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간특별호: 한노정연 백서] 200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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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노동자문화운동의 전망과 과제
 특집/ 2006년 정세전망 II

현장에서 미래를  제116호
박선봉

특집/ 2006년 정세전망 II


2006년 노동자문화운동의 전망과 과제


박선봉 / 민주노총 전 문화국장




1. 노동자문화운동의 현실

노동자문화운동은 힘들다. 앞이 안 보인다. 그나마 사회적합의주의자들이 민주노총을 장악한 이후에는 계급적 노동자문화운동이 비빌 언덕도 없어져 버렸다. 그들은 노동자문화운동을 하지 않는다. 노동자문화를 문예로 한정해서 단지 집회 때 선동하는 도구 정도로만 인식한다. 문화 도구주의의 전형을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들의 문화운동의 목표는 통일문화운동이다. 통일지상주의 속에 노동자 계급은 없다.

민주노총 문화담당자회의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총연맹 문화담당자의 의지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연맹과 지역의 문화담당자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지역본부에서 문화담당자가 상근하는 곳은 울산본부가 유일할 것이다. 그나마도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 문화담당자가 개인 사정으로 상근을 그만두면, 기다렸다는 듯이 그 자리는 조직이나 교선 등으로 채워진다. 그러다보니 한때는 상근자만 해도 15명 정도였던 연맹과 지역의 문화담당자들이 이제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아야 할 정도다. 문화담당자들의 질도 문제다. 꾸준하게 노동자문화를 고민하고 실천해왔던 사람은 어느덧 사라지고, 새로운 얼굴로 채워지고 있다. 옛날에 한 가닥 했다고 무작정 끌어다 놓고 질 높은 수준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단위사업장은 더 심하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얘기긴 하지만 한 때는 그 사업장에 문화패가 있느냐 없느냐가 어용노조냐 민주노조냐의 판단 기준이었던 적도 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문화패는 없더라도 문화부는 당연히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없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니 참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제 신생노조에서는 더 이상 문화부를 두지 않는다고 한다. 하기야 어차피 상근자도 못 두고, 문화사업이라야 체육대회나 야유회 정도가 전부라고 생각할 텐데 문화부라고 있어봐야 무엇하겠는가?
문화부가 있는 곳도 별로 다르지 않다. 그나마 문화부의 ‘존재의 이유’였던 문화패가 없어지고 있으니 문화부가 비빌 언덕도 없어져 버렸고, 전반적으로 노조운동이 후퇴되고 간부중심의 운동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구태여 문화부까지 신경 쓸 여유도, 이유도 없어져버렸다. 또 총연맹이나 연맹에서 단위사업장 문화부의 활동을 독려하거나 내용적인 지도를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고, 문화부장들에 대한 교육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직함만 달고 있다가 시간이 돼서 임기가 끝나면 다시 직함만 버리면 되는 문화부장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 노조운동의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문화패는 어떤가? 문화부보다 더 심각한 것이 문화패다. 문화패가 새로 생겼다는 곳이 있으면 이제 신문에라도 실어야 할 판이다. 몇 천개가 넘었던 문화패는 이제 점점 ‘쭈그렁 망태기’가 되더니 몇 백 개 수준으로 떨어져 버렸다. 이러다가는 몇 십 개로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 같다. 그 많던 풍물패와 노래패는 솜사탕 녹듯이 허무하게 사라져 버렸고, 그나마 남은 곳도, 10년의 세월 동안 모진풍파를 견뎌내느라고 팔에 힘도 빠지고 얼굴에 주름이 진 노인네들이 패를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니 강습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도 없고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기도 힘든 실정이 되고 말았다. 율동패는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특별히 타고나 재능이 없어도 열심히 연습하면 대충 따라 할 수 있고, 또 젊은 층들이 좋아하다보니 투쟁 오래 하다보면 율동패 하나는 생기곤 한다. 그나마도 투쟁 정리하고 나면 얼마 못가서 깨지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영상패 경우도 어쨌든 꾸준히 유지하는 편이다. 워낙에 오디오보다는 비디오가 판치는 세상이고,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영상패는 영상장비를 갖출 수 있는 능력만 된다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용을 어떻게 생산할 것이냐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문학패는 단위사업장에서는 찾기가 힘들고, 동호인 성격으로 몇 몇 지역에서 꿋꿋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연극패는 한 두 사업장에 있는 걸로 알려져 있고, 그 외의 문화패는 이제 눈을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찾아볼 수가 없다.

전문문화단체의 현실도 암담하긴 마찬가지다. 노동자들에게 강습을 주로 하던 문화단체는 이제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어 져 버렸고, 문화교육과 기획을 담당하는 단체도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야할 정도다. 노래단체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하나둘씩 봄 눈 녹듯이 자취를 감추고 있고, 연극단체도 손가락을 꼽을 정도다. 15개 정도가 모여서 정기적으로 회의를 해오던 ‘전국노동자문화운동단체 대표자회의’도 이제는 회의 자체도 힘들어 해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2. 노동자문화운동의 전망과 과제

민주노총 문화국에서는 2006년 사업 계획을 다음과 같이 제출하고 있다.

<2006년 민주노총 문화국 사업 계획>

1. 사업기조

1) 지역, 연맹, 단위사업장의 문예역량을 육성 강화한다.
2) 문예적 실천 사업으로 세상을 바꾸는 투쟁에 복무한다.
3) 노동자 문화운동의 새로운 활력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노동자 문화를 선도한다.

2. 사업내용

1) 교육사업
(1) 노동조합 문예패 육성사업 - 연중사업
매체별 문예학교, 지역별 문예학교 등을 적극 지원하고 이를 위해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사단을 육성한다.
(2) 전국 문화국(부)장 수련회 - 8월 말
(3) 현장 문화담당자를 위한 문화교안 개발 - 상반기
현장의 문화담당자를 위한 집회 및 일상적인 문화사업을 위한 실무교안 마련
(4) 2006년 민주노총 노동자 문화학교 - 3월
문화담당자와 노동자 문예일꾼들이 참여하여 새로운 문예역량 습득과 연대 강화

2) 조직사업
(1) 매체별, 지역별, 연맹별 집행 골간을 세우고 연대의식을 강화한다.
(2) 2006년 노동자 여름문화학교
(3) 매체별 수련회 지원
(4) 대규모 집회, 문화제를 통한 조직화 사업

3) 문예실천사업
(1) 전국단위 집회 및 계기별 집중집회를 기획한다.
(2) 세상을 바꾸는 투쟁에 복무할 수 있는 수준 있고 대중동원력을 갖춘 기획공연을 준비한다.
(3) 남북 노동자 문화예술 교류 사업을 추진한다.
(4) 통일선봉대 문선대를 적극 조직하고 운영한다.
(5) 일상적인 투쟁문화실천 사업을 기획한다.(예:거리문화제)

4) 노동자 문화정책 개발
(1) 시대에 부합하는 노동자 문화정책 개발 - 상반기
(2) 새로운 집회문화 창출을 위한 콘텐츠 개발 및 교안 마련 - 상반기

5) 창작 지원
(1) 세상을 바꾸는 투쟁에 복무할 수 있고 노동자 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문예창작을 적극 지원한다.
(2) 창작물의 보급경로를 확보하고 적극적인 보급사업을 추진한다.

6) 문화 지원
- 열악한 투쟁사업 및 취약한 노동자층에 대한 문화지원사업을 추진한다.

7) 연대사업
(1) 노동문화단체와의 일상적이고 투쟁적인 연대사업
- 진보문화운동 진영과의 상시적 문화네크워크 구축.
- ‘전국노동문화여름한마당’, ‘문화캠프’ 등 연대사업
(2) 민중들의 문화적인 권리를 찾기 위한 제반 활동에 적극 동참
(3) 노동자 문화운동 내 주요 이슈와 관련된 정책토론회 개최
(4) 국가 문화정책 감시 및 개혁운동

대부분의 사업이 문예와 문선, 집회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갈수록 그 정도를 더해가는 자본문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은 찾아볼 수 없다. 대중문화의 미로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헤매고 있는 조합원들을 구출해 낼 방안도, 그들이 일상적으로 쉽고 편하게 향유할 수 있는 노동자문화의 개발과 보급, 수용구조 구축에 대한 고민도 없다. 조합원들의 점점 멀어지는 노동조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방안도, 아직도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에 갇혀서 살고 있는 조합원들의 의식을 바꾸어내기 위한 교육방안도 없다. 점점 관료화 되고 있는 간부들의 의식전환을 위한 프로그램도 찾아보기 힘들다. 눈앞에 보이는, 당장 써 먹을 수 있는 문선에만 안주하는 민주노총의 문화도구주의가 사라지고 극복되지 않는 이상, 2006년에 민주노총 문화사업에서 전망 찾기는 요원해 보인다.

그렇다면 2006년에 노동자문화운동의 전망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과연 전망이 있기는 한 건가? 나는 그 전망을 문화일꾼들에게서 찾는다. 민주노총이 통일문화를 주로 하는 문화패들 중심으로 문선대를 꾸렸던 2005년 메이데이와 전국노동자대회 때, 사회적합의에 동의하지 않는 많은 문화일꾼들은 독자적인 대오를 꾸렸다. 전국 문화활동가 대회를 만들어 냈고, 비정규법안 투쟁 때는 2번이나 독자적인 문화제를 성사시키기도 하였다. 지금도 사이트를 통해 소통을 계속하고 있으며, 조만간 2차 문화활동가 대회를 예비하고 있다.
그들이 희망이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헤쳐내기 위해서는 주체들의 결집을 통한 돌파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20년 가까운 경험을 밑거름 삼아, 그 동안 계속해왔던 문화일꾼들의 집단적 실천을 동력으로 다시 한 번 절망의 벽을 뚫고 나가는 불화살이 되어야 한다.
지금은 각자 흩어져서 의지를 소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더 이상은 힘들다고 자책하고 있을 때도 아니고, 혼자만 대안을 찾겠다고 독방에서 머리를 싸매고 있을 때도 아니다. 각자 의 의지를 한 곳으로 모아내고, 머리를 맞대어 방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지금까지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가능한 일이 무엇이고 어디에다 힘을 쏟아야 할지 고민하고, 토론하고, 연구하고, 실천해야 할 때다. 그래서 네트워크 조직이 됐던, 연대조직이 됐든 문화일꾼들의 총의를 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내고, 현재 문화일꾼들 앞에 놓인, 아니 노동(조합)운동 전체에게 남겨져 있는 과제를 하나하나, 성실하고 차분하게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럼 과제는 무엇인가? 제일 먼저는, 더 이상 문예적 실천만으로 노동자문화를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몇 명 되지도 않는 문화패들에게 좀 더 멋진 율동, 좀 더 화려한 풍물, 좀 더 웅장한 노래를 가르친다고 해서 바뀔 것은 없다. 조합원들은, 아니 그 가족을 비롯한 노동자‧민중들은 자본문화에, 대중문화에 이중삼중으로 겹겹이 포위당하여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방팔방을 둘러보아도 자본문화만 판칠 뿐 노동자들이 즐길만한 문화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문예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 이제는 보다 큰 틀에서 문화를 고민하고, 문화적 실천을 할 때다. 말로만이 아닌, 이론으로만이 아닌, 이제는 실천을 통해서 문화사업의 전형을 창출해야 할 때인 것이다.

지역에 노동자문화센터 하나는 있어야 한다. 아니, 지금부터라도 잘 준비해서 꼭 만들어야 한다. 쉽게 풀릴 듯 하면서도 실타래 엉키듯 풀리지 않는 부부간, 고부간의 문제, 자녀교육, 먹을거리, 놀거리, 환경문제…. 이제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고 답을 찾아내야 한다. 또한 자기 혼자만 보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책, 음반, 각종 영상물 등을 가져와서 같이 보면서 즐기고, 비평도 하고, 어린 시절, 아련한 기억 저편에 꿈으로만 남아있던 욕망을 끄집어내어 이제는 꿈이 아닌 현실에서, 가장 노동자적이고, 가장 건강하게 그 꿈을 이루어 볼 수도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어느 지역을 가든 그만한 문화공간쯤은 있지 않은가? 문화의 집이던, 문화센터든, 문예회관이든, 하다못해 동사무소에도 그만한 문화공간은 있지 않은가 말이다. 지금이라도 눈만 크게 뜨고 주위를 살펴보면 그 만한 공간은 금방이라도 찾아낼 수 있다. 단지 프로그램이 우리들과는 동떨어진, 노동자의 정서와 관점, 고민과 맞지 않기 때문에 포기하고, 회피하고 있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그런 프로그램을 제안해서 따내면 되지 않겠는가? 노동조합의 힘이 센 지역이라면 당당하게 공간 운영권을 요구할 수도 있고(실제로 몇 몇 지역은 운영권을 따낸 지역도 있다), 그게 불가능하면 이제라도 돈을 모으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람을 키워야 하지 않겠는가? 만들어 보자. 당장 불가능하면 몇 개년 계획을 세워서라도 차근차근, 하나하나 준비해 가자.

노동자들도 문화교육을 받아야 한다. 최소한 1년에 한 번 정도라도, 아니 단 몇 시간이라도 문화교육을 받아야 한다.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문화 환경을 알아야 하고, 올바른 문화가 무엇인지, 노동자의 문화는 무엇이어야 하는지, 자본문화와 노동자문화는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우리 자식들에게는 어떤 문화를 물려주어야 하는지, 어떤 문화를 소비해야 하는지, 그런 문화를 소비할 방법은 무엇인지, 지금 자신들의 문화는 어떤 잘 못이 있는 건지, 잘 못된 자신의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등등 총체적인 문화교육을 받아야 한다. 당장에는 그런 교육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그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준비부터 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고, 입체적으로, 다양한 문화적인 기제를 활용해서 알차고 쉬운 교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교재개발과 더불어 강사단도 육성하고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들의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할 다양한 문화패도 만들어내야 한다. 문선을 위한 도구로서의 문예가 아니라, 진정으로 개인적인 문화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그런 문화패가 만들어져야 한다. 지도부의 입맛에 따라 지원이 됐다 끊겼다 하는 그런 문화패가 아니라 노동조합에서는 지원만 하고 조합원들 스스로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그런 문화패가 만들어져야 한다. ‘저게 언제 노동조합의 힘이 될까? 우리 임기 중에 한 번 써먹을 수나 있을까? 저렇게 공을 들여 봤자 죽 쒀서 개주는 거 아냐?’ 하는 의아심과 안달은 버려야 한다. 조합원들은 절대 노동조합을 배반하지 않는다. 노동조합이 조합원을 배신하긴 해도. 노동조합이 지원하는 문화패는 언젠가는 노동조합에 도움이 될 것이며, 반드시 조직력의 강화에 큰 힘으로 작용을 할 것이고, 현장 재조직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제는 문화투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때다. 현장에서는 자본의 질서에 맞선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과거와 같은 병영적 통제 방식으로는 노동자들을 관리,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자본과 정권은 경영혁신 운동, 기업문화운동, 신경영전략 등의 이름으로 현장에 엄청난 이데올로기 공세를 퍼부었고 현장에서 관리 감독자들의 권한을 강화함으로써 노동자들을 개별적으로 통제하기 시작했다. 또한 지도부에 대한 매수, 구속, 수배 등을 통해 노동자들과 분리시키고 단결력을 파괴했다. 노동자들의 의식을 개인주의화시켰으며 그 결과 조기체조, 조기청소 등 무상노동을 강요받고 있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을 정도다. 현장에서 자본의 이러한 통제에 맞선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생산 현장이 죽음의 고역 같은 작업장이 아닌 생산의 기쁨과 노동의 신성함이 충만한 노동자들의 신명나는 일터가 될 수 있게 하자.

가정에서의 노동자 문화는 어떠해야 하는가? 가정에서 우리는 아내와 자녀에서 어떻게 대하는가? 아내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가? 자녀들에게는 친구처럼, 인생의 선배처럼 대하는가? 운동권내의 성폭력, 청소년 성 매수, 삐삐 아줌마 등으로 대변되는 문화적 타락은 애정과 상호존중을 중심으로 구성되지 못한 가정과 일상생활에서부터 비롯된다.
노동운동 안에서는 어떤가?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 적이든 많은 제약과 왜곡 속에서 뒤틀린 생활을 하고 있다. 개인의 창조성과 개성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가부장적인 권위주의, 나와 내 가족, 우리 단사, 우리 단체만 무사하면 된다는 가족이기주의, 끼리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자신들만의 철벽을 쌓아가는 지연, 혈연, 학연 중심의 연고주의, 여성이라면 일단 깔보고 들어가는 남성우월주의에 근거한 여성차별을 비롯한 각종 차별주의 등등 이러한 모든 제약과 왜곡, 차별에 대항한 투쟁을 시급히 조직해야 한다.


3. 맺음말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집과 회사를 뱅뱅 돌아가는 노동자들에게,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광풍 속에서 살아남기 자체가 버거운 상황에서 그 무슨 얼어 죽을 노동자문화냐고 배부른 소리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문화의 역할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어려울 때 그 꽉 막힌 상황의 물꼬를 트는 게 바로 문화의 역할이라고 했다. 지금 노동(조합)운동은 여러 가지로 그 길이 막혀 있다. 현장은 현장대로 자본의 수중에 장악되어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관리자들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하고, 파업이라고 해봐야 오전에 근무하고 오후에 집회에 참가하는 정도의 생색내기 파업에 그치고 있다. 사회적합의주의가 대세라고 떠들어대는 자들이 권력을 잡고 뒤흔들어 이제 민주노총도 비리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고, 조합원들은 꿈쩍을 하지 않는다. 간부들도 지쳐 떨어지고, 지도부는 권력의 맛에 빠져 헤어날 기미를 모르고 있다. 정말 안타깝고 절망스러운 상황이 우리의 주변을 암운처럼 에워싸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 나갈 것인가?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문화를 통한, 여러 가지 창조적인 문화 사업을 통해 이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정말 문화에 투자할 때다. 아낌없이.
현장에서부터 지역으로, 지역에서 전국으로, 문화의 바람을 타고, 머지않아 찾아올 봄날처럼, 다시 우리 운동의 봄바람이 훈훈하게 불 그날을 기대해 본다.

2006-01-27 02: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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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글입니다. 독자 / 200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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