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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

현장에서 미래를  제43호
성직자

■ 지하철노조 총파업 투쟁을 지지하는 성직자 성명서

지하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




일방적인 노동자의 대량 해고를 의미하는 구조 조정 반대와 지하철 개혁,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 등을 내걸고 서울 지하철 노조는 지난 19일에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는 이들 지하철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이지만, 당국에서는 이를 불법 파업으로 규정, 2일간의 시한 내에 복귀하지 않는 노동자들은 엄벌한다는 강경책으로 대응하는 한편 군 등에서 예비 인력을 투입, 지하철 운행을 강행, 각종 사고를 유발하여 시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는 하루 속히 지하철이 제대로 달려 시민들의 신뢰를 받는 지하철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그러나 그들을 강제 노예가 아니고 자랑스러운 자유 시민으로 지하철의 운전대를 잡기를 원한다.

시민들의 발 역할을 하고 있는 중차대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이들 지하철 노동자들은 그들의 파업이 시민들의 출퇴근에 얼마나 혼란과 곤란을 유발할 것이며 시민들의 질책이 얼마나 혹독할 것인가를 잘 알면서도 마지막 수단으로 드디어 파업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그들의 어려운 상황을 우리 국민들은 차제에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지하철 노조가 다른 노조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어려움을 노동자의 기본권인 파업 행위를 통해 투쟁하려 할 때마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 집단 이기주의의 횡포로 매도하고 질타해 왔을 뿐 그들의 애로와 문제를 제대로 살펴보려 하지 않았던 것을 솔직히 반성하고 우리는 이번에 이들의 문제를 심도 있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IMF 등으로 혼란한 오늘의 시점에서 왜 지하철 노조는 파업을 감행하지 않으면 안되는가? 국민의 정부를 표방하고 출범 시에 노사정을 만들어 민주노총을 가입시켜 IMF 사태를 고통 분담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호소했으나 노동자의 고통 전담 정책으로 일관하자 이에 김대중 정부에 대실망한 나머지 1년 후 결국 민주노총은 노사정을 탈퇴하지 않았던가?
노동들은 지금 IMF 구제 금융 관리 체제하에서 구조조정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만 일방적으로 고통 전담을 강요하는 정책,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만을 구조 조정으로 이해하는 듯 이 땅의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짓밟는 당국의 처사들, 개혁 대상 1호였던 재벌은 IMF 관리 체제하에서 더욱 부를 누리고 비리 정치인들과 행정 관료들은 여전히 부패와 무능의 관행을 일삼고 있으면서 노동자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는 정책의 시행으로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노동조건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 등 때문에 서울 지하철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고 있는 실정임을 우리 시민들은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통계와는 달리 지금 실업인구가 4백만이 넘는다. 그런데도 당국은 노동자의 대량 해고만을 능사로 일삼고 있다. 이 땅의 노동자들을 직장에서 내 몰고 그들을 희생하고는 결단코 IMF 구제 금융 상황을 극복하거나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 시민들은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파업 이전에 해고 위협을 받고 있던 지하철 노동자들의 수는 2,078명이었고 이 해고를 방지하기 위한 이번 파업 투쟁으로 해고될 위협을 받고 있는 노동자들은 무려 8,0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약자인 노동자들을 편들기는커녕 매번 권력자와 사용주 편에서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해 온 제도 언론은 차제에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성을 촉구한다.

경제 위기의 원인은 해결되지 않은 채 '정리해고'만 강행하여 '구조 조정'이 될 수 없다는 사실, 실제로 구조 조정이 되어야 할 부분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한국의 총체적 모순을 야기시킨 재벌과 보수 정치권임을 우리는 다시 한번 정부 당국에 환기시키고자 한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고통 전담을 해 온 지하철 노조가 2,000명이 넘는 동료들의 정리 해고를 반대하고 이들을 살리려는 동기로 일어난 이번 지하철 노조의 파업은 이들의 집단 이기주의의 행위가 아닌 보다 높은 차원의 도덕적 동기에서 나온 것이고 정당하고 적법한 요구임을 우리는 인식하여야 하겠다. 우리는 이번 파업 행위와 관련하여 이미 당국이 이번 파업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제도 언론을 통하여 사실이 아닌 사실을 조작, 시민들에게 잘못 비방해 온 것을 반성, 중단하고, 여러 명의 노동자들을 불법 연행, 구속, 구속 수배 등 조치를 철회하고 공권력 투입에 의한 파업 행위를 중단시키려는 구태의연한 정책을 포기하고 노동자들의 목숨이 걸린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

정부 당국은 지금의 경제 위기를 국민의 다수 의견을 거슬러서 국가의 중요 기간 산업의 민영화, 해외 매각, 노동자들의 정리 해고 등으로 노동 시장의 유연화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서 국가신인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과 정책을 포기하기를 촉구한다. 이는 실상 일부 초국적 자본가들의 배만 채우는 결과일 뿐 우리의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되라는 것은 불을 보듯이 명약관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재삼 지적하는 바이다. 정부는 차제에 근본적인 발상 전환과 정책 전환을 하루 속히 강구하기를 촉구한다.

우리는 당국이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제도 언론을 통해 사실을 조작. 왜곡하여 시민들에게 잘못된 사실을 유포하는 것을 반성. 중단하고 노동자들을 불법 연행, 구속, 수배하는 등의 조치를 철회하기를 촉구한다. 또한 공권력 투입으로 파업을 중단시키려는 구태의연한 정책을 포기하고 노동자들의 목숨이 걸린 요구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 특히 약자인 노동자들을 편들기는커녕 매번 권력자와 사용주 편에서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해 온 제도 언론들에게 차제에 민주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한 뼈를 깎는 자성을 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언론을 통하여 사실을 조작, 비방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이번 파업으로 불법 연행, 구속된 노동자들을 석방하고, 구속수배를 해제하기 바란다. 또한 공권력 투입에 의해 해결하려는 구태의연한 해결책을 지양하고 당국은 성의 있는 자세와 상호간에 신뢰와 겸허한 자세로 대화를 통하여 해결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1999. 4. 23.
지하철 노조 총파업 투쟁을 지지하는 성직자들 일동




<지지서명한 성직자 명단>

■ 가톨릭 : 고정배, 권혁동, 김영식, 김인국, 김진화, 나승구, 리수현, 문규현, 문정현, 박기호, 박재식, 박창균, 박창일, 백남해, 신성국, 이영우, 이중섭, 전종훈, 정진호, 최종수 신부

■ 불교 : 도관, 진관 스님

■ 개신교 : 강희남, 김관석, 김형태, 박순경, 박상증, 이명남, 임태수, 정진동, 조화순, 홍근수, 홍성현, 고민영, 고완철, 김경태, 김경호, 김규복, 김병균, 김용식, 김종맹, 박진석, 박천응, 손은하, 안기성, 안화원, 원형은, 윤창현, 이근복, 이동규, 이희운, 임태환, 장창원, 정명기, 정숙자, 정지강, 정진우, 조재국, 조하무, 진방주, 최주상, 허춘중 목사
총 62명

1999-05-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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