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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가우가 부족

현장에서 미래를  제46호
이희택






칼 럼
우가우가 부족
이 희 택
현대자동차 무급휴직자
동굴 입구까지 햇볕이 너불너불 쪼인다. 연하게 따사로운 햇볕은 한낮에도 마치 시간이 멈추어 있는 듯 아주 평화롭고 하늘은 선명하게 파랗다. 파란 하늘 아래 떠도는 하얀 구름은 넓은 호수의 맑은 물 속으로 비추이어 그곳에서 노닐기라도 하듯이 떠돌고 있다. 맛나는 물고기가 많은 호수는 살랑살랑 기분 좋게 물비늘을 만들고 있으며, 호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도 오늘따라 싱그럽고 푸릇푸릇하기가 그지없다.
가장 낮은 산을 택해 이 동굴로 거처를 옮기면서 우가우가 부족은 나이가 가장 많은 큰할아버지가 족장이 되었다. 족장은 부족들에게 역할을 주었다. 부족들 중에서 남달리 용감하고 야생 동물을 두려워하지 않아 사냥을 잘 하는 사람에게 공격대의 역할을 맡겼고, 공격대 뒤를 따르는 사람이 사냥꾼이었다. 그리고 수색대와 몰이꾼이 있는데, 이들은 이제 갓 성인이 된 젊은이들과 성인식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맡겼다. 나이가 차 성인식을 마치면 사람들에게 저마다 이름을 주었는데 그 이름이란 대부분 죽은 이들의 이름을 가져오곤 했다.
사람들은 언덕배기 위에서 일을 하고 있다. 강아지풀이나 돌피 같은 야생 낟알은 훑어서 말려 놓기도 하고, 그렇게 잘 말린 것들은 먹을 수 있도록 장만해둔다. 어떤 아낙네는 동자꽃, 지네고사리, 애기풀, 애기수영, 미나리아재비 같은 거친 푸성귀를 다듬고 있다. 이런 것들은 결을 잘 삭여서 다듬은 후에 먹어야 목구멍에서 잘 넘어가는 것들이다. 또 어떤 아낙네는 먹고 남은 고기를 포로 떠 말리기도 하고 털가죽을 손질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들은 모두가 뒷날을 대비해 준비하는 일이었다. 추운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부족한 음식물 때문에 너나할것없이 더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해 더 많은 용기를 내서 음식을 찾아다녀야 했던 경험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뒷날을 준비하는 이런 잔일을 예전에는 남자와 여자가 구분 없이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주어진 역할에 따라 여자가 이런 일을 맡게 되었고, 남자들은 사냥을 위해 넓은 들이나 가까운 산을 뛰어다니며 짐승을 잡아오게 되었다. 그것은 들소가 나타난 후부터였다. 그때까지 부족들은 대체로 물고기나 푸성귀 같은 것을 먹고 지냈다. 어쩌다 운수가 좋으면 기껏해야 토끼나 꿩 같은 동물을 잡아 먹었을 뿐이었다. 들소와 같은 무서운 짐승을 잡아서 구워 먹은 후 남은 고기를 포로 떠 말리는 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날, 비가 내리는 그날, 들소가 동굴 입구로 펄썩! 하며 떨어진 것이었다.
동굴은 가파른 산에서 무너지는 거대한 바위가 감싸고 있었고 입구는 언덕배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동굴 양쪽에서 비스듬히 버티고 있는 거대한 바위가 안전하고 두려운 적들의 침략을 방어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들소는 비탈진 산중턱에서 바위에 부딪치며 떨어졌는데, 비를 피해 떠돌다 물먹은 이끼나 잔풀 때문에 미끄러진 모양이었다.
“우가우가, 우가우가!”
사람들은 동굴 속에서 불을 피워놓고 모여 앉아 있었다.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는 수색대, 장난질을 치고 있는 공격대, 돌창을 다듬고 있는 사냥꾼들이 족장 주위에 있었고, 아낙네들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노닐며 어린아이들을 돌보고 있을 때였다.
두려움으로 소리친 사람은 수색대 역할을 하는 <검은얼굴>이었다. <검은얼굴>의 몸집보다 두 배는 더 됨직한 커다란 들소였으니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자 <날쌘눈>이 다시 족장을 향해 소리쳤다.
“우가우가! 죽어간다 우가우가.”
족장은 사람들을 동굴의 귀퉁이로 비켜 세우고 들소를 자세히 지켜보았다. 들소는 뼈가 부러졌을 거라고 족장은 말했다. 발버둥칠 기력조차 없다는 듯이 고스란히 쓰러져 있는 들소를 바라보며 족장은 공격대를 불러 엄숙하게 지시한다.
“죽어간다 우가우가. 도망치기 전에 잡아라 우가우가.”
공격대 <날쌘눈>은 창을 쥐며 두 명을 데리고 나갔다. 들소는 여전히 꿈적도 하지 않고 있었다. <날쌘눈>은 조금 두려웠지만 용감하게 긴 창으로 들소를 찔러보았다. 그리고 옆 사람에게 공격을 독촉했다. 옆에 서 있던 사람도 들소에게 공격을 가했다. 들소는 꿈적하지 않았다. <날쌘눈>은 용기를 얻어 이번엔 자신 있게 창으로 들소의 목을 깊게 찔렀다. 그제서야 <붉은노을>도 뒤늦게 공격에 나섰다. 며칠 전 어머니를 죽인 들소와 비슷했기 때문에, <붉은노을>은 들소를 향해 분노를 토하듯 들소의 머리를 돌도끼로 내리쳤다. 돌도끼를 몇 번이고 내리쳤다.


비가 개인 다음 날, 죽은 들소 주위에 우가우가 부족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말려둔 푸성귀도 이젠 모두 먹어치우고 없다. 모든 사람들은 말없이 죽어 있는 들소만 바라보고 있는데, 짖이겨진 들소의 머리를 바라보고, 분질러져 뼈가 불거져 나와 있는 들소의 뒷다리를 바라보고 있다. 들소 앞에서 어느 누구 한 사람도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족들의 마음속에는 수많은 경험에서 얻은 욕심이 자라고 있다. 들소의 뿔도 탐이 났고, 가죽도 탐이 났다. 발톱도 탐이 났고, 고기도 먹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도 말을 하지는 않는다.
“들소는 하늘에서 떨어졌다.”
고이고이 지켜만 보던 우가우가 부족의 침묵을 깬 사람은 늙은 주술사였다.
“하늘에서 떨어졌다 우가우가!”
부족 사람들은 주술사의 말뜻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어제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비뿐이다. 하늘에서 많은 것들이 떨어지고 휘날리고 있지만 분명히 저 너머 들녘에 사는 들소가 하늘에서 떨어졌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우가우가. 감사의 제사를 지내고 들소는 우리가 가져야 합니다. 이건 하늘의 명일 것이오.”
주술사가 족장을 향해 다시 말할 때, 부족 사람들은 서먹서먹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웃고 있는 사람, 고개를 주걱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들소의 가죽을 탐내는 사람, 뿔을 탐내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러자 더 많은 사람들이 주술사의 말을 믿어준다는 듯이 들소 곁으로 굼실거리며 모여들었다.
“우가우가!”
“우가우가!”
들소가 하늘에서 떨어졌든지 산에서 떨어졌든지 우가우가 부족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먹을 음식이 부족한 지금 중요한 것은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들소고기였다. 족장은 오래 전부터 우가우가 부족을 위해 헌신해온 주술사의 말에 따라 잔치를 열기로 했다.
잔치가 벌어졌다. 우가우가 부족들이 들소를 통째로 구워 다 같이 들소고기를 먹었다. 하지만 들소가죽과 뿔, 그리고 발톱은 골고루 나눌 수 없어 족장이 부족을 위해 관리하기로 했다.


우가우가 부족들 사이에 들소고기를 먹어 본 이후 다른 현상이 일어난다. 물고기보다 들소고기가 맛이 좋다는 사실, 들에서 뽑아 말린 풀보다 들소고기가 뱃속에서 훨씬 든든하다는 사실, 들소를 잡으면 고기와 가죽이 생기고 뿔도 생겨 새로운 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영웅심이랄까 용감한 남자들은 몇 사람씩 뭉쳐 산으로 사냥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족장도 물론 그런 사람들을 좋아했다.
물론 사냥터를 찾아 가장 먼저 나서는 사람은 <들소뿔>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날쌘눈>과 그 두 사람이었다. 이 세 사람에겐 족장이 직접 찾아가 들소뿔과 들소가죽과 들소발톱을 각각 나누어 주었다. 족장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 붙어 다니며 음식을 먹는 주술사의 충고를 따른 것이다. 족장 또한 맛있는 고기를 부족들에게 먹이기 위해서는 그런 행동이 옳다고 믿었다. 그리고 들소를 자주 잡으면 잡을수록 맛나는 좋은 고기를 여유 있게 확보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지위도 확장해나가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사슴가죽 조끼를 입고 두터운 들소가죽으로 허리를 질끈 맨 <들소뿔>이 사냥을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 옆엔 들소가죽을 얻어 입은 <들소가죽>과 들소발톱을 목걸이로 한 <들소발톱>이 같이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갓 성인식을 마치고 이름을 얻은 <사슴뿔>, <곰눈>, <우렁찬 함성>, <사슴다리>, <뜬구름>, <검은 얼굴>이 동굴 주위에서 사냥 준비를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들소뿔과 가죽과 발톱을 가지기 위해 예전보다 더욱 용감해졌다. 아니 용감해져야 했다. 인간의 무력함이 확인되고 인정하는 그 순간부터 퇴폐는 시작이다. 훈장과 같은 뿔이나 가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음식 때문이었다. <들소뿔>은 언제나 다리 부위에 붙은 맛있는 고기를 먹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언제나 비곗덩어리 뱃살을 먹어야 했었다. 뿐만 아니라 사냥하다 다친 사람은 더 깊고 구석진 동굴로 쫓겨나 그림을 배워야 했으며 여자와 함께 자는 날도 없게 되었다. 대부분 여자들은 날이 갈수록 <들소뿔>을 좋아했다.


호수에서 저 멀리 보이는 <위대한 산>을 향해 <들소뿔>은 사람들을 데리고 천천히 길을 떠났다. 길쭉한 모양으로 있는 호수를 지나고, 호수로 들어오는 냇물을 따라 우가우가 전사들은 길을 걷고 있었다. 그 냇가를 거슬러 올라가면 <위대한 산>이 푸른 하늘을 가리며 버티고 있다.
우가우가 부족의 모든 사람들은 <위대한 산>을 향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물과 풀, 그리고 나무들이 저 <위대한 산>에서 밀려나오고 있고, 하늘에 떠 있는 구름까지, 동굴 입구에 와닿는 거센 바람까지 <위대한 산>에서 나온다고 사람들은 믿고 있었다. 그래서 분명히 저 <위대한 산>에 가면 거대한 새나 곰, 들소 같은 이 세상의 모든 짐승들이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던 것이다.
산모롱이를 지나며 <우렁찬 함성>은 어여쁜 <초원의 꽃>이 건네준 <생명의 돌>이 박힌 창을 만지작거린다. 이번에 꼭 들소 앞에서 이 창으로 들소의 급소를 찌르고야 말겠다고 <우렁찬 함성>은 다짐한다. 그래서 사랑스러운 <초원의 꽃> 옆자리에서 매일매일 같이 자리라 거듭 다짐해둔다.
지나가던 사슴이나 노루는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해서 산을 넘고 넘어 동굴을 떠난 지 한나절이 지나서야 <들소뿔>은 전사들을 모두 불렀다. 배가 고팠기 때문이다. 높고 낮은 곳이 없고 널찍한 초원에 모여 앉은 <들소뿔>이 <뜬구름>을 불러 음식물을 끄집어내게 했다. 들소고기를 잘 말린 포가 먹음직스럽게 드러났다. 이어 <뜬구름>이 나누어주려고 했던 음식물을 <들소뿔>이 낚아채 직접 나누었다. 고기는 나누어졌다.


<검은얼굴>이 가리키는 저 아래쪽에는 들소가 한가롭게 놀고 있었다. 아주 큰 들소였다. 사냥을 할 때 위에서 공격할 수 있는 고지를 미리 점령하고 있으니 전사들은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우가우가 포위하라.”
<들소뿔>은 족장이 준 <마법의 돌>로 만든 창을 움켜쥐고 아래로 뛰어가며 소리쳤다. <우렁찬 함성>도 창을 들고 <들소뿔>의 뒤를 따랐다. 몰이꾼과 수색대는 들소를 향해 포위망을 만들어간다. 들소를 잡기 위해 우가우가 전사들이 준비를 끝내고 있다.
<들소뿔>은 바위 뒤에 자리를 잡았고, 조금 더 뒤에 있는 얕은 바위 뒤로는 <뱀눈>이 숨었고, <들소가죽>과 <들소발톱>도 큰 나무둥치 뒤에 웅크리고 자리를 잡고 있다. 이제 몰이꾼과 수색대가 들소를 향해 포위망을 더 좁혀오면 <들소뿔>이 공격 명령을 내릴 것이다.
“우가우가! 공격해라 우가우가!”
바위로 올라간 <들소뿔>이 뾰족한 창을 들어 들소를 향해 힘껏 던졌다. 창이 들소의 뱃가죽에 꽂히자 몰이꾼과 수색대는 함성을 지르며 포위망을 좁힌다. 공격대는 창과 돌화살로 들소를 집중 공격한다. 아래쪽에서는 수색대와 몰이꾼이 고함을 지르며 긴 창으로 포위망을 좁혀든다.
<들소뿔>이 던진 <마법의 돌>로 만든 창이 들소의 배에 꽂히고, 공격대의 작은 돌화살이 들소의 몸 여기저기 꽂혔다. 그러자 들소는 아래쪽으로 달렸다. 너무나 거세게 치달리며 내려오는 바람에 아래쪽에서 들소를 포위하고 있던 <뜬구름>은 두려운 나머지 나무 뒤로 숨어 버렸고, 들소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휙 돌리자 커다란 눈이 마주친 <검은얼굴>도 겁이 나서 작은 바위 뒤로 숨어버린다. 들소는 방향을 틀어 나무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뜬구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뜬구름>은 들소에 떠 받혀 저만큼 나가떨어진다. 들소는 다시 방향을 틀어 놀란 눈으로 서 있는 <검은얼굴>을 향해 씩씩거리며 달려들었다.
“우가우가!”
<우렁찬 함성>이 <검은얼굴>을 향해 달려드는 들소 옆에서 창을 겨누었다. <우렁찬 함성>은 들소 옆에서 마음놓고 창을 던졌다. <초원의 꽃>이 준 <생명의 돌>은 들소의 목에 정확히 꽂혔다. 들소의 목덜미였다. 들소는 고개를 이리저리 쥐틀며 다시 방향을 틀었다.
이번에는 <곰눈>이 들소에게 공격한다. <곰눈>은 긴 창을 들고 들소를 향해 뛰었다. 그리고 가장 가까이 다가가서 급소를 노려 찌르고 나무 뒤로 숨었다. 들소는 많이 지쳐 있었다. 또 다시 <곰눈>은 들소를 향해 급소를 연이어 두 번을 찌르고 나무 뒤로 피하고, 지쳐버린 들소에 올라타기 위해 높은 바위를 찾아갔다.
그러나 지친 들소 위로 먼저 올라탄 사람은 <들소뿔>이었다. 그리고 그는 품속에 지니고 있던 돌로 만든 칼로 들소의 목 주위와 급소를 찾아 마구 찌르기 시작했다. 들소가 심하게 발버둥치자 <들소뿔>은 들소 위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이제 들소는 지칠 대로 다 지친 힘이 빠진 짐승이었다. 모든 전사들은 들소를 향해 포위망을 더욱더 좁히며 긴 창으로 들소를 향해 찔렀다.
“우가우가!”
“우가우가!”
들소는 이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목구멍으로 헐떡거리는 가파른 숨소리만 커지고 움쩍하지는 못한다.
“우가우가!”
들소 머리를 먼저 밟고 올라간 사람은 <들소뿔>이었다. <들소가죽>과 <들소발톱>도 어느새 들소의 배를 밟고 올라서며 외쳤다.
“우가우가!”
“우가우가!”

우가우가 부족들이 모두 모여 즐거운 잔치를 열어도 슬픈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뜬구름>이었다. 들소에게 떠받힌 <뜬구름>은 왼쪽 어깨뼈가 부러져 이제는 <신비의 물>이 샘솟는 작은 동굴로 들어가 생명의 돌이나 수정목걸이, 루비반지, 사슴가죽 조끼, 두터운 들소가죽, 곰가죽, 곰가죽 가리개, 흰 양털로 짠 예복, 새깃으로 장식된 모자, 이런 것들을 만들며 찌꺼기 음식을 먹어야 하는 장인이 되어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우렁찬 함성>도 슬펐다. 그날 밤 <초원의 꽃>은 <들소뿔> 곁에서 잠을 자야 했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고기는 많아졌다. 그리고 고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들은 족장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고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상하게 사람들에겐 역할이 많아지고 복잡해졌고 일 또한 힘들어졌다. 어쨌든 고기는 부족들에게 모두 돌아갔다. 하지만 남은 고기엔 언제나 족장의 눈치를 봐야 했다. 그럴수록 족장의 지위는 더욱 높아졌고 족장 곁에 붙어다니는 사람들까지도 두려워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족장 다음으로 <들소뿔>을 두려워한다. 그는 사냥터에서 <우렁찬 함성>에게 창을 겨누어 던져버렸다. <초원의 꽃>을 밤마다 차지하기 위함보다는 고깃살 때문이었다.
족장의 지시에 따라 <우렁찬 함성>이 <신비의 동굴>로 쫓겨갈 때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가우가! <들소뿔> 혼자 들소를 잡을 수는 없었다. 우리 모두가 잡은 것이다. 그런데 그 고기는 족장과 <들소뿔>이 모두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족장 한 사람을 위해 들소를 잡지 않았다. 그러니 남아 있는 고기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글쓴 사람이 하는 말.
이제 당신에게 말한다. 이 땅에 있는 노동자계급에게 말한다. 당신의 권리를 찾으려면 의무를 다하라!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의무에 목숨을 걸라! 한/노/정/연

1998-08-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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