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의식
이 글은 2005년에 진행되었던 체신인력진단(집배원) 연구의
일부분을 재구성한 것이다. 체신인력진단 연구는, 외환위기 이후
공공부문에서의 구조조정이 초래한 과도한 인력감축, 민영화경향
등에 의해 급격하게 인력이 부족해졌으며 그 결과
집배노동자들에게 과도한 업무량과 그에 따른 초과노동이
강요되었음을 입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1) 현재 우정사업본부가 설정한 인력산정기준(이른바,
소요인력산정기준세칙)의 허구성을 밝혀야 한다. 그 이유는,
우정사업본부의 소요인력산정기준세칙(이하 ‘우본세칙’이라고
함)에 따르면 현재의 우편물량을 처리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하루에 9시간정도 노동으로도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2) 집배노동자들의 하루 노동시간이 실제 얼마인지를 밝혀내야
한다. 왜냐하면 우본세칙을 적용할 때는 9시간의 노동으로도
충분하지만, 실제로 현장의 노동자들은 보통 아침 7:30분에
출근하여 저녁 8시 정도(물량이 폭주하는, 이른바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매월 13일에서 22일 사이에는 10시 이후 퇴근도 많음)에
퇴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체계적으로 자료화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10시에 퇴근한다고 하더라도 인정되는 초과노동시간을
1~2시간으로 일괄 적용하여 이른바, ‘명령에 의한
초과노동시간’만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명령에
의한 초과노동시간을 더 많게 보고하다면, 해당 우체국이 물량에
비하여 인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해당 우체국의 노동능력의 부족으로 간주되어 경영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되는 기이한 노동통제전략이 작동되고 있다. 따라서
초과노동을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데이터는 전혀 전산화되어
있지 않다.
(3) 위와 같은 실제노동시간에 근거하여 실제 업무단계별
필요노동시간(실제에 의거한 대안적 소요인력산출기준세칙)을
정확하게 산정해야 하고, 이를 근거로 해당 우체국의 필요인력을
재산정해야만 한다.
(4) 이를 근거로 해당우체국의 현재 배치된 인력과
필요인력사이의 과부족을 밝혀내고, 인력충원의 근거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본 연구팀의 인력산정과정은 위의 목적들을 달성하기 위해서
짜여졌고, 이러한 과정들과 결과에 대하여 서술하도록 하겠다.
2. 연구방법론 소개
본 연구는 먼저 실제노동시간이 어떻게, 얼마나 발생되고
있는지를 밝혀내는데 초점을 두었다. 앞에서도 지적하였듯이,
이른바 모든 대부분의 기업체에서 가지고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의
일환인 총노동시간에 대한 데이터조차 없기 때문에 연구팀의
독자적인 작업에 의거하여 실제 총노동시간 데이터를 만들어내야
한다. 만약 총노동시간과 물량에 대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물량을 우정사업본부에서 설정한 소요인력산정기준식에
대입하여 얻은 노동시간과 실제 총노동시간을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며 우정사업본부 인력산정기준의 허구성이 바로 폭로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실제노동시간을 산정해내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였으며, 그 방법은 직무조사표를 배포,
작성하여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전국 총괄국 집배원의 약 20%인 3,000여명의 집배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무조사(10월 21일-11월 4일) 데이터 통계’와
(2) 전국우체국을 20여 차례 방문하여 직접 노동과정을
체크하면서 얻어낸 실사자료를 결합하여 데이터자료의
부정확성을 보완하였다. (3)그런 뒤, 우본세칙을 비판하고
(4)이를 대신할 본 연구팀의 새로운 세칙을 만들어내었다.
<그림 1> 연구팀 프로세스
직무조사표통계자료
⇒
우본세칙의 문제점
⇒
직무조사표 자료
+
실측자료
⇒
새로운 세칙제시
3. 우정사업본부의 소요인력산출기준세칙 소개
우체국의 집배부서는 통상구와 기타구 등으로 나누어져있으나
대단히 복잡하므로, 간단히 축약 자세한 부분에서는 차이가
나더라도 전달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음.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를 참고할 것.
해서 소개할 것이다. 세칙흐름은 다음과 같다.
(1) 순로업무소요시간(또는 인력)
(2) 배달업무소요시간(또는 인력)
(3) 이동업무소요시간(또는 인력)
(4) 부대업무소요시간(또는 인력)
▶(1)+(2)+(3)+(4) => 소요인력(‘필요인력’이라는 의미임)
▶배치인력(해당업무를 위해서 우체국에 현재 배치된 인력)
▶소요인력 - 배치인력 => 과부족 인원 산정
집배원 업무는, (1)자신이 배달할 우편물을 수령하고 자신의
배달경로에 따라 순서대로 분류하는 순로작업, (2)고객에게
배달하는 작업, (3)배달과정과 배달과정 중의 오토바이
이동작업, (4)우체국 귀국 이후의 서류정리 및 지환우편물 처리
작업, 즉 부대사업 등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작업단계별 우본세칙 우본세칙에는 우체국 유형을 도시와
농촌, 도농지역으로 세분화되어 각 지역마다 시간당 처리물량이
다르게 되어있다. 이 글에서는 단지 도시지역의 기준만을
본다.
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는 것은 여기서 하지 않는다. 다만,
우본세칙의 공통적인 구성원리에 대하여 말하면 다음과 같다.
모든 작업단계별 우본세칙은,
‘9시간 × 251일 × 시간당 처리 물량’
으로 구성된다. 즉, 9시간과 251일, 시간당처리물량이라는 세
가지 구성부분이다. 이를 서로 곱하면, 시간당 처리가능한
물량에다 9시간을 곱하면 하루처리물량이 되고, 여기에 365일 중
휴일을 제외하여 251일을 곱하면 1년간의 처리가능한
물량(연간기준물량)이 도출되므로, 이를 기준으로 해당 우체국의
인원필요량이 나오게 된다. 따라서 9시간과 251일 변화시키지
못한 상태라면, 유일하게 의미있는 것은 시간당처리물량이다.
도시지역의 순로시간에 적용하면, 도시지역의 순로는 1시간당
742통을 처리할 수 있다고 우본세칙에 나와 있다. 그러면,
9×251일×742통으로 연간기준물량이 나온다. 또한 배달업무에서
일반통상의 시간당처리물량에 우본세칙에 나와있는 기준인
729통을 대입하면, 9×251일×729통으로 일반통상의
연간기준물량이 도출된다. 따라서 직무단계별로 9×251일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해당직무에서 1시간당 처리가능한 물량을
곱해줌으로서 각 단계별로 필요한 시간이 산출되고 이를
합산하여 필요한 인력이 계산된다. 이를 소요인력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본세칙의 핵심은, 소요인력을 산출하기 위한
시간당처리물량을 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시간당처리물량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어 있다면 어떻게
될까? 예컨대 집배원들이 다음날 낮 동안 배달할 물량(실제
물량)이 1800통이라고 하자. 그리고 이를 순로구분하는데,
실제로 4시간이 걸린다고 하자. 그런데 우본세칙에서
시간당처리물량을 742통으로 계산하였다고 하면, 1800/742 =
2.42시간. 즉 2시간 20분 정도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 4시간이 발생하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두
가지의 해석이 가능하다.
(1)실제노동시간이 잘못되었는가? 실제노동시간이 잘못되었다는
의미는 충분히 2시간 20분에 할 수 있는 일을 집배노동자가
일부러 4시간에 하고 밤늦게 퇴근한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초과노동수당도 없이 말이다.
(2)또 하나의 해석은 애초에 기준이 과대평가되었다는 의미이다.
즉, 불가능한 작업기준을 강요하고 있다는 의미다.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옳은가? 당연히 과대평가이다. 즉, 우본세칙이
잘못된 기준을 잡고 있고 인력산정을 잘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러한 잘못된 기준은 우본세칙의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고 있다. 다음 장을 보라.
4. 우정사업본부의 소요인력기준세칙과 실제노동시간의 비교:
우정사업본부의 소요인력산출기준세칙의 허구성에 대하여
<표1>은 연구팀이 실시한 직무조사(2005년 10월 21일~11월
4일)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표 1> 직무조사표로 조사된 직무프로세스별 실제노동시간(단위:
분, 통)
또한 마찬가지 방법으로 이 물량데이터와 아파트, 단독,
다세대의 배달환경데이터를 결합하면 배달시간을 산정해낼 수
있고, 오토바이이동거리로부터 이동거리시간을 산정해낼 수
있다. 이들을 종합하여 부대업무시간을 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세칙에서 규정된 기준에 의해 발생될
필요노동시간이다. 문제는 실제로 이러한 물량을 처리하는데 그
만큼의 시간만 필요로 하는가에 있다. 즉, 계산된 세칙의
필요노동시간과 실제노동시간데이터(예컨대, <표1>의 순로시간
등)를 비교하면 세칙의 허구성이 폭로될 수 있다.(<표2>
참조)
<그림 2> 10월 21일~11월4일 동안 집배원들의 하루일과 비교
<그림2> 에서 ‘실제’항목은 10월 21일~11월4일 동안의
직무조사표에 나온 평균데이타를 통해서 실제 노동시간패턴을
재구성한 소요시간이다. 이를 비교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1) 실제 총노동시간이 우본세칙(으로 계산된) 총노동시간보다
훨씬 길다.
위의 그림을 보면 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직무조사가 실시된
기간의 평균적인 데이터를 이용해서 도시, 도농, 농촌의 세칙에
의거한 계산상 근무시간은 8시 출근해서 5시 30분 정도에
퇴근한다. 따라서 총근무시간은 약 9시간 30분 정도이다. 그러나
실제 노동시간은 7시 30분정도에 출근해서 7~8시 사이에
퇴근함으로써 2~3시간 더 발생한다. 이는 우본세칙이 지나치게
시간당처리물량을 높게 잡았다는 의미이며, 해당시간에 처리할
수 없을 정도의 물량을 세칙으로 잡고 있기 때문에, 세칙
상으로는 발생하지 않아도 되는 노동시간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렇게 발생하는 초과노동조차
전체적으로 ‘명령시간’을 지정함으로써 실제보다 적게
인정하고 있으며 거기다 ‘경영평가’를 핑계로 집배원들의
고충을 무마시키려 하고 있다.
(2) 직무별 실제노동시간과 세칙(으로 계산된) 노동시간이
불일치한다.
이미 언급한 총노동시간의 불일치 이외에도 우본세칙은
휴식시간을 제외하고는 실제노동패턴과 전혀 맞지 않다. 단적인
예는 순로시간인데, 우본세칙으로 도시의 순로시간을
계산해보면,
도시 = 144(분) = 2시간 24분
이 나온다.
그러나 2시간 24분은 저녁순로시간에도 미치지 못한다(연구팀은
총순로시간을 전날 오후 일반통상 순로시간과 당일 오전
순로시간을 합쳐 계산했다).
(3) 세칙으로 잡히지 않는 직무과정이 존재한다.
예컨대, CS교육, 보험업무, 민원, 심부름, 등기접수 등의 업무는
세칙에 존재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발생하는 업무들이다. 이를
부대업무로 산입할 필요가 있다. 연구팀 직무조사표에도 기타의
내용을 살펴본 바, 이러한 사항들이 기입되어 있었다.
위의 (1), (2), (3)은 지나치게 업무량을 과대평가한 경우이거나
필요한 업무이고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업무임도 불구하고
인력산정에 포함시키지 않은 항목이라고 한다면, 다음 (4)의
문제는 세칙 자체가 설정한 계산방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4) 물량이 반으로 줄면 인력도 반으로 줄어야 한다?
우본세칙은 순로인원 및 배달인원이
‘연간실제물량/연간기준물량’에 의해서 결정된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우본세칙에서 정해놓은 시간당처리물량에 따라
연간기준물량을 계산해내고, 1년동안 실제로 우체국에서
처리하는 물량(연간실제물량)을 나누면 인원이 나오게 되는
구조이다. 그런데, 우본세칙은 실제물량이 줄어들면 인원도 그에
비례적으로 줄어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량이 줄면
당연히 인원이 줄어드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제기하는 것은 물량에 비례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물량이 적은 우체국이라도 다양한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인원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도서산간에서
물량이 작은 우체국은 소요인력이 0.3명이 필요하다고 나왔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다양한 기초적인 업무를 위해서는 1명이
상주해야 한다.
또한 물량이 반으로 준다고 해서, 배달에 소요되는 시간이
반으로 줄지 않는다. 이는 상식적으로 잘 알 수 있다. 배달하는
지역이 정해져 있다면, 물량이 줄어들어도 기본적인 동선이 크게
변경하지 않고 한 가구에 2~3통이 배달되다가 1통으로 배달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본세칙은 실제물량을
기준물량으로 나누는 방식이므로, 물량에 비례적으로 연동되어
인원이 변경되는 구조라는 문제가 있다. 아래 표는 직무조사표에
나온 수천개의 데이터로부터 얻어낸 물량과 배달시간 간의
관계이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이러한 비례적 관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5) 1일 기준노동시간이 9시간이다.
우본세칙의 “1인당 연간 근무일수 및 1일 근무시간”에 의하면
연간근무일수는 251일이고 1일 근무시간은
추가시간(시간외근무시간) 1시간을 포함하여 9시간으로 잡혀
있다. 이에 의거하여 소요인력 산출기준도
“251일×9시간×시간당 처리물량”으로 잡혀 있다. 그러나 1일
기준노동시간에 시간외근무 1시간을 포함하여 연간기준물량을
정하는 것은 타당치 않으며 1일 기준노동시간을 9시간으로
정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상으로도 위반이다. 따라서
시간외근무는 현업 업무량 정도에 따라 조정할 수 있겠지만
기준노동시간은 8시간으로 정해야만 한다. 만일 기준노동시간을
8시간으로 정하다면 9시간일 때보다 최소한 현인력의 1/9이
증원되어야 한다.
<그림 3> 일반통상물량과 배달시간의 관계
(6) 예비율의 문제
체신청 자료에 의하면 2003년 공제일수는 1인당 연병가, 특휴
포함하여 8.6일이고, 연가는 평균 약4일(집배원의 경우
공제일수는 평균 5.9일로 이중 연가는 평균 2일) 발생하고 있다.
이는 다른 공사 참고로 한국철도 2003년 공제일수는 아래 표와
같다.
<한국철도 2003년 공제일수>
그리고 도시철도공사 공제일수는 2003년 17.52일, 2004년에는
19.28일 발생하고 있어 현재 우본 현업인력의 공제일수는
한국철도나 도시철도공사에 비해 매우 적게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와도 차이가 크다. 특히 집배원의 경우 연가가 연평균 23일
발생하고 있음에 비해 사용실적은 2일로 연가사용이 다양한
이유로 제약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5일제 도입 이후 우본은
연가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으나 이는 인력이 현저히 부족한
현업실정을 반영치 못하는 정책일 뿐이다.
이상에서 본 연구팀은 우본세칙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더욱 문제인 것은, 이렇게 문제가 많은 세칙조차 자신들이
불리할 때는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6. 우본세칙의 적용상의 문제점
가장 심각하게 조작·적용한 것은 서울청이다. 실제로 서울청은
자신들의 세칙(우본세칙)을 적용하여 소요인력을 산정할 경우,
2004년말 기준으로 약 1200명의 집배노동자가 모자라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아주 교묘하게 조작하여 실제로는 1차발표 때는
48명이 과원으로 2차는 10명 모자라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어떻게 하였는지 보자.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우본세칙에 의하면 해당우체국의
우편처리물량에 따라 필요한 인력(소요인력)이 산출되게
되어있다(물론 이 세칙도 문제가 있음을 위에서 살펴보았다).
그런 뒤 해당우체국에 현재 집배인력이 얼마나 배치되어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배치인력). 그런데 변수가 있다. 우체국마다
파트타이머, 공익요원 등이 존재하는데, 이 경우 대략 2명이
정규직원 1명의 일을 한다고 계산된다. 이를 감안한다면,
배치환산인력이 나온다. 예컨대 100명의 집배원이 일을 하고
있고 6명이 파트타이머가 있다고 하면, 6명의 파트타이머 인력은
정규직3명으로 환산되어야 하고 따라서 배치환산인력은 103명이
된다. 그런데, 서울청의 경우 배치환산인원에 대한 기준을
변경한 것이다. 예를 들어 100명의 집배원들이 초과노동을
하므로 이들이 실제로 100명분보다 많은 일을 하게 된다고
보고(이것은 초과노동이고 인원충원이 되어야할 부분인데),
100명의 배치인력을 110명의 배치인력으로 환산시켜버린다.
그러면 전체적으로 103명의 배치환산인력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113명의 배치환산인력이 산출된다. 이 113명과 필요한
인력(소요인력)을 비교해보니 인력이 별로 부족한 것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이 얼마나 황당한 논리인가?
이와 유사하게 조작을 한 경우는 강원청이다. 우본세칙 상 연간
기준노동일은 251일이며 1일 9시간이다. 그러나 강원청은 1일
노동시간을 10시간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10시간으로
적용하면 9시간 적용 때보다 기준 물량이 많게 나오므로,
결과적으로 소요인력은 적게 산출된다.
7. 연구팀의 프로젝트 종료 이후‘우본’의 새로운 시도들
본 연구팀의 연구작업 종료 이후 새로운 시도들이 ‘우본’에
의해서 제기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집배원 업무
부하량산정 방안 연구(선지웅, 2005)과 2006년 5월의 서울청의
인력산정안이다.
선지웅(2005)은 “연간 근무일수를 251일(현재) + 26일(토요일
격주 근무) = 277일로 변경하는 것이 합리적” 이라고 주장한다.
집배원 업무 부하량 산정 방안 연구에서는 그
근거로 현재 “토요일 격주근무를 하고 있으므로, 토요일 약
52일의 절반인 26일을 연간근무일수에 반영하는 것이
현실적(p22)”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토요일 격주 근무는
완전한 주5일 근무를 도입하기 위해서 한시적으로 도입된
제도이다. 주5일 근무가 가능한 조건들을 만들어가면서
장기적으로는 도입되어야 할 제도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토요일
근무가 없는 상태에서의 정확한 인력이 산정되어야 하며 그
인원과 배치인력의 차이가 추가적으로 충당되어야만
주5일근무제가 가능하게 된다.
집배원 업무 부하량 산정 방안 연구에서는
‘바람직한 기준(주5일 근무)’과 ‘현실적인 상황(토요일 격주
근무)’을 혼동하고 있다. 비록 기준이 현실에서 지켜지지
않더라도 기준에 비하여 얼마나 현실적인 상황이 부족한지를
파악하고 그 차이를 인력으로 반영하는 것이 인력산정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토요일 격주근무를 현재 하고 있으니
여기에 맞추어서 인력이 산정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이다. 한편 집배원 업무 부하량 산정 방안
연구의 논리를 받아들이더라도,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간과하고 있다. 즉 토요일 근무는 정상근무의 형태가 아니다.
빠른우편이나 특급, 등기 등의 특수한 물량을 처리하기 위하여
9시간보다 적은 시간을 근무하고 있는 형태이다. 그런데 이 날을
정상적인 평일 근무와 동일한 형태라고 주장하는 것도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다.
또한 1일 기준근로시간을, 현실을 반영하여, “시간외
근무시간을 2시간으로 늘려 1일 근무시간을 10시간으로
현실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현실성의
논리는 277일을 연간근무일수로 하자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현재 10시간이상 노동하고 있으니 기준을 10시간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10시간 이상의 노동은 왜 발생하는가?
물량대비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력이 부족하여
초과노동을 하게 되는데 이를 근거로 10시간을 새로운 기준으로
설정하자는 주장은 원인결과의 관계를 거꾸로 파악한 혼동에서
비롯된 것이다. 만약 이렇게 하면 인원은 절대 부족하게 나오지
않는다. 만약 인원이 부족해서 13시간 노동을 한다고 해도, 이제
13시간이 기준이 되므로 인력이 부족하지 않게 되어 버린다.
이런 논리에는 어디가 기준이 되어야 하는지, 그 기준을
초과하는 노동이 집배원의 삶의 질과 육체적·정신적인 건강을
어떻게 파괴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조차 없는 상태를
반영한 것이다.
집배원 업무 부하량 산정 방안 연구의 논리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현재 1명이 1.2명의 일을 하고 있으므로
이제 새롭게 1.2명을 1명으로 보자는 말과 동일하다. 일상적인
언어로 말하자면, “오~호! 10시간 노동도 잘 견뎌냈네…. 이제
10시간을 기본으로 하자”는 것과 동일하다. 이는 역사적으로
노동강도를 높게 설정하는 자본주의적 생산논리와도 일치한다.
시간당 10개를 생산하는 노동자들에게 시간당 11개를 생산하도록
교묘하게 컨베이어 속도를 조정한 뒤 시간당 11개를 생산하는
것이 새로운 기준속도가 되어버리는 것과 동일하다.
또 이러한 연구결과가 반영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2006년 5월
서울청에서는 소요인력 산정에서 기준 노동시간을 10시간으로
늘려 잡는 것이 현실적이므로 그 기준에 의해 인력을 산정하여
제출하였다.
8. 결론
이 글은 집배노동자들의 초과노동이 실제로 존재하며, 이를
인력으로 충원하지 않고 있음을 논증한 것이다. 그러나
우본세칙에 의하면 이러한 초과노동은 발생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므로, 우본세칙의 기준이 잘못되었음을 폭로한 셈이 된다.
아울러 자신들이 가진 우본세칙을 정확하게 지키더라도 인력의
부족이 심각함을 알 수 있는데 이를 조작하여 적용한 기만을
지적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신 노조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사실상
묵과한 측면이 강하다. 인력의 부족실태를 대중적으로
알려내면서, 우체국노조의 인력충원주장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획득할 필요가 있다. 인력충원과 집배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한 동력은 조합원 다수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장시간
노동에 대한 분노로부터 만들어질 것이다. 교섭이든, 투쟁이든,
교육이든 행동하는 집배노동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전국 청
단위로 인력의 부족현황을 집계한 것을 첨부하면서 글을
마친다.
<표> 우정사업본부 체신청별 소요인력(2004년 연간물량과
배치인력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