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7월 14일 현대중기산업 노동자 고용승계를 위한 대책위원회
기자회견문
‘노동자 탄압 악질재벌, 현대는 더 이상 존립해서는 안된다.
정주영은 즉각 퇴진하고, 현대재벌 해체하라!
자료
지난 98년 6월 18일 IMF의 한 복판에서 발표된 정부와
현대그룹의 기만적인 기업 퇴출 이후 현대중기산업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98년 7월 7일 전면적인 총파업 상경투쟁에 돌입했고,
이들의 고용승계 투쟁, 노숙투쟁, 총파업 투쟁이 마침내 1년을
넘기고 말았다.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명분 하에 자행된 무자비한 부당퇴출로
인해 현대중기산업 노동자들은 이삼십 년 이상 일해 온 일터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쫒겨나 지난 1년 동안 조계사와 선교회
처마 밑에서 또는 지하철 계단에서, 명동성당 천막에서 새우잠을
자며 고단한 투쟁을 전개해 왔다.
이 투쟁은 98년 11월 11일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장에 증인
출석한 현대건설 김윤규 사장이 한시적이나마 고용승계를
약속하고, 99년 6월 30일 민주노총 위원장의 대통령 면담에서
핵심적인 노동현안으로 거론되었지만 오늘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그룹 사옥 앞에서 목숨을 건 처절한
노숙농성을 전개하고 있는 현대중기 노동자들은 현대가 동원한
구사대와 재벌유착 혐의가 분명한 종로경찰서의 폭력에 하루에도
수 차례씩 신음하고 있다.
퇴출기업으로 선정된 것 자체가 의혹이다.
98년 당시 현대중기산업 등 55개 기업을 퇴출시킨 정부의 조치
가운데 현대중기 퇴출기업 선정 이유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은 몇 가지 의혹을 갖고 있다.
첫째, 금융감독위원회는 퇴출기업 선정 당시 적용했던 객관적인
근거를 왜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가?
둘째, 당시 언론에 흘려진 세 가지 선정기준, 즉 3년 연속적자,
부채가 년간 매출액 초과, 납입자본금의 잠식 등 어떤 기준에도
현대중기산업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셋째, 당시 퇴출기업 선정에 관련된 금감위, 채권금융기관,
현대그룹 등은 현대중기산업이 퇴출기업으로 결정된 이유와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처럼 납득할 수 없는 의혹을 갖고 있는 현대중기산업
부당퇴출이 가져온 분명한 결론은 정부와 자본이 결탁한
음모적인 기업퇴출이었다는 것이며, 당시 모기업으로의
고용승계를 공언한 노동부 최고 책임자의 방임 아래 진행된
노동자 죽이기였다는 것이다.
재벌이 앞장서고 정부와 국회가 1년 365일 길거리에
방치했다.
퇴출기업 선정 이후의 문제점 또한 과연 이 나라의 통치구조가
살아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첫째, 현대중기 퇴출 이후 현대중기산업의 지분 98%를 소유하고
있던 현대그룹이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의
사태가 충분히 예견되었음에도 정부는 왜 방치하고 있는가?
둘째, 당시 이기호 노동부 장관은 6월 22일 언론을 통해 퇴출
노동자 가운데 90%이상이 고용승계 되거나 재취업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이에 의지해 현대그룹과의 지난한 고용승계 투쟁을
전개해 온 노동자들의 짓밟혀진 삶을 책임질 주체는
누구인가?
셋째, 98년 11월 11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고용승계를
약속하겠다고 증언한 현대건설 대표가 7일만에 일감이 줄었다며
이를 번복한 사태에 대해 국회의 대응조치가 전무한 까닭은
무엇인가?
넷째, 청와대에서까지 이 문제를 거론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부가 현대재벌과의 중재를 추진하지 못하는 힘의 한계를
실토하고 있는 실정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다섯째, 현대중기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투쟁과정에서
종로경찰서가 보여준 집회신고 방해하기, 구사대의 현대중기
노동자 구타 방치, 노동자만 폭력 연행하는 공권력의 차별적용
등 일련의 재벌유착 행위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이처럼 현대중기산업 노조의 1년이 넘는 고용승계 투쟁은 이제
단순한 고용승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이며, 현정권의
부담이다. 또한 재벌의 폭거와 이 구조에 유착할 수밖에 없는
국회와 정부, 그리고 경찰 공권력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시대의 모순을 대표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대중기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현정권의 노동정책은 친재벌적이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 등 모든 활동은 허구이다. 또한 노동관료와 경찰
공권력은 중재력을 상실한 채 오로지 재벌의 눈치만을 보고
있다.
평균 50대 이상의 늙은 노동자들의 가정은 갈가리 찢겨져 있고,
건강은 물론 삶에 대한 희망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현대중기산업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위원회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오늘, 우리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같은 비극적인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결성되었다.
또한 현대중기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현대의
대응은 과연 단군이래 최대 악덕재벌의 면모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용역깡패를 구사대로 동원해 사용하는 폭력과
이에 대한 비용을 현대중기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손해배상으로
다시 청구하는 현실은 재벌이 얼마나 악랄해질 수 있느냐? 하는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구나 악질재벌 현대는 국민이 피고름을 짜는 IMF체제 아래서
오히려 주가조작을 통한 정씨 일가만의 배불리기로 이미
존립해서는 안될 재벌임을 입증했다. 더구나 현 정권이 기회만
있으면 주장하는 재벌개혁을 비웃듯이 부채는 증가하고,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넓히는 등 오히려 악덕재벌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정부와 국회가 현대중기 문제에 속수무책인 상황은 이처럼
악덕재벌이 비대해지고 무소불위로 총수의 전횡이 자행되기
떄문이다. 대책위는 정씨 일가의 금권지배만을 목표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최악의 재벌 현대의 즉각적인 해체와
동시에 정주영 일가의 경영일선 퇴진 투쟁을 전세계 민중들과
함께 전개하기 위해 결성되었다.
대책위는 현대의 만행을 국내외적으로 폭로해
재벌해체와 정씨 일가 퇴진을 앞당길 것이다.
대책위는 현대중기 투쟁의 1주년 투쟁 선포식을 계기로 다음과
같은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밝혀둔다.
첫째, 대책위는 노동단체를 포함해 종교계, 사회 시민단체,
진보적인 정당, 청년학생 조직을 망라해 출발하게 되었으며,
향후 참가조직과 인력을 더욱 확대해 현대재벌 해체투쟁을
구체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둘째, 용역깡패 동원,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7억원 이상의 손배
청구 등 현대그룹의 악질적인 노동자 탄압을 국내외적으로
폭로하는 데 모든 수단을 동원하게 될 것이다. 일차적으로
현대그룹의 만행을 세계적으로 알려내기 위한 인터넷 전용
사이트를 개설해 현대중기 노동자 탄압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세계에 게시할 것이다. 또한 국제 연대를 통해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대그룹의 사무실 앞에서 동시다발적인
항의규탄집회를 조직할 것이다.
셋째, 이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국회 상임위원과 정부관료를
고발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당장 국정감사의 증언내용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사태의 책임자들에 대한 직무유기 혐의를
검토해 고발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중기 노동자들에 대한
편파적인 공권력 사용을 계속하고 있는 종로경찰서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재차 확인하지만 현대중기 노조의 1년이 넘는 투쟁은 현대를
비롯한 해결 당국의 방치로 이제 사회전반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현대중기 노동자들에게 깡패를 동원해 대응하는 등
현대가 갖고 있는 천민재벌의 속성을 도저히 감출 수 없는
한계에 이른 것이다. 대책위는 현대중기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투쟁은 물론 현대재벌의 해체와 정주영 일가의 퇴진을 위한
전방위적인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연대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1999.7.14
현대재벌 해체와 정주영 퇴진
현대중기산업 노동자 고용승계를 위한 대책위원회
현대중기산업 노동조합, 현대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청년진보당,
진보정당추진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지역본부,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전국건설일용노동조합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연맹,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대학생회, 서울지역 총학생회연합,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생회,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생회,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생회, 불교인권위원회, 민중의료연합,
노동인권회관, 노동자학생연대 선봉대, 기독교대책위(가나다
역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