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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정책세미나를 다녀와서

현장에서 미래를  제11호
노동동향 분석팀


이달의 참관기



‘민주노총 정책세미나를 다녀와서


노동동향 분석팀


민주노총,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한 대응과 정비 시작

지난 5월 17일 숭실대 사회봉사관에서는 200여 명의 참석자들이 모인 가운데 3개의 세미나가 12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노동법 개정과 노사관계 개혁방향’을 주제로 한 민주노총의 정책세미나가 그것이다. 이날의 세미나는 최근의 정세와 주제의 성격을 반영하여 민주노총 출범 이후 있었던 그 어떠한 세미나와도 비교할 수 없는 대단히 진지하고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4월 24일에 있었던 청와대 노사대회와 5월 9일 발족한 노사관계개혁위원회(이하 노개위)의 참여여부를 둘러싸고 상당한 진통을 겪었던 민주노총으로서는 이날의 세미나가 그간의 경과를 점검하고 이후 대응의 가닥을 잡으면서 내부 결속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이자 동시에 부담스런 자리이기도 했다.
논의는 3주제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노사관계 개혁방향’을 다룬 제1주제는 배무기 교수의 주제발표와 김형기, 임영일, 정이환 교수의 지정토론으로 진행하였고 뒤이어 임종률 교수의 주제발표와 이광택, 신인령, 곽노현 교수의 지정토론으로 ‘노동법 개정방향’이 제2주제로 검토되었다. 이날 논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3주제 ‘민주노총의 향후 대응방향’은 권용목 사무총장의 주제발표와 여러 대중조직 지도자들의 지정토론으로 밤 10시까지 진행되었다.

노사관계 그 개혁의 방향은?

배무기 교수가 발표한 ‘노사관계 개혁의 방향’은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 노사 모두가 한편으로는 노사관계는 곧 대립이라는 인식을 가짐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막연하나마 변화를 바라고 있다. 세계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노사관계에서의 획기적인 변화는 불가피하다. ... 노사관계는 분배국면인 단체교섭의 경우는 제로섬 게임이고 대립적 성격을 갖지만, 일상적인 작업현장에서는 생산국면이고 포저티브섬 게임이다. 기업내 노사관계를 최고 경영자의 노사관계관이라 할 수 있는 장기전략과 단체교섭, 작업현장의 3가지 수준에서 접근한다면 단체교섭 국면은 기업내 노사관계의 일부에 불과하며 노사관계는 곧바로 대립관계는 아니게 된다. ... 대부분 협력적인 노사관계로 만들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노사관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 이미 미국 등 선진국 초일류기업들이 대립관계를 협력관계로 바꾸듯 우리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게되면 대립에서 협력으로의 전환은 가능하다.
... 노사대표는 1/3 수준이며 그것은 노사의 이익을 대표하되 결코 이 위원회가 노사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함을 반영한다고 본다. ... 나머지의 각계를 대표하는 위원들은 오로지 노사관계의 개혁이 국가사회의 발전과 정합성을 가지고 차원높게 결정되는 것을 담보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먼저 김형기 교수가 ‘신노사관계 실현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지정토론에 나섰다.

신노사관계의 기본발상을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 정립을 통해 기업이 고능률 작업조직을 갖추고 이를 통해 기업경쟁력과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이는 것으로 본 김 교수는 이번에 발표된 신노사관계 구상을 우리나라 노사관계제도 및 관행에 비추어 획기적인 것으로 보면서도 그것이 자칫 선언에 그치고 말 우려가 있으므로 우리의 현실적 조건에 맞게 이를 제도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21세기 한국이 지향해야할 사회경제시스템을 분명히 하고 그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생산시스템과 노사관계시스템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여 국민적 동의를 획득할 것 특히 수량적 유연성의 추구가 아니라 기능적 유연성의 추구가 기업경쟁력과 노동자의삶의 질 향상에 효과적임을 분명히 제시해 주어야 할 것, 기업별 노조체계의 극복, 노사협력의 제도화를 위한 노동자의 참여의 제도화, 노동계급적 관점과 국민적 관점을 통일시키는 새로운 운동노선을 확립할 것, 마지막으로 노동운동의 통일 등을 제기하였다.

‘한국 노사관계의 문제점과 개혁 과제’를 주제로 두번째 지정토론에 나선 임영일 교수는 ‘민주적 사회조합주의’라는 관점에서 개혁의 단계화와 그 초점을 정리하였다.

“... 노사관계는 거시정치적.정책적 수준에서의 노사관계(정치적 노사관계), 자본-노동의 사회적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노사관계(사회적 노사관계), 기업수준에서의 미시적 노사관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노사관계의 안정화는 협조적 노사관계로의 정착이 아닌 패턴화이다. .. 노사관계 패턴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사회적 노사관계의 성격이 매우 중요하며 그 존재 여부와 성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민주적 사회조합주의는 자본의 민주화\시장경제 체제를 지향하는 가운데 노동과 자본의 계급정치화를 이루고 양자가 주체가 된 계급타협 모델이다. 그 전제로 극우와 극좌의 노선 모두를 배제하는 ‘민주주의적 개혁 연합’을 상정한다. 특히 노동진영에 대해 급진적 혁명주의적 노선을 배제하고 온건민주주의적 노선을 중심으로 재조직화되기를 주장한다. 그 위에서 정치적 세력화가 가능하고 이 과정을 밟는 가운데 민주화된 자본의 정치적 대표체와의 사회적 타협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사회적 합의주의와 유사한 듯하나 서구적 복지국가를 모델로 하지 않고 있으며 (민주화된) 노동-자본 연합체의 공동의 적으로서 복고적 반민주화 세력을 상정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선진국 모델이 아니라 제3세계 산업국의 모델로 제시된다.
자유화 : 시민권적 기본권의 확대라고 하는 민주화 첫단계의 조치들을 노사관계 영역에서 확장.확립해나가는 과정을 먼저 밟아갈 필요에 합의할 수 있어야 함 (공무원등 결사권 제한 및 복수노조 금지 조항의 폐기, 3자개입 금지 조항의 폐기, 조합원 자격 제한 규정의 폐기, 정치활동 금지 조항의 폐기)
민주화 : 재규율화, 패턴화를 위한 제도화의 단계. (민법, 형법, 상법, 노동법상의 상호관계와 연계체제 정비, 노동위원회 제도의 정비, 노동법원 설치 필요성의 검토 등)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노동 양측의 합법화된 주체들간의 사회적 교섭의 구조
공고화 : 제도적 틀 속에서 실제 관행들을 정착시켜 나가는 단계.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협약, 노동협약이 필요한 단계.
기업별 교섭구조의 발본적 재편과정이 진행되어야 함. 노조의 경우 산별 조직화의 과정을 앞당겨야 하며 사용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산별 사용자단체의 조직화를 서둘러야 할 것임. 정부는 이 과정을 뒷받침해야 한다. 총자본 총노동수준에서의 사회협약, 노동협약의 보호장치하에서 진행되는 산별 공동교섭 관행의 축적, 정착화와 이를 통한 중장기적인 노사관계 패턴화를 기본방향으로 사회적 노사관계가 재구성되어야 한다.
배교수의 미국식 합리주의 노사관계는 기업합의주의이며 사회적 노사관계의 구조를 파괴하고 기업수준의 파편화된 노사관계가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모델이 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우리의 경우 민주적 사회조합주의의 틀을 구성해 가는 것을 일차적 과제로 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고, 국민적 합의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핵심적인 문제는 자본내의 합의, 노동내의 합의, 자본과 노동의 합의, 정부내의 합의인데 이 합의의 총합이 곧 국민적 합의이다. 여러 측면에서 절충적 법개정 정도로 사실상 개혁 작업이 종결될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된다.”

발제를 마치면서 임 교수는 다음과 같은 판단과 조언을 덧붙였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수준의 내용은 사실 노사관계의 개혁이 아니라 노사관계의 정상화입니다. 각종의 법과 정책, 제도의 철폐는 보편적 권리의 획득을 위한 개혁 전단계의 가장 기초적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지금과 같은 개량 국면에는 조직간에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분열의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서두르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 조직노동자는 15% 정도이고 이 내부에서 3배 정도의 임금차이가 납니다. 85%가 미조직 노동자입니다. 이러한 상태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사업을 진행했으면 합니다”

노동시장의 분절화와 기업간 경쟁의 논리에 노조가 몰입할 것을 염려하면서 ‘민주, 자율, 참여’를 노사관계 개혁의 원칙으로 해야 하며 협력적 노사관계 필요성에 동의하되 자세론적 수준을 넘어야 한다는 정이환 교수의 지정 토론을 끝으로 제1부의 발제는 모두 마무리되었다.

대립과 협력의 문제, 노사관계 모델의 보편과 특수성의 문제, 미시적 관계와 거시적 관계 양자의 통일문제, 교섭과 참가의 문제, 제도화의 문제, 목표와 현실 여건의 문제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질문이 제기되었다. 참석자들의 주요한 답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개위는 청와대와 어떠한 교감도 갖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법 개정에 대해 시한을 설정한 것은 없습니다만 연내개정 의견이 많습니다. GM 새턴 공장의 모델에 대해 우리와 조건이 다르다고 말씀하시는데 저희들이 그 곳 공장을 방문해서 돌아보니까 모든 단계에서 노사합의가 이루어져 이거 너무 간 거 아닌가 하는 소감을 갖고 왔습니다.(배무기)”

“기능적 유연성의 대해서 이 역시도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는 제기가 들어왔는데 저는 노동의 절약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당사자들의 요구가 있는게 현실입니다. 노동운동진영이 기능적 유연성의 문제에 대해 반생산적이라는 인식을 하는 것은 곤란합니다.(김형기)”

“미조직 사업장의 사례는 6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교사.공무원과 같은 공공부문 노동자, 중소 영세 사업장 노동자, 지식 노동자, 대기업의 미조직 부문, 여성 노동자, 마지막으로 사내 하청입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금속산업에 해당하는 경우는 대략 5만 정도이고 대부분이 서비스업입니다. 저는 미조직 사업장중에서 사내 하청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중공업의 경우 4000명 중 2500명, 대우조선의 경우 8000명 중 4000명, 현대중공업은 2만명 중 6000명 등 엄청난 규모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내 하청 조직화 사업이 하나의 전형을 만들어 낸다면 이 사업은 상당한 추진력을 얻고 뻗어나갈 것입니다.(임영일)”

“경영측에 개혁 책임이 있다는 견해에는 동의합니다. 저는 과연 경영측이 많은 비용을 감수하고 참여와 협력에 응할 것인지 의문이 갑니다. 그리고 민주노총의 경우 국가 및 자본과 타협을 추진하는 가운데 노동자 대중이 버림받을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정이환)”

노동법 어떻게 고쳐져야 할까?

점심 식사 후에는 현재 가장 큰 관심이 되고 있는 노동법개정의 방향을 둘러싼 논의가 임종률 교수의 주제발표로 시작되었다. 92년 ‘노동관계법 연구위원회’에서 작성된 안에 근거한 임 교수의 발표 요지는 다음과 같다.

“복수노조금지조항은 이를 폐지하고 조직의 분열, 부당 경쟁이나 단체교섭과 관련된 문제는 당사자의 자율해결에 맡기는 방안을(유럽 및 일본) 검토한다. 그러나 선명성 경쟁으로 인한 폐단을 고려하면 기업차원에서는 복수노조를 금지하고 초기업적 차원에서는 복수노조를 허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
제3자 개입금지는 폐지되어야 한다.
공무원 노동운동의 경우 군인이나 경찰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6급이하의 고용직, 기능직, 일반직 공무원 및 교육 공무원에게 단결권을 인정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 공무원의 근로조건이 법률, 조례로 정해지거나 의회의 통제를 받는 범위 안에서 단체교섭 내지 단체협약의 구속력은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한편, 정부투자기관, 정부출자기관, 정부출연기관 등 공공부분을 공무원의 경우와 통합하여 단체교섭권이나 단체행동권을 제한.금지하는 방안 또는 국가의 예산과 관련되는 정부출연기관의 임금에 관하여 임금교섭을 중지하고 공정한 중재기관이 이를 결정하는 방안은 위헌의 소지도 있고 ILO의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쟁의 행위의 제한 문제에서는 우선 방위산업체의 쟁의금지 <12조 2항 후단>을 삭제하고 그대신 방산체를 공익사업에 준하여 취급한다는 규정을 두어야 하며 사업장 이외 장소에서의 쟁의금지<12조 3항>은 삭제되어야 한다. 노동쟁의 신고 및 냉각기간에 관한 규정들<14,16조>도 삭제되어야 한다. 그대신 쟁의행위 회피가능성을 최대한 모색하기 위하여 조정전치제도를 도입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공익사업의 강제중재조항은 해당 근로자의 권익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조항이고 긴급조정으로 대처할 수 있으므로 삭제되어야 한다.
변형근로제는 선진국의 추세나 국내의 수요에 비추어 허용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노동조합법의 경우
기업별 단위노조와 기업별 교섭을 전제로 하거나 지향하는 법규정이 산재해 있는데 이는 삭제하거나 합리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 설립신고서와 규약의 기재사항<13조 1항, 14조>을 간소화하고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를 엄격히 한정해야 한다.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금지규정은 삭제되어야 한다. 다만 그 정도는 사용자 측과의 형평을 고려하여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등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할 것이다.
해고된 자는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지만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자는 예외적으로 조합원 자격을 가진다<3조 단서 4호>는 기업별 단위노조에 한하여 해고자가 조합원이 될 수 없도록 하되 해고자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내릴 때 까지는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노동조합의 내부 문제와 관련하여 과반수 투표를 요하는 임원의 당선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또 2%로 되어 있는 조합비 상한선<24조>를 조합 자율에 맡기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
단체협약과 관련하여, 최장 유효기간을 2년으로 통일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단체협약 체결의 과반수 요건을 2/3 이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유니온샾 협정은 근로자 2/3이상을 과반수로 완화하거나 제명된 자의 해고금지를 삭제하는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당노동행위 처벌 제도와 관련하여 미확정 구제명령이라도 법원의 긴급이행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하고 위반 일수에 비례하여 과태료를 중과토록 할 필요가 있다.

노동쟁의조정법
선진국의 경우처럼 국민의 안전, 보건 및 일상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사업으로 한정하도록 공익사업에 대한 규정을 보완하여야 한다. 그리고 은행사업과 방송사업은 공익사업에서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쟁의행위의 방법에 일정한 제약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명백히 확립된 사항들을 법률에 규정하여 근로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쟁의기간 중에 사용자는 대체노동을 투입할 수 없다는 조항을 개정하여 당해 사업장 소속의 근로자에 대하여 대체노동을 허용하는 선에서 이 규정을 보완하는 방안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노동위원회에 의한 노동쟁의 해결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알선절차를 조정절차에 흡수.통합함이 바람직하다.
긴급조정의 경우 결정권자를 노동부장관에서 국무총리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 것을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근로기준법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의 개념을 표준임금으로 단일화하여 여기에 고정상여금은 포함시키면서 일체의 가변적 임금은 제외하는 방안을 도입할 만하다.
주휴제도와 월차제도의 페지 및 연차휴가의 기간 연장(3주간)이 필요하다. 장기근속자에게 연차휴가를 늘려주는 제도 <2항>은 폐지함이 마땅하다.
연장근로, 휴일근로, 야간근로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하는 현재의 조항을 표준임금의 30%선으로 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연소자의 근로시간은 성인근로자와 동일하게 하되 연소자를 위한 교육시간의 일정 부분을 근로시간에 산입하도록 하는 한편, 연소자의 연장근로 제한을 <55조 2항> 더욱 강화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여성 근로자의 보호제도는 시대에 맞게 합리적으로 개편되어야한다. 연장근로 제한<57조>을 완화하고 갱내 근로금지 <58조>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며 생리휴가를 <59조>무급으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시간제 근로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호규정을 두어 해결함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집단적 노사관계법의 개정과 개별적 노사관계법의 개악이라는 큰 틀에서 발제가 되었다. 지정 토론자들은 전자에 동의하면서도 후자에 반대하는 논조를 전개하였다. 신인령 교수의 특징적인 발언을 정리해 보자.

“노동법 개정문제를 다룰 때 우리는 바터에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접근입니다. 몇가지 집단적 노사관계법은 개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주40시간 노동시간제 쟁취를 전면에 내걸고 우리의 요구를 제출해야 할 것입니다. .... 저는 주 40시간이라는 조건에서라면 개별적 노사관계법의 개정에도 동의할 수 있다고 봅니다. ”

민주노총,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날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제3주제는 저녁 7시가 조금 넘어 시작되었다. 신노사관계 구상이 발표되고 갖는 민주노총의 첫 목소리, 권용목 사무총장의 발제가 시작되었다.

“동지 여러분, 저는 앞서 있었던 세미나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이번 노개위 참여를 추진해 오는 과정에서 가졌던 여러 문제점도 발견되었습니다. 사실 많은 점에서 반성이 되고 이점에 관해서 동지 여러분의 비판을 들을 생각입니다. 먼저 위원장을 문제의 당사자로 만든 사무총국과 이제까지 있었던 의사결정과정의 비민주성에 대해 잘못을 인정합니다.
동지 여러분, 이제까지의 노개투는 정말로 벽치기의 성격을 갖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서울 가면 뭐하냐?” 하는 이야기도 나오곤 했습니다. 그만큼 상대가 없는 투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들이 우리를 대하는 모습에서 상당히 조심스러운 점이 보입니다. 이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이번 민주노총의 노개위참여는 사실 민주노총으로서는 데뷔작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벌써 한국노동연구원에서는 참여와 협력을 강조하는 각종 홍보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은 벌려 놨는데 이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까? 총체적인 접근의 중요성이 느껴지지만 무척 어렵습니다.
저희들이 지난번 유럽에 가서 OECD 관계자들을 만났더니 12개 국이 우리나라 노동법에 관해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민주노총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노동법 개정을 위해서는 노개위와 시민단체, 조직대중이 긴밀하게 결합해야 합니다. 이번 노개투의 성패에 민주노총이 주저 앉는가? 질적 발전을 하는가의 문제가 달려 있습니다. 아울러 민주노총이 갖고 있는 취약한 사업관장력을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번 사업의 초점은 조합원이어야 할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올해 임단투를 보면 이건 아예 노조말살정책 수준입니다. 이제 노동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우리 노동운동은 정말로 힘들어질 것입니다. 올 11월 전국총파업투쟁을 통해서 반드시 노동법을 개정토록 합시다. 이 싸움은 1년 동안 파업을 해도 정당성을 갖는 그러한 투쟁입니다.”

총체적인 인식의 부족에서 오는 고통,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반성(?), 노동법개정투쟁에 대한 열의가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었다.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기가 지나긴 했지만 저는 민주노총의 의사결정과정을 다시 한번 짚고자 합니다. 노사대회에 불참하기로 했던 과정을 번복한 점이나 노개위에 급하게 참여한 것은 대중에게 자칫 환상과 패배감, 불신을 양산케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참여방식으로는 우리의 민주노총이 단지 들러리가 될 뿐입니다. 우리는 노동법 개악에 더 큰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노개위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을 대중적으로 표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이후 노개위를 나올 수 있는 준비도 될 것입니다. (김창근 한국중공업 노조위원장)”
“저는 조직 내부의 단결과 통일의 문제가 우선 순위에 놓여져야 한다고 봅니다. 결코 특정인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 되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맙시다.
이후의 방향과 관련하여 저의 견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노개위 참여의 전제와 조건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해고자와 구속자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노사관계를 원상회복시키는 것이 주된 과제일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우리의 요구와 지향이 정리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교섭과 투쟁을 배합하면서 청사진을 갖는 대응을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배범식 자동차연맹위원장)”
“저는 공공부문 노조들에 대한 탄압이 진행되는 요즈음 민주노총이 안이한 정세인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의 시간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논의도 부재하고 프로그램도 부재합니다. 이는 교섭에 의해서 문제를 풀려고 하는 환상을 유포시키게 됩니다. 우선 해고자와 노조전임자 문제에 대해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노개위에 대해서 일정한 태도를 표명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정부의 개혁의지가 있다면 해고자 복직과 손배청구 취하, 각종 지침에 의한 자율 교섭제약 그리고 조폐공사법의 개정 등 이러한 문제를 정리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임투와 노개투를 분리하려는 자본의 공세가 전개되고 있고 이후 전선이 상당히 가열될 전망입니다. 지금은 말이 아니라 결연한 행동의 태도를 갖추어야 할 때입니다. 이번에 판이 깨져도 합법화는 가능합니다(홍순영 서울 지하철노조 수석부위원장)”
“사실 저희 전교조도 5월 27일에 있을 교사대회의 명칭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중인 상태입니다. 이 문제는 이번에 발표된 신노사관계구상에 대한 태도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번 노개위참여가 그 절차상의 문제가 있지만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생각하고 정부의 노사개혁에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소승적인(법적 차원)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법개정을 통해 조직적 성과를 내겠다는 관점을 갖고 (공공부문, 공무원, 교사) 이번 노개위에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임단투의 시대에서 정치, 정책적 투쟁으로 그 중심이 옮겨가고 있슴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민주노총의 노개위참여는 정책 참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이부영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저는 상당히 낙관적인 정세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민주노총의 노개위참여와 노개투 전개는 밑질 것 없는 싸움이며 한국노총과 사회에 민주노총이 어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쌓는 과정이야말로 정치세력화의 첩경이 될 것입니다. (허장 사무노련위원장)”

여러가지 문제의식과 이견이 난무한 가운데 민주노총의 노개위 위원인 양경규 전문노련 위원장이 자신의 문제의식을 정리하였다.

“먼저 노개위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노개위에서는 합의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합니다. 노개위는 그 구성을 볼 때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합의가 되어도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더욱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노개위 참여의 아이덴터티가 필요합니다. 저는 현재의 정세를 노동법개정투쟁의 관점에서 보고 노개위 참여를 그 연장선에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개위는 대중적인 노개투를 만들어내기 위해 활용해야 할 틀로 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먼저 발제안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민주노총의 발제안에 대해서 대단히 불만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발제안에는 구체적인 대응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지극히 추상적인 논의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발제안 109쪽을 보면 “다만 분명한 것은 민주노총의 참가가 불참보다는 더 나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며, 민주노총의 불참은 더 나쁜 결과를 가져자 준다는 점이다”라는 귀절이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로 노개위에 대해 환상을 유포시키는 견해입니다. 먼저 민주노총은 노개위에 대해서 자유로와야 할 것입니다. 노개위는 노개투의 한 수단일 뿐입니다.
저는 우리가 공세적이고 능동적인 대응 기조를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또 그럴 수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빠진 상태에서는 합의가 되지 않습니다. 민주노총은 이번 신노사관계구상과 노개위의 초점입니다. 수 틀리면 나온다는 얘기를 동지들이 많이 하는데 수 틀려도 못 나옵니다.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충분하게 요구하고 그 공세가 인정되지 않을 때 나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정리수순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또하나 ‘참여와 협력’이라는 저들의 논리를 우리가 적극적으로 파고들면서 공세를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임단투시에는 국가권력의 중립성를 요구한다든가 우리가 전개하고 있는 사개투와 노사관계 이데올로기를 대비하면서 공세를 편다든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내용에 들어가서 보면 우리에게는 노사관계에 대한 총체적인 상이 없습니다. 강령상으로는 한국노총과의 차별성이 사실 없다는 얘기를 자주 듣곤 합니다. 시급히 우리의 이념이 정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주 40시간 쟁취를 중심으로 해서 공무원, 교사의 단결권 보장, 5인 미만 사업장의 근기법 보장, 여타 사회보장의 문제 등을 내걸어야 합니다. 개악저지의 관점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하나 현재 진행중인 임단투를 주요시해야 합니다. 지금 진행중인 임단투에는 노개투에 유효한 많은 소재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 측에 얘기한다면 요즈음 같은 시기 조직적 단결의 문제는 무척 중요합니다. 이 문제를 충분히 고려해야 하고 이후 노동법이 개정될 경우를 대비해 공공부문 노조들이 잘 결속할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무엇이 확인되고 준비되어야 할까?

첫째 배무기 교수가 이야기하는 ‘참여와 협력’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점검해야 한다.
그것은 자본의 무한경쟁 시대에 -이것이 세계화의 본질이다 - 최고 경영자의 새로운 인식 전환에 기초하여 기업별 수준의 참여와 협력의 모델을 추구하는 것이 노동운동의 살 길이라는 주장이다. 주체가 최고 경영자이고 합의(?)는 기업별 수준이다. 그가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민주노총까지 전진해 온 노동운동의 성과를 불가피하게 보고 인정(?)하면서 기업별 노조체계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노동운동의 운동패턴을 그대로 굳히겠다는 즉 민간대기업의 주요사업장을 모델로 하여 현재 진행중인 신경영전략을 일반화하여 자본의 경쟁논리로 노동운동을 포섭하겠다는 지극히 공세적인 구상이 바로 ‘참여와 협력’ 모델이 지향하는 의도이자 본질이다. 이는 결국 엄청난 고용불안과 노동시장의 분단화 - 대기업의 상대적 (?) 안정과 중소, 영세 부분의 불안 - 그리고 노동운동진영의 분열을 낳게 할 것이다. 공공부문사업장에 대한 지속적인 탄압은 이들이 말하는 협력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민주노총을 사회적 실체로 인정하는 것도 산별노조운동을 인정한다거나 나아가 내셔날 센터를 인정하겠다는 게 아니라 현재의 질서를 자본의 주도하에 고착화시키고 이를 자본의 경쟁논리로 포섭하기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 것이다.

둘째로 ‘제도화’를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실천에 임해야 할까?
제1부에서 발표된 지정토론의 특징은 크게 볼 때 배 교수의 입장과 대립하는 것은 아니었고 단지 참여와 협력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것이 보강되어야 한다는 정도의 주장이 이날 논의의 주를 이루었다. 현상적으로는 기업별 수준의 합의가 아니라 산별수준의 운동을 보장하고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상당히 대립적으로 비쳐지기도 했지만 - 물론 이러한 주장은 산별노조의 필요성을 알리는 경우에는 다소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또한 ‘노사관계개혁’에 선결요건을 주장하면서, 가령 노사관계의 정상화 요구와 같이, 대중적 동력을 잡아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 사실상 어떤 수준의 참여와 협력이냐의 문제이지 주어진 조건에서 대중적 동력을 어떻게 강화하고 막힌 지점을 뚫으면서 노동과 자본의 역관계를 바꾸어 나갈 것인가하는 문제의식은 비어 있었다. 그것은 제1주제의 성격상 불가피한 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 문제는 ‘제도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제도화는 이제까지의 투쟁 성과를 담아내고 이를 기초로 새로운 투쟁동력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대단히 중요한 성과이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미약한 역량때문에 제도적 성과(?)에 걸터 앉으려 한다면 제도화도 될 리 없고 더욱 많은 역량이 훼손될 뿐이라는 점은 오랜 노동운동의 경험이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기업별 수준의 제도화’에 ‘산별 수준의 제도화’를 내거는 것은 이러한 점에서 자기함정이 될 수 있다. 자본측의 중앙조직에 대한 인정(?)이 산별수준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이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셋째로 우리는 어떠한 노자관계론을 가질 것인가의 문제이다.
그것은 현 정권이 ‘참여와 협력’을 자신의 깃발에 적었다면 우리의 깃발에는 무엇을 적을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이러한 사업을 방해하는 몇 가지 관점부터 극복해야 한다. 우선 민주노총의 강령작성과정을 살펴 보자. 노동조합운동이 갖는 한계가 분명히 있지만 95년 민주노총 강령의 준비와 작성 과정은 상당히 신속히 아니 부실하게 진행되어졌다. 그 당시 강령의 작성이 단지 소박한 행동지침이 아니라 민주노조운동 전체의 성과를 총괄하고 그 수준울 끌어올리는 맥락에서 진행되어지지 않았던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 내용상의 준비정도와 제반 역량의 조직화 가능성 - 민주노총 출범의 역사적 의미와 과제에 대한 분명한 정리가 부족했던 점을 그 주요한 이유로 들 수 있다.
그리고 노동운동진영내에는 이념의 문제를 현실과 괴리된 심지어는 대중을 분열시키는 그 무엇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정치적 전망의 문제를 유보하거나 이념의 정립과 이를 구체화하려는 시도를 분파적인 모습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는 이념의 문제를 모델의 문제로 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것은 현실에 근거하여 뽑아낸 원리이지 고정화된 모델이 결코 아니다. 대중의 삶과 투쟁이 갖는 역동성에서 미래지향적 요소를 뽑아내고 이를 풍부화시켜 나가는 과정이 곧 이념의 정립과정이다. 모델론적인 시각을 갖고 사물을 바라보면 이는 반드시 패턴화를 추구하게 되고 어느 지점에서는 대중의 진출을 제약하게 된다.
물론 무엇인가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도 곤란하다. 그것은 또하나의 졸속을 낳을 뿐이다. 현실 대중투쟁과 이를 규정하는 제 요인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서 우리의 깃발에 적을 내용을 차분히 그리고 입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넷째로 노개위 참여에 대한 태도이다.
이날 논의는 노개위 참여 그 자체에 대해서 여러가지 입장과 제안이 나왔다. 노사대회와 노개위참여의 문제는 단지 상황논리로 - 시간이 없어서라는 -설명될 수 없다. 그것은 민주노총이 오랫동안 견지해 왔던 합법성 쟁취에 대한 태도와 그 계획의 반영이자 결과이다. 민주산별연맹과 단위 사업장의 논의를 모아나가고 그 힘을 기초로 새로운 전진의 동력으로 잡기 보다는 여론사업을 더욱 주요하게 설정한다든가 아래로부터의 위임과 인정을 요구한다든가 -사개투의 교섭권 위임결의와 같이- 투쟁동력의 촉발과 그 수렴, 증폭보다는 상층협상에 의존하려는 -연초 사업계획서에서 밝힌 ‘분규시 중재단 구성건’의 경우 -이제까지의 사업기조가 당시 상황에서 아무런 조건없이 협상테이블에 앉게 되는 ‘사건’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 문제는 이러한 맥락에서 짚어져야지 몇몇 개별의 문제 혹은 상황의 문제로 협소화되거나 은폐되어져서는 곤란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은 참여냐 불참이냐가 아니라 이후의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 요구의 정식화를 포함한 구체적인 일정의 문제까지 - 총체적으로 점검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로 정세인식의 협소함과 대응방향의 낙관성이다.
논의를 거쳐서 이후 보완되겠지만 제3부에 발표된 민주노총의 발제문에는 현 정세에 대한 입체적인 정리가 상당 부분 비어 있다. 한마디로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물론 현정세의 한복판에 민주노총이 있고 민주노총을 끌어들이지 않는다면 사실상 신노사관계 구상의 의미가 없으므로 이는 한 측면에서는 타당한 접근이다. 그러나 주관성과 협소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본의 논리와 배경 및 주체적 조건이 분명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상층부만의 합법성 쟁취, 이를 위한 대중의 내용없는 동원으로 우리의 운동이 진행되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자본의 무한 증식과 무한 경쟁을 위해 세계적으로 전개되는 신자유주의적 공세는 우리나라에서도 세계화, 정보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이제는 신재벌, 신노사, 신복지라는 화려한 수식으로 그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신노사관계 구상이 민주노총의 성과를 반영하는 측면이 있지만 자본측이 이른바 WIN-WIN 게임의 논리로 작업장수준의 장악력을 강화하고 이를 일반적 수준에서 제도화(?)하려는 것임이 분명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 선다면 OECD가입이 곧 노동법 개정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고 - 일정한 영향력은 있지만 - 수구와 개혁으로 지배세력을 나누어서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협소한지 곧 발견될 것이다.
대응방향이 아직 정리되어 있지 않았지만 권용목 사무총장의 발제문에서는 국민여론의 위상이 과도하게 잡혀 있었다. 노개투의 주체는 노동자 대중이다. 그리고 현정세는 민주노총과 자본의 대립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노동운동의 중심이 분명하게 잡혀야 국민여론도 ‘따라오게’ 되어 있다. 이 순서가 뒤바뀌어 있다면 제대로 된 투쟁계획도 만들어질 수 없고 그 집행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시급히 현재 대중의 조건 및 민주노총 중앙과 각 산별과의 결속력 등이 점검되고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져야 한다. 민주노총의 이제까지의 부진을 - 이 또한 그 원인을 갖고 있는데 - 노개투로 만회(?)하려는 태도가 있다면 이는 이벤트적 접근이라는 제기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여섯째로 노동법 개정방향에 관한 논의이다.
임종률 교수의 발제기조는 흔히 이야기하듯 집단적 노사관계법의 개정과 개별적 노사관계법의 개악이었다. 그것은 이미 실체화된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법률적 승인(?)과 자본축척의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의 법적 조치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러한 기조에 대하여 지정토론에 나섰던 교수들의 논지는 ILO 기준을 주요하게 고려하면서 주40시간제라는 조건에서 각종의 근기법 개정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미 확보된(?) 집단적 노사관계법을 요구하지 말라는 점은 주요한 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근기법 개정 문제에 대해서 조건부 인정을 한 점은 전술적 고려를 했다고 해도 그 자체가 자본측의 공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어지점을 너무 낮게 잡았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유럽에서 시행되는 변형근로제가 과연 어떠한 조건에서 그리고 어떠한 영향을 남기고 있는지 - 대기업 정규노동자에게는 수용(?)할 수 있어도 하청으로 내려오면서 주는 부담과 고통은 어떠한지 - 등에 대해서도 면밀한 분석이 이루어지면서 대안마련이 이루어졌어야 했다.
노동법 개정 논의는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지만 이제는 각 항목별 내용과 특징, 그 역사와 타국의 사례까지 구체적으로 점검되면서 우리의 요구가 정식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는 실천적 문제의식이 깊게 스며들어야 할 것이다. 가령 무노동 무임금의 제도화와 노동조합비 상한선의 폐지, 사측에 의한 조합비 수령의 거부 등은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 각각의 법과 제도․관행의 상호연관과 그 영향을 구체적으로 점검하면서 요구의 대중적 정식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일곱째로 아래로부터의 강력한 문제제기가 갖는 의미이다.
토론장에서 이견이 보이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우려와 긴장 그리고 반대의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었다고 보여진다. “근기법 개악은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해야 한다”는 어떤 간부의 태도는 여러가지를 고려하더라도 현정세에 대한 절박감과 긴장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긴장감과 민주노총 중앙에 대한 강도높은 문제의식은 어디에 근거하는 것일까?
그것은 일차적으로 바터식 협상을 용납할 수 없다는 노동법개정에 대한 태도에 근거하는 것이지만 좀더 깊게 들여다 보면 이제까지 민주노총의 건설과정에서 누적되어진 문제의식에 근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노대 이후 민주노총까지 노동운동진영은 그야말로 ‘앞만 보고 달려 왔다’
이 과정에서 요구와 투쟁 그리고 조직에 관한 많은 문제의식이 있어 왔지만 때로는 상황 논리로 때로는 단결의 강화라는 계급적 대의로 이러한 문제의식은 묻혀 왔고 최근에는 자본의 강도높은 공세하에 단위사업장을 정비하고 방어하면서 산별노조운동의 구체적 상을 잡아내기 위해 매진하고 있었다. 이러한 시기에 노사대회 참여와 노개위 참여가 돌출적으로(?) 제기되고 진행되면서 그동안 쌓였던 문제의식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보인다.
이것은 우리 노동운동진영에게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노개위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쟁취해 낼 게 별로 없슴은 이미 분명해졌다. 총체적인 정세 인식의 정비, 구체적인 요구의 정식화, 상반기 단임투전선의 대응 이 모든 것을 긴밀하게 결합하면서 우리의 대오가 정비되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 건설 그 자체에 집중하면서 쌓였던 체증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는 민주산별연맹과 단위사업장으로 수렴되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이야말로 민주노총중앙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강화시키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다.

12시간에 걸쳐 진행된 정책세미나가 끝난 후 민주노총 중앙이 초기에 가졌던 낙관적 기조는 이미 새로운 긴장감으로 대체되고 있었고 아래로부터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의식은 우리에게 새로운 낙관을 던져주고 있었다. ‘참여와 협력’을 ‘기정사실화’ 하는 자본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총체적인 인식과 대응을 시급히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한/노/정/연

1996-05-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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