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노동법에서의 탄력화와 규제완화(1)
울프강 도이블러 (독일 브레멘대 교수)
이 글은 독일의 도이블러 교수(Prof. Dr. Wolfgang Daubler. 브레멘 대학)가 95년 9월 7일 「Flexibilisierung und Deregulierung im deutschen Arbeisrecht」라는 제목으로 일본 오사카에서 강연한 내용을 교수 본인이 대폭 가필하여, 일본의 「法律時報」 68권 8호, 9호(96년 8, 9월호)에 니시타니 사토시(西谷敏. 오사카 시립대) 교수의 번역으로 실린 것을 재번역한 것이다. 도이블러 교수는 1995년 8월부터 3주 동안 오사카 시립대학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하여 오사카에서 세차례 강연했다. 본 지에서는 이글을 3회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목 차
A. ‘규제완화와 탄력화’ - 개념의 의미와 내용
B. 표준적 노동관계(Normalarbeitsverhaltnis)의 해체
1) 표준적 노동관계의 개념
2) 표준적 노동관계의 기능
3) 표준적 노동관계의 다양성
4) 표준적 노동관계 침식의 원인들
5) 은밀한 해체 - ‘표준적 사용자’의 후퇴
6) 노동조합의 대항조치 가능성 - 비전형(非典型)노동관계의
제한과 개선
7) 노동조합의 대항조치 가능성 - 표준적 노동관계의 확립
C. 산업별 노동협약에 대한 공격
1) 입법자의 활동
2) 사용자로부터의 공격
3) 노동협약 불이행
4) 노동협약 적용범위 축소
5) 원인들
6) 협약자치의 발전
D. 전망
A. ‘규제완화와 탄력화’ - 개념의 의미와 내용
‘규제완화’는 얼핏 보면 기뻐해야 할 일처럼 보인다.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용능력과 창조성을 가지고 대응하는 것, 요컨대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탄력성이 결여된다는 것은 ‘어리석은 것’ 아니면 ‘이해가 느린 것’과 거의 같은 말이다. ‘규제완화’도 역시 긍정적인 것들을 연상시킨다. 대개 규제나 법규가 적고 광범한 자유가 보장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노동법과 고용정책에 관한 한 이들 개념은 특유의 좁은 의미를 부여받아 왔다.
‘탄력화’라는 말은, 예컨대 심야에 사람 대신에 기계를 가동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 같은 다양한 기술의 투입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보통은 자신의 생활상태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노동자의 권리, 예컨대 ‘플렉스타임제’를 요구한다든가, 아이가 아파서 집에서 간병할 수 있는 것 같은 권리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통상적으로 논쟁의 대상이 되는 것은 ‘노동이라는 요소’를 경영상의 필요에 맞추어 적용시키는 것이다. 노동력은 사업장에서 작업할 일이 있을 경우에, 더욱이 작업할 일이 있을 경우에만 한정하여 투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완화’도 매우 한정된 사안들에 조준되어 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예를 들면 영업의 권리나 민법에서 규정된 소유권이 아니며, 마찬가지로 형법을 ‘정리’하여 사람들을 불필요한 금지와 억압으로부터 해방하는 것도 아니다.
노동법 분야에서도, 예컨대 자발적 파업의 금지로부터의 해방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규제완화’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보호법규의 축소이다. 요컨대 해고제한을 완화하고, 공동결정을 줄이고, 일요노동이나 심야노동을 늘리는 것이다. ‘규제완화’의 가장 급진적인 형태는 노동법의 기본구조를 민법전에서 정해진 전통적인 민법으로 바꿔치기 하는 것이다.1)
탄력화와 규제완화는 기본적으로 두 개의 타켓을 가지고 있다. 첫째 종래 형태의 노동관계 - 그것에 대해서는 외국의 모델에 따라 ‘표준적 노동관계’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 가 문제로 되고 있고 둘째, 산업분야별 노동협약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것은 노동협약이 독일에서 약 1600시간이라는 대단히 짧은 연간 총노동시간이라든지, 임금수준이 매우 높아진 데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B. 표준적 노동관계(Normalarbeitsverhaltnis)의 해체
1) 표준적 노동관계의 개념
노동법의 여러 분야 - 요컨대 법률, 노동협약, 판례 등 - 를 아무리 뒤져보아도 이 개념에 대한 명시적인 지적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의 제 규범은 노동관계의 ‘표준적인’, ‘전형적인’ 형태에서 출발하고 있고, 각 규정은 그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2) 그때 통계상의 평균적 노동자가 어떠한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은 관계가 없다. 고용노동자의 다수가 표준적 노동관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도 역시 생각할 수 있다.(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현실은 그렇게 되어 있지 않지만3)).
내 생각에는, 표준적 노동관계란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1) 여기에서 ‘표준적’이라는 것은, 풀타임 노동관계를 의미한다. ‘풀타임’이라는 것은, 일정하게 사회적으로 규정된 노동시간을 말하며, 현재로서는 35시간에서 40시간이다. 노동시간이 이 범위에 있는 노동관계는 기본적으로 자신과 가족의 재생산을 보장하는 것이다.
(2) 둘째로, 이 노동관계는 7시간 30분에서 8시간 사이의 ‘표준노동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시간은 노동시간법 3조와 노동협약에 규정되어 있고, 그 시간대는 통상적으로 경영협정에 규정되어 있다. 작업시작 시간은 대개 오전 6시부터 8시 30분 사이의 시점, 종업시각은 오후 2시와 5시 사이의 어느 시점으로 정해져 있다. 그리고 주 5일제가 실현되고 있다. 사회생활 역시 현재도 지배적인 이 사실(주 5일제)에 기초하여 성립되어 있으며 그 점은 교통기관의 시각표나 상점의 개점시간을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3) 임금은 월급으로 지불된다. 이점도 역시 재생산 영역에 관계된다. 예를 들면 집세는 월별로 지불하게 되어 있고, 할부판매의 경우도 매월마다 갚아나가는 날짜가 정해져 있다.
(4) ‘표준적 노동관계’에서는, 업무는 일정한 최저인원수 - 현재는 5∼6인 - 를 취업시키는 사업장 혹은 근무기관에서 행해진다. 경영조직법이나 해고제한법 등의 중요한 규범은 이러한 전제조건 하에서만 적용된다.
(5) 표준적 노동관계는 일정한 존속을 보장받고 있다. 그것은 특히 해고예고기간, 대량해고의 경우 퇴직금(사회계획)에 의하여 특징지워진다. 해고제한법에 의한 해고이유의 한정은 기본적으로 경영자적 합리성에 기초하고 있지 않고, 자의적인 해고를 배제하는 것에 불과하다.4) 그것과는 달리, 보다 효과적인 것은 종업원대표위원, 공무원대표위원, 중도(重度)장해자, 모성보호법의 적용하에서 일하는 여자의 특별해고제한이다.
노동관계의 존속보장을 강화하는 요소로서 근속기간은 하나의 요소이기는 하지만, 지금 말한 특별해고제한 규정이 보여주듯이, 기타의 관점도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어쨌거나 노동관계의 존속보장은 장기에 걸친 생활설계, 특히 직업적 커리어(경력)와 혼인․파트너 생활과의 조화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6) 임금의 액수, 특히 사업장별 사회급부는 주로 자격과 근속년수에 따라 결정된다. 연금보험도 가득기간(稼得期間) 그 자체에 좌우된다. 그때 실업에 따른 일시적인 중단은 원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 않지만 일정한 최저기간, 고용관계에 들어가는 데 성공하지 못한 자에게는 사회보험급부는 주어지지 않는다.
(7) 임금이나 노동조건은 집단적인 이익대표라는 방법을 통하여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단결자유, 협약에 의한 최저노동조건 결정 가능성, 종업원 대표위원회 혹은 공무원 대표위원회에 의한 분야별로 다른 공동결정 등도 표준적 노동관계의 구성요소에 속한다.5)
2) 표준적 노동관계의 기능
표준적 노동관계는 개개의 노동자에게 보호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노동자의 물질적 생존을 확보하고, 그럼으로써 기업 바깥 생활에서의 행동 기회를 확보한다. 그것은 노동력의 상품적 성격을 상대화한다. 확실히 개개의 노동자는 여전히 종속적 관계에 놓여 있지만, 그 종속성은 구속력 있는 규정에 의해 한계가 그어져 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관리나 성장산업분야의 해고가 금지된 종업원대표위원처럼 자주성을 획득하는 사람까지 생긴다. 그들이 자기의 노동력을 다시 노동시장에 투입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험성은, 현실에서는 거의 생각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로밖에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보호기능의 가치는 오늘날 특히 주목해야만 하지만, 그점은 다음의 사실을 배제하지 않는다. 즉 노동법 전체도 그렇지만, 여기에서도 보호만이 문제가 아니라 질서와 평화, 분쟁의 수습도 중요하다는 점이다.6) 표준적 노동관계도 타협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 내용은 사용자의 이익도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노동관계의 존속보장은 이성적인 사용자라면 누구나 고용관계의 해소 따위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경우에 가장 강력해지는 경향을 가진다. 요컨대 장기간 근속하고, 그에 따라 기업내의 노하우를 많이 가지고 있는 숙련노동력이다. 이러한 기본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보장을 일반화하려는 것이 노동조합의 협약정책과 사업장의 이익대표가 갖는 목표였으며, 현재도 그러하다.7) 그 중요한 예는 고령노동자에 대한 협약에 따른 고용보장이다. 그들은 능력면에서는 ‘오래 쓴 낡은’ 자로서 노동시장에서는 불리한 지위에 있으며, 그 잠재적인 능력저하에 의하여 장기간 근속도 더 이상 유효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물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노동조합의 투쟁은, 곧바로 직접적인 사용자 이익에 의한 한계뿐만 아니라, ‘능력’에 관한 일반적으로 확산된 사고방식에 따른 한계에 직면하게 되지만.
3) 표준적 노동관계의 다양성
가. 노동관계가 아닌 종속적 직업활동
표준적 노동관계가 규범적 수준에서 지배적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실제의 경험적 수준에서도 그러하다는 사실은 간단히 다른 취업형태를 무시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예외라는 것은 그다지 중요성을 갖지 않는 현실로 보여지는 것이다. 그것은 예를 들면 금세기 전반기에 다수가 존재했던 이른바 가족보조자8), 혹은 가내노동자, 형식적으로만 독립해 있는 종업자, 예컨대 세일즈맨이라든지 가솔린스탠드 임차인으로서 노동법적 보호규범에 의하여 제약을 받지 않고 타인의 지배에 종사하는 자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9) 실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이른바 자유로운 협동자(freie Mitarbeiter)이다. 그들은 일종의 움직이는 가내노동자로서, 매스컴 관계에 보급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예컨대 고용변호사 등에 관한 전형적인 ‘신출내기’ 형태로 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단순작업’에 이용되고 있다. 불법취업 - 그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에게 관할권이 있다고는 느끼고 있지 않지만 - 도 이러한 형태를 취한다.10)
나. 보상을 수반한 표준적 노동관계의 수정
표준적 노동관계는 결코 동일하지 않다. 많은 노동자는 시간외노동을 하거나, -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지만 - 교대제노동이나 주말노동을 의무로 짊어지고 있기 때문에 표준노동일로 노동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의 통상적 생활 리듬으로부터 이탈된 그들의 노동형태는 부담으로 간주되어, 임금에 대한 부가적 수당에 의하여 보상되고 있다. 조립공, 고용된 세일즈맨, 트럭운전수 등과 같이 사업장이라는 ‘사회단위(Sozialort)’11)에 통합되어 있지 않은 노동자도 역시 기본적으로는 위에서 말한 모델에서 이탈되어 있다. 그들에 대해서도 재정상의 보상적 급부가 고려될 수 있지만, 거기에서는 다른 노동자보다 고도의 시간주권(時間主權)이나 노동조건을 보다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정신적 요소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관리(官吏) 계통이라는 형태의 종속노동의 형태가 있다. 판례는 지금도 이 관리 부문에 대해서는 집단적 제 권리를 완전하게는 인정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상태를 감수하도록 강제하기 위한 결정적인 수단은 종신제 원칙으로까지 높여진 신분보장일 것으로 추측된다.
다. 표준적 노동관계로부터의 보상 없는 괴리
현대의 발전이 보이는 특징은, 표준적 노동관계의 각각의 요소를 간단히 박탈하면서 아무런 재정적 또는 정신적인 보상도 수반하지 않는 노동관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사업장에서의 업무도 그러하지만, 오히려 여기에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다음 세 가지 경우이다.
첫째, 점점 더 많은 노동자가 파트타임 노동으로 고용되고 있다. 표준적 노동관계의 모델을 기준으로 하면 이 형태는 조업단축노동보다 훨씬 더 문제가 있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12) 왜냐하면 조업단축노동은 시간적으로 한정되어 있고 또한 일정한 임금보상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파트타임노동에서는 보통, 임금이 적절한 생활을 영위하기에는 불충분하다. 더욱이 파트타임 노동은 특히 탄력화에 적합한 형태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환노동(Arbeit auf Abruf)은 결정적인 키워드이며, 그 배후에는 많은 법률문제가 숨어 있다.13) 파트타임 노동에서는 임금지불이 현실로 이루어진 노동시간에 달려 있기 때문에 매월마다의 급여 규칙도 확실하지 않고, 그런 점이 대부분의 사안에 걸려 있어 추가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둘째, 유기한 계약으로 고용되는 노동자는 별도의 고용보장을 받지 않으며 따라서 자신의 장래를 어느 정도 확실한 형태로 계획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한 그들은 근속년수를 기준으로 하는 급부를 받지 않는다.
셋째, 도처의 사업장에 파견되는 파견노동자에 대해서는 사업장과의 결합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한 형태의 타사업장노동(Fremdfirmenarbeit)도 마찬가지이다. 거기에서는 노동자가 자신이 소속하고 있지 않은 사업장에서 노동을 한다. 파견회사는 일정한 관리직으로만 구성되어 있고, 파견되는 노동자와의 효과적인 협력관계가 성립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세 가지 경우 어느 쪽에 해당하여도 개별 노동자는 ‘자본의 완전한 시간지배’하에 두어지며, 사용자로서는 표준적 노동자보다도 한층 포괄적인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 노동력의 상품적 성격은 보다 강하게 관철된다. 그것은 유전자분석이나 개인정보시스템이라는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경향으로 즉 완전히 지배할 수 있는 자에 대하여 노동자가 완전히 투시(透視)당할 수 있는 상태로 등장하여, 시장에서 분리된 사적 영역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 그런 경향을 의미한다.
파트타임노동, 유기한 계약, 파견노동의 증가가 정규노동자와 주변노동자의 파열을 심화한다는 것은 자주 강조되어 온 사실이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세 가지 주변노동 그룹이 또한 각각 한 가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명백함에도 지금까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해 왔다. 예를 들면 4분의 3의 직장을 두 개 점하는 교사 부부라든지, 거액의 수입을 받고 주 30시간 일하는 컴퓨터 전문가도 역시 파트타임노동자 수에 포함되는 것이다. 한편 파트타임노동자의 범주에는, 사회보험도 없고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노동자라든지 복지사무소의 논의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기타의 단시간 취업자도 포함되어 있다. 같은 양상은 유기한 계약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통계는, 원래 기간이 정해지지 않는 노동관계에서는 일할 수 없는 아르바이트 학생과, 계속적으로 존재하는 직장이지만 취업촉진법에 기초하여 기한을 붙여야만 고용될 수 있는 한 집안의 가장을 완전히 동일하게 취급한 것이다.
이와 같이 각각의 형태라고 하더라도 몇 개로 분류할 수 있다. 사용자가 제시하는 사례를 보는 것만으로는 실제의 권리박탈 실태를 볼 수 없게 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마찬가지로 통일적인 대응조치를 발견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점 역시 논할 필요도 없다.
4) 표준적 노동관계 침식의 원인들
표준적 노동관계로부터 분리되는 것이 사용자에게 이익을 준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누구나가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대량실업 상태는 사용자가 그러한 법적형태를 실현하는 데 충분한 교섭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되었다. 더욱이 기업적 합리성으로부터 기술발전이 추진되어 그러한 고용형태를 필요로 하는 사태를 초래하였다.
물론 그와 동시에, 노동자측에서의 변화도 있다. 여성이 직업생활에 참가할 권리를 강하게 주장하게 되었는데, 여성들은 통상적으로 가사나 육아에 대한 전통적인 역할분담을 기본적으로 변경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점은 스스로 파트타임 직장에 대한 ‘수요의 증대’를 초래했다.
나아가 가족구성의 변화가 있었다. 독신자나 아이가 없는 부부 혹은 공동생활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점은 사실상 비전형적인 노동시간의 가능성을 증대시키고 있고, 동시에 노동력의 재생산비용을 경감시켜 장기간에 걸친 생활설계의 필요성을 저하시켰다.
노동조합에 의해 쟁취된 임금인상은 노동자 중 아직 소수지만 점점 더 많은 노동자에게 보다 많은 자유시간과 다른 활동을 위해 풀타임노동을 외면하게 할 가능성을 주고 있다.14) 생활형태의 개인화는 전통적인 시간구조의 ‘명뱁함’을 동요시키고, ‘플렉스타임제’라든지 나아가 그것을 뛰어넘는 자주적 시간결정에 대하여 단순히 그럴 용의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희망하는 노동자를 만들어내고 있다.15)
마지막으로, 일정한 사회부분에서는 직업노동이라는 것이 최저생활수준의 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한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다. 마르크스의 사위 라포르그의 「게으를 권리」는 20년전과 비교하여 오늘날에는 그렇게 위화감을 야기하지 않게 되었다.
노동조합의 정책은 이러한 변화까지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사용자의 우위를 배제하고, 오래된 길을 걸어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5) 은밀한 해체 - ‘표준적 사용자’의 후퇴
표준적 노동관계는 사용자측의 변화에 의해서도 위협받고 있다. 개별 노동자와 종업원대표위원회의 상대방으로 ‘원격조정’되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
그것은 자동차제조 하청기업의 예에서 분명한 것처럼 정보기술적으로 조건이 지워진 기업간의 연쇄결합에서 보여진다.16) 뿐만 아니라 국가적 통제를 받는 위험한 기술에서도 보여진다. 원자력공장에서는 인사정책이 국가가 정한 기준에 따른다거나 안전심사가 의무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조건, 컴퓨터에 의한 출입감시 시스템, 혹은 자동카메라 설치까지 직접 사용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으며, 또한 경고나 수리방식까지 국가의 규정에 묶여 있다.17) 국가적인 규제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통제는 상당히 극단적인 사례여도 그것에 한정된 특수한 사례는 아니다. 계산센터에서의 데이터 보호를 위해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대단히 광범위한 통제를 받고 있다.18)
또한 국가의 보조금을 받고 있는 경영위기에 빠진 사업장에서는 사용자 재량권의 여지가 없다. 예컨대 사용자가 사용자단체로부터 탈퇴하는 것까지 요구되며, 합의된 사회계획도 그 효력이 문제시되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19) 마지막으로 콘쩨른에서도 ‘상대방’이 고유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실제의 결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중추는 노동자의 손이 닿지 않는 데 있기 때문에, 노동자권이 공동화해버리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20) 노동법이 제공하는 사소한 대항조치(콘쩨른종업원대표위원회, 콘쩨른 중추에 대한 계약유사(契約類似) 관계라는 법률구성)도 이른바 사업장 분할에 직면해서는 대부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러한 점 때문에 사용자에게는 사업장 분할이 매력있는 것으로 되는 것이다.21) 지면 관계상 이 문제의 최근 전개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기로 한다.22) 그것은 아마도 독립적 연구 가치가 있는 주제일 것이다.[다음 호에 계속]
(옮긴이 : 이은숙, 숙대 대학원 석사과정, 경제학, 정책사업위원)
1) Mayer-Pasch, Deregulierung von Arbeitsbedingungen durch selbstandige Beschaftigung, WSI-Mitt 1987, 582. 개념사(槪念史)에 대해서는, Buchtemann, Deregulierung des Arbeitsmarktes als beschaftigungspolitische Strategie, Die Mitbestimmung 1987, 585 ff.
2) 이와는 다르게 개념규정하는 것으로서는 Muckenberger, Die Krise des Normalarbeitsverhaltnisses, Zeitschrift fur Sozialreform 1985, 424가 있다. 그는 표준적 노동관계란, “현행 법질서가 유리한 규정 요건으로 하고 있는 제 기준을 가장 잘 만족시키고 있는” 노동관계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노동관계는 ‘최적노동관계’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통상의 노동관계는 ‘최적성’ 기준을 만족시키고 있지 못한데(Muckenberger, a.a.O., S.432), 그의 견해에 따른다면 통상의 노동관계는 개념 자체에서부터 차별을 내재하게 된다. 그러한 차별개념의 인플레화는 인식을 그다지 진전시키는 것이 아니다.
3) 1990년 4월의 국세조사(國勢調査)에 따르면 계약기간을 두고 고용되어 있는 자는 약 6%, 파트타임노동자는 약 16%이다(Keller-Seifert, WSI-Mitt 1993, 539). 더욱이 1%가 파견노동자이다. 독일에서 위법(違法) 취업하고 있는 노동자 수에 관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계산이 존재하지 않는다.
4) 이점에 대해서는 Daubler, Kundigungsschutz - eine sinnvolle Perspektive? in: Ellermann-Witt /Rottleuthner/Russig, Kundigungsschutz und Probleme der Arbeitsgerichtbarkeit, Opladen 1983, S.229 ff.를 참조
5) 이러한 요소는 Muckenberger의 개념규정(각주2 참조)에서는 완전히 빠져 있다. 그것은 1934년의 국민노동질서법에 기초한 ‘표준노동관계’와 현대적 특징을 가진 표준적 노동관계간에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기묘한 ‘부수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점에 대하여 나와 마찬가지의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서, Bosch, Hat das Normalarbeitsverhaltnis eine Zukunft? WSI-Mitt 1986, 165; Plander, Flucht aus dem Normalarbeitsverhaltnis: An den Betriebs - und Personalraten vorbei? Baden-Baden 1990, S.19 f.; Wahsner, Das Arbeits - Deregulierung. Arbeitspolitik der Wende, Hamburg 1986, S.23; Zachert, Die Sicherung und Gestaltung des Normalarbeitsverhaltnisses durch Tarifvertrag, Baden-Baden 1989, S.14 ff.
6) Daubler, Das Arbeitsrecht 1, 14. Auflage, Reinbek 1995, Rn 43 ff.
7) Muckenberger, Zur Rolle des Normalarbeitsverhaltnisses bei der sozialstaatlichen Umverteilung von Risiken, in: Prokla 1/1986, 35도 기본적으로는 이점을 인정하고 있다.
8) Fenn, Kie Mitarbeit in den Diensten Familienangehoriger, Bad Homburg 1970, S.29에 실린 통계에 따르면 직업활동 종사자 중 가족보조자가 점하는 비율은 1925년 17%, 1939년 16%, 1950년 13.5%, 1961년 10%(260만명), 1968년7.5%(200만명)의 추이를 보였다고 한다. 1985년에는 이 범주가 점하는 비율은 3.4%까지 저하하였다(Statistisches Jahrbuch 1986, 101). 1992년 5월에 그것은 52만9000명이 되는데, 이는 4%에 해당한다(Statistisches Jahrbuch 1994, 114). 이와 같이 비율이 저하해온 이유로서는 독립영업자의 감소 이외에도 사회보험의 보호를 받기 위해 가족구성원 사이에도 노동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증대한 점이 거론된다.
9) (외견상) 독립영업자의 다양한 집단에 대해서는 Daubler, Das Arbeitsrecht 2, 10.Aufl., Reinbek 1995, S.993 ff. 참조.
10) 그것에 대해서는 Daubler, Das Arbeitsrecht 2, a.a.O., S.973 ff. mwN 참조.
11) Pfarr, Arbeitsrecht. Neue Formen der Solidaritat, in: Daubler-Gmelin/Adlerstein, Menschengerecht, 6. Rechtspolitischer Kongreβ der SPD, Karlsruhe 1986, S.260
12) Degen, Teilzeitarbeit und Arbeitsrecht, WSI-Mitt 1987, 627.
13) 자세한 것은 Daubler, Das Arbeitsrecht 2, a.a.O., S.937 ff. 참조.
14) Bosch, a.a.O., 171 ff.
15) 생활상태의 개인화에 대해서는, Ulrich Beck, Risikogesillschaft. Auf dem Weg in eine andere Moderne, Frankfurt/Main 1986, S.115 ff.를 참조. Deppe-Rossmann, Die neue Unubersichtlichkeit, in: Kurz-Scherf/Breil (Hrsg.), Wem gehort die Zeit? Hamburg 1987, S.214 ff.는 그것이 결코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는 점을 정당하게도 강조하고 있다.
16) 이점에 대해서는, Klebe-Roth, Informationen ohne Grenzen. Globaler EDV-Einsatz und neue Machtstrukluren, in: Dieselben (Hrsg), Informationen ohne Grenzen, Hamburg 1987, S.7 ff.; Daubler, Mitbestimmung und logistische Kette, in: Staehle-Sydow, Managementforschung 3, Berlin-New York 1993, S.1 ff.
17) 이점에 대해서는 Simitis-Rydzy, Von der Mitbestimmung zur staatlichen Administration: Arbeitsbedingungen bei riskanten Technologien. Eine Studie am Beispiel der Nuklearindustrie, Baden-Baden 1984; Beck/Wendeling
17) 이점에 대해서는 Simitis-Rydzy, Von der Mitbestimmung zur staatlichen Administration: Arbeitsbedingungen bei riskanten Technologien. Eine Studie am Beispiel der Nuklearindustrie, Baden-Baden 1984; Beck/Wendeling
-Schroder, Der Arbeitnehmer als Risikofaktor-Arbeitsbedingungen in der Nuklearindustrie, WSI-Mitt 1985, 754 ff.; Daubler, Das Arbeitsrecht 1, a.a.O., Rn 1407 ff.
18) Simitis-Rydzy, a.a.O., S.11 ff. sowie die Anlage zu §9 BDSG.
19) S. den Fall Arbed-Saarstahl - dazu Zechlin, Beeintrachtigung der Koalitionsfreiheit durch Subventionsauflagen, NJW 1985, 585 ff.
20) 콘쩨른 노동법의 개관에 대해서는 Daubler, Das Arbeitsrecht 2, a.a.O., S.657 ff. 참조.
21) Vgl. Blank-Blanke u.a., Arbeitnehmerschutz bei Betriebsaufspaltung und Unternehmensteilung, 2.Aufl., Koln 1987, S.69 ff. (70쪽에서 적절하게도 ‘노동법상 보호제도의 주변화(Marginalisierung)’에 대하여 지적되어 있다). 새로운 조직변경법에서의 보호제도에 대해서는, Daubler, Daa Arbeitsrecht im neuen Umwandlungsgesetz, RdA 1995, 136 ff. 참조.
22) 사용자 기능을 하는 몇몇 기관으로의 분할에 관한 전통적 형태(간접적 노동관계, 연합항만사업소 등)에 대해서는 Mehrhoff, Die Veranderung des Arbeitgeberbegriffs, Berlin 1984, S.60 ff. 가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