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반전‧반제 노동자 민중전선을 강고하게
조직하자
채 만 수
소 장
자본주의 세계 경제의 위기가 장기화됨에 따라서 무언가 대재앙,
결정적인 파국이 임박해 오는 듯한 정치적 음산함이 무겁게
짓눌러오고 있다.
대표적인 움직임으로서, 그야말로 ‘악의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애국자법’이니 ‘본토안전부’니 하며 파시즘을
강화하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 등 전통적인 제국주의적
침략과 공세를 강화하더니, 이제 비자를 요하는 국가들로부터의
출입국자들의 지문을 채취하겠다고까지 나서고 있는 판이다.
그리고 적대․말살 정책을 통해서 자신들이 조장해 가고
있는 이른바 ‘북핵 위기’를 빌미로 기존에 조성돼 온 대중의
대북(조선) 적대 정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의 노무현 한국 대통령이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등과의 일련의 ‘정상회담’은 모두 여러 가지 구차한 말로 대북
공격의 구실을 정당화하고 그에 대한 동의를 공식화해 내는 데에
모아져 있다.
일본의 경우, 극우 이시하라 신타로의 도쿄도지사 연임으로
상징되는 것처럼, 장기적인 경제위기와 더불어 전반적인 정치적
극우․반동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5월에는 이른바
‘유사법제’로 알려진 전시동원법들이 중의원과 참의원을
통과하고 있다. 독점자본 지배 하의 대중매체들은 ‘납치’니,
‘마약 밀수’니, ‘독재’니, ‘핵 위기’니 하면서 연일
대북(조선) 적대감을 조장․선동하고 있다.
미․일 제국주의의 이러한 움직임은 다름 아니라
‘핵위기의 제거’니, ‘독재정권의 제거’니 하는 명분과 선전
하에 이 땅에서 다시 한번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감행하려는 강한
의도의 표현이다.
무엇보다도, 방미를 전후해 분명해진 노무현 대통령의 급작스런
대미․대민중 자세 변화는 정말 극적이다. 이러한 태도
변화는 ‘내외 독점자본의 지배’라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서
물론 필연적이고 따라서 당연히 예정되어 있던 것이지만, 집권
2개월 여만에 이토록 노골적인 형태로 드러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적어도 겉으로만 보면, 그 동안 그리고 특히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보여준 노무현 씨의 정치적 태도는 “미국(의 정책)과
다를 수 있다”는 등, 기성 정치인 누구보다도 ‘대미
자주적’이자 또 ‘친노동자적’이었고, 그리하여
“반미적”이며 “너무나 친노동자적”이라는 것이 극우
언론․정치가들의 공격의 구실이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일부 정치적 선진분자들을 포함해 광범한
노동자․민중이 그를 지지하여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것도
바로 그가 그 동안 보여 온 그러한 상대적으로 ‘대미
자주적’이고 ‘친노동자적’인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을 터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는 철저히 몰계급적이고 주관적인 환상에
기초한 것이었음이 지금 여실히 드러났다. 그에 대한
지지․기대란 다름 아니라 ‘민주’니 ‘개혁’이니 하는
민중주의적인 언설을 농하고 그에 놀아나는 소부르주아의 정치적
환상에 불과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우선, 미국 방문을 통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보여준 언동은 역대
어느 정권에 못지 않게 친미적이고 반북적인 것, 따라서
반민족적이고 반노동자․반민중적인 것이었다. 그의
언동은, 이른바 ‘북핵 위기’의 궁극적인 원인은 미 제국주의의
대북 적대․말살 정책임을 명확히 하고 따라서 ‘북핵
위기’의 해소․해결은 미국의 그러한 정책의 철회와 대북
평화․공존 정책에 있음을 명확히 하는 대신에, 사실상 미
제국주의가 획책하고 있는 대북 봉쇄․침략 정책에
동의․가담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화물연대의 파업이나 전교조의 반(反)네이스(NEIS) 투쟁
등을 계기로 표면화하고 있는 이른바 ‘국가 위기 관리 특별법’
제정 움직임 등은 지난 70년대 초 박정희의 ‘국가비상사태’
선언이나 그 후 이어진 ‘대통령 긴급조치’를 연상케 하는
파쇼적인 것이다.
이 이른바 ‘국가 위기 관리 특별법’ 제정 움직임 등은 향후
노동자․민중에 대한 정치적 억압과 통제가 강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인데, 이는 단지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에 대한 강경
대응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실은 미
제국주의 등에 의한 대북 공격, 즉 또 한번의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상정하고 그에 대비하여 노동자․민중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다.
재벌을 위시해 내외의 독점자본이 노무현 정권의 이러한 일련의
정치적 움직임을 환호하며 지지를 표명하고 나서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사실, 미․일 제국주의의 일련의 움직임이나 노무현 대통령
등의 정치적 ‘태도변화’는 결코 우연적인 것도 자의적인 것도
아니다. 그것은 철저하게 독점자본의 정치적 대표자로서의
자신들의 계급적 이해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고, 경제위기의
장기화․심화라는 객관적 상황에 의해서 규정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저들이 저지르려고 하는 대재앙, 대파국을 저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들과 이해를 달리하고 있는 계급, 즉
노동자․민중밖에는 없다. 노동자․민중의 강고한
반미․반전․반제 투쟁만이 저들의 전쟁책동을 저지할
수 있고 분쇄할 수 있는 것이다.
소부르주아적 민족주의와 낭만에 기초한, 그러한 정치세력이
주도하는 반미․반전․반제 투쟁은, 지금 노무현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 분노하면서 그에 대한 조건반사적
대응으로 일부에서 김대중의 ‘햇볕정책’에 대한 향수를
조장하고 있는 데에서 보듯이, 그리고 대선을 위시한 선거
때마다 대중에게 몰계급적인 투표를 권유하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하여 무엇보다도 그들 자신이 노무현 씨를
대통령으로 뽑은 주요 세력인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상황이
긴박해지고 결정적으로 전개될수록 독점자본의 교활한
정치공작을 극복하면서 그들의 사악한 의도를 저지하고, 민중적
전망을 열어가기엔 역부족이다.
정세가 급박한 만큼 노동자․민중은 시급하게
반미․반전․반제 투쟁전선을 조직․강화해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 전선은 국경을 넘어 ‘최소한’
일본의 노동자 계급과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본이
씌어놓은 국가주의․민족주의의 베일을 벗겨 보면, 일본의
노동자 계급 역시 철저히 우리와 이해를 같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노동자 계급과의 동맹 없이 미․일
제국주의의 전쟁․침략 책동을 저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미․반전․반제 노동자․민중 전선을
조직․강화하는 목적의식적인 노력과 투쟁이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고 있다.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