기에서는 논의의 편의상 전계급적 총파업투쟁의 경우는 제외하기로 한다.

목표의 달성을 계량화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르고, 조직적 요구사항과 계급적 요구사항이 중첩될 수도 있다. 또한 요구사항이 전면적으로 관철될 수 있거나 혹은 제한적으로 달성될 수도 있다. 제한적인 범주를 가지고 투쟁의 성패 여부를 규명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일방적이거나 주관적으로 투쟁을 평가한 경우가 허다하지만, 투쟁의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을 동시에 반영시켜 평가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평가의 변인들을 기준으로 투쟁의 성패 여부를 분석하여야 한다. 관철된 각각의 요구사항이 질적으로 많은 차별성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쟁의 성패는 형식적으로는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찬반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지만, 그 내용의 질적인 차원의 성패는 조직적이고 계급적인 주체의 형성과 역량의 강화 여부로 판단할 수 있다.

Ⅰ과 Ⅲ은 계급적 목표를 달성한 반면에 조직적 목표에 있어서는 승리하기도 하고 패배하기도 한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는 전계급적인 정치적 파업투쟁에서 많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기업별노동조합체계에서 발생한 Ⅲ의 유형은 단위사업장이 전계급적인 투쟁의 전선을 형성하고 확장시키는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 Ⅱ와 Ⅳ는 그 반대의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는 단위사업장의 이해만을 중심으로 하는 파업투쟁에서 많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Ⅰ과 Ⅱ는 조직적인 목표는 달성한 경우이지만, 계급적 목표에 있어서는 승리하기도 하고 패배하기도 한다. 이러한 유형은 현장을 장악하고 있는 단위사업장 혹은 노동조합의 상급단체가 그러한 현장의 힘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의 이해만을 추구하는 투쟁에서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조합원들의 이해가 계급적 이해와 일치할 경우, 계급적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기업별노동조합체계에서는 흔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다. Ⅲ과 Ⅳ는 그 반대의 경우이지만, 기본적으로 노동자 계급의 힘이 우위에 서지 못한 상태에서 전개하는 투쟁이 대부분이다.



3.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의 일반적 특성

공공부문노동자들은 지난 3~4년 동안 정부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연대투쟁을 전개하였다. 연대투쟁의 주요한 형태는 총파업을 포함한 조직동원투쟁이었고, 투쟁의 요구내용은 공기업 사유화를 포함한 일방적 구조조정의 중단, 공공부문노동자들의 노동권 및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한 투쟁,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입법투쟁 등이었다. 이러한 투쟁들은 대부분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 즉 하나 혹은 소수의 사업장 노동조합이 투쟁의 중심에 서고 나머지 다른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방식의 조직동원적인 연대투쟁이었다. 1999년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의 파업투쟁, 발전산업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공공3사의 총파업투쟁 및 그 투쟁을 지원한 공공연맹과 민주노총의 연대투쟁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4년 동안 전개된 각종의 투쟁을 바탕으로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의 특성을 일반화시킨다면, 우선 한국 노동조합의 조직체계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공공부문노동조합은 전체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추구하는 투쟁을 전개하지 못하였다. 기업별노동조합의 조직적 요구를 중심으로 하되, 조건에 따라 전체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반영하는 수준이었다. 정부와 자본은 공공부문의 효율성 및 경쟁력강화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공공부문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정책을 추진하였는데, 그 주요방식은 ‘시차별 분할전략’으로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공공부문노동조합은 계급적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연대투쟁을 능동적으로 전개하기보다는 정책집행의 대상이 되는 기관을 중심으로 한 투쟁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연대투쟁을 형식적이고 수동적으로 전개하였다. 곧, 주력사업장의 투쟁이 중심이 되고 그러한 투쟁에 공공연맹이 결합되어 연맹에 소속된 산하노동조합을 조직적으로 동원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주력사업장의 조직적 목표는 달성되었을지라도 계급적 목표는 달성되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조직적 목표의 일부만 달성된 경우도 있었다.

둘째로는 공공기관의 소유 및 운영과 관련된 법안의 제․개정을 중심으로 투쟁이 전개되었다. 공공부문노동자들은 현실적으로 정부와 자본이 주도권을 보유한 상태에서 이러한 투쟁을 전개해야만 하고, 국회의 일정에 따라가는 방어적 투쟁을 전개해야만 했다. 따라서 공공부문노동조합의 투쟁전략이 계급적 이해보다는 조직적 이해를 추구하게 되고, 각종의 국회압박전술 및 정치적 타협으로 법의 제․개정을 연기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파업투쟁 그 자체보다 파업투쟁을 정치적 압박용으로 활용하면서 정부 및 국회와의 정치적 교섭투쟁에 무게중심을 두는 경향성이 강화되어 왔다. 그리하여 파업투쟁은 교섭투쟁을 위한 수단으로 형식화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정부나 자본이 공격적으로 교섭에 임하면 임할수록 목표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교섭투쟁이 전개되었다.

셋째로는 공공연맹의 조직체계에서 비롯되는 한계이지만, 조직적 동원투쟁에 노동조합의 간부를 중심으로 한 형식적 투쟁이 보편화되어 있다. 곧,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이 간부 중심의 수준에 머물곤 했는데, 이는 중소규모 노조가 많은 공공연맹의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규모 조직적 동원투쟁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 동안 공공연맹의 조직동원투쟁의 주요역할을 사회보험노동조합과 상용직노동조합이 담당할 수밖에 없었고, 나머지 노동조합은 간부들을 중심으로 참여하는 수준이었다. 한국통신, 서울지하철 등의 대규모 노조가 공공연맹 조합원의 약 50% 이상이고 이들 노조가 공공연맹의 투쟁에 직접 결합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이유는 공공연맹의 조직적 동원투쟁의 대상이 중소규모의 다양한 사업장의 노동조합이라는 현실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8) 또한 파업투쟁의 주력사업장은 파업을 통해 사회적 파급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투쟁을 지원하는 사업장의 사회적 파급력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는 점도 한 이유가 된다. 서울지하철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발전산업노동조합 등의 파급력과는 달리, 이러한 투쟁을 지원하고 연대하는 노동조합의 파급력은 상당히 미약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공공부문노동조합의 조직적 동원투쟁이 형식적 투쟁의 수준에 머무는 경향성이 존재했으며, 그로 인해 조합원들을 일상적으로 조직하거나 투쟁의 주체로 나서게 하는 데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넷째로는 공공재화의 소비자인 사회구성원들을 능동적으로 조직하는 투쟁이 미약하여, 공공부문노동자들의 투쟁이 고립화되어 왔다. 박태주는 이러한 고립화의 주요 원인을 “공공부문노동자들은 조직동원 중심의 전투적이고 모험주의적인 80년대식의 대중투쟁만을 고집하여 수세적이고 지는 싸움만을 전개했었다. 이제는 국가-자본-노동간의 안정적인 타협질서의 구축을 위해 제도적 참여의 방식을 추구하여야 한다”9)는 주장으로 요약하고 있지만, 이러한 주장은 노동조합의 주요 투쟁전술인 파업투쟁 그 자체를 전투적이고 모험주의적인 것으로 평가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는 교섭투쟁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최후의 투쟁수단이 파업이라는 사실조차 부정하려는 것이며, 파업을 전개하는 사업장에 대해 지원하고 연대하는 상급단체의 역할을 합법적이고 제도적인 교섭의 틀에 묶어 두려는 주장에 불과하다. 즉 관료주의적이고 대리주의적인 시각에서 상급단체의 역할을 규정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재화의 특성상 노동자계급의 이해와 사회구성원들 간의 이해가 통일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공공부문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참여와 지지가 활성화되지 못하였다. 그 원인을 국가와 자본의 이데올로기적 공세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주체적인 측면에서의 원인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공공부문 내부의 민주적 개혁을 내세워 정권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전략을 제한적으로 수용하고자 하는 이데올로기도 이러한 현상의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작용하였다. 공공부문노동자들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투쟁이나 공공부문의 공공성을 보존․확장하기 위한 투쟁의 전선이 통일적으로 형성되지 못하게 한 다양한 원인 중의 하나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10) 다른 한편으로 공공부문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이 주도하는 공공부문 내부개혁을 각종의 이면합의로 방관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사회구성원들의 이해와 통일되는 노동조합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조직적 이해만을 추구하는 노동조합운동을 전개했던 것이다. 사회구성원들의 이해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이해를 통일시키기 위한 일상적 투쟁을 능동적으로 전개하지 않은 측면에서 그 주요원인을 찾을 수 있다. 즉 노동현장에서 사회구성원들의 이해가 반영된 계급적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투쟁을 전개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쟁은 조직적 목표의 달성 여부에 매달리게 되고, 또한 형식적 파업을 수단으로 한 교섭투쟁에 집중하게 된다.



4. 발전노조의 투쟁에 대한 평가의 다양성과 함의

민주노총이 4․2 총파업을 철회하고 정부와 합의를 하면서, 38일 동안 전개된 발전산업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막을 내렸다. 합의문의 핵심은 ‘2002년 3월 8일자 중앙노동위원회 중재 재정을 존중하여, 발전소민영화관련 교섭은 논의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다. 그리하여 파업투쟁의 철회와 합의내용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었다. 이를 세 가지로 대별한다면 ‘대안 없는 전투적 모험주의’, ‘대중투쟁적 현실추수주의’, ‘계급중심적 대중투쟁주의’ 등이다.11) 이러한 의견들의 차이는 발전산업노동자들의 조직적․계급적 투쟁목표, 파업투쟁의 동력, 그리고 민주노총의 투쟁전략 및 전술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다.


1) 대안 없는 전투적 모험주의

박태주는 발전소 매각철회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발전노조의 요구사항12)을 근거로 공공서비스노동조합주의13)의 정당성을 제기하면서도, 발전노조의 투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첫째, 발전매각 철회에 대한 대안이 없었다. 둘째,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민주노총이나 상급단체 차원에서 충분히 기울여지지 않았다. 셋째, 상급단체의 전술상의 경직성이다. 특히 전투주의 노선은 이번 파업과정에서 무리한 목표설정으로 나타났고, 그것이 민주노총으로 하여금 합의를 서두르게 한 배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투주의 노선은 세 과시에 집착한 나머지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하였다는 점에서 허세의 운동이자 기만의 운동을 벗어나지 못했다.”14)는 점을 강조한다. 노항래도 이러한 평가기조와 유사하게 발전노조의 투쟁을 평가하고 있다. “민주노총․공공연맹․발전노조 집행부는 투쟁동력을 감당하기가 벅찼고, 정부가 강경방침을 고집하고 교섭교착이 계속되면서, 끝까지 투쟁이라는 단순전략을 벗어나지 못했다. 파업대오 안에 있을 수밖에 없는, 대량해고 협박에 몰린 조합원의 동요는 거듭 확인되었지만, 국면을 새롭게 타개할만한 전술은 진지하게 모색되지 못했다. 여기에 민주노총 등 노동조합 상급조직이 담당해야 할 정치적 역할이 있었다. 그러나 노동운동진영의 협소한 전망과 경험 부족으로 솟아오는 시민사회의 역량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파업 종결에 이르렀다”15)고 평가한다.

총파업을 제대로 조직하지 못한 상급단체의 미약한 지도력과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강화시키지 못한 사실 그 자체를 비판한다는 측면에서 이 평가들은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박태주나 노항래는 계급적 ‘힘의 관계’에 따라 노동자들의 요구가 관철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즉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이 전개될 수밖에 없는 계급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직동원적 투쟁방식을 ‘대안 없는 모험주의’로 규명하고 있는 것이다.

연대투쟁은 단위사업장에서 제기된 요구나 전체 노동자계급의 요구를 집중적인 힘으로 획득하려는 노동조합운동의 기본적인 투쟁수단이다. 발전산업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연대투쟁은 다른 어떤 투쟁에 비해 강력하게 전개되고 집행되었다. 실무적인 지원이나 투쟁기금의 모금 이외에 주로 조직동원적 집회나 파업이 활용되었다.

2000년 5․31 총파업에서는 2개 사업장만이 참여했던 것에 비해, 2001년 6․12 총파업에서는 12개의 사업장이 참여하였다. 금속연맹의 경우, 4시간의 동맹파업을 전개하였고, 공공연맹에 소속된 노동조합들도 4․2 총파업투쟁에 실질적으로 결합하려 하였다. 2000년에는 공공연맹이 주도하는 각종의 투쟁에서 평균 5,000명 이하의 조합원들이 참여하였고 2001년에는 주요 전국적인 투쟁에 10,000명 이상의 조합원이 참여하였다. 점진적으로 대중투쟁의 역량이 강화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2002년 4․2 총파업에서는 총 43개 노조 163개 사업장의 조합원 27,097명이 파업을 결의하였다.16) 서울지하철노동조합과 한국통신노동조합의 조합원 약 45,000명이 참여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양 노조를 제외한 공공연맹 조합원의 약 50%가 파업을 결의한 것이다. 발전산업과 연계된 사업장의 노동조합들이 연대파업에 참여하지 못한 한계는 있지만, 기존의 공공연맹 투쟁들이 형식적이고 간부 중심의 투쟁이 전개된 반면에 4․2 총파업에서는 현장을 조직하는 투쟁이 실질적으로 전개되었다.

그런데 조직동원투쟁을 전투적인 모험주의적 투쟁이라고 규정하면서 그러한 투쟁을 방기한다면, 노동자들은 조직을 동원하지 않고서 협상 중심의 정치적 타협으로 해결해 나가는 ‘관료적 대리주의’ 형식의 투쟁방식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물론 다양한 투쟁은 노동자들의 의지대로 현실화되기도 하고,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왜냐하면 정부나 자본은 노동자들의 힘에 굴복하여 정책을 철회하거나 연기하기도 하고, 노동자들의 힘을 공권력으로 탄압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공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정책은 정부의 의지대로 추진되고 있지만, 이는 공공부문노동자들의 조직동원적 연대투쟁의 역량이 정부의 힘을 압도하지 못한 결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위의 평가들은 또한 발전산업노동자들의 ‘매각철회방침’을 대안이 없는 것으로 인식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발전산업을 공기업으로 유지하라는 것 자체가 대안이다. 발전산업노동자들의 요구는 투쟁의 과정에서 사회적 정당성을 획득하였다. 당시 한 여론조사기관이 사회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발전소 해외매각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80% 이상이었다. “4월 2일 하루밖에 안되고 예상 규모에 못 미치더라도 아래로부터 역동적으로 조직된 14만의 파업대오의 총파업과 각계 각층의 연대투쟁은 그 자체로 도덕적 지원․연대의 수준을 넘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과 사유화․해외매각에 대한 범민중적 저항으로 확장될 수 있는 국면을 창출할 수 있었다.”17)

따라서 “이번의 민영화, 매각반대 구호는 발전노조만의 문제가 아니고 그 자체가 지난 수년 간 진행되어온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정면으로 맞받아치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지금 시기 지구적으로 관철되고 있는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축적전략에 대한 도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투쟁의 전개 여하에 따라 김대중 정권의 지난 몇 년간의 정책기조는 뿌리부터 흔들리게 되어 있었던 것이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온 세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민영화, 효율성 논리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18)


2) 대중투쟁적 현실추수주의

민주노총은 발전노조의 파업투쟁을 조직적으로 평가하지 않았지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그 평가를 대신하고 있다. “① 발전소 매각을 비롯한 철도, 가스 등 기간산업 민영화를 둘러싼 활발한 토론과 국민적 합의의 과제를 남긴 것이다. ② 기존의 노정관계, 노동계 내부의 지형에 변화 요소가 나타났으며 이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즉 노동계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변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③ 금속 중심의 1차 연대총파업, 4월 2일 예정된 14만 규모의 총파업 준비는 노동운동의 역사를 새로 쓴 귀중한 연대투쟁으로 이후 노동운동의 기풍을 새롭게 하는 큰 활력소가 될 것이다. ④ 파업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원만한 노사관계를 이룰 수 있는 대등한 노사관계를 회복하지 않으면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다는 점이다. ⑤ 산개파업, 번개작전 등 독특한 파업전술과 노조원 가족들의 적극적 활동은 이후 노동계 파업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었다는 점이다.”19)

이러한 내용은 발전노조의 파업투쟁에서 추출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 즉 발전노조의 민주노조운동의 질적인 전환의 계기20)임을 인정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과 투쟁과정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민주노총은 발전산업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지도․지원하는 과정에서 실무지원의 주체로, 교섭지원의 주체로, 그리고 연대투쟁전선의 확산주체로 존재했다. 그래서 민주노총은 3월 26일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정부가 파업노조원 대량해고, 명동성당 공권력 투입 등을 자행하면 투쟁본부 대표자회의를 거쳐 4월 2일 오후 1시에 총파업투쟁에 돌입한다. 또한 28일과 29일에는 잔업을 거부하고 30일에는 특근을 거부한다’ 등을 결의하였다.

문제는 총파업을 결의하는 의지와 집행하는 의지가 현실적으로 통일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민주노조운동의 어려운 조건을 내세운다면, 지도부들의 총파업 결의만으로도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지만 민주노총의 지도부들이 그러한 조건을 악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즉 총파업투쟁의 선도적 주체로서의 이미지는 유지하되 현실적 조건을 내세워 총파업투쟁의 집행과 책임을 면할 수도 있다. 만약 이러한 현상이 고착화된다면, 노동조합운동의 관료적 대리주의와 개별적 출세주의가 만연할 수 있다. 총파업투쟁의 대기 및 유보라는 상황으로 많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지만, 공공연맹의 경우에도 총파업에 전면적으로 참여한 노조가 소수에 불과했다.

또한 민주노총의 총파업투쟁의 성격과 목표가 분명하게 규정되지 않았다. 총파업투쟁은 발전노조의 산하 노조를 지원하는 조직적 목표와 전체 노동자계급 및 사회구성원들의 이해를 반영하는 계급적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였다. 이러한 목표는 물론 투쟁의 전선을 애매하게 형성하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지만, 대중조직의 성격상 한 가지의 뚜렷한 목표만을 제시할 수 없는 민주노총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투쟁의 지도부들이 조직적 목표를 위한 투쟁을 계급적 목표를 위한 투쟁으로 전화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보유하고 있었는가라는 점이다. 지도부 개개인의 의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사실 민주노총은 총파업이라는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시켜 정치적 교섭으로 마무리하려는 교섭투쟁에 주력하였다고 볼 수 있다.

교섭투쟁을 전개한 민주노총은 파업투쟁이 장기화되고 정부의 입장이 강고하게 유지되면서 목표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하락시켰다. 발전소 매각철회를 요구하다가 유보, 노 코멘트(no comment), 논의대상에서 제외라는 수준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정책에 대한 계급적 대항전선을 형성하기보다는 발전소 매각철회를 중심으로 발전노조의 파업투쟁을 지원하고 연대하기 위한 교섭투쟁을 전개하였다. 이것은 명동성당의 발전노조 지도부들과 교섭투쟁 지도부간의 상호 교감이 없이는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다. 즉 조합원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명동성당의 발전노조 지도부들도 정부와의 교섭투쟁 여부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현상을 보였던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또한 민주노총의 지도부들을 노사 수준의 교섭투쟁에 매몰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2월 25일 파업을 선언하고 난 이후 4월 2일까지 거의 매일 정부 혹은 사측과의 공식․비공식 교섭이 진행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정부나 사측은 방어적 입장에서 공격적 입장으로 변화되는 교섭전술을 사용한 반면, 민주노총은 공격적 입장에서 방어적 입장으로 변화되는 교섭전술을 사용하였다. 이는 교섭에 참가했던 민주노총 이홍우 사무총장이 중앙위원들에게 교섭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내용에서 추측될 수 있다. “합의문 전문을 볼 겨를이 없었다. 현장을 간과하였다. 오전 11시가 넘어 교섭에 들어간 것이 잘못이다. 교섭에 집착했다. 노정교섭이 아니라 노사교섭이라고 생각했다.”21)

이와 같이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교섭투쟁은 현실주의적인 명분에서 비롯되었다. 그것은 ‘현장 복귀자의 증가로 투쟁동력의 지속적 약화, 합의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조합원 희생의 최소화, 민주노총의 동맹파업에 참여할 역량의 허약함’ 등이었다. 이호동 발전노조 위원장의 연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민주노총과 정부의 잠정합의안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대했던 민주노총 소속 단위노조들이 총파업을 이어나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저도 고민이 많습니다.”22) 이러한 명분 외에 민주노총 내부에서 ‘노선’의 통일성을 이루지 못한 점도 투쟁의 집행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즉 민주노총의 총파업 결정을 오류로 인정하는 세력이 존재하였고, 민주적 구조조정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세력도 존재하였던 것이다.23) 예를 들면, 발전노조의 조합원들이 파업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을 무너뜨리기 위한 계급적 목표를 추구하였다 할지라도, 발전노조 지도부들은 대부분 발전소 민영화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민주노총은 연대총파업을 결의하고 난 이후에도 민주노총 내부의 현실적 조건을 내세워 교섭투쟁에 몰입해 왔다. 발전노동자의 장기항전에 따른 고통24)에 대한 도덕적인 지원․연대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며, 투쟁의 성격도 공공노동자의 제한적인 사회공익적 요구25)에 동조하고 지지하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였다. 연대총파업의 시점인 4월 2일 오후 1시를 넘겨서조차 교섭을 연장하여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낸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한 잠정합의안에 대한 대중적 비판이 고조되자, 민주노총은 4월 3일 민주노총 투쟁본부대표자회의는 “잠정합의안 폐기,26) 상급단체 지도부의 사퇴, 발전소 매각 강행시 총파업투쟁 전개” 등을 결정하였다. 하지만 발전소를 매각하기 위한 정책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쟁본부대표자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민주노총 내부에 대중투쟁을 전개하고자 하는 의지와 그것을 실질적으로 집행하고자 의지가 괴리되어 있고, 또한 민주노총 내부의 현실적 문제들을 수용하고자 하는 의지와 개혁하고자 의지가 괴리되어 있는 구조적 문제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남구현은 민주노총 내부의 이러한 문제점들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민영화 반대투쟁이 가지는 정치적 성격은 나아가서 교섭에 대한 관점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대중투쟁의 동력에 걸맞지 않는 교섭내용은 투쟁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투쟁에 참여했던 대중들을 참담하게 만들었다. 38일간의 파업투쟁을 산개투쟁이라는 역동적인 전술구사를 하며 강고하게 끌어가던 대중들에게 ‘민영화와 관련된 교섭은 논의하지 않는다’든지 ‘처벌은 적정한 수준에서 한다’든지 하는 교섭내용은 ‘정말로 아니올시다’였다. 상급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교섭주의적 관행과 투쟁을 통해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대중의 성장 사이의 균열은 조합원 대중 사이에 엄청난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그 균열의 벌어진 틈새를 채울 방도를 찾지 못해 급기야는 지도부 사퇴로 이어졌다”27)


3) 계급중심적 대중투쟁주의

‘노동자의힘’은 발전파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서울대 거점사수와 파업을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각종의 지침으로 제시하였는데, 이는 발전투쟁에 대한 인식을 잘 드러낸다. 그에 따르면, 발전투쟁은 ‘완강한 투쟁을 통한 주체 형성,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저지투쟁의 전국적 전선의 강화, 투쟁과 교섭승리쟁취’ 등을 목표로 했고, “철도․가스의 재파업, 공무원노조 건설투쟁, 불안정노동자의 투쟁, 비정규직 철폐, 노점상의 생존권 투쟁 등을 연달아 촉발하여 자본과 정부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일대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었다. 즉 ‘투쟁의 정치’를 중심으로 하여 월드컵, 지자체 선거를 매개로 한 지배구조의 재창출에 파열구를 냄과 동시에 ‘선거’를 중심으로 한 노동자 정치세력화 흐름을 제어하여, ‘대중투쟁에 의한 선거국면의 돌파’를 현실화시키는 전형을 창출하는 계기였다”28)고 평가하고 있다. 이외에 사회진보연대도 발전투쟁에 대해 유사하게 인식, 평가하고 있다. “구조조정 저지와 생존권 쟁취의 결합과 발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의 강행과 파탄의 분기점, 구조조정 저항전선이 확장되는 시금석, 전투적․계급적 운동을 복원할 수 있었던 계기, 총파업 전선의 무력화․연대투쟁 및 연대파업 조직화의 실패․고립적이고 분산적이었던 투쟁의 반복 등을 극복해나가기 시작했던 계기였다”29)는 것이다.

발전산업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발전노조의 조직적 목표뿐만 아니라 계급적 요구를 쟁취하기 위한 대중투쟁의 전선을 형성하고 확장시킬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계급적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투쟁의 중심과 주체가 존재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한 계급적 투쟁의 역량이 집중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4월 2일 당시에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은 발전노조의 조합원 4,000여 명과 지도부들이 계급적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투쟁을 현실적으로 담보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발전노조 조합원들의 ‘발전소 매각방침 철회’라는 요구는 기본적으로 개별적이고 조직적인 생존권30)에서 비롯된 요구였다. 그래서 앞에서 지적하였지만 발전노조의 지도부들과 민주노총은 ‘발전소 매각철회’를 중심으로 교섭투쟁을 전개하였기 때문에, 계급적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투쟁전선의 주체로 나서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리고 철도노조와 가스공사노조의 재파업 혹은 공무원노조 건설투쟁 등의 다양한 투쟁이 현실화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존재했다.

‘발전소 매각방침 철회’는 발전노조와 민주노총의 조직적 목표였다고 할 수 있다. 대중적 투쟁의 주체들이 조직적 목표를 중심으로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주체들이 계급적 목표에 걸맞는 투쟁전선을 형성하고 확장시키는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 없었다. 발전노조의 투쟁에 긴밀하게 결합된 정치적 주체들은 ‘파업교육투쟁, 숙소지원투쟁, 파업지도부 실무지원투쟁, 선전투쟁, 집회결합투쟁’ 등의 다양한 투쟁을 전개하였다. 파업투쟁의 현장과 긴밀하게 결합된 정치적 주체들의 투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정책을 무너뜨리기 위한 범민중적이고 계급적인 투쟁전선이 형성되거나 확장되지 못했다. 발전소 매각에 반대하는 여론이 급격하게 비등31)하였고 농산물시장의 개방에 반대하는 농민들의 투쟁이 전개되었을지라도, 범민중적인 투쟁으로 확산되지 못하였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저지 및 발전노조의 파업투쟁을 지원하고 엄호하기 위한 각종의 집회투쟁의 역량은 계급적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매우 허약하였다. 민주노총이 4월 2일 총파업을 유보하거나 철회하지 않았다면 상황이 반전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는 객관적 근거를 지니지 못한다. 총파업에 대한 의지와는 달리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역량이 너무 빈약했을 경우, 오히려 상황이 역전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정치적 계급주체들의 투쟁의 한 단면과 한계가 ‘노동자의힘’ 총회에서 토론된 내용 중에서 제출되었다. “파업기간 중 ‘노동자의힘’의 지역연대․지원 역할이 가족대책위 차원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는가? 실제로 지역에서 현장에 복귀한 조합원들과의 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32) 정권과 자본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라는 총체적이고 일방적인 공세 속에서 사유화․해외매각 저지투쟁은 그 자체로 정치투쟁이었지만, 정치적 지도력은 여기저기 분산된 측면이 있었다. 이는 우리 운동의 현실이자 모두의 책임이다. 통합적 지도력의 구축, 이것은 특히나 정권과 자본의 전방위적 압박과 탄압 속에서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을 벌여내는 노동운동의 중차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33)

5. 결론

발전노조의 투쟁은 민주노총의 ‘4․2 잠정합의’로 조직적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으며, 정치적 계급주체들은 계급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쟁전선을 형성․확장하지 못했다. 2장에서 제시한 투쟁전술의 상호관계와 투쟁의 평가유형으로 본다면, Ⅲ의 유형인 ‘적극적인 교섭 중심의 형식적 파업투쟁’을 전개한 결과, Ⅳ의 투쟁평가 유형인 ‘패배하는 패배투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민주노조운동의 질적인 변화의 계기가 되었던 발전노조의 투쟁은 많은 지점에서 교훈을 안겨준다. 특히 발전노조의 투쟁이 ‘패배하는 패배투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던 민주노조운동 내부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그에 걸맞는 처방을 모색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개략적으로 진단한다면, ‘노동조합 지도부와 대중간의 괴리, 형식화된 총파업 선언투쟁, 사업의 결의와 집행간의 괴리, 사업에 대한 조직적 평가 및 평가의 결과에 대한 책임의 유실, 정파적인 다수 세력을 중심으로 한 의사결정, 노선을 둘러싼 논쟁의 유실 및 논쟁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종파주의’ 등의 문제점들이 민주노조운동 내부에 구조화되어 있다. 발전노조의 투쟁은 바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계기였던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든다면,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 내부의 주도적인 노선의 부당성이 투쟁의 과정에서 증명되었다는 점이다. 그 동안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 내부에서는 ‘민주적 구조조정 노선’, 즉 공기업 내부에 존재하는 비효율적인 부문을 제기하면서 김대중 정부의 공공부문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을 “일면 수용, 일면 비판”이라는 방식의 ‘분리주의’ 노선이 일반적으로 수용되어 왔다. 김대중 정부의 공공부문 산업구조개편정책을 신자유주의 전략과 구조조정 전략으로 분리하고 있는 것인데, 이러한 분리주의적 노선은 노동자들의 계급적 이해와 사회구성원들의 이해까지 분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공부문에 대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의 본질이 희석되어 왔다.

그런데 발전산업노동자들의 투쟁은 ‘일면 수용, 일면 비판’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에 대해 전면적으로 대항하는 투쟁이었다. 이 투쟁은 공기업 내부에 존재하는 비효율성의 문제가 공기업 사유화(매각) 문제와 분리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에 대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도 공기업 내부의 혁신과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공공부문은 ‘공공부문의 확장을 토대로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값이 싸고 질이 좋은 공공재화를 보다 좋은 노동조건에서 생산함과 동시에 노동자․민중 모두가 동등하게 향유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창출하고 유지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이 사회적 공공성을 유지하는 장치로 존재하고, 이 장치에 대한 공공부문노동조합의 통제가 사회적으로 현실화되어야 한다. 또한 재화의 공공적 효율성을 위해서는 공공산업에 대한 국가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강화됨과 동시에 노동자․민중의 생산권력과 소비권력이 유지․강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제는 선언이나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이 투쟁전술에 있어서는 ‘파업투쟁 중심의 공격적 교섭투쟁’ 혹은 ‘파업투쟁 중심의 소극적 교섭투쟁’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이러한 투쟁전술을 바탕으로 최소한 ‘패배하는 패배투쟁’을 지양해야 한다. 투쟁평가의 유형에 근거해서 본다면, 계급적 목표에서 승리하는 ‘승리하는 승리투쟁’ 혹은 ‘승리하는 패배투쟁’을 추구하는 최선의 투쟁전략이 필요하고, 차선일지라도 계급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조직적 목표만큼은 완전하게 승리하는 투쟁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하지만 투쟁전략만으로 노동자계급을 중심으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투쟁전략에 상응하는 다양한 조직적 과제, 즉 민주노조운동 내부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면서 노동자계급의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노동조합의 조직체계도 새롭게 정비하고 구축해야 한다. 

한/노/정/연


1) 민주노총과 정부와의 4․2 잠정합의가 이루어지고 난 이후, 정부는 남동발전소를 매각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발전산업노동자들은 현장에서 그러한 절차를 투쟁을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


2) 노동자계급의 선도성을 고려한다면, 노동자계급은 사회구성원들의 보편적 이해를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이해로 전화시켜내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3) 발전산업노동자들의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다른 투쟁들과는 달리 발전소 해외매각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증폭되었다.


4) 자본주의체제가 극복되지 않는 한, 공공부문에 대한 소유와 그 기능을 둘러싼 논쟁이 지속될 것이다. 특히 자본주의 국가가 공공기관을 매개로 자본축적 촉진기능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면, 공공기관의 이중적인 사회적 기능에 대한 인식과 평가의 차별성이 존재할 것이다.


5) Earl Babbie, Observing Ourselves, Belmont: Woods worth, 1986, pp.91~93.


6) 1996~97년 민주노총의 노동법 개악 저지투쟁을 전계급적인 총파업투쟁이라고 한다면, 이 투쟁 또한 민주노총의 조직적 이해와 전계급적인 이해가 중층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그러한 이해를 분리시켜 평가한다면, 이러한 평가의 패러다임에 적용시킬 수 있다.


7) “노동자계급의 연대는 노동조건과 일상생활의 과정에서 필연적이지만, 일상적인 가정생활 때문에 계급 정체성의 형성과 계급적 연대의 매개고리를 형성․강화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주체들은 실질적인 다수의 삶과 질이 높은 노동을 위해 공동체 이데올로기나 혹은 노동자계급으로서의 보편적 이해를 추구해야 한다.” Joel Rogers, “How Divided Progressive Mighty Unite”, NLR, No.210(1995년 3~4월호), pp.8~18.


8)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2년 1월 147개 노조에 사업장의 수가 254개이고, 조합원 100명 이하의 사업장 비율이 63.38%이다. 또한 조합원 500명 미만의 사업장은 총 89.75%이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김영수, 「공공부문 노동운동의 민주적 구조조정론에 대한 비판적 소고」, ꡔ진보평론ꡕ 13호(2002년 가을), 236~237쪽을 참조하시오.


9) 최영기, 박태주, 「공공부문노동조합 발전을 위한 토론회」, 2001년 8월 21일, 17~19쪽.


10) 각종 투쟁의 전선이 통일적으로 형성되지 못하는 주요 원인은 국가-자본의 노동배제적인 다양한 정책, 투쟁역량의 미약, 투쟁의 대상과 목적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혼란, 통일되지 못하는 투쟁주체들의 이해 등이라 할 수 있다.


11) ○○주의, ○○주의 등으로 일반화하기에는 쉽지 않다. 투쟁평가의 방식과 내용조차 ○○주의로 표상한다는 것 자체가 체제적 수준에서 제기될 수 있는 이념적 이데올로기를 폄하시킬 가능성도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다양한 투쟁평가의 방식과 내용들을 하나의 ○○주의로 응축시켜 표상할 수 있는 ‘경향성’을 의미한다.


12) 발전소 매각방침 철회, 단체협약의 쟁취, 해고자 원직복직, 공기업으로서의 경영자율권의 쟁취, 인원의 충원, 그리고 경정비 도입의 철회 등이 그것이다. 이 중 단체협약은 2002년 3월 8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직권중재 결정에 의해 해결되었으며, 매각철회를 제외한 나머지의 쟁점들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이 더 이상 무게를 싣지 않았다. 발전소의 매각에 반대하는 주요한 논리로서 노동조합은 국부의 유출, 다양한 공적 활동 및 값싼 전력공급의 유지를 들고 있었다. 민영화와 관련된 고용의 보장이나 임금인상 등 노동조합의 생존권적 요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박태주, 「전투적 경제주의에서 공공서비스 노동조합주의로」, ꡔ창작과 비평ꡕ (2002년 여름호) 참조.


13) “공공서비스노동조합은 공공의 이익을 중시하며 나아가 다른 노동조합은 물론 시민사회단체 및 서비스이용자 모임과의 정치적 연대를 중시한다. 따라서 공공서비스노동조합주의는 공공의 이익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노조와 연대함은 물론, 노동자들의 이익과 공공서비스이용자들의 이익을 연계(worker-user alliance)해 사회적 전선을 펴는 것을 의미한다.” 박태주, 「전투적 경제주의에서 공공서비스노동조합주의로」, ꡔ창작과 비평ꡕ 2002년 여름호 참조.


14) 박태주, 「전투적 경제주의에서 공공서비스노동조합주의로」, ꡔ창작과 비평ꡕ 2002년 여름호 참조.


15) 노항래, 「발전노조 파업이 남긴 과제」, ꡔ노동사회ꡕ 64호(2002년 4월) 참조.


16) 통계상 파업을 결의한 행위와 파업을 실행하는 행위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존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집회 수준에서 파업에 참여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17) 사회진보연대, ꡔ사회화와 노동ꡕ 128호(2002년 4월 5일).


18) 남구현, 「대중투쟁의 역동성과 지도력의 부재」,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77호(2002년 6월).


19) 민주노총, 「발전파업이 남긴 것」이라는 자료에서 정리한 것이다.


20) 김영수는 발전노조의 파업투쟁이 세 가지의 측면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질적인 전환의 계기였다고 평가한다. 첫째, 기업별노동조합의 연합체이거나 소산업별․직업별노동조합체계인 한국의 노동조합운동에서 다른 사업장의 문제를 가지고 동맹파업이 전개되었다는 사실이다. 둘째, 생활공간과 노동공간의 통일성을 기반으로 하는 파업투쟁의 조직적 동력과 그 과정에서 활용되었던 산개투쟁의 위력을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셋째, 공기업 사유화(매각)의 문제점들을 사회적으로 의제화하거나 여론을 주도함으로써, 노동자계급이 자본주의체제에서 사회개혁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사회적으로 현실화시켰다는 점이다. 김영수, 「발전산업노동조합 파업투쟁의 의미와 전망」, ꡔ이론과 실천ꡕ 2002년 4월호, 148~158쪽.


21) 「아름다운 저항」, 방현석의 ꡔ노동운동사 산책ꡕ 중.


22) 4월 3일 새벽 1시, 명동성당에서 진행된 보고대회 중.


23) 공공부문노동운동 내부에 존재하는 ‘민주적 구조조정론’에 대한 비판적 내용은 김영수의 글, 「공공부문노동운동의 민주적 구조조정론에 대한 비판적 소고」, ꡔ진보평론ꡕ 13호(2002년 가을)을 참조하시오.


24) 대량 징계와 해고 및 구속, 가압류, 공권력침탈 임박 등의 문제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25) 민족경제 파탄내고 공공요금 인상할 민영화 반대 등의 요구가 중심이었다.


26) 잠정합의안을 폐기하는 이유로는 1) 전문이 노사평화선언으로 해석될 소지와 ‘법과 원칙 준수 표현’ 2) 징계 최소화도 관철하지 못함 3) 민주노총은 잠정합의안에서 발전소 민영화를 합의한 것이 아님에도 정부가 이를 왜곡하여, 잠정합의안을 민영화 강행에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7) 남구현, 「대중투쟁의 역동성과 지도력의 부재」,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77호(2002년 6월).


28) 노동자의힘, 제8차 총회 자료 중.


29) 송유나, 「발전노동자들의 파업! 그 경이로운 투쟁의 현장에서」, ꡔ사회진보연대ꡕ 2002년 3월호.


30) 모든 투쟁의 중심은 기본적으로 생존권적 계급의식에서 발생할 수 있다. 발전노조 조합원을 중심으로 한 공공3사의 투쟁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모든 생존권적 요구가 전계급적 요구로 전화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31) 발전노조의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이루어진 한 여론기관의 발표에 의하면, 조사에 참여한 사람의 82%가 발전소 매각에 반대하였다.


32) 노동자의힘, 제8차 총회 토의결과내용 중.


33) 사회진보연대, ꡔ사회화와 노동ꡕ 128호, 2002년 4월 5일.


2002-11-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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