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제106호 이전)

현장에서 미래를 > 컬럼 > 목록보기 > 글읽기

 
’96년 상반기 투쟁 그 가능성과 과제

현장에서 미래를  제12호
이성도

시 ◦◦ 평

’96년 상반기 투쟁 그 가능성과 과제


이 성 도 (부산노동자회 의장)


노사관계개혁위원회의 출범과 김영삼 정권의 노동정책

노사관계개혁위원회(이하 노개위)의 출범은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어용노총과의 차별성을 분명히 하고 노동법 개정투쟁을 전개한 민주노조운동 진영의 투쟁의 성과이다. 김영삼 정권은 ①분배와 생산의 효율을 동시에 달성하는 고효율, 고복지로 향하는 공동선의 극대화 ②기업의 의사결정에 근로자의 참여폭을 넓히는 열린 경영의 참여와 협력 ③노사자율의 바탕위에 자율과 책임 ④근로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인간존중과 교육중시 ⑤법과 제도를 국제관행에 부합되도록 유연하고 탄력성있게 바꾸는 제도와 의식의 세계화 등을 노사관계개혁의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노사관계 개혁이 3, 5, 6공과 현재 김영삼 정권 하에서도 자행되고 있는 폭력적이고 통제 위주의 노동정책에서 진정으로 자율과 노사대등의 원칙이 지켜지는 노사관계로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과거의 노사관행에서 발생한 해고노동자의 원직복직과 구속노동자의 석방을 포함해서 과거의 노사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청산하는 것이 김영삼 정권의 진정한 역사 바로세우기 과업이고 왜곡된 노사관계 개혁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과거청산이 없는 노개위는 허구이며 또다시 노동자를 기만하고 노사관계를 왜곡되게 할 뿐이다.
노개위의 기조 중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의 GM-Saturn공장, 제록스, 코닝, 모토로라 등 미국의 노사관계-기업이 주도하고 노조와 협의하는 개혁적 노사관계-를 모범으로 제시하면서 노개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배무기 교수의 주장이다.
과연 우리 노동자들이 미국의 노사관계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미국 사회의 제일 큰 문제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과 비교하여 노동운동이 취약하고 사회적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빈부의 격차가 크고 흑인폭동(인종갈등), 마약, 청소년 범죄, 실업자 문제 등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민족이나 집단들의 문제로 인하여 사회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노동조합들의 사회복지정책을 유지․확대를 위한 파업투쟁을 언론을 통해서 보았을 것이다). 이처럼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노동운동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중요한데 미국의 경우 이전의 대량생산체계에서 유연생산체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본이나 독일 등의 나라에 시장을 잠식당하여 발생한 경영위기를 대량해고, 임금동결, 자본의 해외진출 등의 방법으로 타개해 나가고자 하였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내팽개치는 것이(배무기 교수의 발제문 내용 중에서) 미국식 노사관계인데, 여기서 무엇을 배우고 따르자는 것인지? 그것은 바로 자본의 이윤을 극대화 하는데 최대을 두면서 거기에 걸림돌이 되는 노동운동을 말살하고자 하는 것이 (배무기 교수 주장에 따르면) 노개위를 구성한 의도임이, 지난 7월 2일 나웅배 경제부총리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통해 드러났다.
특히 96년 임단협투쟁에서 나타난 공공부문의 임금인상율과 해고자 문제 등 정부의 부분적인 타협은 형식적으로는 유연성을 띠고 있지만, 만도기계노조 간부의 구속, 한국통신의 합의서 불이행, 작업중지권, 해고자 문제의 교섭대상 제외 등에 대한 정부(노동부 차관)의 입장발표를 보면, 이것은 본질적 변화가 전혀 아니며 그 의도는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밝혔듯이 신경영전략을 관철시켜 자본의 이윤을 극대화 하고 노동운동을 무력화, 개량화, 체제내화 하고자 하는 것이다.

96년 임단투의 특징

첫째 민주노총의 출범 이후 처음 치루는 임단투에서 이전 재벌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임단투 전선이 공공부문노동조합대표자회의(공노대)의 조직역량의 발전으로 공노대와 금속연맹이라는 두 개의 중심축을 형성하면서 자본과 권력의 집중적인 탄압을 무디게 하고 투쟁전술 운용의 폭을 넓혔다.
둘째 공노대의 공동투쟁 결의가 이전의 단순한 공동요구와 시기집중의 결의 수준에서 실질적인 공동투쟁을 결의하고 그 바탕 위에서 교섭이 이루어졌다. 선언적 공동연대투쟁에서 실천적 공동투쟁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후 총자본과 대정부투쟁에서 연대총파업의 가능성을 가지게 되었다.
셋째 민주노총 중앙지도부의 거점(명동성당)확보 투쟁을 통해 여론을 주도하고 각 단위의 투쟁을 정치적으로 엄호하고 지도해 냄으로써 민주노총의 지도력과 조직장악력을 투쟁 속에서 강화한 점 등이 96임단투의 발전된 모습이었고 그 결과로서 공공부문 해고자 문제와 대우조선노동조합의 작업중지권확보 등 이후 노동조합 조직강화와 노동조건 개선의 일정한 토대와 계기를 마련하였다.

96년 임투의 한계와 과제

일관된 정세와 노동운동 전망의 기초 위에 선 대중의 의식화, 조직화 사업이 부족했던 점은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임단투와 사개투, 노개투, 산별노조의 전망 나아가서 노동해방의 문제까지를 전망하면서 다양한 교육과 선전, 토론회, 수련회 등을 적극적으로 배치하지 못하였다. 임단투 시기에 조합원대중을 일회적으로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의식적인 조직과 투쟁을 통해서 임단투의 성과를 토대로 이후의 일상활동과 일상투쟁으로 담아내고 경제투쟁에서 정치투쟁으로 나아가는 것이 노동운동의 기본원리인데 그런 목적의식성이 없었다.

단위조직은 일상활동(노동조합의 일상적인 교육, 선전, 조직활동 등)과 일상투쟁(임단협에 관계되지 않는 매시기 대중으로부터 요구되는 내용의 쟁취투쟁)을 강화하여야 한다. 임단투가 끝나면 모든 투쟁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 시기에 특히 일상적인 투쟁을 통해 항상적으로 조직을 점검하고 확인하여 조직역량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러한 활동들은 조합간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의원의 역량강화와 현장활동가들의 활동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중앙조직은 조직적이고 통일적으로 현장활동가를 양성하여야 한다.
이제 노동운동은 통일적으로 투쟁을 조직하고 실천하는 현장활동가의 필요가 절실하다. 현장활동가는 어떠한 정세의 변화나 물리적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노동해방투쟁의 대의에 복무하며 노동자계급의 투쟁전선과 더불어 전체 민중운동의 통일전선에 노동대중을 정치적으로 안내해 낼 수 있는 확고한 사상과 신념으로 무장된 운동가를 말하며, 현장활동가 양성을 위하여 구체적이고 목적의식적인 사업들이 시급히 배치되어야 할 것이다.
정파적으로 분열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통일된 현장활동가의 목적의식적인 양성을 위해서는 각 산업, 업종, 지역마다 진행하고 있는 교육을 전국차원에서 통일하여 기획하고 강사진을 구성하여 각 단위에 지도․지원되어야 할 것이며, 각 단위는 교육재정과 교육장소의 확보와 교육대상을 조직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업들의 성과가 나타날 때만이 노동운동의 통일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며 노동해방의 구체적인 전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장활동가의 역량이 축적되어 갈 때 민주노총을 강화하고 산별노조의 전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민주금속연맹과 자동차연맹의 통합을 통한 금속대산별의 가능성과 함께 합법연맹의 산별노조 건설에 대한 노력과 투쟁이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민주노총이든 산업․업종연맹이든 조직형식적 합법화에 매몰되지 않고 노동운동의 자기전망을 분명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노동운동이 기업별 한계를 극복하고 지도역량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7~80년대 선배운동가들과 전국회의, 전노협, 전노대 시절의 지도역량들을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조직적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노동계급은 민주노총의 출범을 계기로 노동계급의 문제 뿐만 아니라 전 민중의 생존권과 삶에 책임을 지는 노동운동을 해야 하고 투쟁 뿐만 아니라 주변의 우호적인 전문역량과 함께 정책적 대안을 생산하고 정치적 (권력) 대체세력으로서의 자기 전망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면한 사개투, 노개투는 전 민중의 삶의 수준을 높이는 기조 위에서 전개되어야 할 것이며 사개투→임단투→자주통일투쟁→노개투를 일관되고 통일적으로 인식하고 배치하여야 한다. 특히 노동법 개정투쟁을 연례행사처럼 치루어서는 개별적 근로관계의 개악을 막아 낼 수 없을 것이다. 그 시기를 9월 초로 하여 주변의 우호적인 전문역량들을 전진배치하고 토론회, 세미나, 강연회 등을 통하여 국민적 여론을 형성하면서 96임단투의 성과를 계승하여 각 단위노조, 지역, 업종, 산업별로 강연회, 수련회 등을 통해 사전결의를 모아내고 각 지역별 거점투쟁을 통하여 조직적으로 대중을 참여시키는 대중투쟁의 원칙이 있어야 노동법 개정은 가으할 것이다.
이러한 노개투의 성과를 토대로 나아가서는 대선시기 노동진영과 민족민주진영의 통일된 정치방침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노동진영은 민족민주운동전선에 적극적인 참여하면서 주체로서의 실천투쟁을 통해서 노동계급의 위상을 높이고 그 위상에 걸맞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럴 때만이 민주노총은 단순한 저항세력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의 희망을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계급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조직의 토대를 마련하고 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본질적으로 해결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노동자, 민중의 희망일 것이다.한/노/정/연

1996-06-20 00:00:00

의견글쓰기 프린트하기 메일로 돌려보기
이 글에 대한 의견보기  다른글 의견보기
아직 올라온 의견글이 없습니다


| 목록보기 | 윗글 | 아랫글 |

(구)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00-272) 서울시 중구 필동2가 128-11 상전빌딩 301호   Tel.(02)2277-7957(팩스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