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제106호 이전)

현장에서 미래를 > 특집 > 목록보기 > 글읽기

 
다시 요구되는 게급현실과의 결합

현장에서 미래를  제25호
곽탁성






노동법개악, 그이후 6개월





다시 요구되는 ‘계급현실’과의 결합

곽 탁 성

?

구조조정의 완성을 위한 자본의 공세

이 종 탁

?

97임단투는 무엇을 보여 주었는가

이 은 숙

?

       기아사태

올바로 보고, 똑바로 대응하자

강 연 자

자본간의 무한경쟁과 노동자계급에 대한 무한수탈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의 정책, 제안 등이 구조조정, 유연화, 경쟁력강화 등의 이름으로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상반기 전선의 주도권을 잡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던 총자본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정리해고특별법’ 제정 요구를 중심으로 이른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향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에서는 지난 9월 5일 제6차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총자본의 공세에 맞서 ‘경제민주화와 고용보장’을 쟁취하기 위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의하고 이를 위해서 9월 이내에 산하사업장에서 총파업을 결의해내기로 하였다.

노동법이 개악된 지 이제 6개월, 잠복되고 예고되었던 노자간의 대결이 다시 전면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세를 반영하여『현장에서 미래를』에서는 현재의 조건과 이후의 전망을 잡아보고자 「노동법 개악, 그이후 6개월」을 특집으로 잡았다.

특집 1 ?다시 요구되는 ‘계급현실’과의 결합?에서 필자는 총노동과 총자본의 대립이 전면화된 상반기조건을 분석하면서 노동운동진영의 중심적 위치에 있는 민주노총이 이러한 정세에 조응한 계획과 대립구도를 갖고 있지 못했음을 규명한뒤 하반기에 접어든 현재 그것이 변화해야 할 조건에 처해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또 산업구조조정은 총노동의 관점에서 대응해야 함을 설명하고 이를 위해 ‘전망과 주체’의 결합이 본격화되어야 함을 제기하고 있다

특집 2 ?구조조정의 완성을 위한 자본의 공격?은 7월 31일부터 8월 22일까지 재경원,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이 개최한 4개의 토론회 내용을 통해 정부와 자본의 제정책이 구조조정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음을 분석한 글이다. 필자는 정부의 기능과 역할제고, 기업의 구조조정,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표현되는 각 정책들이 결국 노동자계급이 투쟁으로 쟁취한 모든 성과를 무력화시키고자 할 것이기 때문에 각별한 대응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특집 3 ?97임단투는 무엇을 보여 주었는가?에서 필자는 올 임단투 과정과 특징적 양상을 분석하고, 특히 98년 노동운동을 힘차게 열어가기 위해서는 ‘고용문제’에 대한 인식전환과 적극적 대안 -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자간 차별 철폐 - 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집 4 ?기아사태, 올바로 보고, 똑바로 대응하자?에서 필자는 기아사태는 본질적으로 총자본이 추진하고 있는 경쟁적 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며 ‘노동의 유연화’라는 총자본의 노동공세가 일관되게 관철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반면 노동진영의 기아살리기는 ‘고용과 근로조건 사수’라는 자신들의 요구를 쟁점화하지 못하고, 개별기업 살리기를 위한 노사화합노선을 취함으로써 노동계급내 연대전선을 차단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다시 요구되는 ‘계급현실’과의 결합

- 97상반기 노동정세 평가와 하반기 전망 -


곽 탁 성 / 정세분석실장






1. 들어가며

다시  전면화되는 노자간의 대립 

개악된 노동법을 통해 노자관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자본진영은 ‘경제위기’ 공세를 매개로 이러한 역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공세를 임․단투를 통해 가해 왔다. 자본간의 치열한 경쟁과 맞물리며 전개되고 있는 이러한 공세는 그 이론적․정책적 준거를 다듬으면서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7월 31일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라는 주제로 재정경제원과 노동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토론회, 8월 18일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 및 기업지배자 구조의 선진화’라는 주제로, 8월 20일 ‘경쟁적 시장 구조로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한국개발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를 통해서 자본측은 파견근로제의 도입, 계약직근로, 시간제근로의 활성화, 퇴직금 제도의 개선, 연월차 휴가제도의 개선, 국내 M&A시장에 대한 외국 자본의 참여폭 확대,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긴박한 부실기업의 인수에 대해서 일정기간 동안 공정거래법상 출자총액 제한의 예외 인정 등을 제기하였다. 이러한 정책방향 제시는 곧바로 현실화되었는데 7월 28일 전경련에서 제기한‘구조조정 특별법’ 8월 18일 연월차 수당 부지급 행정해석과 철회, 8월 21일 헌법법재판소에서 내린 퇴직금 우선변제조항에 대한 위헌 판결, 8월 31일 임금 - 인원감축에 관한 노조동의서 첨부를 주요 내용으로 개정된 부도유예협약 등이 그것이다. 현재의 조건과 자신의 안(案)을 관철시키는 경로를 놓고 자본 분파간에 차이는 존재하지만 - 특별법과 시행령을 놓고 벌이는 전경련과 경총의 의견대립 - 자본측의 방향설정이 결코 ‘돌출’된 행동이 아니라 일관된 방향하에 꾸준하게 진행되어 왔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1)


그 어느 때보다도 전선이 늦게 만들어졌던 97년, 9월에 접어들어서도 대구 동산의료원노동조합에서의 단식투쟁, 창원 삼미특수강노동조합과 통일 중공업노동조합의 상경투쟁, 전임자 축소저지를 내건 조폐공사노동조합의 장기파업 등 강도높은 투쟁이 지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9월 5일 민주노총이 주최한 제7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도 확인되었듯이 고용안정, 경제민주화, 사회보험제도개선, 기타 사회개혁 등으로 분류되는 여러 수준의 투쟁과제가 14가지씩이나 제출되어 있다.2)


민주노총은 ‘경제민주화와 고용안정’을 하반기 총괄기조로, 14가지 투쟁과제중 고용안정, 재벌개혁, 국민연금, 의료보험, 교육개혁을 5대 중점 투쟁과제로 설정해 놓았으며 이 날 대의원대회를 통해 9월말까지 산하 모든 노동조합에서 최대한 총파업투쟁을 조직할 것을 결의했다.

이러한 당면의 투쟁과제 뿐만 아니라 97년 대선을 향한 노동운동 진영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 7월 24일 제6차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후보’를 추대, 정치세력화에 적극 나설 것을 결의한 민주노총은 8월 18일 (가칭) ‘국민승리 21 추진위원회’에 190여명의 추진위원을 파견하는 등 대선개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8월 29일 제10차 중앙위원회에서 권영길 위원장의 후보출마문제가 내부이견으로 인해 정리되지 못한 가운데 9월 5일 임시대의원 대회를 통해서 권영길위원장의 대선후보츨마를 추인했다. 권영길 위원장은 9월 7일 (가칭) 국민승리 21 준비위원회에서 제15대 대선에 출마할 국민후보로 추대되었다.

상반기 전체를 놓고 볼 때 가장 많은 성과와 변화를 가져왔던 영역은 산별노조건설을 향한 연맹의 건설과 합법화, 통합연맹의 모색 등이다. ‘연맹의 안착과 산별로의 전환’을 그 과제로 하는 민주노총 제2기(98년 3월~2001년 2월)를 준비하는 이러한 노력은 98년 2월에 통합 금속연맹과 의료산별을 건설할 만큼 구체화되었으며 이를 위해 통합추진위(9월, 통합 금속연맹의 3주체)구성과 공청회(9월 11일경, 병원노련)개최가 준비되고 있다. 상반기 동안 조직발전의 상과 경로를 놓고 다양한 견해가 제출되었던 공공부문도 9월 하순경에 공공부문노조대표자회의의 수련회 개최를 계획하는 등 좀더 구체적인 안을 확정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 있다.


글의 문제의식과 분석대상

이 글은 상반기 노동정세를 점검하고 하반기 정세를 전망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한다. 이 글의 문제의식과 분석대상, 서술체계는 다음과 같다.

작년 하순부터 올 초순까지 진행된 전국총파업투쟁은 과학기술혁명의 성과의 자본주의적으로 이용에 따른 ‘잉여인력’의 배제3) 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자본의 공세로부터 생긴 노자간의 불가피한 대립이었다.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로 규정할 수 있는 이러한 자본의 운동은 자본의 운동이 유지되는 한 지속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것이며 ‘순조로운 자본운동의 보장인가’ 이에 대한 방어와 저항을 통해 ‘노동자계급의 삶과 단결을 유지․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대립은 지난 총파업투쟁을 통해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는 현시기 정세의 기본축을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와 이에 맞서는 계급적․정치적 저항주체의 형성’이라고 규정했었다.4) 이 글도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상반기 노동정세를 규정하는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 그 내용은 어떠했으며 이러한 공세를 받았던 노동자계급의 현실은 어떠했는가? 계급현실이 제기하고 있던 과제는 노동운동진영의 대응기조에 올바로 수렴되었는가, 아니면 일탈했는가? 저항주체 형성의 가능성은 어떠한가? 등이 우리가 점검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문제의식하에 97년 상반기의 조건과 이에 대한 노동운동진영의 진단, 상반기 투쟁과 산별노조건설운동, 대선대응의 주요 특징과 그 연관성, 하반기 전망과 과제, 이러한 맥락에서 본 97년의 위상 등을 정리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은 노동법이 개악된 이후 반년이 지난 현재의 주소를 점검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2. 97년 상반기의 조건과 그 인식은


전면화되고 일상화된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립

97년 상반기 조건분석의 출발점은 전국총파업투쟁의 성과와 한계, 과제에 대한 분석이다.5) 전국총파업투쟁을 거치면서 변화된, 그리고 확인된 가장 특징적인 점은 ‘총자본과 총노동 대립의 전면화, 일상화’라고 할 수 있다. 95년 민주노총의 출범은 이미 그 자체로 전노협과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의 총노동의 성립을 의미하고 있었다. 총파업을 경과하면서 - 민주노총의 존립은 전국총파업성립의 필요조건이기도 했다 - 자본의 공세에 대한 총노동수준의 대응은 더욱 필요해졌고 이는 민주노총의 위상강화, 중앙집중력의 강화로 표현되고 있다. 그것은 동시에 총자본의 공세가 이전과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96년 4월 이른바 신노사관계구상을 고리로 한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를 계기로 전면화된 이러한 대립은 전국총파업이라는 물리적 대결로 표현되기도 했다. 총파업을 경과하면서 자본측은 경제위기 이데올로기 공세, 개악된 노동법의 연착륙 시도, 나아가 노동법의 완성을 향한 법과 제도의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최근 ‘정세개입적’인 정책을 제출하고 있는 관변 연구단체들의 동향은 그 공세의 입체성을 확인하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대립은 개악된 노동법과 총파업이후의 제반 조건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었다.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시간제, 교섭권 - 체결권 일원화, 전임자 임금문제와 같은 개악노동법과 총파업 참가자와 조합에 대한 고소․고발, 징계․해고, 손해배상청구, 파업기간중 중 무노동무임금 적용 등은 이미 노자간 대립을 ‘예고’하는 쟁점으로 예상되었다. 현재의 지형에서는 기업별노조에 의한 교섭과 투쟁이 일반화되어 있지만 예상되었던 쟁점사안들은 이미 총노동 수준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었고, 총파업투쟁을 경과하면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한 자본측 또한 노동법의 연착륙과 그 완성을 위해서는 총자본 수준의 대응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이렇듯 전면화되고 일상화된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립을 현실의 대립구도로 올바르게 표현하면서 민주노총으로 상징되는 총노동진영이 새로운 전진을 할 것인가, 왜곡되고 허구적인 대립구도로 이러한 현실을 비켜나가면서 질곡에 빠질 것인가, 97년은 이를 검증하는 정치적 시험대의 첫해였다.


그렇다면 자본의 공세는 어떻게 전개되었고 당시 대중의 상태와 요구는 어떠했는가?

전체적으로는 경제위기 공세와 ‘고용안정’ 대 ‘임금동결’ 맞바꾸기, 개악노동법의 고착화와 자본주도의 교섭체계확보를 그 방향으로 하면서 전개되었다. 3월 11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30대 그룹 임금동결 결정, 3월 12일 노동부의 임금교섭지침 제시와 - 고용안정 자세로 임금교섭에 임할 것 권고 - 3월 18일 경총에 의한 기업의 임금총액 동결 발표로 이어진 이러한 공세는 마침내 4월 1일 청와대 영수회담을 통한 경제대책협의회 구성이라는 허구적인 사회적 합의의 강제로 이어졌다. 같은 날인 4월 1일 경총의 임단협 지침 발표에 이어 5월 12일 노동부의 노동관계지원에 관한 지침, 5월 25일 노동부 교섭권 위임에 관한 유권해석 등이 제출되면서 총자본의 입체적인 공세는 계속되었다.

2년 후로 유예되었지만 이미 법제화된 정리해고 조항이 주는 대중적 불안정성과 위기감, 공장과 가두에서 전국적인 단일쟁점을 갖고 2개월 이상을 싸웠지만 복수노조 설립조항의 쟁취를 제외하고는 자본의 논리가 대부분 관철된 노동법, 총파업 후유증으로 불려지는 자본의 공세에서 오는 대중적 무력감, 지역과 업종에 따른 부분적인 차이는 있지만 - 자신감의 확인과 같은 - 대중의 상태는 앞에서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더구나 여러 수치를 들이대면서 경제위기 공세까지 전개되는 상황에서 “왜 이렇게 분위기가 안 뜨는가?”하는 물음은 우문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경우 올바른 계획에 의해 대립선을 쳐나가면서 조직내부를 정비하고 이를 통해 대중적 동력을 회복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전선돌파의 방법이다. 이데올로기투쟁에서부터 물리적 대결에 이르기까지 결코 형식적이지 않고 실질적인 전국적 수준에서의 바리케이트 설치! 그것은 이 시기에 절실히 요구되는 과제였다.


노자간 대립구도, 정세에 조응했는가

3월 27일 민주노총의 제5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한 97년 총괄 사업기조에는 경제개혁․재벌개혁투쟁, 조직역량확대 강화 및 산별노조 건설, 사회개혁투쟁 및 정치세력화추진 등이 제출되어 있다.6)

그렇다면 이러한 사업기조는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를 정면에서 방어하고 이를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조직적 발전으로 수렴할 수 있는 정세에 조응한 올바른 대립구도인가

첫째, 경제개혁 - 재벌개혁투쟁은 정세적으로, 내용적으로 이러한 올바른 대립구도를 만들어낼 수 없었다. 이론적 엄밀성을 갖지 못한 채7) 경제위기에 대한 ‘소극적 거부와 암묵적 인정’이라는 기조하에 전경련 타격으로 출발한 경제개혁 - 재벌개혁 투쟁은 사실상 투쟁의 집중점을 비켜나갔는데 당시 입체적 공격을 받고 있던 ‘현장’은 사안별 대책위 구상이라는 계획아래8) 현장 그 자체의 대응으로 맡겨지고 있었다. 정경유착근절, 재벌의 경제력 집중억제 등의 투쟁 내용 또한 근대화된 독점 자본주의체제를 미화하며 자본주의적 합리화를 요구하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 … 기업비리 등으로 일반국민이 기업활동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되고 자본주의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며 …”9)


자본주의적 합리화를 집요하게 추구하고 있는 자본에게 다시 합리화를 요구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재벌개혁투쟁은 상당한 정치역량과 조직역량을 전제하고 있으며 현재와 같이 산별노조건설이 초보적 수준에서 모색되는, 그나마 총파업이후 더욱 열악해진 상황에서 이러한 투쟁은 현장에 과도한 부담을 주게 되고 그 결과 상층부의 투쟁과 현장과의 괴리로 나타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다음과 같은 평가는 투쟁의 방향과 내용, 조건에 대한 깊이있는 검토가 비어있는 현상기술적(現像記述的) 진단’이라고 할 수 있다.

“95년은 민주노총 건설, 96년은 노동법 개정 등 당면 최대과제에 몰두한 결과 사회개혁투쟁이 거의 추진되지 않았음. 사회개혁투쟁에 대한 조직내 공감대가 크게 높아지고 있지만, 민주노총 중앙의 정책사업중심으로 흐르는 경향이 강함 사회개혁과제별로 사업영역을 구체화하고 단위노조 조합원 대중이 힘있게 결합할 수 있는 대중화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음”10)

둘째, 이러한 기조와 함께 노동법을 둘러싼 대립전선은 연초에 5월 총파업설에서 불복종운동 수준으로 격하하더니 사안별 공동대책위 구성이라는 사후적 수준의 처방으로 더욱 약화되다가 이후에는 실종되고 만다. 고소․고발자의 공동출두 조직화(출두 날짜를 맞추고 그 전까지는 출두를 거부하는)가 유일하게 눈에 띄는 대응이었다. 총자본의 입체적 공세와 이를 비켜나가는 중앙의 대응기조, 개별사업장으로 이월된 전선, 상반기 노자간 대립구도는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셋째, 가장 주요하게 지적할 것은 민주노총 97년 사업의 총괄 기조가 정치세력화 플랜을 중심으로 구성되면서 이것을 중심으로 여타 사업이 배치되었다는 점이다. 문제는 그 정치세력화계획이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에 대한 대응, 현장의 방어와 맞물리는 것이 아니라 선거일변도의 내용으로 구성되면서 정치세력화와 대선대응도 당면 투쟁도 둘 다 약화시켰다는 데 있었다. 95년 하반기부터 작성된 이 플랜은 전국총파업투쟁을 조기에 마무리짓는데도, 나아가 “투쟁은 잘 했는데 마무리를 잘 하지 못했고 결국 과제는 정치세력화”라는 식의 기가 막힌 총파업투쟁평가를 낳는 데도 주된 배경이 되었다. 경제개혁 - 재벌개혁론의 등장도 ‘정치력과 교섭력 강화의 필요성’을 정치세력화의 주된 근거로 설정하는 정치방침과11)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상반기 노동운동은 두 가지의 경로의 발전 전망을 갖고 있었다. 96년 4월 이른바 신노사관계구상 이후 더욱 전면화되고 전국총파업투쟁을 거치면서 보다 분명해지고 있는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와 정면 대결하면서 이를 파열시켜 나가는 경로와 제도화된 노동조합의 현장동력을 기반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자본과의 동반자적 위상을 확보해 나가는 경로가 그것이다. 전자의 경로는 잔업없는 생활임금의 쟁취, 전산업 전업종에서의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확보, 노동관계법의 민주적 개정과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모든 반민주악법의 철폐 등을 전면에 내걸고 노동운동진영의 역량을 정비․재충전시키면서 동시에 자본의 공세를 분쇄하는 길이고 후자의 경로는 강화된 노동운동의 사회적 위상, 그 구심인 민주노총의 중앙집중력을 바탕으로 현장의 투쟁동력을 이른바 정책참가, 정치력과 교섭력 강화 등으로 수렴하면서 자본측과의 파트너쉽을 형성하는 길이다.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는 불행하게도(?) 노동과의 동반자적 관계를 원치 않으며 오히려 그러한 관계를 시장경제의 논리로 철저히 재편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 결국 전자의 경로만이 노동운동이 모색해야 할 가장 미래지향적인 전망이며 유일한 경로였지만 우리가 앞서 확인한 바와 같이 상반기 노동운동은, 엄밀하게 말해서 민주노총은 후자의 경로를 밟고 있었다. 국민과 함께 하는 운동을 기조로 내걸면서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에서 비켜나가는 허구적 대립구도를 설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3. 상반기 투쟁과 산별노조건설운동 그리고 대선대응


97년 상반기 투쟁이 대부분 마무리된 현재 우리는 몇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예년보다 낮아진 임금인상 요구율과 타결율(총액기준 12.3%와 8.2%, 97년 8월 13일 현재) (각주 최근 3년간의 요구율과 타결율을 살펴보면 94년 15.6%와 10.5%, 95년 16.0%와 11.6%, 96년 15.5%와 10.7%, 97년 전국단위노조대표자 수련대회 자료집 134쪽), 고용안정보장과 총파업 불이익금지 요구의 부각, 7월과 8월에 투쟁이 돌입하고 마무리될 만큼 현저한 시기지연, 예년에 볼  수 있었던 전국적 집중투쟁의 부재, 교섭권 위임을 통한 공동교섭시도의 일반화 등이 그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개악된 노동법을 기반으로 자본의 주도성이 예년에 비해 상당히 강화되었고 이러한 현실에 저항하여 노동운동진영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완강하게 투쟁을 전개했으며 어느 해보다도 많은 단식투쟁, 상경투쟁, 자본측의 야만적인 테러와 이에 대한 끈질긴 투쟁이 도처에서 발견되었다.


본격화하는 산업구조조정

총파업투쟁을 경과하면서 한층 유리해진 노동법을 갖게 된 자본측은 보다 높은 이윤축적을 위한 산업구조조정을 더욱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고비용 - 저효율을 그 원인으로 규정한 경제위기 공세는 97년 상반기 구조조정의 출발점이었다. 이러한 공세를 통해 자본측은 임금동결을 포함한 임금수준의 억제뿐만 아니라 “생산도 투쟁이다”라는 취지하에 생산성 향상에 노동조합을 끌어들이기도 했고 정부의 규제완화, 민영화,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 많은 사안을 공세적으로 제기해내는데 성공했다.

부분적인 갈등은 있었지만 ‘시장을 통한 구조조정’, ‘불합리한 규제와 제도의 개선에 정부개입 국한’이라는 대원칙에 합의한 정권과 자본의 구조조정 노력은 이후 대단히 빠른 속도와 방대한 규모로 이어졌다. 3월 20일 강경식 부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기업의 인수합병 등을 통한 자율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철폐와 지원책 마련으로 산업구조조정을 촉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5월 7일에는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입법예고되기도 했다. 같은 날 정부는 한국통신, 담배인삼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중공업 등의 민영화를 그 내용으로 하는 ‘공기업 구조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을 제출했다.

이러한 흐름은 6월 들어 더욱 강화되었는데 금융개혁위원회의 금융개혁안을 재정경제원이 수정하여 ‘중앙은행과 금융체제 개편안’(6/16)을 발표했으며, 이어서 금융개혁 세부추진방안(6/20)과 ‘은행책임경영 체제강화 및 금융 지주회사제도 도입’(6/25) 등이 발표되면서 ‘금융계 빅뱅’을 예고했다. 또한 6월 12일 삼성자동차 보고서유출을 계기로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 문제가 제기된 이후 7월 15일에는 기아그룹 28개 계열사중 18개 계열사가 대기업 부도유예협약 적용기업으로 선정, 발표되었다. 부도유예협약은 지난 9월 2일 협약 기간을 2개월 이내로 제한하고 협약 적용시에 주식 또는 경영권 포기각서와 임금 및 인원 감축에 관한 노조동의서를 첨부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개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구조조정은 자본분파간에 치열한 경쟁과 독점화경향 강화, 노동운동에 대한 이른바 유연화공세와 맞물리며 진행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30대 그룹은 한계사업에 대한 정리보다는 신규사업에의 진입을 더욱 활발히 하고 있다. 30대 그룹중 많은 수가 금융업에 진출하였거나 준비를 하고 있고, 유통업과 정보통신분야 역시 대부분의 그룹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5대 그룹의 자산은 30대 그룹의 그것에 비교할 떄에도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5대 그룹의 자산은 30대 그룹의 1/3에 해당하는 상황이다.”12)


중화학공업과 경공업 및 독점자본과 중소영세자본 간의 경기양극화를 넘어서 ‘독점자본간의 경기양극화’까지 나타나고 있으며 최근 기업간 인수․합병의 법적, 제도적 보장이 적극 검토되는데서 알 수 있듯이 ‘자본가에 의한 자본가의 수탈’이 더욱 전면화하고 있다. 경쟁력과 효율성의 강화라는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는 금융개혁은 ‘관치금융 철폐’로 이슈화되고 있으나 실상은 독점자본의 금융진출을 보장함으로써 독점화경향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구조조정의 다른 한축인 ‘노동자계급에 대한 대대적인 수탈’은 고용문제를 중심으로 임금의 억제와 임금체계변화, 노동강도의 강화,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통제 - 전임자 임금과 인원숫자에 대한 공세, 체결권시비 -로 나타났다. 경제위기공세를 통해 임금억제에 성공한 자본측은 퇴직금 중간정산제의 활용,(**) 임금의 성과급적 성격의 도입 시도 - 증권, 금융, 사무직 계통을 중심으로 - 와 매출액 연동제를 제기 - 통일 중공업 - 했으며 신규충원 금지, 노동강도 강화 등을 통해 고용문제로 불안한 상태에 있는 조합원들에 대한 착취를 강화하면서 개악된 노동법을 근거로 - 떄로는 그보다 더욱 후퇴한 수준에서 - 전임자 인원 감소와 임금지급 거부, 체결권 시비 등을 걸어오곤 했다. 이러한 공세는 항상 자본간의 치열한 경쟁 및 위기의식유포와 맞물리면서 진행되었는데 결국 상반기 투쟁은 산업구조조정을 추진 이를 완성시켜 나가려는 정권과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와 이에 저항하는 노동운동과의 대결의 장이었다.

임금, 고용, 그리고 노조 전임자 문제

먼저 요구사안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임금문제는 현상적으로 볼 때 주된 대립지점으로 등장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것이 이제 임투의 시대는 지나갔다는 진단을 가능케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년 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임금문제는 항상 노자대립의 한복판에 위치했었다. 92년 한자리수 임금억제정책과 93년 총액임금제가 그러하고 94년 노경총 밀실합의, 95년 공익대표제 도입 등도 사회적 합의의 외양을 띤 임금억제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올해에는 경제위기 공세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 문제의 위상이 축소된 듯이 보이지만 사실 고용문제를 앞세운 자본의 공세에는 이미 임금동결과 임금억제 나아가 성과급제로의 임금체계개편 등과 같은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본다면 임금문제는 자본의 유연화공세로 가리워져 있지만 여전히 전체 전선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 셈이다.13)

개악된 노동법에 의해 이미 예고된 갈등은 자본의 공세와 함께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조합활동과 근로조건을 중심으로 개악안들이 쏟아져 나왔고 무교섭! 무분규! 무인상! 이른바 ‘3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하였다. 자본측의 공세에 맞서 ‘정리해고시 노조와의 협의’와 고용안정협정체결과 같은 고용안정조항은 노동측이 제기하는 가장 중심적인 요구였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민주노총은 4대 임단협공동요구로 임금동결과 삭감반대, 고용안정과 공동교섭쟁취, 노조지원연대실현, 노조전임자 축소저지 등을 내걸고 투쟁에 돌입했다.

4대 임단협 공동요구를 만들기는 하였지만 실제 협상이 전개되고 투쟁에 돌입했을 때 전임자 임금 부지급, 전임자 축소 뿐만 아니라 단협유효기간의 연장 등과 같은 개악안을 철회시켜내고 총파업으로 발생한 고소․고발, 손배청구, 무노동무임금 문제를 방어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동측은 힘겨운 투쟁을 전개해야만 했다. 공공부문 사업장에 집중되었던 전임자 문제의 경우 대부분 자본측의 개악안을 철회시켜냈고 전임자임금 축소시 노조와 합의(기독교 방송), 전임자 임금삭감불가항목 추가(부산일보) 등의 성과도 남겼지만 6월 12일부터 전면파업과 부분파업, 상경투쟁을 결합하며 전개되고 있는 조폐공사노동조합의 투쟁과 같이 전임자 축소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97년 들어 가장 첨예하게 쟁점화되고 있는 고용문제는 몇 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미특수강 위장 정리해고 투쟁과 같이 적극적인 저지투쟁을 벌이는 경우와14) 정리해고시 노사합의, 고용안정협정체결, 고용안정위원회설치 등과 같이 아직 전선이 형성되지 않고 ‘잠복’되어 있는 경우, 기아자동차노동조합과 같이 회사살리기운동에 적극 나서면서 고용안정을 확보(?)하려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번째 경우가 ‘변형된 정리해고’의 성격을 지닌 자산인수 방식에 대해 고용보장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이라면 두번째와 세번째의 경우는 ‘잠복’되어 있는,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대립을 예고하는 사례인데 이 경우 경계해야 할 점이 있다. 고용안정협약의 경우 “회사는 인위적 인원감축을 하지 않으며 노조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고용안정협약서 참조) 사업장 별로 다소간에 차이가 있겠지만 단협이든 위원회형식이든 이러한 기조에서는 큰 틀에서 차이가 없다. 문제는 인위적 인원감축저지라는 지점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함으로 말미암아 신규인원충원 중지, 배치전환 등을 통한 - 때로는 노골적인 작업시간 단축 등을 포함하여 - 자본의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사실 자본은 즉각적인 정리해고보다는 앞에 지적한 내용을 주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있음에도 많은 경우 이 지점에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지 않고 있으며15) 그 결과 대의원과 같은 중견간부와 조합원이 모든 부담을 지게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지도부와 긴밀하게 결합된 현장투쟁의 복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연대강화, 노동시간의 단축을 포함한 총노동전선의 형성 등 여러 수준의 과제가 신속하게 준비되면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16)


예고된 대립, 계획의 부재, 힘겨운 방어

다음에 투쟁형태를 살펴보자.

전체적으로는 교섭준비와 돌입기(4, 5 ,6월), 투쟁돌입과 마무리기(7, 8월)로 그 시기와 성격을  나누어 볼 수 있다. 예년보다 한달 가량 늦게 전선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러한 시기지연과 전선의 집중성 부재를 돌파하기 위해서 민주노총에서는 5월 29일 제6차 중앙위원회를 통해 제2차 투본대표자회의(5월 15일)에서 제출된 ‘나라살리기 11대 요구’를 ‘나라바로세우기 13대 요구’로 수정․확정하면서 정치전선의 구축과 7월 초 총력투쟁돌입을 결의하면서 상반기 투쟁의 상을 확정했다. 시기지연의 원인으로는 총파업으로 인한 임․단협 준비 지연, 교섭권 위임이라는 새로운 전술채택, 경제위기공세와 정치적 현안문제(한보, 김현철 비리, 대선자금) 등으로 인한 임단협의 쟁점화 미흡, 노동법 독소조항을 무기로 한 자본의 공세 등이 시기지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17) 그러나 주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어느 지점에 어떠한 바리케이트를 설치했던가 하는 점이 지적되어야 한다. 개별 사업장 수준에서 쉽게 치고 나오기에는 전체적인 노자대립 지형이 전면화되어 있고, 편차는 존재하지만 연맹수준의 규정력도 한계가 있는 조건에서 투쟁시기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상반기 이데올로기 투쟁에서의 패배, 민주노총의 합법성 쟁취투쟁 이외에는 발견되지 않는 노동법 불복종 운동의 방치는 ‘시기지연’ - 그것도 내부정비와 맞물리기 보다는 상황에 이끌려가는 - 의 주요한 원인이었고 개별사업장은 힘겹게 - 때로는 버티는 심정으로 - 전선에 대응했어야만 했다.

이렇게 전선구축이 지연되면서 두가지 흐름이 만들어졌다. 무노조사업장이나 노조조직력이 취약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임금동결이나 사측에 교섭권을 위임하는 흐름이 전자이고18) 시기적으로 분산되고 쟁점상으로도 전국적 집중성을 갖지 못하면서도 완강하게 투쟁에 나서는 흐름이 후자이다. 6월 26일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의 사측으로의 교섭권 위임선언과 뒤를 이은 여러 기아계열사들의 교섭권 위임선언은 전자의 흐름이 대폭 강화되어지는 징후로 민주노조진영에 상당한 긴장감과 부담감을 던져주었다. 그러나 제한된 조건과 수준에서나마 7월 이후 투쟁이 전개되면서 전선은 복구되었고 7월 15일 부도유예협약 적용이후 기아사태는 - 기업을 살리면서 노조를 살리자는 점에서 내용상으로는 그 맥을 같이 하지만 - 제3자인수 반대투쟁이라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기아살리기 운동은 9월 들어 노조에 인원감축 동의서 요구가 강화되면서 ‘경제민주화와 고용안정쟁취’를 내걸며 민주노조진영이 안고 있는 여러 사안과의 결합을 시도하는 등 문제의 보편화를 위한 시도를 전개되고 있지만 그 동안의 과정에 대해 우리는 문제의식과 과제인식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아살리기와 이를 통한 노조살리기’라는 대응기조로 문제의 해결이 가능한가 하는 점을 제기하고자 한다. 어떠한 경로로 문제가 해결되건 고용문제에 대한 공세가 전면화될 것임은 너무나 분명하고 그것은 상당히 정치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경쟁의 원리’를 그 내용으로 하는 기아살리기 - 다른 경쟁사보다 조금더 열심히 일해서, 조금더 많은 차를, 조금더 싸게 팔아서 회사의 빚을 갚아나가고 이를 위해서는 성금까지 모금하는 - 운동에 민주노조진영의 ‘연대의 원리’가 결합하기에는 처음부터 한계가 있었다. 조금더 열심히 일하고 조금더 성금을 내는 조합원의 행동에도 조합원간 ‘경쟁의 원리’가 개별기업내부에서의 ‘운명공동체논리’와 함께 있음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조건과 근거는 여러 수준에서 진단할 수 있다. 자동차 업종간 경쟁의 격화, 지도부의 지도노선, 이를 쉽게 받아들이는 대중의 불안정한 상태 등. 중요하게 확인되어야 할 점은 연맹단계의 대공장 노동조합이 갖고 있는 한계이다. 기업별 노조체계에서 격화되는 자본간의 치열한 경쟁은 항상 ‘연대의 원리’와 ‘경쟁의 원리’ 사이의 긴장관계를 낳게 하고 지도부에게  자본의 운동논리에 복종할 것을 강요하거나 때로는 동요하고 절충적인 태도를 갖게끔 한다. 게다가 대중의 불안정성은 이러한 경향을 더욱 강화시키게 된다.19) 산별노조를 건설하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제기도 나오지만 이러한 과정을 잘 극복해낼 때 산별노조도 가능하며 그렇치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진 산별노조는 동일한 한계를 - 다른 모습으로 - 갖게 될 것이다. 연대의 원리가 승리하고 이를 산별노조이행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 무엇이 준비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이번 기아사태는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20)  

7월 들어 복구되어 총력투쟁으로 표현되었던 투쟁전선은 7월 9일 민주철도노동조합(이하 민철노련), 조폐공사노동조합, 의보연대노동조합의 파업돌입과 공익노련의 시한부 총파업(4시간) 돌입을 1단계로, 7월 16일부터 병원노련과 민주금속연맹산하 사업장의 파업돌입을 2단계로, 7월 중순이후 현대그룹총연합 산하 사업장의 투쟁을 3단계로 위치지우면서 전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이른바 3단계 투쟁계획은 계획에 의해서 배치되어진 전선이 아니라 각각의 투쟁동력이 집중되지 않고 분산된 상태를 3단계로 나누어 사후적으로 의미를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엄밀하게 볼 때 계획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실제 7월 총력투쟁의 핵심은 민철노련의 투쟁이었다. 임금인상과 해고자복직, 손해배상철회, 직제개편 철회를 핵심이슈로 놓고 이들 요구사안과 전임자 축소저지 등의 요구를 결합하며 7월 3일 쟁의행위를 가결, 7월 9일 파업돌입을 예정해 놓은 민철노련에 대해 전국의 노동운동진영은 깊은 관심과 연대를 표시했다. 투쟁을 선도할 사업장이 발견되지 않았고 기아자동차노동조합의 교섭권위임으로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진 상태에서 그것은 당연한 모습이었다. 민철노련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민철노련과 노동․사회단체가 함께 결성한 ꡔ철도․지하철 노동자 생존권쟁취와 노동악법 철폐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ꡕ는 이러한 분위기의 반영이었다.

그러나 전국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민철노련의 투쟁은 7월 9일 새벽에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의협상이 타결되면서 일단락되었다. 임금 총액기준 5.0% 인상, 해고자 원직복직 합의(10명), 자본측의 개악안 철회를 주요 성과로 하는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의 투쟁이 마무리되면서 전체전선의 긴장과 집중성은 급속히 약화되어졌다.21) 게다가 한국통신노동조합의 협상이 7월 9일 전격적으로 타결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강화되었고 2단계투쟁의 중심이었던 병원노련 산하 서울대학병원노동조합의 임․단협이 7월 16일 타결되면서 시기별 구분에 의한 전선개념은 사실상 해소되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에서도 대우자동차노동조합, 병원노련 산하 여러 사업장, 의보연대노동조합, 조폐공사노동조합, 통일중공업 등에서 파업투쟁을 벌여나갔고 삼미특수강 위장정리해고 철회투쟁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노동사회단체의 지원을 받으며 (6월 23일 ‘삼미특수강 고용대책위원회’ 발족) 끈질지게 지속되고 있다. 또한 6월 들어서만 323명이나 되는 구속자를 양산하고 있는 가공할 만한 공안탄압에 대응하여 해당 조직들은 ‘구속자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 이 사안의 정치적 쟁점화를 위해 투쟁하였다.

민주노총 수준의 ‘계획’이 현실적으로 해소된 가운데 7월 하순부터는 기아자동차노동조합의 기아살리기운동이 민주노총과 자동차연맹 등 상급조직과 결합하면서 전개되었다. 7월 28일 전경련에서‘정리해고에 관한 특별법’을 제안하고 9월 하순으로 예정된 부도유예협약만료 기간이 다가오면서 노조에 대한 인원․감축 동의서 요구가 증대하자 이 운동은 경제민주화․고용안정 쟁취투쟁으로 민주노총의 전체 계획속에 위치지워지고 있다.22) 6월과 7월 동안 재경원의 금융개혁안에 대해 ‘관치금융저지, 한국은행 독립성확보와 감독기관 통합저지’로 그 방향을 잡고 분주히 움직이던 민주금융노련은 기아부도유예를 계기로 한은특융시 노조에 대한 인원동의서 요구가 제기되고 금융개혁법의 정기국회 처리가 예상되는  등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이 적극화되자 사무노련 등과 함께 다시 투쟁대열을 정비하고 있다. 완전월급제 쟁취를 위해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주장하고 있는 민주택시연맹은 7월과 8월에 걸쳐 지역본부 결의대회와 2차에 걸친 중앙상경투쟁을 조직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총파업도 불사한다는 계획을 갖고 9월 투쟁에 임하고 있다.23)

자본의 공세가 예상되면서도 그 주요 대립지점인 임단투의 위상이 상반기 계획에서 현저히 약화 되고 현장에 대한 방어계획이 부재한 조건에서 상반기 투쟁은 출발했다. 당연하게도 각종의 계획은 허구화되었고 (나라바로세우기, 7월 총력투쟁 등) 낮은 임금인상, 자본측 개악안의 철회, 총파업 불이익의 극복(고소․고발, 손배청구, 무노동무임금) 등이 힘겹게 쟁취되었다. 격론끝에 정책참가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참여했던 경제대책협의회는 허구화되었고 ‘계획’상으로 가장 주요하게 위치지워졌던 정치세력화플랜은 치열한 노자대립의 ‘현실’에 의해서 대상화되었으며 현실의 치열한 투쟁은 정치세력화의 자양분과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한 채 묻혀졌다. 8월 들어 더욱 더 투명해지는 자본의 공세와 그 계급적 성격은 현실의 여러 투쟁사안을 계획으로 수렴하게끔 강제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계획이 현실을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남겨진 과제이다.


산별노조건설운동,24) 연맹의 건설과 안착

현시기 민주노조운동의 조직적 단결의 수위는 민주노총이라는 이름 그대로 ‘연맹을 매개로 한 민주노조총단결’의 수평적 연대수준이다. 부분적으로 소산별노조가 건설되어 있지만 이들 소산별노조의 규정력으로 민주노조운동을 주도하기에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제기되는 조직적 과제는 기업별 노조의 연맹수준으로의 재편과 연맹단위의 통합, 연맹수준의 집중력을 높이면서 기업별 노조체계를 뛰어넘는 단결과 투쟁의 조직적 경험을 축적하는25)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연맹으로의 교섭권 위임과 공동교섭은 97년 임단투 전술의 핵심적 사안이자 산별노조건설 과정에서 주요하게 제기되는 ‘교섭문제’에 전체 민주노조진영이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많은 과제가 발견되었고 그 해결이 단기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교섭이라는 현실적 문제에 대한 개입은 분명히 산별노조건설운동의 일진전이다.

새로운 시도와 함께 몇가지 특징과 과제가 발견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교섭 수준은 공동교섭이라기 보다는 대각선교섭과 단위사업장 협상의 지원수준에서 진행되었다. 대각선교섭도 그 성과가 동일 업종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핵심사업장과 교섭이라기보다는 ‘변형된 단위사업장 지원’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한계에서도 연맹수준의 조직적 결의를 위반하고 자본의 요구에 타협한 경우에는 징계형식의 조직적 규제가 나타났다.26) 많은 경우는 아니었지만 이들 사례는 조직적 집중성과 규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맹차원의 시도였는데 최근 들어 나타난 새로운 현상이었다.

당초 예상했던 5월 초순보다 늦어졌지만 교섭권위임은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이루어졌으나 대공장의 경우 교섭권위임이 거부되거나 현실적으로 의미를 갖지 못한 채 진행되었다(기아자동차, 아시아자동차, 현대자동차, 서울지하철 등). 구체적인 조건의 차이는 있지만 대공장과 같이 전국적 규정력을 갖고 있는 사업장들이 단위사업장 수준의 임단투문제에 대해서 교섭권을 위임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제조건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상급조직에 대한 신뢰, 조직적 규모와 교섭능력의 확보, 공동의 요구, 대중적 설득력 등등. 대부분 노조민주화투쟁을 민주노조운동의 출발점으로 했던 이들 사업장들이 공동교섭을 통한 전선강화의 가능성이 별로 안 보이는 올해와 같은 조건에서 마지막 무기인 교섭권을 쉽게 내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시행 첫해인 올해에 많은 시행착오와 문제점이 발견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섭권위임과 공동교섭 전술은 앞으로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연맹단위 통합 논의 등 조직적 규모가 더욱 커지고 요구의 보편성 또한 더욱 강화될 것이므로 이러한 흐름은 한층 강화될 것이다. 정세에 조응하는 전선 계획에 근거한 공동교섭전술, 교섭전술을 믿받침하는 현장조직력, 일상적인 연대활동의 강화, 산별적 교섭을 제도화시키기 위한 의식적 투쟁의 전개, 주요 사례에 대한 유형별 분석 등 산별노조를 향한 연맹수준의 집중력 강화를 위해 제기되는 과제는 실로 엄청나다. 그러나 자본의 공세에 대응할 방어계획의 부재와 이로 인한 각 단위사업장별 대응으로 인해 시기집중의 효과도 갖지 못하고, 취약한 조직력으로 말미암아 ‘현장에서는 상급연맹을 쳐다보고 이러한 태도에 상급연맹은 부담스러워했던’ 97년의 경험을 극복하면서 실질적인 공동교섭과 위력적인 대각선교섭을 쟁취하기 위해 이들 과제의 극복이 잠시도 늦출 수 없음은 분명하다.


노동법개정으로 가장 활발해진 영역은 광범한 연맹의 건설과 합법성 쟁취 사업이다. 자동차연맹, 민철노련, 민주택시연맹, 화학연맹, 민주금융연맹, 민주버스노조(단일노조) 등이 합법성을 쟁취했으며, 금속연맹과 현총련은 미합법상태로 통합금속연맹을 준비하는 상태이고 전교조는 지속적으로 합법성 쟁취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98년 2월로 예정된 통합금속연맹과 의료산별단일노조의 건설, 97년으로 예정된 건설노련과 전일노협, 언론노련과 출판노협의 조직통합과 운수산별노조추진위구성 등 연맹단위의 통합과 확대재편, 산별노조건설을 위한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공공부문노동조합의 조직발전논의도 하반기에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조직건설은 간부차원의 결의와 실천을 동력으로 하는 한계는 있지만 대단히 광범하고 활발한 양상을 띄고 전개되었다. ‘연맹단위 수준으로의 단결을 향한 동력’의 밑받침이 이를 가능케 하고 있다. 현재 제출된 일정을 종합해 보면 98년 2월 경까지 연맹단위의 편재는 일단락된다. 산별노조로의 이행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전제가 형식적 수준에서 완성되는 셈이다. 그러나 연맹의 안착이후 산별노조로의 재편과정은 이제까지와 같이 빠른 속도로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간부차원의 결의와 실천은 중요한 구성요소이지만 연맹에서 산별로의 이행은 중견간부와 대중적 실천을 조직하고 그 동력에 기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가능케 할 산별노조건설의 정치! 자본의 산업정책에 대한 분명한 정치․정책적 대응력을 갖추고 노동자계급 내부의 차이를 극복해 내며 튼튼한 현장조직력 구축으로 조직의 형식화를 방어할 이와 같은 ‘정치적 과제’는 원칙적 수준의 문제를 넘어 ‘현실의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27)

80년대 실패의 90년대식 재생산, 대선대응

현상적으로 발견되는 지지부진함, 무기력함과는 달리 정치세력화와 대선대응은 97년 민주노총사업의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95년 하반기 ‘정치세력화 = 사회세력화 + 정당조직화’로 개념정의를 하면서 등장하기 시작한 정치세력화논의는28) 제15대 총선을 앞둔 96년 3월의 민주노총 노동조합간부수련회를 통해서 하나의 ‘계획’으로서 그 윤곽을 드러냈고 신노사관계구상과 그 대응, 노동법개악과 총파업투쟁이 논의되고 실천되면서 잠시 잠복되었다가 97년 3월 민주노총의 제5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조직적으로 결의되면서 본격화된다. 그후 논의의 초점은 대선문제로 구체화되었는데 민주노총에서는 제6차 임시 대의원대회를 통해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후보를 만들어내기 위해 제민주세력과 연대하여 공동선거대책기구구성29)에 적극 나설 것을 결의했고 9월 5일 제7차 임시 대의원대회를 통해 (가칭)‘국민승리 21’ 국민후보추천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추천한 국민후보인 권영길 위원장을 역시 만장일치로 승인했다.30)

그러나 이러한 외양과는 달리 민주노총에서의 정치세력화와 대선후보 결의과정은 8월 29일 제10차 중앙위원회에서와 같은 상당한 이견,31) 몇차례 대의원대회에서 확인된 침묵과 무기력, 정치실천단 사업에서 보이는 지지부진함이 존재하고 있다. 국민후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는 온건 분위기 형성, 사회민주세력과의 폭넓은 단결 모색, 격렬한 투쟁보다는 선거라는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양식으로의 집중 등과 같은 특징을 갖고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민주노총의 정치사업이 활기없고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을까? 노동조합에서 정치방침을 논의하는데서 오는 부담감, 당면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집중력의 한계, 경험의 부족에서 오는 미숙함 등 여러 요인이 지적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문제의 본질적 원인일 수는 없다.

그것은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 그 상과 경로가 ‘현실’의 노자간 대립구도를 올바르게 반영하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정세일탈과 그 결과로 나오는 부담감과 무력감에서 설명되어야 한다.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의 확보, 그를 통한 정당 건설, 건설된 정당을 통한 사회적 영향력 증대와 집권의 기반조성32)으로 정치세력화와의 목표를 잡고 그 주요한 수단으로 선거를 위치지우는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플랜을 살펴보면 노동자계급의 고유한 요구는 실종되어 있고 시민운동수준의 요구가 그 위치에 놓여있다.33) 그 결과 노동자대중이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억압과 착취를 당하고 있는 핵심지점을 드러내려 하기보다는 그 지점을 가능한 비켜가려 하고 있고 그렇게 때문에 제시되고 있는 과제들은 개혁적 보수주의자라면 대체로 수용할 수 있는 요구사항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34) 해결해야 할 것을 요구한다고 할 지라도 중심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그 해결을 회피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35) 이러한 상태에서 민주노총 정치플랜을 위한 인적․물적 지원이 요청된다면 그것은 곧 부담이며 ‘당위‘로서만 다가오게 되니 조직적 결의에도 불구하고 사업성과가 부진하고 활기가 없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이치이다.

대선운동의 기조와 방식도 현실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선운동의 성격을 집약하고 있는 국민후보는 뭔가 부드러운 인상을 주기 위한 전술적 용어가 아니라 ‘전략적 함의’를 지닌 개념이다. 그것은 개혁적 국민정당이라는36) 전략적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한 전술로서 95년 하반기부터 논의되고 96년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한 이른바 민주노총 정치플랜의 귀결점이다. 

80년대 노동자 정치운동의 실패와 이에 대한 청산적 평가, ‘객관적’으로는 총파업투쟁을 거치면서 전체운동의 주도적 위치에 섰지만 이러한 성과를 ‘정치적’으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정치적 미성숙, 그 결과 현재의 대립구도를 3김의 보수정치와 개혁정치의 대결로 보는 소브르조아적 견해에 견인되고 그 수준에 머물면서 국민후보론은 민주노총의 전술로 수용되고 있다. ‘국민후보의 옷을 입은 노동자후보의 모습’ 그것이 현시기 국민후보의 모습이다.

이같은 ‘국민’후보운동은37) 서울시장 조순의 대선출마로 최근 그 정체성에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이 위기를 노동자․민중적인 정치적 내용과 활동방식으로 극복하기보다는 후보의 조기가시화를 통한 국민후보 이미지의 ‘선점’으로 돌파(?)하려 하고 있다


“… 조순의 전격적인 선언에 따라 야기되는 문제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우리가 주장해왔던 ‘국민후보’의 한 특징인 반 3김 세력, 탈지역주의, 참신성의 독점이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현재는 잠재적 지지계층의 부분적 이탈의 가능성이 생기고 있음을 여론조사에서 확인하고 있다. … 따라서 우리는 가능한 빨리 국민후보를 조기 확장하고 가시화시켜서 후보자들의 구도인 5자 구도로 안착해야 한다.… ”38)


당연히 이러한 선거기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어지고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것은 형식과 내용에서 국민후보가 아니다. ‘후보’가 목적인지 정치세력화가 목적인지 목적이 불분명하다”39)


그러나 (가칭)국민승리 21의 현실 평가는 이와 다르다.


“ … 조직적으로 토론하고 집단적으로 결의를 모아가면서 국민후보를 추대하는 형식의 절차와 위세있는 10월 출범식은 앞에서 지적한 형편과 상황에 따라 득보다 실이 크다고 본다. 차분히 반성해보면, 여러 이유로 후보확정이 늦춰짐에 따라 초기사업의 동력이 붙지 않고, 득표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40)


초기동력의 부족을 선거운동의 기조에서 찾지 않고 후보확정의 지연에서 찾고 있다.

대중동력의 조직화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어려움은 (가칭)국민승리 21에 대한 민주노총의 정치적 의존을 높이면서 - 엄밀하게는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에 - 선거운동의 주도성을 놓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6월 14일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임시대의원대회개최 --> 6월 19일 민주노총 제8차 중앙위원회개최 --> 7월 중순 민주노총 제9차 중앙위원회 개최 --> 7월 24일 민주노총 제6차 임시대의원대회개최까지 이르는 경과와 9월 1일 (가칭) ‘국민승리21’ 국민후보추천위원회에서의 국민후보추천 --> 9월 5일 민주노총 제7차 임시대의원대의원대회에서의 국민후보추인과 같은 경로를 통해 우리는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이나 (가칭)국민승리 21 추천위원회 등에서 ‘먼저’ 결정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결정을 갖고 민주노총 내부를 설득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부설득의 양상도 대세론, 기정사실화, 신상발언 등의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의안상정에 의한 치열한 토론은 실종되어지고 있다.41)

민주노총이 최근들어 더욱 드러내고 있는 ‘정치화와 우경화’ 대립되는 듯하면서도 일관된 이같은 모습은 어떠한 이유에서 발생하는가

정치세력화의 상과 경로에 대한 개량적 접근이 그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지만 총파업이후 그 성과를 정당 - 그것도 선거를 주요하게 활용해서 - 수준으로 수렴하려는 시도에 의해 그와 같은 한계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어느 나라에서건 전국적 수준의 총파업을 경험하면 정치운동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정치운동이 활성화된다. 그것은 합법칙적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노동자정치의 복원’이 어느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하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정치적 파급력과 영향력을 갖고 있음에도 - 총파업투쟁이후 이는 더욱 분명해졌다 - 아직까지 정치적 방향성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대중운동의 현실을 무리하게 정당건설플랜으로 이끌고 간다면 그것은 당면정세에 조응하지도 대중의 동력을 만들어 내지도 못하고 결국 소브르조아의 영향력으로 흡수되어지게 된다. 민주노총이 이제까지 추진해온 대선대응과정은 이러한 한계를 투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노총의 정치플랜과 그 구체적 표현인 대선대응의 전망은 어떠한가?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목표로 80년대에 시도된 다양한 정치적 프로젝트들은 모두 다 실패했고 92년 제14대 대선은 입장의 차이를 떠나 이것을 확인하는 장이었다. 80년대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의실패는 정치운동과 대중운동의 분리라는 결과를 낳았는데 이로 인해42) 노동자대중을 정치운동의 주체로 세워나가는 과정은 90년대의 핵심적인 과제가 되었다. 우리가 민주노총의 정치플랜에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기조를 유지한 채 선거운동과 정치사업이 지속된다면 지자체선거까지는 일정정도 동력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그 이후에는 정치사업의 전진과 대중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다.43) 현재의 ‘계획’과 ‘계급현실’의 긴장이 이러한 상황을 강제할 것이며 자칫하면 80년대의 정치운동이 갖고 있던 ‘대중성 결여’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또다시 ‘대중성의 결여’를 낳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80년대 한계의 90년대식 재생산! 예상되고 우려되는 모습이다.44)

그러나 전면화되는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에 대한 전선을 적극적으로 설치하면서 그 한복판에 - 파급력과 정치적 방향성까지 선도하면서 - 서 나갈때45) 전체 전선의 주도체로서 노동운동의 위상은 보다 분명해질 것이며 이러한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제7차 임시대의원대회(9. 5)를 통해 총파업을 결의하면서 민주노총은 하반기 정세의 한복판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번에 결의된 총파업투쟁은 기존 ‘계획’의 기조를 전제하고 그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가는 수준과  현재의 계급현실을 ‘인정’하고 기존 계획을 수정하는 수준사이에서 전개될 것이다. 여전히 많은 한계가 있겠지만 투쟁을 준비하고 실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계급현실과의 결합이 다시 시도되고 노자대립의 현실성이 표현된다는 점에서, 노동자․민중운동의 새로운 정치지형을 창출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이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향한 디딤돌 구축이라는 ‘객관적 의미’를 가질 것이다.


4. 글을 맺으며


우리는 이제까지 상반기 노동정세를 둘러싼 조건과 투쟁, 산별노조건설 및 대선대응 과정을 검토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사안이 노동과 자본의 대결과정에서 어떻게 위치했는지를 확인하였다. 총파업투쟁을 경과하고 더욱 노골화되는 자본의 공세에 대해서 노동운동측은 현실의 대립구도를 올바르게 반영하지 못한 계획으로 대응했고, 그 결과는 최소한의 방어도 버거웠던 투쟁전선46)과 소브르조아지의 정치적 주도성 강화였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과 기조는 하반기의 계급현실에 의해서 교정될 것을 강제받고 있다. 지난 9월 5일 제7차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민주노총은 ‘경제민주화와 고용안정쟁취를 위한 총력투쟁’을 결의하면서 이를 위해 9월말까지 산하 모든 노동조합에서 최대한 총파업투쟁을 결의할 것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현실과의 전면적인 대결’이 결의된 것이다. 더구나 민주노총위원장이 국민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대선운동에도 일정정도 총파업투쟁의 긴장이 실리게 되었다.

하반기 정세는 이러한 총자본진영의 입체적 공세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총노동의 대결을 중심축으로 전개될 것이다. 이러한 대립구도에 규정되면서 동시에 민주노총 제2기(1998년 3월 ~ 2001년3월)를 준비하는 조직적 정비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 주된 내용으로 98년 2월로 예정된 통합금속노조의 출범, 의료산별건설, 연맹건설과 합법화(9.3 민주섬유연맹 출범), 공공부문에서의 조직발전논의와 같은 산별노조건설의 문제와 현대자동차노동조합(9.9), 현대중공업노동조합(11월 중),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현대정공노동조합과 같은 대공장노동조합, 통합금속연맹(98.2), 의료산별노조(98.2)와 같은 연맹과 민주노총중앙(98.2)의 선거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조직적 정비와 함께 97년 대선과 98년 지자체선거, 정치조직건설을 향한 모색이 다른 축에서 제기될 것이다. (가칭)국민승리 21을 중심으로 한 대선대응은 - 현재로서는 - 지자체대응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 사업이 어떠한 내용으로 진행되면서 전체투쟁전선에서 위상을 가져갈 것이며 그 방향을 규정할 제세력의 대응이 어떠할 것인가는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를 향한 중단기적인 정치지형을 규정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이러한 조건을 분석해 볼 때 하반기 정세는 자본의 공세를 저지해내고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산별노조로의 본격적인 이행과 노동자 정치운동의 복원을 위한 토대를 구축해는가 아니면 자본의 논리가 관철되면서 형식화되고 정체된 산별노조건설운동과 자기동력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는 정치운동으로 민주노총 제2기의 운동지형이 형성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자본과 노동 상호간에 양보할 수 없는 비타협적 대결의 시기이다.

하반기 정세에 임하는 우리의 대응기조는 어떠해야 할까?

첫째 현정세의 계급적 성격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현재의 정세는 96년이후 전면화되고 있는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결국면이다. 이러한 성격규정은 두가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이른바 대선정국 중심의 정세관 극복과 정세에 대한 대중적 공유확대가 그것이다. 대선정국이 자본의 전술수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제정파간의 치열한 갈등의 이면에 일관되고 차분하게 자본의 논리가 관철되고 있음에 주목해야하며47) 96년 12.13 경고파업유보를 낳게 했던 수세적이고 불철저한 정세인식은 철저하게 경계해야 한다. 후자의 문제가 더욱 더 중요한데 현정세는 경쟁을 본질로 하는 자본의 운동논리에서 나오는 불가피한 현상이고 - 도덕적 부패와 정치적 무능이 아니라 - 이에 대한 유일한 대안은 단결과 투쟁의 논리이며 이러한 대립이 일상화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음이 대중적 수준에서 공유되어야 한다. 그것은 날치기, 정리해고 등으로 상징되는 전국총파업의 경험을 새롭게 자각하는 계기이며 이후 다양한 모습을 띠면서 반복되어질 자본의 공세를 준비하는 가장 튼튼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둘째 요구사안을 중심으로 한 투쟁의 성격과 방향문제이다.

하반기 정세에는 여러 투쟁사안이 맞물려서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 사안은 민주노총의 중점 투쟁과제와 해당연맹 주관 투쟁과제, 민주노총 중앙 대응과제로 나뉘어서 정리되어 있다.48) 전국총파업투쟁이 전개되었던 96년과는 달리 현재 전선은 이른바 정리해고특별법과 같은 보편적인 쟁점과 개별사안들이 중층화되면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우는 전선이 상당한 역동성을 갖게 되지만 반대로 전체적인 집중성과 연관성을 어떻게 잡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된다. 정리해고특별법을 둘러싼 대립이 핵심적인 위상을 점하고 있지만 투쟁의 성격과 방향설정에서 재벌개혁 - 경영민주화라는 진단과 처방, 기아사태로 표현되는 삼성의 기아인수저지와 기아정상화․국민기업화 투쟁이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정부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재벌체제의 일정한 수술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가지고 있음. 그 결과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기업지배구조의 개선, 여신관리강화를 통한 재무구조개선, M&A 시장 활성화’ 등을 추진하려 하고 있음. 이러한 정부 정책은 기본적으로 ‘재벌개혁․경영민주화’라는 민주노총의 정책방향과 일치함. 그러나, ‘M&A 시장의 활성화’처럼 ‘삼성의 기아인수’ 내지 ‘재벌경제력 집중의 심화로 귀결될 수 있는 사안도 포함되어 있음.”49)


위와 같은 표현은 ‘일관된’ 기조에서 진행되는 총자본의 구조조정정책에 대한 ‘비판적 지지’의 태도이다. 재벌체제를 안정화시키고 이를 통해서 고용안정의 조건을 창출하겠다는 발상이 이러한 태도에는 스며들어 있다. 이 논리에는 고용문제를 둘러싼 노자간의 갈등이 자본의 이윤추구논리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 재벌체계 내에서의 대립구도로는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기 힘들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

구조조정은 총자본의 운동이며 그 대응은 총노동의 연대의 논리밖에 없다. ‘경제위기 - 암묵적 인정, 소극적 거부’와 같은 논리가 구조조정을 둘러싼 대응에서 재현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수준과 측면에서 강화되는 자본의 공세에 연대의 논리를 중심으로 대응해 나가면서 이를 노동자계급내부의 정치적․조직적 단결의 강화로 수렴해 내야 할 것이다.


세째로 97년 대선에 대한 대응이다.

정세의 긴박함을 반영하면서 전선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가칭)국민승리 21의 우경적 태도로 인해 이러한 긴장을 반영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을 수 있지만 총자본의 공세에 대응하는 노동의 요구는 이번 대선투쟁의 핵심적인 위치를 점해야 한다. 이러한 요구의 정식화 과정은 제도정치권과 차별성을 찾기 어려운 현재의 선거운동방식을 교정하고 이 과정에서 노동운동 - 구체적으로는 민주노총 - 의 주도성을 회복하는 과정으로 이어져야한다.

총자본 공세의 저지와 함께 노동자계급‘내부’의 단결과 의식의 강화는 하반기 정세에서 쟁취해야 할 목표이다. 동시에 그것은 전자를 가능케 할 조건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후보부각이라는 점이 강조되면서 투쟁의 성과를 모아나가는 과정이 자칫 협소해질 가능성이 있다. 노동자계급내부단결과 의식의 강화가 대선대응력을 ‘실질적’으로 강화시키는 힘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가장 고도화되어 있는 미국사회에서 들려온 UPS파업의 승리는 이제 노동시장을 유연화 하기 위한 총자본의  전면적인 공세가 막 시작되고 있는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튼튼한 현장조직력도, 위력적인 산별노조도,독 자적 정치세력화도 이러한 현실과의 대결과 그 극복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바로 이러한 계급현실과의 결합 ! 보다 분명하고 풍부한 정치적 전망은 이 과정을 올바로 통과하는 가운데 더욱 구체화될 것이다. 이를 위한 주체의 형성, 선진노동자로 표현되는 이들 주체형성의 의식적 작업이 이제 요구되고 있다. ‘전망과 주체’의  변증법적인 발전과정, 양자가 분리되어 있고 그래서 둘 다 약했던 이제까지 모습을 극복하고 이를 결합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될 시기이다. 그 길만이 현실을 돌파하는 유일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한/노/정/연


1) 한국노동연구원(KLI)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토론회에서 제출한 내용, 그 의미와 배경에 대한 구체적 분석은 이종탁, ‘구조조정의 완성을 위한 자본의 공세’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9월호 특집 참조.


2) 주제별로 분류되어 제출된 이날의 투쟁과제는 다음과 같다.

2) 주제별로 분류되어 제출된 이날의 투쟁과제는 다음과 같다.

   ▷ 고용안정 : 정리해고특별법

   ▷ 고용안정 : 정리해고특별법

   ▷ 경제민주화 : 재벌개혁(경영민주화), 삼성의 기아 인수 저지와 기아정상화․국민기업화, 한국은행 독립성 확보와 감독기관 통합저지, 세제개혁

   ▷ 경제민주화 : 재벌개혁(경영민주화), 삼성의 기아 인수 저지와 기아정상화․국민기업화, 한국은행 독립성 확보와 감독기관 통합저지, 세제개혁

   ▷ 사회보험제도개선 : 연금기금의 민주적 관리운영, 의보통합일원화와 보험적용 확대, 산재보험 민영화 저지와 보험적용 확대

   ▷ 사회보험제도개선 : 연금기금의 민주적 관리운영, 의보통합일원화와 보험적용 확대, 산재보험 민영화 저지와 보험적용 확대

   ▷ 기타사회개혁 : 교사․공무원의 단결권 보장, 교육개혁, 언론개혁, 정치자금법․통합선거법 개정, 북한동포돕기운동 확산, 택시노동자 완전월급제


3) 채만수, ‘96~97 총파업 - 해방을 향한 대장정의 시작’ ꡔ이론ꡕ 16호, 233쪽


4)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제3차 정기총회 자료집, 97. 2.28, 30쪽


5) 이 주제에 대한 포괄적인 정리는 ‘현단계 노동운동의 과제’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87년 노동자대투쟁 10주년 기념 심포지움』 55쪽~60쪽 참조


6) 현 정세의 성격규정과 노동운동의 당면과제, 민주노총의 노선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현단계 노동운동의 과제’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ꡔ87년 7, 8월 대투쟁 기념 심포지움ꡕ참조


7) 민주노총에서는 경기침체․구조조정이라는 접근방법을 갖고 이 사안에 임했지만 구체적인 분석은 상당히 취약한 상태였다. 이 문제에 대한 분석은 채만수, ‘경제위기 공세와 노동운동의 대응방향’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편, ꡔ경제위기공세와 노동운동의 대응ꡕ 3~52쪽 참조


8) 민주노총 제5차 임시대의원 대회 자료집 참고, 97. 3. 27.


9) 한국개발연구원,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 및 기업지배구조의 선진화 토론회’, 8. 18.


10) 민주노총,ꡔ97 단위노조 대표자 수련대회 자료집ꡕ 146쪽


11) 민주노총 제5차 임시대의원대회 자료집 참조


12)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정세분석실, ꡔ격주간 노동동향분석 준비호ꡕ 5호 97년 5월 16일 중


13) 임금문제는 임금수준, 임금체계, 임금결정구조, 나아가 고용, 노동시간, 사회복지 제도 및 내용 등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제까지의 경험을 근거로 이 문제롤 임금수준의 문제로 협소하게 이해하고 있다.


14) 이 투쟁은 포항제철에 의해 ‘자산인수’라는 방식으로 고용승계를 피해나가는 교묘한 정리해고의 사례로서 노동운동진영에 새로운 경계심을 일깨우고 있다.


15) 사실 자본의 입장에서는 신규인원 충원정지와 이로 인한 노동강도의 강화, 배치전환, 작업시간단축과 같은 성과(?)가 축적될 때 정리해고와 같은 전면적 공세가 가능하다. 그러나, 고용문제를 고용 그 자체의 문제로만 인식하고 대응하면서 ‘잘리지만 않는다면’ 다른 문제는 감수하려는 태도가 주요 대공장 노동조합지도부에게서 발견되는데 이러한 태도야말로 자본에 의해 의해 쉽게 ‘잘릴 수 있는’ 무덤을 만드는 과정이다.


16) 97년에 제기되고 있는 고용문제는 지역과 업종, 대공장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에게 해당되는 보편성을 지닌다는 점과 산업구조조정의 급속한 추진에서 오는 노동절약형 설비투자의 강화를 그 배경으로 하는 기술적 실업의 성격이 더욱 투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17) 민주노총,『97년 단위노조 대표자 수련대회 자료집』120~121쪽 참고


18) 6월 3일자 조선일보는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무교섭, 무분규, 무인상 이른바 3무(無)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극찬했다.


19) 최근 한국통신노동조합과 데이컴노동조합의 ACR(자동다이얼장치) 수거운동과 관련한 갈등(?)은 그 조건과 내용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본간 경쟁의 논리에 노동조합이 개입하는 방식과 태도를 둘러싼 갈등으로 우리의 관심을 끄는 사안이다.


20) 가장 많이 논의도는 현장조직문제와 함께 격화되는 자동차업종의 경쟁, 그 동향과 전망에 대한 실천적인 연구와 현실 개입은 현시기에 전략적 의미를 갖는 주요한 사안이라고 판단된다.


21) 민철노련투쟁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각도에서 가능할 것이다. 이번의 경험을 놓고 볼 때 민철노련이 전국투쟁의 한복판에 서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했으며 얼마나 준비되어 있었던가 하는 점이 점검되어야 할 것이다. 요구의 정식화, 안정된 지도부와 튼튼한 조직력, 투쟁을 확산하고 엄호하기 위한 연대고리의 확보 등이 투쟁을 가능케 할 조건으로 제기될 수 있다. 이번 투쟁의 경우 핵심적인 요구사안이 전국적 보편성을 갖기에는 다소 부족했다고 판단된다. 또한 7월 6일 공공부문노조대표자회의(이하 공노대)와 민주노총이 주최했던 2개의 집회는 민철노련투쟁의 정세적 위상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집회였다. 공노대집회 = 한국통신노동조합 집회, 민주노총집회 = 공노대를 제외한 민주노조진영의 집회로 비쳐진 이 날의 집회에서 전국적 전선의 한복판에 서려는 민철노련의 모습은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 민주노총집회에서의 대중연설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민주노총과 공노대, 서울지하철노동조합과 한국통신노동조합의 껄끄러운 관계를 확인시킨 이날 집회는 민철노련 투쟁이 전국전선에 서기 위한 주객관적 조건의 현주소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22) 민주노총 ꡔ제7차 임시대의원대회 자료집ꡕ 17쪽 참조


23) 민주노총 ꡔ97년 단위노조 대표자 수련대회 자료집ꡕ 95쪽~ 115쪽


24) 현시기 산별노조 건설운동의 주요 과제는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24) 현시기 산별노조 건설운동의 주요 과제는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노동자 내부의 다양한 차이 극복

     ▷ 노동자 내부의 다양한 차이 극복

     ▷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 : 사내 하청, 지역노조

     ▷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 : 사내 하청, 지역노조

     ▷ 무노조 전략사업장 (삼성, 포철)      

     ▷ 무노조 전략사업장 (삼성, 포철)      

     ▷ 어용노조 민주화

     ▷ 어용노조 민주화

     ▷ 산별연맹의 확대 재편

     ▷ 산별연맹의 확대 재편

     ▷ 공무원, 교사 노동 3권 쟁취운동

     ▷ 공무원, 교사 노동 3권 쟁취운동

     이 글에서는 그 분석대상을 몇 가지로 제한하고자 한다.


25) 이 과정에서 총노동의 위상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당연히 제기된다. 현재와 같이 자본의 공세가 총체적 수준에서 제기되고 있고 오랫동안 진행되었던 기업별 노조체계의 관행과 의식을 해체․재구성하기 위해서는 총노동수준의 경험과 그 성과의 재조직화가 중요한 위상을 점한다. ‘중앙은 정치․정책 투쟁을 연맹은 임․단투를’ 내걸었던 96년 민주노총의 기조가 97년 들어 변화된 것은 이러한 현실의 반영이다.


26) 공익노련 산하 전경련 노동조합(1년 간 정권)과 LG엔지니어링노동조합(3개월간 정권) 등이 그 예이다.


27) 이러한 과제 해결의 관건은 대공장 노동운동의 향후 전망에 놓여 있다. 87년 이후 대공장노동운동은 투쟁의 파급력과 영향력으로, 조직발전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때에는 조직발전 전망을 제시하는 주체로 민주노조운동에서 핵심적인 위상을 점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선거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는 ‘국민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 ‘현장에서 미래를’ 등 정치적 방향 설정의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는 산별로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과제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대공장 노동운동에 가장 집약되어 있는 상태이다. 대공장 노동운동이 산별이행에서 관건적인 역할을 차지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28) 민주노총 『제5차 정책세미나 자료집』95.11. 참조


29) 이러한 결의에 근거하여 민주노총은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진보정치연합과 함께 8월 18일 (가칭)‘국민승리 21’을 출범시켰다.


30) 권영길 민주노총위원장은 9월 7일 개최된 (가칭)‘국민승리 21’ 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제15대 대선후보로 추대되었다.


31) 권영길 민주노총 위원장의 대선후보선출을 논의한 이 자리는 의견차이로 인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 사안의 결정을 임시대의원대회로 이월시킨채 마무리되었다.


32) 박성인,‘양경규 민주노총위원장 특별 인터뷰’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제23호, 95쪽


33) 민주노총의 대선강령으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큰 나라바로세우기 13대 사회개혁요구 참고


34) 김세균, ‘노동운동 어디로 가야하나?’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제22호, 97.6. 50쪽


35) 같은 책 51쪽, 현시기 노동자계급이 내걸어야 할 요구사안에 대한 정리는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현단계 노동운동의 과제’『87년 노동자대투쟁 10주년 기념 심포지움』참조


36) 개혁적 국민정당에 대한 평가는 김세균, ‘노동자 정치운동의 과제와 전망’ 『노동운동과 정치』 132~136쪽 참조


37) (가칭)국민승리21 추진위원회와 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는 이른바 ‘국민의례 행사’가 치러졌다. 노동자․민중후보가 아니므로 이제까지 해 왔던 민중의례는 국민의례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참석자들도 찜찜함과 당혹함을 감추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38) ‘국민승리 21 소식지’제1호 중 97. 8. 26


39) 김대환, ꡔ87년 노동자투쟁 10주년 기념 심포지움』97.9.4.


40) ‘국민승리 21’ 소식지 제1호 중 97. 8. 26


41) 민주노총 제7차 임시대의원대회가 그 단적인 예이다.


42) 좀더 넓게 본다면 현실사회주의의 실패가 주는 정치적 교훈까지 포함해서


43) 지자체 선거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진영에서 상당한 의지와 관심을 갖고 있다.


44) 진정한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이루어내고 민주노총이 갖고 있는 정치플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난 8월 16일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 진전을 위한 연대(준)가 발족하였다. 이 조직이 90년대의 변화된 조건에서 80년대 정치운동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올바른 방향제시와 실천으로 얼마나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인가 하는 점은 우리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45) 노동자계급 내부의 보편적 이해의 제기는 이미 전체계급의 핵심사안이 된다는 점을 지난 총파업 투쟁은 확인시켜 주었다.


46) 부분적 승리의 성과가 있음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47) 이 점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은 이종탁, ‘구조조정의 완성을 위한 자본의 공세’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9월호 특집 참조


48) 민주노총 ꡔ제7차 임시대의원대회 자료집ꡕ 39쪽


49) 민주노총, ꡔ제7차 임시대의원대회 자료집ꡕ 34쪽


1997-09-01 00:00:00

의견글쓰기 프린트하기 메일로 돌려보기
이 글에 대한 의견보기  다른글 의견보기
아직 올라온 의견글이 없습니다


| 목록보기 | 윗글 | 아랫글 |

(구)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00-272) 서울시 중구 필동2가 128-11 상전빌딩 301호   Tel.(02)2277-7957(팩스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