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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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사회적 합의’는 가능한가
‘신노사관계’ : 그 ‘구상’과 ‘현실’?박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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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노사관계에서의 ‘사회적 합의’ - 한국에 주는 시사점- ?강수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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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의 사회적 합의, 그 결과와 교훈?조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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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3만여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공공부문 노동조합 조합원총회에서 확인되듯이 민주노총 원년의 투쟁인 96년 임단투전선이 6월 들어 그 집중력을 높이면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맞서 권력과 자본은 제3자개입 엄단, 단협안 개악, 국가보안법에 의한 구속 등 일전 불사의 결의를 밝히고 있어 올 6월이 96년 임 단투가 가장 집약되고 ‘신노사관계 구상’의 본질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뜨거운 여름’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신노사관계 구상’이 발표된 지 한달 반이 지난 현재 노동운동진영은 정세인식과 대응기조를 둘러싼 초기의 부분적인 낙관과 이견을 극복하고 전체 노동운동진영의 단결된 힘으로 현 정세를 돌파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한 대중적 태도의 첫 표현이라 할 수있는 6월의 임 단투를 거치면서 노동운동진영의 계획 또한 좀더 분명해질 전망이다.
6월호 특집 <한국에서 사회적 합의는 가능한가?>를 통해서 우리는 ‘신노사관계 구상’이 노동법 개정의 문제로 쟁점화되고 있지만 이는 이제까지의 노자관계를 전면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구상이라는 점, 그것은 특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실험되어졌고 그 결과는 항상 노동자의 일방적인 고통전담과 노동운동의 약화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한 ‘직관적 거부’의 수준을 뛰어 넘고 우리의 요구와 대오 정비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도 그 전제적인 인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이번 호 특집을 기획하였다. ‘신노사관계 구상’ 그 진단과 대응에 대한 논의 내용이 지극히 빈곤한 요즈음 이번 호 특집은 현정세를 인식하고 그 가닥을 잡아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7월호 <특집>에서는 ‘노동법 개정’문제와 관련하여 노동법 개정의 역사와 그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그 동안 전개해 왔던 노동법 개정의 역사와 그 교훈, 현재 제기되고 있는 주요 쟁점과 그것이 갖는 의미 등을 타국의 경험과 함께 살펴 볼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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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노사관계’ :
그 ‘구상’과 ‘현실’
- 96년 5월 전개과정을 중심으로 -
박 성 인 (정책사업위원장)
들어가며
김영삼 정권이 지난 4월 24일 ‘21세기 세계 일류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신노사관계 구상’을 발표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한 초기 환영과 기대의 분위기는 썰물 빠지듯 사라졌다. ‘참여와 협력의 새로운 노사관계로의 대전환’이라는 화려한 수사(修辭)와 이를 위한 ‘5원칙’1)은 애초 바램과는 달리 각 세력의 입장과 이해만큼만 재해석되고 있고, 또 그만큼 각 세력의 요구와 주장의 소리는 높다. 물론 ‘신노사관계’를 구상하고 추진해 온 세력2)이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지 않았을 리는 만무하다.3) ‘신노사관계 구상’이 구상으로 끝날 지 아니면 ‘사회적 합의’로 현실화될 지, 또 그 현실적인 결과가 어떻게 귀결될 지 아직 예측할 수 없지만, 적어도 ‘신노사관계 구상’의 현실화는 이를 둘러 싼 사회 제세력간의 총체적인 힘의 대립과 그 결과만큼만 이루어질 것이다.
이 글에서는 ‘신노사관계 구상’ 이후 각 세력의 대응을 중심으로 신노사관계 구상이 현시기 노사관계 재편에서 갖는 의미와 전망을 정리하고자 한다. 만일 지난 1달간 ‘신노사관계 구상’을 둘러 싼 각 세력의 동향을 면밀히 추적해 볼 수 있다면, 나아가 각 세력의 입장과 그 변화를 검토해 볼 수 있다면, ‘신노사관계 구상’이 노동운동에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과연 지금의 조건 속에서 ‘신노사관계 구상’이 바라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참여와 협력의 새로운 노사관계로의 전환’이 가능한 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노사관계 구상’이 폭로한 것 - 그 첫번째 내용
“재작년말 세계화 구상을 발표할 때부터 김대통령은 세계화의 기본 골격이 교육개혁과 노사개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근대화와 산업화시대에서 세계화시대로 탈바꿈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운영원리도 바뀌어야 하고 그 핵심에 노사문제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신노사관계 구상’이 발표되던 날, 신노사관계 구상의 주역의 하나인 박세일 청와대 사회복지 수석이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이다. ‘세계화 구상’의 핵심에 ‘노사문제’가 있다는 김영삼 정권의 자각과 선언으로 갑자기 ‘노동 문제’는 ‘치안과 공안’차원의 문제에서 “21세기 국가발전전략의 핵심”으로 지위 상승(?)하였다. 동시에 ‘뜨거운 감자’였던 ‘민주노총’은 청와대 오찬의 주빈으로 초대되었다. “96년 노사관계의 가장 큰 불안요인이 민주노총의 존재”라는, 그 숱한 「96노사관계 전망」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불과 몇 개월만의 이러한 변화에 먼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급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해온 것’이라는 노동부 관리의 말을 믿고 그 배경을 좀 더 추적해 나가보도록 하자.
먼저 외적 계기부터 살펴보자. 김영삼 정권은 독점자본의 국제적 진출과 관련하여 ‘세계화의 구상’아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을 추진해 왔다. 국내 독점자본의 세계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국제 콘쩨른과의 전략적 협력은 불가피했다. 그런데 OECD가입을 위해서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요구하는 ‘노동법 개정’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안되었다4) 이는 역으로 국내 노사관계 문제가 국내 독점자본의 국제적 진출을 위한, 즉 새로운 시장개척과 그를 통한 자본축적의 새로운 외적 조건으로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올해 내로 OECD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김영삼 정권에게 ‘노동법 개정’문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외적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OECD에서의 ‘노동법 개정’ 요구가 갖는 현실적인 의미는 ‘민주노총의 합법화’이다. 이러한 사정은 94년 11월 민주노총(준)이 출범한 이후, 민주노총에 대한 정부정책의 딜레마와 연관되면서 ‘신노사관계 구상’을 더욱 촉진시켰다. 93~94년 노․경총 사회적 합의의 실패를 통해, 정부는 그동안 실제로 노사관계 변화를 주도해 왔고 주요한 전략사업장을 포괄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노동정책도 실효성이 없다는 점, 따라서 민주노총을 인정한 조건 속에서의 새로운 노사관계 패러다임을 구체화시켜 나가야 할 필요성에 직면해 왔다. 이러한 점에서 ‘신노사관계 구상’은 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성장으로 인한 노자간 역관계의 변화를 주되게 반영하는 것이고, OECD가입이라는 외적 계기를 변수로 정부의 주도하에 노사관계를 새롭게 재편하고자 구체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94년 이후, 정부의 노동정책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자본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그를 위한 유연적 축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조적 노사관계를 완성해 내는 것으로 변화해 왔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을 ‘사회적 합의’의 장으로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이번 ‘신노사관계 구상’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즉 민주노총을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협력적 동반자로 만들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이처럼 신노사관계 구상은 ‘노동 문제’가 국가발전전략의 핵심이라는 점, 즉 새로운 자본축적의 관건적인 요소라는 점, 그리고 ‘노동 문제’의 중심에 민주노총이 있다는 점, 나아가 민주노총을 사회적 합의의 장으로 끌어들여 독점자본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하위동반자로 삼겠다는 점등을 폭로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4월 20일 중앙위원회에서 청와대 오찬 불참 결정을 내렸을 때, 청와대에서 특사를 파견하여 민주노총의 참석을 종용한 사정5)을 이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여건이 성숙하였나?”
만일 청와대 사회복지수석실이나 노동부가 과거 이인제 노동부 장관이나 남재희 노동부장관처럼 조급하거나 순진(?)하지 않았다면, ‘신노사관계 구상’의 실현을 위한 조건에 대해서도 충분히 다각도로 검토했을 것이다. ‘노동법 개정’과 ‘노사관계 개혁’이 불가피하다면, 문제는 어떠한 조건에서 어떠한 일정 속에서 추진했을 때 노사관계 안정으로 이어질 것인가이기 때문이다. 92년에 설립된 ‘노동법 개정연구위원회’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것도, 95년 이후 ‘노사화합선언’을 추진하고, 하반기에 중앙노사위원회를 재개하여 노사정 대토론회를 대대적으로 실시한 것도, 96년 초부터 진념 노동부장관이 노동현장을 순회한 것도 바로 이러한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타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략 다음의 내용들을 타진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첫째, 노자간의 격렬한 대립이 불가피한 ‘노동법 개정’이 노사간 안정으로 귀결될 수 있도록 현 정권이 정국주도력을 계속 확보해 나갈 수 있는지의 여부,
둘째, 노동법 개정과 노사관계 개혁의 핵심인 민주노총을 사회적 합의의 장으로 끌어 들일 수 있는지의 여부,
셋째, 그간 유일한 합법 중앙조직으로 보호받아 왔던 한국노총이 ‘복수노조 금지조항 철폐’ 반대를 철회하고 민주노총의 실체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마지막으로 개별적 노사관계법의 개정을 주장하지만 동시에 집단적 노사관계법의 개정에 완강히 반대해 오던 경총을 비롯한 자본가집단을 설득할 수 있을 지의 여부 등이 그것이다.
15대 총선에서의 신한국당의 승리를 통한 YS정권의 정국 주도력의 확보, “민주노총의 실체를 인정한다면 노사공익 3자로 구성된 중재단을 구성할 용의가 있다”는 민주노총의 입장6), 신경영전략에 따른 자본의 현장 장악력의 강화와 단위노동조합의 현장장악력 약화7), 그리고 한국노총의 개혁파인 박인상 위원장 체제의 등장8)은 ‘신노사관계의 구상’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조건이 되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민주노총에 대한 정부의 태도 변화가 어떠한 조건에서 이루어졌는가 하는 점이다. 민주노총에 대한 이런 태도 변화는 한편으로는 민주노총의 96년 사업계획서에도 보여지듯, 민주노총의 실체를 인정한다면 노사공익 중재단을 구성할 수 있다는 유화적인 입장에 조응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95년 노사관계에 대한 정부의 평가9)와와도 맛물려 있다. 정부는 95년 상반기에 추진되었던 노사협력 선언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그 성과의 연장선에서 한편으로는 중앙단위 노사협의회를 재개하여 노사협력을 위한 토론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고, 임금연구회를 구성하여 우회적인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가하면, 노무관리전담팀을 구성하여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에 대한 노무관리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기업 수준의 노사협조주의 정착을 위해 노력해 왔다. 바로 지난 1년간의 성과, 즉 기업합의주의 모델에 바탕하여 이를 정부의 주도하에 사회적인 수준에서 사회적 합의 모델로 정착시켜 나가려는 시도가 바로 ‘신노사관계 구상’이다.
이처럼 ‘기업 합의주의 모델’에 기초하여 민주노총을 사회적 합의의 장으로 끌어 내기 위해서는 ‘노동법 개정’ 그 자체를 직접적으로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우회할 필요가 있다. 바로 그 우회의 전술이 ‘신노사관계 구상’이며, 이는 “단순히 노동법을 개정한다기 보다는 기업문화와 노동운동의 방향 등 국민의식 개혁에 촛점을 두면서 ---- 공개적인 논의를 통해 범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내고, 법개정 차원을 넘어선 국민운동 차원에서 추진”하여 김영삼 정권의 임기 중에 노사관계 제도를 개혁하고 참여․협력적 노사관계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노사 당사간간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한 노동법 개정 사안을 정부의 주도하에 범국민적 합의라는 외양으로 압박해 나가겠다는 것이 ‘신노사관계 구상’인 것이다.
ꡔ한국노사관계의 개혁ꡕ : 배무기 교수는 무엇을 은폐하려고 하는가?
“어떻게 하면 적극적으로 대립과 불신관계를 극복하고, 노사쌍방이 만족할 수 있는 협력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배무기, ꡔ한국노사관계의 개혁ꡕ 가운데서)
한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서, 한 경제학자로서 현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론적인 관심만이 아니라, 그 이론을 적용하여 현실에서 검증받고, 나아가 그 이론에 따라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영광(?)은 없을 것이다. 노사관계에 관련한 문제라면 바로 신노사관계 구상의 주역의 한사람인 배무기 교수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신노사관계 구상’의 이론적인 기초인 ‘참여 협력적 노사관계’ 패러다임을 새롭게 재발견(?)한 배무기 교수의 저서를 검토해 보는 것은 ‘신노사관계 구상’을 이해하려는 자에게는 예의이자 의무라 할 수 있다.
‘노사관계 개혁위원회’의 상임위원인 배무기 교수는 ꡔ한국 노사관계의 개혁ꡕ이라는 저서를 통해 참여협력적 노사관계를 다음과 같이 정식화하였다. 중심적인 내용만 요약해 보자.
첫째, 한국 노사관계의 현단계 문제는 중장기 전략과 비젼이 부재하고, 합리주의가 정착되지 못하여 아직도 여전히 대립적이며 상호간 불신에서 헤어나고 있지 못하다.
둘째, 이러한 대립적인 노사관계로는 이후 세계화, 정보화시대의 국제경쟁에서 한국의 자본이 살아남을 수 없다.
셋째, 따라서 노사관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데, 만일 기업이라는 하나의 생산시스템 내에서 노사관계를 고능률생산조직을 지탱하기 위한 하나의 중요한 전략변수로 바라보고, 노사관계의 분배적 측면보다 생산적 측면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면 - 최고 경영자와 노동조합이 동시에-, 기업의 경쟁력은 강화되고, 종업원의 만족도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
넷째, 이를 위한 이론이 노사관계 3수준이론인데, 이 이론에 따르면 분배단계인 ‘단체교섭의 국면’만을 상정하면 노사관계가 대립적이 되지만, ‘장기전략과 정책 결정 수준’과 ‘작업 현장 수준’은 원래 협력적인 측면이 크기 때문에, 바로 이러한 이론과 패러다임에 최고 경영자가 착목하여 ‘결의’를 하고 주도하고 노동조합이 뒷받침한다면, 파이도 키우고 노동조합의 분배의 몫도 커지며 기업내 협력적 노사관계의 구축도 가능하므로, 정부가 주도해서 이러한 이론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배무기 교수는 이러한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미국에서 이러한 기업별 노사협조체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던 Motorola社, Federal Express社, GM-Saturn社, AT & T社의 사례를 들고 있다.
미국에서 직수입한 이론이기 때문에 ‘새로운 패러다임’인가? 이러한 이야기는 한국의 노동자들에게는 너무도 많이 듣던 이론이어서 전혀 새로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빵을 크게 한다면 분배의 몫도 커질테니 그 때까지만 열심히 협조해서 일하자”는 이야기는 이미 군사독재정권 시절인 70년대부터 귀에 박히도록 들어 온 이야기이다. 이러한 시도가 미국에서 이루어지면 새로운 이론이 되는가? 과거에는 정부에서 주도해서 했는데 지금은 최고 경영자가 주도하면 새로운 이론이 되는가? 과거와 달리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경영정보를 공유하게 하고, 종업원을 인간적으로 존중하고, 교육과 훈련을 중시하겠다고 했는데, 거꾸로 왜 한국의 기업이 노동자에게 경영참가를 가로막을 수밖에 없었는지, 왜 교육과 훈련에 투자하지 못했는지를 분석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최고 경영자가 인간적이지 못해서 이러한 패러다임을 실천하지 못했는가?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이 이론은 무엇을 새롭게 말하고 있는지, 거꾸로 무엇을 은폐하려고 하는가를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배무기 교수의 ‘참여 협력적 노사관계론’은 ‘기업별 합의주의’에 기초한 신보수주의 공세의 일환10)이라는 점이다. 노사관계는 기업 수준만이 아니라 사회적 수준, 나아가 정치적 수준의 노사관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현재의 노사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주요한 요인인 고용, 노동시장 문제나 임금구조의 문제, 노동력의 재생산의 조건 등이 기업별 수준만이 아니라 사회적 수준, 정치적 수준에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11)인데도, 배무기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기업 내적 문제, 그것도 최고 경영자의 ‘의지’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이론은 노사관계의 사회적, 정치적 수준에서의 해결을 막고, 그러한 문제의식조차 은폐하며, 나아가 이를 사회적, 정치적 수준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산별노조 건설이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부정하여, 기업별 노사협조주의를 고착시키려는 의도에 다름아니다.
둘째, 배무기 교수의 ‘참여․협력적 노사관계론’은 명백히 핵심 대규모 사업장의 정규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정책이며, 이를 중심으로 참여협력적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배무기 교수가 미국의 사례를 들 때, 대기업의 핵심노동자층에 대한 인사노무관리정책에만 주목하고, 그를 전후하여 발생한 대량감원에 눈을 감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의도의 반영인 것이다12). 지금까지 노사관계의 민주적 재편을 주도해 온 핵심 전략사업장의 핵심노동자층을 주변 노동자와 분리시켜 개량화시켜 나가겠다는 의도를 ‘인간 존중’, ‘종업원 존중’이라는 말로 은폐하려는 것이 다름 아닌 ‘참여․협력적 노사관계론’이다.
셋째, 배무기 교수가 도입하고자 하는 미국의 초우량기업의 기업 내 프로그램은 사실 그 정도의 차이는 달리하지만, 90년대 초반 이후 한국에서도 ‘신경영전략’이라는 이름으로 광범위하게 도입되고 있는 내용들이다. 물론 배무기 교수의 경우 “신경영전략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경영전략으로 이를 휴먼웨어 중심의 경영전략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 내용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최고 경영자층의 노사관계전략 전환’, ‘인간존중․종업원 존중’, ‘고개존중과 고객 제일주의’, ‘교육과 훈련의 중시’, ‘근로자의 참여 증대’, ‘팀작업 조직’, ‘품질 향상에 대한 강조’, ‘투철한 노사관’, ‘철저한 업적 평가’, ‘지속적 개선 추구’ 등 미국의 협력구도 성공기업의 공통요인이라고 제시한 내용이 사실은 한국의 주요 대기업에서도 이미 실시하고 있거나 실시할 예정인 내용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떠한가? ‘노동강도의 강화’, ‘현장 노동통제체계의 강화’, ‘노동자간 경쟁의 격화’, ‘산업재해와 직업병의 증가’, ‘고용불안의 구조화’, ‘노동조합의 무력화’ 등 신경영전략이 실시된 기업에서 최근 3~4년간 일어난 변화의 내용13)이다.
네째, 노사관계 3수준이론과 관련하여 “분배단계에서는 대립적 노사관계가 불가피하지만, 작업현장 수준에서는 노사간에 협력적인 측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본질을 전도시키는 이데올로기 공세에 불과하다. 생산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노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협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본-임노동관계’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 향상은 주로 작업장 수준에서의 노동강도 강화와 인원감축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작업장 수준의 대립은 오히려 강화14)되고 있다. 그동안 노동조합이 임금이나 복지문제 등 분배를 둘러 싼 요구투쟁을 중심으로 전개해 온 것을 현상적으로만 이해하여 마치 작업장 수준에서의 노사관계는 협조적이고, 단체교섭에서의 노사관계는 대립적인 것처럼 파악하는 것이 바로 배무기 교수의 이론인 것이다. 노동현장에 대한 밴치마킹은 기업의 최고경영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배무기 교수에게도 필요하다.
‘신노사관계 구상’이 폭로한 것 - 그 두번째 내용
노사관계 재편을 통해 민주노총을 자본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하위 동반자로 삼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87년 이후 변화된 노사간 힘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면, 따라서 ‘신노사관계 구상’은 민주노조운동의 성과라는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자본축적운동의 새로운 조건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자본의 반격’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자본축적운동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일 뿐 아니라 미래의 자본축적운동의 원할한 전개를 위해서도 불가피한 공세이다.
한국 자본의 축적운동과 관련하여 90년대 초반 이후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자본의 구조조정과 신경영전략은 자본간 무한경쟁을 ‘노동력의 유연한 이용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통해 극복해 나가고자 하고 있고, 이는 노동자간 경쟁 및 노동현장에 대한 노동통제의 강화를 통한 노동조합의 무력화와 인원감축을 필연적으로 요구하고 있다15). 이러한 자본의 요구를 법적, 제도적으로 보완해 주고, 자본의 운동에 걸맞는 새로운 협조적 노사관계의 틀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신노사관계 구상’이 목표로 하는 것이다. 정리해고 요건 완화와 월차 및 생리휴가제의 폐지, 변형근로제의 도입, 그리고 근로자 파견법 제정 등 개별적 노사관계법의 개악은 ‘선진화, 국제화’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사실은 자본 운동의 이러한 요구를 반영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90년대 초반 이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자본의 신경영전략은 자본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 합리화운동의 일환으로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추진되고 있다.
첫째, 생산성 향상만을 위한 생산 합리화 : 자동화, 작업공정의 표준화, 합리화
둘째, 현장감독자를 통한 현장 단위 노동통제의 강화 : 노동자를 통한 노동자 통제체제의 구축
세째, 노동자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노동력 이용체계 : 기능적 유연화, 수량적 유연화
네째, 성과급 임금제도, 능력주의적 인사제도의 도입 : 자본간 경쟁을 노동자간 경쟁으로 전화
다섯째, 기업문화전략를 통한 노동자의 의식과 정서 통제 : 자발적 동의 메카니즘, 가치관․규범․행동양식의 내면화
여섯째, 직제개편, 조직개편 통한 자본의 현장통제력 강화와 노조활동 무력화
일곱째, 경영의 동반자로 노사협조주의적 노동조합 및 활동가 육성
이러한 자본의 신경영전략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면서 작업장 내 노사관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첫째, 집단적 노무관리에서 개별적 노무관리 강화로
- 노동자를 임금 및 승진, 작업에 대한 지휘․감독, 인사이동, 교육 훈련 등을 통하여 개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분열시켜 노동조합의 현장장악력을 약화시킨다.
둘째, 강압적 노동통제와 유화적 노동통제의 병행
- 각종 포상제도나 반생산체제를 통해 반간․개별 노동자간 경쟁을 강화시키고, 이를 통해 현장에서의 조합활동가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고립시킨다.
- 기업문화활동 등을 통해 조합원들을 인간관계로 묶어 사측으로 포섭하거나, 조합원들의 생각과 정서를 서서히 사측의 의도대로 변화시켜 나간다.
- 임금, 복지에서의 유인책을 통해 노동자 내부를 분열시킨다.
세째, 총체적이고, 입체적인 공세
- 초기에는 부분적이고,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제기해 들어 오나, 몇 차례의 시도를 거친 후에는 입체적이고 총체적인 공세의 형태를 띤다.
- 중장기적인 비젼과 전략을 가지고 공세한다.
다섯째, 규범적 대중운동의 형태로 전개
- 위기의식 확산과 노사공유비젼 창출을 결합한다.
이러한 자본의 신경영전략은 노동강도를 강화하고, 인원감축을 통해 고용불안을 구조화하며, 노동자간 경쟁을 격화시키고 노동조합의 현장장악력을 무력화시킴으로써 허구적인 노사협조주의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16)
이처럼 ‘신노사관계 구상’은 민주노총의 실체에 대한 인정, 즉 민주노조운동의 성과라는 측면만이 아니라, 최근 노동현장에서 일어나는 작업장 수준의 노자관계의 변화(자본의 현장 장악력 강화와 노동조합의 현장장악력 약화)라는 현실도 반영한 자본의 새로운 반격이라는 측면도 가지고 있다. ‘신노사관계 구상’이 폭로한 두번째 내용은 바로 이점이다.
‘노사관계 개혁위원회’ : ‘사회적 합의’ 가능한가?
김영삼 정권은 ‘신노사관계 구상’을 구체화해 나갈 기구로 대통령 직속 민간 자문기관인 ‘노사관계 개혁위원회’(이하 ‘노개위’)를 설치하였다. 92년 ‘노동법 개정 연구위원회’를 노동부 산하에 설치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해 현 정권이 어느 정도 힘을 실으려 하는지 파악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자문위원 30명, 전문위원 20명, 특별위원 4명, 그리고 사무국 10명의 인원으로 5월 9일에 출범한 ‘노개위’는 “21세기에 대비한 노사관계 개혁의 기본 방향을 정립하고, 이를 위한 국민적 합의의 도출과 그 추진방향을 연구․심의하여 대통령의 자문에 응할17)”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노개위’는 산하에 3개 분과위원회18)와 전문위원, 그리고 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98년 2월까지 노사관계 개혁기반 구축, 노사관계 제도의 개혁, 신노사관계의 정착을 위한 국민의식 개혁운동의 전개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5월 9일 1차회의를 시작으로 분과별 회의 및 워크샾, ‘노사관계 개혁 국민제안창구’ 개설, ‘노사관계 개혁 국민의식조사’ 실시, 그리고 전국 순회 ‘국민공청회’의 개최 등 빠른 행보를 해 나가고 있는 노개위는 “노동법 개정 보다는 참여와 협력적인 노사관계 패러다임을 구축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발표19)했지만, 정부의 노동법 개정 일정을 고려해 보았을 때, 올해 9월 정기국회가 열릴 때까지는 ‘노사관계 개혁 및 노동법 개정안’을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개위’ 출범한 지 한달이 지난 지금, 노개위의 위상 및 구성, 그리고 운영과정에 대해 점검해 보는 것은 이후 ‘신노사관계 국면’에서 노동운동진영이 어떠한 태도를 취할 것인지와 관련하여 의미가 있을 것이다.
먼저 위상과 관련한 문제로, ‘노개위’가 대통령 직속 민간 자문기구라는 점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대통령 직속기관이라는 점에서 무게를 갖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의 노사관계에서 가장 먼저 개혁되어야 할 대상인 ‘정부’가 당사자로 빠져 있다는 점에서 노자관계를 둘러 싼 ‘총자본 대 총노동’간의 대립을 은폐시키고 있다. ‘사회적 합의’의 과정에서 주요 당사자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운신할 수 있다는 것은 곧 ‘노개위’에서의 과정과는 별도로 정부쪽에서는 다른 카드를 사용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둘째, 노개위의 인적 구성과 관련하여, 노사 당사자는 10명(자본측 5명, 한국노총 3명, 민주노총 2명)만 포함되어 있고, 나머지 20여명이 소위 시민사회단체, 학계를 대표하는 공익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개혁위원 각각의 성향은 천차만별이지만, 그동안 노사관계 개혁 및 노동법 개정에 대한 학계와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 정부가 의도하고 있는 ‘집단적 노사관계법의 개정과 개별적 노사관계법의 개악’의 범위에서 각 개별 항목을 조정하는 수준이 되거나, 아니면 노사관계 개혁 및 노동법 개정에 대한 ‘노개위’의 단일안을 제출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전자의 경우에 그것은 ‘범국민적 합의’라는 외양을 쓰고 발표될 것이다.
세째, 지난 한달간 ‘노개위’의 운영과정을 보면, 그 진행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청회나 언론 보도를 통해서는 이미 ‘참여․협력적 노사관계’를 기정 사실로 한 채 진행되고 있다. 이는 노동법 개정을 둘러 싼 노자간 치열한 대립을 예상해 볼 때, 노동법 개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노사 양자에 강제하기 위해서는 ‘노사관계 차원’의 사회적 합의를 먼저 강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참여와 협력’의 구체적인 내용과 실제 진행과정에 대한 담보가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세력도 감히(?) ‘참여․협력적 노사관계’ 그 자체를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노사관계 구상’은 그 자체로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가지고 있고, ‘노개위’는 정부의 주도권 속에서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20)
내년 대선 일정을 역산하여 노동법 개정 일정을 고려해 볼 때, 만일 김영삼 정권이 임기 내에 노사관계 개혁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려고 한다면, ‘노개위’는 ‘단일안’을 늦어도 올해 9월까지는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총론 수준에서의 ‘노사관계 개혁에 대한 단일안’이 매우 모호하고 추상적인 형태로 마련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노동법 개정에 대한 단일안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뒤에서 밝히겠지만, 결국 ‘신노사관계 구상’의 현실화는 ‘노개위’에서의 논의 보다는 대립하는 사회세력을 ‘범국민적 합의’라는 이데올로기 공세로 압박해 나갈 수 있는 정부와 다시 그에 대응하는 총노동진영의 대중투쟁역량 정도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다. 물론 현 정권은 이러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추진하고 있다21)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경총 : 명분에서 실속으로(?)
“다기능 고기술의 근로자와 새로운 지식과 정보에 익숙한 근로자의 양성이 21세기의 핵심과제라고 강조한 것은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참여 협력의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겠다는 정부의 정책 의지로 볼수 있으나, 신노사관계 구상을 마치 복수노조 허용이나 제3자 개입규정 철폐와 같은 노동관계법상 일부조항의 개정만을 위한 것으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 (1996. 04. 24. 경총 「성명서」 가운데서)
4월 24일 청와대 오찬에 재벌 총수들이 대거 불참함으로써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던 경총 등 자본가 진영은 그동안 허용불가를 고수해 오던 복수노조를 상급단체에 한 해 제한적으로 인정한다는 방침22)으로 바뀌면서 ‘신노사관계 구상’에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다. 경총을 중심으로 한 자본가 진영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첫째, OECD가입을 앞두고 추진되는 ‘신노사관계 구상’은 결국 장기적으로 독점자본의 이해와 일치할 것이라는 점,
둘째, ‘신노사관계 구상’과 동시에 ‘신재벌정책’23)이 추진되고 있어 정부의 정책에 전면 대항할 수 없다는 점,
셋째,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인휴대통신(PCS)사업권 등, 재벌의 판도를 바꿀만한 거대한 이권사업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자본가 진영은 무엇보다도 복수노조 허용이나 제3자개입금지 조항의 철폐가 노사관계 안정 - 여기서 ‘노사관계 안정’이란 노사관계에서 자본의 주도권의 계속 유지되는 것을 의미한다 - 을 해치지 않는가에 대해 우려해 왔다.24) 만일 이 점에 대한 분명한 담보만 된다면, 그 대신 개별적 노사관계법의 개정을 통해 자본축적운동의 유리한 법적, 제도적 조건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25).
물론 자본진영 내부에도 독점재벌그룹과 중소기업간에는 노동법 개정에 대한 이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협력적 노사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표명으로 받아들이긴 하지만, 노동단체간의 경쟁적 활동이 지나치게 가열되어 안그래도 어려운 중소기업의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 노사관계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복수노조 허용, 제3자개입금지 철폐 등이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이 반드시 고려돼야 하고 탄력적인 인력활용을 가능케 하는 변형근로제, 근로자파견제도 등도 긍정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1996. 04. 24.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그러나 이러한 이해의 차이는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 지원 등을 통해 조정될 수 있으므로 큰 의미를 갖는 차이는 아니다.
자본진영은 이러한 사정에 기초하여 지난 4월 30일 경제5단체장을 중심으로 ‘노사개혁추진 대책위원회’(위원장 이동찬 경총 회장)와 그 산하에 ‘실무대책위원회’(위원장 조남홍 경총 상임부회장)를 구성하였다. 노사개혁 추진 및 그 대응방안을 심의․의결하는 ‘노사개혁추진 대책위원회’는 노사관계 의식과 관행의 개선방안 뿐 아니라 복수노조, 제3자 개입, 노조 전임자 급여, 정리해고제 신설, 변형근로시간제 도입 등 노사간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을 연구과제로 설정하여, 96년 6월말까지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국노총 : 기사회생에서 개혁의 화신(?)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턱에 있는 만큼 노사관계제도의 선진화가 필요하고 노동계의 분열도 치유해야 하므로 복수노조제도를 수용하고자 한다.”(1996. 04. 22. 박인상 노총위원장, ꡔ중앙일보ꡕ 인터뷰 가운데서)
만일 이번 ‘신노사관계 구상’의 추진에서 가장 득을 얻는 세력이 있다면 한국노총일 것이다. 93~94년 사회적 합의의 실패 이후 95년 11월 민주노총의 출범으로 조직의 존립 자체가 위기에 처해 있던 한국노총은 ‘신노사관계 구상’의 추진으로 일단 현재의 세력을 유지함은 물론, 그동안 노사관계 재편과정에서 수세적인 입지에 처해 있던 상황을 일거에 공세적인 위치로 전환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는 96년 초에 ‘한국노총 내부개혁’과 ‘노동계 통합’을 내걸고 출범한 박인상 위원장 체제가 ‘복수노조’을 인정함으로써 가능해졌다. 물론 한국노총의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민주노총은 이미 실체로 존재했을 뿐만 아니라 노사관계 재편의 주도권을 행사해 왔지만, 한국노총은 이미 존재하는 실체를 인정하겠다는 것만으로도 ‘노사관계 개혁’에 커다란 의지를 표현하는 것처럼 되었다.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한 한국노총의 입장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참여․협력적 노사관계에는 적극 찬성, 개별적 노사관계법 개정에는 적극 반대”.
“한국노총 입장에서는 90년대 들어와서 정책세미나를 통해 이미 노동조합의 운동기조를 민주복지사회실현을 위한 노동조합주의로 바꾸었다. 그리고 지난 해에는 참여와 협력적 노사관계를 선포했다.”(이주완 사무총장, 1996. 04. 27. KBS제1TV 심야토론에서)
“노사관계 개혁위원회가 기업의 요구나 경쟁력 강화에 지나치게 집착해 기존의 근로조건을 저하시키는 변형근로시간제, 정리해고제 도입, 연월차 및 생리휴가 폐지 등을 시도할 경우, 전체 노동자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1996. 04. 24. 「성명서」 가운데서)
집단적 노사관계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노조의 정치활동 금지, 공무원․교원의 단결권 불허 조항의 전면 개정을 중심적으로 주장26)하고 있다.
“향후 노사관계는 참여와 협력을 통해 단위노조가 생산에 치중하도록 하고, 산업단위는 갈등 및 분배에 전국단위는 정치활동 및 사회보장 확대를 통해 기업별 노사관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재편되어야 할 것이다.” (1996. 05. 17. 박인상 노총위원장, 경총주최 ‘경영조찬세미나’에서)
노동법 개정과 관련하여 한국노총의 입장은 분명히 확인할 수 없지만, 박인상 위원장의 이야기에 근거해 볼 때 ‘기업별 노조체계’를 고착화시키는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해 찬성하면서 상급 중앙조직의 정치활동 보장 및 사회보장 확대를 통해 기업별 노사관계를 보완한다는 정도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노총은 ‘신노사관계 구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5월 20일에 ‘노사관계개혁 추진위원회’ 구성하였다. 산별연맹대표자 및 의장단 30명, 실무위원회 20명, 소위원회 10명, 자문위원회 5명으로 구성된 ‘노사관계개혁 추진위원회’는 노사관계개혁위원회에 대한 대책 수립, 쟁점사항에 대한 입장 정립, 조합원 교육 및 선전 활동, 대국민교육 및 연대활동, 토론회 개최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신노사관계 구상’의 5원칙에 조응하여, ‘노동기본권 보장의 원칙 (결사의 자유, 정치활동을 비롯한 노동기본권 완전 보장)’, ‘참여의 제도화 원칙 (경영참여, 정책참여)’, ‘노사관계의 민주화 원칙’, ‘연대의 원칙’, ‘국민경제 발전의 원칙’ 등 노사관계 개혁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한국노총이 ‘신노사관계 구상’국면에서 이처럼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것은 노동법 개정의 문제가 단지 법조항의 개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노자관계 재편의 주도권 행사의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 과정에서 한국노총이 과거와 같은 태도를 보일 때, 한국노총은 내부개혁은 물론 조직의 존립 그 자체도 더욱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노총이 이 국면에서 과연 진정한 내부 개혁을 이루어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신노사관계 구상’을 적극 옹호하고 조직상층부의 개혁을 추진한다고 해서, 수십년간 구조화된 조직 내부의 비민주성과 비자주성이 하루 아침에 바뀔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 초기의 진통을 넘어 ‘노자관계 민주화’투쟁으로
“정부의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설치 방침을 환영하며, 앞으로 이 위원회에 적극 참여하겠다. --- 정부가 복수노조 금지, 3자개입 금지 등 일부 조항을 개정하면서 동시에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개별적 노사관계법을 개정할 것이라는 우려가 노동계 내부에 퍼지고 있다. 정부가 이렇게 맞바꾸기식 노동법 개정을 강행할 경우 전면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ꡓ(1996. 04. 24. 「성명서」에서)
‘신노사관계 구상’이 발표된 이후, 지난 한달간 조직적으로 가장 진통을 겪는 세력이 있다면, 바로 민주노총일 것이다. 그러나 그 진통이 단순히 조직적인 동요와 혼란이 아니라, 조직의 분명한 기조와 내부 민주주의를 세워나가는 과정이었다면 의미있는 과정일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지난 4월 24일 청와대 오찬에 참여한 이후, ‘신노사관계 구상’에 따른 ‘노개위’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였다. ‘참여와 투쟁’이라는 원칙 속에서 ‘노개위’의 참여를 통해 민주노총의 실체를 현실적으로 인정받고 노동법 개정을 통해 민주노총의 합법화를 실질적으로 쟁취한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노총 지도부의 ‘참여’결정은 곧바로 조직 내외의 비판에 직면하였다. 비판은 크게 세가지 차원에서 제기되었다.
첫번째 비판은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의 결여로 ‘신노사관계 구상’을 둘러 싼 정세를 유리하게만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정부의 ‘신노사관계 구상’을 민주노총의 성과라는 측면만 과도하게 강조하여 받아드리고 있고, 자본의 새로운 공세라는 측면에 대해서는 인식을 충분히 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 따라서 이러한 정세 인식을 충분히 하지 못한 채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응할 때 민주노총은 스스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자본의 신보수주의적 재편의 동반자로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주로 민주노총 밖에서 제기된 비판의 내용이었다.
두번째는, 5월 17일 민주노총 정책세미나에서 제기되었듯이, ‘노개위’의 참여를 둘러 싼 내부 의사 결정과정에서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이었다. ‘참여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는 전술적인 사안이고, 문제는 그러한 의사결정이 어떤 단위에서 어떠한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는가인데, 민주노총 내부의 분명한 벙침이 없이 ‘참여’라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조급하게 결정함으로써, 민주노총 내부의 민주적 의사결정의 원칙을 해친다면 이후 대중투쟁동력을 조직하는데 한계로 작용하고, 노동법 개정과 노사관계 재편의 주도권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었다.
세번째 비판은 주로 현재 대중투쟁이 전개되고 있는 민주노총 소속 공공부문 노동조합에서 제기된 비판이었다. 해고자원직복직 문제와 전임자 축소, 직권 중재 등의 문제로 현장의 조합원이 총력 투쟁을 준비하고 있고, 정권의 탄압이 공공부문 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는데, ‘노개위’에 참여해서 얻을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는 문제제기였다.
민주노총은 초기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한 초기 환상을 극복하면서, 5월 28일 중앙위원회에서의 격론을 통해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응할 ‘노동관계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김영대 부위원장)를 구성하였다.
‘노동관계 특별위원회’는 두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산하에 특위위원으로 구성된 3개 분과위원회27)와 실무위원회를 두는 한편, 노사관계 개혁과 노동법 개정에 대한 민주노총의 대응 기조를 정리하였다. 물론 민주노총 내부의 의사결정 단위에서의 논의와 의결이 남아 있지만, 대략 그 기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노사관계의 개혁 방안’은 ‘민주적 노사관계의 확립’이며, 그 대상도 사업장 차원이 아닌 기업 외부 특히 노동배제적이며 억압적인 정부 정책이다. 따라서 사회복지제도의 확충과 경제․경영민주화등의 ‘사회개혁’도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노사관계 민주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첫째, 과거 노동배제적이고 억압적인 노사관계의 잔재 청산과 피해자의 원상 회복, 둘째, ILO조약 제87호 비준과 노동조합법․노동쟁의조정법 개정을 통한 자주적인 단결권의 보장, 세째, 국민소득 1만불 시대에 걸맞는 노동자의 삶의 질의 개선, 특히 개별적 노사관계법 제․개정을 통한 중소영세업체․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의 삶의 질의 개선, 네째, 기업의 각종 의사결정과 국가 정책 결정 과정에 노동조합 대표의 참가 보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산업별․업종별 공동교섭의 확대와 산업별 노조 건설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개혁 투쟁’의 과제로는 「96년 민주노총 사업계획서」에서 제출 한 바 있는 다섯가지 사회개혁과제를 동시에 추구해 나갈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한달 여의 진통 끝에 대응기조를 잡아 나가고 있는 민주노총의 방안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초기 ‘노개위’에 대한 환상을 극복하면서, 조직 내부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수렴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 구속자 석방․해고자 원직 복직 등의 조치를 ‘노사관계 개혁’의 전제 조건으로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 개별적 노사관계법 개악과 관련하여 ‘개악저지’라는 방어적인 입장에서 역으로 중소기업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미조직 노동자, 여성 노동자, 산재 노동자, 고령노동자 등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개별적 노사관계법의 제․개정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노사관계 개혁의 문제를 기업별 수준의 문제로 한정시키지 않고 산별노조 건설의 과제와 분명히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진전된 대응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단기적으로는 ‘노동법 개정투쟁’에 주력하지만, 장기적으로 ‘노사관계 개혁’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구체화시켜 나갈 것인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참여와 협력적 노사관계’의 구축이라는 이데올로기 공세를 어떻게 대중투쟁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 노동법 개정을 둘러 싼 민주노총 내부에 생길 수 있는 입장의 차이를 어떻게 통일시켜 나갈 것인지, 6월 중순 이후에 집중될 임․단투에서 어떻게 상급조직으로서의 지도력을 발휘하여 이를 노동법 개정투쟁과 연결시켜 나갈 것인지, 그리고 민주노총이 소속 조합원의 이익만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 특히 미조직 노동자의 이해까지를 어떻게 대변해 나갈 것인지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신노사관계 구상’ 국면에서의 민주노총의 대응은 출범한 지 1년도 채 안되는 조직으로서는 벅차고 어려운 과제임이 틀림없다. ‘신노사관계 구상’은 한국의 노동조합운동이 국가경쟁력 강화․생산성 향상 논리(대량실업, 노동강도의 강화)에 기초한 자본의 신보수주의적 재편에 동참하면서 그 잉여의 일부를 분배받을 것인가, 아니면 국제화 시대에 노동조합운동의 새로운 이념과 노선을 모색할 것인가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민주적 노사관계’의 현실적 쟁취와 그를 통해 형성될 사회적 협력관계 구축 논리를 기업과 사회와 정치의 수준에서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라는 새로운 과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한 대응은 단지 ‘과거의 투쟁 성과를 전유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자본의 새로운 공세에 대항하는 ‘노동조합운동의 미래에 관한 문제’이다.
정부 : ‘노사화합지원협의회’와 ‘노개위’라는 양날의 칼
만일 ‘신노사관계 구상’과 관련하여 ‘참여와 협력의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을 위한 ‘노사관계 개혁위원회’에서의 논의와 그 성과에만 주목하고 있다면, 순진(?)하게도 그는 ‘신노사관계 구상’을 둘러 싼 현실을 1/2도 채 못보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정부는 ‘참여와 협력의 새로운 노사관계’가 ‘노사개혁위원회’에서의 논의와 토론을 통해서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 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스스로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노사관계위원회가 충분하게 사회적 합의, 국민적 타결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공감대가 형성되어냐 하는데 이것에서 정부가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 노사관계 구상을 실현하는데 산업현장의 노사관계를 실현하는데 절대적 안정이 필수적이다. 산업현장의 노사관계안정에 대한 지원, 지도, 이런 것을 생각하고 있다.” (1996. 04. 27. 김상남 노동부 기획관리실장, 「KBS 제1TV 심야토론」에서)
‘신노사관계 구상’ 발표 직후에 ‘산업현장의 노사관계 안정에 대한 지원․지도’라는 정부의 역할이 어떻게 구체화 되고 있는지 좀 더 추적해 보자.
“‘노사관계 개혁위원회’ 내에 관계기관의 차관급 공무원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위원’ 4인 (강봉균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안광구 통상산업부 차관, 최승부 노동부 차관, 박세일 청와대 사회복지 수석)을 두어 소관사항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노사관계 개혁 추진을 지원․협조할 것.”
(「노사관계 개혁위원회 구성․운영․추진계획」에서)
노사관계 개혁 추진에 대한 ‘지원과 협조’가 이어서 어떻게 현실화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더 추적해 보자.
“05. 23. 최승부 노동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노동부, 법무부, 정보통신부, 서울시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노사화합지원협의회’ 발족”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노사화합지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최근 공공부문과 주요 민간부문의 대기업 노조가 임단협 교섭과정에서 해고자 복직, 사회개혁요구 등 비교섭 대상을 쟁점으로 해 쟁의시기를 집중하는 등 연대투쟁을 계획하고 있어 노사관계 안정 및 원만한 노사관계 개혁 추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 해고자 복직문제는 개별적 노사관계 당사자간에 화합과 협력의 차원에서 해결되야 하며 임단협 시기에 노사간 교섭을 해치는 쟁점이 되어서는 안된다. --- 공공부문 임금가이드라인은 정부재정운용의 안정과 부문간 격차해소를 위한 선도적 역할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며 공공부문의 노조가 유급의 전임 노조간부를 과다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은 시정되어야 한다.--- 노동계가 실근로시간의 단축보다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실근로시간의 단축을 기대하기 힘들다. --- 노사관계 개혁분위기가 실정법 또는 공권력 집행의 이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인식을 철저히 불식시키고 불법태업, 3자개입 등에 대해 엄단할 방침이다.” (1996. 05. 30. 최승부 노동부차관 ‘기자회견’ 가운데서)
우리가 문민정부의 용어사용법에 현혹되지 않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기만 한다면 소위 ‘신노사관계 구상’과 관련하여 정부가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분명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용어사용법과 수법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5, 6 때부터 귀에 익숙한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러한 것이 ‘신’노사관계 구상이라는 전망과 ‘노사관계 개혁위원회’라는 기구와 함께 사용되고 있어서 우리를 잠깐 혼돈스럽게 만든 것일 뿐이다.
‘개혁 추진의 기본방향’에서, 정부는 대립적 노사관계를 불식한 21세기형 노사관계로의 대전환을 위해서 공개적인 논의를 통해 범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고, 법개정 차원을 넘어 선 국민운동 차원에서 노사관계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이데올로기 공세와 더불어 한국합섬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투쟁에 공권력을 투입하고, 지도부를 구속했으며, 최근에 성남외국인노동자의 집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등 물리적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그것도 ‘참여와 협력의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이라는 이름으로.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덧붙이자.
정부는 ‘노개위’에서의 사회적 합의가 안될 경우, 정부가 애초에 제시했던 노동법 개정을 연내에 강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 내용은 물론 ‘집단적 노사관계법의 부분적 개정과 개별적 노사관계법의 개악’이다.
“국민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되, 합의가 안될 때에는 최대공약수를 법개정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진념 노동부장관, 1996. 05. 22.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 고위지도자 과정 조찬 간담회’에서)
결국 ‘노개위’에서 단일안을 합의해 내기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면,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대항한 총노동진영의 총력 대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로 남는다.
신노사관계 구상이 폭로한 점 - 그 세번째 내용
‘개혁의 대상’이 거꾸로 ‘개혁의 주체’가 되는 현상은 소위 문민 정부가 들어선 이후 더 이상 새삼스런 과정은 아니다. ‘아래로부터의 개혁 요구’를 ‘위로부터의 개혁’을 통해 부분적으로 흡수하면서 동시에 개혁의 철저한 진전을 가로막는 것도 더 이상 새삼스럽지 않다. ‘금융 개혁’이 그랬고, ‘교육 개혁’이 그랬으며, 지금 추진되고 있는 ‘신노사관계 구상’ 역시 그러하다. 개혁은 부분적으로 진전되지만, 그 개혁의 주체는 전도되고, 개혁의 성과는 상층의 정치적 성과로 귀결되어 버리며, 나아가 그 때까지 ‘밑으로부터 개혁을 추진해 왔던 세력’은 거꾸로 ‘반개혁 세력’으로 되거나, 아니면 ‘개혁되어야 할 대상’으로 된다.
‘신노사관계 구상’에서 정부의 노동법 개정안 역시 이러한 문민정부적 개혁의 정치적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복수노조 허용, 제3자 개입금지 조항 철폐,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보장 등 집단적 노사관계법의 개정, 정리해고 요건 완화, 변형근로제의 도입, 근로자 파견법의 제정, 년․월차 및 생리휴가의 폐지 등의 개별적 노사관계법의 개악”28)
물론 정부의 이러한 노동법 개정안이 어떻게 현실화될 지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하지만, 적어도 이 안은 다음과 같은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87년 이후 노동법 개정 투쟁의 성과를 그 투쟁의 주체이자 동력이었던 노동자대중으로부터 빼앗아 김영삼 정권의 정치적 성과로 흡수하는 한편, 개별적 노사관계법을 개악함으로써 노동법 개정의 정치적 성과를 노동자 대중으로부터 분리시켜 내는 것, 그럼으로써 노동자 대중을 정치적으로 철저히 무력화시켜 내는 것이 그것이다.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민주노조운동진영의 상층 지도부가 이러한 의도에 동의한다면 그 정치적 성과의 일부를 공유할 용의가 있다는 것뿐이다.
즉 ‘신노사관계 구상’은 민주노조운동진영이 자본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하는 한에서만 그 실체를 ‘합법적’으로 인정하겠다는 의미일 뿐 아니라, 노동자 대중의 정치적인 무력화에 동의하는 한에서만 그 정치적 성과의 일부를 공유하겠다는 점을 폭로하고 있다.
따라서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한 노동운동의 대응의 문제는 ‘정치적’인 것이다. 적어도 정치의 문제를 선거를 통해 노동조합 간부를 의회로 보내는 것 정도로 협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런 점에서 노동운동은 자본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의 논리, 시장의 무한 경쟁논리를 극복하고, 나아가 노동자 대중투쟁의 정치적 성과를 수호해 나갈 ‘정치적인 과제’를 부여받고 있는 셈이다.
또한 ‘신노사관계 구상’ 발표 직후 계속된 정치조직과 노동운동단체에 대한 탄압, 그리고 노동자 대중투쟁에 대한 탄압은 바로 87년 이후 노동자 대중투쟁의 성과를 정치적이고 조직적으로 수렴되는 과정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정치적 탄압에 대한 대응은 ‘노사관계 개혁’의 걸림돌이 아니라 진정으로 노사관계 근본적 개혁을 진전시키는 길이다. 노동운동진영이 ‘노동관계법’의 개혁만이 아니라, 국가보안법 등 제반 반민주악법 처례를 위해 투쟁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노사관계 구상’이 제기하는 것
4월 24일 청와대에서 ‘신노사관계 구상’을 발표한 이후, 한 달여에 걸친 과정을 추적해 보았다. 그러한 추적을 통해 ‘신노사관계 구상’이 무엇을 폭로했는지를 살펴보았다.
‘신노사관계 구상’은 김영삼 정권도 실토하듯, 단순한 노동법 개정을 넘어선 21세기 국제화시대의 국가발전전략의 핵심적 사안이다. 그만큼 노동법 개정을 통한 노자관계의 재편은 이후 우리 사회의 제세력간의 힘관계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자본의 국제화시대, 무한경쟁 시대에 어떠한 이념과 노선으로 전개해 나갈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다. 따라서 ‘신노사관계 구상’에 대한 대응은 ‘민주노총의 합법화’라는 수준이 아니라, ‘자본의 신보수주의적 재편구도에 대한 노동운동의 정치적 대응’이라는 수준에서 모색되어야 한다.
“구상에 대한 노동쪽의 대응은 보다 근본적인 것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세계사적인 의의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는 자본주의의 구조변화, 그것이 초래할 사회적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실천적으로 갖추어 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불가피하게 정치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다. 그런데 상기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는 이 때의 정치가 ‘노동조합운동에 의한 정치운동’의 차원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략적 차원의 노동자 정치운동을 준비해 가야 할 때이다.”
(「신노사관계 구상이 던진 문제」중, 채만수, ꡔ현장에서 미래를ꡕ96. 05,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신노사관계 구상’은 우리에게 ‘노동자 정치운동의 새로운 전개’라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1) ‘공동선의 극대화의 원칙’, ‘참여와 협력의 원칙’, ‘노사 자율과 책임의 원칙’, ‘교육 중시와 인간존중의 원칙’, ‘제도와 의식의 세계화의 원칙’ (1996. 04. 24. 「21세기 세계 일류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대통령의 신노사관계 구상」 가운데서)
2)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이나 ‘노사관계 개혁위원회’에서의 위상 등을 볼 때, 서울대 배무기 교수와 이원덕 한국노동연구원을 중심으로 하는 이론진과 청와대 박세일 사회복지수석을 중심으로 하는 청와대 노사개혁팀이 ‘신노사관계 구상’의 주역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3) “신노사관계 구상이 나오게 된 배경은 갑자기 나오게 된 것이 아니고 그동안 충분히 사전에 준비를 해 오면서 여러가지 여건이 성숙되지 못해서 미루어 온 것인데, 이번에 그 시기가 일단 되었다고 판단을 하고 발표하게 된 것이다.” (1996. 04. 27. 김상남 노동부 기획관리실장, 「KBS 제1TV 심야토론」에서)
4) 1995. 05. 30. OECD각료회의에서 한국의 OECD 가입 절차에 대해 언급하면서, ‘고용노동사회위원회(ELSA COMMITTEE)’에 「한국 노동시장정책과 노사관계」에 대해 심의할 것을 지시한 이후, OECD는 한국의 가입의 전제조건으로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에서 비판받아온 세가지 분야(공공부문에서의 단결권, 제3자 개입금지조항, 복수노조 금지조항)의 노동법 개정과 구속 노동자에 대한 석방을 요구해 왔다.
5) 1996. 04. 16. ELSA위원회에서는 한국 당국이 제출한 「한국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에 관한 보고서를 심의했다. 심의과정에서 많은 위원들이 계속 구체적인 법개정 시간표를 내놓으라고 요구했으며, 특히 일부 위원들은 한국 정부가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정치적, 공개적 신호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였다.
6) 민주노총의 ꡔ96년 사업계획서ꡕ를 참조할 것
7) 95년 이후 소위 ‘노사화합 선언’이란 단위 현장 내 노자간 역관계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비록 그러한 선언이 핵심전략 사업장을 제외한 단위노조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하더라도 자본의 현장 장악력이 그만큼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민주노조운동의 조직적 기반인 핵심전략 사업장의 경우에는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신경영전략’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8) 96년 초 출범한 박인상 체제는 ‘노총 내부개혁’과 ‘노동계 통합’을 주 슬로건으로 들고 나왔다.
9) “노사협력 분위기의 확산 및 노사분규와 근로손실일수의 감소, 원만한 임금교섭의 타결로 전반적으로 ‘참여와 협력’의 새로운 노사관계 형성 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였다” (진념 노동부장관)
10) 김영삼 정권의 노사관계에 대한 신보수주의적 공세는 최근 ‘신복지 정책’, ‘신재벌 정책’과 맞물리면서 전개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고할 것. 「신한국 3대 정책구상의 내용과 한계 : 신재벌․신노사․신재벌 정책을 중심으로」, 1996. 6. 4. 제12회 민교협 월례발표회 ꡔ자료집ꡕ
11) 이 점에 관해서는 다음을 참조할 것. 「한국 노사관계의 문제점과 개혁과제」, 임영일, ꡔ민주노총 정책세미나 : 노동법 개정과 노사관계 개혁 방향ꡕ, 1996. 5. 17.
12) 이 점과 관련해서는 다음을 참조할 것. 「신노사관계 구상이 던진 문제」, 채만수,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96. 5월호,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3) 이 점과 관련해서는 다음을 참조할 것. ꡔ현대중공업 신경영전략과 노동조합의 대응방안 연구 프로젝트 보고서ꡕ, 1995. 08.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4) 예를 들어 자동차업종의 콘베이어라인에서는 1초를 둘러 싼 노자간의 대립(짭수투쟁)이 일상화되어 있다. 신경영전략의 핵심이 바로 작업장 수준의 현장통제를 강화시키는 것이라는 점은 역으로 작업장 수준의 노자간 대립이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15) “이러한 과정의 기초에 ‘국제화’ 혹은 ‘세계화’로 표현되는 자본간 경쟁의 격화라는 자본주의 세계 경제의 시장 조건과 디지탈 혁명 혹은 극소전자혁명으로 불리는 새로운 자본주의 생산력의 기술적 조건이 있다는 점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신노사관계 구상이 던진 문제」가운데서, 채만수,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96년 5월호)
16) ꡔ신경영전략과 노동조합ꡕ(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1996.09)
17) 「노사관계 개혁위원회구성․운영․추진 계획 : 노사관계 개혁위원회 1차회의 자료 요약」 가운데서
18) ‘노사관계의식 및 관행 개선 분과위원회’ :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문제점, 국내외 노사관계 우수사례 분석, 노사관계의 패러다임 도출
18) ‘노사관계의식 및 관행 개선 분과위원회’ :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문제점, 국내외 노사관계 우수사례 분석, 노사관계의 패러다임 도출
‘노동관계법 제도 개선 분과위원회’ : 노동법의 쟁점, 법을 개정했을 때 이후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검토
‘노동관계법 제도 개선 분과위원회’ : 노동법의 쟁점, 법을 개정했을 때 이후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검토
‘공공부문 및 노동행정쇄신 분과위원회’ : 공무원 및 교원의 단결권과 임금결정 방법, 생산성 제고를 위한 공무원의 인사와 보수, 노무관리 등의 개선 방안
19) “노개위의 당면 과제는 *참여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에 대한 사회적 합의 *노동법 개정 *합리적 공공부문의 제도와 관행 구축 *노사관계 전문가 양성 및 재숙련 *노동행정서비스의 양과 질 증대이다.” (96. 05. 18. 배무기, ‘개혁위의 활동 방향 및 분과별 개혁과제를 논의하는 워크샾, 노개위 제2차회의’에서)
20) “노사관계 개혁이 최근 국제경쟁력을 내세우며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채 청와대의 독선으로 진행되고 있다.” (1996. 05. 20. 한국노총)
21) “개혁위원회에서 노사합의로 복수노조 허용․변형근로시간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만들지 못할 경우, 그 때까지의 논의 결과와 정부 자체안을 토대로 법개정을 강행한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 노동부 등 관련부처에선 이미 내부 팀을 구성해 개혁위원회 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정부의 개정안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 갔다.”(정부 고위관계자, ꡔ동아일보ꡕ 1996. 05. 27.)
22) “‘적극 환영’이라는 반응과 함께 이제까지「허용불가」를 고수해온 복수노조를 산별(産別)노조에 한해 제한적으로 인정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1996. 4. 24. 경총, 우종관 상무)
23) 4월 25일, 경제부총리가 ‘대기업 경영투명성 제고방안’을 발표한데 이어, 5월 3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재벌규제 강화방안’을 공표함으로써 정부의 신재벌정책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은 상태라 그 현실화 여부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으나 신재벌 정책은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다.
23) 4월 25일, 경제부총리가 ‘대기업 경영투명성 제고방안’을 발표한데 이어, 5월 3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재벌규제 강화방안’을 공표함으로써 정부의 신재벌정책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은 상태라 그 현실화 여부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으나 신재벌 정책은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다.
“경제력 집중 억제책으로써 재벌계열사간 채무보증한도 축소, 폐지, 계열 금융기관을 이용한 기업인수 규제, 위장 계열사를 기업결합 규제와 변측 증여나 상속에 대한 세금 강화 등이 제시되었으며, 재벌전행억제책으로는 재벌가와 계열사간의 은밀하고 수상한 내부거래 공시의무 부과와 기업집단 연결 재무재표 작성 의무 부과 등 경영투명성 확보책과 이사, 감사, 소수 주주 등의 경영견제 및 감시기능 활성화와 계열사간 부당 내부행위거래 규제를 통한 오너경영횡포견제책이 제시되었다. 그 밖에도 중하위 재벌에 대한 여신 규제 및 부동산 규제 철폐 등 규제완화도 신재벌 정책의 중요한 일부를 이룬다. 즉 상위재벌과 중하위재벌에 대한 규제 차별화를 통해 중하위재벌을 키워 줌으로써 상위재벌과 경쟁하도록 하겠다는 일종의 이이제이 정책도 신재벌 정책의 주요한 내용을 이룬다.” (곽노현, 「신재벌정책 : 경제력집중 억제정책에서 총수전횡 억제정책으로의 선회」, 1996. 06. 04. 제12회 민교협 월례발표회)
“경제력 집중 억제책으로써 재벌계열사간 채무보증한도 축소, 폐지, 계열 금융기관을 이용한 기업인수 규제, 위장 계열사를 기업결합 규제와 변측 증여나 상속에 대한 세금 강화 등이 제시되었으며, 재벌전행억제책으로는 재벌가와 계열사간의 은밀하고 수상한 내부거래 공시의무 부과와 기업집단 연결 재무재표 작성 의무 부과 등 경영투명성 확보책과 이사, 감사, 소수 주주 등의 경영견제 및 감시기능 활성화와 계열사간 부당 내부행위거래 규제를 통한 오너경영횡포견제책이 제시되었다. 그 밖에도 중하위 재벌에 대한 여신 규제 및 부동산 규제 철폐 등 규제완화도 신재벌 정책의 중요한 일부를 이룬다. 즉 상위재벌과 중하위재벌에 대한 규제 차별화를 통해 중하위재벌을 키워 줌으로써 상위재벌과 경쟁하도록 하겠다는 일종의 이이제이 정책도 신재벌 정책의 주요한 내용을 이룬다.” (곽노현, 「신재벌정책 : 경제력집중 억제정책에서 총수전횡 억제정책으로의 선회」, 1996. 06. 04. 제12회 민교협 월례발표회)
24) “개별적인 노사관계에서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해 달라는 기업의 요구가 받아 들여져야 한다. 노동시장이 유연성을 갖춰야만 인력이 합리적으로 배분될 수 있다. 노조의 힘에 의해 임금이 마구 뛰는 것을 막고 시장원리에 의해 조정될 수 있도록 개별적 노사관계가 개혁돼야 한다. 사용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복수노조가 아니라 바로 노노(勞勞)분쟁이다.” (전대주 전국정제인연합회 전무)
25) “현재는 복수노조 허용 등에 대한 문제를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실리를 찿자는 분위기로 많이 변화됐다.”(1996. 05. 23. 경총, 김영배 상무)
26) “복수노조보다 오히려 정치활동 금지, 공무원 교사의 노동권 제한, 직권중재제도같은 것이 대표적인 노동조합법의 후진성이다.” (이주완 한국노총 사무총장)
27) 정책분과위원회 : 법개정안 마련, 전반적인 노사관계 및 공공부문 노사
27) 정책분과위원회 : 법개정안 마련, 전반적인 노사관계 및 공공부문 노사
관계 개혁방향 수립
관계 개혁방향 수립
대외협력분과위원회 : 대정부, 한국노총, 정당, 사회단체, 노개위 등 교섭
대외협력분과위원회 : 대정부, 한국노총, 정당, 사회단체, 노개위 등 교섭
투쟁기획분과위원회 : 투쟁기획
28) 청와대 사회복지수석비서실이 주축이 된 정부내 노동법 개정 작업의 골자는 복수노조금지조항이나 제삼자 금지조항 철폐 등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그동안 노동계의 반발로 벽에 부닥쳐 온 근로기준법의 근로자 보호조항 개정을 관철시킨다는 것이다. 즉 재야노동계와 사용자의 요구를 맞바꾸는 식으로 일괄 수용한다는 게 현정부내 개혁팀의 복안이다. 정부는 근로기준법 개정이라는 반대급부성의 타협없이는 복수노조허용 등 재야노동계의 요구만을 들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