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에르 꾸르-살리스(Pierre Cours-Salies)
프랑스 에브뤼(Evry) 대학 사회학과 교수
연구논문
프랑스 노동운동: 현황과 과제
이 글은 1999년 3월 18일에 열린 제36차 콜로키움의 발표문과
그에 대한 질의․응답과 토론과정의 요약문이다. 발표자인
삐에르 꾸르-살리스 교수는 프랑스 에브뤼 대학 사회학과에
재직중이며, 지속적으로 프랑스의 노동운동, 특히 실업자운동에
실천적인 개입을 해 왔다. 그는 지난 3월 19~20일 서울대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 오늘의 유럽, 전환기 유럽의 정치, 경제 및
사회운동(Europe Today: European Politics, Economy, and
Social Movement in Transition)에서 “유럽의 사회운동”에
대해 발표하였다.
심포지엄의 발표문이 전유럽적 차원의 사회운동에 대한 평가인데
비해, 연구소에서 열린 콜로키움은 프랑스의 노동조합운동에
대한 간략한 발제와 폭넓은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프랑스어의
통역으로 진행된 발제와 토론은 시간상의 제약으로 심도깊은
분석과 풍부한 논쟁으로 이어지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한국과 프랑스의 노동운동이 비록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공동의 기반을 확인하고 향후 긴밀한 연대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였다.
비록 한국과 프랑스가 거리상으로는 떨어져 있을지라도 국제적인
인접성을 강조하면서 발표를 시작하고자 한다. 1996~97년
한국에서 총파업이 일어났을 때 대다수 프랑스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연대를 표명하였으며, 이 투쟁에 대해 많이
토론했다.
사람들은 “하나의 세계”라고 말하지만, 세계화는 모든
인간적․사회적 요구에 반하여 강요된 자유주의 정책을
의미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결집하고 있는 행동들과 더불어,
다국적 기업과 IMF는 “하나의 세계”라는 슬로건을 곧 포기할
것이다.
이러한 방향 재정립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공동의 요구와 목표에
대해서 토론할 필요가 있다. 특히, 1)아무런 민주적 권리도
인정하지 않고서 아동노동을 이용하는 다국적 기업의,
강제노동을 통한 생산을 금지시키는 기본적인 사회적
조항(social clauses) 2)동일한 기업에 속하는 서비스, 운송
등의 모든 산업활동 내에서의 세계적 차원의 단체 협약들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
이는 만남과 교류를 통해서 서로 수렴할 수 있는 부분을
구성해나가는 것을 전제한다. 유럽에서는 실업에 대항하는 ‘AC!
운동’을 통해 이를 경험한 바 있다. 1993~94년 프랑스에서
‘실업에 대항해서 함께 행동하자!’(Agir ensemble contre le
chômage, AC!) 운동은 노동조합과 많은 사회운동 단체들에
의해서 시작되었고, 이제 실업에 대항하는 전유럽적 차원의
‘유로마치’(Marches européennes)로 발전하고 있다.
여러분들께 프랑스 노동조합 운동을 소개하는 것은 대학교수의
단순한 지적 표명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실천과 분리될 수
없는 문화적 노력이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토론
속에서 그러한 부분을 구체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시간상의
한계로 오늘은 간략히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1. 프랑스의 노동조합운동
프랑스 노조운동의 특징 중 하나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노동조합 조직은 많지만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들은 적다.
기본적으로 CGT, CFDT, FO(CGT-FO), CFTC, CGE-CGC 등 5대
노동조합이 있고, 또한 2개의 좌파 교원노조(FSU, FEN), 통신과
우편부문에 여러 개의 자율적 노조들이 있다. 그 중에서는
주목할 만한 힘을 가진 자주적 노조도 있고(SUD-PTT),
세무노동자들의 노조도 그 중의 하나이다(SNUI).
여기에서 이 노동조합 조직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겠다. 이를 위해서는 역사가들의 인내와 자원이 필요하며,
집단적 행위에 대한 사회학자들의 자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한
더 많은 시간과 고찰이 필요하다. 이러한 복수성들을 가로질러서
노동조합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프랑스의 한 세기 역사를
분석하는 것이자 소련과 노동자 운동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부터는 프랑스 노동조합의 몇 가지 특징들을 간략히
소개하겠다.
2. 노동조합의 사막, 폭파된 사회적 풍경
프랑스 노동조합운동의 가장 암울한 측면은 인구의 거대한 두
부분에 대한 노동조합의 외재성이다. 즉, 노동조합은 완전히
이들의 외부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두 부분은 500만 명에
이르는 장기간의 실업자와 사회보조금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임시고용에서 정부보조직으로, 다시
임시계약직으로 옮겨다니는 임시직 노동자들이다. 대다수
여성들은 임시직에 종사하면서 3000프랑 정도를 벌고 있다.
기본적으로 노동조합은 안정적인 임금노동자들 사이에서
존재한다. 하지만 50명 이하의 소규모사업장에는 노동조합이
없다. 이러한 사업장에서는 고용주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종종 해고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존재하고
있는 분야에서조차 노동조합은 조합에 가입한 노조원들보다는
광범위한 동조층으로부터 자신의 힘을 끌어내고 있다. 200명
이상의 기업에서는 선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70%에서 85%에
이른다. 이 투표율은 동조층을 나타내는 것이고, 때로는 투쟁의
재량권을 나타낸다.
그리고 이 대표성이 고용주로 하여금 다소 조정된 전략을 통한
대응을 모색케 하는 것이다. 고용주들은 지도부의 제도화, 기층
노동조합 활동가들에 대한 억압과 해고, 노동조합에 대한 현대적
관리 등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3. 연속적․지속적인 신자유주의 정치
20년 전부터 고용주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요해 왔다. 그것은 상이한 국면을 거쳐왔지만, 불변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집단적인 보장과 사회적 권리의
축소이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부문들간의 합의․협약 대신에, ‘노동법에 저촉되는
협약’이 부문별․기업별로 맺어지고 있다. 고용주는
국지적인 힘관계를 행사하면서 그 유명한 “경제적 제약”의
논리를 사용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권리는 약화되었고
노동자들은 실업에 대한 공포 때문에 현 상태에 만족하거나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2)보건지출의 개혁 대신에, 치료에 대한 권리는 약화되고
의료비는 더욱 비싸졌다. 좌파정부는 보건의료체계의 진정한
이윤취득자들(제약회사와 대학, 병원)의 특권에 거의 제한을
가하지 않았다. 오늘날, 최저 사회보조기금으로 살아가는 6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의료혜택을 주기 위해서 정부는
개혁을 단행하고 있는데, 이것은 민간보험을 침투시킬 수 있는
위험을 낳고 있으며, 모두에게 최소한만을 보장하고 돈을 더
많이 지불하는 사람들에게만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중
체계의 위협을 낳고 있다.
3)정년 퇴직자들의 연금 문제에 대해서도 동일한 위협이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공정한 분배의 원리’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 취업해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퇴직자들을
위해서 돈을 내고 있는 것이다. 재계는 이에 대한 개혁을 원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퇴직자들이 자신의 저축에 의존하게끔 하는
것이다.
4)임금삭감과 저숙련 노동자들의 권리축소 논리와 동일한
선상에서, 공공서비스의 개혁은 국영화된 기업활동의 상당
부분을 투기적 부문으로 이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에 대해서 노동조합 운동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4. 가능한 단결: 노동시간 단축과 고용창출
70년대 말 실업에 직면하여, 모든 노동조합 운동은 주 40시간
노동 대신에 주 35시간 노동을 요구했다. 1981년, 좌파 정부는
1985년이 되면 이를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늘날 주 35시간
노동 문제는 2000년으로 미루어졌다.
이 문제는 고용창출을 위해서 1)실업자들에게, 2)임시직으로
종사하는 수백만 명의 여성들에게, 3)노동강도의 강화를 겪고
있는 안정적인 임노동자들에게, 그리고 4)사회보장제도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사안이다.
5. 노동조합 실천의 변화?
노동조합운동의 과제 중에서 네 가지 문제가 가장 결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1)동원역량을 복원하고 운동의 요구를 모으기 위해 민주적
구조를 창출하는 것.
2)여성 노동자의 배제를 극복하는 것.
3)상이한 지위의 임노동자들 전체를 연계시키는 것.
이와 관련하여 세 가지 구체적 과제를 제시할 수 있다.
첫째, 하청기업의 노동자들도 동일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고용계약의 몇몇 유형들과 몇몇 지위들은 금지되어야
하며, 정규적 고용창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노동조합은 실업자 운동과 연대해야 하며, 실업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
(4)“세계화에 따른 제약”이라는 주장을 새로운 국제연대를
통해서 거부할 수 있는 것.
잠정적 결론
프랑스의 노동조합운동은 과거에 획득한 많은 것을 상실했다.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재건을 위한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기대는 상당한
것이다. 먼저, 1995년 11~12월 투쟁에 대한 노동자들의 참여와
지지는 노동조합의 한계를 뛰어넘어 폭발적 양상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트럭 운수노동자들의 파업이나 실업자들의 시위에 대한
연대감이 매우 강력한 것이었다.
이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노동조합운동은 다음과 같은 과제를
발전시켜야 한다.
1) 차별에 맞선 연대의 구축
2) 논쟁과 결정 형식의 개발
3) 정당에 종속되지 않는 정치력의 표현
번역: 권혜원 / 서울대 사회학 박사과정
질의와 응답 및 토론
문) 현재 한국의 노동운동에서 노사정위원회와 코포라티즘이
핵심적 쟁점 중의 하나이다. 프랑스의 경우는 어떤가?
답) 프랑스의 경우, 코포라티즘 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용주들이 거부하기 때문이다. 전기, 철도 등
대기업의 경우 신코포라티즘 체제가 부분적으로 존재할 뿐이다.
사회보장과 보건의료의 영역에 노사정 협의체가 존재하지만,
노동조합이 취약하고 친사용자적이어서 문제다. 이들은 심지어
실업수당의 축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문) 프랑스에서 2000년에 노동시간이 32시간으로 단축될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답) 한마디로 어려운 문제다. 조스팽 정부가 2000년 시행을
약속했지만, 협상은 기업별 수준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철도,
전기, 그리고 포드나 르노 등 자동차산업에서 부분적인 성과가
있긴 하지만, 소규모 기업의 경우 전혀 성과가 없다. CGT나 CFDT
등 노동조합의 경우, 노동시간 단축을 주요한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지만, 고용주의 저항에 부딪히고 있으며, 따라서 이들은
좌파정부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문) 1997년 유로마치에 대한 비디오를 보았는데, 인상적이었다.
유로마치의 조직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답) 유로마치는 기본적으로 유럽의 노동조합내의
전투적활동가들(millitants)의 네트워크에 의해 조직되었다.
전유럽적 차원으로 조직되어 있는 공식노동조합인
유럽노동조합총동맹(ETUC)은 전혀 참가하지 않았지만,
"AC"(실업반대 공동행동!―약어를 그대로 발음하면
“지긋지긋해!” 또는 “이제 그만!”이라는 뜻)와 CGT, CFDT의
공식적인 흐름에 반대하는 경향, ETUC 내의 좌파 활동가들이
주도하였으며, 이들은 주로 실업자 운동과 연대하려 했던
활동가들이다. 그리고 벨기에의 좌파 노동조합, 독일의 일부
전투적 활동가들이 있다. 올해 5월 29일에 G8에 반대하는
유로마치가 다시 열릴 예정인데, 과거와는 달리 공식 노동조합의
지도자들도 참여할 것이다.
문) 아주 기본적인 질문인데, 왜 실업문제가 발생하는가?
답) 일단은 공식적인 노동운동이 실업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실업이 증가한다. (웃음: “활동가다운 평가”라는 논평)
사실, 일반적으로 자본이 생산성 증가를 통해서, 더 적은
노동자를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착취하려 하기 때문에 그렇다.
현재의 생산력 발전수준에서 고용을 유지하려면 주
20~25시간노동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보다 중요한 이유는 실업을 정치적으로 선택하는 정부와
고용주들의 의지 때문이다. 70년대부터 정부는 완전고용정책을
포기하였고, 지금은 그것을 적용하는 과정에 불과하다. 미국의
헌팅턴이라는 학자는 “완전고용 때문에 사회는 점점 통제하기
힘들어진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한국에서도 구조조정과정에서 동일한 선택이 자행되고 있고
노동통제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문) 현재 프랑스에서는 32시간 노동이 입법화되어 2000년부터
실시될 것으로 알고 있다. 발표자는 20~25시간 노동제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왜 프랑스의 노동운동진영에서 그렇게
주장하지 않는가?
답) 1930년대 미국에서 대량실업이 발생하면서 가두시위가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위기의 국면이 되자, 당시 미국의 일부
보수주의자들조차 주 32시간 노동을 받아들였다. 그 이유는
20년대부터 그때까지 이룩해 온 생산성의 향상에 비추어 볼 때
그것을 재분배하지 않으면 위기가 폭발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위기가 파국으로 치닫게 하지 않기 위해 주32시간 노동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결정했다.
문제는 동원의 문제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정당하다고
받아들이는 측면에서 동원과 연관시켜 그런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사실상 직종별로 있는 연맹들이나 전체단위의 노조에서
32시간 노동 이상은 생각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람들도 그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고려의
문제가 있다.
문) 유로마치에 참여한 층들이 전투적 활동가층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에서 발표할 자료를 보면 두 가지 종류의 그룹이 있는데,
첫째로 유로마치 그룹이 있고 두번째로 유럽 각국의 노동조합 내
좌파 활동가들의 네트워크가 있다고 했다. “올해를 전망하면서
그것이 수렴될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오늘 발제에서 그 부분이
빠졌다. 그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답) 실업자 조직들과 좌파 노동조합 활동가들의 수렴점을
얘기했는데, 좌파 노조 활동가들과 실업자 단체들이 7~8개국
정도에서 아주 능동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활동가들이 대부분 아나키스트나 트로츠키주의자들이었기 때문에
수렴되는 부분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계속 토론회나 모임 등을
통해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좌파 활동가들 가운데 독일,
이태리, 영국, 벨기에, 프랑스가 특히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수렴의 가능성들이 더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대여섯 번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졌고
올해 5월 독일에서 모임을 가질 예정인데, 그것을 계기로
내용적인 수렴이 가속화될 것이다.
문) 발제 마지막 부분에서 노동조합운동의 과제를 언급하셨는데
전투적 그룹들이 그런 과제를 실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보는지?
답) 이 문제들은 활동가들과 같이 많이 논의했던 문제였다. 먼저
첫번째 과제(동원역량)에 대해서는 약간 진전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두번째 과제인 여성참여 문제는 굉장히 힘든 문제다.
왜냐하면 많은 조합간부들이나 좌파활동가들조차 여성의 참여에
대해서는 굉장히 소극적이고, 마치 여성은 다른 종류의 사람인
것처럼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이 틀렸지만 하나의
현실이다. 그리고 상이한 조건에 있는 노동자들 간의 차별을
없애는 과제의 경우, 실업자들에 대해서만큼은 진전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충분치 않다. 왜냐햐면 그것은 ‘실업자들의
요구다’라는 문제의식이 여전히 남아 있고, 아직 노동자 전체의
문제로서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국제적인
연대는 지금 막 시작하고 있는 수준이다.
문) 프랑스 노동운동과 관련된 책을 보면 ‘노동조합 대표성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노동조합이 아닌
비제도적․비공식적인 파업 참여자들을 대표하는
조직체들이 발생하고 있는 이런 경향에 대한 설명을 바란다.
답) 먼저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일차적으로 구별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프랑스
노동조합운동을 다루는 책들은 이 ‘노동조합의 사막’에
대해서는 마치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
그리고 안정적인 노동자층과 가장 취약한 노동자층―가장 심각한
노동강도로 고통받는 층―이 분화되고 있는데, 노동조합의
입장은 항상 임노동자들 중에서도 엘리트층을 대변한다. 그래서
노조대표자들은 ‘사막’에 대해 주목하기보다는 ‘대표성’에
먼저 신경을 쓰고, 이 대표성이라는 것은 엘리트층을 대변하는
메카니즘을 갖게 한다.
1986~91년 기간의 파업에서, 많은 경우 파업이 공식대표자들에
의해 처음 출발부터 주도되었다기 보다는, 아래로부터
‘파업위원회’라고 하는 것이 구성되어 파업이 진행되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 사례를 들겠다.
먼저, SNCF 소속 철도노동자들의 경우 35년 전에는 노조가입율이
70%였는데 지금은 1/3이하로 떨어져서 25%정도 된다(그렇지만
선거참여인원은 80% 정도다) 1986년 대다수 노동자들은
파업과정중에 공식노동조합에 대해서 일종의 비판적 관점을
가지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88년과 89년 CGT가 입장을 많이
바꾸었다. 훨씬 더 민주적으로 실천을 행하고자 하는 흐름이
CGT내부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SNCF 자체로만 보면 조금 더
민주적인 방식의 합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두 번 째 사례는 ‘간호사들의 파업’이다. 이 파업은 여성들에
의해 조직되고 주도된 파업이었고, 그런 면에서 노동조합적
전통과는 다른 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투쟁의 과정
속에서 공식노동조합의 지지를 계속 강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그래서 2~3년 전부터는 파업 참여당사자들과 CGT가
대화의 채널을 통해 대화를 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이고 있다.
문) 발표자는 마지막에 결론을 내리면서 기존의 정당에 의존하지
않는 노동운동이 대안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흐름이 정치적 차원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답) 완전고용을 이루기 위해서는 1)생산력 수준, 2)노동강도의
문제, 3)부의 재분배를 통한 전체적인 사회관계의 재조직화가
중요한데, 프랑스는 인구의 6%가 부를 독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 번 째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노동운동
차원에서 제기해야 하고 그런 활동들을 위한 투쟁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기존 정당들이 이런 것을 내세울 때 어떻게 반응할까
하며 스스로 제한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스스로
제한하지 않으며, 위의 세 가지 사항을 중심으로 내걸고
본격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구를 제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문) 노동운동 내부의 자주적 경향이 정치적 운동으로 발전해야
할텐데. 그런 논의를 좀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답) 그런 흐름들은 주로 공공부문의 노동조합에서 존재하지만,
아주 소수다. 최근 CGT나 CFDT로부터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했다.
그러나 공식 노동조합이 일정한 태도변화를 보이자 이
이탈흐름은 중단되었다. 전투적이고 자주적인 노동조합들은 조직
차원의 단결도 중요하지만, 공동의 요구를 내걸고 공동실천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통해 공식 노동조합을 강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CGT나 CFDT는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 대신에 공식
노동조합으로부터 이탈하려는 경향을 양대조직의 합의를 통해
일정한 제한을 가함으로써 사회운동을 통제하고 있다.
한/노/정/연
요약정리: 국제기획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