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2003년 12월 27일 ‘평등세상’ 주최로 진행된
토론회 내용으로 평등세상(http://www.pdss.net/)
2004년 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내용은 평등세상의 원문을
실었으나 중간의 소제목
은 피플타임즈(http://www.peopletimes.net/)에서 요약,
정리하면서 추가한 것을 이해의 편의를
위해 그대로 옮겼습니다.
2003년 민주노총 투쟁 평가 좌담회
― 민주노총 투쟁의 한계와 극복방안은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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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민주노총 투쟁 평가
자 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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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3년 12월 27일
.장소 : 평등세상 사무실
.참가 : 이시정 민주노총 조직쟁의실장
오민규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 기획교선 전문위원
이성대 전교조 서울지부 사무처장
전상룡 철도노조 교선실장
최선임 민주노총 서울중부지구협의회 의장
.사회 : 하길영 평등세상 편집위원장
하길영 :
모두들 바쁘실텐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어느
해보다 마음이 무거운 상태로 한해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배달호 열사부터 이용석 열사까지 여러 명의 동지들을 잃는 등
노동자에게는 힘든 한해였고, 또 그에 상응하는 민주노총의
투쟁을 벌였습니다. 올해의 투쟁을 평가하고 그 한계들이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를 논의하고자, 현장에 계신
분들을 중심으로 좌담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논의는 자유롭게 진행했으면 하고요, 먼저 올해 투쟁에 대한
총평을 하구요. 거기서 쟁점이 있으면 그것을 토론하거나
상반기와 하반기를 나누어 평가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투쟁에서 나타난 한계와 그것의 극복방안을 논의해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먼저 한해 투쟁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리겠습니다.
2003년도 투쟁 평가
이시정 :
저는 1월 24일부터 민주노총 조직쟁의실을 맡았습니다. 배달호
열사 투쟁 때였는데 한 해 동안 정신없이 지내왔던 것 같습니다.
지나고 보니까 올해 조금만 더 분명히 예상하고 충실히
준비했으면 더 많은 성과가 남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올해 꽤 큰 투쟁, 운동적으로 의미있는 투쟁이 진행됐었다고
생각합니다. 올 초 파병반대 투쟁을 간부 중심의 투쟁이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나름대로 힘차게 진행했고, 전교조 네이스
반대투쟁, 화물연대투쟁, 철도노조 투쟁과 같은 굵직굵직한
투쟁들이 있었습니다. 상반기에 이러한 투쟁을 모아내서 좀 더
힘 있는 투쟁으로 만들지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6월 철도노조 투쟁에 대한 공권력 투입 이후 노무현 정권이
반노동 정책을 분명히 하고 전면적인 탄압공세를 취하게 되고,
민주노총이 기대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열사들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 봉착한 것 같습니다. 그나마 열사들이 패배주의적
분위기가 퍼져있던 민주노조 운동을 최소한의 투쟁이나마 할 수
있도록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열사들의
투쟁을 딛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정도의 힘찬 총노동전선을
치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전상룡 :
저 역시 집행부를 맡은 지가 얼마 안 됩니다. 6.28 철도파업
지나고 노무현 정부가 철도노조를 심각하게 탄압하면서 집행부로
올라와서 일방적 공사화추진을 막아내기 위해 활동했습니다.
그래서 민주노총의 1년 평가를 하라면 무리한 이야기지지만, 몇
가지 떠오르는 대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2003년은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것 같구요. 철도 싸움도
그렇지만 단위사업장의 싸움이 내용이나 성격상 총노동전선으로
발전할 수 있는 투쟁으로 진행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철도노조의 경우에는 민주노총에 가입한지 얼마 안되어 결합력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올 초 배달호 열사투쟁에 진지하게 결합하지
못했고, 작년부터 이어져왔던 단체협약투쟁과 구조조정
저지투쟁을 진행해 왔습니다. 4월 20일에 파업전야제를
진행하면서 노정합의를 받아냈고, 4.20 합의의 의미를
조합원들이 충분히 공유하지 못하면서 내부적으로 진통이
있었습니다. 4.20합의를 뒤집는 철도 법안들을 노무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였고 이를 저지하고자 6.28 파업투쟁이
있었구요.
최소한 철도노조의 6.28 파업투쟁은 노무현 정부의 개혁이라는
것이 진지한 것이냐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평가할 수 있고,
노무현 정권의 개혁이 허상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말하게 했다고
봅니다.
하반기에 들어서 상반기에 민주노총의 투쟁에 진지하게 결합하지
못한 것을 내부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하반기부터는 가능한
수준에서 최대한 결합하려고 했고 그렇게 실행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1년을 돌아보면 참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죠.
이성대 :
저는 전교조가 민주노총과의 결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말씀을 들으려고 왔습니다. 다른 노조의 경우 노조가 만들어지면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조합에 가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교조는 합법화된 지 4년입니다만, 조직률이 29%정도밖에 안
됩니다. 조합원들의 의식 편차도 크고 전체 교사대중들을 보면서
조직을 끌고 나가야 하는 점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민주노총의 사업에 직접적으로 결합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활동가들이 전교조의 교섭력이 전체
노동운동의 파고와 같이 간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민주노총이 잘돼야 전교조가 교섭력을 갖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것을 인식한 것이지요. 그 단적인 예가, 그동안은 민주노총
집회에 많이 참가를 하지 못 했었는데, 11월 9일 노동자대회에
전국의 세 곳에 1,500명 정도, 서울시청 앞 집회에는 600여 명이
결합했다는 것입니다. 서울지역에서 지부 지회 집행위원이 300명
정도밖에 안되니까 상당수의 분회장들이 참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직접 참가해야 연대의식이 생기게 되는데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교조 자체적으로는 네이스 투쟁이 1년을 끌었는데, 100%로
승리는 아니지만, 학부모 단체, 시민단체, 민주노총의 도움으로
80% 정도는 승리하지 않았는가 생각합니다. 조직내부에서는 1년
동안 투쟁하면서 원심력도 많이 나타나 막바지에는 지도부가
투쟁위주로 나간다는 비판도 많이 나왔습니다만, 이번 투쟁의
의의는 전교조가 어느 한 사안에 대하여 투쟁을 끝까지 밀고
나갔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투쟁을
밀고 나간 것은 아마 처음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네이스 투쟁 이외에도 교육개방 문제가 있었는데요. 사실
경제자유구역 내에 한국인 학생들이 외국인 학교에 입학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전교조는 그 이상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교육
부문의 문제는 끝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전교조도 민주노총과
같이 끝까지 경제자유구역법 반대투쟁을 해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가 어느 정도는 형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전교조는
민주노총과 사업 내용을 가지고 결합하는 방안을 더 계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노총 전체 투쟁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지 않으므로 주로 듣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최선임 :
보건의료노조는 작년 성모병원과 경희의료원 등의 장기파업과
손배가압류 등의 여파로 올해의 경우 조직적으로 크게 결단을
하여 힘차게 싸우지 못했던 것 같구요. 저 자신도 열심히 하지
못한 것도 있고 그래서 평가 좌담회에 참가하는 것이 적절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듣고 배우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상반기에는 굉장히 힘이 났던 것 같습니다. 철도 전교조
화물연대 투쟁에 노정합의를 쟁취해가면서 신이 났었는데,
한편으로는 이렇게만 가지 않을 거다, 자본과 정권의 반격이
어디선가 터질 것이다, 그게 어딜까 걱정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철도 두 번째 파업부터 정권이 노골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고 봅니다.
또 한편으로는 노동탄압이 더 확대되고 더 집요하고 치밀하게
현장으로 구석구석 파고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반기에는 자본에
대항하는 노동조합의 조직 역량과 준비정도에 대한 한계가
드러났고 더 큰 싸움으로 만들지 못한 점이 있다고 봅니다.
열사들의 투쟁으로 민주노총의 조합원들이 다 죽지 않은
것이라는 투혼을 일으키고 다소 반전을 했던 같습니다.
그래도 올해를 처음 시작할 때보다는 좀 더 희망적으로 된 것
같아 보입니다. 한해를 돌아본다면 개별적으로 열심히 싸웠는데
조직적 연대투쟁까지 이어지지 않아서 아쉽고, 현장의 분위기와
조직까지 바꾸는 굉장히 어려운 숙제가 남는 것 같습니다.
오민규 :
저희는 5월 2일 비정규직 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7월 8일
노동조합을 결성했습니다. 노조차원에서의 투쟁은 하반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총평이니까 저희 현자 비정규직 노조의
투쟁보다는 전반적으로 올해 투쟁을 바라보면서 드는 생각을
긍정적인 측면 3개와 부정적인 측면 3개로 나누어
말해보겠습니다.
긍정적인 측면부터 말씀드리자면, 먼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노동자들 설문조사하면 기대심리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신자유주의 정권이라고 규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초반부터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올해는 전교조 투쟁을 비롯하여
대중투쟁의 역동성이 분출하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해
한 차례도 하기 힘든 파업을 화물과 철도가 두 차례나 파업을
했다는 것은 정세의 역동성을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김대중 정권 때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다가 작년 한동안 소강상태였었는데 올해
투쟁이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다는 점입니다. 화물연대 파업,
제조업 대공장 사내하청 조직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비정규직의 자기조직화는 많이 있었지만 많이 깨졌지요. 그래서
저희들이 노조 결성을 준비하던 시점에도 만들면 깨질 거라는
많은 우려가 있었고, 주변에서 정규직노조와 함께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들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3월 21일 아산
식칼테러 이후에 현자 아산 사내하청 노조가 결성되고, 현자
울산 비정규직 노조, 현중 사내하청노조, 금호타이어 등
자활력을 갖는 살아남는 노조를 만들어 갔습니다.
세 번째로, 열사투쟁입니다. 노무현이 노동자를 배부른
세력으로, 연봉 6,000만원을 받는 이기주의 집단으로
몰아부쳤는데 결코 노동자들이 기득권층이 아니고 얼마나
억압받고 여전히 노동탄압이 현장에서 어마어마하게 자행되고
있는지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쓴소리 비슷하게 3가지 이야기하자면, 우선 민주노총이
자기조합원만이 아니라 1,300만 전체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투쟁에 대해서는 미흡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근로기준법 개악인데요. 사실 조직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이 개악되더라도 기존 단협을 통해 일정 정도 막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개악자체가 어마어마한 권리의
하락으로 연결됩니다. 8월 29일 국회 앞 투쟁을 정리할 때
현장에서 단협을 통해서 개악시키는 것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선언을 했는데, 조직노동자의 경우는 그것이 가능하겠지만
조직되지 않은 1,100만 노동자의 경우에는 불가능합니다. 그런
점을 지적하고 싶구요.
두 번째는, 열사투쟁에서 민주노총이 11월 6일, 12일 두 차례
총파업을 벌인 것은 대단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전선의 확대를 중심으로 이어나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전면 무기한 파업이
제기되었지만, 민주노총이 설사 그것을 결의하더라도 집행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가 바랬던 것은, 일단 11월 6일
총파업에 나설 수 있던 노조의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았고
금속대공장 노조가 앞장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지만, 그것을 타
연맹으로 점차 확산시켜가는 투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침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11월 9일 대규모 노동자대회를
치르고 어마어마한 탄압을 받으면서 12일 전선의 하락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대중투쟁으로 열기를 바로 이어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정치적 전선으로 확대해나가는, 즉 노무현
재신임 국면에서 적극적인 노무현 불신임 투쟁을 벌이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나 합니다.
마지막으로 투쟁을 책임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올 초 배달호
열사 투쟁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열사들이 계속
희생되면서 명확히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두산중공업 경우
얼마 전 대규모 희망퇴직에 합의하는 등 배달호 열사투쟁이
두산중공업의 현장조직력의 강화로 이어지지도 못했습니다.
열사투쟁 관련하여 모든 교섭을 배제하자는 주장도 있었지만은
그것은 현실적이지 않은 것 같구요. 다만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열사들이 배출된 세원테크, 한진중공업,
근로복직공단 3사에 대해서는 총연맹이 일괄타결을 목표로 두고
직접 교섭해야하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진이
타결되면 전체적으로 풀어지는 것 아니냐고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었는데, 이러한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도 민주노총이
직접 3사 투쟁을 책임지고 진행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정권에 대하여
하길영 :
상반기 투쟁과 관련해서는 전교조, 철도, 화물연대 등 대중들의
역동적인 투쟁이 벌여져 나갔다, 반면 이러한 투쟁들이 너무
개별적으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1월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할 때
상반기에 총파업을 비롯한 투쟁을 할 것이냐, 하반기에 할
것이냐 라는 결정과 관련이 있을 것 같고요, 좀 더 나아가
노무현정권의 태도와 관련되었다고 생각되는데요. 논쟁적으로
토론을 하기 위해 말씀을 드리면, 노무현 정권이 어느 정도
개혁적일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니냐, 노무현
정권에 대한 기대가 초반부터 정권에 대한 전면적인 투쟁을
하기보다는 상반기에 역량을 축적해 나가고 하반기에 개혁과제를
중심으로 집중해서 투쟁한다는 것으로 정리되었고, 이로 인해
상반기 투쟁이 개별화된 채로 진행된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근본적으로 그 문제를 환원할 수는 없겠지만, 장기투쟁
사업장에서 열사들의 죽음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시정 :
그런 기대가 있었죠. 노무현이 극적으로 대통령이 되었고.
상반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폭발적으로 투쟁이 진행된 것은
대중들은 뭔가 변화하고 가능성이 보일 때 투쟁이 되는
것이니까, 그런 기대심리도 일정 정도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실 올 초를 돌아보면 화물연대의 경우도 총
집중투쟁을 하반기에 맞춰놓고 있었습니다. 하반기 법제도 개혁
투쟁으로 상반기 준비를 해서 간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밑에서부터 투쟁이 터져 나오면서 전면적인 투쟁을 한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화물, 철도, 전교조의 투쟁을 모아내서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봅니다.
역동적인 상황을 나름대로 예상하면서 투쟁을 묶어내고 조직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는, 민주노조 운동 내에 패배적 분위기
만연되어 있고, 뭔가 손에 잡히고 보여지기 전에는 투쟁을
진취적으로 기획해 나가는 것이 잘 안되는 점도 작용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파업
아니면 전술이 없냐’는 아주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고 “또
총파업이냐”는 식의 반응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목적의식적으로 투쟁을 묶어내고 전선을 쳐내고 준비하는데
제약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전상룡 :
상반기 투쟁과 관련하여 철도같은 경우에는 작년 단협 투쟁과
철도관련 법안도 있어 4월 투쟁이 예상되고 있었구요. 그 당시에
조합 간부들 사이에서 농담 식으로 수건돌리기 같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언제 한번은 터질텐데 어디서 터지냐는 건데,
결국은 철도에서 터졌지요.
수건돌리기라는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봤는데요. “단위사업장의 투쟁들이 너무 많이 가면 수건이
누구한테 딱 떨어질 것이다” 혹은 “시기상의 문제로 자신의
통치체계를 완성하면서 탄압이 들어 올 것이다.”라는 시기상의
문제이기도 하고 내용상에 문제들이기도 한 것이죠.
철도노동자들도 제가 보기에는 반 이상이 노무현을 찍었습니다.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던 조합원들도 정몽준이 날라갈 때 전화를
걸어 노무현을 찍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구요. “마음대로
하세요.”라고 하면서 끊었는데 (웃음) 실제로 철도 단위
조합간부는 이런 전화 한 두통쯤은 받았던 것 같습니다.
대중적으로 복잡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들이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이시정 :
민주노총 내부에서 노무현 정권을 평가하면서 노무현 정권이
한계를 가질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1년은 가지 않겠느냐고 안이하게 판단했었다고
봅니다. 노무현이 저렇게 반노동 친자본으로 생각보다 빨리
되어버린 데에는 전쟁과 공황으로 치닫는 세계자본주의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저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보는데, 그 당시에는
얼마간은 가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오민규 :
올 초에 노동자의 힘 토론회가 있었는데요. 아마 전교조는
네이스 투쟁을 하고 있었고 철도는 파업을 준비하던 시기였을
것입니다. 민주노총과 주요연맹 간부들이 노무현 정권에 대한
기대치를 갖고 있었고 노사정위 참여도 불참입장을 명확히
정해놓는 것은 어려운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인상 깊게 보았던 것이 네이스 투쟁을 벌이고 있던 전교조
동지들의 태도인데요. 상당히 명확했습니다. 교육공간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이 시작되었고 전선을 확실히 쳐야겠다는
태도였지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태도는 누구의
탓이랄 것도 없고 많이들 빠져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이유로
해서 민주노총의 지도부가 투쟁을 잘못 이끈 것이 아니냐고 탓을
할 것은 아닙니다. 다 빠져 있었고 상황이 그런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대중투쟁의 분출이 되면서, 화물과 철도의
재파업이 들어가면서 노무현 정권이 성격을 드러냈다고 봅니다.
그러다보니 초기에는 노사정위 참가여부를 고민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 4~5월쯤 되면 노사정위 말도 꺼내지 말라고
되어버리는 그런 과정을 거쳐 왔다고 봅니다.
이성대 :
네이스 투쟁 말인데요. 전교조는 올해 집행부가 바뀌었는데 새
집행부는 교육부문의 신자유주의 정책은 너무도 분명하다고
인식했습니다. 네이스에 대해서도 신자유주의 교원 정책의 기초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보았습니다. 교사대중들의 경우에는
네이스에 대해 노동강도 강화, 노동 통제라는 측면을 강하게
의식하지 않았나 판단되는데 투쟁을 통해 그것이 신자유주의라는
것을 인식하는 과정을 겪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최선임 :
상반기 투쟁의 아쉬움이라면 민주노총의 상반기 투쟁에 대한
지침이라는 것이 사실상 없다고 느껴졌는데요, 그래서 올해는
각자 알아서 싸우는 거구나 생각했지요. 민주노총이 전체 대중
투쟁을 아우르는 것에 대한 상이 안보이고 각자 자기 사업장
중심으로 힘 있는 데가 싸우는 만큼 싸우는 거구나라고 생각을
했지요. 단위사업장의 투쟁들을 민주노총으로 어떻게 하면
모으고 조직할 것인가라는 점들이 많이 토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시정 :
투쟁을 상반기 때에 집중시켜서 한다고 했을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것은 임단투 관련한 투쟁방침이라고 봅니다. 작년에
임단투에다가 어설프게 정치적인 것을 끼워 넣어서는 안된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대의원대회에서는 시기적으로 집중한다는
것은 있었지만 그것을 통해 전선을 만들어 내거나, 임단투가
단순한 임단투에 머물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상반기 때 가장 중요한 동력은 임단투 동력인데
이를 모아내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언제부턴가 노동운동이 임단투 중심이 되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
되었지만, 이 투쟁동력을 계급적인 투쟁동력, 사회적인
투쟁동력으로 만들어 내려고 하는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만약 올해 임단투를 투쟁시기라도 명확히 집중해서
해냈다면 노무현의 대탄압 공세에 보다 힘 있게 대응할 수
있었고 8월 휴가 들어가기 전에 무기력하게 주5일제를
통과시키지는 않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리하자면
올해처럼 임단투가 연맹별로 개별화되지 않게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현장의 조직화에 대하여
하길영 :
하반기 투쟁과 관련하여 평가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노총이 어려웠던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와 또 하나는 민주노총이 투쟁을 확대해 나갈려는 노력을
하지 못한 것 아니냐, 혹은 민주노총이 너무 노정교섭에
매달렸던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어쨌든 민주노총 투쟁이 벌였는데, 민주노총의
조직력에 한계가 분명히 드러났다고 봅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도 같이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시정 :
주5일제에서 무기력하게 당하고, 하반기 투쟁을 실제로
준비하면서 “뭔가 준비하는 투쟁을 만들어보자”고 했습니다.
총투표라는 과정을 놓고 현장을 다시 조직해가자, 교육 선전
선동으로 총파업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죠. 그 당위성은 다
좋은데 실제 할 수 있겠는가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상정하는 총투표는 그냥 총투표가 아니라 실제 파업을 조직하는
총투표이기에 그 짧은 기간 동안 총투표를 조직하는 것이 안
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대단히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10만 노동자 대회에 총집중한다는 계획이 나왔고
지도부 현장순회를 대대적으로 했죠. 수백 차례 간담회를 하고
4,5천명의 현장 간부들을 만났구요.
이러한 과정 속에서 김주익 동지가 자결하는 상황이 왔는데,
솔직히 김주익 열사 문제가 터졌을 때 투쟁동력에 대한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나하나 연락 해 보고 투쟁동력 점검 해 보고 하니
사실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해보자 해서 투쟁을
했는데 예상했던 것 보다 잘된 것 같습니다.
전면 총파업을 계속하자는 것은 사실상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봅니다. 조직을 실제 해야 되는 사람으로서 전선을 확대하기
위해서 혹은 동력을 유지하면서 투쟁을 하는 방법을 강구하려고
했구요. 그것이 수요파업이라는 형태로 갔는데 12일 이후에는
동력이 많이 떨어졌죠.
시한부파업 몇 번 하는 정도를 가지고 기대한 것보다 잘되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민주노총의 조직력이 없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 이 조직력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거냐에
대해서는, 87년 이후 계속되는 민주노조 운동을 다시금 되짚어
봐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아무리 조직력
강화를 외친다고 그것으로 복원될 것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조직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민주노조 운동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일들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조업노조들에서는
대기업노조 말고는 간부를 안 하려고 하는 데가 굉장히
많거든요. 금속노조만 하더라도 지회장 안하려고 하는 데 그냥
어거지로 몇 달 유지하고 있는 데가 많습니다. 간부를 안 하려고
하고 소수의 간부들끼리 활동하게 되고 조합원들은 임단투
시기에만 잠깐 관심을 갖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진단을 하고
새롭게 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선임 :
그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제가 있는 현장도
간부를 쉽게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세대가 많이 바뀌고, 옛날
간부들은 지쳐서 나가거나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빠져나가
소수의 간부들이 남아있고, 현장 조합원과의 관계는 굉장히
취약해져서 조합원들의 정서나 요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올라오는 열성조합원이 있지만 노동조합에
대한 관점이나 정치사회적 의식이 매우 취약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핵심간부로 육성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힘든 상황입니다. 조합원들이 파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관계 맺는 것부터가 힘든 상황이고요. 기본적인
의식이 취약하고 역량이 낮은 상황에서 투쟁에 대한 경험도
적으니까,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노동조합 조직이 아래로부터
박살이 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위기의식이 있습니다.
또 한가지, 저는 지구협의회 의장인데요. 지구협의회라는 것이
민주노총의 골간 조직의 하나인데, 주변의 많은 노조들이
산별노조로 전환하면서 오히려 각자의 폐쇄회로 속에 재편되는
식으로 전체투쟁에 대해서는 점점 무관심해지고 있어 지구협의회
활동이 참 어렵습니다. 옆의 사업장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연맹이라면 관심도 없고 교류도 없습니다. 우리가 민주노총을
건설한 것이 규모와 지역과 직종을 뛰어넘어서 큰 줄기로 하나가
되자는 것인데, 지금 추진하는 산별노조의 건설방식은 오히려
퇴행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금 같은 구조로 시간이
가면 굉장히 심각해진다고 생각합니다.
한해 한해 투쟁도 있겠지만 3년 5년 10년 길게 놓고 전체
노동진영을힘 있게 조직하는 방식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민규 :
현자 비정규직 노동조합 결성할 때 성명서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노동운동은 가장 낮은 곳을 지향하는 운동”.
전노협 때에는 전노협 소속 노조들이 투쟁을 해서 임금
가이드라인을 깨면 사실상 미조직 노동자들에게도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무력화되어 전체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들의 관심이 전노협의
투쟁에 쏠려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현자 임금투쟁을 본다면 조합원들이 자기투쟁의
정당성도 찾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 당시 연봉
6,000만원이라는 이데올로기 공세가 많았는데요. 자기
월급명세서 보여주면 뻥이라는 것 쉽게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뻥이더라도 “그래도 받을 만큼 받네”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휴가 때 가족과 친지들을 데리고 놀러갈 때
현대자동차 작업복을 입고 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즉 자기가
자기정당성을 갖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데 현자 임단투 출정식 등을 보면 파워가 올라가는데,
그것은 현자지도부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교육하고 참여시켜서
그것이 새로운 힘을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정규직 노동자들도
나만을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낮은 노동자들과 같이
싸운다는 것으로 정당성을 획득 한 것이지요. 저는 현대자동차
임단투 초창기에 보여주었던 대중적 역동성들, “노동자는
하나다” “비정규직은 더 이상 정규직의 방패막이가 아니라
같은 노동자다”라는 새로운 투쟁을 벌일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고 봅니다.
현재 바닥을 치고 있는 노동운동이 살아나려면 노동조합운동에서
가장 전투적인 비정규직 단위를 붙여서 노동자는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1,100만에 달하는 미조직 노동자들을 붙여서 더 큰
싸움을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는가 합니다.
민주노총 투쟁 평가
하길영 :
아까 하반기 투쟁에 관련하여 오민규 동지는 민주노총 방침에
대해 비판하였고 이시정 실장님이 답을 해주셨는데요, 오민규
동지는 거기에 대해서 더 이야기 할 것이 없나요?
오민규 :
제가하고 싶은 말씀은 다 드렸는데요. 11월 12일 총파업투쟁을
진행하고 투본대표자회의로 이후의 투쟁을 넘겼는데요, 넘길
것이 아니라 다시 대의원대회를 해서라도 책임있게 싸움을
진행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시정 실장님은 투쟁력을 소진하지 않는 방향으로 투쟁계획을
짰다고 하셨는데 19일 수요파업을 이어가자는 것도 사실상
금속의 결의로 이어나간 것이구요, 현자노조도 선거를 미루고
이번 투쟁에 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는데 미뤄지지
않았구요. 투쟁의 전선을 확대하려고 했다면 현자와 쌍차를
투쟁에 붙잡아두고 어떻게 이어갈 것을 고민했어야 하는데 그냥
방치해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총파업을 하면 현장에서 간부들이 “또 총파업이냐”라고 말하는
중요한 이유는 해왔던 단위만 하다 보니 역량소진을 하게 되고
왜 우리만 총대 메느냐는 식으로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대의원대회 때 그런 것들을 함께 고민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파업에 앞장서는 것이 금속이라면 그것을 인정하고
총파업이 불가능한 다른 연맹에서도 간부파업 총회 등으로 이
전선에 복무하게 하고, 민주노총의 총파업지침을 노골적으로
거부한 조직에 대해서 징계한다는 것을 결의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단히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한번을 싸워도
60만이 함께 싸우자는 이야기가 있듯이 함께 싸우는 투쟁을
조직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반복하는 것인데요. 3사 문제에 대해서
교섭권위임과 일괄타결의 방식으로 타결하겠다는 원칙을
지켰다면, 한진중공업이 전선에서 이탈하면 다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아니라, 한진중공업이 손 들었으니까 너희들도
손 들으라는 식으로 판을 이끌어 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시정 :
투쟁이 장기화 될수록 투쟁동력은 소진되게 됩니다. 투쟁을
확산시켜나는 것은 다양한 방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노총에서 수요파업을 하겠다는 것도 금속의 결의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다른 연맹에서 간부파업이든 총회든 결의하고
투쟁에 참여하라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해도 실제참여는 너무
뻔한 상황입니다. 금속노조가 파업을 하면 금속연맹이
확대간부파업 수준에서 붙고, 공공에서는 총회를 해서 참가하고
나머지는 상근자들이 나오는 정도지요.
실제로 투쟁전선을 확대시켜나가는데 파업이라는 형태만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일상활동에서 일반조합원이 참여하는
방향이 있기는 있었거든요. 퇴근하고 나서라도 촛불시위라는
것으로 하려고 했는데 이것도 잘 안 됐어요. 그것조차도
간부밖에 안 나왔지요.
그렇게 투쟁전선을 확대하는 것이 한 두 번은 되지만 조합원은
따라가지 못하는데, 이게 왜 그런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합니다.
조합원들이 임단투 중심으로 너무나 길들여져 가고 있는데요,
그것이 바뀌어야 합니다. 조합원들이 조합에 대하여 임단투
시기에 임금이나 올려주고 자기 고용안정이나 지켜주는 그런
존재로 인식하고, 일상적인 연대라든가 사회의식을 요구하는
투쟁에는 대단히 취약해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한 두 번의
투쟁은 즉자적인 분노로 유지가 되는데, 의식이 안 받쳐 주니
안되는 것이죠. 물론 지도부가 좀 더 높은 결의를 하고 투쟁을
했다면 조금은 나아졌을 것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실리적 노조주의라는 말이 많은데 실제로 심각합니다.
개인주의화 되어있는 것도 심각하구요. 그렇다고 조합원의 탓도
아니죠. 이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일상활동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일상활동을 제대로 하는 데를 정말 찾아보기 힘들어요.
거의 없어졌거나 아주 의례적이고 형식이거나 그렇지요.
조합원들의 관심이나 정서는 급격히 변했는데 노동조합이 그것을
따라잡지를 못해요. 그러니 임단투나 고용문제라는 자신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만 움직이는 것이지요.
오민규 :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현장이 비어있다는 것입니다.
총파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조합원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야
하는데, 선전선동이란 것이 매우 아쉽습니다. 중식선동을 하고
철농을 들어가고 조짜서 주간야간 수 십 명이 식당 앞에서
선동을 하면 조합원들이 “아 저 집행부가 이번 투쟁을 그냥
해보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죠. 이번
싸움이 대충 가서 몸 대주는 투쟁이 아니라고 느끼면 조합원들이
개인적인 피해를 감수하고 나온다고 보거든요. 물론 간부중심의
투쟁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하지만 간부들로부터 먼저
시작해야 합니다. 현장을 조직하고 최소한의 선전 선동으로
대중들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선언된 총파업은 매우 무의미하다라고 보는데요. 선언하지
말고 집행을 해야 합니다. 조합원들이 김주익 열사의 죽음을
보고 속이 팍 차오르는 것이 아니거든요. 일부 선진적인
대중들에게는 그런 울분이 생길지 모르겠으나, “참 아까운 사람
죽었다”거나 심지어 “애들을 놔두고 저렇게 죽으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자본의 이데올로기도 퍼지거든요. 그런
이데올로기를 깨주고 조합원들에게 선전하고 선동하고 하는
기본적인 활동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노조운동의 과제
하길영 :
민주노총에 대한 조합원들의 비판은 민주노총 지도부 몇 명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민주노총 전체의 조직운영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지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아자동차의 파업
찬반투표 부결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조직력이 취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는데, 이 한계의 원인을 찾아내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앞에서 실리주의, 현장
간부의 육성, 비정규직 조직화로 노동운동의 역동성을 살리는
것, 선전선동의 강화 등을 말씀하셨는데, 현재 민주노조운동의
현재의 한계는 어디에 있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시정 :
지역운동, 지역본부를 활성화하는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연대활동이 강조되고 민주노총 구조의 변화도
이에 맞추어 다시금 논의를 시작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앞에서 비정규직 조직화를 강조하셨는데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사실 사내하청은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이지요. 정말 열악한 부분들은 수도 없이 널려있고
이것은 지역이 담당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아까 말씀하셨지만 자기연맹 아니면 연대투쟁도 안가는 분위기가
상당히 많아요. 일상적인 총자본의 노동탄압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지역이 중요합니다. 예전 전노협 때에는 지역적 골간이
잘 되어 있었잖아요. 물론 그때와 달라진 측면도 있지만,
조직적인 골간 자체가 지역연대투쟁을 활성화시키는 구조였다는
것이죠. 일상적 정치활동에서도 지역조직이 중요하구요. 사실
노동조합이 경제적인 문제만 아니라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도
다루게 되고 앞으로 계속 그 중요성이 강조될 텐데, 일상적인
정치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도 지역이거든요. 그래서
지역조직의 역할과 지위가 커져야한다고 봅니다.
또 조합원들의 관심의 영역이 넓어 졌어요. 87년부터 노조를
시작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녀가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성장해
있고 자녀교육에 대해서 관심이 있고 또 건강문제에도 관심이
많거든요. 그런데 노동조합을 통해서가 아니라 전부 개인적으로
해결하려고 하거든요. 예전에는 노동조합이 일상활동하면 거기로
다 모였지만, 지금은 투쟁에 관심있거나 열성적인 소수만
노동조합으로 모이고 나머지는 전부 방치되어버리게 됩니다.
일상활동의 폭과 영역 자체가 대폭 넓혀져야 한다고 봅니다.
교육문제만 해도 그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와 바로 연결되어진
문제잖아요. 보다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문제와 연결되어있고
건강의 문제도 자기 개인의 건강문제 뿐 아니라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구요. 이러한 문제는 다 사회적 문제로
연결되는데 노동조합이 이에 대해서는 전혀 역할을 못하는
상황이지요. 노동조합이 투쟁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
개입하고 발언하면서 일상활동의 폭을 넓히게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이런 것들을 위해서도 지역조직의
필요성이 강조된다고 봅니다. 민주노총은 그런 방향으로 조직적
체계의 변화를 본격 논의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합니다.
최선임 :
중부지구협의회를 보면 용산, 중구 종로의 3개의 구에 있는
조합을 관장하는 조직인데, 휴면노조도 있겠지만 약 140개
정도가 중부지구협의회에 소속된 사업장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
운영기금을 내거나 아니면 조금이라도 지구협의회 활동에
결합하는 곳은 40개 정도로 압축되지요. 일상적인 결합의 경우
그보다 적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노동조합이 좀 더 촘촘히
연결되어야 하고 현장과 민주노총을 전체적으로 네트워크해야
하지만 현재 지구협의 수준으로는 그러지 못한 상황입니다.
현재 지구협의회의 경우에는 대단히 엉성한 조직입니다.
골간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지구협까지 민주노총의 체계적인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예산만 해도 그런데 사실 지구협의회는
교부금이 없어 소속노조에서 따로 활동비를 걷어서 활동하고
있지요. 현재 민주노총 가입 사업장들은 지역조직에 대한 고민이
너무 없습니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 새롭게 강조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른 노동자들에게 대한 관심을 갖는 최소한의 공간으로
지역조직이 자리매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현장방문을 하다보면 보면 큰 노조 같은 경우에는
뭔가 아쉬운 소리를 하려고 왔거니 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상당하지요. 회사 외판원 대하듯이 하는 경우도 있구요.
지구협의회에 오는 사업장들은 우리들끼리 자조적인 표현으로
춥고 배고픈 조직들이 모인다고 합니다. 물론 사업장의 투쟁이
길게 가는 경우는 해당연맹의 도움만으로는 안 되니까
지역차원의 연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전체운동은 취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자본이 생활과 정신 모두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선적인 연맹조직만 가지고는 견디기가 힘들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핵심조직이나 노동자성이 높은 조직, 조합원을 키워내는
역할을 지구협의회가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주변의 어려운
사업장들을 돌아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이성대 :
전교조는 거기서 갇혀서 활동하기 딱 좋은 곳입니다. 그래서
제가 지회 일을 할 때 의도적으로 올해는 연대사업을
활성화해보자고 결의를 했지요.그 때 마침 발전노조가 서울대에
들어가 투쟁을 벌일 때였지요. 지회 집행부원들이 돈을 모아서
서울대에 갔는데 하루만에 딴 데로 가는 바람에 오래 같이
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아무튼
그 이후에도 몇 몇 현장을 찾아갔었는데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집행부들이라도 다른 투쟁의 현장들을 직접 다니는
이러한 것이 가장 기초적인 방안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연대의식을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 않습니까.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접촉면을 넓히는 것인 가장 초보적인 수준에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이렇게 연대투쟁을 하다보면 동질감도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민주노총도 그런 접촉국면을 많이 만들어 내는 방향의 조직사업
방안을 마련해 주었으면 합니다.
하길영
지역조직을 강화해야한다는 말씀에 동의하구요. 앞에서 실리적
조합주의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것을 기업별 조합주의라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전체 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거의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그 외에도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대한 태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실질적인 산별노조를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그런 점보다도 노동조합운동을 하는 분들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잃은 것이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노동해방으로
표현되었던 노동운동의 정신이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그런
것을 새롭게 복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노조운동가들이 학습하는 분위기가 거의 없잖아요.
예전보다 그리 바쁜 것 같지도 않은데 학습을 잘 안합니다. 이런
것은 어떻게 보면 꿈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고요. 또 일상활동 일주일에 한번씩은 자기 조합원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선동도 해야 하는데 그런 일상활동이 많이 무너진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최선임 :
저도 그 부분에 동의하면서 몇 마디 하면요, 선진적인 조합원의
고민수준이 심각하게 낮습니다. 그래도 낫다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학습을 하려고 하면 인생의 목표가 대단히 혼란스러운
거예요. 사실 당장의 노동조합은 필요한 것 같으니까 하긴
하는데, 남이 해줬으면 좋겠는데 어쩔 수 없으니까 하는 데까지
해보자는 것이구요. 어떻게 살거냐 같은 문제를 이야기 해보면
대단히 혼란스럽고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공부를 하면 달라질 것 같은데, 기초과정을 하는 교육단위가
전혀 없어요. 연맹 단위를 보아도 그렇고 아주 실무적인 교육
아니면 기초적인 정세교육 이외에는 없어요. 기초교양이나
사회교양을 하는 곳이나 철학적인 학습을 하는 곳이 없어요.
이런 것도 같이 민주노총이 만들어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또 책도 없어요. 서점을 뒤져서 조합원들이 볼만한 책들을
살펴보면,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에 나온 책들이거나 아니면
학자적인 어려운 책들밖에 없어요. 아쉬운 대로 두 가지 책을
써보면 교수님들의 책은 정말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배울 만큼
배운 조합원들인데 이해를 못하고 옛날 책들은 고리타분해서
안되고요. 책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성대 :
거기에 하나 첨가한다면 문화운동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초창기에는 문화운동 소그룹이 많았거든요. 국악, 연극동아리,
노래패, 풍물패 등 상당히 풍부했어요. 집회에 나와 선동도 하고
자체적인 발표회도 하고 해서 정서적으로 사람들에게 일체감을
주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더라고요. 정서적으로 흡인력을
가지는 노동자 문화운동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의 사무실에는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총 연맹에서 신문이
오는데, 귀중한 예산을 들여서 만든 소중한 신문들을 적당히
읽다가 버리는 것이 너무 아깝거든요. 민주노총에서 전교조로
말하자면 분회장급까지 돌아가는 월별 소식과 함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매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다른 의견들을 듣고 학습도 도모하는 형태로 만들어
가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노조 활동가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전교조는 학교다운 학교를 만든다는 참교육 실현이라는 목표가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안 될 것 같고요. 뭔가 우리들만의
공감대라든지 우리들의 대의를 알리는 것이 있어야 될
것입니다.
또 민주노총이 사회적인 의제들을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차떼기 같은 것은 민주노총이 발언권을
갖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전교조 활동을 하면서 보면
우리가 힘이 없어도 찬스가 오는 경우가 있는데 교육부가
어이없는 실책을 할 때예요. 그런 것은 민주노총 차원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회 의제를 이끌어 간다는
차원으로 발언권을 높임으로써 조합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사회적으로도 위상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선임 :
과감하게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 같이 교육과
일상활동, 문화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이렇게
되면 최후의 몇몇이 남을 때까지 있다가 고사될 것 같아요.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일선에서는 조금 벗어나는 분야이지만 역할분담을 하고 거기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오민규 :
지역체계, 교육, 정말 중요한 지점입니다. 저는 조금 뜬금없는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빈곤의
정도는 어마어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항거하지만 사실 조직노동자들은 살만한 정도에 속하고,
자살률로만 보면 조직되지 않은 빈곤층에 상대가 안된다고
봅니다.
물론 당장 내년에 해보자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워낙 상황이
역동적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가능할지 모른다고 생각되는데요.
최저임금 대폭개선과 최저생계비 확대를 중심으로
조직노동자들이 이 사안을 갖고 단일한 정치 총파업을
조직하자는 것입니다. 또 총파업이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올해
최저임금 투쟁을 보면서 대중투쟁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간부들
중심으로라도 투쟁을 벌였다는 점에서 예년보다는 상당히
발전했다고 봅니다. 또한 최저임금의 수준이 적어도 전체노동자
평균임금의 절반이라는 기준을 정했다는 것 자체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는 노동운동이라고 할 때, 현재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고
최저임금을 올리면 1,300만 노동자들의 전체적인 이해를 대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1차, 2차, 3차 하청이
있는데 3차 하청 여성노동자의 경우 바로 법적인 최저생계비가
임금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2,510원 받아요. 그러면 거기서부터
쭉 서열화되기 때문에, 이것 자체가 노동자 전체의 임금인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투쟁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실질적인
임금인상 투쟁이 된다는 것이죠.
여기에 사회적 약자들 장애인들과 같이해서 임단협과 무관하게,
최저임금 결정시한이 6월 30일로 아는데, 그 시기를 택해서 조직
노동자들이 전체 노동자들의 이해관계를 걸고 총파업을 하는
상상력을 갖자는 것이죠. 아마 이 투쟁은 사회복지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많은 문제제기가 될 것입니다.
최선임 :
중부지구협의회에 지하철 차량 청소용역노조가 참가하고 있는데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 중에는 최저임금도 안되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보건의료노조에서는 단체교섭안으로 최저임금 기준을
제기합니다. 그런데 그 해당자는 병원 파트타이머들한테만 되고
용역에 대해서는 적용이 안돼요. 기본적인 연대의 관점에서
본다면 오민규 동지의 의견은 뜬금없는 의견이라기보다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가 조합원들이 자기투쟁에 대한 정당성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조합원들 사이에 다양한 경향이 있지만 더
이상 자기임금만 가지고는 파업을 못한다는 조합원도 있습니다.
이러한 투쟁과 함께한다면 투쟁에 대한 정당성을 얻어낼
것입니다.
이시정 :
사실 그 문제가 총연맹에서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임금인상 투쟁을 조합적인 수준에 머물지 말고 계급적 사회적인
투쟁으로 만들자는 기조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현실화
문제는 아주 열악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 미조직 노동자들을
위한 투쟁이라고 볼 수 있고요. 또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는
300만, 400만 되는 맨 밑바닥 노동자들의 생존과 관련된
국민생활기초보장법에 의하면 32만원인가가 되는데, 최소한에
인간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급여를 끌어올리고 수여대상을
확대하는 투쟁을 전개하자는 안이 제출되었습니다.
그런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그 의미는 좋은데 어떻게 임금
인상투쟁시기에 그러한 요구들의 결합이 가능하냐는 것이죠.
논의를 하다가 사회적 공공성 강화의 요구 속에 포함되었고
임단투 시기 공동요구로 걸자는 의견은 소수 의견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전면적으로 이슈화하는 것은 조직노동자의
임단투를 엄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임금인상투쟁을 앞으로는
더욱 심하게 매국노적 분위기로 몰아갈 것 같은데, 이럴
때일수록 임단투를 사회적으로 변화시켜내는 투쟁으로 바꾸어
내는 것이 중요할 듯 합니다. 제기될 때가 되었지요. 저쪽에서도
빈곤자살 문제 등으로 사회적 이슈가 된 상황에서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고 나가면 좋을
것입니다.
이성대 :
학교에서 일하는 과학실험보조원들이 여성노조에 조직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만나러 갔었는데요. 그분들의 말씀이 학교에
비정규직이 여덟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전교조는 교사들만
조직할 수 있는 상황이라 그 분들의 상황을 잘 몰랐지요. 이런
부분을 알리고 의식을 갖도록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민주노총에서 그런 방향으로 사업방향을 잡으면 전교조도
비정규직에 대한 관심을 더 갖게 되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2004년과 민주노조운동
하길영 :
더 나올 이야기가 많겠지만 그 부분은 앞으로 과제로
남겨두고요. 마지막으로 내년 그리고 향후 민주노조운동이
해결해야 할 핵심적인 과제에 대해 한 말씀씩 해 주십시오.
이시정 :
올해 많은 투쟁이 있었는데 특히 관심있게 본 투쟁은 새만금
투쟁이었습니다. 삼보일배하는 것을 보면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하는 사람이 정말 진정을 다하여
하면 되는구나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내년 초 민주노총선거가
있는데 어려운 조건에서나마 중심을 잡고 진취적으로 투쟁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주노조운동을
되돌아보면서 제2의 도약을 위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상룡 :
진정성을 가지고 책임지고 있는 단위들이 주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민주노조 운동이
만들어지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민주노조의
한계와 문제들을 현장과 상층 모두 같이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성대 :
올해 투쟁을 거치면서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활로가 없는 것
아니냐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고3
입시와 관련하여 네이스로 제출하라고 했을 때도 그랬는데,
청소년 단체들이 소송을 내고 기자회견을 해서 활로가 생겼죠.
방향을 제대로 잡아가면 길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노총도
여러 어려운 부분도 있고 사회를 전체적으로 바꿀만한 결정적인
힘은 아직 없지만 역량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좀 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최선임 :
노동진영의 냉소와 불신이 깊지만 올해 투쟁으로 우리가 훨씬
건강하고 투쟁을 이룰만한 힘과 저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올해 투쟁을 통해 노동운동 과제가
무엇인지 깊게 생각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구요. 냉소보다는
자신감을 추슬러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주변을 살피고 좀 넓게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민규 :
전선을 확대시켜나가는 투쟁, 전체노동자를 위한 투쟁, 한번
투쟁을 벌였으면 끝장을 보자는 세 가지 이야기로 요약을 할 수
있겠는데요. 세상을 바꾸는 노동자의 포부를 갖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올해 투쟁에서 대중의 역동성을 많이 보았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역동적인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적극적인 투쟁전선을 만들어나갔으면 합니다.
하길영 :
수고하셨습니다. 이상으로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