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동 시 평
국민후보 유감
노동시평
국민후보 유감
김 명 희 / 민철노련 부위원장
정경유착의 비리주범들에 대한 사면복권이 운위되더니 결국
재벌총수들이 사면의 우선 대상자로 발표되었다. 전두환,
노태우에 대한 면죄부 발급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 전국의
교도소에는 1,000여명의 양심수가 신음하고 있다. 정리해고의
위협이 가중되고 퇴직금조차 약탈하겠다는 권력과 자본에 대한
민중민주진영의 소극적 대응에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게다가 국민후보는 선거전술로 한정되지 않고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방향이나 민주노조운동의 계급적 수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기에 더더욱 유감이지 않을 수 없다.
국민후보의 성격과 내용이 보다 철저하게 확인되고 공유되는
과정을 힘있게 조직해내자.
노동자 정치운동의 한계와 요구
우리 사회의 정치란 소수인 특수계층의 전유물로 고착되어 왔다.
그들은 정경유착이라는 자본과의 야합을 통해
노동자․민중을 착취․탄압하며, 사회정의를
말살시키고 민주화를 퇴행시키려 혈안일 뿐이다.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작은 자유의 소중함 모두에
노동자․민중투쟁의 상처가 묻어 있지 않은가?
민주노조운동의 조직적 진출 10년을 맞는 오늘, 우리는 겸허한
평가 속에 반성적 과제를 찾아내야 한다. 그것만이 가혹해지는
권력과 자본의 공세를 차단하고 민주노조운동의 전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87년 이 나라 민중들의 환호와 시대적 요구는 양김과 그
추종세력들에 의해 처절하게 짓밟혔다. 이에 동조한 세력은
누구였던가? 일반적인 국민의 지역편향을 십분 이해한다
치더라도 과연 민중민주진영이 노태우 정권의 탄생에 자유로울
수 있을까? 군부독재의 연장은 역사의 후퇴이자 비극이었다.
양김 중 그 누구도 가중되는 민중탄압에 대응은커녕 자신들의
정치적 입신만을 챙겨왔다. 그들에 대한 환상은 반민중적 태도로
규정되어 마땅하다. 노태우 5년의 반역사성이 무엇으로 보상될
수 있겠는가? 여소야대의 국민적 요구조차 무시한 김영삼의
3당야합은 논의할 가치가 없다 하더라도 또다시 김대중을 향한
92년 대선의 반계급적 태도는 진보운동의 중심을 뒤흔든
윤락행위임이 분명하다. 민중진영의 계급적 혼란을 가중시키고,
찌들은 지역감정을 점증시키면서 운동발전을 저해한 것이다.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는 왜 요구되고 있는가?
권력과 자본의 수탈과 탄압으로부터 우리가 주인되어 평등세상을
건설, 역사의 전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체형성의
대상에서부터 오류를 범해온 과거에 대한 반성적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의 선거참여는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라는
전략목표를 향한 전술지점이기 때문에 후보전술의 중요성 못지
않게 전술기조와 조직적 실천이 대단히 중시되어야 한다. 당선
가능성 또는 득표를 통한 지지세력 확보는 선거전술에서 관건적
요소임에 틀림없다. 그렇다 해도 노동자․민중만이 갖고
있는 원칙과 대의를 소홀히 할 때 우리의 단결의 의미는
희석되고 역동성은 살아 날 수 없다. 왜냐하면 아직도 이 사회엔
돈 정치, 향우회 정치의 폐해가 우려할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민중민주진영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상과 경로는 통일되어
있는가? 전혀 아니다. 문제의 심각성이 만만치 않다. 우리의
사업이 진정으로 이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정치세력화라면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단결이라는 과제를
분명히 하고 실천을 조직해야 한다. 일회성 선거대응이 아닌
민주노조운동의 목표에 충실한 대선방침이라야 한다.
정치세력화의 과제와 전망
민주노조운동 10년! 권력과 자본에 의한 구속, 해고, 징계 등
현장탄압이 얼마나 극심했던가! 반민주악법에 의한 학생, 농민,
노점상, 철거민, 양심적 지식인 등 민주화 세력에 대한 폭압은
가히 세계 기록적 수준이었다.
자주적 통일세력은 물론 노동운동 관련단체, 민중의 정치조직은
하나같이 부패권력과 독점자본에 대해 투쟁하면서
국가보안법이라는 흉기에 난자당해 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가열찬 투쟁은 탄압과 희생 속에 끊이지 않으면서도 궁극적으로
확보해야할 계급적 단결, 즉 정치세력화로 발전해 오지는
못했다. 결국 투쟁이라는 계급적 행동의 통일이 변혁운동의
목표가 되어야할 정치적 단결이라는 과제와는 결합되어 오지
못한 것이다. 우리의 운동이 이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집단 가운데, 노동자․민중이라는 신분을 가진 계층의
문제를 위해 복무하는 것이라면 그 방향과 목표에 대한 계급적인
점검과 확인이 필요하다. 그래서 다소 더디 가더라도 올바른
방향성을 갖고 동일한 지점을 향한 실천운동이어야 한다.
민주노조운동의 과제하면 누구나 산별노조 건설과 정치세력화를
상정하는데 만약 정치적 단결이 담보되지 않는 산별노조의
활동을 상상해 보라. 권력과 자본에 맞선 투쟁이란 결국 조직
이기적인 일회성 집단행동에 불과할 것이고, 조직의 정체성에서
계급적 단결의 취약으로 운동조직의 한계를 드러낼 것이다.
그래서 정치적 단결을 중심기조로 하지 않는 산별노조 건설론은
사상누각적 조직형식주의에 불과하다.
우리의 운동은 지난 10년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 냈다.
그러나 양적확대에 걸맞는 의식의 고양이 수반되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규모만을 중시하는 조직발전 전망,
정치력(?) 발휘가 우선되는 교섭행태, 계급적이지 못한 정세인식
등이 운동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노개위와 노개투의
전개과정, 97임단투에서의 무기력한 전국전선, 권력과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대한 불철저한 대응, 기아사태 등에 대한
탈계급적 태도가 우려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9월 5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결의된 하반기 총력투쟁 계획은
민주노조 현장의 절박한 위기의식 속에서 제기된 과제이다.
민주노총의 평가대로 노개투가 해방이후 최대의
정치총파업으로서 자족할 만한 내용이었다면 노동현장은 왜
그렇게도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으며, 왜 민주노총 위원장이
출마하는 후보전술에 대한 결의의 수준이 바닥을 헤매고 있단
말인가? 여기에 더하여 호남지역 활동가들의 고충을 계급운동의
관점으로 접근하지 않고 보수정치의 산물인 지역편향적
의식으로만 해석하는 경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심화되고 고질화된 정치적 지역성은 이미 그 수준이
종교적 신념조차 능가할 정도이다. 보수정치꾼들에 의해
조장되어지는 이 반역사적이고 반민중적인 병폐야말로 역으로
노동자․민중이 중심에 선 계급적 정치세력화만이 희망적인
전망을 가질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것이 국민후보전술에 대한 비판의 일 근거이기도 하다.
‘국민승리21(준)’에선 노동자․민중성을 애써 외면하려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 국민후보라는 명칭에서 나타나듯이
탈계급적 접근이 세력화와 득표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인
듯하다. 정확하지도 않을 뿐더러 반운동적 발상에 분노치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 조직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 스스로
우리 자신을 부정하면서 지지․지원세력을 확보하겠다는
발상이 주체성 있는 사고인가? 정치세력화를 위한 첫 번째
시도로서의 선거참여라면 보다 정확하게 적극적으로 우리의
방향과 목표, 그리고 내용들을 갖고 내적 단결을 전면화하는
실천을 해내야 한다.
하반기 총력투쟁이 국민후보전술을 실천하거나 풍부화하기 위한
전술적 의미로서만 위치되어선 안된다. 이것은 권력과 자본의
공세에 맞선 전국전선으로써 노자간의 대립점을 명확히 하고
수세적인 현장에 활력과 희망을 주는 가열찬 투쟁이어야 한다.
이와 같은 사업이 후보전술의 중심기조로 자리매김 될 때
민중민주진영 내의 대선방침에 대한 결의수준을 제고시킬 수
있으며, 내부의 계급적 단결에 기여하는 정치세력화 사업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은 분명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 노개투를 통한 국민적
지지와 기대가 적지 않았지만 그것은 사회 정의와 진보를 위한
투쟁체로서 위원장과 민주노총의 위상이 획득되어진 것이다.
우리는 중앙위원회, 대의원대회 등 각종 논의과정을 통해 우리의
수준과 상태를 확인하였다. 여러 가지 부차적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정치세력화를 가로막는 주요한 원인은 계급의식의
불철저함과 통일적이지 못함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더더욱 우리
운동의 취약성을 보완해주며 장기적 전망을 제시해 주는
후보전술이어야 하지, 웬 국민(?)후보란 말인가?
보수정치만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와 근본적 차별성을 갖지
못하는 후보전술이 지속될 때 ‘국민승리21’에서 국민은 물론
노동자․민중조차 모두 떠나고 말 것이다.
우리의 시도는 오천년 역사 속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의미한다.
아직은 작고 어렵다 하더라도 노동자․민중의 참세상
건설에 주춧돌 하나를 놓는다는 겸허한 자세로 원칙과 대의에
충실한 후보전술을 실천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