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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 위기인가? 새로운 번영기인가?

현장에서 미래를  제46호
프레드 모슬리


미국경제, 위기인가? 새로운 번영기인가?

프레드 모슬리

번역: 해외저널리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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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후 25년간 미국경제는 매우 잘 돌아갔다. 성장률은 연평균 4~5%였고, 실업률은 좀처럼 5%를 넘지 않았으며, 인플레이션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1-2%), 생산성은 연평균 2% 이상 증가하였고, 노동자들의 평균 실질임금은 상당히 높아졌다(이 기간을 통틀어 대략 60% 상승). 이러한 뚜렷한 성과 때문에, 이 기간은 종종 미국경제의 ‘황금기’로 간주된다.(예컨대 Marglin and Schor, 1990.)

그러나 이러한 장기간의 팽창과 번영은 70년대에 끝났다. 그때부터 성장률을 점점 낮아졌고(연평균 2~3%),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율은 둘 다 점점 높아졌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이러한 저성장과 고실업 및 고인플레이션의 전례 없는 결합을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기간 동안 생산성 증가는 둔화되어 연간 1%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노동자의 평균 실질임금은 대략 15% 하락하였다. 생활수준이 향상될 것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은 많은 노동자들에게 현실성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많은 젊은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부모보다 더 낮은 생활수준에 처할 것을 두려워하였다. 이 기간에 대해 쓴 왈라스 페터슨(Wallace Peterson)의 저서는 ‘소리없는 불황 : 아메리칸 드림의 운명’(Silent Depression: The Fate of American Dream)이라는 제목이 붙여졌다.

두 기간 동안에 보여진 실질임금의 정반대 경향 - 60% 상승하였다가 그뒤 17% 하락한 것 - 은 아마도 번영에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의 전환을 설명해 주는 가장 명백한 지표일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그림1>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다. 해리슨과 블루스톤(Harrison & Blueston, 1986)은 이 경향의 역전을 ‘임금의 거대한 U턴’이라고 불렀다. 우리는 1997년 평균 실질임금이 1965년 수준과 거의 같았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실질임금의 소폭 상승은 1973년 최고조에 달한 이후 상실되었던 것의 극히 일부만을 회복시켰을 뿐이다.


<그림1> 미국경제에서 평균 실질임금, 1947~1997 (1947년=100)

   


미국경제에서 호황으로부터 스태그플레이션으로의 이러한 전환과 지속적인 실질임금의 하락은 1960년대에는 전혀 예측되지 못하였다. 예를 들어, 유명한 미래학자 허만 칸(Herman Kahn)은 1967년에, 미국경제에서 평균 실질임금은 2000년까지 3배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Kahn, 1967:176~80). 이와 유사한 예측 - 2000년까지 실질임금이 150% 증가할 것이다 - 이 그해 포브스라는 잡지에 특집으로 다루어졌다. (전후 초기의 ‘황금기’ 추세에 기초한) 1960년대의 낙관적인 전망에 비추어 보면, 20세기 마지막 25년의 미국경제는 완전히 기대에 어긋나는 것이다.

지난 2~3년 동안 미국경제는 회복되는 것같이 보이고 있다. 성장률은 다소 높아지고 있으며(3~4%) 실업률은 1960년대이래 처음으로 5%미만이고, 인플레이션 역시 매우 낮게 유지되었고(대략 2%), 실질임금은 약간 상승하였다(2~3%). 주식시장은 기대이상으로 치솟았다. ‘붐’이라는 단어가 요즘 미국경제를 묘사하는데 점점 더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 결과, 몇몇 맑스주의자 및 급진경제학자들을 포함한 많은 경제학자들은, 최근 몇 년간을 미국 자본주의의 장기적인 흐름에서 전환점을 찍고 있는 해들로 보고, 최근의 성장 가속은 전후 초기 ‘황금기’와 유사하게 저실업과 저인플레이션 그리고 다음 몇십 년 동안 안정적으로 실질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확장과 번영의 새로운 ‘장기 파동’의 시작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는, 미국경제가 ‘신경제’로 불리워지게 되었다면서, 신경제에서는 신기술, 특히 정보기술이 미래에 얼마간 무기한적으로 급속한 성장과 실질임금의 급속한 증대를 이끌 것이라고 말한다.

이 글은 과연 미국경제가 황금기와 유사하게 장기간에 걸친 새로운 번영기로 접어들고 있는지 어떤지, 또는 지난 2년 동안은 70년대이래 미국을 괴롭혀 온 그리고 21세기에도 지속될 지 모를 장기간의 스태그플레이션의 일시적 중단일 뿐인지 여부를 규명하여 보고자 한다.



이윤율의 하락


먼저 최근 수십 년간 계속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원인들에 대한 나의 설명을 간략히 요약한 뒤(그 점에 대해서는 Moseley, 1991;1997에 매우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이 설명이 스태그플레이션의 종료와 번영으로의 전환을 위한 필요조건들과 관련하여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급진적 경제학자들은, 최근 수십 년간 지속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은 전후 이전 기간 동안의 이윤율의 현저한 저하라고 주장해 왔다.(Weisskopf, 1979; Bowles, Gordon, and Weisskopf, 1983; Wolff, 1986; Dumenil and Levy, 1993; Shaikh, 1992; and Brenner, 1998; 우리가 추정한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이윤율의 유사한 저하가 발생하였다.) 이윤율에 대한 다양한 측정기준이 존재하지만, 그들 모두는 한결같이 본질적으로 이 기간 동안 이윤율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는 경향을 보여준다.1) 나의 추정에 따르면, <그림 2>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이윤율은 1940년대 후반에 22%에서 1970년대 중반에 12%로 약 45% 떨어졌다.2)

과거 불황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윤율의 저하는 투자 저하와 고실업으로 이어졌다. 전후 시기에 등장한 하나의 새로운 요소는 많은 정부들이 1970년대에 실업을 줄이기 위해 케인즈주의적 팽창정책(정부지출 증대, 저금리, 기타 등등)을 도입함으로써 점점 증가하는 실업에 대응했던 점이다. 그러나 실업을 줄이려는 이들 정부의 시도들은, 기업들이 그들의 이윤율 저하를 역전시키기 위해 더욱 빠른 속도로 그들의 제품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정부의 수요촉진에 반응하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고율의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되었다. 1980년대에 금융자본가들은 그러한 고율의 인플레이션에 반발하였으며, 정부로 하여금 전체적으로 긴축정책들(정부지출 감소, 고금리, 그리고 관련 조치들)을 수용하도록 압력을 가하였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은 낮아졌지만 실업률은 급격히 높아졌고 생활수준은 현저히 낮아졌다. 그러므로 정부정책들은 발생해온 실업과 인플레이션의 독특한 결합에 영향을 주었지만, 이들 ‘쌍둥이 해악’의 근본적인 원인은 둘 다 이윤율의 하락이었다.


<그림2> 미국경제에서의 이윤율, 1947-1994


1991년과 1997년에 나는(Moseley, 1991; 1997), 맑스의 이론에 따라, 전후 미국경제에서 이윤율을 현저히 감소시킨 두 가지 주요 원인은 (1) 맑스의 이론에 의하여 예견되었듯이, 자본의 유기적 구성(가변자본에 대한 불변자본의 비율)에서 40%가 증가한 점, 그리고 (2)생산적 노동에 대한 비생산적 노동의 비율에서 80%가 증가한 점이라고 제시하였다.3) 맑스의 이론에 따르면,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증가는 이윤의 원천인 노동력에 투자되는 자본부문의 구성비를 감소시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윤율에 부정적 효과를 초래한다. 마찬가지로, 비생산적 노동의 상대적 비율 증가는 생산적 노동에 의해 생산되는 잉여가치의 더 큰 비율이 비생산적 노동의 비용들을 만회하는데 사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잉여가치의 더 적은 비율이 자본가들의 이윤으로 남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전후 미국경제의 이윤율 저하에 대하여 대략 60%의 책임은 비생산적 노동의 상대적 증가에 있고, 나머지 40% 중 대부분의 책임은 자본의 유기적 구성 증가에 있다.4)

이러한 맑스주의적 관점으로부터, 미국경제가 과연 스태그플레이션의 기간을 끝내고 새로운 장기간의 번영의 시대로 접어들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핵심적 요소는, 이윤율이 1970년대이래 결정적으로 증가했는지, 그리고 전후 초기와 같이 높은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지 여부이다.



임금을 삭감함으로써 이윤율을 증대시키려는 시도들


최근 수십 년 동안 자본주의적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윤율 회복을 꾀해왔다. 그 주요한 방법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이었다. 임금을 감축시키기 위해 사용된 다양한 전략들에는 다음과 같은 수단들이 포함된다. 직접적인 임금(및 수당) 삭감, ‘비정규직’(파트타임직, 임시직, 기타)으로의 전환, ‘이중’ 임금체계(재직 종업원에 비해 신규 종업원을 훨씬 더 낮은 임금으로 고용하는 방식), 해외 저임금 국가들로의 사업장 이전. (임금을 삭감하려는 욕구는 최근 수십 년의 ‘지구화’를 배후에서 촉진한 주요한 추동력이었다.) 이러한 전략들의 성공을 뒷받침한 것은 1970년대 이후 일반화된 높은 실업률이었다.

노동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임금을 삭감함으로써 이윤율을 회복하려는 자본주의적 기업들의 이러한 시도들의 결과는 앞의 <그림 1>에서 우리가 살펴본 최근 수십 년 동안의 실질임금의 하락 경향이었다. 그리하여 1970년대 이래의 실질임금의 하락은 우연한 사고나 수수께끼가 아니라, 자본주의적 기업들이 고실업에 의해 뒷받침을 받으면서 임금삭감과 이윤율 회복을 면밀히 도모함으로써 나온 예상된 결과이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경제에서의 임금하락에 대한 또 다른 척도는 미쉘 등(Mishel, et al, 1997)에 의해 제시되었다. 그것은 ‘저임금’ 직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비율이다. 거기에서 ‘저임금’이란 국가기관이 정한 공식적인 빈곤선(1995년에 시간당 7.28달러) 위에서 4인 가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시간당 임금으로 정의된다. 미쉘 등에 따르면, 이러한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1973년 23.5%에서 1997년 29.7%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pp.149~56; 이 책은 미국 노동자들의 현재의 생활과 노동조건에 관한 훌륭하고 포괄적인 자료이며 2년마다 갱신된다).

가계소득은 실질임금처럼 하락하지는 않았지만 대신에 (주기적 변동이 존재하였던) 1970년대 초반 이후 다소 정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실질임금과 비교할 때 이렇게 그다지 나쁘지 않은 가계소득이 실현되고 있는 주된 이유는 두 명의 임금소득자를 가진 가계의 수가 이 기간 동안 증가해온 점에 있다. 많은 가계들에서, 그들의 생활수준을 현상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유급노동력에 들어가는 가족구성원 수를 더 늘리는 것이었다. 블루스톤과 로즈(Bluestone and Rose, 1997)는 맞벌이부부 가계들의 노동시간 평균이 1971년부터 1988년까지 약 20% 늘어났다고 추정하였다(또한 증가된 가계노동시간에 대한 더 자세한 분석에 대해서는 Mishel, et al, 1997: pp.79~94를 보라). 더욱이 가계소득에 대한 이들 자료는 중간 소득의 맥락에 존재한다. 아래에서 살펴보겠지만, 가계소득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훨씬 더 불균등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가계들의 커다란 비율, 그리고 아마도 대다수가 이 기간에 실질가계소득의 감소를 경험하였을 것이다.

실질임금과 가계소득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계소비가 그대로 유지되어온 한 가지 방법은 개인부채를 통해서였다. 납세후소득 대비 개인부채 비율은 1970년대 70% 안팎에서 1997년에는 거의 100%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였다.5) 그러나 높은 부채부담은 역시 가계를 더욱 쉽게 개인 파산에 처하도록 하였는데, 특히 경제의 하강 국면에 더욱 그랬다. 실제로 개인 파산율은 1980년대 초반이래 꾸준히 증가되어 왔고, 유별나게 낮은 저금리를 수반한 최근의 ‘붐’ 동안 훨씬 급속도로 그 수치(100가구당 대략 6가구)를 증가시켰다. 만약 불황 때문에 이자율이 상승하거나 또는 소득이 감소한다면, 혹은 그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난다면, 그때 개인 파산율은 아마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많은 가계들이 신용대부로 구입한 자동차, 주택, 기타 등등을 잃어 버리게 될 것이다.

실질소득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유지하는 또 다른 방법은 가계로 하여금 더 큰 비율의 가처분소득을 지출하게 하는 것, 다시 말해 가처분소득 중 더 적은 부분을 저축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경제에서 저축률은, 독일이 15% 일본이 20%인데 비해, 대부분의 다른 선진국들보다 항상 (약 5%) 낮았다. 최근 수년 동안 미국의 저축률은 더 하락하여 약 2~3%로 떨어졌으며 가장 최근 분기(1998년 3/4분기)에는 급기야 마이너스로 반전되었다!6)

실질임금과 가계소득 하락이 초래한 하나의 중대한 결과는 빈곤 속에서 살고 있는 미국 인구의 비율이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소득이 공식적인 ‘빈곤선’ 아래인 미국인의 비율은 1973년 대략 11%에서 1990년대 중반에는 약 14%로 증가되었다 - 1950년대에 약 25%를 기록하였던 빈곤률이 감소되어 오다가 반전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많은 연구자들은 이러한 통계가 빈곤의 절대적 수준과 최근의 그 증가 정도 양 측면에서 모두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빈곤선에 대한 보다 설득력 있고 합리적인 척도에 기반한 대안적인 통계는, 빈곤 속에 살고 있는 인구 비율이 최근 수십 년 동안 50% 이상 - 1973년 약 17%에서 1989년 약 26%로 증가하였다고 제시한다(Ruggles, 1990: 55). 이러한 비율은 그 때(공식적인 빈곤통계는 1989년 11.7%에서 1995년 13.8%로 증가) 이후로 확실히 더욱 증가해왔다.7) 그러므로 최근 수십 년의 스태그플레이션 기간 동안 미국경제는 빈곤을 줄이는 방향에서의 진보를 멈추었으며 그 대신에 거꾸로 나아갔다. 생각해 보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빈곤의 확대는 수치이자 불명예가 아닐 수 없다.

실질임금의 감소는 또한 미국경제에서 소득분배의 불평등을 현저하게 증가시키는데 기여해왔다. 가장 부유한 20% 가계의 소득이 총소득에서 점하는 비율은 1973년 41.1%에서 1995년 46.5%로 증가하였고, 가장 부유한 5%의 그것은 1973년 15.5%에서 1995년 20.0%로 증가하였다. 그 동안 가장 빈곤한 40% 가계의 소득이 총소득에서 점하는 비율은 1973년 17.4%에서 1995년 14.5%로 오히려 감소하였다(미국 인구조사국 자료). (우리는 지금 최부유층 5%가 최빈곤층 40% 보다 엄청나게 많은 소득을 얻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79년부터 1994년까지 최부유층 20%의 평균 실질중간소득은 30% 가량 늘어났고, 최부유층 5%의 평균 실질중간소득은 50% 가량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최빈곤층 20%의 평균 실질중간소득은 10% 가량 줄어들었다. 미국경제는 사실 부유한 엘리트들에게는 ‘붐’일는지 모르지만, 절대다수의 미국 노동자들, 특히 가장 열악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붐’이 아니다. 맑스의 ‘자본축적의 일반법칙’ - 자본가의 부의 축적은 노동자들의 빈곤의 축적을 수반한다(Marx, 1997, ch.25) - 은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에서(그리고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완전히 진실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널리 사용된 임금삭감 전략(그리고 그에 입각한 이윤율 회복)은 파트타임, ‘임시 직업’, 그리고 그런 종류의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비율을 증가시켜 왔다는 점이 위에서 언급되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경제에서 ‘비정규’직 비율은 1970년대에 약 18%에서 오늘날 대략 25%로 증가되었다(Tilly, 1996, ch.1). 이들 비정규직의 80%는 파트타임 직업들로 이루어져 있다. 일부 노동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들(육아에 소홀함을 포함하여)로 파트타임직을 선호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진행된 거의 모든 파트타임직 증가는 비자발적인 파트타임 고용의 증가에 기인한 것이었다(Tilly는 미국경제에서 파트타임직이 증대하는 중요성에 관한 훌륭한 분석을 제공한다). ‘임시’직은 노동통계국 분류 상 가장 빠르게 증대하고 있는 범주 중 하나이다; 그것은 1980년 이후 전체 고용 보다 10배나 빠르게 증대해왔으며, 거의 전무했던 상태에서 전체 노동력의 2% 이상으로 늘어났다.8)

일반적으로 이들 비정규직은 풀타임, 정규직 보다 안정성이 훨씬 떨어진다. 이러한 직업들은 아마도 다음 불경기에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설사 실업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훨씬 큰 비율의 노동력이 경제적으로 불안을 느끼고, 그들의 직업 때문에 좌절하며, 그 미래를 걱정한다. 이 깊고도 근원적인 경제적 불안감은, 거대 고용주가 회사는 수백 개의 ‘좋은 일자리’ - 즉 풀타임, 상당한 보수를 받는 일자리 - 로 고용할 것이며 거기에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지원하러 온다고 공언할 때마다 확실하게 드러난다.

미국경제에서 비정규직의 확산은, 지난 2년 동안 실업률이 그토록 낮음에도 불구하고 왜 인플레이션이 그렇게 낮은 수준을 유지해 왔는지를 일부 설명해준다. 과거 실업률이 이렇게 낮았을 때는 임금이 인상되었고 그리하여 역시 인플레율도 높아졌다. 그러나 한편으로 실업률과 다른 한편으로 임금인상률(또는 인플레율) 간의 이러한 반비례관계 - 거시경제학자들이 ‘필립스 곡선’이라고 부르는 것 - 는 지난 수년 동안 미국경제에 대해서는 유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은 감소해왔고 현재는 역사적으로 보아도 매우 낮은데, 임금과 가격의 상승은 촉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식적인 실업률 통계는 파트타임과 풀타임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공식적인 실업률이 낮다 하여도, 고용노동자 중에서 점점 더 많은 비율의 노동자들이 파트타임에 종사하고 있고, 그리하여 노동력 공급이 고갈되지 않는 것이다. 파트타임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라는 초과노동력 공급의 유지는 계속해서 임금인하를 압박한다. 블루스톤과 로즈(Bluestone and Rose, 1997)는 낮은 공식적 실업률이라는 현행조건 아래에서 임금인상과 인플레이션이 촉발되지 않고 있는 현상에 대하여 비슷한 설명을 제시해왔다.

그러므로 임금을 삭감함으로써 이윤율을 회복하려는 자본주의적 기업들의 시도는 노동자들에게 중대한 희생을 부과한 것이었다. 그들의 임금은 감소했고 직업 안정성 역시 약해졌다. 많은 이들에게, 좋은 일자리와 생활수준 향상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은 하나의 환상이 되었다.

그렇지만 매우 놀랄만한 - 그리고 경종을 울리는 - 사실은, 이러한 실질임금의 일반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에서 이윤율은 지금까지 하락 이전의 약 1/3밖에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며, 그래서 오늘날 이윤율은 <그림2>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전후 최고조일 때에 비해 여전히 35~40% 밑돌고 있는 점이다(이러한 추정에 대한 심화된 논의를 위해서는 Mosely, 1997을 보라). 다른 말로 하면, 기업들이 그들의 이윤율 증대를 위해 채택했던 광범한 시도들은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생활조건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그 이윤율 회복에는 지금까지 단지 부분적으로밖에 성공하지 못하였다.9) 이것은 비즈니스위크가 ‘신경제’를 예고할 때 간과한 결정적인 요소이다. 모든 신기술은 이윤율을 회복하는데 아직 성공하지 못하였다.10) 이윤율의 이러한 미약한 회복은 왜 스태그플레이션이 1990년대 들어서도 계속되는지, 그리고 왜 스태그플레이션이 예측 가능한 미래에도 계속 될 것 같은지를 알려주는 주요한 이유이다.11)

나는 1997년에(Moseley, 1997) 맑스주의 이론에 의거하여, 실질임금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윤율이 이렇게 미약하게 밖에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주된 이유는 생산적 노동에 대한 비생산적 노동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점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이윤율의 미약한 회복 이유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Moseley(1997)에서 제시되었고, 그것은 이 글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 글의 목적에 조응하여 말한다면, 이러한 불완전한 이윤율 회복이 말해주는 주요한 함의는 미국경제에서 장기간의 스태그플레이션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실질임금에 대한 인하압박도 계속될 것인 바, 그 이유는 자본주의적 기업들이 예전의 전후 수준으로까지 이윤율을 회복하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외국자본에 대한 의존성 증가


그렇다면 보통은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었고, 특히 그때부터 줄곧 이윤율의 회복이 그렇게 미약하고 불완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의 성장률이 지난 2년 동안 가속적으로 높아지고, 4년 동안 팽창되고 있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나도 이 질문에 대하여 완벽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 동안 일반적으로 간과되어 온 것으로 보이는 중요한 한 가지 사실 - 1993년이래 미국경제에 외국자본의 순유입이 현격하게 증가하였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1980년대 초반(미국이 1차대전 이후 최초로 채무국, 즉 자본순(純)수입국이 되었던 때)이래 미국경제는 점점 더 많이 외국자본에 의존하게 되었다. 외국자본의 연간 순유입(즉, 외국자본의 유입량에서 해외로 유출된 미국자본을 뺀 것)은 1983년부터 1993년까지 평균 880억 달러로 그 총액은 거의 1조 달러에 이른다. 이렇듯 세계 최대의 부국이 외국자본에 대해 점점 의존도를 증가시키고 있는 것을 보인 것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며, 전후 미국 경제의 긴 호황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룰 뿐 아니라 영국이 당시 세계 최대의 부국이었던 19세기와도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정말로 놀라운 것은 1994년 이후 외국자본의 급격한 증가이다. 외국자본의 순유입은 1990~93년까지 590억 달러에서 94년과 95년에는 약 1,400억 달러로, 그리고 1996년에는 1,950억 달러, 다시 1997년에는 2,640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1996년과 97년의 액수는 대략 같은 기간 동안 미국 국내 민간 투자액의 20%에 달한다. 이것은 미국의 기준에서 볼 때도 엄청난 양의 자본 유입이다. 이러한 외국자본의 거대한 증가는 지난 2년간 미국경제를 급격히 성장시키는 데 심대한 기여를 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 유입된 외국자본이 미국경제의 급격한 성장에 기여한 다양한 경로가 아래에서 제시될 것이다.


<표1> 미국으로의 순 자본유입, 1983~1997.  (단위: 100만 달러)

 

미국자본유출

외국자본유입

순 자본유입

1983

-61,573

83,380

21,807

1984

-36,313

113,932

77,619

1985

-39,889

141,183

101,294

1986

-106,753

226,111

119,358

1987

-72,617

242,983

170,366

1988

-100,087

240,265

140,178

1989

-168,744

218,490

49,746

1990

-74,011

122,912

48,181

1991

-57,881

94,241

36,360

1992

-68,622

154,285

85,663

1993

-194,609

250,996

56,387

1994

-150,695

285,376

134,681

1995

-307,207

451,234

144,027

1996

-352,444

547,555

195,111

1997

-426,938

690,497

263,559

   자료: Survey of Current Business, July, 1998


최근 외국자본의 미국 유입이 급속하게 증가한 중요한 원인은 ‘신흥시장' - 특히 라틴아메리카, 그리고 최근에는 아시아 - 에 대한 투자 위험도가 증대하는 것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이 국가들에서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인식은 미국을 점점 더 자본의 ‘안전한 피난처’로서 각광받게 만들었다. 최근 유입된 외국자본의 절반 이상이 미 재무성 증권(현재로서는 자본에게 가장 안전한 곳)에 투자되었다. 또한 증가된 외국자본의 상당 부분이 미국 주식시장에 몰려들었다(외국자본의 이러한 유입이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활황에 기여한 것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아래에 있음).

외국자본의 대량 유입이 미국경제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기여했을 법한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맨 먼저 자본의 유입은 미국에 대한 자본 공급량을 증대시킴으로써 그렇지 않았다면 상승했을 이자율을 낮추었다.12) 낮은 이자율이 이번에는 투자 지출을 자극함으로써 예의 ‘승수효과’를 통해 국내총생산을 증대시키고 성장률을 증가시켰다. 더욱이 이러한 국내총생산의 증대로 인해 조세수입이 예상보다 늘어났고, 그 결과 정부의 예산 적자가 예상보다 줄어들었다. 바로 이 연방정부 예산 적자의 급속한 감소가 지난 몇 년간 또 다른 기분 좋고 놀라운 사건이었다. 부분적으로는 외국자본의 유입 증가로 촉발된 호(好)순환 속에서, 감소된 정부적자가 이번에는 이자율의 추가적인 하락을 가능케 하였다.

외국자본의 유입이 미국경제의 성장을 촉진시켰을 법한 또 다른 중요한 경로는 주식시장을 통한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주식시장의 격렬한 활황은 부분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낮은 이자율에 기인한다(낮은 이자율은 주식을 채권보다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이에 더하여 앞서 언급했듯이 증가된 외국자본의 많은 부분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었고, 따라서 주식에 대한 수요를 증대시켰다. 미국주식에 대한 외국자본의 순매수는 1996년 126억 달러에서 1997년에는 669억 달러로 급속히 증가되었다. 이것은 1993년에 기록한 190억 달러의 3배가 넘는 액수이다.

이러한 요인들과 다른 요인들의 결과 주가는 지난 2년간 대략 50% 상승하였다(그리고 1993년 기준으로는 150% 상승하였다). 바로 이 주식가치의 급속한 상승이 미국 법인기업의 거의 모든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소수 엘리트 집단의 부를 엄청나게 증대시켰다(1983년에는 가장 부유한 상위 1%의 가계가 개인 소유 법인 주식의 89%를 소유하고 있었다. 상위 1%[의 개인]이 62%를, 상위 0.5%가 47%를 소유. 자료; 미국 의회 연합 경제위원회, 1986). 전통적 거시경제학에 따르면 이러한 부의 증가는 소비 지출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다(‘부(富) 효과’) - 돈벼락을 맞은 이 부유층들의 지출 증대. 이렇게 증대된 소비지출은 국내총생산과 성장률에 앞에서 언급한 투자 지출의 증대가 미쳤던 것과 유사한 승수효과를 야기했을 것이다. 이 성장의 증대는 또다시 앞서 말한 호순환을 따라 세수 증대, 재정적자 감소 등등을 야기하였다. 더욱이 주가 상승의 직접적 결과로 자본 수익 소득이 예상보다 많아진 것 또한, 예기치 않은 세수 증대의 중요한 원천으로서 재정적자를 줄이고 이자율을 낮추는 데 기여하였다.

거의 언급되고 있지 않지만, 이자율 하락의 또 다른 중요한 긍정적 효과는 1990년대에 미국의 비 금융 법인기업들의 채무 지불액을 크게 감소시켰다는 점이다. 1980년대 말 미국의 많은 비 금융 법인기업들은 과중한 채무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많은 경제학자들과 경제 전문 잡지들은 증대한 채무 부담으로 인해 경제가 광범위한 파산과 채무불이행, 그리고 이어지는 더 심각한 경기후퇴라는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점을 우려하였다(Friedman, 1988, Bernanke and Campbell, 1988). 법인기업의 채무액은 1990년대에 와서도 줄어들지 않았지만, 이 채무에 부과되는 이자지급액은 이자율의 하락으로 아주 많이 줄어들었다.13) 그리하여 파산의 위험과 그보다 더 심각한 경기후퇴의 위험은 줄어들었다. 즉 1990년대의 거대한 외국자본 유입은 이자율을 하락시키는데 기여함으로써 미국경제가 (적어도 지금까지는) 더 심각한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물론 이러한 외국자본의 유입이 미국경제에 미친 긍정적 효과는 최근 그 자본이 유출된 나라들이 겪고 있는 정반대의 부정적 효과와 상쇄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특히 아시아에서 자본의 유출은 아주 심각하고 점점 심해지는 경기침체를 불러왔다. 아시아 위기가 깊고 내재적인 원인(이것에 대한 논의는 이 글의 범위를 넘어선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지만, 지난 2년 사이 아시아 경제의 몰락에 직접적 원인 또는 격화시킨 원인이 되었던 것은 이 지역에서의 거대한 자본 유출이다. 미국경제의 활황에 기여했던 바로 그 국제 자본의 이동이 아시아의 경제 불황을 격화시켰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세계 경제의 이러한 양분된 흐름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지난 수년간 미국의 활황과 ‘신흥시장’ 국가들의 심화된 불황에 기여한, ‘신흥시장’으로부터 미국으로의 자본이동이 얼마나 오랫동안 아주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인가? 이러한 높은 수준의 자본 유입은 아마도 몇 년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 위기가 계속 악화된다면, 아마도 더 많은 자본이 안전한 피난처인 미국으로 유출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아시아의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비록 아시아에 유출될 자본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기는 하지만). 그러나 이러한 세계 자본주의 경제의 양극화 현상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래지 않아 심화되는 아시아의 불황은 미국 경제(그리고 세계 경제의 다른 지역들)를 아래에서 언급될 경로를 따라 끌어내릴 것이다.

반면에 만일 자본 유입이 이전 수준인 대략 연간 1,000억 달러 정도로 감소한다면, 미국경제의 성장률은 아마도 최소한 1990년대 초 수준인 2.0 내지 2.5%로 떨어질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아시아 위기는 벌써 미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 현재까지는 주로 미국의 대 아시아 국가 수출 감소를 통하여.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수출에 대한 이 부정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미국의 전체 수출액은 국내 총생산의 12%에 지나지 않으며 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총수출액은 (일본을 포함하여) 단지 3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수출은 약 20% 정도 감소하였다.  만일 많은 경제학자들의 생각처럼 이 정도 수준에서 감소가 멈춘다면, 미국 국내 총생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채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미국의 대 아시아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미국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예컨대 만일 미국의 대 아시아 수출이 30% 줄어든다면, 그리고 다른 지역에 대한 수출도 아시아 위기의 간접적인 결과로 줄어든다면, 전체적인 부정적 효과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국내총생산의 2 내지 3%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은 거의 확실히 미국경제를 불황으로 떨어뜨릴 것이다.

더욱이 최근 몇 주간 아시아 위기에 대한 점증하는 두려움은 미국 주식시장의 활황을 중단시킬 것처럼 보인다. 이제 가까운 미래에 주식시장의 심각한 하락이 있으리라는 것이 실제적 가능성으로 등장하는 것 같다(이것은 내가 1998년 8월의 무더위 속에서 글을 쓰고 있는 하루하루 더욱 그러하다). 만일 주식시장의 심각한 수축이 발생한다면 소비는 급격히 감소할 것이며(특히 주택, 자동차, 컴퓨터, TV, 스테레오, 식당 및 휴가 등 ‘고소득 재화’의 소비가 감소할 것), 이것은 더 나아가 미국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만일 아시아 위기가 정말로 더 악화된다면, 아시아 국가들 중 하나 이상이 미국 은행이나 다른 미국 채권자들에게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또는 더 정확히 말하면 아시아의 은행들과 민간 기업들이 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원래 단기로 대부되었던 이 채무들의 대다수는 기간 재조정을 통해 만기가 2년 내지 3년으로 연장되었다. 아시아의 채무자들이 지불기한이 다음 세기 초인 이 채무액을 상환할 수 있을지 여부는 현재와 그 시기 사이에 아시아의 위기가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달려 있다. 만일 최악의 상황이 지나가고 이들 경제가 1, 2년 안에 회복되기 시작한다면, 대다수 채무자들은 그들의 채무를 상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위기가 계속 악화된다면, 많은 채무자들은 아마도 향후 몇 년 안에 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 시급한 문제는 이 아시아 채무자들이 앞으로 1, 2년간 부채에 대한 이자를 상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재조정된 이자율은 이전보다 2 내지 3% 높은데 이것은 이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은 지난해 아시아 통화들의 50%(혹은 그 이상의)평가 절하가 그들 자국 통화로 환산한 달러 채무를 두 배(혹은 그 이상)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이자의 완전한 불입은 그렇게 가능성 있게 보이지 않는다.14) 물론 이 이자에 대한 채무불이행은 미국은행의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만일 이러한 손실이 충분히 크다면, 이것은 미국에서 ‘신용 경색’과 이자율 상승을 낳게 될 것인데(은행들이 아시아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 그들의 대부를 제한할 것이므로), 이것은 미국 경제를 더욱 불황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IMF의 ‘긴급구제' 금융은 아시아의 채무자들이 미국은행 및 다른 해외채무자들에게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하도록 정밀하게 설계되었다. 그러나 그 설계가 제대로 작동하리라는 어떠한 보장도 없다. 모든 것은 아시아 위기가 얼마나 나빠질 것인가에 달려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미국에서 다른 종류의 금융경색 - 은행이 아니라 채권시장을 통한 금융경색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채권자들은 8월에 있었던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선언과 롱텀캐피탈사(미국의 주요 은행과 전세계로부터 1,000억 달러 이상을 빌린 헤지펀드)가 거의 파산할 뻔한 사실로 인해 혼비백산하였다. 그 결과 (자본의) ‘안전한 곳으로의 도피’가 일어났으며, 채권자들은 점점 더 미 재무성 증권을 제외한 어떠한 채권도 사는 것을 꺼려하게 되어가고 있다.

추가적인 위험은 일본 은행들이 자신들의 경제 위기로 인해 미국에 대한 자본 수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되고, 더 나아가 국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내 자본을 일본으로 회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미국으로부터 일본으로의 자본 회수(혹은 추가적인 대부의 중단조차도)는 아시아 채무자들의 채무불이행과 유사한 부정적인 영향 - 금융경색, 높은 이자율 등등 - 을 미칠 것이고 그리하여 미국경제를 불황, 또는 그 이상으로 악화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될 것이다.15)

만일 앞으로 1, 2년 안에 미국경제에 불황이 도래한다면, 이 불황은 나머지 세계경제를 황폐화시키는 영향을 미칠 것이며, 특히 아시아국가들에 대해 그러할 것이다. 통화위기를 겪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경제회복의 주요한 희망은 활황을 맞은 미국시장에 대해 수출을 증대하는 것이다(이전의 희망은 일본에 대한 수출을 증대시키는 것이었지만 그 희망은 일본 스스로가 불황에 빠져듦으로써 증발해버리고 말았다). 만일 미국경제가 불황에 빠진다면 아시아의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수요가 증가하는 대신 감소할 것이다. 아시아 경제는 아마도 회복의 주요한 희망조차도 없이 향후 수년간 심각한 불황 상태에 처할 것이다. 만일 아시아의 불황이 지속된다면 그들은 거의 확실히 미국 은행들에게 진 빚에 대해 이자를 지불하거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다.

반면에 만일 미국이 심각한 불경기를 피하게 된다면, 아시아 위기는 미국 기업들에게 파산한 아시아 기업들의 자산을 최저가격으로 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경제 전문 잡지들은  가장 좋은 자산을 가장 헐값으로 사기 위해 아시아 곳곳으로 날아가는 미국기업의 경영진들에 관한 기사들로 가득하다. 김수행과 조복현에 따르면(1998), 한국 정부가 파산한 한국기업들 가운데 어떤 기업을 없애야 하고, 어떤 기업을 외국 투자가들에게 팔려고 내놓아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업무를 직접 나서서 떠맡았다고 한다. 이 경우 아시아 경제 위기의 한 가지 중요한 결과는 미국 기업의 아시아 자산에 대한 소유권이 증대되는 것, 즉 미국 자본의 세계 경제에 대한 지배권의 증대이다(탭은 아시아 경제위기의 결과로서 이러한 가능성을 강조한다. Tabb, 1998). 이렇게 생존한 기업에 의한 파산한 기업의 인수는 모든 공황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이러한 청산과 자본의 집중이 아마도 상당한 정도로 국제적인 차원에서 일어날 것이다. 아시아 자산들을 낮은 가격으로 구매함으로써 미국 기업들의 전반적인 이윤율 또한 상승하게 될 것이고, 아마도 그럼으로써 수십 년 동안 끌어온 미국 자본주의의 이윤율 문제를 최소한 부분적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결과의 가능성들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최소한 미국 경제의 최근 활황이 많은 부분 외국자본의 일시적인 유입에 기인하였으며, 따라서 이 활황이 거의 확실히 단명하리라는 것만은 상당히 명확해 보인다. 최근의 활황은 장기불황이 끝났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다. 매우 빨리 미국경제는 거의 확실히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의 저성장으로 회귀할 것이다. 이 저성장이 불황으로 바뀔 것인가의 여부가 핵심적인 문제다. 불황 없는 저성장이라는 가장 최상의 조건 속에서조차 실질 임금은, 만에 하나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1970년대 이래의 장기불황 시기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많이 상승할 것 같지 않다. 미국 자본주의가 자신의 이윤율을 회복하려고 끊임없이 시도하는 동안, ‘아메리카 드림’은 계속 사람들을 착각 속에 빠뜨릴 것이다. 만일 저성장이 불황으로 전환된다면, 미국의 불황이 전세계 자본주의 공황의 방아쇠를 당길 위험이 증대될 것이다. 나는 이러한 미국의 불황이 내년(즉 1999년) 안에 발생할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생각한다.

나는 감히 미국과 세계 경제에 대한 더 장기적인 예측을 하기는 주저하지만 만일 역사(그리고 맑스의 이론)가 어떤 지표가 될 수 있다면, 이윤율 하락과 채무 증가로 대변되는 전후 시기는 결국 불황의 시기, 생존한 기업들의 이윤율을 증대시키고 기존의 많은 채무를 제거함으로써 또다른 팽창과 번영의 시기를 위한 조건을 창출하는 심대하고 광범한 파산으로 특징지워지는 불황의 시기로 이어질 것이다. 다시 말해 번영의 회복은 그에 앞선 불황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불황을 몇 년 동안 피하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불황 없이 전후 초기의 황금기와 같은 번영의 조건으로 돌아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지속적인 경제 정체와 실질임금의 정체(최상의 경우), 또는 또 다른 세계적 차원의 자본주의 불황(최악의 경우)에 대한 미국 노동자들의 반응을 예측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지금까지 미국 노동자들은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직업의 안정성이 줄어드는 것을 상당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수동적인 수용의 많은 부분은, 고통의 시기는 곧 끝나고 미국경제가 고용 보장과 실질 임금의 충분한 상승을 동반한, 전후 초기 시기와 같은 번영의 조건으로 빠르게 회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제에 근거하고 있었다. 지속되는 정체, 혹은 더 악화되는 상황은 이 전제를 무효화시킬 것이다. 아마도 그때는 수용이 저항으로 반전될 것이다.  

한/노/정/연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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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뷰】


1. 프레드 모슬리의 이 글은, 세계적으로 극도의 불안정성을 드러내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세계경제에서 유일하게 ‘고성장-저실업-저인플레-고주가’ 속에서 ‘호황’을 구가하며, 자본에게, 특히 전세계의 탐욕스런 거대자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경제가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맑스의 이론에 근거하여 날카롭게 해부하고 있다.



2. 우리가 모슬리의 글에 주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미국경제는 세계경제의 ‘노아의 방주’처럼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 동안 외국자본들이 미국으로 급속하게 몰려들었는데, 미국으로의 자본유입은 특히 1994년부터 격증하기 시작해서 1997년에는 2,640억 달러에 이르렀다(본문의 <표1>참조). 그 배경은 거대한 규모로 형성되어 세계를 떠돌고 있는 초국적 금융자본들이 세계경제의 불안정성 심화로 인하여 마땅히 투자(혹은 투기)할 곳을 찾지 못하게 되자 ‘안전한 피난처’로서 미국을 택하게 된 것이다. 이 현상은 무엇보다도 2차 대전 이후 세계 자본주의를 주도해온 것이 미국이기 때문에 특히 주목된다. 90년대 들어 일본이 심각한 침체에 빠져 있는 가운데, 미국은 이제 전세계 자본의 최후의 피난처가 된 것이다. 이것은, 이제 미국경제가 어떻게 되느냐의 문제는 전세계경제가 어떻게 되느냐의 문제로 사태가 급속하게 사태가 전환된 것을 의미한다. 둘째, 이러한 자본운동의 흐름 속에서 한국경제의 위기가 97년에 폭발하면서 자본의 지구화(Globalization of capital)와 신자유주의적 운동은 한국에서도 일거에 현실문제로 등장하였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97~98년 동안 아시아, 중남미, 러시아에서 연쇄적으로 경제위기가 폭발하면서, 지구화와 신자유주의는 전세계 시장을 노리고 정력적으로 활동하는 자본의 경쟁적 시장쟁탈전의 결과이며, 그로 인해 전세계경제가 매우 불안정하고 그 불안정성의 심도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그러한 세계경제 상황의 근저에는 세계적인 자본의 과잉축적의 심화와 이윤율 저하가 놓여 있다. 한마디로 말해 미국은 이러한 상태에 처해 있는 현대 세계자본주의의 향방을 가름할 태풍의 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셋째,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구조조정에서 국가와 자본은 미국경제를 한없이 동경하고 종종 그 나라 사례를 모델로 삼아 일반 국민(그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와 민중)에게 ‘경제위기’의 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는데, 특히 노동시장과 관련해서는 그것이 무척 직접적이고 뚜렷하다는 점이다. ‘저실업’과 ‘노동시장 유연성’이 거기에서 핵심이다.



3. 이글에서 모슬리의 주된 관심은 미국경제가 과연 장기간의 스태그플레이션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번영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냐를 알아내는 데 있다. 여기에서 그는 미국경제의 최근 수년에 걸친 ‘호황’의 내용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저실업’을 포함하여 그 실상과 내역이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전개되어온 것인지 밝혀주고 있다.

모슬리는 우선, 2차대전 이후 세계경제, 그리고 미국경제는 이윤율하락과 채무증가의 역사였고, 그것이 장기간의 스태그플레이션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그는 맑스에 입각하여 미국경제의 이윤율 하락이 근저적으로 ‘생산적 노동’에 비한 ‘비생산적 노동’의 비대화, ‘가변자본’에 대한 ‘불변자본’ 비율의 증가(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에 의한 것이라는 자신의 이전 연구결과들(F. Moseley, 1991;1997)에 근거하여, 약 60%의 책임은 전자에, 그리고 나머지 40%의 책임 중 대부분은 후자에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모슬리는 현재 미국경제에서의 이윤율은 ‘황금기’ 당시에 비해 약 35~40% 정도 적은 15% 정도를 실현하고 있다고 추계한다. 이윤율 하락에 대한 자본의 대응전략으로서 광범하게 ‘임금삭감 전략’이 동원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70년대 초반 이후 미국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20% 가량 감소) 이 정도의 이윤율 ‘만회’에 그치고 있는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의 근원인 이윤율 저하 문제가 여전히 전혀 해소되고 있지 못함을 가리킨다. 모슬리는, 미국경제의 현재 상황을 ‘고인플레이션-저성장’ 세트의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을 일시적으로 잠재화시키고 있을 뿐이라고 진단한다.

그럼에도 미국경제는 현재 주식시장의 ‘활황’을 비롯하여 ‘호황’을 맞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모슬리에 따르면 그것은 핵심적으로 ‘실질임금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계소득을 유지시키고 있는 개인부채의 증가’와 ‘외국자본의 미국 유입량 증대’이다.

모슬리는, 현재 활황 양상을 띠면서 부르주아 경제학자와 자본측으로부터 ‘새로운 황금기의 시작’ ‘신 경제’라는 극찬과 각광을 받고 있는 미국경제가, 실은 개인부채의 누증, 노동자 대다수의 비정규직화를 통한 노동력공급 고갈 방지, ‘피난처’를 찾아 외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자본에 기대어 저금리-고주가-저인플레이션을 만들어냄으로써 위태롭게 연명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경제는 우선, 자본측이 이윤율 만회를 위해 ‘임금삭감 전략’을 동원함으로써 부의 양극화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상위 20%의 가계가 총 소득의 46.5%를 점하고 있다. 최상위 5%의 가계가 총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최하위 40% 가계의 그것보다 크게 높고, 그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아래 <표>).

 

1973년

1995년

상위20%

최상위5%

41.1%

15.5%

41.1%

46.5%

최하위40%

17.4%

14.5%


더욱이 납세후 소득의 100%가 개인부채(1997년 현재)이고, 100가구 당 여섯 가구 정도의 개인파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저실업률’의 비밀은 이윤율을 만회하려는 자본측의 임금삭감전략의 일환일 뿐이고 그것은 파트타임 노동자를 주로 하는 비정규직의 증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민의 절대다수가 빈곤선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미국경제의 붐은 “부유한 엘리트들”의 것일 뿐이다. “미국경제는 사실 부유한 엘리트들에게는 ‘붐’일는지 모르지만, 절대다수의 미국 노동자들, 특히 가장 열악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붐이 아니다. 맑스의 '자본축적의 일반법칙' - 자본가의 부의 축적은 노동자들의 빈곤의 축적을 수반한다(Marx, 1997, ch.25) - 은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에서(그리고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완전히 진실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본문 중에서)

또한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미국으로 유입된 자본들로 인해, 미국경제는 급격하게 해외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것은 미국에 들어간 자본이 어떤 이유에서건 유출될 경우 미국경제는 크게 동요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의아스러운 것은 오히려 빈곤선으로 달려가고 있는 절대다수의 미국인들이 대체적으로 침묵하고 있는 이유이다. 모슬리의 글에서는 이점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 있지 않다. 그것은 이 글의 절대적인 취약점이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모슬리의 결론은, 미국경제의 최근 활황이 많은 부분 외국자본의 일시적 유입에 기인한 것이고, 국내적으로는 자본의 실질임금 삭감 전략에 의하여 저성장으로의 회귀를 일부 완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활황은 장기간의 스태그플레이션 시대가 끝났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조만간에 1980년대와 90년대 초의 저성장 상황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4. 모슬리의 이 글 속에는 크고작은 많은 논쟁점이 들어 있다. 가장 큰 것은 역시 미국 경제의 현재 상황이 스태크플레이션의 연장선에 위치하고 있고, 그것의 일시적 중지에 불과하며, 조만간 침체로 회귀할 것이라는 그의 논지가 나오게 되는 근거에 있을 것이다. 모슬리도 본문에서 소개하고 있지만, 로버트 브레너는 미국경제의 이윤율이 ‘실질적 회복’을 실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R. Brenner, 1998.) 그러나 브레너의 분석은 이윤율 추정에서 분모가 되는 자본의 구성에 대한 이론적 혼동을 내포하고 있다. 거기에서의 핵심은 자본의 가치를 구성하고 있는 불변자본과 가변자본에 대한 불철저한 인식으로 인하여, 그것을 고정자본과 유동자본으로 직접 대체하고 있는 점에 있다. 모슬리의 입론에 대한 더욱 적대적인 쟁점은 미국 재계 및 부르주아 언론계는 정보기술을 중심으로 한 신경제(New Economy)론자들과 형성된다(예컨대, 본문에서 모슬리는 비즈니스위크지를 언급하였다). 이른바 신경제론자들은, 신기술이 급속한 성장과 실질임금의 급속한 상승을 초래할 것이며, 미국경제는 새로운 장기적 호순환에 접어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모슬리가 본문에서 밝힌 것만으로 충분할 것으로 본다. 다만 현대자본주의에서 과학기술혁명이 초래하고 있는 또다른 세계, 혹은 미래사회에 대한 전망들이 이 논점에 결부되어 있다는 점만 지적하겠다. 또 하나의 비판은 국내에도 널리 소개되고 있는 ‘조절이론’에 입각한 것이다.(예컨대 전창환, “금융세계화와 세기말 자본주의”, 「현대 자본주의 미래와 조절이론」, 1999) 거기에서는 모슬리의 분석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예컨대 ‘미국기업의 혁신능력’, ‘미국이 누리고 있는 금융적 우위’(달러와 금융적 헤게모니) 등, 미국경제의 위기조절 메카니즘이 사라지거나 붕괴될 것이라는 명백한 근거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호황의 유지라기 보다는 완만한 경제의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기업의 혁신을 이루어낸다면 지금의 상황은 미국의 불황으로 치닫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절이론에서 이야기하는 ‘성장체제’ ‘축적체제’ 등을 축으로 한 자본주의의 위기조절 메카니즘은 우리가 보기에 철저하게 자본의 운동의 연장선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위기를 조절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기본 제한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크게는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의 개념문제에서부터 작게는 부르주아 경제학계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필립스 곡선’(임금과 실업률의 상관관계 문제)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문제까지 요모조모 자세히 연구할 과제들이 제기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 보아 모슬리의 이 글은 미국 및 세계경제의 현실과 그 미래에 대하여 상당한 시야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해외저널리뷰팀


1) 브레너(R. Brenner)의 이윤율 추정치는 다른 이들의 추정치 보다 덜 하락하는데(약 50% 안팎에 비하여 30%), 왜냐하면 그는 감가상각에 대하여 새로운 추정방식을 적용하고 그에 근거하여 순자본스톡(이윤율에서 분모)을 뽑아내는 수정된 추정방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스톡에 대한 이들 새로운 추정방법에 따르면 자본스톡은 이전의 추정방법에서보다 덜 증가하므로, 브레너의 추정은 이전의 추정에서보다 이윤율이 덜 감소하게 된다. 그렇지만 새로운 감가상각 계산법(그것은 'declining balance'법이라고 불린다)은 내 관점에서 보아 의심스럽다. 이 방법은 사실상 산업적 구조물과 상업적 구조물 그리고 다른 형태의 구조물들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어서 가치하락이 훨씬 더 느린 비율로 일어난다. 예전의 방법대로 하면, 구조물은 평균 36년이 지나면 가치가 완전히 소모된다. 새로운 방법에 따르면, 36년 후에는 자산의 본래 가치의 약 40%가 여전히 감가상각 비용으로 추정되지 않는다. 예전의 추정방법에서 가정한 36년이라는 평균수명(평균적인 가치 유지기간)은 너무 짧은 것 같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짧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체계적인 증거는 없다), 구조물의 평균수명은 확실히 무한대보다는 적고 아마도 50년 이하일 것이다. 그러나 수정된 방법에 따르면, 구조물은 50년 후에도 본래 가치의 약 20%를 여전히 유지하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브레너의 추정이 이윤율 하락을 과소평가하고 있음은 거의 확실하다.


2) 나의 이윤율 추정은 전체 사업부문에 대한 것이다. 비금융 부문에 대한 추정에도 역시 자주 사용되며, 이러한 추정들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이윤율 저하 경향을 보여준다. 예컨대 Weisskopf, 1979를 보라.


3) 비생산적 노동은 자본주의적 기업 내에 고용되어 있지만 유통활동(판매, 회계, 금융, 광고 등)에 종사하거나 혹은 감독활동(관리, 직접적 감독, 문서보관 등)에 종사하는 노동을 말한다. 맑스의 이론에 따르면, 이런 유통과 감독의 기능에 고용된 노동은 가치와 잉여가치를 생산하지 않으며 따라서 자본의 관점에서 보면 비생산적이다. 상품의 교환은 본질적으로 등가교환이라고 가정되므로 유통노동은 가치와 잉여가치를 생산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감독노동은 생산에 기술적으로 필수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품의 가치에 더해지지 않지만 대신에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둘러싼 자본가와 노동자간의 적대적 관계 때문에 필수적이다. 비생산적 노동은 가치를 생산하지 않으므로 그 임금은 생산적 노동에 의해 창출된 잉여가치에서 지불되어야만 한다.


4) 전후 미국경제의 이윤율 하락에 대한 다른 주요한 설명은,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의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비롯된 임금의 증가로 인한 이윤율 하락에 따른 것이라는, 바이스코프(Weisskorp)와 올프(Wolff) 및 그밖의 사람들에 의해 개진된 '이윤 압박' 설이다. 거기에서는, 이 기간의 낮은 실업률이 노동자들의 교섭력을 증대시켰고 그것이 노동자들로 하여금 자본가들의 이윤의 지출에서 더 높은 임금을 얻어내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고 주장된다. 이윤압박설에 대한 나의 논평은 Mosely, 1991; 1997에 제시되어 있고 아래 각주 12에서 간략히 언급하였다.


5) 이러한 개인부채의 수준은, 주택 저당과 소비자 대부가 오늘날 보다 훨씬 덜 발달되었던 1920년대 보다 훨씬 더 높다.


6) 다른 말로 하면, 미국의 가계는 저축을 매우 적게 할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들의 납세 후 소득 보다 더 많이 지출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틀림없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것이다.


7)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빈곤율은 훨씬 높다 ― 백인 미국인에 비해 대략 세 배.


8) 이러한 비정규직의 약 3/4을 여성이 점하고 있다. 이들 비정규직의 대부분은 여성 노동자들이 고도로 집중되어 있는 판매와 서무 그리고 서비스 직종들이다.


9) 브레너는 1970년대 이래 미국경제에서 이윤율의 '실질적 회복'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브레너 자신의 추정은 이 기간 동안에 실현된 이윤율의 증가는 10% 미만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브레너 자신이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그의 추정으로도 이윤율은 여전히 이전의 전후 최고조기를 20~25% 밑돌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나는 앞에서 브레너의 이윤율 추정이 전후 초기 이윤율 하락을 줄여서 말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과소평가라는 비판이 옳다면 당시 브레너의 이윤율 추정은 아마도 이전의 전후 최고조 시기보다 약 30~35% 밑돌았을 것인데, 그것은 이전의 최고조 시기에 비해 35~40%를 밑도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나의 추정과 폭넓게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이윤율의 '실질적 회복'이라는 것인지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10) 정부통계에 따르면, 이러한 신기술은 생산성 향상에 전혀 성공하지 못하였다. ‘신경제'를 옹호하는 자들은 정부통계가 최근의 생산성 증가, 특히 추정하기 어려운 컴퓨터로 인한 생산성 증가를 낮게 평가한다고 주장한다. 설사 생산성 증가를 일부 과소평가 하였다고 하더라도 신기술이 이윤율을 회복시키지 못하였다는 것은 여전히 결정적인 사실로 남는다.


11) 이윤율 하락에 관한 이윤압박설을 비판하는 내 비판의 요지는, 최근 수십 년 동안 이윤율 회복이 왜 그렇게 미미했고 불완전했는가를 이윤압박설이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만일 이전의 이윤율 하락의 원인이 노동자들의 힘의 증대와 임금상승이었다면, 그 때는 지난 이십 년의 고실업, 노동자들의 힘의 약화, 실질임금의 하락이 확실히 이러한 문제들을 깨끗이 처리했어야만 하는 것이다.


12) 우리는 앞에서 미국경제에서 저축률이 매우 낮고 심지어 가장 최근 분기 동안에는 마이너스가 되었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평범한 환경 하에서 사람은 그런 낮은 저축률이 더 높은 이자율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게 되는데, 그것은 뒤집어보면 투자지출 등에 부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것이 된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 외국자본의 유입량 증가는 필요한 저축을 공급해왔고 미국경제가 높은 이자율의 부정적인 효과를 피해갈 수 있도록 작용하였다. 다시 말해서, 외국자본의 유입은 미국이 케잌(소비 증가)을 먹을 수 있게 하였고, 그것도 아주 많이(투자 유지) 먹을 수 있게 해왔다는 것이다.


13) 비 금융 법인들의 총소득(이윤+이자) 백분율로 볼 때 이자지불은 1990~91년 38%에서 최고를 기록하였다가 1997년에는 19%로 반감되었다.


14) Wade and Veneroso(1998)는 '오로지 무역수지의 충실한 향상만이 다음 수년 뒤에 만기가 되어 떨어질 이자 지불을 메꿀 충분한 외환을 확보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15) 일본자본에 대한 미국경제의 의존은, 아시아 국가들이 그들의 채무변제를 지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아시아 기금(Asia Fund)’을 창출하자는 1997년 여름 일본의 제안에 미국정부가 반대권을 행사한 주 요인이었다. 미국의 관료들은 아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일본자본이 많다는 것은 미국을 위한 일본자본이 적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을 우려하였던 것이다. 지금 아시아에서는 아시아 기금으로 부활하는 일본사상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은 앞으로 미국경제에 이러한 잠재적인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1998-08-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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