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 대학로 아르바이트 권리 찾기 운동의 의의와 과제
유 기 만/ 가톨릭 노동사목 노동자의집
처음 원광대학교 총학생회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최저임금 투쟁을 시작하고 나니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가
그룹별로 보였다. 용역노동자, 아르바이트 노동자, 이주 노동자
등 대부분이 불안정 노동자층이었다. 원광대학 병원 청소, 세탁
노동자들이 전북일반노조에 가입하고 시작한 최초의 투쟁이
최저임금 이상으로 임금을 인상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학생들은 열심히 연대 투쟁을 해주었다.
조합원들과 함께 최저임금의 비현실성과 심각한 노동상태를
알리기 위해 병원 앞 선전전을 진행하였는데, 그곳을 지나는
학생들이 바로 최저임금 대상자들이었고 문제가 심각한
상태임에도 방치되어 있었다. 용역 노동자들의 노동이 고령자에
여성에 저학력이라는 이유로 심각하게 평가 절하되고 있다면,
대학로에서 일을 하는 젊은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아르바이트라는
명목으로 그들의 노동이 평가절하 되고 있었다. 그러나 사태는
더욱 심각했다. 대학생들도 학비는 그렇다 치고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비중이 심각한 정도이고
아르바이트를 경험하지 않은 학생이 없을 정도로 일반화
되어있는 것이다.
또한 청년 실업의 장기화로 인해 아르바이트가 직업화되는
경향도 심각한 상황이다. 아르바이트를 통한 사회 경험이라는
이데올로기는 허구이다. 서울대생 한달 용돈이 평균
60만원이라는 통계가 나왔는데 이것은 한달 열심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지금은 자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생계형
아르바이트가 대부분이고 심지어는 카드 빚을 갚기 위해 고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학생운동을 하는 후배들의 고민이 방학이면 후배들이 모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 조직화 자체도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단적이 예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하나의 기획 사업 정도로
접근을 했으나 이것이 기획 사업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문화 혹은
청소년 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1. 관점의 정리
■ 불안정 노동에 대한 인식 확산
노동 유연화가 심각하고 불안정 노동자 혹은 비정규직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60%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의 확산은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을 통한 비정규직화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최초 취업 자체를 고착화된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는 신규 취업자들의 문제이다. 정규직을
경험한 사람이야 비정규직의 심각성을 충분히 알 수 있지만
취업자체를 비정규직으로 한 신규 취업자들에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관점이 불분명하여 자신이 비정규직인지도
모르고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아르바이트 혹은 파트타임 노동은 젊은층 전역에 확산되어
있어 자신이 경험한 노동과 고용형태가 일반화될 경우
한국사회는 불과 몇 년 안에 정규직이 고립되는 양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규 취업 층에 대한 조직화와
노동권에 대한 올바른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위한 매개로
아르바이트 권리 찾기 사업은 중요한 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인 파트타임 혹은 아르바이트에
대한 문제제기는 법 준수를 넘어서는 자본가의 산학협동과 같이
새로운 노동운동의 주체를 만들 수 있는 경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2. 협약 체결의 내용과 방법
■ 협약서 내용
1. 본 상가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한다.
1. 본 상가는 최저임금법(시급 2,510원)을 준수한다.
1. 본 상가는 남녀고용평등법을 준수한다.
1. 본 상가는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에 가입한다.
1. 본 상가는 야간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한다.(근로기준법
55조)
1. 야간수당의 적용시간대는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이며, 평상임금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한다.(즉,
야간수당이 적용된 최저임금은 시급 3,710원이다.)
1. 본 상가는 인력광고 채용 시 수당을 공고한다.
1. 본 협약은 2004년 3월 1일까지 효력을 발휘한다.
기타 본 협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사항은 노동관계법이나 관례에
따른다.
원광대학교 총학생회
0000상가
■ 협약 체결의 방법
협약 체결 방법은 간단했다. 일단 정리된 협약서를 가지고
상가를 방문해 사장과 면담을 하여 사업 개요를 설명하고
협약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사전에 노동사무소를
방문해 협약 체결에 대하여 노동부가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하고, 상가가 노동부에 문의하면 협약 체결에 임하도록 할
것을 사전 작업으로 해놓아야 한다. 대학로 혹은 아르바이트
노동이 근로기준법조차 적용 받지 못하는 것에는 관계기관의
무책임이 가장 큰 책임임으로, 노동부에게 책임을 묻고 강력하게
단속하거나 시정할 것을 요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체결을 하지 않은 상가는 불매 운동 등으로 대응하였다.
불매운동은 상가 입구에 피켓을 들고 서서 상가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협약 체결 전 까지 이용하지 않을
것을 정중히 요구함으로 실질적으로 상가에 피해를 입히는
방법을 사용했다.
3. 사업 진행상 나타난 문제점
■ 수동적인 사업은 실패한다.
사실 아르바이트 권리 찾기 사업은 원광대 대학로가 처음은
아니다. 작년에 참여연대에서도 했었고 전북대학교, 충북대학교
등 이곳 저곳에서 진행되었다. 진행 방법은 설문조사 혹은
인터뷰를 통한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대중에 폭로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사업의
지속성과 해당 당사자의 문제제기가 없는 한 단발적인 사업을
벗어나기가 힘들다.
구체적으로 법 위반 사실은 해당 당사자가 제기하지 않으면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동적인 사업은 실패한다.
원광대학교도 올 초에 실태조사를 쭉 하였으나 심각성은 파악이
되었지만 전혀 시정되지는 못했고,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할지
난감해했다.
그래서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업 방향을 고민했고 그
방법으로 건설일용노조가 하고 있는 현장 사업장 단협 투쟁
방법에 착목하여 사업장 하나 하나 협약을 맺어나가는 방식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 사업장 협약의 한계
사업장 협약을 맺어나가고 협약을 체결하지 않는 사업장 앞에서
불매 운동을 하면서 사장을 굴복시키기도 했다. 얼굴도 비치지
않던 사장이 불매 운동 40분만에 달려와 협약서에 싸인을 한
것이다. 나름대로 학생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원광대학교
총학생회 설문조사 결과 등록금 투쟁 다음으로 아르바이트 권리
찾기 운동이 잘 한 사업으로 기억 될 정도로 호응은 좋았다.
그러나 여전히 당사자를 조직하는데 실패했다. 물론 그런 것에는
이유가 있다. 아르바이트의 경우 대부분 몇 달하고 말 건데 몇
푼 되지도 않는 돈 가지고 신고하고 고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며,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쉽게 나서지
못하거나 혹은 최저임금이나 근로기준법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어, 자기가 사장하고 약속한 금액인데 그것이 법 위반이라도
신고하는 것은 “좀 그렇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면도
있다.
물론 협약 체결 후 지속적인 관리 사업과 신고 사업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한 단계 앞으로 나가기는
했지만 당사자들에게 광범위하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협약을
맺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지키게 하는 노력과 당사자들을
조직화하는 일이다.
■ 지속적인 문제제기의 부재
총학생회의 사업 싸이클 상 총학생회 단위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하는 것은 무리이다. 물론 대중 조직으로써 협약을 맺고
선전을 하는데 에는 일정정도 역할을 총학생회가 할 수 있지만,
전문적인 단위가 없어 학생 생활 양식의 변화 혹은 대학로의
물가, 근로조건의 구체적인 분석을 해내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그러다 보니 총학생회의 사업 진행 방식도 반발적으로 끝나기
쉽다. 원광대의 경우도 9월 한 달 반짝하고 학생총회로 선거
준비로 지속적인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전문적으로 진행할 단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원광대 총학생회는 청년실업 문제와 아르바이트
노동권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학생총회를
통하여 졸업준비위원회와 같은 형식의 특별 기구를 만들 것을
안건으로 통과시켰고 몇 가지의 절차를 남겨놓고 있는 상태이다.
법 위반이 당연시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바꿔놓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또한 선전 선동식 조직화보다는
당사자의 삶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문화 전반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질 때 대중적인 조직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 영세 상인들에 대한 보호 대책 필요
많은 상가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부는
영세하거나 적자를 내는 곳도 있다. 물론 이들의 적자에는
건물주의 높은 임대료도 한 몫하고 있다. 협약을 맺다보면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근로조건의 현실화와 더불어 건물주의
임대료 갈취도 향후에는 문제제기가 필요하며 힘이 된다면 이를
강제할 필요도 있다. 상인보다 더 미운 놈들이 바로 앉아서
임대료 받아먹는 건물주들이다.
4. 향후 계획과 과제
■ 주체 발굴의 필요성
학생들의 노동 현장에 대한 연대는 대단히 추상적이다. 실제로
학생들과 일을 진행하면서 현장감이 없는 상태인 학생들에게
하나 하나 설명을 해줘야 한다. 아무리 노학 연대를 많이 다닌
학생들도 협약을 맺기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가면 난감하고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그때 그때의 상황 판단이 어렵다고
한다. 목표가 정확히 공유되고 협약의 내용부터 협상의 방법까지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과 토론을
조직해 나가야 한다.
■ 대중적인 노동 강좌
남한 교육 제도에서 대부분이 노동자가 되지만 노동 교육을 받고
노동자가 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노동운동이 사회로부터 더욱
고립되기 쉬운 이유도 노동운동에 대한 기초가 전 민중에게
전무하기 때문이다. 새내기 학교 혹은 대중 강좌로 아르바이트
노동 시 알아야할 기초 노동법 정도의 교육을 대중적인 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르바이트 노동에 대해서 법을 위반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당사자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인식을
바꾸려면 무엇보다도 새내기에 대한 조직화 사업과 교육 사업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방중 현장활동과 연계되어
새내기 사업은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 계획적인 현장 활동
협약 체결 이후 학생들과 준비 중인 것은 대학로 혹은 그 주변
유통 업체에 대한 계획적인 현장 활동이다. 무엇보다도 구체적인
상태에 대한 분석과 당사자들의 문제제기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계획적이고 목적의식적인 활동을 필요로 한다.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 하나 만들어가고 이를 일반화시키기 위해 방학 기간을 통해
학생들과 현장 활동을 준비 중이다.
일단은 대학로에 큰 업체를 몇 군데 지정하고 아르바이트 현장
활동에 돌입한다. 같은 아르바이트생들의 생활 형태와 근로조건,
매출 등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아르바이트 중
혹은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 책임을 묻거나
미지급된 부분에 대해서 받아낸다. 그리고 이것을 다시 주변
지역에 일반화 시켜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시행하고 체결을
맺은 업체가 위반을 했다면 총학생회 혹은 단위 차원에서
개입하고 시정해 나간다.
■ 조직화를 위한 계획
일단 특별기구를 만들어 일상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고충 처리 차원에서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구조적인 이유, 예를
들면 민중들의 빈곤화 혹은 사회복지의 미비, 사교육비의
과중함으로 인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도 필요하고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한 집단화된 투쟁도 조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기구를 넘어서는 대학생 노조 혹은 대학로
아르바이트 노조 등의 노동조합을 통한 주체 조직화의 계획도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아르바이트가 직업화
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또한
근로장학생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과 이를 조직화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후과는 대학로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 내 비정규직의 조직화와이들의 근로조건 개선과도
연속되어 작용함으로써 지역적 확장을 꾀해야 한다.
■ 노동운동과의 일상적인 연계
또한 기 노동운동과의 일상적인 연계도 필요하다. 취업 강좌 시
노동운동의 이해 혹은 꼭 알아야할 노동법 등을 교육하고,
가능하다면 취업 과정에서도 연계가 이어진다면 노동운동의
미래는 희망적일 것이다.
5. 마치며
진행한 사업보다 해야 할 일이 더 많고 목표와 과제도 경우에
따라서는 빛 좋은 개살구처럼 보일지 모른다. 아르바이트 권리
찾기 사업으로만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과제와 전망은 많은
이들이 꿈꾸고 계획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소한 일을 시작하려면 그것을 위한 매개고리가 있어야
하고 그 매개 고리로 대학로 노동권 문제가 인식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진행한 사업에 비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만큼 모두가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어서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이 단발적이고 기획 사업 정도로 사고되지 않고 많은
토론과 실질적인 사업을 통해 여러 곳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진행된 사업에 대해 중간 평가를 할 수 있도록 원고를
부탁한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