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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에 바란다

현장에서 미래를  제12호
연구소에 바란다

특집 1

연구소 창립 1주년-현시기 노동운동의 정세와 과제

연구소와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에 바란다

해외에서 - 첫돌을 맞이하며


김 면 회 (해외연구원, 베를린자유대)


자본의 세계화와 노동에 대한 자본측의 무자비한 공세로 특징지워지는 현 정세속에서 노동측의 입장에서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이론 개발과 정책 제시를 목표로 출발한 ꡔ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ꡕ의 첫돌은 해외에 머물고 있는 사람에게는 남다른 감회를 준다. 매달 정기적으로 정성스레 포장된 회보를 받을 때면 연구소일에 관한 한 무위도식함에 미안함이 앞서지만, 고국 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설레임에 하루만에 회보를 완독하곤 한다. 95년 7월 창간호 다음 한달간의 공백이 있을 때에는 이상한 생각도 들었지만, 그 이후 빠짐없이 받아 본 회보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을 통해 많은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공간적 제약성 때문에 연구소 운영의 구체적인 사항은 논외로 하고 회보를 통해 느낀 점을 간단히 적어볼까 한다.

기실 한 사회에 있어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제도적으로 차지하는 위치는 그 사회의 민주주의 정도를 가름할 수 있는 척도이다. 짧은 기간내의 급격한 산업화와 군부를 중심으로 한 개발독재로 특징지워지는 6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서 노동측의 입장에 선 노동문제의 해결은 언제나 정치적 탄압의 대상이었고, 때로는 진보진영 자체 내에서조차 문제해결을 위한 주체적 노력마저도 ‘정치적 모험’으로 비춰졌으며, 그런 한에서 한국의 노동자와 노동조합은 경제적 수탈과 조직적 미성숙이라는 이중의 굴레에 놓여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정의한 사회 압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민주노총’과 발맞추어 설립된 ꡔ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ꡕ의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본다.

1년이라는 단기간내에 모든 점을 충족시킬 수는 없었을지라도 연구소와 회보의 장래를 위해서는 몇가지 점들이 지적되어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본 연구소의 활동목표는 ‘전문성, 현장성, 계급성’에 있다. 이는 기존의 연구소들에 대한 비판적 판단에 근거한 것이며, 노동현장과 학술연구 활동의 매개로써 연구소의 임무가 있음을 축약한 모토이다. 하지만 회보를 통해 느낀 것은 매회 명망가들과 소장 학자들에게 지나친 지면이 할애되고 있다는 점이다. 회보는 연구원과 대중들이 지면을 통해 대화하는 마당이다. 현장의 노동자가 연구소를 지켜보는 관객이 되어서는 안된다. 때문에 ‘토대활동가’와 기계 앞에서 자신의 삶을 새겨나가는 현장노동자의 생생하고 건강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고정란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 통해 구체성을 제시하지 못하는 선언적이고 관념적인 논의의 오류를 반추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진부한 주제에 대해 두 페이지에 걸쳐 동어반복하는 명망가의 넋두리(?)보다 한 페이지의 살아있는 현장을 그려내는 일이 연구소의 미래를 위해서는 보다 더 값질 것이다.

덧붙여 지적하고 싶은 것은 주제의 다양성 문제이다. 사실 노동측의 입장에 선 연구자의 의무는 잘 포장되어 있는 듯한 자본측의 논리적 폭력의 허구성을 체계적으로 밝히는 일이며, 동시에 ‘구체적인 것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생활세계에서 일어나는 사회 제문제에 대한 연구자들의 부지런한 문제제기가 있어야 한다. 독일의 경우 현란한 미사여구와 숫자의 마법을 동원한 자본측의 논리가 일반대중을 손쉽게 세뇌시키지 못하는 이유중에는 노동의 입장에서 사회 제문제에 대해 견실한 논리를 펼치는 WSI -한스뵈클러 재단소 속의 경제사회연구소 - 가 있기 때문이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일관된 접근방법과 ‘논의의 선점전략’으로 현실정치에서의 고립과 수동성으로부터 탈피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회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갖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최근의 선거와 관련하여 지역갈등을 노골화시키는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먼저 이슈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진보정당의 건설을 위해 가장 크게는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보장이라는 틀을 쟁취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독일식 정당투표제 등의 정책을 무기로 해야 할 미래의 진보정당과 무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87년 이후 줄기찬 투쟁의 성과물은 이제 제도화의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노동측에 대한 자본측의 굴복의 결과가 아니라, 자본에 대한 일정정도의 양보와 보다 많은 요구라는 이중성에 그 참모습이 있다는 데 그 함정이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지난 일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ꡔ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ꡕ의 눈부신 활동을 기대해 보는 것은 비단 멀리 떨어져 있는 해외연구원 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모든 이들의 바램일 것이다.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의 힘찬 발전을 기원하며


강 석 재 (연세대 박사과정, 경영학)


노사관계, 노동운동에 관심을 둔 연구자에게 노동현장의 목소리와 노동 관련 연구자들의 좋은 글을 접하는 일만큼 값진 일도 없다. ꡔ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ꡕ가 묶어 내는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은 지난 1년간 많은 연구자들에게 바로 그같은 기회를 제공하면서 적지 않은 도움을 주어왔다고 생각한다. 활발한 노동 관련 연구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지만 진보적 관점에서의 문제제기와 논의는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최근의 상황에서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의 역할은 그만큼 더 중요해 보인다. 아래에서는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을 구독하면서 좋았던 점, 그리고 몇 가지 바램을 적고자 한다.

먼저,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은 현장 노동자, 노동운동가, 노동 관련 연구자에서 학생과 일반인에 이르는 폭넓은 독자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문제을 함께 고민하는 다양한 사람들간의 의사소통 경로가 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장점으로 보인다. 또한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에는 경직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관점, 다양한 주제의 글들이 실리고 있어 매우 개방적인 토론의 공간을 마련하고 있기도 하다. 매달 빠짐없이 실리는 ‘국제노동’, 손쉽게 읽을 수 있는 ‘기획번역’도 유용한 읽을 거리이다. 한편, 연구자의 입장에서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발2로 뛰지 않으면 구하기 힘든 현장 자료의 제공은 매우 큰 도움이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움도 남는다.

첫째, 단편적으로 제공되는 자료와 글에서 큰 도움을 얻지만, 연구소가 목표로 하고있는 ‘이론·정책 개발’의 큰 줄기를 찾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때로는 ‘권두언’, ‘시평’, ‘정세초점’에서 연구소의 주장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기획’과 ‘특집’에 이르기까지 그같은 문제제기와 주장이 이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개별적인 현장 사례는 담겨져 있지만,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우리 사회 노사관계의 전체적인 지형변화를 진단하고 노동조합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일은 독자의 과제로 넘겨지는 것 같다. 연구소가 표방하는 ‘전문성·현장성·계급성’을 확보한 이론·정책 개발은 지난한 과정일 수밖에 없지만,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은 그 과정에서 활발한 토론을 산출해 내는 산파가 되었으면 한다.

둘째, 다양한 독자층간의 개방적인 정보제공, 의견교환, 토론공간의 형성이라는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의 강점을 보다 실질화하였으면 한다. 특히,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듯이, 연구자와 현장 노동자간의 의사소통 방식의 차이를 좁히고 서로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지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연구자의 연구를 촉발하는 작업장과 사무실의 삶의 이야기, 현장 노동자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연구자의 글이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에 보다 많이 실렸으면 한다.

셋째,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에서는 많은 자료와 정보가 제공되고 있는데, 그같은 자료와 정보에 대한 소개에도 친절하였으면 한다. 이를테면, 저자(또는 출처), 자료의 성격과 의미 등을 더 상세히 소개하여 맥락을 잡아준다면 자료에 대한 독자의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글과 읽을 거리를 담은 책을 매달 한 권씩 만들어내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같은 몇 가지 바램은 성급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길쭉한 모양 만큼이나 매호 새로운 기획과 내용을 담아내고 있는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을 보면, 또 다른 기대를 갖게 된다. ꡔ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ꡕ와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의 발전을 빈다.
전망을 열어주는 방향타 역할을 다해 주기를


허 섭 (서울지하철노조 정책실장)


그 동안 이론지가 우리 주위에 많았지만 현장활동가들이 섭취하고 응용하면서 활동의 방향타 역할을 할 수 있는 내용들이 필요했던 터에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은 조합 간부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조합 간부들이 바쁜 조합활동에 밀려서, 차분하게 책을 읽으면서 활동의 내용을 강화하고 방향을 세우는데 도움을 주는 글들을 접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연구소의 출범과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의 창간을 보면서 그러한 측면에서의 역할과 도움을 기대해 왔습니다.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노동조합과 관련된 내용을 많이 실었던 서두의 시평과 특집을 열심히 읽었으며 <자본이냐 노동이냐>는 최근 총자본의 신경영전략과 관련하여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기획번역물 중에서는 독일, 일본 노조의 강령 등이 우리 현실과 견주어서 참고할 바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연구소에서는 민주노총과 결합하여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미래사회상을 만들어 제시하는 공동연구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한 현장 활동가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토론회가 많이 열려서 이론 무장, 이론 충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에서는 계급적 시각에서 바라보았을 때, 현재의 노동조합 활동, 노동운동과 관련하여 재검토하고 깊이 고민해야 할 점은 없는지 이러한 부분에 대해 끊임없는 지적과 이론 제시를 기대합니다. 예를 들면 민주노총 차원에서 그리고 우리 지하철 노조에서 사회개혁투쟁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데 계급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사회개혁투쟁의 의미는 무엇이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이러한 내용들도 기대해 봅니다.

결론적으로 총자본은 신경영전략으로, 정부에서는 신노사관계 구상으로 노동자들을 자본에 포섭하려 하고 ‘참여와 협력’이라는 이름으로 개량화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 노동운동이 기로에 선 시기에 연구소에서는 노동현장과 결합하고 민주노총과 결합해서 천만 노동자들에게 전망을 열어주는 이론적 제공자 역할을 다해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연구소의 창립 1주년을 2만 전지협 조합원들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하며 발전을 기대합니다.

노동자의 영원한 동반자요, 나침판이 되어 주길…
2

홍 영 기 (현대자동차노동조합 정책부장)


정보는 넘친다. 그러나 정보를 해석하고, 이를 활동으로 적절하게 조직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현장활동가들의 실정이다. 이것을 정확하게 노동자의 관점에서 해석해주는 전국적인 자료집 또한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에 거는 기대와 바램은 크다.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쟁점으로 삼고 있는 ‘신경영전략’은 자본의 새로운 공격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현장 활동가들에게 활동의 집중점을 제시해주고 있다. 더구나 신경영전략이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상황에선 두말 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양봉수 열사의 투쟁 또한 이 한중간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이해와 관심은 터무니 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신경영전략에 대한 대응을 조직해내는 것은 아직 너무나 미천하다.

여기엔 몇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 기존에 자본과 정권의 일관된 폭력적인 노동정책에 비해 지금의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이는 노동진영내에 다양한 분열의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의 경험만으로 현재 총자본의 총체적이고 다양한 공격을 해석해내기가 쉽지 않고, 한 단사의 힘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해하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총자본의 노사협조주의 이데올로기가 현실적으로 힘을 얻어가고 실질적으로 물질화되고 있는 반면, 노동진영은 이에 대한 총체적인 대응은 고사하고 자본의 공격에 헷갈려하면서, 밑으로는 급격히 무너져 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인식과 활동내용, 방식은 아직 정립되고 있지 못하다.

둘째, 90년 이후 총자본에 대한 총노동의 대응을 말해왔고, 정권의 폭력적인 공격에 대응한 노동운동탄압투쟁에 대해 말해왔다. 그리고 지금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말하는 일련의 과정은 총자본에 대해 노동진영이 정치적으로 사고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우리 스스로 고민하자마자 혼란은 엄청 가중되고 있다. 노동운동이 나아가야 할 길로 정치세력화를 어느 누구도 부정하진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며, 어떤 것인지, 현시기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선 갑갑하기만한 현실이다. 전엔 활동목표가 분명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전망부재를 토로하기도 한다. 정치세력화를 ‘선거’에 무조건 참여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아니면 ‘정치세력화’를 부정하진 않으나 당장 현장의 힘이 없기 때문에 우선 현장활동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것도 적절한 해답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일상활동 속에서 정치운동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현재 현장의 가장 중심적인 문제인 신경영전략과 정치운동이 어떻게 연관되고 결합되는지, 이에 대한 대응이 어떻게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로의 길이 될 것인지가 아직 분명하게 이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를 설명해 내기는 더더욱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의 제11호에 실린 <‘신노사관계’ : - 그 ‘구상’과 ‘현실’>은 이런 고민을 진척시키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 글이었다. 신경영전략이 단순히 현장권력만의 문제가 아님을, 전체 정치구조와 성격에 연관되어 있음은 물론 노동자의 정치운동과 직결되어 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글의 체계는 현장활동가들이 이해하기 쉽고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글이었다.

마지막으로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에 바라는 것은 지금은 ‘신경영전략’에 대한 인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사례들이 매우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사례수집과 제공을 감히 요구하고 싶고, 노동운동의 한발 전진을 위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구를 바라마지 않는다. 또한 아직까지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이 그렇게 쉽게 읽혀지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주시길 바라며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접할 수 있는 글들이 많이 실려지기를 바란다.
또한 지속적으로 노동현실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바라며, 노동자의 영원한 동반자요, 나침판이 되어주길 진정으로 부탁드린다.

현장활동가에게 다가서는 연구소와 회보가 되어 주기를


김 점 순 (전국민주금속연맹 중소사업장노동자 조직위원회 위원장)


94, 95년 대중조직의 조직발전 논쟁에 조합원, 간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을때 한국 노동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단체들의 변화는 발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많은 단체(공개, 비공개)들이 정부의 칼날에 싹둑싹둑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저는 동지들에 대한 걱정보다도 대중조직 운동의 이론적 불균등 발전을 염려 하였지요. 그러던 중 ꡔ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ꡕ 창립 준비 소식을 듣고 걱정거리가 작아졌답니다.
민주노총이 만들어지고 민주금속연맹 등 많은 산별조직이 만들어져 96년 임투가 진행되는 지금 이 시간까지 ꡔ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ꡕ의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은 대중조직 간부들에게 구체적으로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된 소식지(회보)였답니다. 연구소 동지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많은 단체가 회보를 보내 주시고 유인물도 보내 오지만 모든 글을 다 읽지는 못합니다. 시간 문제도 있고 활동이 바쁜 것도 있지만 비슷비슷한 소식과 내용은 회보나 소식지를 발행하는 단체를 대충 묶어서 대표적으로 몇몇 단체의 글을 읽어 본 뒤에 대략 비슷하다고 단정하고 안보게 되지요. 그러나 ꡔ한노정연ꡕ의 회보는 글 전체를 다 읽지는 못하지만 그달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읽고 있습니다.
회보 제목이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이라 그런지 글이 어려울 때가 많이 있어요. 학술용어가 글 속에 자주 등장하면 책이 손에서 떨어지고 다시 잡을 때는 다른 글을 읽게 된답니다. 예를 들면 조직발전 논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 외국 산별을 글로 정리한 것은 좋았지만 글의 구성은 읽기에 편하지 않았고 이해도 어려웠답니다. 차라리 강의를 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 합니다. 반대로 4월호에 실린 정세에 관한 글은 국제정세부터 노동정세까지 총괄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향후 우리가 무엇을 준2비 해야 하는지까지 도움이 많이 되었지요.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인터뷰를 한 글은 각 조직의 목소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글을 받아 쓰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인 경우가 많습니다(민주노총 회의자료 등). 이런 경우에는 안 읽고 넘어 가지요.

회보에 대한 바램입니다.
서울의 단위노조에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이 들어가고 있지만 읽지 않는 동지들이 대다수입니다. 이유는 조건상 못 읽기도 하지만 어려워서 읽기가 싫다고 하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또, 글의 내용이 비슷비슷한 것 같다는 말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는 읽는 사람들이 스스로 조건을 만들어 가야 하겠지만, 우선 회보의 글이 어렵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술용어나 전문용어는 풀어서 써야 합니다. 지금처럼 각주를 달아 해석해 주는 것은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어 가는데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회보를 받아 보는 대중의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글의 수준). 더나아가 입장을 좀더 분명히 하여 대중조직에 비판할 부분은 좀더 날카롭고 구체적으로 했으면 합니다. 물론 ꡔ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ꡕ뿐만 아니라 모든 단체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작업(예를 들어 100인 미만 중소사업장 일상활동 전개 연구,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어떻게 해야 하나 등)의 글이 실렸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민주노총 및 금속연맹을 포함한 각 연맹 조직들이 중소사업장 또는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사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사업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소영세 사업장의 조직전망은 대중조직이 스스로가 만들어 갈뿐(남부지역의 지통추 남부금속지역노조와 KDK노조-7월 10일 통합결정-, 세풍노조 등이 7월 통합 준비중) 중앙에서 진행되는 것은 전노협 시절 지역본부 중심으로 진행된 상담, 교육뿐 장기적 사업이 준비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때 연구소가 산별노조 건설 과정에서 요구되는 중소영세 사업장들의 일상활동, 조직발전 방안, 미조직노동자 조직화 방안 등을 연구해서 회보에 싣는다면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형식적인 글을 싣기 보다는 좀더 솔직한 글(인터뷰 형식의 글)로 구성하였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회비를 못 보내고 있지만 재정을 감안하면서 회보가 더 많은 중간 간부들에게 보내졌으면 합니다. 책 크기는 지금이 좋습니다. 글씨 크기도 때로는 작은 것도 있지만 현재의 평균 크기 정도면 읽기에 편합니다.

다시 한 번 ꡔ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ꡕ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합니다.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에 내일의 희망을 걸며


최 도 은 (노래선언 대표)


지난 1년 동안 연구소에서 만들어 내는 회보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을 받아 보며 많은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어느 새 한 돌을 맞아 축하의 글을 쓰게 되어 무척 기쁘고 ꡔ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ꡕ가 지난 시기 활동의 성과와 문제점을 잘 정리하여 1,300만 노동자, 전 세계 노동자의 미래를 열어 나아가길 바랍니다. 노동운동의 열기가 폭발했던 80년대를 지나 그 많던 선배들을 떠나 보내고 악으로, 깡으로 현장에서 버티며 활동하던 저에게 ‘연구소의 창립’과 매달 접하게 되는 ‘회보’는 새로운 힘이 되었습니다. 한 달 내내 가방의 한켠에서 하루하루의 활동이 단발적이거나 산발적이지 않게 해 주는 벗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거대해지는 자본의 독점강화와 국가경쟁력 강화, 세계경영, 무한경쟁 체제의 이데올로기가 강요되는 한복판에서 끝모를 질주를 강요당하는 노동자의 삶, 96년 지금도 목숨을 걸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라고 외치는 노동자가 많습니다. 특히 지난 6월 인천의 대한마이크로의 해고된 노조위원장은 원직복직과 노동조합활동 인정을 위해 싸우다 음독 자살을 기도하였습니다. 절망의 벽-절망의 몸부림 “10년간의 노조탄압 이번에는 끝장 내자!!!”는 목숨을 건 투쟁의 외침, 그리고 한 공장의 담벼락 안에서도 정직원과 용역, 외국인 산업 연수생으로 갈갈이 갈라놓고 노동자의 단결을 가로 막으며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자본의 탐욕, 그 자본의 탐욕에 맞서 단위노조의 벽을 뛰어 넘어 전체 노동자의 단결의 구심인 산별노조를 건설해야 하는 잠시도 멈출 수 없는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한발도 뒤로 물러설 수 없는 노동현실에서 노동운동은 더욱더 과학적이고 계급적인 판단을 요구하기에 지난 1년간의 연구소활동은 매우 소중하다고 판단됩니다.
몇몇 민민진영의 선배들이 집권정당의 품으로 흡수되었던 지난 총선을 통해서 저는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위해 싸웠던 몇 년간의 활동이 무력화되는 것 같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선거의 결과 지난 시절 진보적 열정들이 정권과 자본의 보수주의적 변화의 흐름 속에 흡수되고 이러한 흐름은 진보적 이념의 쇠퇴를 더욱더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더우기 최근에는 민주노조운동의 성과마저 흡수하려는 새로운 노사관계 구상이 신자유주의의 흐름을 타고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신노사주의라는 이데올로기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주노총시대 노동운동이 운동권 내부의 통일되지 못한 이론적 공백으로 갈등의 요소가 싹트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간혹 술자리가 있어 함께 하다 보면 이러저러하게 사는 이야기와 노동운동의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조직발전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서로가 얼굴을 붉히는 게 현실입니다. 노조의 단결을 해치는 내부의 갈등을 풀기 위해서도 연구소가 보다 다양한 논의와 민주노총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제안을 통해 노동운동 내부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풀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회보에 실린 ‘기획번역란’과 ‘국제노동란’을 통해 알게 되는 외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진보진영에 대한 개량과 흡수통합의 과정이 결국엔 진보진영을 무력화시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고, 노동자의 정치세력화 과정과, 산별노조 건설 등을 읽고 나서는 긴호흡을 바탕으로 노동자계급의 굳센 단결이 더욱 소중함을 깨닫게 되어 그 동안에 빡빡했던 머릿속이 시원해지면서 실천의 지침을 쉽게 얻어오곤 했습니다.

현장성과 대중성이 꼭같은 의미로 이해되지는 않지만 회보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아서 몇가지 짚어보고 싶습니다. 첫째, 회보를 자꾸 읽자! 용어 사용 등의 문제 때문인지 몇몇 동료의 경우 정기적으로 회보를 받아 보면서도 펼쳐보지 않아 새책으로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11호까지 발간된 지금에도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제 친구에게 있었던 일을 통해서 문제를 풀어 보려 합니다. 저와는 아주 가깝게 지내는 친구인데, 몇달전 회보에 실린 기획기사를 아주 좋다면서 보더군요. 자동차 공장에 다니는 친구인데 기획란에 실린 ‘자동차 산업의 노동자상태와 노동운동’을 읽기 위해서 항상 손에 회보를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현장의 상황이 잘 정리되어서인지 열심이더군요(고백을 하면 저는 이 원고가 쉽게 읽혀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용어 사용의 문제 등으로 쉽게 읽히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자꾸 읽다 보니 낮설은 단어들이 조금씩 편하게 다가 왔고 지금은 늘상 저와 함께 합니다. 특히 현장에서 보내온 ‘현장통신란(예 : 대성빅스타 싸움을 보내온 글)’을 읽으면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오뚜기보다 더욱 굳세게 다시 일어서는 노동자의 오늘을 보면서 내일의 희망을 그리게 되어 소중하게 읽고 무척 좋아합니다.
둘째, 회보와 친해지는 실천을 하자! 이론적 연구성과를 현장속으로 가져오기 위해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회보를 보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모두는 우리가 ‘동지’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회보가 현장에서 노동운동의 오늘과 내일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이달부터는 조금씩의 시간을 내서 원고의 한 부분을 정해서 소모임의 동료들과 함께 읽어 보거나, 간략하게 원고를 정리하여 함께 나누며 같이 하는 노력을 해 봅시다. 저도 실천하겠습니다.
셋째, 많은 사람들의 지적인, 회보의 현장성(대중성) 강화를 위해 부탁을 하나 드리면 원고를 보내주시는 진보적 학술 연구자님들이 현장에서 일하며 활동하는 현장활동가의 더많은 참여를 위해, 또 우리들의 적극적이고 폭넓은 교육사업을 위해서 조금만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술적 재량을 부탁합니다.
연구자와 활동가 서로서로의 끊임없는 실천은 다음 해에는 “어려워서 못 읽겠다”는 말을 우리 스스로 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현장의 선배, 동료, 후배님들 책을 읽읍시다! 읽을 수록 쉬운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을 손에 들고 다닙시다! 동료들에게 힘이 되는 나를 위해, 진정한 승리의 날을 만들어 가는 노동자를 위해, 변혁적 노동운동의 대중적 지지기반을 우리 손으로 만들기 위해, 역사는 우리의 것! 우리가 건설할 역사를 위해 진보적 학술 연구자들의 원고가 빽빽히 실린 회보를 사랑합시다!

끝으로 매 시기 투쟁의 선봉에서 민주노조 운동이 갖춰야 할 태도를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자본과 정권의 이데올로기 공세에 맞서서 노동진영 단결의 실천적 걸음을 확대시켜 가는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의 한 돌을 축하하며, 지난 1년 노동조합운동의 발전과 변혁적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 열정으로 활동하시는 연구원님들과 변혁적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한 애정으로 글을 보내주시는 진보진영 학술자분들께 고맙다는 인사 전합니다. 창간호에서 밝혔듯이 회보의 뼈대인 계급성, 현장성, 전문성을 이론과 정책에 담아서 노동운동에 대한 소임을 다 하겠다는 그 약속에 희망을 걸며 승리의 새날, 노동해방 새날을 위해 저도 힘껏 실천하겠습니다.

조금 ‘특별한’ 생일카드


이 재 성 (서강대 정외과 4학년)


ꡔ한노정연ꡕ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런데 한 살밖에 안된 한노정연에게 존대말을 쓰려니 좀 어색하군요. 하하 농담입니다.

지난 일년간 저에게 가장 의미있었던 사건은 바로 ꡔ한노정연ꡕ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졸업’이란 것이 피부로 다가오면서 사실 어떻게 운동을 사회속에서 펼쳐나갈 것인가라는 막막하고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던 게 사실입니다. 이런 고민들 속에서 ꡔ한노정연ꡕ은 저에게 정말 소중한 교훈들을 주었고 나름대로 졸업 이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특히 80년대를 살아오면서 치열하게 투쟁해 온 연구소 선배님들의 이야기들은 그것을 경험하지 못했던 저에게 늘 생생한 교훈이 되고 있답니다.
ꡔ한노정연ꡕ에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각종 자료들을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원들의 노동동향 분석에도 참관할 수 있고, 각종 연구팀에 들어가 직접 배울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제가 지금 참여하고 있는 ‘노동과 정치 연구팀’에서는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바로 제가 원하던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답니다.
또한 회원들끼리 자체적으로 학습모임을 만들수 있지 않습니까? 작년 한 해 동안 지속된 토요독서 모임은 바로 그러한 사례로서 회원들의 자율적인 모임이었을 뿐만 아니라 연구소와의 적극적인 교류의 장이었지요. 게다가 ꡔ현장에서 미래를ꡕ의 편집위원장이신 남구현 교수님의 지도를 받으며 정치경제학 세미나를 할 수 있었으니... 정말 이 자리를 빌어 ꡔ한노정연ꡕ과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저는 졸업후 자신의 운동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대학생들, 특히 대학원 진학을 결심한 학생들은 빨리 ꡔ한노정연ꡕ으로 달려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현장과 이론의 결합을 모색하는 ꡔ한노정연ꡕ에 학생들도 많이 와서 배우고 힘을 실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니 아부성 발언이라구요? 절대 아닙니다. 좋은 것이 있으면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듯이 저도 적극적인 회원으로서 많은 친구, 후배들에게 ꡔ한노정연ꡕ을 소개해 주고자 하는게 뭐 나쁜가요? (내심 좋으시면서 빼시긴 ...)
보통 ‘연구소’라 하면 ‘현장’과는 동떨어진 단체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겪어본 바로는 적어도 ꡔ한노정연ꡕ은 그렇지 않다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만일 좀 부족한 면이 있어도 ꡔ한노정연ꡕ은 잘 극복해 나가리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한노정연 첫돌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내년에 2주년이 될 때에는 회원수가 2배도 넘게 되었으면 하는 꿈을 꾸어 봅니다.

한·노·정·연 화이팅!!! 한/노/정/연

1996-06-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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