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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이후 노동자 상태변화

현장에서 미래를  제49호
이종탁



이 종 탁

연구기획 2실 연구원


IMF 이후 노동자 상태 변화








1. 글에 들어가며


한국 정부가 IMF와 구제금융협약에 서명한 지 벌써 2년여의 시간이 지났다. IMF와의 협약직후 탄생한 김대중 정부는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공개적인 언명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대부분은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김대중 정부는 출범 초기 금융기관의 단기 부채를 장기부채로 전환하기 위해 국가 보증을 남발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대우사태 해결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IMF와의 협약을 준수하며 5대 재벌로 대표되는 한국의 자본가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가 내세우는 ‘개혁’이란 국가의 강압적 통제방식이 아니라 ‘시장의 기능’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확장’인양 덧칠되기도 하지만 철저하게 ‘신자유주의 방식’에 따르고 있다.

5대 재벌을 위시한 한국의 독점자본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기반하여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구조조정에 적극 임하고 있다. 경쟁력을 잃은 자본을 자본의 손으로 폐기하는 한편, 각종 유연화 정책을 구체적으로 개별 기업과 사업장에 도입하였다. 이제는 기업지배구조를 바꾼다며(‘소유와 경영의 분리’) 주요 산업에 대한 특정 재벌의 독점을 강화하고 있으며, 기업재무구조를 개선한다며 (부채비율 200% 이내로 축소) 임금과 각종 복지의 축소를 공공연히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목적이 자본을 살찌우는데 있음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정부와 자본의 정책이 노동자들의 상태를 어떻게 만들고 있으며, 노동조합 운동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까. 이 글에서는 그것을 살펴보고자 한다. IMF 이후 노동자들의 삶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1998년과 1999년의 변화된 경제환경 속에서 특히 임금과 고용 상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IMF 이후 나타나는 노동자의 인식과 의식 상태를 진단해 보고 노동조합의 대응과 결과도 간략하게나마 살펴볼 생각이다.1)



2. 자본의 구조조정 공세와 노동자 상태


1) 노동자의 고용 상태


(1) 임시‧일용직 노동자의 증가

정부 공식통계상으로도 100만 명을 넘어섰던 실업률은 이제 통계상으로는 줄어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부의 공식통계상 실업률은 99년 1/4분기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반면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 수는 99년 1/4분기를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2)(표1 참조)

<표 1> 최근의 고용동향 (단위 : 천명, %)


 

1998. 2/4

1999. 1/4

1999. 2/4

1999. 7.

15세 이상 인구

경제활동 인구

(참가율)

취업자

실업자

실업률

비경제활동인구

  35,304(1.5)

  21,725(-0.9)

    61.5

  20,244(-5.3)

   1,481(169.8)

    6.8

  13,579(5.7)

  35,616(1.2)

  20,854(-0.4)

    58.6

  19,105(-3.3)

   1,749(48.3)

    8.4

  14,762(3.6)

   35,715(1.2)

   21,797(0.3)

     61.0

   20,362(0.6)

    1,435(-3.1)

      6.6

   13,918(2.5)

   35,789(1.1)

   21,907(1.3)

     61.2

   20,558(2.4)

    1,349(-18.0)

      6.2

   13,882(1.6)

주  : (  ) 안은 전년 동기대비 증감률임

자료 : 통계청



그러나 실업률 하락이 노동자의 고용상태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고용의 질적 상태는 악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경제활동인구 변동상황을 살펴보자. 남성 경제활동인구는 여전히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전년동기 대비 0.4% 감소) 이러한 감소세는 20대(6.0% 감소)와 30대(1.7% 감소)의 경제활동인구 감소에 기인하는 것이다. 반면 여성의 경제활동인구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전년동기 대비 1.5% 증가) 여성의 경우 40대(6.7% 증가), 60대 이상(8.5% 증가)의 경제활동인구가 증가세를 주도하였다.3) 이것은 경제활동으로의 새로운 진입이 여전히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20, 30대의 남성노동자들이 스스로 비경제활동을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표 2>에서 보다시피 ‘비경제활동 → 취업’으로의 이동(월 평균 52만7천명)보다는 ‘취업 → 비경제활동(53만1천명)’으로의 이동이 많다. 40대 이상 여성들의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여성의 경제활동을 요구하는 상황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남성 가장이나 가족의 실직으로, 혹은 그들의 새로운 취업이 옛날과 같은 소득을 보장해주지 못함에 따라 40대를 넘긴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표 2> 1999년 월별노동이동 동향 (천명)


 

실업

  →비경활

실업

  → 취업

비경활

  → 실업

비경활

  → 취업

취업

  → 실업

취업

  →비경활

5→6月

162

390

235

565

276

457

6→7月

190

271

167

553

308

532

7→8月

171

331

169

462

228

604

평균

174

331

190

527

271

531

자료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Tape」에서 계산. ‘KDI 경제전망’,

      한국개발연구원, 1999. 3/4에서 재인용


산업별 취업자 동향에서도 이것은 확인되고 있다. 산업별 취업자는 99년 2/4 분기를 기점으로 증가세로 반전되었지만 남성 취업자는 전년동기대비 0.2% 감소하고, 여성취업자는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하였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가스 및 수도업, 운수‧창고 및 통신업, 금융‧보험 및 서비스업에서는 남성 취업자가 늘고 제조업,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에서는 여성 취업자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둘째, 일용직, 임시직 노동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표3>에서 보다시피 임시‧일용직 노동자의 증가는 상용노동자의 감소비율을 웃돌고 있으며, 전체 취업노동자들 중에서 상용직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것은 노동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노동자나, 실업 후 새롭게 취업하는 노동자들이 상용직보다는 임시, 일용직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 3>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비중 (임금근로자 = 100)


 

1998. 1/4

1998. 2/4

1998. 3/4

1998. 4/4

1999. 1/4

1999. 2/4

상용근로자

54.9

53.4

52.5

51.0

50.9

47.9

임시근로자

32.6

32.9

32.8

32.9

33.5

33.0

일용근로자

12.5

13.7

14.7

16.1

15.6

19.1

   자료 : 『99 분기별 노동동향 분석』, 한국노동연구원, 99. 3/4


취업시간대별 노동자의 고용상태를 보면 고용의 악화는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937천명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25.9% 증가하였으나,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오히려 1.6% 감소하였다. 36시간 이상의 취업자가 감소한 폭보다 36시간 미만 취업자의 증가폭이 더 큰 것만 보아도 신규 취업자 및 재취업자 대부분이 36시간 미만의 노동시장으로 흡수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특히 36시간 미만 노동자 중 1~17시간 미만 노동자는 512천명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23.4% 증가하였고, 18~35시간 노동자는 1,425천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6.9% 증가4)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노동자의 취업상태는 극히 불안정하다 할 수 있다.

36시간 이하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증권업계에서는 10% 이상이 이미 비정규직으로 편재되었으며, 상업서비스의 경우 외식업체 80~90%가 비정규직이고, 슈퍼체인이나 파견업의 경우도 50~60%에 달한다.5) 보건의료노조의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취업 노동자의 10%에 달하고 있다.6)


(2) 고용조정의 항상화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상태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에서는 자동차 업종에 종사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상태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1997년 이후 생산량 감소 및 가동률 저하로 고용불안을 느껴야 했던 자동차 산업의 노동자들은 법제화된 ‘정리해고’의 직접적인 희생물이었다.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의 강제적 퇴사조치와 정리해고 및 무급휴직으로 노동자들은 일터를 떠나야 했다.7) 희망퇴직은 공장 가동률 저하를 빌미로 일감이 없는 노동자들을 여유잉여인력으로 산정한 뒤 그것을 정리하기 위한 한 방편이었던 동시에 다른 기업을 인수한 자본이 자신의 지배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관리층과 일반 사무직을 물갈이하는 방편8)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로 인해 노동자의 총고용은 현저히 축소되고 있다. 아래의 <표4>는 한 자동차 기업의 1997년 이후 퇴직 현황을 정리한 것이다. 이 기업이 부도 이후 경영난에 직면했다는 것을 감안한다 할지라도 현대 자본으로 인수․합병된 99년 이후, 생산량은 대폭 확대되었으나 신규채용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총고용의 감소가 계속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표 4> ’97~’99년 K 자동차 월별 퇴직현황 (’99.9.30 기준)


구분

1997년

1998년

’99년 월별

총합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합계

일반직

2,210

1,040

1,241

  81

  80

  49

525

33

23

33

  32

2,097

5,347

영업직

2,516

1,659

   81

111

123

110

116

141

117

78

  79

956

5,131

생산직

2,181

  841

   35

  19

  41

  41

674

17

24

18

  21

890

3,912

기능직

223

  139

    4

   2

   6

  13

279

243

  1

  6

   7

561

  923

운영직

253

   79

   39

  14

16

  17

100

-

  2

  1

  -

189

  521

합계

7,383

3,758

1,400

227

266

230

1,694

434

167

136

139

4,693

15,834

자료 : K사 노동조합 대의원 자료집

주 : 99년 1월의 일반직 퇴사자와 99년 5월 전체적으로  퇴사자들이 많은 것은 희망퇴직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정규직의 총고용이 감소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산업의 전반적인 경기회복 조짐은 내부적 인력재배치 형태의 고용조정을 부추기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고용조정은 바로 전환배치이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카니발 생산 확대를 빌미로 99년 3월과 9월 두 번에 걸쳐 전환배치가 진행되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1년에 4번 부서를 옮긴 노동자도 있다고 한다. 자동차 산업에서의 전환배치는 차종별 판매현황에 따른 공장가동의 차이, 자본의 혼류생산 증대 및 주력차종 선정 계획에 따라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환배치와 더불어 전직과 전출 역시 확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생산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인력을 충원할 필요가 생기자 무급휴직자들을 지방으로 전직하는 형태로 복귀9)시켰다. 기아자동차의 경우에는 차종의 생산공장을 옮기면서 노동자들을 전직시키고 있다.10) 또 생산직 노동자를 영업직으로 전출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고 주문량이 축소된다는 이유로 총고용 노동자수를 축소하는데 급급했던 자본은 99년 들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생산량이 증가하고 판매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인력충원의 필요성이 생기자, 이를 용역과 외주하청으로 해결하고 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정규인력을 채용하는 대신 고교실습생을 라인에 투입하기도 하였다. 동시에 라인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직접 생산과 관련되지 않는 부서작업을 외주, 하청화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표 5> 기아자동차 공장별 용역 현황


소하리

1공장

2공장

엔진변속

지원실

타본부

기타

계

118

31

34

275

5

5

468

화성

1공장

2공장

3공장

엔진변속

지원실

타본부

계

118

274

98

254

426

263

1,468

주 1 : 화성공장 현황은 99. 9. 30 기준

주 2 : 광주공장은 식당, 조경, 화장실 등 비생산적 분야에 약 150여명 투입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비정규직의 증가(그 중에서도 임시, 일용직 노동자 증가)와 정규직에 대한 내부적 고용조정 일상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신규채용은 거의 중단된 상태이다. 이를 볼 때 실업률 하락과는 무관하게 노동자의 고용상태는 여전히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업자라는 이름을 벗어나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명예이며, 언제든지 시키는대로 묵묵히 작업장을 옮겨다녀야 하는 자유일 뿐이다.


2) 임금 현황과 임금체계 개편


(1) 임금 동향과 노동시간의 변화

1999년 들어 각 사업장 노동자들은 ‘임금은 인상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11) 자본 스스로 경기회복을 주장하고, 98년 임금 감소가 워낙 엄청났기 때문에 올 99년 임금인상은 자연스러운 요구였다. 그리고 이러한 바램은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11월 7일 노동부가 노동자 100인 이상 사업장 5097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10월말 임금교섭 현황에 따르면 전체 사업장 중 84.4%인 4032개가 교섭을 타결해 평균 인상률은 1.9%를 기록했다. 임금인상 업체는 전체의 49.6%인 2135개, 임금동결은 46.7%인 2010개이며 삭감한 업체는 3.7% 157개이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는 임금인상 15.4%, 임금동결 65.6% 삭감 19.0%였다는 사실과 비교한다면 올해 임금인상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12) 산업별 인상률은 숙박‧음식점업이 3.3%로 가장 높았고 가동률이 크게 호전된 제조업도 2.6%로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반면 정부투자기관 등 공공부문이 많이 포함된 전기‧가스‧수도사업은 -0.6%로 오히려 떨어졌다.13)

그런데 99년 임금상승은 <표 6>에서 보다시피 초과급여와 특별급여의 증가에 힘입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표 6> 내역별 임금수준 및 상승률 동향 (단위 : 천원, %)

 

1997

1998

1999

2/4

상반기

연평균

2/4

상반기

연평균

2/4

상반기

임금총액

정액급여

초과급여

특별급여

1,401

(9.7)

  994

(10.3)

  122

(3.9)

  286

(10.5)

1,416

(10.7)

  995

(11.3)

  118

  (4.1)

  303

(11.2)

1,463

(7.0)

1,012

(9.4)

  118

(1.4)

  334

(2.4)

1,385

(-1.2)

1,043

  (4.9)

  100

(-18.2)

  242

(-15.1)

1,409

(-0.5)

1,048

  (5.3)

   98

(-16.4)

  262

(-13.5)

1,427

(-2.5)

1,050

  (3.7)

  100

(-15.0)

  276

(-17.2)

1,532

(10.6)

1,108

  (6.3)

  133

(33.6)

  291

(19.9)

1,522

(8.0)

1,098

(4.8)

  125

(27.4)

  298

(13.8)

주 : (  )안의 수치는 전년동기대비 증가률임 자료 :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보고서』, 각호

특별급여는 1999년 상반기 평균 298천원을 기록하여 1997년 상반기 수준(303천원)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 이것은 1998년 상반기 중 지급되지 않았던 상여금 등이 올해에는 대부분 지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과급여는 가동률 상승에 따라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초과노동시간이 확대되고, 그것이 초과급여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초과근로시간의 증가 동향은 <표 7>을 통해 알 수 있다.


<표 7> 내역별 근로시간 수준 및 증감률 동향 (단위 : 시간/월, 일/월, %)


 

 

1997

1998

1999

전체

2/4

전체

2/4

1/4

2/4

전산업

총근로시간

정상

초과

근로일수

203.0

(-1.3)

179.6

(-0.7)

23.4

(-4.9)

24.2

(-0.8)

205.1

(-1.3)

180.7

(-1.1)

24.3

(-3.2)

24.4

(-0.8)

199.2

(-1.9)

179.1

(-0.3)

20.1

(-14.1)

24.0

(-0.8)

201.5

(-1.8)

181.7

(0.6)

19.7

(-18.9)

24.4

(0.0)

190.0

(4.1)

175.8

(2.2)

23.2

(21.5)

23.6

(2.2)

210.2

(4.3)

184.9

(1.8)

25.2

(27.9)

24.7

(0.3)

제조업

총근로시간

정상

초과

근로일수

207.6

(-1.2)

178.3

(-0.7)

29.3

(-3.9)

24.1

(-1.2)

211.0

(-1.0)

180.3

(-0.6)

30.7

(-3.2)

24.5

(-1.0)

200.0

(-3.7)

176.2

(-1.2)

23.6

(-19.5)

23.6

(-3.7)

202.6

(-4.0)

179.2

(-0.6)

23.3

(-24.1)

24.1

(-1.6)

207.0

(8.4)

174.7

(3.4)

32.2

(47.7)

23.5

(3.5)

220.2

(8.7)

184.2

(2.8)

36.0

(54.5)

24.7

(0.6)

주 : (  ) 안의 수치는 전년동기대비 증감률임

자료 :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보고서』, 각호


1999년 2/4분기의 총근로시간은 98년 2/4분기에 비해 9시간 가량 늘어났는데 그 중 정상근로시간은 184.9시간으로 전년동기 181.7시간에 비해 약 3시간여 늘어나는데 그치고 초과근로시간은 25.2시간으로 전년동기 19.7시간에 비해 약 6시간 이상 늘어났다. 특히 제조업에서의 근로시간 증가가 두드러졌는데, 1999년 2/4분기 중 제조업의 초과근로시간은 전년동기대비 54.5% 증가하였다.14)

그런데 이러한 초과근로시간의 증가는 K자동차의 사례에서 보듯 근무하는 부서와 작업장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표 8> 참조) 연장근로시간의 차이는 많게는 60시간15)에 이르고 있다.(트럭조립부와 차제 1부의 8월 연장근로를 비교해 보라). 이는 트럭의 생산이 침체되어 있고, RV 차량의 생산은 엄청나게 확대되고 있는 ‘시장의 동향’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으로써 노동자의 임금을 생산량과 연동시키려는 자본의 기본적 의도가 관철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16)


<표 8> K 자동차 부서별 연장근로 현황 분석(‘99)


부서

5월

6월

7월

8월

프레스부

29.8

35.7

41.1

45.2

제조관리 1부

79.0

67.1

69.5

68.5

차체 1부

67.9

66.6

71.6

78.4

도장 1부

73.2

62.5

65.2

70.7

트럭조립부

35.3

11.8

10.8

18.2

승합조립부

73.6

75.0

76.3

72.7


(2) 임금체계의 재편 - 연봉제 도입현황

정부와 자본이 임금체계의 재편을 시도하고 있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기획예산처는 1999년 정부투자기관 예산 편성지침을 통해 1999년에는 1급(처장) 이상, 2000년부터는 3급(과장) 이상 전직원에 대해 연봉제를 실시할 것을 각 산하기관에 통보하고 정기적으로 경영혁신 추진실태점검을 통하여 사실상 연봉제 실시를 강제함으로써 노사간의 갈등을 초래하였다.

그러나 공공연맹 산하 110여 노조와 소산별노조 42개 지부 중에서 연봉제가 도입되었다고 보고된 곳은 아직까지 많지 않은 상태이다.(<표 9> 참조)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이 구조조정에 대한 투쟁을 통해서 자본의 기도를 막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와 공공부문 경영진은 연봉제를 골간으로 하는 임금체계 개선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표 9> 공공연맹 산하 노조 연봉제 도입 실태


분류

노조

실시범위

비고

연봉제

시행

또는 합의

조폐공사

1998년 하반기부터 임원, 집행간부 이상 연봉제 실시

일방시행

공무원연금관리공단

1999년 하반기부터 1급 이상 연봉제 실시, 2급 이하 성과급 도입

1999.2 단협합의

연봉제

도입 기도

부사지하철

사측 임금요구안으로 제출(1급 이상 연봉제 실시)

 

과기노조 산하 지부1)

전직원대상 연봉제 도입

합의 / 교섭 중

연전노조 산하 지부2)

전직원 대상 연봉제 도입

합의 / 교섭 중

한국감정원

1999. 5월부터 1급 이상 연봉제 도입

노조반대로 철회

서울상공회의소

사측 단협 개악안으로 제출

교섭 중

무역협회

성과급 도입 예정

교섭 중

능률협회

사측 연봉제, 성과급 도입안

교섭 중

중소기업진흥공단

사측 임금교섭안으로 제출

교섭 중

주1): 광주과학기술원, 원자력연구소, 식품개발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소, 자원연구소, 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 연구개발정보센터, 생명공학연구소, 기계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해양연구소, 과학기술원, 과학기술연구원 등에서 합의

  2): 한국소비자보호원,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보건사회연구원, 산업기술정보원, 교통개발연구원, 한국여성개발원, 산업연구원 등에서 합의

자료 : ‘공공연맹 산하 노동조합 연봉제 대응 실태조사’, 1999. 8. 공공연맹 정책팀


성과급제가 전면화된 몇몇 사업장(특히 사무금융 분야)을 볼 때, 노동자들은 ‘자신의 성과에 따른 임금’에 긴박되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단결력에 기초하고 있는 노동조합은 무력화될 가능성에 매우 높다.17)


3. IMF 이후 노동자 의식상태와 노동자 대응 양태


1) IMF 이후 노동자 의식 상태


IMF 이후 정부와 자본은 ‘경제를 살리자’는 과거의 캠페인을 다시 시작하고, 각 기업에서는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기업의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생산성 향상에 협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그리고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는 구호로 노동자들의 의식을 옥죄어 들어갔다.

최소한 지금의 상황에서 볼 때, 자본의 이러한 캠페인과 호소는 일정정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 금속산업연맹이 노동자들의 의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기업협조주의는 44.08 포인트에 이른다.18)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노동자와 노조도 생산성 향상에 협조해야 한다’, ‘기업이 어려울수록 노동자들이 협력하여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기업이 어려울 경우 단체행동을 자제할 수 있다’는 항목에 긍정적으로 답한 노동자가 10명 중 4.4명에 이르고 있음이 밝혀졌다.


<표 10> 기업협조주의에 대한 조합원 의식 (평균값 비교)


업종

기업규모

연령

철강

자동차

조선

기계?

금속

전기?전자

대기업

중기업

소기업

20대

30대

전반

30대

후반

40대

이상

53.10

39.14

53.67

47.44

40.69

42.94

42.53

48.40

36.99

42.90

46.15

55.85

근속년수

직급

노조지위

간부경혐

5년미만

5년~

10년

10년~15년

15년이상

평사원

조?반장

평조합원

소?대의원

집행간부

있다

없다

40.34

44.25

42.70

51.52

42.83

53.36

47.66

43.48

36.59

44.87

49.31

자료 : ‘금속산업 노동조건, 노동조합 활동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금속산업연맹, 1999. 3


이러한 기업협조주의 의식은 <표 10>에서 보다시피 조선, 철강, 기계금속 순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대기업에서 소기업으로 갈수록 협조주의 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령과 근속년수는 높고 길수록 기업협조주의 점수가 높게 나타났고, 직급이 높을수록 기업협조주의 의식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이나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오히려 대립적인 의식을 보이고 있다. 금속산업연맹의 같은 자료에 의하면 ‘기업인들은 노동자의 희생으로 부를 축적했다.’ ‘정부는 기업인들의 이익만을 옹호한다.’ ‘경제위기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노동자가 양보할 이유가 없다’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답한 노동자가 평균 57.82%에 이르고 있는 것이 이를 의미한다.

이를 종합하면, 노동자들은 자본가와 정부에 대해서는 대립적이지만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노동자가 일정정도 협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자의 태도 역시 이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아래의 <표 11>에서 보듯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인정한 노동자가 전체의 63.9%에 이르지만, 고용조정으로 바로 이어지거나 또는 사용자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표 11> 구조조정과 고용조정에 대한 노동조합의 대처방식


노동조합

간부 경험

(1)

(2)

(3)

(4)

합계

있음

58 (26.0)

63 (28.3)

100 (44.8)

2 (0.9)

223 (38.1)

없음

116 (32.0)

108 (29.8)

128 (35.3)

11 (3.0)

363 (61.9)

계

174 (29.7)

171 (29.2)

228 (38.9)

13 (2.2)

586 (100.0)

주 : (1) 구조조정은 곧 고용조정이므로 구조조정에 대해 반대해야 한다.

    (2) 구조조정은 추진해야 하지만 고용조정은 반대해야 한다.

    (3) 노사합의에 의한 고용조정을 전제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4) 고용조정이 이루어지더라도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 전체 응답자 중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31명 (2.8%)를 제외하고 계산함.

자료 : ‘금속산업 노동조건, 노동조합 활동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금속산업연맹, 1999. 3


이처럼 구조조정에 대한 태도가 고용조정과 연동되는 것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인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구조조정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것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병폐와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은 있지만, 그 변화의 상을 확고히 정립하지 못하면서 정부와 자본의 구조조정 - 특히 기업지배구조의 변화로 지칭되는 몇가지(재벌 총수의 책임 명시, 경영과 소유의 분리, 사외이사 확대)와 재무구조개선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부채비율 축소 및 상호출자금지 등 -을 변화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고용조정을 동반하지 않는 혹은 그것을 최소화하는 구조조정이 가능한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이러한 인식은 기본적으로 투쟁의 영역을 협소하게 만들고 자본에 대한 노동의 요구 수준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것은 1998년 이후 노동자 투쟁 대부분이 어떤 새로운 요구를 내건 투쟁이라기보다 자본의 고용조정이나 임금삭감, 상여금 삭감에 대응하기 위한 투쟁이었다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노동자의 단결된 투쟁, 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난 지역과 전국의 투쟁을 가로막는다. 고용과 생존권이라는 포괄적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고용과 생존권이 걸리지 않는 한 투쟁의 필요성은 그만큼 축소되고, 내 일이 아니라 남의 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2) 노동조합 조직력 감퇴와 실리주의 확산


경제위기가 전면화된 이후 노동자들의 대응은 수세적이고, 방어적인 형태를 면하지 못하였지만, 1999년의 경우 1998년과는 달리 처음부터 파업동력의 정도나 시기 집중의 여부와는 별도로 지속적이고 완강한 투쟁을 배치한다는 기조가 제출되었다. 그러나 민주노총 중심의 전국적 총파업과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서는 정치투쟁은 제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정부의 정책기조를 바꾸자’라고 구호에서 ‘세상을 바꾸자’라는 구호로까지 나아간 1999년 투쟁은 여전히 구조조정 투쟁과 임단협 투쟁으로 분리하는 경향을 보이면서19) 1999년 4월 서울지하철 노조의 총파업으로 촉발된 4월 투쟁은 공공연맹 노동자들의 투쟁에 머물었으며, 이후 금속산업연맹의 5월 투쟁과 보건의료노조의 투쟁은 각기 개별화되고 말았다. 이것은 단위 노동조합의 투쟁 역시 개별화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민주노총은 상반기 투쟁사업 평가에서 “첫째 대정부 총력투쟁에 걸맞는 수준의 투쟁이 조직되지 못했다. 둘째 그나마 시기집중을 이루어 내지 못함으로써 투쟁의 위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셋째, 4월 26일부터 5월 10일 사이에 보다 적극적인 파업투쟁을 배치하는 것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넷째, 비록 불가피하긴 했지만 서울지하철의 현장 복귀, 한국통신의 파업유보 과정에서 중앙, 연맹, 단위사업장 간에 충분한 사전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20)며 이를 인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노동쟁의 건수는 1997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정부와 자본의 이데올로기 공세와 여론작업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의 고통과 불안이 노동자들에게 투쟁의 필요성을 점차 증대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21) 주된 쟁의발생 신고 내용이 임금인상, 단체협약, 구조조정 반대, 각종 법안 반대 등으로 구분되고 있지만 사실상 그것들은 정부와 자본이 1998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구조조정 전반에 대한 반대투쟁이라는 의미를 내재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표 12> 발생원인별 노동쟁의 발생건수 추이


 

1997

1998

1997.8.22

1998.8.22

1999.8.22

전체

78(100.0)

129(100.0)

62(100.0)

73(100.0)

146(100.0)

체불임금

임금인상

단체협약

해고

기타1)

3(3.8)

18(23.1)

51(65.4)

-

6(7.7)

23(17.8)

28(21.7)

57(44.2)

3(2.3)

10(7.8)

3(4.8)

16(25.8)

37(59.7)

-

6(9.7)

17(23.3)

10(13.7)

34(46.6)

2(2.7)

10(13.7)

19(13.0)

28(19.2)

68(46.6)

-

21(21.2)

주 : 1) 기타항목에는 정리해고, 회사매각에 따른 해고, 희망퇴직자 모집 반대, 소사장제 반발, 기업통합 반대, 자살자 유족보장, 방송통합법 반대, 인사발령 등이 포함됨

     2) (  )안의 수치는 전체에 대한 비중임

자료 : 노동부


문제는 쟁의건수는 늘어났지만 쟁의 참가자수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부의 자료22)에 의하면 1998년 8월 22일 총 74건의 쟁의에 10만 5천명의 노동자가 참가하였는데, 1999년 8월 22일 현재 총 146건의 쟁의에 참가한 노동자 수는 7만 6천명에 그치고 있다. 146건의 쟁의 중 48건(전체의 32.9%)이 1천명 이상의 사업장에서 벌어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노동조합의 쟁의에 참가하는 노동자의 수는 1998년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노동조합 집행부가 다수의 조합원 대중을 조직하지 못한 채 투쟁을 전개하고 있거나, 투쟁이 조합원들의 참여 자체를 조직할 필요가 없거나 그것이 주요하게 요구되지 않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노동조합의 조직력이 전반적으로 감퇴23)했다고도 볼 수 있다.

금속산업연맹의 자료에 따르면 중소노조의 경우 조직력의 문제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임단협이 어렵다는 노조의 수가 1998년보다 1999년에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조사, 집계되었는데24) 이들 노조 대부분이 중소‧영세 노조들이다. 이들 노조가 임단협이 어려운 이유는 1998년에 1999년 임단협까지 타결한 경우, 부도‧파산으로 임단협을 진행시키지 못하는 경우, 휴면노조, 취약노조이거나 장기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경우이다.25) 이들 중소‧영세 노조들에게 IMF와 구조조정은 감당하기 힘든 악조건이며, 노동자들을 묶어 세우고 싶어도 그럴 수 있는 힘과 자원이 대단히 부족한 실정이다. 대기업 노조들은 간헐적으로 투쟁을 전개하고 있으나 투쟁의 결과로 얻는 성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아래 <표 13>에서 보다시피 주요 대기업 노동조합들은 임금과 단협(복지와 노조활동), 그리고 기업문화 등의 수준에서 애초의 요구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결과에 머무르고 있다.26)


<표 13> 주요 대기업 노조 99 임단협 타결 내용 (단위: 건, %)

 

주요 내용

현대자동차

노조1)

임금

기본급 45,000원 인상, 성과금 100%, 격려금 88만원

고용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과 규모는 조합의견을 최대한 수용하고 절차와 위로금은 합의

인원정리 불가피시 근무제도 변경, 신규채용금지, 교육훈련 및 외주물량 도열, 순환휴직 등 회피 노력 명시

한국통신

노조

임금

99년 성립예산 범위 내 책정, 체력?월동보조비(300%)폐지, 성과급 300%(추가 200%는 사장의 경영성적과 연계하여 2000년도부터 지급)

복지

학자금 지원 융자로 전환, 주택자금 신규대부 폐지, 개인연금 신규임용자 폐지, 방통대 청원휴가 폐지

고용

명예퇴직 보직계열 현행유지, 비보직계열 자격기준 15년(40%)

기업문화

노조활동 관련 징계자 특별사면(해임, 파면 제외)

서울대 병원

노조

임금

1.14%(공식발표는 동결), 단시간 근로자 최저임금 월 50만원

체력단련비 100% 삭감. 경영흑자시 성과급 지급

고용

정년 57세, 적정인력 확보

주 : 1) 10월 21일 잠정합의안 내용에 기초하였음

자료 : 각 노조 및 연맹 자료 재구성

대기업 투쟁의 성과가 미미한 정도에 그치면서 단위 사업장에서 실리주의와 노사협조주의 세력들이 공공연히 자신을 드러내고 노동조합운동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선거에서는 실리주의 세력이 선거에서 약진하는 양상을 보였고, 서울지하철 노동조합 선거에서는 노사협조주의적 실리를 내세운 후보27)가 당선되었다.

이것은 “무엇보다 ‘바꿉시다’라는 정서가 팽배해진 것이다. … 기존의 관성적(?) 민주노조 구호에 대한 변화의 바램과 4․19 파업투쟁의 실망감이 절묘하게 뒤섞인 것이다. ‘민주노조운동의 대의에 크게는 동의하나 피부적으로 와 닿는 성과가 없었다’라는 조합원들의 불만, ‘최고의 조직력을 보인 4․19 파업에 승리하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현장 복귀 이후에 여태까지 없었던 강화된 현장탄압 속에서 노조가 조합원을 보호하지 못하여 노동자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무너지던 기억들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이고, 그것이 민주노조를 표방하던 진영에 대한 반감표, 내지는 실망표로써 작용한 것이다.”28) 이것이 사실이라면 민주노조운동은 다시 조합원 가슴속에 살아 숨쉬는 운동이 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5. 맺음말


1999년 들어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정부와 자본의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실제 노동자들의 상태는 그리 호전되지 않고 있다. 아니 질적인 측면으로 볼 때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실업률이 하락하는 그 뒷면에서는 정규직을 대신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가, 배치전환과 전직, 전출 같은 내부적 인원재배치가 항상화되고 용역과 외주, 하청 도입이 공공연해지고 있다. 그리고 임금 역시 98년과 비교할 때 그 액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가동률과 판매 동향에 따른 초과노동시간의 확대와 불균등한 연장근로에 따른 임금 격차의 확대가 같은 공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연봉제 도입으로 표현되는 임금체계 재편 시도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노동자들의 의식은 경제위기와 구조조정에 대해 대개 수용하거나 소극적이고 수세적인 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의식상태는 노동조합의 대응투쟁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한 동시에, 노동조합의 적극적이지 못한 투쟁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의식을 더욱 보수적으로 만들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대응이 뚜렷한 성과를 낳지 못하면서 민주노조운동 진영의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고 있으며, 실리주의의 확산을 가져오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한가지는, 노동자들의 상태가 악화되고 노동자들의 불안이 누적된다고 해서 그것이 곧장 투쟁의 힘으로 전화하거나 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보장 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현재의 상황은 그 반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노동(조합)운동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애써 외면할 필요도 없고, 이를 과장할 필요도 없다. 지금은 노동자들의 객관적 상태와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대응과정에 대한 치밀한 재평가를 수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노동자들을 투쟁의 주체로 세우고, 자본과 정권에 맞서는 총노동의 대립전선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동(조합)운동의 발전된 전략과 노선, 전술과 방침을 수립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노/정/연


1) 이 글은 자본의 현장통제와 그에 따른 현장(작업장)의 상태 변화를 다루지 않을 것이다. 현장통제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은 「구조조정의 새로운(?) 국면과 노동운동의 과제」,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999. 10. 29, ‘현장통제, 그 변화양상과 문제점’ ꡔ노동전선」, 1999. 10월호를 참조할 것.


2) 하지만 실업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실업 노동자들 중 6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노동자의 비중이 19.7%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12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실업자의 비중은 1999년 2/4분기 4.1%로 1/4분기의 5.1%보다는 다소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ꡔ99 분기별 노동동향 분석ꡕ, 1999. 3/4분기, 한국노동연구원, 22쪽)


3) ꡔ99 분기별 노동동향 분석ꡕ, 1999. 3/4분기, 한국노동연구원, 16쪽


4) ꡔ99 분기별 노동동향 분석ꡕ, 한국노동연구원, 19쪽


5) ‘미조직노동자 조직화, 어떻게 할 것인가’ ꡔ노동전선ꡕ, 1999. 9. 12쪽


6) 99년 보건의료노조에서 분석한 비정규직의 유형별 현황(98년 9월 조사)은 아래와 같다.

6) 99년 보건의료노조에서 분석한 비정규직의 유형별 현황(98년 9월 조사)은 아래와 같다.

구분

총계

정규직

비정규직

임시직

일용직

파트타임

파견용역

촉탁계약

사내도급

기타

소계

인원수

33,191

29,864

682

177

616

1,371

328

47

106

3,327

비율1

(총원대비)

100

90.0

2.1

0.5

1.9

4.1

1.0

0.1

0.3

10.0

비율2

(비정대비)

 

 

20.5

5.3

18.5

41.2

1.4

1.4

3.2

100


7) <표> 자동차 산업 98년 고용조정 현황

7) <표> 자동차 산업 98년 고용조정 현황

사업장     내용

대상규모

결과

현대자동차

2,678명(7/16)

정리해고 277명  무급휴직

1,2,3,4차 7,226명 희망퇴직 모집

현대자동차

써비스

1,350명

1,002명 희망퇴직

노동시간 단축

대우자동차판매

1,029명

무급휴직

대우자동차

사무 530명

생산 2,456명

정리해고 철회

희망퇴직 모집

만도기계

1,090명

105명 정리해고

1년 6개월 무급휴직

사업장     내용

대상규모

결과

현대자동차

2,678명(7/16)

정리해고 277명  무급휴직

1,2,3,4차 7,226명 희망퇴직 모집

현대자동차

써비스

1,350명

1,002명 희망퇴직

노동시간 단축

대우자동차판매

1,029명

무급휴직

대우자동차

사무 530명

생산 2,456명

정리해고 철회

희망퇴직 모집

만도기계

1,090명

105명 정리해고

1년 6개월 무급휴직

이 표는 금속산업연맹의 ‘8차 정기중앙집행위원회 사무국장단 연석회의’(98.8.27) 자료, ‘8차 중앙집행위원회’ 자료(98.10.22), ‘고용안정특별위원회 제3차 전국담당자 회의 및 수련회’(98.10.27~28) 자료의 내용을 재정리한 것이다.


8) 기아자동차를 합병한 현대자본은 1월 15일 과장급 이상 2,000명 중 보직이 중복되거나 과잉인력으로 판명된(?) 623명을 1월 31일자로 희망퇴직시키겠다는 “인력감원계획서”를 법원으로부터 승인받으면서 “과장급 이상 30% 인원 감축안”을 발표했다.(기아 참세상 속보, 99.1.27)


9) 현대자동차의 경우에는 무급휴직자들을 대상으로 타지방 공장에 재취업하는 형식을 빌어 인원을 메우고 있다. 1999년 6월 1일 현재 아산공장 근무에 필요한 소요인원 270명에 219명이 지원하여 216명이 확정되었다.


10) 기아자동차는 지난 10월 중순 광주공장 군 복직자 10명을 소하리 공장으로 전출시켰고, 프레지오 라인을 이관하면서 소하리 공장 노동자 약 70여명을 마찬가지로 광주로 전출하였다. 당연히 새로운 라인이 들어오면서 해당 라인의 노동자 390명을 재배치하였다.


11) 금속산업연맹은 “10.6±2%의 요구안은 현장에서 받아안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올해만은 임금삭감이나 임금동결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고 임금인상을 기필코 쟁취하겠다’는 강력한 결의의 표명이었다.”(‘99년 상반기 사업평가(안)’ 『임시대의원 대회 자료집』금속연맹, 1999.9.4)라고 평가하고 있다.


12) 1999년 상반기 중 월 평균 실질임금은 1,285천원으로 전면동기 1,197천원에 비해 7.4%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었다.(노동부, 분기별 노동동향 참조) 그러나 IMF 관리체제 이전인 1997년 6월과 1998년 6월을 비교해왔을 때 실질임금이 12.4%로 급격히 감소했으며, 그 이후 회복추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1999년도 상반기 실질임금 수준은 1997년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보다 자세한 분석은 ‘IMF 관리체제 이후 현장통제 실태와 노동자 대응’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창립 4주년 기념심포지움 자료집, 1999. 9. 18 참조)


13) ‘기업절반 올 임금인상’, 매일경제신문, 99. 11. 8일자


14) ꡔ99 분기별 노동동향분석ꡕ, 한국노동연구연 31쪽


15) 생산직 노동자의 시급을 2000원씩만 계산해도 60시간이면, 60 × (2000 × 1.5 ) = 180,000의 임금격차가 생긴다.


16) 이처럼 생산량에 따라 라인별 가동시간이 다르고, 잔업시간에 차이가 남에 따라 자본이 요구하는 ‘배치전환이나 전직, 전출’과 같은 내부 인력재배치는 대부분 수용되고 만다. 일감도 없는 라인에서 월급마저 깎이고 있느니 새로운 부서로 이동하는 것이 ‘목구멍에 풀칠’뿐만 아니라 ‘고용불안’을 그나마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 이와 관련하여 “교보증권 지부를 보면 연봉제가 전일화되지는 않았지만 영업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의 격차가 매우 크다. 증시가 활황일 때 1억원 정도의 월급을 받아간 노동자도 있었다. 이것은 개별 노동자들에게 자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현장의 변화’ 『노동전선』99. 10월호, 14쪽)는 사례는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18) ‘금속산업 노동조건, 노동조합 활동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금속산업연맹, 1999. 3


19) “4월 민주노총 1차 총력투쟁에 어떻게 동참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 과정 중 투쟁성격에 대한 약간의 논쟁이 있었는데 그것은 4월 투쟁이 정치투쟁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였던 것이다. … 임투와 연계된 투쟁이라고 판단하면서 ‘우리는 임투에 불이 붙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하기 어렵다’면서 투쟁 조직을 사실상 하지 않은 곳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총파업이냐 아니면 임투와 연계된 투쟁이냐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채 연맹은 현실적 판단을 하여 4월에는 1천 간부 상경농성 투쟁을 한다는 결정을 하였던 것이다.”(금속산업연맹, 같은 자료)


20) ‘99년 상반기 사업평가(안)’ 『제15차 대의원 대회 회의자료 2』, 민주노총, 1999. 8.23, 9쪽 참조


21) 이는 쟁의발생 신고건수를 보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1998년 8월 22일 558건에 달하던 신고건수가 1999년 8월 22일에는 615건으로 확대되었다. 이는 1997년 전체 쟁의발생 신고건수인 630건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노사관계’ 『99 분기별 노동동향분석』, 한국노동연구원, 42쪽)


22) 참고로 1998년 8월 22일 현재의 노동쟁의 73건 중 1천명 이상의 노동조합의 쟁의는 19건(26.0%)이었다.


23) 이것은 노조집행부의 능력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노동조합운동에서 주된 동력을 만들어내는 현장조직과 대의원들의 활동력과 현장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진 결과로 보아야 한다. 물론 현장조직과 대의원들의 의식과 인식이 전과 달라진 측면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24)  1998년 8월 26일 현재 임투현황 집계 노동조합 201개 중에서 임단투 진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한 노동조합이 총 22개였던 반면, 1999년 8월 30일 현재 집계대상 노조 214개 중에서 99 임단협이 어렵다고 보고한 노조는 39개에 이른다.(자세한 내용은 금속산업연맹의 ‘제 8차 정기중앙집행위원회 사무국장단 연석회의 자료’(1998.8.27)와 ‘제5차 임시대의원대회 자료’(1999.9.4)를 비교, 참조할 것)


25) 노동조합이 임단협을 못할 정도가 되기까지 자본의 공세가 그만큼 치밀하고 집요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은 간과해서는 안될 또 하나의 측면이다.


26) 그렇지만 보건의료노조의 투쟁 중 비정규직에 대한 대응은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1999년 7월 1일 현재 임단협 타결 사업장 80개 중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확보한 사업장이 20개, 비정규직 도입금지를 확보한 사업장이 14개, 비정규직의 임금, 노동조건의 개선을 확보한 곳이 16개 사업장에 이른다.(‘보건의료노조 ’99년 상반기 투쟁’, 『노동사회』, 한국노동사회연구소, 1999. 7,8월호)


27) 서울 지하철의 노사협조주의적 실리주의 후보는 능동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한편, ‘관념적 사회주의의 천박한 아류’라는 표현을 쓰면서 민주노조운동을 공격하였다. 그러면서 그간 노조운동의 비민주성을 끈질기게 제기하고, 대립과 반목이 아닌 화합과 상생(相生)의 노사관계를 천명하였다.


28) ‘지하철 노동조합 선거의 의미와 전망’ ꡔ현장의 힘ꡕ, 전국현장조직대표자회의, 1999. 10. 29 창간준비 5호 12쪽에서 인용


1999-1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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