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제106호 이전)

현장에서 미래를 > 노동자세상 > 목록보기 > 글읽기

 
삼미특수강 위장해고철회 투쟁
 같은 조건, 같은 곳에서 일할 권리

현장에서 미래를  제23호
김창남






이번 호 현장통신에는 삼미특수강의 투쟁을 다룬 ?같은 조건, 같은 곳에서 일할 권리?와 한국타이어 해고자들의 투쟁을 다룬 ?우리는 왜 아사단식 투쟁에 들어가야만 했는가? 두 편을 실었다.

위장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00일째 상경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는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의 투쟁보고와 폭력적인 노무관리에 맞서 노민추 소속 해고노동자 4명이 열흘 넘게 아사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연대투쟁 호소문을 실었다.

이 두 사업장 노동자들의 투쟁은 97년에 한국노동자들이 처한 극한적인 상황을 잘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투쟁의 형태에서는 두 사업장이 상경농성투쟁, 아사단식투쟁이라는 극한적인 형태를 띄고 있지만, 성격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의 위장정리해고 철회투쟁이 노동법 개악 이후 최초의, 그리고 대규모의 위장정리해고에 맞선 투쟁이라면, 한국타이어 해고노동자들의 아사단식농성투쟁은 87년 노동자대투쟁 이전 군부독재정권 하에서나 있음직한 폭력적인 노무관리에 맞서 현장 민주화를 요구하는 투쟁이다.

이처럼 97년, 한국의 노동자들은 ‘낡은’ 노동탄압과 ‘새로운’ 공세라는, 자본의 두가지 탄압과 공세 속에서 여전히 고통받고 있고, 여전히 ‘생존권’과 ‘현장민주화’를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투쟁과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현장 민주화 투쟁이 승리하길 바라며, 전국의 노동형제들의 뜨거운 지지와 연대를 촉구한다.


같은 조건, 같은 곳에서 일할 권리

- 포철의 삼미특수강 인수과정 위장정리해고 철회투쟁



김 창 남 / 삼미종합특수강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1. 개요


지난해 12월 16일 그 동안 자금압박에 시달려온 삼미특수강 경영진은 공장 일부(인원기준 3,200 중 2,342명, 면적기준 약 80%, 매출액 기준 약 50%)를 포철에 매각한다는 결정을 노동조합에 일방적으로 통보하였다. 이에 노동조합에서는 즉각 비상간부회의를 소집하여 논의한 결과 “일방적인 공장매각에 반대하며 부득이하게 매각할 수밖에 없다면 단체협약에 명시된 고용승계와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 승계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매각 당사자 중 포철과 삼미특수강은 또다른 당사자인 노동조합을 완전히 배제시킨 채 고용문제는 아랑곳 없이 일방적인 매각협상을 진행시켜 지난 2월 17일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계약은 ‘자산 매매계약’ 형태를 띠고 있으며 계약서의 내용 중 인원문제에 대해서는 “근로자를 승계할 의무를 포철에 부담시킬 수 없으며, 종업원을 신규채용하는 과정에서 포철이 채용하지 않는 종업원에 대해서는 삼미특수강이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킴으로써 노동조합의 고용승계 요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고 하였다.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한 달 정도 지나 삼미그룹은 3월 19일 최종 부도가 나고 말았다.

현재 삼미특수강은 법정관리를 신청중이고 법원에서는 재산보전 관리인(황선두)을 선임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부도가 난 강판공장은 1개월 여 동안 가동을 중단하다, 지난 4월 22일부터 임직원들의 임금을 운용해서 그 자금으로 원자재(핫코일)를 구입하여 공장 일부를 가동 중에 있다.

그런 현재 삼미특수강 재산보전 관리인은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30일 1차, 6월 16일 2차로 3.5개월 치의 위로금을 주고 퇴직금은 10월 또는 11월에 주는 조건으로 자진사표자를 모집하였으나 70여 명만 이 조건에 응하여 자진퇴직하자, 응하지 않은 180여 명은 해고를 시켰다. 이로써 포철로의 고용승계 대상인원 중 현재 178명 만이 남아있고 나머지는 정리해고된 상태이다.



2. 공장매각과 관련한 당사자의 입장


 

96년 12. 16.

~97년 2. 6.

97년 2. 17.~

3. 18.

97년 3. 19.~

현재

 

 

 

삼 

미 

특 

수 

강   

일방적인 공장매각 발표, 매각만이 살길이라는 입장.

우선 매각하고 고용문제는 나중에 다뤄야 할 사안.

고용 보장을 위해 최대한 노력.

삼미그룹 전체부도.

포철에서 채용계획 발표한 인원은 채용하도록 포철에 촉구(2,342명중 1,978명 채용 계획)하다 법정관리 판정에 장애물이 된다는 이유로 고용승계 대상인원 580여명 중 178명만 남기고 268명 자진사표, 134명 정리해고 시킴.

 

포 

항 

제 

철 

현재로선 대화단계 아니다.

매각이 끝나면 대화하기로 하자.(서울 사무소장)

노동조합과 법인이 달라 대화할 의무가 없다.

2,342명 중 1,762명을 선별적인 신규입사 형태의 수습사원으로 일부 채용하고 대화 자체를 거부.

 

 

 

노 

동 

부 

사업의 동질성이 인정되므로 당연히 고용승계되어야 한다.

고문 변호사(현천욱, 주완)에게 의뢰해 놓았다며 입장 유보.

사업의 동질성은 인정되나 계약상 자산매각 형태를 띠었음으로 고용승계는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기약속한 1,978명에 대해서는 채용토록 포철 측에 요구 중.

 

 

 

 

노 

동 

조 

합 

일방적인 공장매각 결사반대.

부득이하게  매각할

수밖에 없다면 고용승계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법정 관리 신청 요구.

사주가 누가 되든 내가 일하던 곳에서 같은 근로조건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조합과 대화로써 고용승계문제 해결 보장요구.

고용승계가 아닌 평균연령 40세, 평균근속 15년 노동자들을 수습사원으로, 그것도 모자라 굴복 각서를 쓰도록 요구하는 선별적 신규채용 반대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 촉구.



3. 매각, 인수 과정 속에서의 문제


삼미특수강

․고용 문제에 대한 아무런 대안없이 분할 매각 결정

․조합과 협의없이 일방적인 결정 통보

․고용승계를 명문화한 집단적 근로계약인 단체협약을 무력화시킴으로써 노사신뢰 정착에 막대한 문제 초래

․경영정보의 원천적인 차단으로 자구노력이나 법정관리신청 등 충분한 검토없이 매각결정

․매각 금액에 대한 의견차가 컸음에도 매매계약체결(채권단 1200억 지원 약속이 체결 후 파기됨)

․고용 창출이나 일자리가 없는 가운데 단지 고용승계와 조합승계시는 인수할 수 없다는 포철의 압력에 굴복하여 ‘포철로 채용되지 않는 인원에 대해서는 삼미에서 책임지겠다’는 무책임한 내용을 계약서 내용 속에 포함시켜 정리해고의 빌미 제공

․그룹 부도 후 정부, 채권단, 포철에 당했다고 할 정도의 무대책으로 삼미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길거리로 나앉게 함

․고용승계 대상인원 2,342명 중 1,762명 창원특수강에 신규선별입사, 나머지 580명 중 229명은 자진퇴사(사실상 정리해고), 173명은 정리해고, 나머지 178명은 삼미특수강에 잔류하고 있으나 3차 정리해고가 예상 됨

․삼미특수강에서의 정리해고나 자진퇴사는 결국 포항제철에서 고용승계를 하지 않아서 생긴 것이며, 원인을 제공한 포항제철은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임


포항제철

․무노조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분할인수방식 채택

․자산인수(노동법적인 측면을 도외시하고 상법적인 측면만 가짐)라는 변칙적인 방법 동원 - 고용과 단협, 노조승계를 거부하기 위한 술책

․사업의 동질성이 인정되므로 당연히 고용승계되어야하나 선별적인 신규채용 형태의 인원선발

․인수부분 총 2,342명 중 1,978명을 채용하겠다는 약속을 양사가 약속하였으나 수습사원으로 3개월을 지내고, 각서제출을 요구함으로써 제 2의 정리해고 우려를 갖게 하는 등 의도적인 난관을 조성하여 현재는 1,762명만 채용한 상태

․공기업 포철이 앞장서서 정부의 고용안정정책에 반대함으로써 사회불안 초래

․개정 노동법의 정리해고 요건에 ‘기업의 인수․합병시’가 빠져있음에도 변칙적이고 위장된 형태로 정리해고

․공기업의 경영은 사회적인 상식을 반영하여야 함에도 사기업보다 앞장서서 무노조의 방침과 고용불안을 야기시켜 경제질서의 혼란을 자초하고 있음

․매각전 노동부는 고용승계해야 한다는 유권해석과 행정지도를 내린 바 있는데 수용치 않아 정부의 공신력과 신뢰는 땅에 추락. 포철의 거부 이후 노동부의 입장이 오히려 바뀌는 기현상 초래



4. 노동조합의 주장


신한국당의 날치기 노동악법이 3월에 재논의될 때 여․야가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거듭한 안이 “기업의 인수․합병시 정리해고의 대상이 되는가? 안되는가?”였으며 결국 정리해고의 대상에서 제외키로 합의하면서 노동측이 자본측에 많은 것을 양보한 적이 있다. 그러나 포철은 노동조합을 와해시키고 정리해고를 자행하는 악덕경영진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 부도까지 난 삼미측에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자산인수’라는 형태를 취하는 등 법망을 빠져나가 보려는 얄팍한 술수를 썼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다. 국민의 기업 포철이 똑같은 설비로 생산하는 동일한 생산품, 고급 노동력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각서로 굴복까지 시키고 신규채용 운운하며 저지른 행위는 법을 떠나 도덕적으로나, 일반 상식적으로 옳지 못하다. 위장된 정리해고는 정리해고다. 일방적인 매각발표 이후 우리는 줄곧 고용승계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포철에 요구해 왔다. 일을 해야 할 노동자가 일자리가 없어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번 포철의 정리해고 사례는 비단 우리 조합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의 1,200만 노동자 모두의 문제이다. 이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자본의 탄압은 더욱 거세어질 것이며, 노동자의 생존권은 그야말로 절박한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5. 노동조합의 대응 및 활동


․전조합원과 마산, 창원 시민들 11,000여 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청와대를 비롯한 21곳에 제출

․지역 항의집회, 사내 공청회, 조합원 교육 및 시민 선전전을 수 차례 실시

․매각의 한 당사자인 포철의 대화 거부로 삼미특수강 사측과 9차례에 걸친 단체교섭을 실시하여 대화로 문제를 풀고자 노력함

․“국민의 기업 포항제철이 국민을 죽이려 합니다”는 제하의 광고게재(한겨레, 조선일보)

․3차례에 걸친 서울 상경투쟁

<1차 : 97년 1월 9일~10일>

인원 : 53명

목표 : 삼미, 포철, 통상산업 항의방문을 통해 계약시 고용승계를확실히 보장할 것을 요구

진행 : 삼미회장, 포항제철 서울사무소장, 통산부 철강금속국장과 면담

성과 : 계약이 성사되면 교섭과 고용승계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


<2차 : 97년 3월 4일~7일>

인원 : 315명

목표 :일방적인 선별적 신규채용에 항의하고 고용승계할 것을 요구

진행 : 삼미회장, 포철 서울사무소장, 신한국당 민원부국장, 노동부 근로기준국장 면담. 집회 및 선전전

성과 : 삼미, 포철, 노동부, 노동조합과 4자 면담성사


<3차 : 97년 3월 25일~현재>

인원 : 126명

목표 : 고용승계 쟁취의 그날까지 투쟁하기로 결의

진행 : 포스코빌딩, 포철 김만제 회장집앞, 정부종합 1, 2청사, 종묘, 서울역 등에서 집회 및 선전전. 가족들과 함께 하는 투쟁 벌임. 명동성당에서 4명의 조합간부 21일 간에 걸친 단식농성 및 철야농성 투쟁. 6월 20일 현재 89일째 상경투쟁 중

성과 및 현재까지의 내용 : 포철은 언론을 통해 상황을 왜곡시키며 (서울신문, 각 경제 일간지 등) 오히려 합법적으로 집회를 하는 조합간부 및 조합원 34명을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고발. 민주노총을 비롯한 16개 단체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를 6월 23일 발족


․5월 6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기업 인수․합병시 정리해고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공청회 개최

․공청회 이후 노동부에서는 신 홍(서울시립대 교수, 중앙노동위원회위원), 김유성(서울대 교수) 등 전문인 6인에게 의견서 제출을 부탁하여 이 중 두 분이 의견서 발송

․5월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월례상임위에서 국민회의 방용석, 신한국당 홍준표 의원의 질의에 진 념 노동부 장관의 답변이 있었음

․그 동안 삼미특수강 문제가 당사자인 노동조합과 포항제철이 해결하기를 지켜봐오던 민주노총과 재야단체들도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6월 23일 ꡔ고용안정과 삼미특수강 위장정리해고 공동대책위원회ꡕ를 발족하여, 앞으로 수없이 발생될 정리해고에 대한 사전 대응책과 현안문제인 삼미특수강 문제해결을 위해 범국민적인 활동을 전개하기로 함

․6월 25일 변호사회관에서 중립단체로 일컬어지는 한국노사발전연구원(원장 : 신홍 교수)주최로 ‘영업양도와 고용승계 - 삼미특수강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정책토론회 개최



6. 결론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포철의 삼미특수강 부분인수는 ‘영업양도인수’가 아닌 ‘자산인수’ 형태를 띠며 고용승계와 조합 및 단체협약승계를 거부함으로써 개정된 노동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고용문제를 매각하는 쪽에 전적으로 떠넘기는 형태를 취하며 급기야 부도까지 몰고 온 이번 사태는 새삼 기업의 사회적 윤리와 책임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한다. 위장된 형태의 정리해고를 통해 15년 이상 묵묵히 국가 기간산업에 종사해 온 노동자를 가혹하게 탄압하고, 가정을 파괴하고 파탄시킨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국민의 세금으로 세워진 공기업 포철이 앞장서서 법을 어기고 노동자를 탄압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정리해고는 반사회적인 범죄행위다. 경제정책의 실패와 경영의 실패를 노동자에게 모두 덮어 씌워서는 안된다. 이는 경제발전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근로의욕의 상실 등으로 향후 악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포철은 이처럼 전근대적인 노무관리로 무노조 방침을 고집하고 있고, 이를 통해 노동자를 통제하고 탄압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이려 혈안이 되어 있다. 이번 고용승계투쟁의 발단은 본질적으로 포철의 무노조 방침에서 비롯되었다. 이것이 바로 한 때 대한민국 경제 부총리를 지냈다는 김만제 포철 왕국의 실상인 것이다.


우리는 이번 투쟁을 제민주단체와 함께 할 것이며,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정리해고를 박살내고 고용승계가 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공기업 포철은 삼미 노동자의 고용 승계 보장하라 !!

      삼미 가족 다 죽는다, 정부는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라!!


                                                     

한/노/정/연

1997-07-01 00:00:00

의견글쓰기 프린트하기 메일로 돌려보기
이 글에 대한 의견보기  다른글 의견보기
아직 올라온 의견글이 없습니다


| 목록보기 | 윗글 | 아랫글 |

(구)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00-272) 서울시 중구 필동2가 128-11 상전빌딩 301호   Tel.(02)2277-7957(팩스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