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육.교육현장.교육노동자
20년간 양심적인 교수들을 대학에서 축출한
대법원의 재임용 법 해석의 문제점(1)
김명호 / 전 성균관대 교수
<글 싣는 순서>
들어가며
1. 재임용제도 취지와 77다300 판례
2. 재임용 제도를 악용할 소지를 준 대법원의 판결
[부록] 참조자료
가. 77다300 판결문 (대법원 판례집, 1977)
나. 인터넷 전원합의체 검색 결과(1977. 9. 28 - 1987. 6. 7,
2005년 7월 21일 검색)
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집 목차(1976. 11. 6 - 1987. 10.
13)
(이상 이번호 / 이하 다음호)
3. 77다300에 대한 대법원의 은폐 의혹
4. 법정신, 순리에 어긋나는 대법원의 말장난 판결문들
5. 결론: 대법원의 무리한 법 해석의 결과로 인한 교육계의
고질병들
[부록] 참조자료
들어가며
이 글의 목적은, 교수 재임용소송에서, 학교의
‘자유재량’이라는 잣대 하나만으로 판결하는 법원으로부터
‘재임용 심사의 부당성 여부’에 대한 공정한 판단을 받기 위한
것이다. 사람들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종종
한다. 모든 것을 법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세상에서, 상식이란
가장 중요한 삶의 규칙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상식을, 대법원이 교수 재임용 소송에서 철저히 무시해 왔다.
대법원이, 교수 재임용 재판에서, 어떠한 식으로 판결해
왔는가를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 실제 필자의 사건
Mathematical Intelligencer(Vol 19. No. 3. 1997, http://geocities.com/henrythegreatgod/
MathInt2.htm)
을 예로 들어 본다.(참조: 경향신문 뉴스메이커 2005. 6. 28
일자)
필자는 대학 본고사 입시 채점위원으로 채점도중, 수학문제
출제오류를 발견하게 되었다. 학자적 양심에 의하여, 필자는
잘못된 문제를 잘못된 채점기준에 따라 채점하면, 수백 명의
합격자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총장에게 보고하였다.
정당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학교당국은 출제오류를 은폐하고
궁색한 논리로 문제에는 오류가 없다고 발표했다. 학교의 결정에
반대한 필자를 괘씸하게 생각한 대학은, 곧 이어, 필자의
연구실적물에 대하여 ‘부적격’이라는 판정을 내리고 재임용
탈락시켰다.
이에 불복한 필자는 학교당국의 부당한 연구실적심사로 인하여
해고당했다고 보았기에, 법원에 재임용실적심사의 부당성 여부를
심판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하였다.
필자는 제출한 논문들이, 교육부가 장려하는 SCI(science
citation index)에 등록된 잡지에 실렸을 뿐만 아니라, SCI 논문
게재가 학교당국의 ‘우수연구교수’ 선정 기준임을 입증하며,
실적심사의 부당성을 주장한 것이다.
또한 전국적으로 200명의 수학교수들도, 필자의 입시출제오류
지적의 정당성과 연구논문 우수성을 지지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연명으로 제출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김 교수의 논문이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결정은 학교의 몫이니, 학교당국의 재임용 탈락결정은
정당하다”라고 판결하였다.
이에 대한 일반사람들의 반응들은, “믿을 수 없다.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냐?” “일반 근로자들도 함부로 해고시키지
못하는데, 뭔가 다른 사유가 있겠지. 설마 대법원이 그럴 리가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법이 있다는 것이다. 버젓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30년 동안 재임용 소송에 관한 한, 절대법으로 군림하며
해직교수를 양산 교육부 국감 제출자료(재임용 탈락 통계: http://geocities.com/henrythegreatgod/
statistics.htm)
해 왔다. 이름 하여, 재임용법, 교수 재임용법 또는 사립학교법
이 글에서는 교수 재임용법, 재임용법, 사립학교법이 동일한
것으로 취급되어, 구별 없이 사용된다.
이라 불리는 것이 바로 그 법이다.
이 글에서 밝히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 악명 높은 재임용법에
대한 출생, 대법원의 무리한 법해석과 그의 오용, 그리고 그에
따른 폐해들이다.
김명호 교수는 벌써 몇 달째 매일같이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필자의 사건은 국제수학계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것으로, 대한민국 과학계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건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재임용 탈락을 경험한 사람이 아니면, 대법원이 교수
재임용 사건에서 얼마나 부당한 판결을 반복해왔는가에 대하여
납득시키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도대체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양쪽 당사자의 주장을 들어보고
쌍방의 잘잘못을 지적하며 누가 더 옳은가에 따라, 판사가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위 실례와 같이,
사건발생의 원인, 결과 및 그의 인과관계를 따지지도 않고, 이
과정에서 근로 기준법, 민법은 물론, 헌법까지도 무시되었다.
대법원의 재임용법 해석은 모든 법을 초월한 것이다.
“재임용은 학교의 권한이니 학교의 행위는 옳다”며 대법원이
판결해 왔다는 말을 그 누가 선뜻 받아들이겠는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는 경우, 접수된 사건을 헌법재판관
전원으로 구성된 전원재판부로 넘기기 전에, 사건으로서의 자격
요건 및 심리 대상이 되는가에 대하여, 30일의 기간을 두고 사전
심사를 한다. 그 사전심사에서 ‘아니다’라고 판단되면, 헌재는
청구인의 헌법소원을 각하해 버리는 것이다.
재임용 소송들이 바로 이와 같다. 말이 재판이지, 본안
심사에로의 전단계인 사전심사에서 탈락, 패소가 결정되는
것이나 진배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달리 억울함을 호소할 방법이 없었기에,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해직교수들은 법원에 소청하였고, 역시나 하는
“학교의 자유재량”이라는 결론의 형식절차에 의해 대법원의
표현을 빌리자면, “임용권자의 자유재량이니, 재임용 거부결정
무효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어김없이 패소하였던 것이다.
지난 1987년 중반 이후 2004년 4월 21일 2004년 4월 22일,
여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서울대 김민수 사건에서, 대법원은
자유재량행위에서 재임용 심사 조리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으로
한발 후퇴하였다.
까지 약 20년 동안, 단 하나의 사건(1991년, 인천대 사건 그나마
이 인천대 사건도 95년 조선대의 재심사건(2000년 전원합의체
결정)에 의하여 폐기되어, 모든 재임용 소송의 판례들이
‘임용권자의 자유재량’이라는 잣대 하에 평정되었다.
)만을 제외하고는, “임용은 임용권자의 자유재량행위”라는
재임용법 해석, 오로지 이것 하나의 잣대만을 적용, 모든 재임용
소송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대법원은 해직교수들에게 패소판결을
내렸다.
개개 사건마다의 주변사실들이 다른, 재임용 소송이 수백 건이
있었건만, 대법원은 오로지 이 법해석 하나만을 적용했을 뿐, 그
외의 사실과 증거들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철저히 무시하여
왔던 것이다.
대한민국에 사법부가 생긴 이래로, 그 어느 사건이 교수
임용건과 같았으랴! 굳이 찾으려 한다면, 아마도 옛 왕정시대,
대역 반란 죄인들에 대한 왕의 판결들이 이에 해당했지 않았나
싶다.
그리하여 대법원에서 패소한 해직교수들이,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냐?”의 그 재임용법에 대하여 위헌 법률
제청하느라, 줄기차게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이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2003년에야 비로소,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림으로써 대법원의 법해석 대법원의 무리한 법률 해석이 바로
재임용법을 천하의 악법으로 만든 것이다. 주목할 점은, 헌재의
판결문에서도, 대법원 최초의 판례 77다300과 같이, 재임용제의
입법취지를 언급하였다. 참조: 헌재결정문(2003. 2. 27,
2000헌바26, http://geocities.com/
henrythegreatgod/decision.htm)
에 제동을 걸었고, 그에 따라 2005년 1월 27일, 위헌요소가
제거된 개정법이 공포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소송 중인 우리 사립대 해직교수들에 대한 대법원
태도에 변함없기에, 대법원의 재임용법 해석의 문제점에 대한
실상을 알리기 위하여 이 글을 작성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판단에 의해 나온 이 글은, 여러 법조인들의 조언을 참조하였고,
사법부 관행을 배제한 일반상식논리, 사실, 법조문 및 판례들에
근거하여 쓰여 졌다.
특히, 재임용법 해석과 그로부터 야기된 문제점들을 집중분석
하였는 바, 그 이유는, 앞서 지적했듯이, 대법원이 제각기 다른
각 재임용 소송에서, 오로지 재임용법 해석만을 근거로
판결하였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서, 대법원은 교수임용
소송을, “학교의 자유재량이라는 재임용법 해석에 의한
패소판결”로 자동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이 글이, 재임용소송에 관한 대법원의 잘못이 시정되어,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라며, 많은 분들의
성원을 부탁드린다.
1. 재임용 제도의 취지와 77다300 판례
1975년 도입된 대학교수 재임용 제도의 입법취지
“현행의 대학교원 인사제도는 연공서열제로서 소정의
근무연한만 경과되면 자동적으로 승진하여 정년까지 근무하는
안일한 제도인 바, 이를 개선하여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과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려는 것임.”
교수연구 진작을 위한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는
재임용을 결정하는 과정에 대한 절차와 요건에 대해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입법상의 미비점을 가지고 태어났다. 즉
대학교원은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기간부로 임용을 한다고만
했을 뿐,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떤 기준에 따라 재임용한다는
내용이 일체 빠져버렸던 것이다. 미비한 재임용법을 보완하고
그의 취지를 살린 판례가, 대법원에 의하여 1977년 9월 28일
나오게 되었다. 대법원 선고 77다300판결이 바로 교수재임용에
대한 대법원 최초의 판례로서, 판시사항과 판결 요지는 다음과
같다. ([부록] 참조자료: 77다300판결문)
* 판시사항
1. 대학교수의 연구수당 및 학생지도수당이 급여소득인지
여부
2. 사립학교법 53조의 2와 동 부칙 (2)의 취지
* 판결요지
1. 대학 교원에게 지급하는 연구수당 및 학생지도수당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다.
2. 사립학교법 53조의 2와 동 부칙 (2)의 경과조치의 취지는
대학교원으로서 부적격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재임명
내지는 재임용이 당연히 예정되고 있다고 보아진다.
이 사건은, 버스 교통사고로 사망한 교수의 상속인들이
버스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사건이었으며, 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쟁점이었다. 그러나 교수 정년까지의 임금계산
과정 중,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교수재임용법에 대한 해석이
필수적 요건이 되었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판시사항과 판결
요지로 재임용 관련 법조문, 사립학교법 제53조의2와 그 부칙에
대한 해석을 판시하게 된 것이다.
사립학교법 해석의 핵심적인 판결 부분은 다음과 같다.
“대학교원의 임기제 및 이에 따른 경과조치로서의 재임용의
취지는 대학교원의 자질저하를 방지하기 위하여 연구실적,
학회활동, 학생지도능력과 실적교육관계법의 준수 및 품위유지등
대학교원으로서의 자질을 참작하여 특히 대학 교원으로서
현저하게 부적법하다고 여겨지는 특수한 자를 도태하고 저
하는데 있어 부적격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그 재임명
내지는 재임용이 당연히 예정되고 있다고 보아진다.”
교수재임용제에 대한 대법원 최초 판례는 재임용제도의
도입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법해석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2. 재임용 제도를 악용할 소지를 준 대법원의 판결
1) 입법취지 무시한 87년 판례: 86다카2622
대법원에 의한 첫 재임용 판례 77다300이 세워진 후 10년이
경과하여, 대법원은 계명대 교수재임용 탈락사건에서 논란의
판례, 86다카2622를 내놓게 되었다. 이후 지난 20년 동안,
재임용에 대한 법원의 확고부동한 원칙으로 정착한 이 판례는,
77년 판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재임용법의 해석을 담고
있다.([부록] 참조자료: 대법원 1987. 6. 9, 선고
86다카2622)
* 선고 86다카2622의 판결요지
“사립학교법(1981. 2. 28 법률 제3373호로 개정된 것)
제53조의2 제2항에 의하여 계약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교원은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는 재임용 계약을 체결해야 하고 만약
재임용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재임용거부결정 등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므로 학교법인이 교원
인사위원회의 심의결정에 따라 교원을 재임용하지 아니하기로 한
결정 및 통지는 교원에 대하여 임기만료로 당연 퇴직됨을
확인하고 알려주는데 지나지 아니하고 이로 인하여 교원과
학교법인 사이에 어떠한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어서
교원은 이에 대한 무효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77다300에서는 “현저하게 부적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그 재임면 또는 재임용이 당연히 예정된다고 보고
있다”고 한 반면, 86다카2622에서는 “재임용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는 한, 임기만료는 당연 퇴직으로 소송에서의 다툼의
대상조차도 될 수 없다.” 라고 한 것이다.
이 판례 86다카2622를 기점으로, 재임용제도는 -그 입법취지와는
전혀 상반되게- 임용권자에게 교원재임용에 관하여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악명 높은 제도가 되었다.
대법원이 86다카2622를 재임용제도에 대한 판례로 확립한 이래
90년에 들어오면서 일부 사학재단들과 대학인사권자들은
‘재임용은 임용권자의 자유재량’이라는 판례를 빌미로 절대
권력을 행사하며, 자기 눈 밖에 난 교수들을 해고시켜왔던
것이다.
이는, 법조인의 기본원칙인 “10명의 범법자를 잡는 것보다 한
사람의 선량한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를 무시한
대법원 판결의 결과로써, 과거 20년 동안 양심적인 교수들이
재임용탈락이라는 멍에로, 학교에서 부당하게 추방되었다.
2) 86다카2622 판례의 해부
재임용에 대한 첫 선고에서 그 도입취지에 따른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례를 세웠던 대법원이 10년이 지난 다음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임용권자에게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한 이유를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대법원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가? 하는 의문을 풀어보도록
하자.
(1) 대법원 입장 변화에 대한 추론
먼저 대법원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를 법조문의 변경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 77년
판례와 87년 판례의 근거가 된 법조문을 비교해 보자.
* 1975. 7. 23. 법률 제2775호로 제정된 재임용 법조문
제53조의2 (임면) 대학(사범대학 및 초급대학을 포함한다)에
근무하는 교원은 직명 별로 10년 이하의 범위 안에서 당해
대학을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의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기간을 정하여 임면한다. [본조신설 1975. 7. 23]
* 1981. 2. 28. 전문 개정된 법조문
제53조의2 (학교의 장이 아닌 교원의 임면) ② 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은 직명 별로 10년 이내의 범위 안에서 당해 학교법인이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기간을 정하여 당해 학교의 장이
임면한다. [전문개정 1981. 2. 28]
위의 두 법조문을 비교해 보면, 1981년 개정된 재임용
법조문에서는 임용권자가 학교의 장이라고 명시되었을 뿐,
기간을 정하여 임용한다는 내용은 동일하다. 근본적으로
법조문의 차이가 없음에도, 10년의 간격을 둔 두 판례에서의,
대법원의 법 해석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간 것이다.
대법원이 같은 법조문을 두고 10년이 지난 후 전혀 다른 해석을
하게 된 사실을, 지금으로서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다음과
같은 사실로 몇 가지 가능성에 대한 추측을 할 수 있을
따름이다.
87년 판례가 나오기까지 교수재임용제도는, 정부에 비판적인
교수들을 축출시키는 제도로 사용되었다고, 비판받아 왔고,
실제로 1987년 이전의 해직교수들은 주로 정치적인 이유로 해직
당했었다. 정치적인 이유로 재임용 탈락, 해직되었던 백낙청,
장을병 등 대부분의 교수들은 복직되었다.
그러나 86다카2622가 나온 이래로 더 이상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 일부 사학재단의 탄압에 의한 재임용탈락 교수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정치권 연줄로 사학을
지킨다”(한겨레21, 2001.7.11 제367호: http://geocities.com/
henrythegreatgod/duksung.htm) ; “화장실 청소하는
교수들...”(딴지일보, 1999.1.4: http://www.ddanzi.com/ddanziilbo/12/12_s1.ht
ml)
(2) 86다카2622의 위법성
재차 강조하지만 사학의 운영자에게 교수 재임용에 관한 절대
권한을 부여한 것은 대법원이요, 그 판례는 86다카2622
판결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판례가 그 자체로
입법취지를 벗어난 잘못된 법 해석일 뿐만 아니라, 위법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자.
위에서 보았듯이, 77다300과 86다카2622 모두가 판시사항과
판결요지를 통하여, 재임용 법조문의 해석을 명확하게 판시한
판례들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문제는 같은 법조문에 대한
해석이 상반된다는 데에 있다.
대법원이 같은 법조문에 대해 서로 상반되는 해석을 하게 되는
때에는 거쳐야 하는 법적 절차가 있다. 법원조직법
제7조(심판권의 행사)가 바로 그것이요, 제1항에는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관한 규정이 명시되어 있는
것이다.
제7조 ① 대법원의 심판권은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이상의
합의체에서 이를 행하며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된다. 다만,
대법관 3인 이상으로 구성된 부에서 먼저 사 건을 심리하여
의견이 일치한 때에 한하여 다음의 경우를 제외하고 그 부에서
재판할 수 있다.
1. 명령 또는 규칙이 헌법에 위반함을 인정하는 경우
2. 명령 또는 규칙이 법률에 위반함을 인정하는 경우
3. 종전에 대법원에서 판시한 헌법ㆍ법률ㆍ명령 또는 규칙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을 변경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하는 경우
86다카2622판결이 나오기 전에, 이미 77다300판결에서
교수재임용제도에 대한 법적 해석이 확립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경우 86다카2622가 합법적인 판결이 되기 위해서는, 위
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다음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서,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이상의 합의체에 의한
재판이었거나, 그 이전에 합의체에 의한 재임용법 해석 변경이
있었어야 했다.
그렇다면 재임용의 권리를 임용권자에게 부여한
86다카2622판결은 합법적인 재판이었는가? 86다카2622 판결은
결코 합법적인 재판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판결 전문에 의하면, 86다카2622는 황선당 서울형사지법
제 12대 법원장과 2년 3개월의(1986. 4 - 88. 7) 대법관을
지냄
(한겨레, 2005. 10. 21. "1972~87년 법원에서 무슨
일이?")
(재판장), 이병후, 김달식 대법관 3인으로 구성된 재판부에서
결정한 것이었고,
둘째, 86다카266에는 이전의 어떤 재임용 관련 판례도 참조하지
않았으며(77다300은 첫 판례이므로 재임용 관련 참조 판례가
없다.),
셋째, 86다카2622 판결 이전에, 재임용법 해석을 변경한
전원합의체 판결 기록이 없다.
세 번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먼저 대법원의 인터넷 검색
창을 통해서 알아보았으나 찾을 수 없었다(참조자료: 인터넷
전원합의체 검색 결과). 대법원은, 합의체 결정만을 모아놓은
전원합의체 판례집을 따로 발간하고 있는 바, 대법원 도서관에
소장된, 전원합의체 판례집을 조사해 보았다. 그러나,
거기에서도 77다300판결에서의 재임용법 해석을 변경한다는
합의체 판결을 찾아볼 수 없었다([부록] 참조자료: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집 목차).
종합해서 말하자면, 대법원 판례집과 인터넷 검색 창 등 그
어디에도 77다300에서의 재임용제도의 근거인 사립학교법 해석을
변경하였다는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86다카2622가 위법한
판결임을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 결론에 대하여 86다카2622의 위법성을 정당화하고 나아가
77다300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논란이 있기에 대법원의 법률
해석에 대한 입장을 살펴보도록 한다.
법률의 해석은 법원의 권한이며, 대법원은 바로 이 법률해석을
통하여 자신들의 권위를 지켜오고 있다.
수년전, 대법원이 세법의 한정위헌 법률의 해석에 대하여 제한을
두는 것으로, 법조문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해석을 어떠한
식으로 하는 한에 있어서는 위헌이라는 변형헌재결정(참조:
헌법재판 실무제요)
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와 첨예하게 대립하여 세인들의 우려와
관심을 집중시킨 사건이 있었다. (참조: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당시에 대법원은 한정위헌은 법률에 대한 해석
문제이고, 법률해석은 대법원의 고유권한이라며,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에 대하여 강력하게 반발하였던 것이다. 이 사건은
‘눈치 빠른’ 세무서가 세금을 돌려줌으로 써,
봉합되었다.(한겨레 21, 2004. 9. 1 자 제525호)
법해석에 대한 두 사법기관의 대립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있으나,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법률해석의 최종 권한을
대법원만이 가지고 있음을 천명한 것이다. 그러한 대법원이
법해석을 사안에 따라 다르게 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사안이 동일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 주변사실관계에 따라
판결이 달라질 수는 있다. 그러나, 77다300과 86다카2622에서
발생했듯이, 동일한 법조문에 대한 해석이 사안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인가?
법 적용과는 달리, 법의 해석은 구체적인 사건의 정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나 법의
제정취지, 합목적성, 다른 법조문과의 연관성에 따라 법조문의
의미가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해석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77다300판결의 재임용 법조문에 대한 해석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것인 바, 이때 적용된 해석은, 그 후의
모든 재임용 관련 사건에서도 일관성 있게 적용되어야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7다300판결의 주된 사안은 손해배상이고,
이와 배치되는 86다카2622판결은 재임용결정 그 자체에 대한
판단이기 때문에 법의 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논리는 상식을
벗어난 궤변이요, 재임용법 해석에 대한 77다300판결의 중요성을
축소하려는 억지이자, 86다카2622판결의 위법성을 호도하기 위한
변명일 뿐이다.
(3) 86다카2622가 위법한 절차에 의해 탄생할 수밖에 없는
사연(?)
대법원이 77다300에서의 사립학교법 해석을 몰랐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은, 뒤에 제기된 은폐의혹으로부터 명백하다.
그럼에도, 재임용법에 대한 해석을 변경할 필요가 생겼을
당시에, 대법원은 왜 합법적으로 합의체에 의한 변경을 하지
않았던가?
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추론적 설명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교수 재임용법과 관련한 또 하나의 판례를 살펴보자.
* 대법원 1981. 9. 22, 선고 80다1052
“사립학교법 개정에 따른 대학교의 재임용을 위하여 대학에
교원재임용심사위원회를 두고 그 심사기준을 최근 10 년간의
연구실적, 전문영역의 학회활동, 학생의 교수, 연구 및
생활지도에 대한 능력과 실적, 법령의 준수 기타 교원으로서의
품위유지 등을 교수재심사규정(1975.9.15. 대통령령 제7809호
참조)에 두고 있음을 아울러 보면, 대학교원의 임기제 및 이에
따른 경과조치로서 재임명을 규정한 위 법 제53조의 2 및 동
부칙 제2항의 입법목적은 대학교원의 자질 저하를 방지하기
위하여 연구실적, 학회활동, 학생지도능력 등 대학의
교원으로서의 자질을 참작하여 부적격하다고 여겨지는 교원을
재임명에서 제외하려는데 있는 것이고”
77다300과 마찬가지로, 위 81년 판례에서도 판시했듯이,
교수재임용제의 취지는, 연구실적심사 등을 통하여, 무능한
교수를 도태시키고자 하는데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판례, 77다300 또는 80다1052에서의 법률 해석을
변경하려고 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러한 경우, 이 두 판례의
논지를 반박하기 위하여, 이 두 판례의 핵심인 재임용제 취지를
언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런 마당에 어떻게 상반되는
86다카2622의 해석을 내세울 수 있었겠는가?
애초에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교수연구
활동 진작의 재임용제도 취지에서 갑자기 ‘임기만료에 의한
임용권자의 자유재량행위’라는 결론을 도출해낼 수는
없었으리라.
86다카2622판결을 만들어낸 대법원의 3인 재판부는, 합리적이고
보편타당한 77다300판결의 재임용 법조문에 대한 해석을 뒤집을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할 수도 없었을 것이며, 그런 합리적인
해석을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는 뒤집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결과 77다300 판결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해석을 무시하고,
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을 위배해 가면서 최악의 재임용법
해석인 86다카2622판결을 탄생시켰을 것으로 추론된다.(다음
호에 계속)
[부록] 참조자료
가. 77다300 판결문 (대법원 판례집, 1977)
(출처: http://geocities.com/henrythegreatgod/imagex/su
preme/77DA3002.gif)
나. 대법원 인터넷 전원합의체 검색 결과(1977. 9. 28 - 1987.
6. 7, 2005년 7월 21일 검색)
==>* 첨부한 PDF파일의 25~27쪽 참조//
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집 목차(1976. 11. 6 - 1987. 10.
13)
==>* 첨부한 PDF파일의 29~35쪽 참조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