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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경제위기와 계급구성의 변화

현장에서 미래를  제49호
신광영


IMF 경제위기와 계급구성의 변화

신 광 영

중앙대 교수, 사회학










1. 문제제기


지난 30여 년 동안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보여 온 한국 경제가 1997년 말 외환위기로 인하여 급속히 경제 공황을 경험하고 있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도산을 경험하였고, 대기업들도 대량 감원과 구조조정을 통하여 조직의 변화를 추구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전문직 혹은 관리직 중간계급도 고용상의 지위를 위협받기 시작하면서 “중산층 위기론”이 대중 언론 매체들에 의해서 대두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과 고용보장을 누려왔던 중간계급이 더 이상 고용을 보장받지 못하면서, “중산층 위기론”이 대두되었던 것이다.1)

반면에 노동계급의 위기론은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여 대중적인 담론으로 등장하지도 못했다. 1998년 2월 노사정 합의에 따른 정리해고의 자유화로 인하여 노동자들의 해고는 이제 더 이상 언론의 특별한 관심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특히 미조직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국가, 노조 및 기업 어느 조직으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하는 “벌거벗긴 노동자들”이 되었다. 이들 노동자들의 문제는 이제 일상적인 일이 되었기 당연히 주어진 현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철저하게 언론의 관심으로부터 벗어났다.

이 논문은 IMF로 인한 “중산층 위기론”은 피상적인 언론보도의 산물이며, 사회적 실제가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IMF 위기로 인한 사회적 실제는 “노동계급 위기론”이라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경험적인 자료분석을 통하여 IMF 이전과 이후의 계급구성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고 실업자들의 실업전 계급을 추정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계급구성의 양적인 변화가 일어났는가와 실업자들의 출신 계급별 분포를 밝힘으로써 노동계급 위기론을 경험적으로 제시한다. 본 논문의 내용은 자본가 계급은 어느 정도 변화를 겪었는가? 중간계급의 규모는 어느 정도 축소되었고, 노동계급은 어느 정도 감소하였는가? 그리고 새로이 실업 상태에 빠진 실업자들은 출신 계급은 어떠한가? 실업자들의 의식과 행동에 대해서 어떠한 이해를 할 수 있는가?

이 논문 위와 같은 질문과 관련하여 시론적인 수준에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가능케 할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기 때문에 이 논문에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정교한 분석적 논의를 할 수 없다. 정부 통계 자체는 행정적인 목적만을 위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계급분석에 적합한 자료가 아니다. 계급분석에 필요한 자료를 만들어 계급구성의 변화를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러한 작업은 향후의 연구 과제로 하고, 여기에서는 개략적인 수준에서 계급구성의 변화만을 추정할 것이다.



2. 경제위기와 계급구성의 변화


IMF 경제위기는 기업의 도산이나 구조조정을 통하여 고용관계의 변화와 계급구성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자본가들은 이윤의 감소나 도산을 경험하였던 반면에, 피고용 계급인 노동계급과 중간계급은 임금하락이나 실업을 경험하였다. 경제위기로 인하여 경영난을 경험한 기업들의 즉각적인 대응은 기업구조 조정을 통하여 고용인력을 감축하는 것이었다. 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하여 단기간에 대량의 실업자가 발생하였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만 실업을 경험한 것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직장의 안정과 높은 수입이 보장되었던 전문직, 관리직 종사자들도 실업을 경험하였다. 또한 도시 자영업자나 자영농과 같은 쁘띠부르주아지도 소득의 감소나 파산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실제로 경제위기로 인하여 어느 정도 각 계급들이 영향을 받았는가? 여기에서는 계급구성의 변화를 중심으로 경제위기가 각 계급에게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2) 계급구성의 변화는 동일한 계급구조 내에서 계급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들의 양적인 변화를 지칭한다. 이것은 직업에 기초한 계급구분을 분석의 기초로 하는 “고용 집합 접근”이다 (Crompton, 1998: 55).3) 고용관계를 통해서 계급구조를 분석하는 “고용 집합 접근”은 필연적으로 경제활동인구만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 본 논문에서는 1998년 한국 전체 인구의 약 61% 정도만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의 경우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 5년 동안 56~62%까지 6%의 편차를 보였다. 그러므로 어떤 시기를 분석의 대상으로 하는가에 따라서 차이가 계급구성이 크게 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1998년 6월 경제활동 참가율은 61.6%이었으나, 1999년 2월에는 57.9%에 불과하였다. 이것은 경기침체와 같은 경제적인 요인도 포함되어 있지만, 또한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계절적인 요인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용 집합 접근”은 개략적인 수준에서 계급구조와 계급구성을 분석할 수 있게 한다.

본 논문에서는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관찰되는 계급을 자본가 계급, 쁘띠부르주아지, 중간계급 및 노동계급으로 구분하여 분석한다. 자본가 계급은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타인의 노동을 이용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쁘띠부르주아지는 생산수단을 소유하였지만, 타인을 고용하거나 타인에게 고용되지 않고 자기 노동에 의해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 지칭한다. 중간계급은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않은 비소유 계급으로서 피고용자이지만, 조직 내에서 권위를 행사하는 직위를 점하여 다른 피고용자를 관리, 감독하는 사람들과 학력이나 기술에 기초하여 독점지대(monopoly rent) 성격의 고임금을 누리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포함한다. 노동계급은 생산수단, 권위를 행사할 수 있는 조직내 직위, 독점 지대를 누릴 수 있는 학력이나 기술이 모두 없는 피고용자를 지칭한다.


1) 자본가 계급의 변화

자본가 계급의 변화를 추정할 수 있는 정부 통계는 없다.4) 다만 사업체 조사 통계를 통하여 추정하거나 종사상의 지위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것이 가능할 뿐이다. 여기에서는 통계청의 <사업체기초통계조사>와 노동부의 <사업체노동통계조사>를 바탕으로 자본가 계급의 추이를 분석하였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자본가 계급은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타인의 노동력을 구매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자본가는 농업, 어업, 광업, 제조업,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업, 운수, 창고 및 통신업, 금융 보험, 부동산 및 임대업, 보건 및 복지사업, 개임 및 사회서비스업 등 매우 다양한 산업에 분포되어 있다. 통계청 <사업체기초통계조사>는 모든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기 때문에 이러한 전체적인 현황을 추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1996년 162만 명이 약 281만개의 사업체를 소유하고 있다(<표1> 참조). 약 281만개 사업체에서 자영업자 및 무급가족종사자가 포함되어 있을 작은 규모의 사업체(1~4명 종업원수) 2,400,242개를 뺀 약 407,560개의 사업체의 소유자가 자본가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업체기초통계조사)는 소유주를 포함하여 사업체의 규모를 구분하기 때문에 사업체 통계보다는 피고용자 5명 이상의 사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부 (사업체노동실태조사보고서)가 더 현실성을 지닐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97년 약 20만개의 사업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작은 규모를 지니는 사업체들의 경우 가족종사자의 형태로 가족의 참여가 매우 높기 때문에 전형적인 자본주의적인 고용관계에 의해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20만개 사업체 가운데서도 20명 이상의 피고용자를 고용하고 있는 4만 5천명 정도가 보다 엄밀한 의미에서 자본가 계급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고용 규모의 문제는 단순히 자본가 계급의 구분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근대적인 회계나 고용제도가 도입 여부 등이 기업조직의 규모와 밀접한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5)


<표 1> 규모별 사업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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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사업체수          종업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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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2,807,802        14,006,754

1~4              2,400,242         4,264,790

5~9                222,765        1,398,990

10~19        96,336        1,288,392

20~49        17,091        1,759,378

50~99        17,091        1,157,378

100~299              8,864        1,439,780

300~499              1,426          541,559

500~999              1,026          703,595

1,000~           618        1,453,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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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노동부 <노동통계연감>, 1998. p.51.


자본가 계급의 변화를 추정하는 또 다른 방법은 종사상의 지위를 중심으로 취업자수의 변화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표 2>는 외환위기를 전후로 종사상의 지위별로 취업자수가 어느 정도 변했는가를 보여준다. IMF 긴급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12월 고용주 수는 약 164만 명이었으나, 1999년 6월 136만 명으로 약 28만 명이 줄어들었다. 중소기업체의 도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고용주 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1997년 12월부터 1998년 6월까지 6개월 동안 고용주수가 13.5% 22만 명 줄어들어 142만 명에 달하였다. 고용주의 수가 1980년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1990년 6월 111만 명에서 1997년 12월 163만 명에 이르기까지 연평균 0.47%씩 증가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변화는 외환위기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표 2> 1997년-1999년 종사상지위별 취업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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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1997.6월   1997.12월   1998.6월   1998.12월   1999.6월

종사상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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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주      1,614     1,639        1,421       1,401      1,358

자영자       4,295     4,157        4,427       4,323      4,565

가족종사자   2,071     1,742        2,184       1,721      2,057

상용노동자   7,435     6,903        6,471       6,196      6,036

임시직노동자 3,853     4,425        3,982       3,984      4,161

일용노동자   1,839     1,863        1,718       1,965      2,427

실업자         316       420        1,421       1,517      1,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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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통계청, 한국통계월보, 각년도


2) 쁘띠부르주아지


쁘띠부르주아지는 자영업 종사자들로서 도시 자영업자나 자영농을 주축으로 한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수가 정확하게 이러한 기준에 의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파악은 힘들다. 고용주로 분류된 경제활동인구의 상당 부분이 자영업자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영자의 추이를 통하여 일단 쁘띠부르주아지의 변화를 추정할 수는 있을 것이다.

IMF 경제위기 이전 1997년 6월 자영자 총수는 429만 5천명이었으나, 1년 후인 1998년 6월에는 442만 7천명으로 13만 2천명이 늘었다. 자영자수는 계절적인 변화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늘어서 1999년 6월에는 456만 5천명으로 1년 전에 비해서 13만 8천명이 더 늘어났다. 이것은 고용주의 일부와 노동자 가운데 실업이 된 사람들이 다양한 자영업으로 진출하여 일어난 변화이다. 자영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자영자의 지속적인 증가가 IMF 경제위기 이후에 나타나고 있는 것은 취업구조가 크게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자영자가 대부분이 쁘띠부르조아지라고 본다면, 산업화와 더불어 진행된 쁘띠부르주아지의 지속적인 감소 추세의 반전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3) 중산층의 위기?


여러 언론 매체들에서 “중산층의 위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버팀목으로 간주된 중산층이 위기에 직면하여 경제위기가 잠재적으로 정치적인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 중산층 위기론이 심각하게 제기되었다. 중산층 개념 자체의 불명료성으로 인하여 중산층 변화에 대한 경험적인 연구는 불가능하다. 여기에서는 중간계급의 변화를 중심으로 중산층의 변화를 분석한다. 중간계급은 외환위기로 인하여 어떠한 변화를 겪었는가? 여기에서도 중간계급을 추정할 수 있는 적절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여기에서도 정부 통계를 통하여 추정을 하는 수밖에 없다. 중간계급은 비소유 계급이라는 점에서 노동계급과 동일하지만, 다른 피고용자들인 노동자들을 통제하거나 관리한다는 점에서 노동계급과 다르며,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보유하여 독점 지대 형태로 배타적인 소득을 올린다는 점에서 노동자들과는 다른 피고용자를 지칭한다(Wright, 1997: 19-25).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간계급의 등장은 독점 대기업의 발달과 공적 부문의 확대로 인하여 이루어졌다. 관리, 감독을 담당하는 기업 조직내의 중간계급은 한국의 경우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였다(서관모, 1986; 조돈문, 1995). 또한 교육, 의료, 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국가의 통제하에 이루어지는 상업화와 전문화가 진전되면서 전문직 종사자도 크게 증가하였다. 노동시장에서 배타적인 권한을 누릴 수 있는 자격증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통해서 이러한 부문에 종사하는 피고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독점적인 권한을 누릴 수 있었다.

직업에 기초한 계급을 구분하기 위하여 사용된 정부 통계는 새로운 직업 분류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시계열적으로 장기간에 걸친 직업분포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1993년 이후의 직업 분포의 변화에 기초한 계급구성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가능하다. 1993년부터 새롭게 도입된 직업분류에 따르면, 입법공무원, 고위임직원 및 관리자, 전문가, 기술공 및 전문가에 중간계급에 속할 수 있는 취업자들이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러한 직업분류는 자본가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직업분류만을 가지고 정확하게 계급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예, 의사). 그러나 일단 이러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추세를 분석하여 추론을 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에, 직업분포의 변화를 중심으로 계급구성의 변화를 추정하고자 한다.

<표 3>은 IMF 긴급구제금융을 전후로 한 한국의 직업구조 변화를 보여준다. 먼저 대부분이 중간계급에 속하는 입법공무원, 관리직 종사자, 전문가, 기술공 및 준전문가의 경우를 살펴보면, 관리직 종사자는 약 3.4% 줄어들었다. 1994년 8월을 정점으로 입법공무원 및 관리직 종사가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3.4%의 감소는 큰 감소라고 보기는 힘들다.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 8월부터 1997년 8월까지 입법공무원 및 관리직 종사자 수는 5.4% 감소하였다. 이에 반하여 전문가 수는 무려 12.9% 증가하여 경제위기와는 무관한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증가세는 1997년 12월과 1998년 12월 통계치를 비교하여도 무려 9.2%의 증가하였다는 점에서도 매우 놀라운 점이라고 보여진다. 이와는 달리 기술자 및 준전문가의 경우 종사자 수가 IMF 외환위기 초에 약간 줄어들긴 하였으나, 다시 증가하여 1년 후인 1998년 12월에는 1997년 12월에 비해서 1.4% 증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양상들은 언론 매체에서 언급된 중간계급의 위기가 매우 과장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언론 매체 종사자들과 관계가 있는 고학력 취업자들 가운데서 발생한 실업이 사회적으로 두드러지게 보였을 뿐이지, 노동계급을 포함한 전체적인 고용구조의 변화와 관련하여 중간계급의 실업문제를 고려한다면, IMF 경제위기로 인한 “중간계급의 위기”는 실제로 과장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표 3> 외환위기 전후 직업구조의 변화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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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1997.   1997.   1998.   1998.   1999.   1997.12-   1996.12-

직업                6월     12월     6월     12월     6월    1998. 6   199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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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직              533       516       510      498      478      0.017(-)      0.034(-)

전문가             1,000       992     1,120    1,092    1,065      0.129(+)     0.092(+)

기술공및준전문가   2,196     2,174     2,110    2,205    2,316      0.029(-)      0.014(+)

사무직원           2,580     2,548     2,426    2,285    2,224      0.049(-)      0.103(-)

서비스직원          4,827     4,957     4,729    4,787    4,799      0.046(-)      0.034(-)

농어업근로자        2,508     1,883     2,687    1,850    2,481      0.427(+)     0.018(-)

기능원/근로자       3,186     3,103     2,486    2,515    2,633      0.199(-)      0.189(-)

장치,기계조작원

조립원           2,181     2,207     2,077    2,076    2,106      0.059(-)      0.059(-)

단순노무직        2,432     2,351     2,108    2,283    2,502      0.103(-)      0.028(-)

전체 취업자       21,443   20,731    20,253   19,591  20,604      0.023(-)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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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노동계급의 변화


IMF 경제위기로 인한 충격은 노동계급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표 3>이 보여주는 것처럼, 노동계급(기능원/근로자, 장치, 기계 조작원, 조립원, 단순노무직)의 변화는 중간계급의 변화에 비해서 훨씬 더 광범위하고 심대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감소를 경험한 노동자들은 기능원 및 관련기능 노동자들로서 1997년 12월 310만3천 명에서 불과 6개월 사이에 61만8천 명이 줄어든 248만6천 명이었다. 그 이후 약간 수가 늘어나긴 했으나 1997년 12월과 1998년 12월 사이에 약 19% 정도 줄어들어서 가장 큰 폭으로 기업원 및 관련 기능 노동자 수가 축소되었다. 사무직원들의 경우에도 큰 폭으로 감소하여 1997년 12월과 1998년 6월 사이에 약 5% 정도 감소하였고, 그 다음 6개월 사이에도 또 다시 5% 정도 감소하여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장치, 기계조작원 및 조립원의 경우에도 외환위기 개시 6개월 사이에 약 6%의 감소를 보였고, 단순노무직도 큰 폭으로 감소하여 10.3% 정도나 감소하였다. IMF 경제위기 이후 1999년 6월까지 전체 취업자수의 감소가 2.3%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노동자수의 감소 폭은 대단히 컸음을 알 수 있다.

기능원 및 관련기능 노동자가 대폭 감소하였는데, 이들이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고 어느 정도 교육과 숙련 정도가 높은 노동자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동계급 상층부의 위기가 대단히 심각했을 알 수 있다. 단순노무 노동자들의 경우 외환위기 초에 10.3% 감소하였으나, 그 이후 오히려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여서, 1999년 6월에는 1997년 6월보다 오히려 숫적으로 더 많아졌다. 단순노무자의 증가 이유는 실업을 겪은 기능원 및 관련기능 노동자들이 단순 노동 노동자로 전락하였기 때문이다. <표 1>에서 급증한 일용직 노동자들의 경우 대부분이 단순 노동자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일용직 노동자들이 급증하였다는 사실은 많은 숙련, 기능직 노동자들이 실직으로 인하여 일용직 단순 노동자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관한 논의는 실업자에 관한 논의에서 보다 자세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5) 실업자는 어느 계급으로부터 왔는가?


정부통계에 의하면 1998년 6월의 실업자 수는 141만 2천 명에 달하였다. IMF 경제위기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직전인 1997년 12월 실업자수가 42만 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IMF 경제위기 이후 약 100만 명의 신규 실업자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100만 명의 실업자는 어디에서 왔는가? 누가 실업자가 되었는가? 어떤 계급에서 대량 실업이 발생했는가?

우리는 다시 <표 3>에서 직업별 취업자의 증감을 통하여 어떤 계급의 어떤 직업 집단에서 실업이 대량으로 발생했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중간계급은 1997년 12월 368만2천에서 1998년 6월 374만4천 명으로 5만8천 명이 오히려 증가하였다. 대부분 전문가 집단의 증가로 인한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2.3% 취업자가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중간계급의 경우 IMF 위기로 큰 타격을 받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폭으로 취업자가 줄어든 기능원 및 관련기능 종사자들의 경우 약 61만 명이 줄어들었다. 100만 명의 신규 실업자 가운데 61%가 이들 노동계급에서 발생한 것이다. 단순 기계조작원 및 조립원의 경우에도 20만 명이 줄어들어서 대략 20만 명의 신규 실업자가 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고, 단순 노무직의 경우도 약 24만3천명 정도 줄어들어서 실업자가 양산되었다. 노동계급 전체로 134만 명의 취업자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숫자는 직업만을 고려한 것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러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두 노동계급에 속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사무직이나 서비스직 종사자가 모두 노동계급에 속한다고 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점은 대부분의 신규실업자들이 노동계급에서 유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연령이 낮고, 학력이 낮은 노동자들 가운데서 대량실업이 발생하였다. <표 4>는 학력별 실업률을 보여주고 있다. <표 4>에서 알 수 있듯이, 외환위기 직후 중학교, 고등학교, 전문대 졸업자들 가운데서 실업자가 대량으로 양산되어 높은 실업률을 보였고, 99년 1월에는 중졸자와 고졸자 가운데서 10% 이상의 높은 실업률을 보여주었다. 전문대 졸업자의 경우 99년에 들어서 가장 높은 실업률을 보여주고 있어서 학력에 따른 해고의 시기가 다름을 알 수 있다. 먼저 저학력자들의 해고가 시작되어 점차 고학력자의 해고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중간계급 구성원들이 대부분인 대졸자들의 경우 실업률은 중, 고, 전문대학 졸업자들에 비해서 절반밖에 되지 않아서 학력에 따른 실업가능성이 매우 다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도 중간계급의 위기라는 논의가 과장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


<표 4> 학력별 실업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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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학력\기간   97/12  98/1  3    5    7    9   11   99/1  3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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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이하         1.4    2.3  3.8  4.2  4.6  4.2  4.6   6.0  5.4  3.5  3.5

중졸             2.7    5.5  7.5  7.5  8.4  8.6  8.7  10.4  8.6  6.7  6.4

고졸             4.1    5.7  7.5  7.9  9.3  8.6  8.9  10.2  9.5  8.1  7.7

전문대졸         2.8    4.5  9.0  9.3  8.9  9.2  7.9   8.5 10.2  7.7  6.4

대졸             2.8    2.7  4.8  5.5  5.1  5.4  4.3   4.6  5.7  4.8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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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통계월보


6) 실업자의 계급분석


실업자의 계급기원(class origin)에 관한 논의는 실업자들의 현재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실업자의 기업계급별 분포를 통하여 경제위기로 인한 고용구조의 변화를 계급적인 접근을 통하여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현재 실업상태에 놓여 있는 실업자의 계급분석적 해석의 문제이다. 이것은 실업자들의 계급분류의 문제가 아니라 실업자들의 계급의식과 계급행동에 관한 것이다.

실업자들에 대한 사회학내 견해는 크게 두 가지 상반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첫 번째 견해는 실업자들이 가장 체제에서 불이익을 가장 크게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가장 체제에 대한 불만이 높고, 저항적인 의식을 갖게 되며, 급진적인 정치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는 견해이다. 또 다른 견해는 실업자들은 정치적인 조직에 접근할 수 있는 자원이나 기술이 부족하며, 실업자들 자신이 실업상태를 일시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힘들다는 견해이다. 대체로 후자의 견해가 경험적으로 인정되었다. 대부분의 산업사회에서 실업자들은 집단적인 방식으로 정치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왜 실업자들은 움직이지 않는가? 이러한 질문은 실업자들이 실업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는가에 따라서 실업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즉 실업을 사회적 혹은 정치적인 결과로 보는가? 아니면 개인적인 결함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는가? 또한 실업을 모든 계급에 공통적인 현상으로 보는가? 아니면 특정한 계급에게 집중된 현상으로 보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실업자들의 답은 매우 복합적으로 주어질 수 있다.

또한 실업자들의 경우 기업조직이나 노조조직 외부에 개별화되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실업자들이 비판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기 힘든 조건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실업자들이 스스로 자신들을 조직하고 자신들의 이해를 표출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의 존재 자체를 회피하고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궁극적으로 누가, 어떤 조직이 실업자를 대변하는가? 노조인가? 정당인가? 국가인가?

경험적인 연구들은 실업자들이 이중적인 의식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로, 사회적, 정치적 요인에 의한 경제위기를 인정하지만, 다른 한편, 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각자 개인의 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한국의 경우 가족주의로 인하여, 가족성원에 의한 실업자 부조가 일반화되어 있다. 형제친척들의 실업가정에 대한 지원이 현실적으로 매우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실업문제 해결이 가족의 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실업상태에 놓여 있는 노동자의 문제는 경제위기 하에서 국가로부터 또한 조직으로부터 방치되어 있는 셈이다. 대중 언론의 경우 “노동계급의 위기” 대신에 “중산층의 위기”를 내세워 중산층의 이해를 보호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 노동계급 출신 실업자들은 언론으로부터도 소외되어 있다. 또한 실업자들 스스로 조직하고 집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매우 희박하여 노동계급 실업자 문제는 현실적으로 엄연하게 존재하는 사회적 사실이지만, 모두에게서 감추어진 문제가 되고 있다.



3. 결론에 대신하여


IMF 경제 위기로 인한 계급구성 변화 분석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끄집어 낼 수 있다. 경제활동인구를 중심으로 볼 때, 자본가 계급과 노동계급의 수가 줄어들었고, 중간계급과 쁘띠부르주아지는 오히려 확대되었다. 노동계급의 양적 축소가 가장 크게 나타나, 경제위기로 인하여 노동자들이 가장 극단적인 고용상의 변화를 겪어서 “노동계급의 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비하여 중간계급은 오히려 확대되어, “중산층 위기론”이 허구적인 주장이었음을 알 수 있다. 중간계급 가운데 관리직 종사자는 약간 감소하였으나, 전문직 종사자가 크게 확대되어 중간계급은 전체적으로 확대되었다.

쁘띠부르주아지의 확대도 경제위기가 계급구성에 반영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쁘띠부르주아지의 확대는 자본가 계급, 중간계급, 노동계급 출신 실업자들의 유입에 따른 것이다. 특히 퇴직금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중간계급 출신들이 쁘띠부르주아지로 이동한 경우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결론적으로 계급구성의 변화를 통하여 우리는 “노동계급의 위기”를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실업자의 대부분이 노동계급 출신이지만, 실업자들이 스스로를 조직하고 자신들의 이해를 조직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매우 적다. 노조, 국가, 기업 등 다른 조직에 의해서 대변되어야 할 타자로만 존재하고 있는 현실이 노동계급 출신 실업자들의 문제이다. 실업문제는 곧 노동계급 문제라는 사실에서 현재의 위기는 노동계급의 위기인 셈이다.

한/노/정/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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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ergaard, J. 1995. Who Get Whats, London: Pol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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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 1997. Class Count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 중산층이라는 용어는 일상적인 용어로 많이 쓰이지만, 개념이 불분명한 용어이다. 대중 언론 매체에 의해서 사용되는 중산층은 중간 정도의 생활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들을 지칭하며 중간정도의 생활수준은 대체로 자가 소유의 주택이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고 어느 정도 넉넉한 경제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그러므로 소비를 중심으로 사회계층을 구분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중간계급은 생산활동과 관련하여 여러 차원에서 자본가 계급이나 노동계급과는 다른 사회계급을 지칭한다. 소비 수준에서 중간 정도를 유지하는 인구층은 중간계급 이외에도 다양한 계급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중산층은 중간계급보다 더 넓은 집단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2) 경제위기가 계급들에 미친 영향은 노동시간, 소득, 고용상태, 일에 대한 태도의 변화 등을 통해서도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


3) 고용 집합 접근 이외에 계급 연구는 사례 연구나 역사적 연구를 통한 접근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4) 이러한 사실은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직업분류 자체가 자본의 소유 여부를 알 수 있는 재산관계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의는 Westergaard(1995)에 의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5) 물론 이러한 주장도 경험적인 주장이라기 보다는 이론적인 주장이다. 즉 기업 규모에 따른 경영 실태에 대한 경험적인 연구가 없는 상태에서 기업 규모에 따른 자본가 계급의 구분은 자의적일 수밖에 없다. 자본가 계급에 관한 연구들은 대체로 대자본가만들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재진(1992), 공제욱(1994), 홍덕률(1996)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1999-1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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