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13일 4시간 파업 철회 결정에 즈음하여
단병호 위원장이 조합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어제 민주노총은 오늘 4시간 총파업을 철회하고, 16일부터
18일 사이에 정부안의 국회 통과가 강행될 경우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물론 오직 우리의 투쟁으로서만
노동법 개악을 저지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밤낮없이 총파업을
준비해온 우리 금속연맹 7만5천 조합원 동지들께서 이 결정에
승복하시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강력한 투쟁
방침으로 야당이 이번 회기내 처리 불가를 밝히고 여당 안에서
조차 분열이 일어나고 있고, 국민여론 또한 정부의 개악 기도에
매우 비판적으로 흐르는 등 유보의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신한국당은 이번 회기 내 강행처리를
공식방침으로 날마다 천명하고 있고, 노동자를위해서가 아니라
대선전략의 하나로 노동법 개정문제를 다루고 있는 야당만 믿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동지 여러분!
저 역시 동지 여러분의 마음과 똑같습니다. 금속연맹 110개
노동조합 7만5천 조합원 동지들은 9월 14-15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5단계 총력투쟁 방침을 결정한 뒤부터
95개노동조합 7만3천여 조합원의 총파업 결의까지 정말 혼신의
힘을 기울여 투쟁해왔습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 금속연맹의
외로운 투쟁이 없었다면 노동법 개정투쟁이 여기까지 달려올
수있었을까 되짚어질 정도로, 우리의 투쟁은 힘겨웠지만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런 만큼 결사항전의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13일 파업을 철회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앞날이 두렵기 조차
합니다.
그러나 동지 여러분!
이 결정이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의 결정이고 산하단체인
금속연맹 조합원은 어쨋든 이 결정에 승복하여 하나된 모습으로
가는 길이 더 큰 것을 잃지 않는 길이라는 점만 간곡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만약 다음주에라도 정부와 여당이
개악안을 강행할 경우 우리의 생존권과 민주노조운동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투쟁으로 떨쳐
일어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정부와 자본을 상대로 한 거대한 싸움에서 시행착오도 있고
미처 생각 못한 일을 겪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금속연맹
7만5천 조합원이 무너지면 민주노총이 무너집니다. 천만
노동자의 생존권이 걸려 있고 민주노조운동의 미래가 달려 있는
투쟁의 불길을 꺼 버리려는 온갖 세력의 음모에 맞서 의연하게
이 투쟁의 불길을 살리고 지켜 갑시다.
동지 여러분 마음에 차지 않는 일이 있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고 이 싸움이 승리로 끝나는 날까지 뜨거운 동지애로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고생하시는 일선 단위노조 간부동지들이 행여 지치고
힘들어하시지 않도록 조합원 동지 여러분께서 힘껏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동지 여러분!
절대로 흔들리지 말고 각 단위노조 위원장님 이하 간부들을
중심으로 굳건하게 이 전선을 지키고 더 큰 투쟁에 대비합시다.
1996년 12월 13일 전국민주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단병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