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간특별호: 한노정연 백서] 200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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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시//

현장에서 미래를  제122호
안윤길

사방팔방 어디를 둘러봐도
시커먼 장막이다
어둠의 연속이다

조선소 하늘아래
살아있는 모든 것들
죽음의 냄새 풀풀 날리는데
아, 어디선가 한줄기 용접 섬광이
시커먼 밤하늘을 가른다

처음엔 한줄기였다
그런데 그것이 신호탄인양
여기저기서 섬광들이
어둠을 갈가리 찢어놓았고
그것은 어둔 만큼 환히 빛났다

그랬다
우린 역시 무지렁이가 아니었다
우린 언제라도 맘만 먹으면
이까짓 어둠쯤이야 갈가리 찢어버릴
불씨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 뜨거웠던 여름!
남목고개* 넘던 그날 그때처럼

* 남목고개: 울산 동구로 들어가는 고개. 87년 그때, 현대중공업노동자들 수만 명이 남목고개를 넘어 시청으로 갔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불씨가 되었음.

- 안윤길 세 번째 시집 <불씨>(도서출판 노동자의힘, 2005)에서

시인 안윤길: 1953년 경북 김천 생. 현대중공업 노동자. 시집 <배만드는 사람들> <골리앗이 울고 있다>가 있음.

2006-07-31 17: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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