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민중세상∥이정하의 세상이야기
변해야 하는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
세상 참 많이 변했구나.
얼마 전에 T/V에서 『전태일 평전』이 국민에게 권하고 싶은
책으로 장시간 소개되는 것을 봤다. 예전에는 학생운동을 하는
친구들이 필독서의 하나로 읽었다는 책을 지금은 권하고 싶은
책으로 공영방송에서 전 국민에게 읽어보라 권하는 것을 보고
느낀 것이다.
이것이 처음은 아니다.
수구 보수 세력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운동권이라
급진세력이라 싫어하던 백기완 선생님에게 월드컵
축구국가대표팀의 정신교육을 하시게 하였다는 얘기를 듣고 참
세상 많이 변했구나, 했었다. 급진세력이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들을 정신교육을 한다? 오늘 또 T/V공식 프로를 통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었다. 백기완 선생님의 시 낭송과
함께 살아가는 철학을 이야기 하시는 것을 보며 많은 국민한테
깨우침을 주고 있구나 생각하니 변하는 것 참 좋은 것이구나,
했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변해야 한다고 한다. 살아 남으려면
변해야 한다, 즉 생존경쟁에서 이기려면 변해야 한다고
한다(특히 자본가들이). 운동판에서도 그렇게 주문한다. 모두가
변했으니 운동방식도 변해야 한다. 대중이 변했으니 우리도 그
대중을 따라가야 한다고 한다. 운동 방식이 변하지 않아서
운동판이 썩었느니 어쩌고 하면서 현장의 활동가들도 덩달아
쫑알대고 있다.
조합원이 바뀌었다, 상황이 변했다, 조건이 어떻다, 그래서
우리의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다 좋다.
하지만 변해야 하는 것이 있고,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금이나 다이아몬드가 왜 값이 비싼 줄을 아느냐? 그것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미술 예술작품이 왜 값어치가 있는 줄 아느냐?
그것은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면서 너는 이것과
같이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면서 나에게 힘을 주시던 퇴직한
선배님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도 이제는 분명히 구분을 해야 할 것이다.
변해야 하는 것과 절대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자주성·민주성·투쟁성·연대성을 변화해야 한다는 놈은 다
자본가 계급이요, 그 속에 녹아나는 것이다. 왜 사회적
합의주의를 반대하느냐 하는 질문에 단호하게 그것은 한마디로
자본가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라며 힘 있게 말하던 충청도에
사는 전교조 동지의 말이 떠오른다. 진정 변해야 하는 것과
변하면 안 되는 것이 무엇인가? 답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