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성노동자운동의 거대한 흐름,
지역여성노조
지금 현장은 2
새로운 여성노동자운동의 거대한 흐름, 지역여성노조
임 미 령
서울지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1999년 1월10일 ‘서울지역여성노동조합’ 결성대회 개최,
1월 11일 서울시에 설립신고서 제출,
1월 15일 신고필증 교부!
21세기를 눈앞에 둔 1999년 새해 벽두에 국내에서는 첫
지역여성노조가 탄생했다. 각 언론을 통해 여성노조에 대한
보도와 홍보가 나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왜 비정규직인가? 왜 여성독자노조인가?
기존 노동조합운동은 주로 대기업․정규직․남성
사업장 중심이고 시기시기 당면과제들에 집중하다 보니,
영세사업장이나 주변부로 밀려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조직하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여성노동자 조직률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IMF 이후 고용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가는 현실에서 ‘여성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 투쟁하는 조직체의
건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대두되었다.
그렇다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을 대중적으로 조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틀은 어떠해야 하는가?
우선 중소영세사업장,
임시직․계약직․파견직․시간제 비정규직,
실업자 등 업종과 직종을 초월하여 미조직 여성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가장 적당한 조직틀로서 ‘지역여성노조’ 형태를
설정했다. 여성들은 한 직장에서 장기근속하는 경우가 드물고
결혼, 출산, 육아, 가족 간병 등의 이유로 직장을 자주
옮겨다니게 된다. 사무직으로도 있다가 생산직으로도 있다가
주부로도 있다가 가내부업도 하다가, 애들 좀 크면 보험도
했다가 하는 식으로 경제활동의 방식이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같은 여성의 삶의 방식과 고용형태에 맞는
노동조합은 기업별 노동조합이나 업종별 노동조합이 아닌 그
지역에 사는 여성은 다 조합가입 대상이 되는 새로운
지역여성노조이다.
그리고 여성들만의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남녀가
함께 할 경우 늘 지도력은 남성이 되고 여성들이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경우가 많고 여성들이 갖고 있는 관심과 어려움,
연애와 결혼, 출산과 육아, 사회속에서 불평등한 지위의 개선
등과 같은 주제들을 잘 다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성노동자들의
문제는 여성노동자 스스로 조직을 만들고 투쟁해 나갈 때 잘
해결해나갈 수 있고 이를 통해 여성노동자 지도력을
성장시켜나갈 수 있다. 여성에 맞는 방식으로 조직을 만들고
다른 노동조합과 함께 연대해나가는 것이 전체 노동조합 운동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여성노조의 깃발을 꽂다
이러한 여성노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현장과 단체의
여성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95년부터 간간이 논의를 해오던 중
98년에 본격적인 조사연구사업과 토론을 진행하였다. 외국의
여성독자노조 ― 인도 세와, 일본 동경여성노조․여성단체
‘여성의 자리’ 산하의
삿뽀로여성노조․가나가와여성노조․니이가타여성노조
, 덴마크 KAD(여성노조) 사례와 국내 지역노조 ―
서울지역의류제조업노동조합, 서울남부지역금속노동조합,
건설일용노동조합 사례를 연구하며 지역여성노조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았다. 그리고 작년 말에 실질적인 준비에 들어가 비록
소수지만 올해 초에 힘찬 지역여성노조의 깃발을 꽂을 수
있었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1월 10일 같은 날 또 하나의 여성노조인
‘서울여성노동조합’이 결성되었다. 왜 같은 시기에 여성노조가
두 개나 결성되었는지, 두 노조가 다른점이 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갈 것인지 의문을 던지는 분들이 많다.
여성노조 두 개가 동시에 건설된 것은 여성노동자들의
고용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노동시장에서 끊임없이 주변부인
비정규직으로 밀려나는 현실의 반영이라 생각한다. 점점
개별화되고 분산되어 가는 여성노동자들의 조직화 방안을 모색해
오던 여성활동가들의 진지한 고민의 결과물이자 소중한 성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두 여성노조의 형태나
조직대상으로 보면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다만 노조의 성격과
활동방향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며,
앞으로의 구체적인 활동들을 통해 대중적으로 검증되어질
것이다. 또한 이후 두 여성노조가 어떻게 함께 해나갈 것인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있지는 않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사안별, 시기별 연대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여성노동자들의 조직화라는 대의에 함께
복무하고자 한다. 물론 연대활동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지면
언젠가는 통합의 문제 또한 자연스럽게 거론되리라 믿는다.
여성노동자들의 든든한 울타리, 지역여성노조
서울지역여성노동조합은 단위노조가 없는 중소사업장
여성노동자, 임시직․계약직․파견직․시간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그리고 구직중인 여성실업자 모두를
가입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많은 여성들이 종사하고 있는
파출부, 식당종업원, 영업직, 텔레마케터, 학원강사, 판매직,
청소부, 간병인, 배달직, 가내부업 등 거의 모든 직종을 다
포괄하고 있다.
조합원의 의무와 권리는 일반 노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조합내의 모든 활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갖는다. 다양한 방식으로 의사결정구조에 참여할 수 있고,
조합원 교육과 직능별․직종별 소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일자리 알선에 있어서도 조합원은 우선권을 갖는다.
조합비는 월 1만원을 기본으로 하되 실직상태에 놓인 조합원은
월 1천원을 내야하며, 총회를 비롯한 회의구조와 조합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99년도의 사업방침
첫째, 새로운 여성노동자운동의 조직체인 지역여성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선전작업을 통해 여성노동자들의 열악한
고용불안정 문제와 특수한 여성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대안마련에 힘쓴다.
둘째, 미조직 중소사업장,
임시직․계약직․파견직․시간제 비정규직,
구직중인 여성노동자들을 조직화, 의식화하여
정치세력화한다.
셋째, 직종별 분과 설치와 지부건설에 박차를 가한다.
넷째, 조합원들에 대한 교육과 일상적인 조합활동을 강화하고,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 단체교섭, 단체행동 등
현장지원투쟁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올해는 여성노조 건설 원년인 만큼 조합원 조직사업과
조합체계를 안정적으로 잡아나가는 것에 무게중심이 실릴
것이다. 이러한 조직확대를 기본 기조로 한 자세한 사업계획은
다음과 같다.
▸현장투쟁사업
-. 미조직 중소사업장 노조결성 상담 및 지원
-. 단체교섭
-. 직종별 노조 건설 지원
▸상담사업
-. 조합가입 상담
-.직장내성차별․모성보호․임금체불․부당해고&
#8228;부당노동행위 등 각종 여성노동관련 상담
-. 취업상담 및 알선
▸조직사업
-. 조합원 가입상담, 직장내 노동관련 상담, 취업상담 등 모든
내담자를 내방하도록 하여 적극 조직화
-. 직능별, 직종별 소모임 조직
-. 후원회원, 자문위원 조직
▸교육사업
-. 조합원을 위한 교양강좌 및 교육
-. 중간지도력 양성을 위한 교육
-. 전체 조합원 수련회 및 등반
▸선전사업
-. 언론홍보 활동
-. 홍보 스티커, 리플렛 제작 배포
-. 비정기 선전물 제작 배포
-. 노동조합 소식지 발간
▸조사사업
-. 남부지역 여성노동자 생활․의식 실태조사
-. 현장내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4대보험 등 실태조사
▸대외협력사업
-. 타 노동조합, 여성단체와의 연대
-. 근로기준법 실질적인 적용확대를 위한 연대사업
-. 여성노동 관련법 제․개정을 위한 연대사업
▸후생복지사업
-. 의료서비스지원
-. 각종 취업관련 정보, 정부혜택 정보 제공
▸행사
-.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
-. 노동절행사, 민중대회
-. 김경숙20주기 추모행사
새로운 여성노동자운동의 역사를 만들어나가자!
날마다 가입문의 전화와 부당노동행위 구제에 대한 상담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심지어 건물경비를 하는 한 남성노동자는 왜
남성 비정규직노조는 없느냐며 항의성 전화를 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고무적인 점은 다른 지방에서 여성노조 결성을 원하는
여성노동자들이 지원을 요청해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 많은 여성노동자들을 만나면서 한사람 한사람의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존중되어야 하는가 하는 점을 새삼 느끼곤
한다. 비록 아직은 노조가 무엇인지 이해를 잘 못하고 단지
취업이 급해서 찾아온 분들도 있지만, 바로 이러한 분들이
발딛고 선 현실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혼자 있을 때는 힘없는 여성에 불과하지만 함께 모였을 때는
당당한 여성노동자로 설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여성노동자들의 함께 서기’라는 거대한 흐름에
서울지역여성노조가 늘 함께 할 것이다. 새로운
여성노동자운동의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데 서울지역여성노조가
늘 앞장서 나갈 것이다. 많은 동지들의 뜨거운 관심과 강철같은
연대를 부탁드린다.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