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4월 1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사회진보를
위한 민주연대가 주관하고 여러 민중․사회․학술단체
공동 주최하에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던ꡐ누구를
위한 한미/한일 투자협정인가ꡑ토론회에 종합토론문으로
제출된 자료이다.
일한 투자협정의 문제점과 대응 방향
도마쯔 가쯔노리
오가와마치 / CINE CLUB
1. 일본에서 본 일한투자협정의 문제점
일한 투자협정이 공공연하게 다루어지게 된 것은, 작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부터이다. 그 때 이루어진
일한 수뇌회담에서 일본의 오부치 수상과 김대중 대통령은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일한 파트너십’이라 명명한
‘공동선언’과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거기에서는
정치․경제․군사․사회․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21세기를 향한 양국간의 제국주의적 재편과 전략적
협력 관계의 강화가 표명되어 있다.
그 때 결정된 ‘일한투자교류’의 항목에는, “양국은
관민합동투자촉진협의회를 개최함과 동시에, 일한 쌍방의 투자
상담 및 투자분쟁처리의 창구를 활용하여, 투자 촉진을 위해
관민이 일체가 된 대응을 진행한다. 또 양국은, 투자 문제에
관한 정부간의 협의도 이행한다”라고 명기되어 있다. 이후
일한투자협정을 둘러싼 일한 정부 레벨의 교섭은 급속히
진행되어, 현재 예비교섭 단계에서 하이레벨 경제협의
단계에까지 이행되고 있다.
오영교 한국산업자원부 차관보는 일본경제신문(3월9일자)
회견에서 “실무자 레벨에서는 10월에 동경에서 열리는
일한관민합동투자촉진협의회 때까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어, 일한투자협정이 연내에라도 체결될
움직임이 있음을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일한투자협정은 한미투자협정과 마찬가지로 OECD에서
앞으로 WTO로 교섭의 장이 옮겨질 다국간투자협정(MAI)을 답습한
내용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MAI는 투자의 절대적 보호, 즉
투자수용국의 주권보다도 다국적 금융자본․다국적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협정이다. 일본경제신문이 올해 1월
23일에 게재한 한덕수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의 회견에
의하면, 투자 협정의 내용에 대해서는 “우선진출기업에
국내기업과 같은 조건을 부여하는 내국민대우를 갖춘다.
(중간생략) 진출시에 방해가 있을 경우에 기업이 상대방 정부에
제소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간생략)
OECD에서 교섭 중인 다국간투자협정(MAI)보다 훨씬 더 수준 높은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이, 이 달 4일 일본경제신문은, 일본정부가
‘진지(眞摯)규정’ 같은 조항을 일한투자협정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진지규정’이란 무엇일까요? 노동쟁의 등에 대해 ‘1)
기업에서 신청이 있을 경우에 문제의 해결에 진지하게 대응한다,
2) 중재기관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공평한 태도로 중재에
임한다, 3) 이들 조치가 자국 기업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내국민대우일 것’ 등의 내용으로 구성될 듯하다. 이것이야말로
MAI의 분쟁처리 메카니즘을 답습한 일한투자협정의 핵심적인
조항이고, 진출지에서 불이익을 당한 기업이 투자수용국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직접 제소할 수 있는 내용인
것이다. 투자수용국은 이 제소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일체의
국내법 법규의 개악과 직접적인 민중운동 탄압에 나설 것이다.
즉 ‘진지규정’의 칼날은 간접적인 형태이긴 하지만, 투자
기업에 있어서 불이익이 되는 노동운동을 비롯해서 농민운동과
환경운동, 소비자운동 등 전민중운동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일한투자협정은 쌍무협정이지만 투자장벽을 철폐하고,
다국적기업으로부터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자본의
축적위기로부터의 탈출을 도모하려고 하는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 하에서는 민주노총을 비롯하여 한국의
민중운동이, 이 진지규정의 존재로 인해 탄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 이후, 일한공동선언과 행동계획에
의거하여 작년 12월에 서울에서 치러진 ‘제1회
일한관인합동투자촉진협의회’에서 일본측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세제의 개정과 노사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지적했다”고 보도되고 있다(일본경제신문 98년 12월
6일자). 게다가 작년 12월, 일한노사정교류단의 일원으로 방일한
이기호 노동부장관은 일본노동연구기구(노동성 관외기관)가
주최한 특별국제세미나에서 강연을 했다. 이 장관은 거기에서
다음과 같이 보고하고 있다. “통화위기에 직면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외국자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길이다라는 인식으로
변화했다. (중간생략) 70년도에 한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은,
한국의 노조가 너무 강해서 노사관계로 고생을 했다고 본다.
과거에는 노사간의 문제에 얽힌 위법행위를 눈감아준 일도
있지만, 현재 정부는 공정중립의 입장에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처하고 있다. 최근 국내의 자동차부품업체가
불법파업을 일으켰는데, 정부는 경찰을 투입하여 진압했다.
(중간생략) 98년 2월에는 노동법을 개정하여 IMF가 바라면서도
실행을 미루어오던 정리해고제를 도입했다. 현대자동차의
노사분쟁에서는 무엇보다도 강력한 노조가 정리해고제를
받아들인 첫 케이스가 되어, 5개월 간 1만 명이 삭감되었다.
이에 노조도 노사협조가 기업과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는 생각을
가지기에 이르렀다.” (주간노동뉴스 99년 1월 11일자)
이들 발언으로부터도 확실히 알 수 있듯이, 일한부르조아가 함께
기피하고 있는 것이 민주노총을 비롯한 한국 노동자의
생존권투쟁이며,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법적 폭력장치가
‘정리해고제’이고 ‘진지규정’인 것이다. 따라서
일한노동자민중에게 일한투자협정은 부분적으로 수정해서 용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완전철폐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협정인
것이다.
2. 일본에서의 대응상황
이제 일한투자협정을 둘러싼 일본 내의 대응 상황을 살펴보겠다.
유감스럽게도 정당이나 노동조합을 포함하여 각 분야별
운동단체마저도 현재 일한투자협정에 대하여 명확히 반대의지를
표시하고 있는 단체는 적다. 오히려 반대운동의 전선 구축은
이제부터라고 할 상황이다.
과거 OECD에서 이루어진 MAI 교섭의 텍스트가 인터넷에 공표된
것을 계기로, 전세계적으로 MAI 반대운동이 일어나 MAI 체결이
좌절된 경험을 일본 정부는 교훈으로 삼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한투자협정의 전모를 밝히지 않고, 매스컴도 부분적으로밖에
그 내용을 보도하고 있지 않다. 일본 정부․독점자본이
매스컴 정보를 조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일본에서 신속히
노동자민중에 의한 일한투자협정반대의 전선을 구축해야만
한다.
그 가능성으로서 - 1) 70년대부터 존재하는 일한연대운동전선에
호소한다, 2) 세계의 MAI반대캠페인에 더불어 일본의 환경
NGO단체에 호소한다, 3) 진보적 정당이나 노동조합, 각 분야별
운동단체에 호소한다 - 이 세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일본에서의 일한연대운동전선은 재일한국인 정치범의 구원단체를
중심으로 70년대부터 각지에서 면면히 운동을 계속해 왔다.
70년대의 한국민주노조운동이 87년의 노동자대투쟁을 계기로
민주노총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노동자연대운동은
일한연대운동의 커다란 버팀목 중의 하나였다. 두 번째로,
일본의 환경NGO는 지금 2000년부터 시작되는 WTO 뉴라운드에서
속행될 MAI의 교섭 움직임에 초점을 맞춰 반대운동 조직화를
계획하고 있다. MAI와 같은 내용을 가지는 양국간 투자협정이,
일한간 한미간에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전하고,
전선으로의 합류를 호소해야만 한다. 세 번째로, 일본 사회의 총
보수화 추세 속에서, 그에 대항하는 진보적 정당이나 연합(連合)
내의 구 총평(總評) 좌파계 노조, 전노련(全勞連)이나
전노협(全勞協)계 노조에 MAI와 일한투자협정반대 운동을
호소해야 한다.
3. 일한연대운동의 필요성에 대하여
현재 일한 양 정부는, 규제를 철폐하고 시장원리를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의 강제적 관철을 통해, 사회주의세계체제 해체
이후에 출현한 전지구적인 세계 시장의 쟁탈을 목적으로, 우선
그 전제가 되는 자국 시장을 세계로 향해 전면 개방하고,
(그것과 표리 관계에 있는)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독점자본의 재형성과, 그것의 해외시장에서의 다국적 전개에
의해, 자본축적위기로부터의 탈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MAI와 일한투자협정은, 신자유주의의 국제적 전개를 더한층
가속화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공세에 대한 투쟁으로서, MAI와
일한투자협정반대운동을 구축해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일한투자협정 반대운동을 통해, 일한의 노동자민중 간의
정보교환과 운동의 경험을 서로 교류하고, 일한연대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기를 바란다. 이번 토론회에 참가하는
것이 그 계기가 되면 다행이라 생각한다.
지금, 일한 양국정부는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일한
파트너십’을 슬로건으로 새로운 일한간의 제국주의적 재편을
이룩하여, 아시아를 시작으로 세계화된 자유시장에 진입하려
하고 있다. 김대중 정권의 등장을 계기로, 일본의
일한연대운동의 전선 내에서도 그 평가를 둘러싸고 약간의
혼란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신자유주의와 싸우는 국제연대’를
슬로건으로 일한연대운동을 형성해 나가고 싶다.
노동자는 하나다!
일한 노동자연대, 만세!
신자유주의와 싸우는 국제연대, 만세!
일한 노동자민중은 단결하자!
<참고글>
MAI(다자간투자협정)를 선취(先取)하는
양자간투자협정 체결책동
- 일한투자협정에 반대한다!
도마쯔가쯔노리(土松克典) - 本鄕文化포럼
김대중 정권이 발족하여 1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아시아금융위기의 전염과 국내거품경제의 붕괴로 인해, 97년 말
대외채무총액은 1,544억 달러(그 가운데, 약 절반인 684억
달러가 상환기한이 거의 다가온 단기대외채무)인 것에 비해,
사용 가능한 외환보유고가 89억 달러에 불과하여 국가적인
파산상태에 빠진 한국경제를 재건하는 것과는 별도로, 97년 12월
두번에 걸친 IMF와의 합의에 의해 IMF구조조정프로그램을 실시한
김대중정권은 이 1년간 한국사회를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시켰는가? 이하에서 시장개방과 구조조정의 측면을 중심으로
조망해 본다. 이와 함께, 김대중정권은 이후 한국사회를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시키려 하는가에 대해, 투자자유화협정의 체결로
향하고 있는 최근동향을 중심으로 서술하여,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한연대운동활동가 모두에게 경종을 울리려 한다.
시장개방과 4대 구조조정
작년 2월 25일, 대통령취임식에서 “국민의 정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하여 발전시킨다”고 강조한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이후 IMF와의 합의에 따른 저성장, 고금리․긴축재정,
구조조정, 시장개방,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의 정책들을
실시했다.
특히, 시장개방분야에서는 작년 상반기까지 외국인투자가에 의한
주식투자한도를 완전 철폐하고(98.5.25), 또 모든 장단기
국공채와 회사채의 외국인투자한도 폐지(97.12.30),
부동산시장도 외국인투자가에 대한 전면 개방, 적대적
M&A(기업합병․매수)를 포함한 모든 M&A도 허용(98.5.15),
은행과 기업이 발행한 모든 단기금융상품의 외국인투자가에 대한
완전개방(98.5.25)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와 같은 시장개방․규제철폐조치에 의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급증하고, 연간투자액도 87년의 10억 달러에서 96년
32억 달러, 97년 70억 달러, IMF의 금융지원 이후 98년에는 88억
5200만 달러(1389건)를 기록하고 있다. 또 국내주식시장에서는
시가총액의 20%를 외국인투자가가 차지하기에 이르렀고, 주가의
등락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주요국내기업에 대한 외국의
자본비율은 SK텔레콤 33.00%, 포항제철 30.00%, 한국전력
18.81%, 삼성전자 44.66%, LG정보 18.07%, 주택은행 31.39%,
국민은행 31.83%, 삼성화재 49.30%등). 더욱이 부동산
시장에서는 98년 9월말 현재, 여의도의 10배를 초과하는 토지를
외국인이 보유하기에 이르고 있다. 이후, 2000년말까지 외환 및
자본거래의 완전자유화를 염두에 둔다면, 다국적자본에 의한
한국에의 직접투자(이번 아시아금융위기의 방아쇠가 된
헤지펀드와 같은 단기투자자본을 포함한)는 한층 증가할 것이다.
김대중 정권은 시장개방과 병행하여, 4대 구조조정을 강행했다.
그것은 본래 공황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도태를 극복하려는
정책이지만, 노동자․민중의 대량해고라는 희생 위에서
성립하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재벌 재편】경영이 악화된 55개사의 리스트를 발표하여
강제적으로 매각․청산․흡수합병 시키고(98.6.18),
현대․삼성․대우․LG․SK의 5대재벌
264계열사를 130개사로 축소․재편하는 구조조정과
빅딜(기업간 사업교환)에 대해 정부와 합의 중(98.12.7-현재
진행중).
【금융 재편】종합금융사(일본의 non-bank에 해당) 30개사
가운데, 경영악화 상태인 14개사와 동서증권, 신세기 투자신탁에
대해 업무정지명령을 내리고(98.12), 경영악화 상태인 5개
은행을 정리, 경영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5개의 시중은행에
자산․부채를 승계(98.6.29).
【공기업 민영화】26개 공기업․82개 자회사를 2002년
말까지 13개 공기업․8개 자회사만 남기고, 그 이외에는
모두 해외매각을 포함하여 민영화하는 정부계획을
발표(98.7.3/98.8.5의 2차에 걸친 발표-현재 진행중)
【노동시장 유연화】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 도입을
주목적으로 한 고용조정관련 7개법안과 기업구조조정 관련
10개법안 등 노사정합의 관련 법안을 국회에서 가결(98.2.14).
이들 4대 구조조정의 강행에 따라 금년 2월 17일,
한국정부․노동부는 2월중에 실업률이 9%를 초과했고
실업자수도 200만 명에 육박했다는 것을 발표했다(IMF관리체제에
들어간 97년 12월의 실업자는 65만 8000명. 정부발표에서
조차도, 이후 14개월간에 실업자수가 3배로 증가하게 되었다).
이러한 구조조정과 시장개방을 강행한 김대중 정권의 정책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작년 8월 15일 ‘건국’ 50주년식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관치로부터 경제를 개방하고, 시장경제의
자립성을 높이는 구조개혁에 전력을 다하겠다. 불필요한 정부의
규제를 줄이고, 기업․금융․노동․공공부문 등
4대 분야의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행할 것이다.
지금부터는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여 흑자를 내고, 세계와의
경쟁에서 승리하여 외화를 많이 벌어들인 기업가가 애국적
기업가로서 존경받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여기에서
우리는 시장원리를 중시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컨대 김대중 정권은 신자유주의
정책의 강제적 실시에 의해 사회주의 체제가 해체된 이후,
확대된 지구적 세계시장의 쟁탈을 위해, 우선 그 전제가 되는
자국시장을 세계에 전면개방하고, (그것과 동전의 양면 관계에
있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독점자본의 형성과
해외시장으로의 왕성한 진출, 활동(초국적 활동)을 통해,
97년말에 한국을 습격한 자본축적위기에서의 탈출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다국적기업의 권리헌장” - MAI(다자간투자협정)이란?
신자유주의를 더욱 가속시키는 것은 세계적인 기구 한
가운데에서 진행되고 있다. OECD가 95년부터 비밀리에
진행시켜온 MAI(Multi-lateral Agreement on Investment,
다자간투자협정)의 체결을 둘러싼 움직임이 그것이다.
MAI란, 한마디로 “다국적기업의 권리헌장”이다. 투자의 절대적
보호를 원칙으로 하고, 국가주권보다도 다국적 금융독점자본의
이익이 우선되며, 그 협정의 이행에는 규제철폐․민영화가
전제로 되며, 분쟁해결 메카니즘에 있어 혁명이나
민족해방운동은 말할 것도 없이 노동쟁의나 환경운동,
소비자운동까지 ‘분쟁해결’의 대상이 되며, 그럼에도 일단
체결국으로 참가하게 되면 5년간은 탈퇴할 수 없고 그 후에도
15년간에 걸쳐 협정은 이행의무로서 남아 있으며, 다국적기업에
무조건적인 투자천국을 전세계적으로 제공한다.
노동자․민중에게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협정이다.
97년 1월, 이 MAI의 비밀교섭 초안이 미국과 캐나다 NGO에 의해
폭로되어, 이후 전세계에서 정당․노동조합․NGO 등에
의한 항의행동이 전개됐다. 결국, OECD내에서의 MAI교섭은 98년
10월, ‘자국문화의 보호’를 주장한 프랑스정부가
교섭테이블에서 철수를 표명하고 이후 교섭테이블에 복귀하지
않으면서, 98년 12월 3일, MAI체결을 위한 지속적인 협상이
정식으로 중단되었다(일본정부는 OECD내 MAI교섭그룹의 부의장을
맡고 있고, 미국 영국과 함께 적극적으로 MAI의 성립을 위해
움직였다. 이 사실은 일본내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MAI가) OECD에서 협상이 중단되자, 일본과 EU는
2000년부터 예정되고 있는 WTO의 차기교섭 의제에 ‘투자’도
포함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 투자분야를 WTO의 차기 교섭의제에
포함시킬 것인가 말 것인가는 금년 11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WTO각료회의에서 검토된다. 현재의 흐름으로는 MAI교섭이
WTO에서 제기될 공산이 크다.
일한판 ‘MAI' = 일한투자협정 체결책동
더욱이, 이 MAI의 내용을 그대로 답습한 양자간투자협정 교섭도
진행되고 있다. 다국간협정 체결에 시간이 걸린다면, 우선
양국간(협정)에서 그것을 벌충하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매일신문」(98.12.6)은 ‘일한투자협정’의
기본안(素案)이 일한 양국 정부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기본안은 “진출기업의 고용에 관한
‘국적요구’금지나 자재․부품의 현지조달이나 기술이전
등을 요구하는 ‘이행의무(performance)’ 금지 등 전 16조와
예외업종을 규정한 부속문서”로 구성되었으며, “상호 자유로운
투자활동을 보장하고, 예견할 수 없는 요인으로 진출기업이
손해를 받는 것을 예방하고,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이 가운데, ‘국적요구’의 금지란 진출기업에의 현지인
채용요구 금지를 의미하며, ‘이행의무’ 금지란 자국산업보호를
위해 진출기업에 현지산품 구입․사용 혹은 기술이전 요구
등을 금지하고, 진출기업의 수출입이나 현지판매에 맞서는
유치국측의 규제철폐를 의미한다. 또 투자를 둘러싼
“분쟁해결을 위한 국가간 협의․중재수단이나, 피해가
인정된 경우 배상유무 등도 정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처럼,
기본안이 투자의 절대적 보호, 요컨대 투자유치국의 주권보다도
다국적 금융독점자본의 이익을 최우선한 MAI협정안의 내용을
답습한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그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일경(日經)」(99.1.23)은 일한투자협정에서
다음과 같은 한국의 한진수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의
회견기사를 게재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이웃나라와는 보다 긴밀히 되어야한다는 것이 한국의 기본적
입장이다. 양국은 우선 투자협정을 맺는 것에 합의했다. 월말에
비공식협의를 시작하여 가능하면 연내에라도 체결하겠다”
“(투자협정의 내용에 있어서는) 우선 진출기업에 국내기업과
같은 조건을 부여하는 내국민대우를 준비한다. 진출 직전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기업이 상대정부에 제소할 수 있는 구조도
필요하다고 생각되고 있다. 상호인증제도의 도입도 진행된다.
OECD에서 교섭중인 다국간투자협정(MAI)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것이 될 것이다”
일한투자협정이 일한판 ‘MAI’라는 것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이 일한투자협정은 어떠한 경과를 거쳐 준비될 수
있었는가?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가 다자간교섭 일변도였던
일본정부(통산성)가 양국간협정의 추진으로 방향이 바뀐 것에는,
99년 1월부터 시작된 EU통화 통합, 그리고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와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의
확대통합구상의 부상이라는 배경이 존재했다.
일본정부․독점자본은 EU와 전미의 ‘자유시장권’구축에
뒤쳐지지 않고 MAI체결을 대비하면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자유시장권’ 창설을 위해 한국과의 투자협정을 시작으로
양국간을 중시하는 신통상정책을 명백히 내세운
것이다(APEC수뇌회의에 앞서 98년 11월 3일, 쿠알라룸프르에서
与謝野 통산성장관과 한진수 통상교섭본부장의 회담이
있었고, 일한투자협정의 추진에 기본적으로 합의했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시에 열린
일한정상회담(98.10.8)에서 합의한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일한 파트너쉽을 위한 행동계획」에서
‘일한투자교류’는 다음과 같이 명문화되었다. “양국은
‘관민합동투자촉진협의회’를 개최함과 동시에 일한쌍방의
투자상담 혹은 투자분쟁처리의 창구로 활용할 수 있으며,
투자촉진을 위한 관민일체가 된 기구를 설치한다. 또 양국은
투자문제에 관한 정부간 협의도 진행시킨다”
이 「행동계획」에 따라 가고시마에서 개최된
일한각료회담(98.11.28)에서 오부치․김종필
양국수상일행은 ① 일한투자협정의 조기체결, ② 일한기업의
전략적 제휴(철강에 이어 자동차․반도체분야의 확대를
목표로 한다), ③ 일한자유무역권 구상의 실현 등의 정책협조에
합의했다. 그에 덧붙여, 이 정책협조를 위해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일한관민합동투자촉진협의회」(98.12.5)에서는
일한투자협정의 조기체결지원과 투자상담창구의 상설 등에
합의하고 있다. 또 이
「관민합동투자촉진협의회」에서 일본측은
“한국에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세제개정과 노사문제해결의
필요성을 지적”했다고 보도되고
있다(「日經」(98.12.6).
명실공히 작년 10월의 김대중 방일이후, 2개월도 안되어
일한투자협정의 조기체결을 돌파구로 해 일한관계를 둘러싼
제국주의적 재편의 청사진이 급속도로 묘사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2월 23일부터는 일한양국정부 당국자에 의한
일한투자협정체결로 향한 예비교섭이 개시되었다(게다가, 미국도
이미 작년 6월중 김대중 대통령 방미를 계기로 MAI의 내용을
답습한 미한투자협정 체결을 위한 교섭을 개시했고,
일한투자협정 보다 먼저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MAI와 일한투자협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자!
되풀이하여 호소한다.
MAI는 “다국적기업의 권리헌장”이다. 그것과 동시에
다국적기업의 권리에 저항하는 정부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받은
기업이 직접 이 정부를 고소할 수 있으며, “강제적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도 가능한 협정”이다.
김대중 정권은 취임 1년을 통해 구조조정과 시장개방을 통해,
MAI와 2국간․지역간 투자협정을 도입하는 기초를
구축했다.
그렇다면, 그 강제적 의무를 부담하는 투자유치국측의 노동자는
어떠한 경우를 강제당하게 되는가? 투자최우선의 환경이 전제로
되기 위해, 임금 및 노동조건은 최저한으로 절하되고,
노동자간의 단결은 파괴되어 경쟁이 격화된다(NAFTA체제하의
멕시코수출가공지역 마낄라도라내 노동자의 실태를 보라!).
서울의 「관민합동투자촉진협의회」에서 일본측
자본가(부르조아지)가 지적한 ‘노사문제해결의 필요성’이란
바로 쟁의없는 투자최우선의 자본가천국에 1,300만 한국노동자를
압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리고 작년 2월, 앞서
도입된(성급히) ‘정리해고’제, “사용자는 경영상의 이유에
의해 노동자를 해고할 때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지
않으면 안된다. 이 경우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
인수, 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 제1항) 야말로, 확실히 MAI와 일한투자협정
도입의 선도역할을 담당할 (사전) 법 정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왜냐하면, 상기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노동자의 파업은 불법이 되고,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일한양국정부는 일한투자협정의 연내체결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시간적 유예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우리는 신속히 MAI와
일한투자협정반대! 전선을 구축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미 한국에서는 스크린쿼터제(국산영화보호를 위해 일정기간
상영을 의무화한 제도)가 한미투자협정에 의해 철폐돼야 한다고
하는 (그 배경에는 할리우드 자본의 한국영화산업지배가 있다)
움직임에 맞서, 영화산업 노동자와 지원자의 항의행동이
일어나고 있다(98.12.10). 또 「사회진보를 위한
민주연대」(대표 김진균)가 서강대에서
「한미투자협정반대와 초국적금융자본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토론회」(98.12.29)를 개최하여, MAI와
한미투자협정반대 투쟁을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노총도
MAI와 2국간․지역간 투자협정의 위험성을 자각하고
있다(작년 9월 9일에서 11일에 걸쳐, 민주노총도 주최단체로
참가하여 행동한 「IMF에 도전하는
민중․서울국제민중회의」에서는 NAFTA체제하의
신자유주의에 투쟁하고 있는 사빠티스타도 참가하여, NAFTA와
MAI반대를 호소했다). 현재는 개별적인 반대운동이 하나의
바퀴가 되어, 강력한 MAI․2국간․지역간
투자협정반대 전선이 구축되고 있다.
일본의 일한노동자․민중연대운동은 70년대에
군사독재정권하에서 생존권을 내걸고 투쟁한 청계피복과
동일방적․YH무역 노동자 등에의 쟁의지원과, 80년대에
한국스미다와 아시아스와니 등의 일본계진출기업의 쟁의지원 등,
여러 노동자 연대운동을 면면히 잇고 있다. 그리고 90년대 현재,
일본의 노동자․민중 앞에 과제로 부상한 일한판 ‘MAI’인
‘일한투자협정’ 체결책동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고 그 반대운동에 동참하여 궐기할 것을 호소한다. 그것은
95년 민주노총 창립과 97년 1월 총파업에 용기를 부여했고,
현재는 IMF 관리체제와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는 민주노총에 큰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일본
노동자계급 자신의 임무이다. (1999.2.24)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