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95임단투와 향후 전망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사무처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이하 전강노)은 작년 7월 19일 합법화된
이후 올해 처음으로 단체교섭을 시도하였다. 전강노 성대분회는
지난달 7월 4일부터 1학기 성적표제출 거부에 들어가 18일간의
파업투쟁을 전개하기도 하였다. 대학강사들의 이런 조직적인
집단행동의 표출은 지금까지 우리사회의 관행상 보기 드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는 현재 대학사회에서
강사들이 처한 열악한 사회·경제적 지위를 개선하고
사회민주화에 동참하기 위한 강사들 자신의 주체적인 의지
표출이기도 하다.
외국의 몇몇 나라-영국, 오스트리아, 호주 등-의 경우는
강사노조운동이 활발하다. 조합원이 1만여명 되는 나라들도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강사노조운동이 활성화되지는 못하였지만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많다.
이 글에서는 95전강노 임단투 진행경과를 되돌아 보면서
문제점과 과제 그리고 제한적이나마 성과 및 의의 등에 대해
짚어 보고자 한다.
1. 전강노 합법성 쟁취의 의의
전강노는 1990년 4월 28일 창립되었다. 전강노의 창립은 그
이전에 존재했던 전국대학강사협의회(1988년 8월 3일 창립)를
발전적으로 전환시킨 결과이다. 임의단체인 협의회로는
대학강사들의 요구들을 수행하기에 한계가 많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조직적 대안이 바로 노동조합의 결성이었다.
이전에 서울대 강사협의회에서 노동부에 ‘시간강사’가
근로자인지 아닌지의 여부와, 교육부에 ‘시간강사’가
교육공무원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묻는 질의를 보낸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로부터는 “학교의 시간강사도 신분에 관한
다른 특별법에 정한 바가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된다는 답변(노동부 「질의회시」 1988. 5.
10)을 교육부로부터는 “국·공립대학에 근무하는 교직원 중
‘교육공무원’이라 함은 교육법 제75조, 교육공무원법 제2조에
의거 총·학장, 교수, 부교수, 조교수, 전임강사, 조교 등의
교원을 말하므로 시간강사는 교육공무원으로 볼 수
없다”(문교부 「민원회신」, 1988. 5. 12)는
답변을 받았다. 따라서 일용노동자인 대학강사가 노동조합법
제3조에 따라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노동조합의 결성은 지극히 합법적인
것이었다.
그렇지만 전강노의 창립선언 이후 노동부로부터 설립신고필증을
교부받기까지는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전강노는 4년간을
법외노조로서 활동하였던 것이다. 정부는 대표적인 노동악법
가운데 하나인 복수노조 금지조항을 걸어 전강노의 합법화를
계속해서 지연시켰으나 전강노는 정부의 논리를 반박하며 수차례
설립신고를 냈다. 그리하여 마침내 1994년 6월 10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합법성 쟁취 결의를 다지고 6월 14일
노동부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여 한 차례의 보완조치를 받은 후
7월 19일 노동부로부터 설립신고증을 받게 된 것이다.
전강노의 합법화는 노동운동에서 불완전 고용 상태에 있는
시간급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있어서 커다란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전국적인 (소)산별 단일노조로서는 최초로
합법성을 쟁취한 노조로서 민주노조운동이 지향하는 전국적
산별노동자조직의 건설에 커다란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
전강노의 합법화에 이어 전문노련 산하의
「전국과학기술노조」가 합법성을 쟁취하였고
「전국지역의료보험노조총연합」도 단일노조로
전환하였다. 최근에는 「연구전문노조」가
단일노조로 출범하였다.
무엇보다 전강노의 합법화 의의는 대학강사가 노동3권의 보호
아래 대학당국과 단체협상을 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획득한
것으로, 이는 그간 민주노조운동의 투쟁의 성과와 대학강사
동지들의 헌신적인 참여에 힘입은 것이다.
2. 대학강사들의 처지와 전강노 95임단협안
전강노의 합법화와 함께 5대 현 집행부(위원장 전명혁)가
출범했다.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의사를 수렴한 단체협약안
작성을 준비해 나갔다. 이 작업은 ‘단체협약안 준비를 위한
소위원회’를 통해 작년 하반기에 주로 이루어졌다.
임단협안(임금 포함)은 전문과 제1장(총칙), 제2장(조합활동),
제3장(인사), 제4장(근로조건), 제5장(임금), 제6장(복지후생),
제7장(단체교섭), 제8장(노동쟁의) 등 총 59조 및 부칙 4조로
구성됐다.
전강노 단협안의 주요 내용(다른 기본적인 것은 일반단협안과
같음)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 인사 부분에서는 강사임용기간을 현재 6개월 단위의 위촉에서
강사임용기간을 최소 2년 단위로 할 것, 계약만료시 만료 3개월
전에 본인에게 통보해 줄 것,
② 근로조건에서는 강의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현재 대단위
강의에서 수업인원 상한선을 70명으로 할 것과 폐강 하한선
폐지, 강사들에게 강의를 위한 기본적인 실험실습비를 지급할
것.
③ 복지후생 부분에서는 강사 공동연구실 및 휴게실을 단대별로
제공하고, 처우개선으로서 예비군 및 민방위 훈련을 교원에
준하여 실시해 줄 것, 신분증 및 주차증 발급, 정기진단검사 및
의료보험 수혜,
④ 임금부분에서는 강의시간당 강사료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위촉을 6개월 단위로 하는 만큼 교원에 준하여 방학기간을
포함한 월급제를 실시할 것.
각 항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 ①항은 대학강사제도의
근본적인 모순에 대한 지적이다. 현재 대학강사들은 6개월
단위로 학과에서 추천하여 총학장이 임명한다. 그리고 강의를
박탈할 때에는 본인에게 아무런 통보도 없다. 학교측에서는
교과과정 개편이라든가 강좌수의 감소에 의해 강좌를 편의적으로
조정한다지만 강사들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황당하고 어디에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 지난 학기 성남의 모대학에서는
강의시간표에 강좌명과 강의담당자 이름이 나와 있는데도 아무
통보도 없이 70여명의 강사들이 강의를 박탈당했다. 그
가운데에는 다른 학교에서의 강의 요청이 있었는데도 계속 해
오던 그 대학 강의를 위해 거절했다가 한 학기 동안 아무 강의도
못한 강사도 있었다. 강사임용을 일정 기간 계약제로 실시해야
된다는 것은 그 일정 기간에 한하여 해당 강사에게 준교원에
준하는 신분보장을 해야 한다는 지극히 정당한 전제에서 나오는
요구이다.
②항은 대학의 교육여건의 질적 보완조치 없이 무한정으로 양적
팽창을 한 결과로부터 비롯되는 문제이다. 대학당국은
전임교원의 충원을 위한 노력은 요식적인 선에서 그치면서
재정수입원인 학생수를 무한정 증가시켜 왔다. 말하자면
교육내실화는 기하지 않으면서 정부로부터 학생정원수의 증가를
허가받기에만 급급해 왔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교원 1인당
학생수는 5공화국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대단위 강의가
이루어지면서 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하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대단위 교양강좌는 시간강사들에게 맡겨왔다. 몇 백명에 대한
강의 부담도 문제이지만 그 많은 학생들에 대한 평가는 실제
강의시간 보다도 몇 배가 투자된다. 자연히 대학교육은 형식적
면에 치우쳐 학문발전과 교육의 질 담보는 뒷전에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강의시 요즈음은 강의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강의안을
학생들에게 복사하여 나누어주고 강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복사비용이 강사들의 개인 호주머니에서 나간다는 사실이다. 한
강좌를 하는 경우 한달 강사료를 십이삼만원 받는 것이
보통인데, 학생들에게 강의안 복사 몇 번 해주면 그나마
강사료도 몇 푼 남지 않게 된다. 이러한 비용을 전임교원들처럼
실험실습비 명목으로 지급해 달라는 것이다.
③항은 내용 그대로 강사들의 처우개선이다. 기본적인 처우개선
없이 어떻게 기본적인 강의를 수행할 수 있으며, 강의준비, 즉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겠는가?
④항은 임금 부분이다. 강사들도 전임교원과 하는 일이 비슷한
만큼 임금을 방학기간을 포함한 계약기간 전기간에 걸쳐 월평균
고정액으로 지급해야 된다는 내용이다. 임금구성을 지금처럼
시간당 강사료에만 한정하지 않고 본봉(강사료),
연구비(강의준비에 필요한 교재연구비), 제수당(시험 및 과제물
출제·평가, 학사운영 참가, 학생지도 시간에 대한 임금)으로
해야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간당 임금산정도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하고 주당 9시간 강의를 기준으로 했을 때 1시간당
임금이 33,491원으로 산출되는데, 이에 준해서 강의시간당
월임금을 계산하였다.
대체로 이와 같은 내용으로 95임단협안을 마련하였다. 올
3월초에 각계 전문가를 초청하여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부분적으로 수정 보완하는 과정을 거쳤다.
3. 통일교섭 모색과정
전강노는 그 위상에 상응하는 전국적인 사용자단체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와 교육부를 상정하였다.
그리고 그 동안 줄곧 방문 및 공문형식을 통해 면담과 공문
보내기 등을 추진하면서 이들을 전강노의 사용자단체로 끌어내는
투쟁을 전개하였다.
우리는 전국 157개 국공립, 사립대학 총학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본 노조의 사용자단체인지의 여부를 알기
위해 1995년 1월 13일 노동부에 질의하였다. 노동부에서는
“대교협이 정관에 의거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도록
정하고 있거나, 구성원인 각 대학 대표자로부터 단체교섭권을
위임받은 경우라면 사용자단체로서 귀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이
가능하다 할 것”이라는 답변을 해 왔다. 이어 우리는
대교협측의 입장을 듣고자 질의공문을 발송하였다.
대교협측에서는 3월 6일 다음과 같이 답해 왔다. “당해 단체가
대학의 노동관계에 관한 규제·조정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만큼
노동조합법 제33조 제4항에 따른 ‘사용자단체’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단체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교육부에도
질의하였는 바 답변은 비슷했다. “강사를 위촉하고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사업주도 아니며, 국가의 교육목적 달성을 위한
정부조직으로서 귀 조합에서 규정한 사용자단체가 아니다”
1982년 전국 97개 총학장 협의체로 출범한 대교헙은 일종에
정부와 대학사회 간의 중간기구적 성격을 띠는 것으로
발족하였고, 그 이후 그 역할이 계속 확대되어 왔다. 최근에는
대학평가인정제를 주관하는 등 각 대학에서 대교협의 정책결정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대학정책의 실질적인 결정기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따라서 형식만 협의체이지 실질적인
면에서는 “대학의 노동관계에 관한 규제·조정 권한”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동관계라는 것이 꼭
직접적인 노사관계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단체협상과정에서
논의의 대상이 되는 범위까지 포함된다고 할 때 현재 대교협에서
하는 일이 결코 대학의 노동관계와 무관하지만은 않다고 볼 수
있다. 교육부도 마찬가지이다. 교육부에서 직접 강사를 위촉하는
것은 아니지만-현재 강사위촉은 학과장의 추전에 의해 총학장이
임명한다-교육부 장관령으로 엄연히 「국·공립대학 및
전문대학 강사료 지급규정」이 존재하지 않는가! 이것이
강사들의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사업주라는 것이 꼭 자본주의사회에 개별 사기업
사장만을 뜻하는가? 우리나라 대학이 사립대학만 존재하는가?
국가와 자본의 결합과정은 자본주의발전의 고유한 특징인데 국가
자본은 자본이 아니고, 그 운영주체는 사업주가 아니란 말인가?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얘기와 무엇이
다른가!
그러나 우리 노동조합의 입장에서는 교육부나 대교협이 우리의
사용자단체로 상정하는 것이 하등 문제가 없지만, 또 전강노가
전국적인 단일노조인 만큼 이들 단체들과 통일교섭을 추진해야
바람직한 단체교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을 현행 법률상
사용자단체로 확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전강노의
조직역량 강화와 함께 앞으로 전강노가 싸워서 쟁취해야 할
과제이다. 이들을 사용자단체로 끌어내고 사용자단체로 확정하기
위해서 우리는 앞으로 사용자단체 확인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사용자 단체가 확실하게 먼저 존재했던 적은
없다. 같은 이해와 조건에 의한 동일업종의 노동자들이 먼저
산별 단일노조를 건설하면, 이에 대응하여 사용자들이
노동자들의 불만과 욕구를 해소하고 계급투쟁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사용자단체를 구성하여 교섭에 응해왔던 것이다. 따라서
전강노 뿐만 아니라 전국 단일노조의 사용자단체 확정문제는
노조의 조직력과 투쟁역량에 달려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4. 고대·성대와의 대각선교섭 추진
전강노는 4월 1일 임시중앙운영위를 개최하여 올해의 단체교섭을
법적으로 확실히 보장받는 개별대학과의 대각선교섭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전강노는 분회활동이 가장 활성화 되어
있는 고대·성대와 대각선교섭을 추진하기 위해 4월 7일 첫
교섭을 학교당국에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학교측에서
처음에는 무반응 내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 계속 우리가
강력하게 요구하자 지연전술로 나왔다. 말하자면 학사일정상
학기 중에만 모면하면 대충 넘어갈 것으로 생각하였던 것 같다.
우리는 계속 공문내용의 강도를 높여가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학교측에서는 ‘왜 하필이면
우리대학이냐’ ‘왜 우리가 전국단위의 노조와 단체협상을 해야
되느냐’는 반응을 보이며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우리의 요구를
회피하였다. 성대의 경우 분회차원에서는 단체교섭에 응하겠다고
하여 분회에 교섭권까지 위임하여 교섭을 시도하였지만 막상
테이블에 나와서는 교섭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나왔고, 분회
차원의 교섭에 임하면 우리의 요구조건 가운데 방학기간 연구비
지급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던 말을 실제교섭에서 뒤집는
기만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더욱 우리를 분노케 하였던
것은 교섭기간 중에 일방적으로 학교측이 일체 협의도 없이
강사료를 올려버린 것이다.
결국 우리는 6월 20일 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발생
신고를 하였다. 그리고 10일간의 냉각기간이 끝나는 6월 30일
성대조합원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찬성율 96%로 쟁의행위를 결의하였다. 이어 7월 4일부터
파업(1학기 성적표제출 거부)에 들어갔다. 성적표제출 거부에
동참한 강사들은 90여 명에 달했으며, 강사선생님들이 대부분
교양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로 전체 학생의 성적처리가
지연되는 학사업무 마비를 불러 일으켰다.
우리는 파업하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성대·고대가 공동으로
참가하는 공동교섭을 7월 11일 종로성당에서 갖자고
제안하였으나 두 학교 모두 불참하여 그것마저도 무산되었다.
종로성당에서 공동교섭이 무산된 직후 우리는 곧바로 중앙운영위
및 제9차 임단투대책회의를 개최하여 조직체계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약칭 쟁대위)로 전환하였다. 상황이
긴박하게 진행됨에 따라 긴밀하게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성대측은 7월 14일 이전과는 달리 교섭위원
명단(대표위원 교무처장, 학생처장, 기획실장, 총무처장,
대외협력처장)과 함께 7월 21일 단체교섭을 갖자고 정식 공문을
통해 통보해 왔다. 이전에는 교섭위원 명단 조차 우리에게
통보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단체교섭을 정식으로 갖자고 공문을
통해 통보한 것은 이전의 학교측의 태도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말하자면 전강노 및 분회의 실체를 학교측에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내부의 진통은 있었으나 7월 21일의 협상에서 타결되었다.
타결내용은 ①강사료 9.5%인상, ②강사연구실 확보, ③비품 및
집기 확보, ④실험실습비 지급 등이었다. 고대의 경우는 분회
조직역량상 쟁의행위로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강사료 20.7%인상
및 강사연구실 비품 및 집기 확보선에서 마무리되었다.
5. 전강노 95임단투 평가 및 향후 활동 전망
1) 투쟁의 성과
첫째, 비록 정식 단체협약서를 체결하지는 못했지만,
성대당국으로부터 단체교섭위원 명단을 통보 받음과 함께 교섭의
테이블에 마주 앉아 강사들의 현안문제를 가지고 논의하였다는
사실은 성과의 내용을 떠나서 전강노 및 분회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으로서 앞으로 전강노 활동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둘째, 내부 조직역량이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첫 단체교섭을
시도하여 일정한 성과를 얻어냈다는 점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성대, 고대 각각 강사료 9.5%, 20.7%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전강노라는 조직적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성대의
경우 강사들에 대하여 실험실습비를 공식적으로 지급하겠다는
입장표명은 다른 대학에서 없는 관행으로서 강사들의 근로조건
개선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세째, 전강노는 95단체교섭을 통해서 이제 전국 3만
대학강사들의 권익옹호와 1천여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는데 실질적인 조직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이번
95단체교섭을 진행하면서 소식지 한번, 투쟁속보 3번을 전국의
강사들에게 보냈다. 이는 대학강사들이 어느 한 곳에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95고대·성대와의 싸움에 대한 전국 강사들의
관심을 촉발하고, 학교단위의 틀을 뛰어넘어 조직력강화를
실천을 통해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 문제점 및 과제
첫째, 합법적인 단체협상임에도 불구하고 정식 단체협약서를
체결하지 못하였다. 이는 전강노가 어느 한 개별 학교와
단체교섭을 시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이번 95단체교섭에서 고대·성대 두 학교를 상대로
대각선교섭을 추진하였지만 그 나마 고대·성대 두 학교에서의
공동보조도 못 맞추었다. 이는 고대분회와 성대분회의 조직력
차이에서도 비롯되었지만 개별학교와 대각선교섭이 함께
진행되었을 때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서울지역의 주요 대학의 분회활동을 활성화하면서 최소한 4-5개
대학과 대각선교섭이 아니라 ‘공동교섭’을 추진해야 힘있는
임단투를 벌여 나갈 수 있다고 보인다.
셋째, 합법화 이후 첫 단체교섭을 시도하는 만큼 집행부의
경험부족과 전술적 오류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앞으로
교섭역량 강화를 위해 본조 및 분회 간부들에 대한 사전
교육사업의 과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3) 전강노활동의 전망
전강노는 대학강사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투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일정기간 공개채용을 통해 강사들에 대한 신분보장을
확실히 해야 된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박사과정 중에 있는
자와 박사학위 소지자 간에 차별(계약기간, 강좌수, 대우 등)을
둘 수도 있다. 그러나 강사로 임용되어 있는 기간 만큼은
준교원의 대우라도 확실히 하는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강사활동 기간에 최소한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수준으로
현재의 전임강사 수준은 보장되어야 한다. 우리는 물론 정식
교수와 동일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당국과 계약을
맺은 대학강사들에게는 준교원의 신분, 즉 의료보험 혜택,
월급제 등이 최소한 보장되어야 하고, 다른 부수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도 강의와 연구활동에 전력할 수 있는 처우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분명히 우리는 외국과 비교해 볼 때
학위수준에서는 비교적 높다할지라도 강사들의 연구실적을
비교하면 외국에 훨씬 못미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학문발전과 대학교육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대학강사들이
연구활동과 교육활동에 몰두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전제되어야 한다.
전강노는 앞으로 끊임없이 이 문제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여론화하면서 투쟁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그리하여
장기적으로는 전교조가 합법화됨과 아울러 교수노조도 결성되고
전국단일 교원노조 산하에 전교조분과, 교수분과, 강사분과
체계라는 산별노조 건설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해 나갈 것이다.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