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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포라티즘의 변천과정과 정당정치적 의미

현장에서 미래를  제95호
정병기

코포라티즘의 변천과정과 정당정치적 의미:

통치전략적 성격과 정치체제적 성격



정병기 / 연구위원(정치학)





1. 코포라티즘의 개념

코포라티즘은 1970~80년대 사회과학의 주요 논쟁 대상이 된 이후 오늘날까지 그 형태와 강도를 달리할 뿐 지속적 논의 주제가 되어 왔으나, 여전히 모호하고도 논쟁적인 개념.1) … 그러나 코포라티즘은 사회적 권리와 의무를 전제로 자율적 직능집단들(corporations)의 정책결정 참여를 통해 안정된 사회질서를 유지하고자 했던 중세 장원제도에서 연원하였으며, 이후 이탈리아 파시즘 정권에 의해 유일정당의 전일적 정책 조정과 사회적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도입되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음(Hancock 1989, 3; 이호근 2002, 101).

코포라티즘을 Schmitter는 ‘이익대표체계’로, Lehmbruch는 ‘조직내적 조직외적 네트워크’로, Panitch는 ‘노동자계급의 통합을 위한 구조’로 봄.


1) Philippe. C. Schmitter

사회코포라티즘: 구조기능주의적 관점에서 안정된 부르조아 지배체제에서 피억압계급을 체제에 통합시키는 방식. 사회 갈등을 평화적 방법으로 해소. 반면, 국가코포라티즘(이탈리아 파시즘, 독일 나치즘)은 부르조아가 약해지거나 분열되어 있어서 자유민주주의 지배질서에서는 비특권계층의 합법적 요구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가 ‘종속계급’의 억압을 통해 지배계급을 대신하는 것(Schmitter 1974, 107, 115ff; 1977, 10f; 1979, 96ff).


2) Gerhard Lehmbruch

코포라티즘은 투입 면에서의 이익대표유형이자 국가정책의 형성과 실행에도 참여하는 제도화된 정책형성이기도 함(Lehmbruch 1977, 94f; 1979a, 300; 1979b, 54f; 1982, 2ff).


3) Leo Panitch

코포라티즘은 사민주의 정부가 노동조합운동을 자본주의 국가에 순응시키는 수단으로서 도입한 기제(Panitch 1986, IXf). 즉, 코포라티즘은 조직된 사회­경제적 생산자그룹들을 통치자 차원에서 대표와 상호협력 그리고 대중차원에서 동원과 사회적 통제라는 체계를 통해 통합하는, 선진자본주의 사회의 한 정치구조로 간주됨. 여기에서 정치구조는 경제정책 결정에서 제도화된 대표에 의해 구성되는 국가와 기능적 이익집단들(특히 노동조합과 사용자단체들) 간의 현실적 연계, 이 과정에서 이익집단들 자체들 사이의 상호작용 및 집단들의 자율성이 제한되고 집단들이 국가정책을 위한 동원이나 행정의 대리기제(agencies)로 고용되는, 집단들에 대한 국가통제의 한 요소라는 표현으로 특징지어짐.


4) 기타 입장들과 개념 정리

자본주의 체제의 정치적 하부구조 중의 하나로 파악하거나(Kastendiek 1981), 포드주의적 축적양식과 연결하여 케인즈주의 양식이 사라지고 포스트포드주의로 이행과는 과정으로 파악하는 학자(Hirsch and Roth 1986)가 있는가 하면, 수렴이론의 입장에서 다원주의적 민주주의를 대체한 것(Harrison 1980) 혹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간의 제3의 체제적 대안으로 보거나(Wiarda 1997), 적절한 위기관리 방식으로 보는 학자(Esser, et al. 1979)도 있음.

다양한 여러 입장들 중에서도 코포라티즘의 공통적 특징이 되는 이론적 핵심은 ‘국가기구의 적극적 중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사회집단들의 독점적ㆍ기능적 이해관계 대변조직들이 이해관계대변과 국가 정책집행을 연결하는 고리로서 노ㆍ사ㆍ정 3자의 정치적 교환에 참여하는 사회정치적 과정’(Cawson 1986, 38)이라는 것.2)



2. 코포라티즘의 분류와 변천

1) 국가 코포라티즘과 사회 코포라티즘

전간기의 나치즘과 파시즘 등 독재정치의 사회통제 메커니즘을 의미하는 전자를 주로 국가 코포라티즘이라고 한다면, 의회민주주의 체계에서 나타나는 후자는 흔히 네오 코포라티즘이나 사회 코포라티즘 혹은 민주적 코포라티즘으로 불림.

Schmitter에 따르면, 국가 코포라티즘이 부르조아가 약해지거나 분열되어 자유민주주의 지배질서에서는 비특권계층의 합법적 요구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가 억압적 방식으로 지배계급을 대신하는 것이라면, 사회 코포라티즘3)은 안정된 의회민주주의적 부르조아 지배체제에서 피억압 계급을 체제에 통합시키는 방식으로서 사회 갈등을 평화적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을 의미.


사회 코포라티즘의 전제(특징)(Wiarda 1997, 7)

① 강력하나 전체주의적이지 않은 국가

② 대개 수와 기능이 한정된 구조화된(총체적으로 통제되지도 완전히 자유롭지도 않은) 이해관계집단의 존재

③ 이해관계집단이 국가의 일부가 됨(자유주의적 다원주의에서처럼 완전히 독립적인 것과 구별됨)


사회 코포라티즘적 노사타협의 조건(김인춘 2002, 175-6 참조).:

① 단위노조와 기업 및 노동과 자본을 통제할 수 있을 만큼 노사 양측에 권위 있고 중앙집권화된 포괄적 정상조직이 존재.

② 협상이 가능할 수 있을 만큼 노동의 정상조직과 자본의 정상조직간 일정한 힘의 균형.

③ 양자의 협약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중재하고 협약 준수를 보장하며 협약에 따르는 단기적 희생을 복지 및 사회안전망 등 사회정책을 통해 보상해줄 수 있는 국가의 상대적 자율성.

④ 친근로자적 국민정당의 집권.

⑤ 양보와 타협의 문화(협의 민주주의의 발전).


2) 수요조절 코포라티즘과 공급조절 코포라티즘

- 자본시장 자유화와 자본이동 증대, 산업구조 변화와 이에 따른 계급구조 변화, 생산방식의 변화 등이 코포라티즘의 변화를 초래.

- 수요조절 코포라티즘(demand-side corporatism): 완전고용, 노사관계안정, 사회복지의 확대를 주요의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기존의 사회 코포라티즘을 주요조절 코포라티즘 또는 수요중심 코포라티즘이라 일컬음. 곧, 수요조절 코포라티즘의 성공은 성장과 물가안정, 고용과 인금인상자제가 제도적 보장과 사회적 힘의 균형의 통해 합의되고 달성될 수 있어야 함. 1980년대 이후 세계화와 그에 따른 사회경제 구조변화는 이러한 수요조절 코포라티즘의 성공조건을 와해시키기 시작하였다는 점에서 코포라티즘 위기론 대두.

- 공급조절 코포라티즘(supply-side corporatism): 노동시장의 유연성확보, 생산성 증대, 그리고 사회복지지출의 통제를 통한 국제경쟁력을 강조하는 한편, 노동시장의 열패자에 대한 보호 및 재취업 기회 제공, 불공정해고의 제한, 그리고 경제성장 과실에 대한 공정한 분배 등의 이슈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것(김용철 2000, 5)으로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과 양립가능한 것으로 이야기됨.



3. 코포라티즘 정치의 분석틀

정치ㆍ사회ㆍ경제적 배경: 자본의 이동과 흐름(세계화 수준), 생산방식, 계급구조, 복지국가, 사회균열구조.

주도정당 성격: 집권당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전체주의적 국가정당, 사민주의 정당)과 지지율

정당정체성 변화: 사민주의 정당의 정체성 변화(친근로자적 전통사민주의 국민정당, 현대적 경제정당으로서의 현대사민주의 정당).

계급간 역관계 변화: 자본과 노동의 힘관계 변화.

권력 작동방식 변화: 국가와 시민사회간 관계의 변화(전체주의 국가, 협의 민주주의, 다수결 민주주의)(최경희, 2004, 15~6 참조).

연정 요인: 연정 구성 정당, 연정 내부 의사결정 과정.


▶ 가설

코포라티즘은 집권당이 선택한 통치전략이자 구조적 요인에 의해 직접 결정된 정치체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코포라티즘적 통치전략을 선호하지 않는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구조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코포라티즘 체제를 철저히 거부할 수 없어 상대적으로 약하게 현상한다.

통치전략적 성격은 정치ㆍ사회ㆍ경제적 배경의 변화에 따른 집권당 배출과 이 집권당의 정당 정체성 변화를 중심으로(구조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 받음) 하는 정당정치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집권당의 정책적 선택과 관련된다.

정치체제적 성격은 계급간 역관계와 권력의 작동방식을 중심으로 하는 구조적 요인에 의해 직접 결정되어 집권당의 선택과 관계없이 상대적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정치적 운영원리 및 운영방식과 관계된다.

국가 조합주의는 전체주의적 국가정당의 통치전략이자 파시즘적 체제의 운영원리 및 방식이라면, 수요조절 (사회)코포라티즘은 친근로자적 전통사민주의 국민정당의 통치전략이자 케인즈주의 복지국가 체제의 운영원리 및 운영방식이며, 공급조절 (사회) 코포라티즘은 슘페터적 경제정당으로서의 현대사민주의 국민정당의 통치전략이자 신자유주의 국가체제의 운영원리 및 운영방식이다.



4. 강성 코포라티즘 국가의 코포라티즘 정치: 스웨덴,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표 1> 정당정치적 요인과 코포라티즘

나 라

주도정당 성격1)

정당정체성 변화

주요 코포라티즘 변화

스

웨

덴

사민당(SAP): 20년대 온건당(MSP) 약화 이후 비경쟁적 제1당 유지. 중도당(CP)과 온건당(M)이 제2당 각축.

?연정주도: 82~91, 94-현재

?비집권기: 76~82, 91~94

80년대 사민당 정책 실패로 신자유주의화 시작

?76년 이후 (중도당, 온건당 주도) 코포라티즘 해체 시작

?코포라티즘적 대안 부재와 위기

오

스

트

리

아

사민당(SPO): 66-70년, 2000-현재 외에 줄곧 집권당 유지.

?단독정부: 70~83

?연정주도(FPO): 83~87

?대연정(OVP): 45~66, 87~2000

?비집권기: 66~70, 2000~현재

87년 대연정 이후 시작하여 94년 이후 40% 이하로 지지율 하락하자 신자유주의 정책 수용 시작

?45~66: 전통적 수요조절 사회코포라티즘

?66~87: 약화되나 수요조절 코포라티즘 맥락 유지

?87 이후: 공급조절 코포라티즘으로 전환 시작

네

덜

란

드

노동당(PvdA): 50년대, 70년대 중반, 94년 이후 주도정당(단독 정부 경험 없음)

?연정주도: 48~58, 73~77,

94~2002

?비집권기: 58~65, 66~73,

77~81, 82~89, 2002~현재

사회적 균열의 심화로 통합의 역할로 정체성을 인식하여, 노사관계에 개입하고자 적극 시도. 94년 이후 ‘제3의 길’ 선택

?48~58: 전통적 수요조절  코포라티즘(그러나 노사간 자율협상이 우선)

?58~73: 대립과 투쟁

?77~94: 정부공격에 대한 방어적 노사타협(82년 바쎄나 협약)

?94~2002: 공급조절 코포라티즘

노

르

웨

이

노동당(DNA): 90년대에 일정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비경쟁적 제1당을 지속해 옴. 그러나 2001년 선거에서 24.3%로 급락.

?노동당에 대해 다른 4개 중도 및 우파 정당들이 연립하여 대립

?비집권기(3~4개의 중도 및 우파정당들이 연정): 63, 65~71, 72~73, 81~86, 89~90, 97~현재

신자유주의 혹은 제3의 길로의 정체성 변화가 상대적으로 미약

?전반적으로 전통적 수요조절 코포라티즘을 유지

?97년 이후 중도-우파 연정 1기에는 수요조절 코포라티즘에 대한 공격이 가시화되지는 않았으나, 2001년 이후에는 가시화될 전망이 없지 않음.

출처: Ismayr 1999, 각 나라 부문

<표 2> 세계화, 구조적 요인과 코포라티즘 유형

나라

세계화1)

계급간 역관계

권력 작동방식

현 코포라티즘 유형

노사관계의 특징

노조

조직율

협의민주주의의 특징

사회보장수준2)

스웨덴

64(14)

?60년대 후반 노노갈등 시작

?LO(일반노총), SACO(전문직 노총), TCO(사무직 노총)의 분립

81

?범정당 협의

?사회균열정도 약

49(18)

코포라티즘 대안 부재

오스트리아

75(16)

?사민주의적 단일통합노조(OGB)

?세계화 수준의 영향으로 자본 강화

53

?범정당 협의

?균열정도 약

40(19)

공급조절 코포라티즘

네덜란드

110(19)

?사민주의적 단일통합노조(NVV)

?세계화의 영향으로 자본 강화, 노조 양보

32

?범정당 협의

?사회균열정도 강

53(26)

공급조절 코포라티즘

노르웨이

83(-4)

?사민주의적 단일통합노조(LO)

?세계화 영향 미약, 강력한 노조

54

?노동당 vs 중도-우파 연립

?사회균열 정도강

34(14)

수요조절 코포라티즘(약화 전망)

1) (수출+수입)/GDP (%), 1980~90: 괄호안은 1980~90평균 ― 1966~79평균

2) (사회보장지출-이전지급)/GDP (%): 괄호안은 이전지급/GDP (%)

  출처: 세계화, 노조조직률, 사회보장수준 - 안재흥 2002, 400에서 발췌, 기타 - Ismayr 1999, 각 나라 부문.


< 참 고 문 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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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포라티즘은 20년 전에 ‘코포라티즘’란 용어로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소개되었다(한배호 1983, 211~5). 그러나 코포라티즘라는 용어는 노동조합론에서 말하는 노동코포라티즘(trade unionism)이나 생디칼리즘(syndicalism)과 혼동되는 난점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조합’이라는 말은 계약에 기초한 근대사회의 다원주의적 이익대표 개념에 더 가깝기 때문에 코포라티즘이 함축하고 있는 유기체적이며 공동체적인 의미를 표현하지 못한다(최장집 1983, 365; 1988, 11~2). 따라서 여기에서는 코포라티즘이라는 영어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2) 이 때 사회집단은 물론 사안에 따라 의약 집단이나, 종교집단 등 다양한 사회집단들을 포괄하는 의미. 그러나 산업자본주의 국가에서 노사의 대표조직은 다원주의자들이 비차별적으로 등치시키는 사회 내의 무수한 다른 조직들과는 상이한 핵심적 이해관계대변조직이라고 보아야 함.


3) 여기에서는 국가코포라티즘의 대당적 의미를 살리기 위해 사회 코포라티즘이라는 용어를 사용.


2004-02-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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