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고조되고 있는 위기*
* 출처: 일본 <아사히신문> 아시아 네트워크 2003.3.7
** 브루스 커밍스는 시카고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그의 글
중 「시각차이의 전망: 미-동아시아 관계
이해하기」(2003년 3월 7일)가 최근 발간되었다. 이 책은
북한과의 첫 위기에 대한 넓은 분석을 담고 있다.
브루스 커밍스**
만약 임박한 이라크전이 빨리 진행되고 후세인 정권이
전복된다면, 한반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리라는 것은 당연한
듯 보인다. 지난 2개월 동안 북한은 일련의 도발적인 행위를
통해 미국의 관심을 끌려고 했으나, 부시정권은 지금까지는
꾸물거리면서 답변을 연기하는데 성공해왔다. 이리하여, 미국이
‘악의 축’을 처리할 무대가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이라크,
그리고 북한, 그 다음은 이란이다.
현재의 위기는 10년 전 북한에 의해 일어났던 사건의 재판이다.
1991년 조지 H.W. 부시 정권은 연변에 있는 북한의 흑연
원자로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에서
자신의 핵무기를 철수하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부시는 핵을 1991년 한국에서 빼내고, 처음으로 고위급 회담을
열었다. 그러나, 빌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었고, 북한에 관심을
주지 않고, 경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클린턴의 시선을 끌기
위해, 대통령 취임식 6주 후에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미국의 정보기관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며,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UN을 통해
가해지는 어떤 제재조치도 “전쟁행위”와 동일한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 위기는 18개월 동안 지속되었고, 클린턴 대통령이 연변에
대한 선제공격을 준비할 태세였던 1994년 6월에는 정점에
다다랐다. 다행히 지미 카터가 이 갈등에 개입해서, 흑연원자로
가동을 모두 중단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곧 이어, IAEA는
북한으로 들어가 원자로를 봉쇄하고 핵연료 수송고에 연료봉을
담고, 감시장치를 해놓았다. 이 상태로 8년이 지나갔다.
북한은 2002년 12월에 이런 행위들의 재판(再版)을 시작했다.
북한은 다시 사찰단을 쫓아내고, IAEA가 미국의 도구역할을
한다고 비난했고, NPT탈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새로운 연료봉을
넣고, 어떤 UN안보리의 제재조치도 “전쟁선포”와 동일한
것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핵
시설에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명백한 “경계선”인 플루토늄
수송고를 여는 등의 행위는 중단했다.
지난 12월 한국인들은 노무현을 대통령에 당선시킴으로써 기존의
정치 시스템을 깨고, 한국전쟁의 연장선에 서있는 한국정치
엘리트들을 물러나게 했다. 노무현의 당선은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 싹텄던 엄청난 규모의 미 대사관 앞 미군반대 촛불시위의
성공에 힘입은 바 크다.
노무현은 부시의 대 북한 정책에 대한 불만과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아마도 그 결과 올해 2월 초에
있었던 미 정부와 한국 특사간의 초기회담은 잘 풀리지 않았다.
뉴욕타임즈 기자 하워드 W. 프렌치에 따르면, 회의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회의를 “거의 실패작”으로 묘사했다고 한다. 한 미국
측 참석자는 “나는 한미관계 앞에는 수많은 난관이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그 세대들의 궁극적 목표는 통일과
미군철수라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했다. 따라서 부시는
이라크전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남북에 대한 어려운 관계를
조절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특유의 기만과 도발, 새로 일어날 한국전쟁의
초기단계에서 핵무기를 쓰겠다는 미국의 오랜 계획, 부시의
예방전쟁 독트린, 그리고 김정일과 그의 정권에 대한 부시의
혐오 등이 결합된 상태에서 오늘의 이 첨예한 위기는 출발하고
있다. 부시의 새로운 독트린은 북에서 전쟁을 시작하면 초기에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기존계획과 통합되어 있다. 미국은 여전히
수천 개씩 축적하고 있는 것과 꼭 같은 그 핵무기를 가질
가능성이 있는 나라들을 공격하겠다는 명확한 결정을 해왔다.
이와 함께, 핵무기 조기사용은 미국의 군사계획을 진행하는
기준으로 10년 동안 자리잡아왔다. 게다가 부시는 북한의 ”체제
변화”를 결심한 듯 보인다. 지난 8월 부시는 북한정권을
“무너뜨리는”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워싱턴포스트지 기자에게
말했다. 뉴 요커지의 세이모어 헬쉬 기자(9․11이후 가장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기자)는 백악관의 전략회의에 참석한
후 “부시와 체니는 김정일의 머리를 수월하게 얻기를 바라고
있다. 이 모든 대화와 협상에 교란 당하지 말라. 협상은
있겠지만,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라크 이후에 김정일이다.
김정일은 부시에게 있어 히틀러와 마찬가지다.” 물론,
북한사람들은 이 계획에 따라가고 있고, 2월에 발간된 정말 보기
드문 논평에서, 북한의 당 기관지는 “우리가 무기를 가만히
가지고 앉아서, 미국이 선제공격명령을 내릴 때를 기다릴 거라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라고 성명을 냈다.
따라서, 선제공격의 중대한 위협과 이에 답하는 선제공격의
심대한 위협 때문에, 그리고 곧 들어설 노무현 정권과 부시
정권사이의 북한에 대한 큰 입장 차이 때문에, 얼마가지 않아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북핵문제를 푸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북한과 직설적이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다시 말해, 노무현의 화해 자세는 옳고 일본, 중국,
러시아, 유럽도 지지를 하고 있다. 부시정권만이 북핵문제를
푸는 데 고립되어 있다. 이라크전쟁에 대해서도 미국만이
고립되어 있다. 전쟁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한층 더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라크는 앞으로 있을 예방전쟁의 서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노/정/연
번역: 변정필(국제기획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