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기 지도부에게 바란다
박 종 현 /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장
민주노총 1기는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철회를 위한
사상 초유의 전국적이고 조직적인 96~97 정치 총파업을
전개하면서 노동자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세력으로
자리매김되었다. 동시에 한국노동운동사에 길이 빛날 투쟁
정신을 발휘하였다.
그러나 총파업 이후 여러 가지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선이
흐트러지자 현장에서 무노동 무임금, 손배청구, 고소고발 등
자본의 부당노동행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면서 전국적
투쟁전선을 형성하지 못한 채 조직이 급속도로 이완되기
시작하였다.
그러한 가운데 현장 동력은 위축되기 시작하였으며 급기야
IMF의 초국적 자본체제로 인해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하여
정리해고와 파견근로제를 인정해 줌으로써 많은 논란과 함께
노동자 생존권은 풍전등화와 같은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이것은 현장에 기반한 투쟁과 정치 협상력의 부재, 대의원
대회 등 민주적 절차의 무시가 빚어낸 결과로 현장 조합원에게
불신과 반목을 주게 되어 민주노총은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현재 현장은 IMF와 구조조정을 빌미로 한 자본의 공세가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떠나 전 사업장에서 부당노동행위와
정리해고의 형태로 판을 치고 있다. 노동자는 노동조합
무력화와 노동자 생존권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현장에서는 정부와 자본에 맞서 총력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것은 조합원들이
고용대란으로 고용불안에 위축되면서도 생존권 사수를 위해
민주노총과 노동조합이 전국전선으로 강력한 투쟁을 통해 이
위기를 돌파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쫓겨날 실업자가 200만이 넘어설
것이라고 예견되고 있듯이 실업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금은 실업자들이 주변에서 맴돌거나 개인적 생활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업이 장기화될 경우 거리시위로 번질 수
있는 잠재적 폭발력을 갖고 있는 세력이다. 이제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생존권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를 개혁하고 민중생존권을
함께 책임지면서 국민으로부터 지지와 엄호를 받아야 정부와
자본의 공세, 이데올로기 공세를 돌파하고 궁극적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기 때문에 민주노총 2기 지도부는
민주노조운동의 사활을 걸고 험난한 투쟁을 전개해야 하는
역사적 책무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과제를 함께 하는 가운데
민주노총 2기 지도부에 몇 가지를 부탁드리고자 한다.
첫째, 민주노총의 신뢰회복을 통해 지도집행력을 구축하고,
현장 속으로 달려가 조직력을 시급히 복구해야 한다. 이러한
지도집행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고용안정과 노동자 생존권
투쟁을 중심에 두고 총파업을 비롯한 총력투쟁을 전개하여야
한다.
둘째, 실업자를 조직화하여 투쟁동력의 한 세력으로 모아
올바른 실업대책을 세워 낼 수 있도록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셋째, 제조업과 비제조업간의 차이를 극복하고,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다양한 조직적 지원과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넷째, IMF재협상, 재벌개혁, 민중생존권 사수 등을 통한
사회개혁 투쟁으로 전 국민의 통합력을 가지면서 대중투쟁을
벌임으로써 노동자와 국민이 정부와 자본을 고립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상과 같이 현장의 힘을 믿고 교육하고, 선전하고, 조직하고,
투쟁하고, 정책적 대안을 내올 수 있기를 바라며 통일투쟁에
대해서도 크나큰 관심을 갖길 바란다.
함께 승리의 한길로 달려갈 수 있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