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제106호 이전)

현장에서 미래를 > 컬럼 > 목록보기 > 글읽기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박순보 후보 선거대책본부 선거운동평가

현장에서 미래를  제10호
정귀순

열 린 마 당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 박순보 후보 선거대책본부 선거운동평가 -


정 귀 순 (부산노동자교육협회 대표,
박순보후보선거대책본부 정책기획위원장)


우리의 정치적 실천이 단지 선거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라는 정치적 장을 피해갈 수 없음도 명백하다. 다소 긴 논의의 과정을 거쳐 전교조 민주노총 후보로 출마하여 부산지역의 거의 모든 민주단체의 역량이 총결집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던 부산 연제구의 선거결과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신한국당이 승리한 이번 총선결과는 우리에게 참으로 많은 실망감과 허탈감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허탈감을 털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호흡을 가다듬고자 한다.
비록 결과에 묻혀 빛나지는 않지만, 이번 선거운동은 크게 두 가지 성과가 있었다.
첫째는 대중운동, 특히 민주노총의 정치참여 선언과 함께 민주노총 부산양산지역본부의 적극적인 실천의지를 통하여 대중운동의 정치적 실천에 있어 새로운 전기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서로 다른 부문운동, 서로 다른 조직에서 활동한 제역량들이 하나로 결집하여 훌륭하게 공동의 실천을 펼쳤던 경험은 부산지역에서 새로운 정치적 실천의 가능성을 열어나가는 좋은 모범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짧은 기간동안 박순보 후보의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모든 동지들이 혼신의 힘을 기울였던 이 성과가 진보와 희망이 물결치는 미래를 향한 새로운 출발에 작은 기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가를 정리한다.

1. 선거운동 전략에 대한 평가

1) 선거운동의 목표에 대하여

이번 선거운동의 목표를 다음 세 가지로 설정했다.
첫째, 최다득표
둘째,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역조직 창출
셋째, 부산지역의 새로운 정치세력 형성에 기여

이번 선거의 첫번째 목표를 위력적인 득표와 당선으로 설정했던 것은 이번 선거를 단순히 출마 그 자체에 의미를 두거나 선전의 장으로 서가 아니라 우리의 후보를 국회로 진출시켜 정치적 교두보를 확보하고자 하였음을 의미한다.
물론 재야후보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득표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깨끗이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 단지 “이 목표설정이 과연 비현실적이며 또 비과학적이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평가를 전개하고자 한다.
두번째, 선거운동과정에서 지역조직을 만들어 나간다는 목표는 92년 14대 총선에 출마하여 많은 성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아무런 지역사업이 없었다는 반성위에서 출발한 것으로,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각별히 노력을 기울였던 점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확보했던 지역 연고자는 총 10,000여명이었다.
핵심지지층 > 우호지지층 > 잠재적 지지층
2,000명 10,000명
․민주노총 산하 조합원 ․향우회 회원 / 동문
․민주단체회원 등 ․80년대 대학졸업자 등

연제구는 두 번의 선거를 통해 이루어졌던 지역작업과 투표결과 상당한 득표를 했다는 점에서 부산지역의 그 어느 지역보다 지역사업을 펼쳐나가기에 좋은 조건을 안고 있었다. 지역연고자들을 체계적으로 재조직하는 사업과 선거운동 기간에 발굴되었던 적극적인 지역주민들을 구체적인 지역조직으로 조직화하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세번째로 설정한 부산지역의 새로운 정치세력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는 전교조․민주노총 후보로서 대중조직이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통해 향후 대중운동의 정치적 실천과 정치적 진출에 대한 새로운 단초를 제공했다.
아울러 이번 실천에 대한 지역차원의 평가작업을 토대로 부산지역의 새롭고 활발한 정치세력화 논의와 실천의 출발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득표전략에 대한 분석

< 참고 1. 15대 총선 연제구 득표 >
* 총유권자 171,457명 / 투표자 104,236명
신한국당 최형우 61,864표 (60.43%)
무소속 박순보 26,225표 (25.75%)
국민회의 김석근 8,184표 ( 8.17%)
자민련 김헌근 5,616표 ( 5.65%)

가. 득표전략의 실패
이번 선거에서 패인은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겠다.

첫째, 지역사업의 부재와 지역조직의 부재
출발부터 한계로 지적된 바였지만, 지난 92년 선거 이후 지역사업을 전혀 하지 못하여 지역적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우리는 여당의 조직선거와 달리 대중조직의 동원을 통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선거전술을 수립할 수밖에 없었다. 선거운동 초반에 기선을 제압한다는 전술하에 3월 30일 개인연설회와 31일 1차 합동연설회를 준비했으나 조직동원에 실패하여 초반 선거운동은 악전고투였다. 다만 선거운동 종반 3일 정도를 남겨두고 학생, 노동진영의 참여로 연제구에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데 부분적으로 성공했다.
노동운동이 일터에서의 운동이라면, 선거는 주로 삶터(생활의 장)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터와 삶터의 결합, 지역적 기반을 만들어 나가는 사업없이 치루어지는 선거는 결코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새삼 확인한 것이다.

둘째, 부분적인 정치적 연합(민주당)은 성공했으나, 민주노총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회의와의 정치적 연합에서는 실패하였다. 지난 총선에서 범민주단일후보로 출마했던 것과 달리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회의 후보의 출마로 국민회의의 고정표가 이탈했으며, 단일후보로 출마했을 때의 상승효과의 반감과 아울러 민주당의 고정표 일정부분도 투표를 포기했다고 판단된다.

< 참고 2. 여론조사 결과 비교 >
① 지난 3월 11일 조선일보의 전국 여론조사 결과
* 연제구의 후보 지지도
무응답자의 56.7% 중 당선희망 정당에 대해 87%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② 4월 4~5일 캠프의 여론조사 결과
* 정당지지도 <단위: %>

셋째, 낮은 투표율이다.
우리는 기성정치에 대한 비판의식이 비교적 높은 20대와 30대를 이번 선거의 주 공략대상으로 선정하고 30대에 대한 집중공략과 아울러 투표율이 낮은 20대의 투표율을 높이는 것을 전술로 정했었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지난 선거투표율 69.9%에 비해 약 10%정도 낮았다. 20~30대 젊은층의 투표참가는 대단히 저조했다. 낮은 투표율은 정당의 고정지지율과 달리 우리의 잠재적 지지층이 그만큼 축소되었음을 의미한다.

< 참고 3. 15대 총선투표율 >
전국투표율 63.9%
부산 60.5%
연제구 60.34%

나. 낮은 투표율의 원인
지난 3월 말 모 청년단체의 신문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투표당일 젊은이들이 투표에 참가하지 않고, 산으로 바다로 놀러가는 것도 하나의 정치적 행위이다”
우리는 이번 총선에서 젊은층의 투표율이 낮은 원인을 크게 두가지로 분석할 수 있겠다.
첫째, 연제구에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젊은층들의 선거참가 동인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그것이 비록 지역감정에 근거한 것이라 하더라도 DJ나 JP의 대통령 만들기와 같은 저차적 수준의 정치적 대안이 사람들로 하여금 투표에 참가하게 만드는 주요한 동인이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치적 불신이 팽배한 젊은 유권자들에게 우리는 이번 선거를 통해 이루어야 할 아무런 정치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둘째, 박순보를 최형우의 대안인물로 부각시키는데는 실패했다.
연제구의 지역정서에서 신한국당의 최형우 후보에 대한 불만은 매우 높았다. 그러나 이 불만층이 대안인물로 박순보 후보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찾지 못하고 투표를 포기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고 판단된다.
참고로 한다면 선거직후 PSB(부산방송)의 금요포럼에서 신한국당의 모후보는 이번 총선 승리의 요인으로 다음의 두가지를 들었다.
첫째, 선명한 쟁점이 없었다는 점
둘째, 야권의 인물부재
나름대로 근거있는 분석이라 판단된다.

3) 선거전술의 세부 분석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취했던 선거운동의 전술은
첫째, 쟁점있는 선거
둘째, 새로운 선거운동의 창출
셋째, 정책과 비젼있는 선거였다.

가. 쟁점있는 선거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과거 민주대 반민주와 같이 명확한 쟁점과 선명한 전선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상대 후보측의 바람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선거전략도 일조했다고 판단된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부각시키려 했던 쟁점은 대선자금 공개와 위천공단 문제였다.

첫째, 대선자금 공개 문제는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전면적 공격없이 나라실천운동본부장을 맡았던 최형우 후보에 대한 공격으로 몰고 가는 것은 사안의 선명성에 있어서 한단계 건너있는 것으로 우리의 칼날을 무디게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울러 지역민의 정서가 김영삼의 불철저한 개혁조치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의 대선자금 공개는 설득력을 가질 수 없었다. 그리고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을 만한 자료나 근거가 확보되어 있지 못한 상태에서 쟁점화시킬 수 있는 수준이 합동유세때 거론하는 수준 외에 쟁점으로 만들어 나갈 수 없었다.
다만 선거중 신한국당의 최대 악재였던 장학로사건(장풍)은 부분적으로 대단히 유리한 국면이었음에 틀림없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정치권에 대한 혐오를 가중시킨 측면과 YS를 밀어주어야 한다는 반사적 지역감정을 부추겼다고 판단된다.

둘째, 위천공단 문제는 신한국당의 이율배반적인 공약으로 환경운동연합의 대언론사업과 함께 지역쟁점으로 부각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대안을 선택함에 있어서 환경보존의 논리보다 TK에 대한 대항정서로 귀결되었다고 판단된다.

나. 새로운 선거운동 창출
새로운 선거운동(?) 혹은 선거운동 이벤트행사로 기획했던 것은
- 3/26 “선거운동 개시와 박순보후보를 알리는 자전거홍보”
- 4/5 “부패정치인 추방과 깨끗한 정치실현을 위한 풍선날리기”
- 4/9 “부패정치인 추방과 젊은 유권자 투표참가를 촉구하는 촛불대회”
- 3/30과 4/9 “후보알리기 및 투표참가 촉구를 위한 색종이홍보” 등이 있었다.

이 행사들의 일차적인 목적은 박순보후보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었고, 다음은 선거운동에 있어 새로운 액센트를 주는 것이기도 했다.
각각의 이벤트는 박순보후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대언론 플레이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선거운동 전체를 하나의 새로운 정치문화(정치축제)로서 대중들이 참여하여 볼 거리, 들을 거리가 있는 장으로까지 만들어 나가지는 못했다. 특히 거리연설회를 참신한 새로운 정치문화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하나의 과제로 주어져 있다. 이 점은 앞으로 많은 연구와 준비를 요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다. 정책과 비젼있는 선거
우리는 운동권이 비토세력으로서가 아니라 정치적 대안세력으로 인식되기 위하여 충실한 정치적 대안과 비젼을 제시하는 것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정책자문단을 중심으로 어떤 후보에 비해서도 짧은 시간내에 짜임새있는 7대 공약과 정책해설집을 발간한 것은 커다란 성과였다. 그러나 16일간의 선거운동기간 동안 우리의 정책과 공약이 지역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수단은 대단히 제한되어 있었다. 법정 홍보물 2종, 후보의 연설, 선거운동원의 선전, 언론사업이 전부다. 여기서 반드시 지적되었으면 하는 점은, 각 정당의 후보들은 정당에서 제시하는 정책과 공약을 전제로 지역에서는 지역의 개발공약을 중심으로 선거전에 임하고 있는 반면, 무소속후보인 우리는 총체적인 정치적 대안 뿐 아니라 구체성까지 요구된다는 점이다.
우리가 하나의 정치적 대안세력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전망과 아울러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집단적인 노력과 연구가 있어야 한다.
이번 선본에서 정책자문단을 구성하여 제반 정책에 관해 전문성을 획득했던 점이 상당한 성과였듯이 이후 지역 전체에 지속적인 정책연구진의 구성을 과제로 하고 있다.

라. 선거운동의 전술적 제한
집권 여당과 기존정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법 범위내에서 우리가 펼칠 수 있는 선거운동은 대단히 제한되어 있다. 이번 선거운동기간 중 환경운동연합과 공동으로 전개했던 물캠페인, 선거법과 줄타기를 했던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선전전이나 사회개혁 시민연대의 캠페인 등이 있었으나 보다 적극적인 선거운동에 대한 모색이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즉 ‘이 벽을 우리는 어떻게 넘을 수 있을 것인가?’가 과제이다.

2. 선본의 구성과 운영에 대한 간단한 평가

이번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총 인원은 민주노총지역본부와 전교조, 각 대학의 재학생 및 졸업생단체에서 약 250여명 정도이다. 상근자 대부분이 참가단체에서 파견된 동지들이었고, 캠프의 꽃이라 불리웠던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총 인원은 150여 명이었다.
가장 큰 아쉬움은 각 참여단위의 결정 이후에 선본이 구성되었기 때문에 선본구성이 늦어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넓은 지역사업에 턱없이 부족한 인원의 문제를 상쇄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역량을 효율적으로 조직하는 길인데, 각 단위별로 참가한 인원들을 선본의 단일한 체계속에 배치하는 효율적인 조직운영이 되지 못했다. 이것은 선거운동 초기에 모든 동지들이 참여하여 충분한 토론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무에 쫓겨 토론이 부족했고, 선거운동 중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정책과 전략에 관한 교양의 부족도 일조했다고 판단된다.
선거운동 종반전에 있었던 일과후 모든 동지들이 참여하는 종례와 같이 지도부의 일일지침을 전 동지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는 구조를 조기에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3. 향후 과제와 전망
---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민주노총이 출범하고 처음 치루어진 선거였을 뿐 아니라, 민주노총 후보로서 부산지역에서는 집중적으로 실천했던 만큼, 이번 실천에 대한 평가는 이후 민주노총 정치위원회의 구성과 사업내용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대단히 구체적인 기초가 될 것이라 판단하며, 진일보한 실천을 기대해 본다.
아울러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부산지역의 각 부문과 조직단위들은 서로 다른 의견과 활동경험에도 불구하고 공동의 실천을 이루어냈던 이번 선거운동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조직해 나가면서 공동실천의 경험을 유지‧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번 선본에 참여했던 동지들은 ‘4.11동지회’를 구성하여 이후 지속적으로 공동의 실천을 모색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번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모든 동지들이 개인적으로는 많은 것을 느끼고 또 배웠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조직이 부재하다는 사실을 선거라는 정치적 장에서 다시 한 번 절감하였다.
우리는 단편적인 정치적 실천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전망하에 우리의 모든 역량과 조직을 모아나가기를 기대한다. 우리 스스로 이러한 전망을 갖지 않는 한 우리는 정치적 대안세력으로서 자리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운동에서의 우리의 실천은 정치세력화를 향한 폭넓은 공동의 논의와 실천의 단초를 열어나가게 될 것이다. 한/노/정/연

1996-04-20 00:00:00

의견글쓰기 프린트하기 메일로 돌려보기
이 글에 대한 의견보기  다른글 의견보기
아직 올라온 의견글이 없습니다


| 목록보기 | 윗글 | 아랫글 |

(구)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00-272) 서울시 중구 필동2가 128-11 상전빌딩 301호   Tel.(02)2277-7957(팩스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