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의 쟁점을 넓히고, 실질적인 무력화로
경제특구저지 경기지역 투쟁평가와 전망
김 정 민/ 노동자의힘 회원
1. 경기도는 평택지역에 대한 특구 지정을 본격화 하고 있다.
“이제 경제자유구역 폐기투쟁의 1라운드가 지났다. 지금까지의
투쟁이 법안을 둘러싸고 벌어진 투쟁이었다면 앞으로는 시행
과정상에서의 투쟁이 될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은 그 불투명한
가능성과 파괴적인 효과로 인해 과정 하나하나가 문제가 될
것이며 피해가 속속 드러날 것이다. 여기에 끈질긴 투쟁이
더해진다면 경제자유구역은 당현히 현실적으로 무력화될 수 있을
것이다.”(정영섭, 민중연대 경제특구투쟁평가자료 중에서)
6월25, 27일 제1라운드로 경기지역 총파업투쟁을 전개한 후,
적들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두가지 신속한 조치를 취하였다.
하나는 6월25일 도청투쟁에 대한 소환장발부, 또 한가지는
경제특구 타당성 연구 공청회에 대한 공세적인 초대였다.
경찰출두 소환장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당일 6천 대오가
집결한 투쟁에서 최선봉에 섰던 현장활동가들이었고,
검․경찰은 향후 이들이 설치지 못하도록 발을 묶어 두고
밀어붙이겠다는 발상이었다. 한편, 경기도는, 일방적인 추진이
아니라 의견수렴의 절차를 거치라는 민주노총의 요구를 즉각
받아 안고, 평택경제특구지정의 타당성이 담긴 연구결과
공청회를 범대위에 노골적으로 제시하기에 이른다. 투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당근과 채찍을 들이밀며 경제특구를
강력하게 시행하겠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7월14일 현재, 무더기 소환장과 ‘공정한 의견수렴절차’를 밟는
공청회 공세에 지역 민중진영은 힘있는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위력적인 지역 총파업투쟁을 성사시켜내고도, 왜 이렇게
맥없이 적들의 도발을 허용하고 있는가? 중앙 범대위 동지들의
평가대로 1라운드 투쟁이 끝난 지점, 올바른 투쟁평가를 통해서
향후 투쟁을 힘차게 전개하여 나가자!
2. 경제특구저지투쟁이 곧, 반신자유주의 세계화투쟁의
시작이다
7월 1일 경제특구법의 시행을 전후해서 노무현 정권은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무제한의 특혜를 부여한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조례특례제한법’을 국무회의를 통해서
통과시켰다. 특구내의 외자가 단 10%만 있어도 3년간 100%의
조세혜택을 누리게 한다는 내용으로, 외자유치만이 살길이라면서
추진되고 있는 경제특구의 핵심적 근거를 마련하였던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은, 동북아중심 국가건설이라는 당면과제를 위하여
외자를 유치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자본운동의
제약요소를 제거하고 외국인 생활여건을 구비한 ‘특별한
구역’을 말한다. 허브, 유라시아 철도, 클러스터, 권역별
국토개발론 등 경제특구를 둘러싼 온갖 논리를 단순화시켜 보면,
‘21세기 동북아중심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외자를 유치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경제특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의 착취자유 특구는 곧바로 노동자민중들에게는 노예적
특구를 의미한다. 동북아 중심국가라는 이데올로기를 작동시킨
외자유치란 다름 아닌 초국적 자본을 필두로 한 국내외 자본의
무한착취 논리이고, 경제특구란 무한 착취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적 개념 일 뿐이다.
그런데, 현시기 경제특구 저지 투쟁이 어떻게 반신자유주의
반세계화투쟁의 시작이 되는가? 단적으로 세계자본(착취)운동의
남한판이 경제특구로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잉생산의
경제전쟁(위기)을 돌파하기 위한 초국적 자본의 필사의 노력,
WTO를 필두로 자유무역협정(FTA) 양자간 투자협정(BIT)을
한국땅에 관철시키기 위한 국내외 총자본의 의지, 곧 자본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운동의 과정으로 경제특구가 지정되려하는
것이다.
경제특구에서 비정규직은 더욱 양산되고, 개방화는 노골화되며,
환경과 공교육, 공적의료체계가 철저히 파괴된다는 사실은 곧,
경제특구가 국내판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민중운동진영은 경제특구 저지투쟁을 통해서, 현시기
노자계급투쟁의 대명사로 부각된 반신자유주의 세계화 투쟁의
어느 지점까지 도달하였는가? 문제는 이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경제특구 투쟁은 반세계화 투쟁의 과정에 있으며, 노무현 정권의
노선전환과 임단투 시기집중에 끼워맞추는 식의 평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3. 경기지역 경제특구 투쟁의 쟁점과 과제
1) 경제특구 폐기, 혹은 지정 저지
생선회 특구까지 등장시켜가면서 특구를 지정하기위해 혈안이 된
정권과 자본의 모습은 알려진 그대로이다. 짧게는 3월부터 7월
현재까지 전개된 경기지역의 특구저지투쟁은 손학규 도지사의
지정철회약속을 받아내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목표점에 도달하지
못하였다. 이는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변함없는
기조, 법률이 통과되고 난 후 시행령을 둘러싸고 지역적인
산발적 투쟁으로 전개된 투쟁의 양상으로 볼 때 암묵적으로
예견된 바 있다.
그러나 경기도의 특구지정저지투쟁의 최대성과는, 대중들 스스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대한 그간의 문제의식과 불만들을
경제특구투쟁으로 모아내면서, 좁게는 경기도 넓게는 정권과
자본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반대전선을 분명하게 하였다는
점이다. 즉, 단위현장에서 자행되는 구조조정공세와
경제특구지정이라는 공세가 맞물려 작동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경기도에서 추진하는 특구지정에 반대하는 총파업투쟁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인천, 광양, 부산에 대한 특구지정이 확실시되며, 전국적
특구화현상이 뚜렷히 예견되는 상황에서도, 경기지역을 넘나들어
일부에서는 패배적 관점과 대기주의, 편협한 지역한정주의적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폐기 혹은 지정저지를 실질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1 라운드 투쟁에서 한계로 작용하였던,
해당지역만의, 주로는 노동조합중심만의, 그리고 패배론에
입각한 형식적인 투쟁을 극복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경제특구에 대한 추상적인 이해와 느림보행보를
시급히 청산하고, 구체적인 적용의 폐해에 대한 선전, 조직,
투쟁이 동반되어야 한다. 경기도의 경제특구는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강력한 저항과 반발이 시행을
저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2) 지역총파업투쟁과 전국적 투쟁의 관계
5월21일 민주노총 경기본부의 지역총파업의 결의는 우여곡절
끝에 6월 25일 전국파업, 6월27일 지역총파업투쟁으로
표현되었다. 결론적으로 경제특구 지역총파업투쟁은 경기와
대전을 중심으로 현실화되었고, 형식적으로나마 전국적인
총파업으로 이어졌다.
작년 11월 국회통과를 허용한 이래, 민주노총 상층에서는
경제특구저지투쟁을 상반기의 실질적인 투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었음이 곳곳에서 확인되었다. 그러던 것이, 철도,
화물, 네이스, 조흥, 다시 철도 등의 투쟁과 맞물리면서,
반동화하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정치투쟁과정에서 부활하게
된다. 상반기 나열적인 투쟁과정을 6월25일로 집중시킨 주체는
역시나 대중들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투쟁의 핵심적 동인은
단순히 ‘노무현정권의 정책변화’이기보다는 신자유주의
세계화공세에 대한 현장의 불만과 반격요구였다.
경제특구저지 지역총파업투쟁이, 전국총파업투쟁을 이끌어
내었다고 자신 있게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투쟁을
통해서 정세를 관통하고 있는 지역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바탕으로 총파업투쟁을 조직하는 과정, 이러한 지역투쟁을
기다리고 대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부터 준비하고 조직하는
중앙단위 지도부가 절실히 필요함은 여실히 증명되었다.
한편, 국내의 정치조직은 이 투쟁을 정치투쟁으로
상승발전시키고자 노력을 얼마나 보였는가? 전국단위
폐기범대위, 지역단위 지정저지 범대위 수준의 실천활동으로
노동해방의 대장정을 이끌어갈 정치조직의 소임을 다했다고
한다면, 대중들 스스로는 곧 이러한 정치활동을 외면할 것이다.
경제특구 정치파업, 아니, 03년도 상반기 투쟁에 대한 종합적
투쟁의 계획과 선언, 그 만큼의 실천과정이 낱낱히 공개조차
되지 못하였다. 모름지기, 허장성세나 주관적 당위성으로가
아니라, 준비된 역량만큼 실천투쟁에 충실하는 모습이 현시기
필요한 정치조직의 임무이지 않겠는가?
3) 지역 노동운동의 혁신
지역 민주노총의 목적의식적인 투쟁의 조직화 특히,
경기금속소속의 투쟁역량은 6월25일 2만 총파업과 6천대오의
집결, 6월27일 우천 시의 1,500 대오의 집회투쟁을 이끌어
내었다.
96총파업 이래 가장 대규모의 투쟁이 전개된 이 투쟁은,
무엇보다 지역 총파업이라고 하는 분명한 목표가 설정되었기에
가능하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이라고 하는, 결국에는 지도부의 성향과 판단에
의존하는 어렴풋한 투쟁계획은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혁신의 과제는 두가지이다. 첫째는 총파업투쟁에 걸맞는 전술의
구사이다. 보기 드문 2만의 파업, 6천의 대오가 도청에
집결하였다. 도청의 집회, 그리고 남문까지의 행진과 경찰과
마찰을 피하려는 신속한 마무리 집회, 그것이었다. 집회를
주도한 경기본부는 총파업의 성사정도로 성과를 만족하였다는
느낌이다. 그리하여, 분노하며 도청을 향했던 금속실천단의
투쟁이 고립되고, 보기 드문 총파업투쟁을 극대화시켜내면서
정권과 자본을 압박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하였다. 경기본부의
지도부는 총파업을 몇일 앞두고, 유럽으로 출국하는 도지사를
면담하여 ‘의견수렴의 절차를 밟을 것을 요구’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지도부의 행위가 총파업투쟁의 성과를 어떻게 극대화
시켜낼 수 있었겠는가? 결국은 대량소환장의 발부와 공청회
초대로 표현되고 있지 않은가? 비단 지역뿐 아니라, 현시기
민주노조지도부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총파업 투쟁의
지도부를 지도부답게 만들어야 할 과제를 진지하게 던지고
있다.
다음으로는 현장에 대한 체계적인 조직화 문제이다. 노조공식적
차원의 부단한 조직화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현장활동가들이
배제되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투쟁은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의 제 현장조직들간의 공동의 실천투쟁,
평택지역에서의 지역 공동실천투쟁 등 향후 현장활동가들의
체계적이고 자발적인 실천활동의 상을 일정하게 제시하기도
하였다.
4. 경제특구 투쟁은 계속 강화되어야 한다.
7월 중순 현재, 경기지역의 수많은 사업장이 투쟁중이다.
양적으로 지난 정권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탄압을
‘참여개혁정부’는 가하고 있다. 현장에 가해지는 공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단위 현장에서의 공세와 전국과
지역에서 가해지는 자본의 공세는 동일하다는 것이 이 상반기
지역투쟁의 교훈이다. 상반기 지역총파업투쟁의 기운을 적극
살려서, 지역연대투쟁으로 자본의 공세를 돌파하여 나가자!
하반기에도 특구지정에 대한 위력적인 총파업투쟁은 준비되어야
한다. 하반기 투쟁은 상반기투쟁의 한계를 극복한 전체 노동자
민중진영의 총단결투쟁이 되어야 한다. 노동자 총파업투쟁,
전민중 총궐기투쟁으로 경제특구를 저지시켜 나가자!
(2003.7.15)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