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간특별호: 한노정연 백서] 2007.1.15.

현장에서 미래를 > 노동자세상 > 목록보기 > 글읽기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 돌고 돌아
 이정하의 세상이야기

현장에서 미래를  제125호
이정하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 돌고 돌아

이정하


매월 치러지는 월례회 날이다.
늘 그렇듯이 부서장은 훈시랍시고 떠들어대는 말 중에 이제 우리 회사는 중대재해는 늘었지만 산재 건수는 줄었다고 말한다.
보안경을 쓰는데 왜 눈에 티가 들어가느냐? 너희들이 안전장구를  철저히 갖추면 안전사고는 일어나지 않는다. 안전사고가 나면 다 너희들이 잘못해서 일어나는 것 아니냐? 하는 식이다. 또 팀별 의무실 이용 건수를 공개하고 의무실도 마음 편하게 이용을 못하게 하여 실제 눈에 조그마한 티가 들어가더라도 현장의 의무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일과 후 밖의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매일 같이 떠들어대는 그 소리는 우리현장에서는 안전사고란 절대 있을 수 없으니 산재건수가 있으면 안 된다고 협박처럼 말하고 있다. 이에 박자를 맞추기라도 하듯 현장에서 대의원 이라는 놈은 “그것참 희한하지? 중대재해는 늘어나는데 산재건수는 줄어들고 있으니 참 희한한 일이다.” 하면서 헛소리만 하고 있으니 참 어처구니없는 노릇이다.

마치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다. 지난날에 유행했던 것을 다시 즐기는 것이 복고라 했던가? 암울했던 옛날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이 안타까운 현장은 무어라 해야 한단 말인가?
정문에 있던 출근시간기준이 이제는 탈의장을 거처 현장사무실에서 작업 현장까지 끌어 들어와 있다. 
아침마다 안전수칙을 지키겠다는 싸인을 하고 작업장에 들어가야 하고, 아침에는 조회 점심에는 중회 저녁에는 석회로 하루 종일 노동자를 저들의 손아귀에 잡아놓고 하루 종일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시간만 되면 관리자들이 현장에서 유동인원을 감시하느라 눈이 뻘겋게 불을 켜고 지키고 있으니 마치 수용소군도 같다.
이제는 밖에서의 술자리 구호까지 지정해서 외치도록 하는가하면, 술자리 매너까지 정해서 지도하고, 축구경기관람 독려를 떠나서 아예 할당량을 정해서 축구사랑 신용카드 만들기를 요구하고 있으니 가정생활 지도를 안 하는 것이 천만 다행이다.

이 모든 것이 옛날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아니 옛날보다 더 못하다. 아무리 어려운 옛날이라도 투표는 맘대로 하지 안했던가?
지금은 무슨 투표든지 투표도 자기 맘대로 못한다.
국회의원 선거도 그렇고 지자체선거든 임단협 찬반투표도 마찬가지요 심지어는 노동조합의 위원장선거나 대의원 선거도 마찬가지다.
아니 노동자의 대표를 뽑는데 회사나 그 부서의 공천이 있어야 후보로 나설 수가 있는 세상이니 더 말해야 무엇 하겠는가…….
어느 것이든지 회사에서 바라는 대로 해야 자기들이 편하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인지 무엇이던 그쪽으로만 막무가내 표를 던지고 있으니 이게 어디 사람 사는 세상이란 말인가?
공장 바닥이 지저분하니 집에 있는 마누라들 데려와서 청소 시키라면 자기마누라 데려올 놈도 있을 거라는 농담도 있을 정도니 참 살맛 안 나는 세상이다.

요즘은 지구가 23.5도 기울었으니 사람들도 약간 삐딱한 사람이 잘살지만 이제 지구가 점점 바로 서기 때문에 이제는 올바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잘사는 세상이 오고 있다는데...
그때나 기다려야 할는지…… 원.

2006-12-03 11:24:51

의견글쓰기 프린트하기 메일로 돌려보기
이 글에 대한 의견보기  다른글 의견보기
아직 올라온 의견글이 없습니다


| 목록보기 | 윗글 | 아랫글 |

(구)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00-272) 서울시 중구 필동2가 128-11 상전빌딩 301호   Tel.(02)2277-7957(팩스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