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간특별호: 한노정연 백서] 200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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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선사가 말씀하시기를

현장에서 미래를  제125호
이영민

옛날 선사가 말씀하시기를

이영민 / 철도 활동가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 무엇입니까?” “뜰 앞의 잣나무다.” 유명한 선문답이다. 요즘 선문답 두어 권을 옆에 두고 재미삼아 본다. 잠들기 전에 삼십분 가량 읽다보면 어느덧 마음이 가라앉는다. 읽기도 편하다. 무슨 뜻인지 골똘히 생각하지 말라는 것, 조금이라도 생각을 한다면 선문답이 아니라는 것. 어느 때인가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확 다가올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편한가? 마치 강원랜드같은 곳에 가서 무심으로 노름을 하다보면 왕창 돈을 딸 수도 있다는 말로 들린다. 단 따는 것이나 잃는 것에 대하여는 일체 생각하지 말 것. 그러면 노름에 대하여 무심의 경지를 느낄 수 없다.
<주의사항> 선문답을 이런 식으로 악용하면 안된다. 그러면 일생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절대로 부처가 될 수 없다.

“부처가 누구입니까?” “똥친 작대기니라.” 이런 선문답을 “민주노조 위원장이 누구입니까?” “똥친 작대기니라.” 이렇게 바꿔도 되겠는가? 물론 된다. 또 안되기도 한다. 그러면 도대체 무언가? 그것은 알 수 없다.

나는 이런 저런 주장을 읽지 않는다. 운동판의 허다한 신문, 잡지, 기관지, 사회과학 서적들, 제목도 읽지 않는다. 집에 자꾸만 배달되어 쌓이기는 하지만 읽고 싶지 않다. 나도 한때는 기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 시절이 있었건만, 그래서 한 2년간은 편집을 맡아 죽을 고생을 하기도 하였다. 의미는 몰라도 선문답이 훨씬 재미있다. 네가 생각하는 게 있다면 시시콜콜 따지지 말고 그냥 해라. 남들이 욕하거나 말거나 무조건 해라. 칭찬같은 것에 신경쓰면 안된다. 이유를 따져서도 안된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해라. 하되 희노애락을 가져서도 안되고 평상심만 가져라. 평상심을 가진다는 생각도 버려라. 그러면 너도 부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젊어 한 시절 어느 노동해방주의자는 잠시 무정부주의자를 거쳐 엉터리 재가불자가 되었네. 그래서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것이다. 내일은 또 무엇으로 변하려나.

2006-12-03 11: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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