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 장 ◦ 통 ◦ 신
지하철노동조합 96년 임투 평가서
서울지하철공사 노동조합 임투평가기획팀
Ⅰ. 평가개요
96년 임투의 평가는 94년 전지협 파업투쟁 이후 조직적으로
열악해진 현실을 딛고 95년 투쟁을 거쳐 96년 투쟁을 전개해 온
6대 집행부의 총 마무리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96년 상반기 정세 속에서 주체적인 노력과 의지로 승리의 전망을
만든 것과 철벽으로 여겨졌던 해고자복직의 부분적인 쟁취는
공공부문 연대투쟁의 커다란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대다수 조합원들의 절박한 요구인 임금부분에서 실질임금 쟁취
및 8% 가이드라인 돌파에 실패한 것과 임금협약의 내용이
지부․계층간 임금격차를 심화시켜 내부 조직력 약화,
조합원간 갈등을 초래한 것은 한계 및 오류로 지적할 수 있다.
이러한 대내외적 성과와 한계는 조합원들의 인준투표에서
68%라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평가와 해석이 가능한 수치로
나타났다. 따라서 인준투표 결과 나타난 지회, 지부간 편차를
조합의 생명인 조직력에 대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평가 속에서 철저히 고민되어져야 할
것이다.
96년 투쟁평가는 투쟁의 성과를 올바르게 계승하는 한편, 한계와
오류를 명확히 짚어 향후 조직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
Ⅱ. 주객관적 조건
올해도 마찬가지로 정권과 자본은 국제경쟁력 강화를 외치며
공기업 민영화 등 독점재벌 위주의 성장정책을 강화할 것이며,
대기업 중심의 경기호황에 기반하여 일정정도 노조의 요구를
물질적으로 들어주면서 개량화시켜 나갈 것이 예상되었다.
정치적으로는 4월 국회의원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예상되어, 임투
준비기에 “총선이 96년 임투 시기선정 및 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논의하였다. 그 결과 우리는 조직적으로
“총선은 우리 임투의 마무리시기를 총선에 맞출 만큼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정부의 노동정책과 관련하여서는 종전의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이라는 노동정책 기조가 유지되면서 임금가이드라인,
근로자파견법 제정, 노조 전임자수 축소 등 노동통제가 강화될
것이 예상되었다. 다물교육등 기업문화운동의 확산과
노사화합선언 추진 등의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정부에서는
공공부문 노사화합과 노사관계안정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노동조합의 주체역량에서는 전국적 노조 상황이 작년과 비교하여
많이 좋아지기는 하였지만 아직 각 단위노조 조직력이 완전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었고, 이는 올해 전국적인 임단투 전선에서
투쟁의 중심에 설 노조가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민주노총 원년으로서 기업별 한계를 극복하고 산별연맹을
지향하는 조직발전이 보일 것을 기대하였으며 금속연맹, 자총련,
공노대 등 산별연맹 단위가 투쟁의 주체가 되면서 전국적으로
시기를 집중하는 형태가 기대되었다.
우리 서울지하철 노조는 이러한 상황 인식 하에 지하철노조의
미래를 좌우할 96년 임투를 준비하고 계획하였다.
94년 파업 이후 침체된 분위기는 연초 대의원수련회 등
조직정비를 통해 상당부분 회복되어가고 있다는 판단 속에서
더욱 더 조직강화와 임투분위기 고양 및 파업불사의 임투기조를
다져나갔다. 특히 공노대 공공5사의 공동연대투쟁으로 정부의
노동정책을 깨뜨려나가는 것이 단독투쟁보다는 훨씬 효과적이고
유일한 승리의 길이라는 확신 속에서 우리 지하철 노조는 공공
5사 공투 그리고 공노대 ‘96임단투 전선의 최선봉에서
공동투쟁을 선도해 나갔다.
연초 우리를 둘러싼 이러한 상황은 총선 이후, 총선 결과를
나름대로 여권의 승리라고 규정한 청와대의 ‘21세기 세계
일류국가의 도약을 위한 대통령의 신노사관계 구상’의 발표로
이어졌다. 신노사관계 구상 및 노사관계개혁위원회 등은 향후
경제발전 및 자본의 축적을 위해 대립적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노동을 포섭하여 참여․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는 노동자를 소시민으로 전락시켜 자본축적의
걸림돌을 없애자는 것이 자본이 의도하는 본질이었으나, 어쨌든
이러한 이른바 노개위 정국을 적극 활용한다면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 임단투에서 그동안
민주노동진영의 투쟁의 성과와 OECD가입을 둘러싸고 ‘96임투
종반에 펼쳐진 이러한 상황을 우리는 최대한 활용하여, ‘해고자
복직없는 신노사관계 구상은 거짓이다’라는 총공세로 공공 5사
공투와 민주노총의 힘으로 정부를 압박하는 막판 투쟁전술을
구사하였다.
그리고 올 연초 전국의 임단투 전선이 매우 취약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공공 5사 투쟁이 도화선이 되고 민주노총 지도부가
앞장서서 임단투 대책회의를 조직하면서 전국 투쟁시기 집중에
성과를 보인 것은 투쟁을 규정지우는 주체적인 조건을 우리가
만들어가는 귀중한 모습이었다.
결론적으로 올해 노동법개정을 둘러싼 이른바 노개위 정국은
우리 임투전선에 결코 불리하지 않은 측면으로 판단되었고
우리는 공노대 공공5사 공투의 위력을 극대화하면서 이러한 주위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술을 채택하였고, 우리는 정부의
정책을 일정 부분 후퇴시키면서 해고자복직이라는 일정한 성과를
쟁취하였다.
2. 영역별 평가
1) 요구안에 대하여
▶ 요구안 준비과정
• 임투소위 활동 및 조합원설문조사, 현장 공청회 등을
통해 조합원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은 잘 진행되었다. 그러나
임투소위 수련회를 통해 최종 임금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수당
정률화의 기준(88년 보수규정)은 있었던 반면 이에 따른
임금편차 발생에 대한 문제점 인식 및 준비가 소홀했다. 수당
정률화의 요구 자체와 이것의 쟁취가 잘못된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당 정률화와 병급제한 철폐가 맞물리면서 수당
정률화의 의미가 희석되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 직제개편 투쟁을 통해 단일호봉제에 대한 큰 틀 이외에
장기적인 임금구조 및 체계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었고, 당면
임금인상 요구안 작성시 세부항목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했다.
• 중앙임투기획단이 구성되어 임투기간 내내
정책․전술․선전․조직투쟁 전 부분을
총괄해냈어야 함에도 요구안 작성 후 기획팀이 해체된 것은
임투기획 전술상의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켰다.
▶ 타결수준에 대하여
• 타결수준은 목표를 기준으로 점검해 볼 때 해고자
복직과 조합비 가압류 철회는 공공부문 및 민주노총의
연대투쟁을 통해 정부에 타격을 가하고 성과물을 쟁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해고자 복직의 요구수준을 끝까지
관철시키지 못하고, 임금부분에서 일단 가이드라인 8%를
돌파하지 못한 것은 한계적인 측면이다. 마지막까지
내부적으로도 마지노선 내지 타결수준에 대한 공론화를 철저히
막고 총력투쟁을 준비한 것은 혼란과 흐트러짐 없는 투쟁의 큰
성과로 볼 수 있으나 중앙에서는 여러 상황에 대한 가정 하에서
충분한 세부적인 준비를 하지 못해 막바지 타결 시점에 혼란을
총괄 정리하지 못한 문제점이 나타났다.
• 8% 범위 한계 내에서의 구체적인 임금인상 항목 및 금액
결정에서 교섭위원간에 충분히 공유하지 못하고 이후 미칠
파장을 미처 점검하지 못한 것은 잘못으로 평가되었다. 요구안
작성과정에서 세부적으로 정리하지 못한 원칙이 막바지
타결시점에 수당정률화에 따른 임금편차로 나타나면서 혼란이
가중되었으나, 그런 조건 하에서 마지막 정률화 %의 조정은
올바랐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타결수준은 미흡했고, 장기적으로 지하철의 임금구조
개선에 대한 고민, 또한 정률화로 나타난 임금편차에 대한
대안은 이후 과제로 남았다.
• 노사합의서는 일단 3항의 노사공동체육대회 및
노사화합이라는 용어가 들어간 부분은 잘못되었고, 직제개편에
대한 공사의 일방적 추진을 저지한 측면은 성과이지만 이후
본격적인 임투시기에 임금, 해고자복직 등 시급한 현안에만
초점이 모아지면서 임금협약서에 관련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였다. 직제개편투쟁이 갖는 장기적 영향을 고려할 때
조직력이 집중고양되는 단체협상에서 향후의 단초를 마련치 못한
점은 임투 전략상의 한계 또는 오류로 지적될 수 있다.
직제개편추진을 위한 단초 마련의 고리로 합의문안을 정리하지
못한 부분도 잘못으로 지적되었다.
2) 투쟁전술에 대하여
▶ 조직․쟁의전술
• 총회, 현장간부 연석회의 참여인원이 점차적으로
상승곡선을 띠었던 점, 총회배치는 사전에 시기별로 일정을
배치해서 차질없이 진행되었던 점이 좋았다. 다수 근무자의 참여
조직으로 집회 참여인원은 많았지만 조합원의 자발적인 투쟁
참여라기 보다는 집행간부들이 열심히 노력한 측면이 컸다고
평가된다. 총회기획에서 중앙기획팀이 각종 문화패들의 역량을
기획단계에서부터 활용하고 함께 준비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적었고, 총회의 실무준비도 조합원이 참여해서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조직했어야 했다.
• 총회에 비해 현장간부 연석회의는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의 치밀한 사전 준비와 내용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현장간부 연석회의는 총회 이상의 비중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후 투쟁의 동력뿐 아니라 마무리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20일 현장간부 연석회의는 소집이후 중앙에서 명확하게 챙기지
못한 부분이 지적되었다.
• 현장순회집회는 중앙에서 3차례 기획을 통해 기지별,
지회별로 실시되었고, 이후 지부차원의 지부별 현장활동 배치로
조직강화에 도움을 주었다.
• 리본투쟁과 사복투쟁은 투쟁 집중시기에 배치,
전반적으로 잘 실시되었으며 막바지 투쟁에 힘을 실을 수
있었다.
• 해고자투쟁은 2차례의 농성투쟁과 현장활동이 중앙 전체
투쟁기조속에 배치되었는데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되었다.
• 올해 특히 선동대와 사수대의 활동이 부각된 것을
조직적 성과로 꼽을 수 있다.
• 차량지부 투쟁, 역무지부 합정역 투쟁은 진행 과정에서
지부 내의 세부전술과 정리과정에서의 일사분란함이
부족하였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시기적으로 전체 투쟁동력을
살려내는 적절한 투쟁전술이었고, 전체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고
마지막 마무리(고소고발 철회)까지 함께 한 점이 좋았다.
• 지부투쟁전술은 전체투쟁전술 속에서 배치되고 중앙이
총괄하는 것이 원칙이고 지부별로 비교되는 투쟁이 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현실적인 조합원들의 문제제기 속에서 지부별로
적정한 수위를 조정할 필요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명확히
지부 투쟁전술이라면 지부 자체에서 실천할 역량이 있고,
책임있게 그 투쟁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승무지부의 준법 운행투쟁은 중앙차원의 배치에서 그 실천까지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기술지부의 소총회는 지부의 사전계획속에
처음 실시되어 지부평가를 통해 성과적인 부분이 많이 나타났고,
역무지부는 무임승차 투쟁의 효과 및 실제 전개시 사전준비에
대한 논란 등 자체 지부 투쟁전술의 다양한 개발과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평가 속에 나타났다. 반면 차량지부의
작업거부 투쟁은 20일 이후 나타난 효과나 조합원들의
심리상태상 적절한 배치였고 전반적으로 잘 진행되었다.
향후에도 강도 높은 전면적 투쟁이 전개될 시의 지부별 투쟁
배치는 큰 전술적 의미를 가질것이다. 따라서 지부별 형평성에
맞는 강도의 투쟁배치라는 형식적 측면의 배치 외에도 각 투쟁
나름대로 목표를 갖고 전체투쟁에 복무하는 적절한 배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 막바지 투쟁전술에서는 큰 틀에서 지부별 분산배치
전술은 올바랐다고 평가되나 돌발적인 변수(다양한 상황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여러가지로 예측하여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점이
지적되었다. 특히 군자에서 비상조합원총회에 대한 중앙차원의
사전 준비 부족(이는 서울대, 명동성당에서도 지적되었다)이
조합원들로 하여금 위원장 마지막 명령 시까지는 파업개시라는
각오로 끝까지 흐트러짐 없는 대오를 유지하는데 한계로
지적되었고, 그렇더라도 간부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과 지시받은
바에 보다 세밀히 고민하고 충실히 실행했어야 한다는 비판 또한
제기되었다.
▶ 선전전술
• 대내선전에서 속보전달체계 확립, CUG개설 등 신속한
선전망 구축을 위한 노력이 돋보였으나 선전내용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일단 매시기 노동조합 소식지나
교섭속보로는 부족한 기획기사, 조합원 교육용 내용의 선전이
부족했고, 전체 조합의 투쟁기조가 선전으로 외화되는데 있어서
최종적인 마무리 점검이 부족하였다. CUG, 모뎀, 팩스 등의
활용시도는 좋았으나 효과적인 활용이 부족했고, CUG는 향후
인적자원이 갖춰진 속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되었다.
• 대외선전은 총 19회에 걸친 대시민 사회개혁 대자보
선전으로 시민공감대 확보와 노조의 사회적 역할을 부각시킨
점이 높이 평가되며, 기획에서 배포까지 집행력을 담보해낸
부분은 큰 성과이다. 그러나 대외선전이 지하철노조의 96년
투쟁의 엄호 역할, 즉 우리 투쟁의 정당성 요구에 대한
선전효과로 연결되지 못한 부분과 조합원 교육용으로 활용되지
못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으며, 일정정도 대외선전에 많은
역량과 시간이 투여됨으로 해서 상대적으로 내부 선전이
부족했던 문제점도 지적되었다.
▶ 교섭전술
• 전반적인 교섭배치 및 회수는 총괄적인 투쟁기획 속에서
미리 계획되어 진행되었으나 총괄적인 교섭전술과 전략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교섭전반을 나눠보면 초기와 중기에는
선전․투쟁전술을 지원하고 막바지 교섭은 그간의 투쟁을
총체적으로 모아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볼 때 시기별
교섭전술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 5.22 교섭결렬 이후 26일간의 교섭중단 기간은 총력투쟁
집중기로써 투쟁강화에 일정부분 기여하였다. 그러나 선전전술
및 조직전술과 결합되어 조합원들의 분노를 충분히 조직하지
못한 점이 지적되었다.
• 6.18부터는 장기간의 교섭 결렬 상태로 인한 공백을
메우고, 또한 직권중재를 대비하더라도 교섭 내용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내용을 담보한 교섭이 실제 이루어졌어야 했는데, 18일
교섭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내용적으로 본교섭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실무교섭 배치를 신중히 고려했어야 했다)과
이후 19일 교섭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던 점이
지적되었다.
• 특히 마지막 19일 실무교섭위원 회의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했고 실무교섭위원들 간에도 임금안에 대한 세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는 타결시점에 임금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는데, 실제 임투소위 구성원인
실무교섭위원들은 배제된 채 정리되지 않은 문제가 곧바로
중투본의 쟁점으로 넘어가면서 마무리 타결시간을 지루하게
끌었다.
• 축조심의를 받아들인 것은 일단 잘못으로 지적되었다.
축조심의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실무교섭위원들이 쟁점에 대한
부분을 미리 정리한 안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한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으며 축조심의교섭을 들어가더라도 지부 사무국장들은
실무교섭의 연장선상에서 교섭을 대비했어야 했는데 이에 대한
중앙차원의 명확한 사전 지침이 없었던 결과 지부별로 이동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 교섭전술의 내용에 대해
교섭위원․실무교섭팀․중앙 집행부의 공유가
부족했다. 또한 중요한 문제점으로 나타났던 것은 교섭에 대한
기본적 인식의 문제였다. 투쟁전술을 논의할 때는 조직전술,
선전전술, 교섭전술을 얘기하면서도 막상 교섭이 시작되면
교섭을 투쟁과 배치시켜 사고하게 된다. 특히 6월 18일 교섭
여부 판단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면서 마지막 실무교섭 등에서
꼼꼼하게 챙겨내야할 현안문제들을 시간이 부족해서 챙겨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교섭도 분명 조직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중요한 투쟁이지만 이런 편향된 사고가
되풀이되면서 교섭내용 부실로 나타나게 되었다.
Ⅲ. 총괄평가
▶ 공공5사 공동투쟁에 대한 평가
• 공공부문 공동투쟁의 전국 노동자 투쟁전선에서의
역할
연초 전국적인 임투분위기는 매우 열기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것은 전국 대규모 노조의 조직상태를 들여다
보았을 때 가열차게 투쟁할 노동조합이 쉽게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지하철노조는 한국통신, 부산지하철,
조폐공사, 전국의보노조 등 공노대 핵심투쟁 사업장을 중심으로
공동투쟁의 목표를 내걸고 준비에 들어갔다.
1월 11∼12일 첫번째 모임(간부 수련회)을 시작으로 공동투쟁
기획회의를 지속하면서 3월 23일 공노대 조합원 결의대회, 5월
18일 간부 결의대회, 6월 2일 공노대 조합원 총회에 이르기까지
공동투쟁을 준비하고 보조를 맞춰 나가기 위한 투쟁을
성공적으로 시행하였다.
더 나아가 6월 초 OECD 및 ILO총회에 공노대 대표단 파견, 6월
4일 공동 쟁의발생신고, 6월11∼13일 공동 쟁의행위 찬반투표,
6월 20일 공동 총파업 돌입 선포 등을 통해 당초 예상했던 것
이상의 수준으로 공동투쟁을 전개해 나갔다. 공공 5사의 이러한
공동투쟁 전선은 올해 전국적인 임투전선의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연초 예상과는 달리 활발한 노동자 투쟁전선을
구축하는데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였다고 보여진다.
• 정부의 입장을 후퇴시키고 해고자복직 쟁취라는 일정한
내용적 성과
올해 공투의 목표는 해고노동자 원직복직 쟁취, 전임자축소
분쇄, 공익사업장 직권중재 폐지, 교사 및 공무원의 단결권
보장, 고용안정 쟁취, 실질임금 쟁취 등 6가지였다. 이것은
정부에 대하여 제도개선, 정책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목표가 나열되면서 공통적인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최종적으로는 해고자복직 문제와 실질임금 쟁취로 모아질 수밖에
없었으며, 조폐노조의 전임자축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공공 5사 중에 한국통신, 서울지하철, 부산지하철, 의보
등 4사의 공통 요구이면서 또한 전국 민주노조 진영의 오랜 주요
요구 가운데 하나인 해고자복직 문제를 전국적인 핵심쟁점으로
만들었고, 실질적인 내용에서도 그 동안 매우 완고하던 정부의
입장을 후퇴시키고 해고자 복직을 어느 정도 쟁취하여
해고자복직 투쟁의 물꼬를 텄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 연대투쟁에 대한 조합원 의식 및 향후 공공부문
조직발전에 대한 역할
우리는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의 투쟁에서 그 투쟁이 무엇을
남겼는지 생각해 볼 때 두 가지를 먼저 따져 본다. 그 하나는
이번 투쟁이 노동조합의 조직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으며
다른 하나는 조합원 동지들의 의식향상에 얼마나 발전이
있었는가이다.
우리 조합원들은 그 동안 연대투쟁의 필요성,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연대투쟁하면 정부의 더 큰 탄압을 자초해
피해만 당하는 것 아니냐?’는 어느 정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공동투쟁은 해고자복직 등 일정한 성과를
내면서 연대투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해소하는데 좋은
계기가 되었다. 공공 5사 공동투쟁은 5개 노조 조합원들로
하여금 공동․연대투쟁의 성취감을 맛보게 함으로써 향후에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는 더욱 커다란 천만 노동자의
공동․연대투쟁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러한 공동투쟁은 공노대를 중심으로 하는 공공부문 노조의
산별연맹과 관련된 향후 조직발전전망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준비를 시작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하였다.
• 민주노총과 적극 결합된 공공부문 공동투쟁
올초 민주노총에서는 임단투는 연맹단위에서 책임을 지고
추진하고 시기 집중 등의 적극적인 전술은 채택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따라서 올 임단투 준비과정은 금속연맹,
공노대등을 단위로 해서 준비되도록 진행되어 왔으며 전국적으로
투쟁을 준비하고 관장하는 단위가 없어서 투쟁을 집중시키고
좀더 강력한 투쟁으로 모아 내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러한 가운데 공공부문에서는 오히려 민주노총이 적극 나서서
공공부문 투쟁에 결합해 줄 것을 요구했고, 민주노총에서는
임단투 대책회의를 구성하면서 전국 임단투전선을 총괄적으로
파악 관장하기 시작하였다. 마침내 권영길 위원장이 명동성당
농성에 돌입하면서 민주노총이 공공부문 노동자투쟁에 많이
결합하게 되었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역할은 이후 민주노총의
입지를 높여 나가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투쟁의 핵심이 노사관계 개혁 정국을 둘러싼 노동법 개정투쟁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볼 때 민주노총이 조직적, 투쟁적, 정치적인
힘을 갖추게 되었다는 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 공공부문 공동투쟁은 위와 같은 긍정적인 성과와 함께
여러 가지 아쉬움과 한계도 갖고 있다.
먼저, 공공 5사는 처음부터 각기 임단투를 맞이하는 조직적인
상태 및 목표에 많은 차이점을 안고 있었다. 실질임금 쟁취 및
해고자복직 그리고 전임자축소 등 요구 내용상의 차이점은
한가지를 목표로 해서 좀더 강력한 공동투쟁을 하는 데에
한계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좀더 만족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공공부문 공동투쟁는 처음 준비
단계에서 예상된 것 보다는 훨씬 높은 정도의 공동투쟁을
이루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더 강력한 공동투쟁을 진행해
내는 데에는 5사 내부의 조직상태 및 목표의 차이점 등이 한계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공공 5사가 파업 및 타결 전술을 명확하게 통일시키지
못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내부적인 조직상태에 기인하는
바가 크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특히 막바지 교섭전술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전술을 마련치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지막으로 지적될 수 있는 한계는 이번 공공부문 투쟁은 올
임단투의 기폭제 역할과 함께 이후 민간기업 투쟁에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는데 공공부문의 타결로 다른 많은 사업장이
타결기조로 흐름이 바뀌면서 보다 광범위한 노동자대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는 지적이다.
이 문제는 전체 노동운동의 장기적인 전망 속에서 보다 깊이
있는 성과와 문제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공공 5사의 주체적인
입장에서는 올해 내부 조직상황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과 어떠한 결과가 향후 조직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종합적인 판단 속에서 내린 최선의 선택이라고 평가한다.
96년 공공부문 공동투쟁은 여러 가지 성과와 함께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그리고 한계에 대한 명확한 진단
속에서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내년에 보다 계획적이고 강력한
공동투쟁을 조직해 나아갈 것이다. 또한 공공산별의 조직발전
전망을 열어가면서 민주노총의 커다란 하나의 기둥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 총괄적 평가
• 성과적인 측면으로는 전반적으로 조직력을
회복․강화시키는 투쟁을 전개했고, 노동조합의 힘이
강화되었음을 느낄 수 있는 투쟁전술이 배치되고 실제
전개되었던 점을 꼽을 수 있다. 바로 이런 힘을 바탕으로
부분적이지만 해고자복직과 조합비 가압류 철회의 가시적인
성과물을 쟁취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공공 5사를 중심으로
한 공동투쟁을 주도적으로 조직하고 전개해온 부분과 파업투쟁을
준비할 수 있을 만큼 조합원, 집행간부 전체가 패배의식을
극복하고 투쟁의 동력을 복원시켜낸 점을 들 수 있다.
• 오류 및 한계로는 96년 투쟁 전반에 대한 전술 기조가
초기에는 전 조합원과 대중적으로 철저하게 공유되지 못했던
점이 지적되며 투쟁의 처음부터 마무리 시점까지 총체적으로
기획․총괄해낼 수 있는 중앙집행부의 집행력 및 지도력이
마지막 타결시점에 부족했다는 점 역시 지적된다. 또한 반복되는
투쟁전술 속에서 새로운 전술대안 개발의 고민이 부족했다. 특히
임금 부분에 있어서 임금가이드라인을 돌파해내지 못한 부분은
최대의 한계이며 이 속에서의 임금인상 타결안이 결과적으로는
조직내에 지부, 계층 사이에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투쟁의 마무리 단계에서 애초의 지부별 이동전술이
변경되면서 일어난 혼란, 임금안에 대한 장시간의 중투본회의
격론은 현장간부 연석회의 무산, 타결시점 조합원들과 내용 공유
공백을 야기시켜 결과적으로는 현장조직을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무리교섭 임금안에 대한 인준투표 결과에 대한 평가 속에서
임금안에 대한 조합원의 불만이 나타날 수 있는 여지는 일단
교섭 전반의 평가 속에서 오류로 지적된 부분이 있었으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임금인상투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경제투쟁을 뛰어넘은 조합원들의 노동자적 관점과
의식향상을 위한 근본적인 고민과 대안이 필요하다. 96년 임투는
그런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했다.
•임투 평가가 갖는 중요성은 바로 그 투쟁의 진행과정
속에서 나타난 한계와 오류를 극복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고
이후 힘있는 미래를 준비해내는 데 있다. 임투의 성과를
이어받아 하반기 사업 및 노동법 개정투쟁을 어떻게 힘있게
진행시키느냐가 관건이다.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