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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본질을 거부하는 새로운 운동,제2대학

현장에서 미래를  제9호
이춘택

열 린 마 당




대학의 본질을 거부하는 새로운 운동, 제2대학


이 춘 택 (회원, 연세대학교 전 제2대학 국장)


1. 제2대학(ALTERNATIVE UNIVERSITY) 운동이란 ?

제2대학운동은 학교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교육과는 별도로 학생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교육을 통해 자본주의 교육이 가진 문제점을 극복하는 새로운 자치적 교육질서를 만들어가기 위한 활동이다. 학교 수업 듣기에도 바쁜게 사실인데 왜 그것과는 별도의 새로운 교육질서를 만들려는 것일까 ?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이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이다. 자본주의는 사회의 모든 부분이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아무리 형식적인 민주주의가 발달해 있다 해도 모든 것의 결정권은 궁극적으로 자본에게 주어져 있다. 예를 들어 노동현장에서 무엇을, 얼마만큼,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는 자본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며 그 결과 노동과정에 대한 아무런 결정권도 가지지 못한 노동자는 노동에서 소외된다. 노동쟁의 때에도 임금과 작업조건을 넘어서는 생산에 대한 결정권의 문제는 이른바 ‘경영권’이라 해서 협상할 여지조차 없는 자본의 신성한 권리로 그것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가 금지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학교 역시 그 근본적인 결정권은 교육자본의 손에 놓여있다. 어떤 내용을 교육할 것이며, 누가 그것을 가르칠 것인지는 학교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어지며 학사업무에 대한 - 예를 들면 교직원 임용권이라던가 - 모든 결정권은 재단에게 주어져 있다. 또한 교육과정은 강의실이라는 일정하게 틀지워진 공간에서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엄격히 구분되어지며 가르치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그러한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은 소외된다. 다시 말하면 자본주의 사회의 학교교육은 본질적으로 학생들을 소외시키는 가운데 자본의 이데올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물론 때때로 진보적인 교수님들의 강의시간에는 자본의 이데올로기가 아닌 진보적인 사상이 배우는 사람을 주체화시키는 방식을 통해 교육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예외적인 경우이며 자본주의 학교교육의 전반적인 구조를 바꾸어 놓지는 못한다. 더구나 국가보안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재작년 경상대에서 있었던 ‘한국사회의 이해’ 사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본적인 학문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배우는 사람의 소외를 심화시키고 자본-임노동 관계에 순종적인 노동력을 재생산해 내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한다.
물론 그러한 자본주의 학교교육에 맞선 교육노동자들과 학생들의 투쟁은 끊임없이 계속되어왔다. 지금도 많은 대학에서 등록금 인상을 둘러싸고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학원자주화투쟁’ 혹은 ‘교육개혁투쟁’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은 자본주의 학교교육에 저항해 왔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투쟁은 학교교육 그 자체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 문제제기라기 보다는 부패한 재단에 대한 투쟁이나 제도교육 테두리 내에서의 개혁에 머무르는 것이었다. 이에 반해 제2대학운동은 제도교육의 개혁이 아니라 제도교육 밖에서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자치적인 교육질서를 만들려는 운동이다. 또한 제도교육의 테두리에서는 불가능한 새로운 교육질서에 대한 실험들을 진행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존재기반인 자본주의 학교교육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부정과 제도교육을 자체에 대한 거부를 위한 운동이다. 그렇다고 해서 또 하나의 모델을 만드는 일은 아니다. 다만 제2대학운동은 이제까지는 별로 고민되지 않았던 비제도권 영역에서의 자치교육질서를 만들려는 새로운 시도이다. 또한 제2대학운동은 기존의 제도교육을 개혁하려는 노력들과의 끊임없는 긴장관계 속에서 교육개혁투쟁이 자본주의 교육의 울타리를 넘어 그 본질을 부정할 수 있는 풍부한 상상력을 제공해 주는 운동이기도 하다 이런 점들이 제2대학운동이 기존의 강좌들과 구별되는 부분인데, 총학생회 주최로 더러 있었던 강좌들이 제도교육을 보완/보충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제2대학운동은 제도교육을 거부하기 위한 것이며 학교밖에서 진행된 여러가지 진보적 강좌 - 예를 들면 사민청 정치학교 등 - 들이 제도교육의 공간과는 별로로 존재하는 것이었다면 제2대학운동은 바로 그 공간에서 교육개혁투쟁과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끊임없이 제도교육을 위협하고 부정하기 위한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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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2대학운동의 제기 배경

그러다면 제2대학운동은 왜 현시점에서 제기되고 또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대상이 된 것일까? 제2대학운동의 제기 배경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학생사회와 학생운동의 변화를 살펴보아야 한다.
한국의 대학에는 학생운동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존재해 왔고 끊임없는 투쟁의 전통이 이어져 왔다. 많은 사람들은 대학에 들어와서 사회의 모순을 깨닫고 투쟁의 대열에 함께 했으며 운동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그 정당성을 인정받았었다. 다시 말하면 학생운동은 대학에 들어온 사람들 - 이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높은 지위가 보장된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조건을 부정하고 운동에 뛰어들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90년대를 넘어서면서 학생운동의 그러한 부정의 힘은 급격히 쇠퇴하였다. 학생운동은 이제 다수의 위치에서 소수의 위치로 변화될만큼 대중성을 잃어버렸고 그리하여 학생운동의 위기가 논의되기 시작한 지도 오래다.
학생사회의 변화 원인은 크게 두가치 측면에서 살펴 볼 수 있는데 첫째로는 소련을 비롯한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가 그것이다. 학생운동이 대학생의 존재조건상 삶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사회적 모순의 인식과 그로 인한 사상적 변화에 바탕한 것이라 할 때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는 학생사회에서 진보적인 사상의 급격한 쇠퇴를 가져왔다. 마르크스주의는 아주 손쉽게 폐기처분되었으며 곧이어 밀려온 포스트 모더니즘과 신세대론에 의해 역사는 한없이 가벼워졌다.
그리하여 학생사회에서 진보적 사상의 진지 역할을 해왔던 ‘학회’의 활동은 매우 위축되었다. 이제 도서관은 달라진 취직시험에 적응하기 위해 1, 2학년 때부터 영어책에 매달리는 사람들로 북적대며 토플 시험 접수 창구에서는 언제나 길게 늘어선 줄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2대학운동은 대학사회에 진보적이며 실천적인 사상을 보다 대중적인 형태로 확산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운동이다. 이제까지의 학회가 주로 개인적인 인간관계에 의한 활동을 통해 진행되었다면 제2대학은 학회로 포괄되지 않는 보다 광범위한 대중들을 상대로 강좌라는 대중적인 형식을 통해 진행된다. 또한 제2대학은 사회에 존재하는 진보적인 학술/연구단체 - 예를들면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 와의 체계적인 연대를 통해 전문화된 교육방식과 내용을 가지고 대학사회에 진보적인 사상의 흐름을 만들기위한 운동인 것이다.
학생사회 변화의 두번째 원인은 이른바 문민정부의 등장으로 대변되는 형식적 민주주의의 전개이다. 이전의 군사독재 아래에서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분명한 억압이 존재했고 그에 따라 학생운동은 군사독재라는 명확한 적을 향한 싸움을 전개할 수 있었고 그 싸움의 정당성 또한 대중적으로 획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만적인 형태이기는 하지만 형식적 민주주의가 진행됨에 따라 이제 싸움의 대상이 불분명해지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노동자 민중에 대한 정권의 탄압은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고 또한 학생운동은 노동자 민중의 투쟁에 열심히 결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을 통해 이전과 같이 운동의 대중성을 얻어가고 대중들이 자신의 존재조건을 부정하고 거부하게 만들 수는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여기저기서 많이 나오게 된 이야기가 ‘생활정치’, ‘일상정치’ 혹은 ‘급진정치’라는 말이다. 즉 학교 밖에서의 對정부투쟁만을 통해서가 아니라 대중들의 생활 그 구석 구석에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느끼게 하고 그에 저항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생활정치나 일상정치라는 말이 유행되면서 운동의 내용은 여러가지로 다양해졌지만 그러한 다양해진 운동이 진정으로 이전과 같은 부정과 거부의 힘을 가져다 주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회의적이다. 그것은 단적으로 일상정치라는 형식을 통한 운동이 이벤트 사업을 넘어선 모순의 직접적인 충돌과 그 와중에서 벌어지는 투쟁의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제2대학운동은 새롭게 제기되는 급진정치의 한 부분을 담당하려는 운동이다. 제2대학운동은 대학의 본질 그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제도교육과 부딪히고 그 부딪힘 가운데 벌어지는 투쟁 속에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깨닫고 자신의 존재를 부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정치운동’이다.

3. 제2대학운동의 현재적 과제

제2대학운동은 95년 연세대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진행되었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96년부터는 6개 학교로 확산되어 활동이 진행중이며 새롭게 제2대학운동을 고민하는 학교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많은 관심 속에서 확산의 추세에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제2대학운동은 명확한 운동의 흐름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많은 한계와 극복과제를 가지고 있다. 지난 95년 활동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하여 제2대학운동이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을 살펴보면 3가지 정도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교육과정에 있어서의 끊임없는 새로운 실험이 요구된다. 사실 95년 제2대학운동의 모습을 보면 교육내용에 있어서는 학교교육에서 다루기 힘든 진보적인 내용들이었고 또 학교교육에 비슷한 내용의 강의가 있다 하더라도 제2대학 강좌는 보다 현실 운동과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다. 그러나 교육과정에 있어서는 자본주의 교육의 문제점을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제2대학 강좌에서도 강사와 수강생이 엄격히 분리되었으며 한명의 강사가 다수의 수강생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되었다. 교육과정은 전반적으로 강사에 의해 주도되었으며 수강생들은 수동적인 모습으로 앉아서 강사의 강의만을 들을 뿐 교육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없었다. 이러한 제도교육의 잘못된 교육방식이 제2대학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사람들은 제2대학을 통해 이제까지 받아왔던 교육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없을 것이고 제2대학운동의 부정과 거부의 힘은 사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제2대학운동은 교육과정에 있어서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간의 관계, 그들이 교육과정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방식, 교육 내용(지식)이 생산되고 전달되며 수용되는 방식,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배치의 문제 등 총체적인 과정에 있어 제도교육을 극복하는 새로운 교육질서의 창출을 고민해야 하며 이를 위한 끊임없는 실험을 계속하여야 한다 연세대학교 제2대학의 경우 96년 1학기 강좌에서는 발표-토론식 교육과 함께 강좌 진행과정에서 수강생들이 직접 발언하고 행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제2대학 96년 강좌에서 실험하고자하는 교육방식은 다음과 같다.
⑴ 30 분 : 정해진 발표자(개인 혹은 집단)의 발표
⑵ 1시간 : 수강생들 끼리의 토론
⑶ 1시간 : 강사의 강의
⑷ 30 분 : 강의에 대한 질문과 대답
위와 같은 강의형식이 갖는 의미는 먼저 ‘강사의 강의보다 수강생들의 발표와 토론이 앞선다’는 점이다. 이전의 강좌에서는 강사의 강의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것은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는 것이었다. 즉 강사가 이미 강의를 통해 하나의 논리적 완결구조를 가진 그림을 제공해 주면 수강생들은 질문과 대답을 통해 그 그림중 잘 안보이는 부분을 좀더 명확히 그리는 것이었기에 질문을 통한 수강생들의 참여는 여간해서는 강사에 의해 제시된 그림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는 보조적인 역할이었다. 이에 반해 수강생들의 발표와 토론이 먼저 이루어지고 그 뒤에 강사의 강의가 진행된다면 강사의 강의는 수강생들의 지적(知的) 상태와 그날의 토론내용에 따라서 재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수강생들간의 토론은 그 주제에 대한 수강생들의 지적 상황을 드러내어 주며 강사는 그것에 바탕하여 강의를 하게 된다. 즉 강사가 ① ② ③ ④ ⑤의 다섯가지 내용으로 강의준비를 해왔다 하더라도 수강생들의 토론에서 ① ② ⑥ ⑦ ⑧ 의 내용이 나왔다면 강사는 자신이 준비해 온 내용을 다 강의하지 않을 수도 있고 미리 준비하지 않았던 내용을 강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강사의 강의는 미리 하나의 논리적 완결구조를 제시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강좌 참여자들의 앞선 토론을 통해 파편적으로 제시된 이야기들이 하나의 ‘그물망’으로 엮어지도록 모자이크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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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교육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활동이 요구된다. ‘교육’하면 우리는 누구나가 ‘강의실’이라는 틀지워진 공간을 떠올리게 되고 교사와 학생이라는 뚜렷이 나누어진 주체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사회의 한 부분에 학교라는 울타리가 둘러쳐지고 그것이 대중화 되기 이전에 교육장소는 곧 우리들이 생활하는 장소이자 노동하는 장소였고 교사와 학생이 뚜렷이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에도 역시 우리는 강의실에서의 성적을 얻기 위한 수업에서 뿐만이 아니라 강의실 밖의 다양한 삶을 통해 서로서로 교육하고 교육받고 있다. 이제까지 대학생을 대학생이게 했던 것이 강의실에서의 수업이 아니라 학생회 활동, 학회 활동, 동아리 활동, 술집에서의 선후배 동기간의 진지한 대화, 그리고 최루탄 연기 자욱한 거리에서의 투쟁이었던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강의실에서의 수업이 대부분 자본주의적인 이데올로기에 기반하여 자본-임노동 관계에 순종하는 주체를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다면 위에 열거한 강의실 밖의 다양한 삶은 자본주의적 사회질서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주체를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제2대학운동은 강의실이라는 고정된 공간에 가두어져서는 않되며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공간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아직은 삶의 공간으로 확대되었다기 보다는 ‘이벤트’에 머무는 것이지만 연세대학교 제2대학에서는 강의실을 벗어난 다양한 실천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96년 1학기 환경강좌의 경우 환경파괴의 현장을 찾아가 몸으로 직접 문제를 느끼고 그곳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는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환경문제를 인식하는 ‘생태기행’이나 강좌 참여자들이 당시의 정세와 연관되는 환경집회을 학교 내외에서 직접 계획, 실천해보는 ‘환경캠페인’(?) 등이 계획되어 있다. 특히 환경캠페인의 경우에는 대학사회에서 집회가 점점 관성화되고 참가 대중을 대상화시키기 쉬운 상황에서 강좌 참가자들이 직접 집회를 기획하고 제반사항을 준비하고 -예를 들면 집회 허가서를 내고 - 집회를 진행하는 과정을 통해 강의실에서는 얻을 수 없는 새로운 교육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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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째, 제2대학운동이 교육의 고정관념을 깨고 삶의 공간으로 확대되는 것과 연관되는 문제로 제2대학운동을 ‘정치운동’으로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실천하는 활동이 요구된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고 백번 보는 것보다 한번 직접 해보는 것이 나은 것처럼 투쟁현장은 우리의 가장 생생한 교육현장이다. 그러므로 제2대학운동이 삶의 공간으로 확대된다 함은 곧 생활 속에서 ‘교육’과 관련되어 우리를 둘러싼 억압과 부딪히며 그 부딪힘 속에서 투쟁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제2대학 활동을 하다보면 지금 막 교문에서는 민중탄압에 항의하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 또는 학교에서는 등록금 인상을 놓고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것과는 관련없이 강좌를 준비하느라 정신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문제의 해결은 제2대학도 깃발을 들고 투쟁의 대열에 동참함으로써가 아니라 제2대학이 발딛고 선 곳에서 자본에 대항하는 싸움을 만들어내는 것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자본주의 교육공간으로서의 대학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 부정과 거부, 그것은 제2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을 통해 얻는 새로운 경험에서 출발한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자본주의적 교육질서와 직접 부딪히고 투쟁함으로서 완결되어져야 할 것이다.

4. 제2대학운동의 발전전망

이제까지 제2대학운동의 현재적 과제를 그 활동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면 마지막으로 제2대학운동의 앞으로의 발전전망을 그 조직적 측면에서 이야기 해 보자. 제2대학운동은 96년들어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 항공대 등 6개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학교간 연대를 위해 ‘제2대학운동본부 준비모임’이 구성되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反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참관하고 있다) 제2대학운동본부 준비모임은 우선 아직 그 위상이 명확하지 않은 제2대학운동에 대한 각각의 생각을 나누고 강좌진행에 대한 상호이해를 돕는다는 목적에서 출발하였지만 앞으로는 제2대학운동이 학생사회에서 뚜렷한 하나의 흐름을 형성해 갈 수 있는 운동의 중심부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지속적인 간담를 통해 제2대학운동에 대한 고민을 깊게하고 하나의 통일된 운동방향을 만들어 갈 것이며 외부적으로는 2학기 강좌의 공동기획과 그것을 위한 여러 학술단체들과의 상시적이고 체계적인 연대를 모색함과 동시에 공동 홍보를 통해 제2대학운동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제2대학운동을 다른 여러 학교와 전국적으로의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공동강좌의 기획은 1학기 때 학교마다 제각각 강좌를 준비함으로써 보여주었던 체계적이지 못한 모습과, 중복된 강좌의 난립, 강좌기획에 있어서의 내용적/학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특히 진보적 학술단체와의 상시적이고 체계적인 연대는 교육프로그램의 개발이 학술단체의 자체사업 중 한 부분이 되게 함으로써 교육내용이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이며 풍부화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서는 대학사회에 학부생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학부-대학원-교수-학술단체를 연결하는 진보적 학술운동의 블럭을 형성하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이제까지의 강좌가 한 학교의 제2대학이 학술단체 - 예를 들면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이하 한노정련)- 에 강좌를 의뢰하고 그러한 의뢰에 의해 단기간에 그리고 일시적으로 강좌가 기획되는 모습이었다면, 앞으로 제2대학운동본부와 한노정연이 체계적인 연대를 맺는다면 대학생을 대상으로한 다양한 내용과 수준의 노동교육 프로그램을 한노정연이 전문적으로 개발해내고 그것을 일상적이고 대중적으로 대학사회에 파급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한편으로 운동이 대학사회에서 대중성을 획득해 나가는 또하나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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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대학운동은 분명 이제까지는 시도되지 않았던, 새롭게 제기되는 운동이다. 그러므로 제2대학운동은 이미 만들어진 길을 따라 앞서 행해진 방식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하나 하나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한 ‘길 만들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은 끊임없는 ‘실험정신’일 것이다. 우리는 제2대학운동이 대학사회에서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대학의 본질을, 나아가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을 거부하는 운동의 한 부분이 되기 위해 쉼없는 실험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한/노/정/연

2005-07-06 11: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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