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6년 공공부문 투쟁의 상
1) 기본적 정세인식
2006년 공공연맹 투쟁의 특징은 임금인상요구와 노조활동과
관련한 임단투 방침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IMF 이후
사실상 전통적인 임단투 방침은 무력화되었다는 의견들이
현장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고, 단위노조의 임단투
시기가 연초부터 연말까지 늘어서 있어 기존의 교섭권 위임과
같은 방침으로는 시기집중에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는 수년간 진행되어온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후유증도 원인이지만 최근 사회양극화, 빈곤화
해소가 최대현안이 되고 있는 정세조건에서 관행적 임단협이
투쟁동력으로 되기 어렵다는 점도 포함한다. 공공연맹 산하노조
90% 이상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으나 이외에 비정규직 또는
영세사업장 노조들에게는 여전히 임단투가 중요한 투쟁이다.
그래서 이들 노조에 대해서는 별도의 연맹방침 보다는
민주노총의 임단투 방침을 활용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또한 단위노조의 어려움은 임단협과는 별개로 공공기관
경영혁신지침과 경영평가에 대한 문제로 모아지고 있으나
개별노조차원에서는 속수무책이고 임단협은 단지 경영혁신지침과
경영평가를 약간 완화하는 방어수단에 불과한 상황이다.
경영혁신지침과 경영평가에 대한 내용은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현장은 공공성 훼손은 물론 노동강도가 현격히
강화되었고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 또한
임금은 정부방침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 인건비 인상이 2%로
제한되어 있고 그 외에는 기관평가에 따른
성과상여금(인센티브)에 의해서 결정된다. 성과상여금은 순위에
따라서 약 3-5% 정도의 임금인상 격차가 발생하므로 기본인건비
인상보다도 더 인상 효과가 크다. 그러므로 인건비 지침을
넘어설 수 없다고 판단한 조합원들은 자연스럽게 성과상여금에
관심을 보이게 되고 경영평가를 높게 받지 못하면 오히려 노조가
부담을 느낄 정도이다. 이에 공공연맹은 현장동력을 모으는데
무기력해진 임단투 방침을 과감히 정리하고 2006년부터는
정부지침과 경영평가에 대한 정면대결로 입장을 정리하였다.
올해 공공부문 노동조합은 커다란 정세변화 앞에 놓여 있다.
하나는 노동운동 전반에 관한 사항으로 소위 노사관계 로드맵
문제이고 또 하나는 공공부문의 고유사항으로 공공기관
혁신방안이라는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사항이다. 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논의된 바 있으므로 후자의
공공부문 지배구조 문제를 중심으로 설명하면 될 것 같다.
이해를 돕기 위해 공공부문 지배구조에 간단히 말하자면 IMF
이후 공공부문의 사유화 저지투쟁은 소유구조와 관련된
투쟁이었다면 지배구조는 공공부문의 운영체제 즉 통제방식에
대한 대응이라 할 것이다.
올해 4월 공공부문의 지배구조 정점에 서 있는 기획예산처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기본법’을 입법예고 하였다. 핵심적
내용은 그 동안 부처별로 나뉘어져 있던 예산과 인력에 관한
관리, 경영에 대한 통제 등의 운영전권을 기획예산처로
일원화한다는 것이다. 이 법안은 외형적으로는 부처로
분산되어있는 관리기능이 중복적이고 제각기라서 비효율적이고
투명하지 못한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그럴 듯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나 기획예산처가 공공기관의 수익성=효율성 향상에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전면적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한·미 FTA 국면은 공공부문의 사유화, 시장화 망령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IMF 구조조정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공공부문 사유화, 시장화가 예전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에서의 사유화,
시장화는 앞에서 설명한 기획예산처의 지배구조 개편과도 일정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획예산처가 모든 권한을
위임받음으로 해서 공공부문의 사유화, 시장화는 훨씬 신속하고
일사불란하게 진행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