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제106호 이전)

현장에서 미래를 > 컬럼 > 목록보기 > 글읽기

 
월간 현장에서 미래를에 바란다
 연구소에 바란다

현장에서 미래를  제1호
김진균


월간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에 바란다

김 진 균 (지식인연대 대표,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노동현장에서 일어나는 사실을 알리고, 객관적 사실로서 파악을 하고, 그 사실이 담고 있는 함의를 인식하고 해석해서 이론화시키고 정책화시키는데는 시간과 공간 및 그 일을 수행하는 주체 사이에 언제나 간극이 있게 마련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고, 그 변동이 현장에서 노동력을 솎아내고 극소전자기술이 내장된 기계․기기․기구가 노동과정을 통제하는 폭이 넓어져 갈수록, 자본의 노동에 대한 현장장악력이 커지고 있다. 그것은 인간노동에 대한 관리․경영의 기법이 미세하고 철저해지고, ‘과학적 지식과 정보’로 더욱 치장을 하며, 따라서 노동자가 여간 의식해 있더라도 부지불식중에 자본에 포섭되도록 노동통제의 이데올로기적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 한편으로 한국의 경제가 ‘세계화’의 실제 과정과 ‘구호’속에 더욱 침윤해 들어가면 갈수록, 광활한 만주벌판에 말달리는 ‘고구려인’이나 ‘선구자’의 기상으로 부추킴을 받는 국면도 새롭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가 이 나라의 노동자가 ‘하나의 민족으로 결합할 남북 노동자’와, 더 나아가서 이 나라의 경제가 세계화와 연계되는 만큼 관계를 맺게 되는 각종 타 인종, 타 민족의 노동자에게 진보적인 혜택과 진보적인 권익을 증진시켜줄 지는 아무도 속단하기 어렵다. 오히려 자본주의 역사에서 각국이 구체적으로 체험해 온 바와 같이, 자본의 운동을 적절히 통제하고 자본가계급 또는 ‘사용자’의 자의적 권력을 견제하거나 자본주의의 역사적 모순을 실천적으로 전환시켜 보고자 했던 시도에 의해서만 진보적 방향의 기틀을 잡을 수 있다는 명제만이 자명할 것이다.


ꡔ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ꡕ는 그 탄생의 소명이 위의 배경에서 분명하고, 또한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이라는 회지를 발간하는 취지도 그러할 것이다.
지금 노동현장은 노동통제의 방법이 다양하고 교묘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노동현장에서는 일년에 크게 한번 ‘단체협약’을 둘러싸고 대립하여 모든 성과를 한꺼번에 얻어 낼 수 있다고 하는 낙천적 기대만으로는 더 이상 자본의 노동통제를 극복해 나갈 수 없게 되었다.
이제 노동현장의 “일상적인 일, 작업, 일의 흐름, 일상적인 업무의 전달․지시․집행, 일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기계의 작동, 화상의 움직임, 노동자 가족에 제공되는 머리방․영화방․수영장․헬스클럽․그림그 리기 대회 등”, 이러한 모든 일상적인 일들이 그것대로 빠짐없이 빠르게 ‘연구소’에 전달되어 그것이 ‘사실’로서 집계되도록 해야 한다. 그 사실을 판독하는 힘은 현장에 있는 사람과 공부를 하는 사람이 같이 서로 교류하는데서 바르게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모으기, 읽기, 바로알기, 이렇게 해야 어떤 법칙성에만 모든 판단의 명분을 주는 폐단을 없애고, 노동현장에 대한 이론과 정책은 현장성과 객관성 그리고 역사성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이론과 정책은 이론적 실천의 구체적인 영역을 넓히는 것이고, 또한 매 순간마다 실천의 명료성과 적실성을 얻어서, 결국 인간의 해방, 노동의 해방에 이바지하는 길을 찾아 나갈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1995-07-20 00:00:00

의견글쓰기 프린트하기 메일로 돌려보기
이 글에 대한 의견보기  다른글 의견보기
아직 올라온 의견글이 없습니다


| 목록보기 | 윗글 | 아랫글 |

(구)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00-272) 서울시 중구 필동2가 128-11 상전빌딩 301호   Tel.(02)2277-7957(팩스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