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의 위상과 역할
민 동 원(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정책선전국장)
1. 민주노총의 지역본부 위상과 역할에 대하여
민주노총은 각 가맹조직에서 결정권을 갖는 의결 단위 - 중앙위원회, 혹은 대의원대회든 총회든 - 의 의결을 거쳐 가맹한 산업․그룹조직을 골간으로 성립한 총연합조직이다. 그러나 지역본부는 이미 민주노총에 가맹한 산업․그룹조직 각 지역의 단사나 지부로 편성되는, 따라서 원천적으로 ‘가입과 탈퇴’로 그 위상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민주노총 중앙의 지휘와 지도집행력하에 ‘예속’된, 또 그래야 하는 산하조직이다. 일정 지역내 노조연합(협의)체로서 전노협의 골간조직이었던 과거 지노협과는 명백히 다른 위상을 지니고 있다.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통과에 따른 96년말~97년초의 총파업투쟁 기간 중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각 지역본부 활약상은 두 가지 크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하나는 산업․그룹조직 따로없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동일사안에 대한 투쟁과 사업에 관한 한 이론의 여지없이 각 지역에서 지역본부의 중요성이 확인되고 증대되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어떤 사업이든지 중앙지도집행력의 실천 의지가 확고하고 목적의식적 노력이 따른다면 제반 활동에서 산업․그룹조직과 지역조직이 날줄과 씨줄로서 자기 임무와 역할을 명확하게 나눠갖게 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지역본부는 오히려 이 시기에 적절한 임무와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최대 산하조직으로서 그 형식적 위상조차 행방불명된 조직이 되고 말았다. 서울지역본부가 특히 지난 총파업 기간 동안 적절한 역할을 찾지 못한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비단 지난 총파업 기간 동안에만 있었던 현상인지를 짚어보고 이에 대한 대책과 대안을 찾아보자.
2. 서울지역본부 조직현황과 진단
각종 통계수치를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정치․경제․문화․교육 등 수도 서울에의 집중도는 절대적이다. 또한 대규모의 제조업체를 제외한 전산업의 비중에 있어서도 서울은 절대적이다. 그런 만큼 노동자들 또한 전산업에 걸쳐 골고루, 그리고 대규모로 거주․근무를 하고 있으며, 민주노총 가맹 노조와 조합원의 수치에서도 그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산업․그룹 연맹별 서울지역 분포현황
19개 산업연맹과 그룹조직을 통한 가맹 단사 중 약 46.6%의 노조와 31.2%의 조합원이 서울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연맹별로 보면 서울 조합원 100%로 하나의 연맹을 구성하고 있는 조직이 시설, 출판 등 2개 조직이며, 건설(88.9%), 대학(51.2%), 사무(58.4%), 언론(65.0%), 전문(55.1%), 지하철(82.6%), 강사(60%) 등은 50% 이상의 조합원이 서울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밖에도 병원(40.6%) 등은 1/3 이상의 조합원이 서울에 근거를 두고 있다. 지방 분포도가 높은 제조업 중에서도 금속(서울 1.4%)과 화학(서울 2.2%)을 제외하고는 자동차조차 서울이 21.4%로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지역 연맹별 조직비율
의무금납부 여부와 관계없이 민주노총의 지역본부 운영규정에 의거하여 서울지역본부의 가입조직을 산업별 비율로 살펴보면, 사무(26.5%), 건설(11.0%), 전문(9.7%), 병원(9.6%), 자동차(8.1%), 언론(7.1%), 한통(6.5%), 지하철(6.1%), 대학(3.2%) 등의 순이고, 전체 조합원 중 금속(0.7%), 화학(0.2%) 등을 제외하고는 다양하게 고루 분포되어 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으로 분류해서 보면 제조업(7%)에 비해 비제조업(93%)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 지방인가 중앙인가
조직현황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서울지역은 민주노총 전체 조합원의 1/3이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최소한 이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음을 전제할 때, 또한 민주노총이 결코 흔하고 흔한 사회단체 중 하나로서 단지 자신의 조직 노동자만을 대표하는 단체로 만족하지 않는다고 전제할 때 민주노총에 있어서 서울지역은 조합원의 객관적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다못해 항의방문투쟁 하나도 캠페인 한 번도 민주노총의 사업은 서울에서 시작하고 서울을 중심으로 전개하여 서울에서 마무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시적 결과물도 서울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울은 다른 지역과 수평적 비교의 대상일 수 없으며, 서울은 극히 일부 산업조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산업연맹의 사업 중심이자 민주노총 전체의 활동무대로서 더욱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지역조직으로서 ‘서울본부는 더욱 중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사업집행, 재정, 조직, 정보 등의 흐름이 단위노조에서 각기 해당 산업연맹으로, 산업연맹에서 민주노총 중앙으로, 그리고 민주노총 중앙에서 산업연맹으로, 산업연맹에서 산하 가맹노조로 형성되고 또 불가피하게 그럴 수밖에 없는 현재의 조직 구조와 집행 구조를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과 내용적 매개가 획기적으로 갖춰지지 않고는 서울에서의 지역본부는 ‘사무처’만 허공에 뜬 채 존재하게 될 것이다.
지구위원회 및 비연맹노조를 축으로 하는 사업
산업․그룹 연맹 소속 노조들이 아직 지역본부 사업에 적극적일 수 없는 단계라면 서울본부는 비연맹 사업장과 과거 서노협 시절에 적극적이었던 업종사업장을 주요 대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그 대상은 극소수(지구의원회1):서울조합원 전체의 4.5%)에 지나지 않으며, 그 조차도 최근에는 지구 독자적 사업영역의 부재와 가속되는 산업별 편재로 산업 조직으로의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내부 동요가 심한 상태이다.
또 ‘아무튼 그렇더라도’ 서울본부(구체적으로는 ‘사무처’)가 독자적 사업계획을 가지고 (욕심내지 말고)소박하게 추진하여 결합할 수 있는 조직만이라도 추스리면서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럴 수 있는 사업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는 한 역시 막연할 뿐만 아니라 3개 지구위원회 소속 간부나 노조에 대하여 책임 있는 대책일 수 없다.
▣ 지구위원회 조직구성현황(표)
구분 |
전 체 |
연 맹 |
비연맹 |
민주노총 미가입 |
중서부 |
15 |
4,779 |
금속(6)
출판(1)
자동차(4)
전문(3)
전일노협(1)
화학(4)
섬유(6)
유통(3)
현총련(3)
대노협(1) |
1 |
396 |
스위스호텔, |
2 |
1,750 |
공항공단,제록스 |
중동부 |
16 |
1,549 |
2 |
213 |
농수공,
강동수산 |
|
|
|
남 부 |
10 |
1,367 |
1 |
180 |
남부금속 |
1 |
45 |
공중전화
구로분회 |
계 |
41 |
7,695 |
34
5,111 |
4 |
789 |
|
3 |
1,795 |
|
결론에 대신하여
결론적으로 서울은 이름 그대로 특별한 곳이다. 특별한 만큼 특별한 대책이 요구된다. 서울본부에 대해 상시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지역본부 상근 간부로부터 민주노총 중앙과 각 연맹, 단위노조까지 서울이라는 특별한 지역에서 지역본부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사업에 대해서! 지역본부가 존재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또 지역본부 일꾼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도 아닌 민주노총의 발전을 위해서!
민주노총 지역본부 운영규정 제2조 6항에 의하면 임단투에 관한 지역본부의 역할을 “지역을 통해 민주노총에 가입한 노동조합 및 참관, 교류 노동조합의 임단투 사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누군가가 지역본부의 역할을 축소하려고 악의적으로 제한한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별 응집력이 갈수록 높아가는 상황에서 노동조합의 가장 기초적인 일상사업이라 할 수 있는 임단투 사업의 주체를 이미 산업별 조직의 기본임무로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사업영역에서 대안을 찾아 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1) 지구위원회 : 41개 지구위원회 활동노조 중 산업․그룹 연맹에 소속된 노조가 24개, 비연맹노조로 분류하고 있는 곳이 14개이나 ① 전국섬유노동조합대표자회의[전섬노대]에 6개 노조(중동부의 청피, 대현, 마모스, 울티모, 중서부의 이랜드, 태창) ② 전국유통노조협의회[유노협]에 3개 노조(중동부의 진로유통, 해태유, 한성기업) 등 전체 9개 노조가 회비납부를 포함한 산별(또는 소산별)을 지향하는 연대활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실질적 비연맹노조는 스위스호텔(힐튼호텔은 대노협), 농수산물관리공사, 강동수산, 남부금속 등 4개 노조이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이들 대부분 노조들은 민주노총 중앙과 지역본부 의무금, 연대활동 회비, 지구위원회 회비 등의 부담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위원회 활동을 연대활동의 한 축으로 설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