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복지 5개년 계획’ 비판과 과제*1)
강 동 진
보건복지민중연대
1. ‘생산적 복지’의 실체
참여정부가 등장한 지 1년이 지났다. 1년 동안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30% 근처에 머물 정도로 대부분 부정적이다. 이는 복지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언론 보도내용을 보면 ‘국민의 정부’에 비해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은 후퇴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그나마 복지의 확대를 위해 노력한 데에 비해 참여정부는 초기의 ‘분배’위주의 정책을 펼 것이라는 지배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복지가 실종되어 ‘성장’위주의 정책을 폈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일자리가 최선의 복지’라고 언명하기도 했으며 급기야는 2월 24일 ‘성장위주의 정책’을 펼 것이라고 천명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국민의 정부 ‘생산적 복지’보다 후퇴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참여정부 1년의 복지의 현실에 비추어볼 때, 지난 1월 20일 국무회의에서 심의․확정된 ‘참여복지 5개년계획’은 이러한 평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적 복지’의 실체에 대해서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참여복지 5개년 계획’에서 참여복지는 ‘생산적 복지에서 이룩한 진전을 유지․발전시키면서 새로운 복지수요에 대응하는 적극성을 가진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생산적 복지에 대해 ‘경제위기 상황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한 국민의 정부 복지정책 이정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하여 참여복지는 ‘국가의 적극적인 복지역할 증대와 국민의 능동적인 복지정책참여가 결부되어 급변하는 사회경제적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하고 수준 높은 복지제도를 구축하여 국민 모두의 인간적인 삶이 보장되는 참여복지공동체를 구현하는 복지원리’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 ‘생산적 복지’(제1차 사회보장5개년계획)의 현실은 어떠했는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절대 빈곤’문제와 ‘실업’문제에 대응하는 데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었던 목표는 달성되었는가?
그러나 ‘전국민에 대한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사회안전망 구축’과 ‘경제와 복지가 조화를 이루는 생산적 복지’를 구현했다는 평가와는 달리 실제 생산적 복지는 ‘복지보다는 노동을’, ‘구제가 아닌 자활을’ 강요하는 복지정책이었다. 실업은 증가하였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는 이미 전체 노동자의 반을 넘은지 오래이고,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으며, 빈부격차는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확대된 것이 현실이다. 실업의 문제도 청년실업율이 10%에 달하고, 실제 실업율은 비록 숫자적으로 높은 수치는 아니라 하더라도 오히려 불안정한 일자리는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목표와는 달리 전반적인 민중의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져 불안은 한층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자살’(엄격히 말하면 ‘사회적 타살’)의 증가는 이를 단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실제적으로 ‘생산적 복지’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히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경우에도 전국민 대비 수급자 비율은 2001년 3.1%, 2002년 3.0%로 기초생활보장제도 이전의 생활보호대상자의 비율과 비교하여 별로 증가하지 않거나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로 도입된 조건부 수급자를 감안하였을 경우 오히려 더 줄어들었다. 그리고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함께 국민연금, 산재보험,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의 전 국민 확대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의 55%를 차지하는 비정규직의 70~80%가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함을 볼 때, 경제위기 이래 어쩔 수 없이 증가된 부분을 제외한다면 사회보험 및 공적 부조의 모든 영역에서 오히려 포괄 대상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사회보험의 경우 총종사자수 대비 사회보험적용율은 43.0% ~68.5%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전국민의 사회보험화 실현’이라는 평가가 허구적임을 보여준다. 급여수준과 자활사업의 경우에도 이러한 평가는 동일하다. 1인당 실질 평균급여수준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힘들다. 자활사업은 소위 몇 백만에 달한다고 추정되는 차상위계층의 수에 비해 ‘새발의 피’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며, 또한 임금수준도 ‘최저임금’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생산적 복지는 결과적으로 국민의 빈곤화를 막아내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현존하는 빈곤에 대한 대책도 되지 못했다. 단지 신자유주의 전략 속에서 노동의 불안정성과 빈곤을 고착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했다. 다시 말하면 ‘생산적 복지’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보완물로서 기능해왔던 것이다. 이러한 ‘생산적 복지’를 계승하고,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심화된 상대빈곤문제, 세계화․정보화․노령화가 야기하는 각종 사회문제, 소득상승에 뒤따르는 국민들의 고복지 요구 등 새로운 복지수요에 대응하여 보편적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에 역점을 두겠다는 참여복지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것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는 ‘불안정노동과 상대적 빈곤’의 확산에 따른 자본과 권력의 적극적인(?) 대응의 성격이 강하다.
2. ‘참여복지 5개년 계획’비판
‘참여복지 5개년 계획’1)에 따르면 전국민에 대한 보편적 복지서비스 제공, 상대빈곤 완화, 풍요로운 삶의 질 구현을 목표로 하여 사회보장제도의 내실화, 복지인프라 구축, 복지서비스 확대를 주요한 정책영역으로 하고 있다. 또한 참여복지를 추진할 전략으로 국가의 복지역할 강화, 국민의 복지활동 및 복지정책과정 참여 확대,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관계 구축, 지방정부 및 지역사회의 복지역량 강화로 설정하고, ▷사회복지 행정 및 재정 ▷기초생활보장 ▷사회복지서비스 ▷사회보험 ▷참여복지를 위한 관련복지정책(농어촌, 주거, 문화, 정보, 여성) 등 세부 추진과제와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살펴보면 그 성격과 전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참여복지’는 빈곤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전략이다.
참여복지는 ‘상대빈곤’문제와 빈부격차 해소에 집중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한국사회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한 빈곤의 문제는 ‘신빈곤’으로 통칭되고 있다. ‘신빈곤층’은 ‘가난한 노동자’, ‘불안정한 일자리’의 양산 및 이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배제에 기인한다. 즉, 실업의 문제와 더불어 다양한 불안정 노동층의 빈곤화가 ‘신빈곤’의 원인이다. 한국사회의 빈곤층은 정부연구기관 자료를 보더라도 최저 366만 명(최저생계비 기준선 이하)에서 최고 743만 명(중위소득 50% 이하)에 이르며, 이를 OECD 기준으로 재조정하면 빈곤율은 11.53%(중위소득 40%)와 16.99%(50%)로 나타나고 있다. 소득격차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어 소득 최하위와 최상위 10분위계층이 시간당 임금 차이가 2003년 5.6배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임금소득 불평등도는 OECD 국가 중 최고인 상황이다. 또한 저소득지역 가구의 60%가 가난을 대물림하고 있으며, 빈곤에서 벗어난 사람의 60%가 1년 이내에 재빈곤을 경험하는 등 빈곤의 고착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편적 복지’로 표현되는 ‘참여복지’는 스스로 밝히고 있다시피 계속적으로 확산되는 빈곤계층(사회적 배제계층)을 감추며, 빈곤을 양산하는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와 원인과 동떨어진 ‘참여복지’가 아니라 이와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다.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 관계 구축’을 추진전략으로 채택한 것에서 보여지듯 생산적 복지의 기본틀 내에서 ‘노동을 조건으로 하는 복지’를 관철시키기 위한 이데올로기적․실천적 담론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생산적 복지가 이데올로기적 효과와 연동되어서 현재의 생산체계 내에서의 노동유연화의 강제와 노동자 내부의 분할 및 배제를 합리화하는 기제로서 기능했다면, 참여복지는 이제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의 기본틀이 확충되어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확대나 정규직 노동자의 권리 축소는 충분히 가능하며, 이런 것이 노동자에게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합리화한다. 즉 사회안전망으로 보완이 되는 만큼 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하향평준화’하여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차별’을 없애고(?), 그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는 확대하여 노동유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2003년에 노무현 대통령은 ‘사회 안전망이 저소득 소외계층 보호에 치중되어 왔다’고 언급하면서 정책과제에서 차상위계층에 대한 부분적 급여지급이나, 수급자수의 확대를 이야기한 바가 있다. 생산적 복지에서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량실업을 통해 양산된 실업자, 즉 ‘산업예비군’들에게 마치 자활 능력이 문제인 것처럼 복지가 주어졌으며, 실업자 군은 필요할 때는 동원되다가 필요없을 때에는 퇴출하는 인력 풀로 작동했다. 이제 참여 복지에서는 ‘비정규군’과 ‘정규군’까지 취업과 해고의 유연성 확보를 통해 언제라도 퇴출이 가능하도록 ‘차상위 계층’을 관리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일자리만들기 사회협약’의 내용과 ‘참여복지 5개년 계획’의 연관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2) ‘국가역할 강화’보다는 민간을 동원하는 전략이며, 국민부담증가를 합리화하는 전략이다.
보편적 복지서비스를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복지재정의 확대와 복지인프라의 구축은 필수적이다. ‘참여복지 5개년계획’에서도 이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연관된 구체적인 추진전략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참여’의 활성화라는 명목하에 민간부문을 참여복지의 전략 속에 인입․동원하거나, 국민부담을 가중시키는 계획을 피력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이 국가예산 확대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생산적 복지 시절 이래 전국민 복지, 국가 책임 강화 등의 선언은 실제적인 예산 증대로 이어지지 않음으로써 공염불이 된 바 있는데, 이러한 경향이 반복되고 있다. 비록 ‘재상품화’보다는 ‘재조정의 원리’와 일정수준까지의 복지재정확대 등을 주요 방향으로 정하고 있으나, 이 또한 ‘현실적 수준’이라는 기준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서 그 언명에도 불구하고, 복지수요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에서 재정확충이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다. 즉 ‘노동자, 민중의 필요’보다는 경제성장의 논리에 갇혀 ‘자본과 정부의 필요’에 맞춰 사회보장재정수준이 결정될 것이 분명하다. ‘목표성’ 보다는 ‘현실성’을 채택하겠다고 천명함으로써 사실상 낮은 사회보장예산을 합리화하기까지 하고 있다.
둘째, 절대적인 국가 예산의 부족 문제를 한편에서는 ‘적정부담 적정급여’라는 미명하에 ‘고부담-저급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수혜자 부담으로 떠 맡기고, 다른 한편에서는 사보험 제도를 도입하여 민간 자본의 참여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보험료율은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축소지급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의 경우에도 진료비 본인부담금 총액상한제도와 경질환에 대한 소액진료비 본인부담 강화와 연계할 것이 제시되고 있다. 일찍이 각종 보험에서 확보된 일종의 사회적 기금을 공공자금의 형태로 저리로 융자해서 자본의 축적을 위해 사용해왔으며, 자영자 소득조차 파악되지 않은 채 정치적 고려 하에 무분별하게 제도가 확대되어 야기된 문제를 노동자 민중의 부담으로 떠넘기거나 ‘아랫돌 빼서 윗돌 고이기’ 식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민간의료보험과 기업연금의 도입, 그리고 연기금의 금융투기자본화로 사회보장의 재정위기를 해결하고자 한다. 시장 친화적 복지와 민간 참여의 이름 아래 노동자 민중의 건강과 노후소득자본을 자본의 이윤율을 높이는 데 활용하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참여복지 5개년계획’에서 현재의 복지체계는 ‘복지 취약부문’과 ‘과다부문’으로 불균형하게 구성되어 있다고 보면서 이를 ‘균형있는 복지체계’로 구축하기 위하여 취약부문에는 선별적 예산투자를, 과다부문은 과감한 개혁을 시도하겠다고 표명한 것은 이를 합리화하는 것에 불과하다. 거기에다가 ‘도덕적 해이’라고 명하면서 국민에 대한 공격까지 서슴치 않고 있다.
셋째, 참여 복지에서는 “국민이 주체로 참여하여 삶의 질 향상을 계획하고 누릴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면서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는 포섭 전략을 펴고 있다. 종교계의 복지 참여, 공동모금제도의 활성화, 각종 복지재단 설립 지원, 자원봉사활성화, 푸드뱅크사업의 활성화 등이 그것이다. 즉 이는 민간인의 참여를 통해 복지정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여’라는 기치아래 다양한 NGO의 포섭과, 그 참여에서 배제되어 있는 빈곤대중의 막연한 ‘기대’와 그 기대에 대한 절망으로 표출되는 분노를 ‘관리’하는 효과가 그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예를 들어 한달에 30만원으로(혹은 그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생계를 유지해야하는 수급자와 한달에 50만원으로 만족해야하는 노동자들이 선뜻 그것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그만큼이라도 주어지지 않을까’ 하는 절박한 기대를 적절히 관리하면서 다른 한축으로는 개인의 무능력으로 인해 국가경제가 성장하지 못한다는 이데올로기 유포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결국 참여복지는 빈곤문제를 ‘해결’하려는 계획에서 제출되었다기 보다는 빈곤을 ‘분배’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의심이 된다.
3) ‘노동과 자본의 대립’을 노동자내부, 계층의 대립으로 전환시킬 우려가 있다.
국가는 더 이상 빈곤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책임지려하지 않고, 전국민 복지 또는 보편적 복지로서의 복지 정책이라고 계속 언명은 하면서 내용적으로는 이제 노인 장애인 여성 등 인구집단별 대책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참여복지의 주요한 ‘여건’으로서 ‘인구고령화의 급속한 진전’과 ‘개인중시 가치관 확산과 새로운 복지수요 증가’를 들고 있는 것은 그러한 전환을 가늠하게 하는 근거이다. 장애인과 여성, 노인에 대한 서비스의 확대와 관련 제도의 개선은 그 자체로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고령화 사회, 저출산 사회”에 대한 강조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국민연금 개악과 기업연금 도입 시도와 관련하여 숨겨진 함의가 있다. 즉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인구구성의 변화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연금기금의 잘못된 활용, 연금기금의 금융자본화를 은폐하고 재정악화의 원인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나아가서는 노인 인구 증대, 저 출산 구조로 복지의 혜택을 받는 층은 늘어나지만 기여를 하는 층은 줄어든다는 소위 고령화 사회론은 복지의 영역에서 자본주의적 모순과 관련한 대립을 은폐하려는 논리로 사용될 수 있다. 즉, 자본이라는 사회적 관계의 문제를 인구 집단의 구성비라는 생물학적 요인으로 치환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이는 자본의 위기를 노동과 복지의 위기로 뒤집으면서 복지 삭감 시에 핑계로 내세워 오던 논리였다. 아직 우리사회는 서유럽처럼 ‘복지비용’을 둘러싸고 노동과 자본의 대립이 전면화한 적은 없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자본이 부담하는 사회복지비용은 그들의 엄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으며, 향후 사회복지비용 확충에서의 관건은 자본부담의 크기와 깊숙하게 연관되어 있다. ‘고용없는 성장’의 과실을 누리고 있는 자본에게 더 이상의 ‘면죄부’를 줘서는 안된다.
4) 실질적인 사회보장의 내실화와 복지서비스의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참여복지의 주요 정책영역으로 사회보장의 내실화와 복지인프라 구축, 복지서비스의 확대를 들고 있으나, 이 또한 실현되리라고 기대를 걸기에는 난망하다. 우선 대표적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경우 빈곤의 책임을 국가가 지고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을 국민의 권리를 법에 명시하고 있는데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법정신에 어긋나며, 빈곤의 1차적 책임을 가족에게 부과하고 있는 부양의무자 기준은 여전히 존속시키고 있으며, 가구유형별 최저생계비의 기준이 되는 최저생계비 현실화에 대한 계획은 부재하다. 또한 5개년 계획을 통해 확대되는 수급자 수는 현재 140만에서 160만~180만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어(그것도 5년 후에나) 최소 500만에 이르는 사각지대 빈곤층을 외면하고 있다.
아울러 건강보험의 경우 본인부담 인하를 추진하려 하고 있으나, 소액진료비 본인부담 인상처럼 ‘아랫돌 빼어 윗돌을 메꾸는’ 기만적인 조치를 통해 저소득층의 의료접근권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있으며,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국민연금은 소득대체율을 하락시키고 부담은 늘리는 기도를 끊임없이 추진하고 있다. 산재보험의 경우는 여전히 그 혜택을 받는 노동자의 경우는 ‘진입장벽’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는 도외시한 채 주로 행정적인 효율화에 치우친 개선안만 내놓은 실정이다.
복지인프라 구축의 경우 국민의 정부 시절 내놓았다 실패한 정책을 다시 제출하거나, 공적인 인프라 확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이 주로 ‘민간 참여’에 근거한 운영개선안을 주요하게 내놓았을 뿐이다.
3. 우리의 과제
- 새로운 사회복지의 원리 형성 및 주체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복지는 민중의 생존권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건으로 노동유인이나 기여능력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민중의 주체적인 사회보험과 공공부조에 대한 관리보다는 대부분 국가에 의한 관료적인 관리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에 의거하지 않는 공적인 서비스가 거의 발달하지 않았다. 그리고 빈곤과 불평등에 대한 접근 역시 최소한의 생활보장(실은 이것도 거의 불가능한)과 개인책임 강조, 불평등 완화보다는 위험분산에 집중하여 왔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빈곤과 불평등에 대해 ‘해결’(사회를 변혁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보다는 문제 완화에 집중해 왔다. ‘참여복지’ 역시 지금까지 우리사회의 사회복지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러한 사회복지는 민중을 위한 복지라고 보기 어렵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되고 착취당하고 있는 민중의 생존권 확보가 노동유인이나 기여능력, 자산조사 등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또한 급여수준이 적정생활보장이라기 보다는 최저 혹은 최소생활보장이라는 점과 생존권확보 문제가 발생한 원인이 사회(구체적으로는 신자유주의 전략)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리고 현재 사회복지는 이 사회를 지지하거나 지탱하는데 필요한 ‘관리’의 일부분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노동유인효과와 ‘능력(소유권)에 따른 기여’를 핵심적인 원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게다가 현재 한국의 사회보험에 근거한 사회복지는 민간 시장에 기대어 혹은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소득재분배를 통한 불평등의 개선보다는 위험분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근거이다. 그리고 현재 사회복지는 민중들의 단결과 주체형성과정과 거리가 멀다. 현 사회복지는 민중들을 ‘시혜의 대상’으로 대상화하고 객체화하는 과정에서 국가 관료를 중심으로 사회복지제도들이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참여’라는 외피를 띠고 적극적으로 ‘포섭’되고 있다. 이러한 대상화 속에서 민중들이 주체화되긴 어렵다.
따라서 지금은 기존의 사회복지를 넘어서서 새로운 ‘민중의 복지’의 원리와 이를 구체화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그러한 ‘민중의 복지’의 원리는 다음과 같은 모습을 우선적으로 가져야 할 것이다.
1) 급여는 권리에 의거한다. 노동능력, 기여, 자산 및 소득조사와 무관하게 급여권리를 가지고 있다.
2) 최저생활이 아니라 적정생활을 보장받는다. 또한 능력에 따른 분배가 아니라 권리와 필요에 따라 분배된다.
3) 모든 사회복지 급여는 노동유인과 관련 없다. 급여수준은 열등처우의 원칙에 의거하지 않으며, 노동능력과 노동경력과 관련 없이 사회복지급여가 이뤄진다.
4) 의료, 보육, 주택, 교육 등의 사회서비스는 보편적․공공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5) 사회복지 서비스는 공공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6) 모든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서 사회적으로 책임진다.
7) 수직적 재분배를 위한 조세의 누진적 재편과 능력에 따른 기여와 필요에 따른 급여가 이뤄진다.
8) 모든 복지는 민중에 의해 운영된다.
9) 모든 복지에 대한 결정권은 민중에 의해 이뤄진다.
‘참여복지 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 2004년 우리는 이러한 원리를 구체화하는 과정과 더불어 이를 실현할 ‘주체’를 형성하는 해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노/정/연
* 이 글은 지난 2월 26일 열렸던 쟁점토론회 ‘참여복지 5개년 계획과 일자리 사회협약 비판’에서 발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의 작업에는 보건복지민중연대,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노들장애인야간학교, 사회진보연대의 활동가들이 참여한 ‘불안정노동공동논의팀’이 참여하였습니다.
1) 《참여복지 5개년계획 개념도》
1) 《참여복지 5개년계획 개념도》
정책목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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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복지공동체 구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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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에 대한 보편적 복지서비스 제공
? 상대빈곤 완화
? 풍요로운 삶의 질 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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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영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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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장제도의 내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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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인프라 구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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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서비스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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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추진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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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보장체계의 정비
- 복지서비스의 선진화
- 사회보험의 성숙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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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전달체계의 구축
- 복지재정의 확충
- 민간자원의 활성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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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기본권 신장
- 정보격차해소
- 저소득층 주거복지 확충 |
정책목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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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복지공동체 구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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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에 대한 보편적 복지서비스 제공
? 상대빈곤 완화
? 풍요로운 삶의 질 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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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인프라 구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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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서비스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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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추진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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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보장체계의 정비
- 복지서비스의 선진화
- 사회보험의 성숙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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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전달체계의 구축
- 복지재정의 확충
- 민간자원의 활성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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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기본권 신장
- 정보격차해소
- 저소득층 주거복지 확충 |
추진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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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복지역할 강화
?국민의 복지활동 및 복지정책과정참여 확대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관계 구축
?지방정부 및 지역사회의 복지역량 강화 |
추진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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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복지역할 강화
?국민의 복지활동 및 복지정책과정참여 확대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관계 구축
?지방정부 및 지역사회의 복지역량 강화 |
여건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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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경제성장과 빈부격차 확대
?고령화의 진전과 저출산문제 대두
?정보화의 가속과 정보격차의 심화
?지방화?분권화?세계화의 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