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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노동운동,과연 위기인가?
 Hans Köbrich 초청 토론회

현장에서 미래를  제5호
한노정연

자 료




독일의 노동운동, 과연 위기인가?
-Hans Köbrich 초청 토론회-


물 음
1. 현재 독일에서는 96년 강령개정을 둘러싸고 논쟁이 전개되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다. 구체적 쟁점과 그 의미는 무엇입니까? 노동운동에서 전투성의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독일노동운동이 위기인가라는 문제는 이미 강령논쟁에서 답변이 되었다고 본다. 신강령 논쟁 <편집자 주> 신강령 논쟁에 대해서는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1권(95. 7월호), 2권(95. 9월호)를 참고할 것
의 필연성은 다수의 조합원 동지들이 노동조합을 떠났다는데 있다. 지금 신강령 논쟁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유감스럽지만 자세히 언급할 수 없다. 왜냐하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강령 논쟁이 치열하게 진행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논쟁이 굉장히 협소한 공간 속에서 수행되었다는 것이 독일노동조합에 대단히 징후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노동조합이 어떻게 ‘대중을 끌어들일 수 있는가’의 문제로 강령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상업은행․보험노동조합의 사례에서 보듯이, 노동조합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 이 노동조합은 컨설팅회사에 의뢰했다. 그것은 노동조합이 조합원과 관계 속에서 그 구조를 바꾸려는 것이었다.
현재 가장 중심이 되는 테마는 ‘노동조합의 현대화’인데, 이 주장의 핵심은 노동조합의 가치들을 기각시키려 하는 것, 즉 계급투쟁이라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현대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는 데 있다.
‘노동조합 현대화’ 주장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노동조합을 프로페셔날하게 만드는 것, 즉 노동조합 활동에 기본이 되는 노동조합 의식을 개발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여기서 논쟁이 있었는데, 노동조합의 교육사업이라는 것이 단순히 이데올로기 부분에 한정된다면 노동조합이 악화될 것이라는 점이 그것이다. 이들 견해에 따른다면 공장평의회의 주요과제는 이데올로기적인 것이 아니라 메니지먼트와 마찬가지로 그 질을 높이는데 국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이 현대화론자들이 원하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이것은 사업장내 구조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80년대 중반 이후 팀작업 혹은 린프로덕션(lean production) <편집자 주> 린생산방식은 일본적 생산방식을 달리 표현한 말로서 MIT공과대학의 국제자동차산업 프로그램(IMVP) 연구자들이 제시한 개념이다. IMVP의 주요 연구자들은 워믹, 존스, 루스 등으로 일본적 생산방식을 대량생산방식과 수공업 생산방식의 장점을 결합한 매우 우월한 생산방식으로 보고, 린생산방식으로 재정의한다.
그들은 이 개념을 통해 일본적 생산방식을 일관되게 찬양하는 미화론을 전개하고 있으며, 일본적 생산방식의 세계적 확산을 고무시키는 이론적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라는 작업구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미 이전부터 노동조합내에서 린프로덕션의 이점에 대한 논의들이 있어 왔는데, 린프로덕션에 어떠한 기회와 위험이 있는가라는 논쟁에서 기회가 더 많다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80년대 중반에 사회학 내부에서 논쟁이 있었는데, ‘노동의 분업시대는 끝났는가’라는 주제를 둘러싼 논쟁이었다. 이 논의의 결론에 따르면 린프로덕션이 작업장내에서 보다 많은 민주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논의의 결과와 달리 명확한 것은 ‘합리화의 탈락자 내지 패자들’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작업장밖으로 밀려난 합리화의 탈락자들은 노동조합에게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바로 이것이 노동조합 위기의 가장 중요한 원인가운데 하나이다. 위기의 가장 중요한 점은 조합원들이 왜 노동조합을 떠나는가라는 것이고, 노동조합에 더 이상 희망을 걸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노동조합의 위기와 실업문제는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독일 노동조합의 전투성 문제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대답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임금인상투쟁처럼 독일노동자들이 계속 투쟁해야 할 상황들이 존재한다. 특히 독일 남부의 바이에른주-노동운동이 낙후한 후진지역-에서 스트라이크가 일어났다. 폭스바겐에서 고용안정을 위해서 2~3년동안에 3만여 명이 해고될 상황에서 주 4일제 근무를 하면서 주 4일 근무에 대한 임금을 삭감한 조치가 있었고, 작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것은 대단히 현명한 해결책이었다고 노동조합에서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후 단체교섭에서 2만 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되었다. 하노버에서는 노동자들이 투쟁에 돌입하기 전에 이미 협상이 체결되어 노동자들의 공장점거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노동조합이 투쟁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다른 경로, 다른 방식으로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물 음
2. 유럽의 산별노동조합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분권화가 어느정도 이루어지고 있고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공식적으로는 포괄적인 단체협약이 시행되고 있다. 단체협약에서 기초가 되는 데이타들을 작업장수준에서 옮겨오는 것, 예컨데 ‘노동시간을 몇 시간으로 할 것인가’하는 개별적인 단체협약들이 점점 더 위상을 갖게 된다. 사용자들은 산별노동조합이 동의하지 않는 것, 즉 노동시간을 유연화한다든지 주말노동을 늘린다든지 하는 것들을 개별기업의 공장평의회에 있는 우파들과 연합해서 공장협약을 통해서 만들어 내고 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 목적은 생산시간을 늘리는 것이고 공장평의회는 경쟁력이라는 명분에 굴복했다. 사용자들은 공장을 계속 돌리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떨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의 토대로서 공장평의회는 갈수록 경쟁논리에 굴복해 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노동조합 연대’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물 음
3. 독일 최대의 산별노동조합인 금속노련은 아래로부터의 조합원의 이해를 제대로 대변하고 있지 못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독일의 노동조합은 대단히 중앙집권적으로 조직되어 있고, 노동자 군대라는 생각들에 기초해서 아주 엄격한 조직구조로 되어 있다. 이러한 중앙집권적인 구조의 관철을 위해서 노동조합은 거대한 메카니즘들을 활용하여 왔다. 여러분들이 독일에 와서 노동조합를 방문한다면, 아마 자기집에 온 것이 아니라 관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조합이 어떠해야 하는가’이다. 노동조합은 어떤 목적을 위해 조직원들을 조직하고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기능이나 대리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오늘날의 모습이다. 이것은 조합원들이 마치 보험에 들듯이 납입금을 내면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을 위해서 대신 싸워주는 것과 같은 의식을 갖게 한다. 노동조합 가입을 설명할 때,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파업시에 기금이 나오고 법적인 보호가 따른다’는 등의 얘기를 한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노동조합의 관료화는 더욱 많은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을 때 극복이 가능하다. 독일노동운동에서 노동조합의 투쟁은 오로지 단체협약내에서만 허용되는, 예컨데 정치적 파업이라는 것은 노동법에 의해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 그리고 독일노동조합은 기본적으로 대단히 준법정신이 강하다.

물 음
4. 유럽통합이 노동운동에 끼치는 영향은 어떠한 것이며, 독일노총은 이 사안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노동조합은 유럽통합을 경제적 프로젝트로 보지만, 유럽통합은 사회적 유럽을 요구하고 있다. 독일노동조합의 관점은 독일의 사회적 기준이 유럽 전체를 포괄내지 장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금속노련은 유럽통합을 옹호하고 환영하고 있고, 유럽통합의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다. 유럽통합을 통해서 더욱 더 용이해 질 것은 각각의 생산지들이 상호경쟁하는 것이다. 현재 프랑스나 스페인 등지로 생산지를 옮기려는 시도가 되어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노동조합은 전유럽 차원의 공장평의회를 건설하는 것을 자신의 강령 속에 주요한 내용으로 잡고 있다. 유럽연합(EU)차원에서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그 내용은 전유럽적 차원에서 공장평의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유럽적 공장평의회는 콘째른의 이해관계와 결부되어 있고 그것을 지향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인의 생각은 노동조합의 유럽정책이 대단히 부족하다고 본다. 개별 노동조합 상호간에 외교적인 차원을 넘어 선 연대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물 음
5. 독일 노동운동에서 공장평의회는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하여 한스씨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독일의 경우, 1919년 바이마르공화국 이후 단 한번도 기업별 노동조합이라는 것이 존재한 적이 없다. 따라서 공장평의회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말할 수 없지만, 어떻게 투쟁해야 하는지 얘기하겠다.
독일의 경우에 공장평의회라는 것이 한국의 기업별노동조합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금속노련 역시 우리의 요구를 완전히 충족시켜 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비공식적 모임 예컨데 전국적인 자동차평의회 소속의 대의원으로 구성되는 모임을 이미 두번정도 가졌다. 이 모임에 한국에서는 최정규씨가 참석했다.
우리는 도처에서 전개되는 상황이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특히 독일의 경우에 가장 큰 위험은 노동조합이 자본의 경쟁논리를 수용하였다는 것이다. 즉 노동조합이 연맹의 원칙을 방어하기 위해서 더 이상 노력하지 않고 자본의 경쟁논리에 따라 ‘생산지로서의 독일’이라는 논리에 포섭되어 갔다는 점이다. 노동조합이 사업자의 경쟁논리를 비호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일국적 차원에서 경쟁논리를 수용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독일이라는 생산지를 방어해야 한다고 노동조합이 주장하게 된다. 이러한 것들이 대단히 위협적이라고 노동조합은 판단하고 있다. 모임의 결과로 이러한 상황에 반대하는 토론 문건 <편집자 주> 이 토론 문건은 연구소 회보에 번역되어 실려 있다. 「군살빼기 생산방식과 신자유주의 국가」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1권(95. 7월호), 86~89쪽
을 전업종에 배포하기로 하였다.


물 음
6. 자본주의 사회의 변혁을 위해서 소유의 문제는 중요하다. 금속노련은 어떠한 입장을 갖고 있고 공동결정이 이에 대하여 충분하다고 보는가.

오늘날 금속노련은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동구권 사회주의 붕괴 이후 이 문제는 노동조합내에서 토론되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금속노련의 기본강령에는 경제민주화의 관철이 목표라는 조항들이 들어 있다. 경제민주화란 경제 역시 민주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하여 금속노련은 공동결정을 결정적인 조치로 보고 있다. 현재 존재하는 공동결정의 형태는 생산영역에 대한 공동결정까지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이미 독일노동운동의 목표였다. 그러나 여기서 우려되는 것은 노동조합이 자본주의적 조건을 수용함으로서, 노동조합은 자본주의의 결과와 투쟁하는 한편 사실상 자본주의가 그 문제의 원천이라는 모순관계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물 음
7. 계급이기주의를 넘어서는 사회개혁이라는 테마에 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야 하는데 이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독일의 노동조합은 전통적으로 새로운 문제들을 수용하는 것을 거부해 왔다. 독일에 존재하는 사회운동-평화운동, 환경운동, 국제적인 운동-은 이러한 테마를 새롭게 개척하면서 이를 노동조합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80년대 말, 노동조합의 미래에 관련되는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 노동조합을 정치화시키는 것에 대한 희망속에 이 논의는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몇년 뒤에 일어난 독일통일과 함께 폐기되었다. 독일통합과 함께 조합원이 배가되었는데 동독 출신의 새로운 조합원들은 전혀 다른 의문과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사업장 자체가 폐쇄되면서 엄청난 실업문제에 부딪쳤다.
개인적 생각으로 볼 때, 노동조합의 미래는 노동조합이 다시금 정치세력화할 수 있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만일 노동조합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고용관계 속에 있는 노동자의 일부분만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에 제한되어 있다면, 더이상 노동조합은 사회적 대항권력으로서 존재할 수 없다. 노동조합의 정치화란 단순히 노동조합의 의회진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를 다루고 투쟁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정치화란 예컨데 노동조합이 실업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실업의 원인과 실업자들을 위해서 투쟁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노동조합이 그것에 성공할 것인지 혹은 노동조합이 그것과 결별할 것인지에 대해서 상이한 견해가 있다.


물 음
8.. 노동조합과 정당의 관계

이미 대답한 것처럼 독일에서는 단체협상 속에서만 파업이 인정되고 있다. 임금협상 속에서 일어나야 이것을 역시 파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 투쟁에서 정치적인 노동자투쟁은 법적으로 보장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금지되어 있다.
사회보장 삭감이라는 쟁점은 노동조합의 테마가 아니라 정치가의 테마로 넘어 가 있다. 일부 노동조합 활동가들은 ‘일요일날 선거에서 기민당에 투표하고 월요일날 그러한 투표행위가 가져 올 피해를 노동조합이 제한해야 한다’며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요구한다. 그로부터 도출한 결론은 사민당을 선택하는, 사민당에 투표하게 만드는 활동이다. 베를린에서 있었던 지난번 선거에서 금속노련의 의장은 모든 조합원들에게 사민당 후보를 지지하라고 호소문을 뿌린 바 있다. 물론 여기에 그대로 따른 것은 아니지만, 사민당은 오히려 득표율이 10% 감소했다. 지금까지 최소한 제2야당이었는 데, 35%에서 25%로 득표율이 감소했다. 지난 선거에서 이긴 당은 녹색당과 민주사회당이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선거가 우익의 득세라고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본인의 견해로는 지난번 선거는 노동조합 위기의 표현이 아닌가 판단된다. 왜냐하면 노동조합의 전통적인 로비 정당인 사민당이 주민의 양대 부분을 거의 대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 음
9. 한국 노동운동에 바라는 말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민주노총 창립대회의 분위기에 감격했다. 내가 받은 인상은 세계에서 대단히 드물게 계급투쟁이 정치적으로 충만해 있다는 점이다. 내 주머니를 계급투쟁의 정신으로 꽉채워 독일로 돌아 갈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 데, 적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때려 눕히든지, 혹은 통합되든지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본가들은 자본주의 중심국가에서 노동운동을 자신의 체제 속에 통합시키는 데 성공해 왔다. 계급투쟁적 노선이 계속될 것이라는 데 시선을 집중시키고 싶다. 이것은 단지 한국노동운동만이 아니라 국제 노동운동의 문제이다. 대단히 투쟁적인 전통을 가지고 있는 코사투(COSATU), 꾸찌(CUT)를 만나게 되어 기쁘다. 이 역량을 함께 모아 유럽 노동운동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독일 사민당 산하 에버트 장학재단이 국제적인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나름대로 아주 명확한 공헌을 하지만, 그것을 통해서 이 재단이 특정한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전략은 사회민주주의적인 것이다. 우리는 사회민주주의의 정책을 비판적으로 연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 음
10. 한스씨를 금속노련의 진보블럭으로 소개했는 데, 금속노련 내부의 좌파 혹은 좌파블럭의 내용, 실체, 활동방식은 어떠한가?

블럭이라기 보다 우리 상호간에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구조이다. 현재 간헐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정보의 유통 속에서 정보 교환을 위한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 구조를 만들었다. 거의 희망을 잃어버린 좌파 활동가와 고립분산되어 있는 개별적 좌파활동가들과 관계를 수립하고,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을 획득하기 위해서 이 구조를 만들었다.
노동조합 활동에 개입하고 있는 좌파들이 현재 얼마되지 않는 상황이다. 과거 동독과 소련에서 전통적인 공산당 구조를 파괴시켰기 때문에, 공산당원들이 실망한 상태이다. 과거 소련과 지향을 같이하는 다수의 좌파들은 바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신들의 사회주의적 목표, 사회주의적 대안이라는 옵션 자체를 잃어 버렸다. 본인의 견해로는 새로운 것을 건설하기 위한 토론의 과정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으로 이해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토론이 자본주의적 비젼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노동운동에서 이러한 경험들이 소련과 이전의 현존 사회주의 국가에서 다시금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연대적인, 사회주의적인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는 것 정도의 지향을 가지고 있다.
좌파의 대다수는 민주사회당에 집결되어 있고 민주사회당은 구동독지역의 강력한 지원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전파자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사회당의 구조와 강령은 사민주의적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본인은 동의하지 않는다. 민주사회당의 장점은 같이 일을 하는 데서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구조를 활용하면서 가능성을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하나의 정당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연대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물 음
11. 독일 노동조합의 관료화에 대해 질문하겠다. 독일의 산업별 노동조합 그 자체가 처음 생길 때부터 관료적으로 소수간부들이 모여 위로부터 만들어 진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볼때 기층노동운동은 어렵다고 본다. 예를 들면 독일의 평의회운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독일에서 1919년 로자의 평의회운동 역사에 관계된 질문인 것 같다. 그러나 평의회라고 하는 것은 투쟁이 있는 곳에서 항상 가능한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투쟁이 없는 상황에서 평의회운동은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노동조합을 통해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디어에 관해서는 생각해 볼 수 있다.


물 음
12. 스웨덴 노동조합운동 모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스웨덴 노동조합은 일시적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고, 사회복지의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를 했다고 본다. 그러나 상대적 의미에서 성공적인 모델은 자세히 연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웨덴 노동조합의 위상은 대단히 강하고, 노동조합 내에 민주적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위기의 시기에 이 구조 자체가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본인은 이에 대해서 크게 아는 바가 없다.

물 음
13. 질문의 요지는 “국유화를 생각하고 있는 동구 사회주의 몰락 이후에 소유문제를 생각치 않게 되었다”는 데, 그렇다면 소유문제에 대한 그 때까지 생각이 달라진 것인가? 아니면 스웨덴 모델이라는 방식을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했는가?

자본주의의 합법칙성이라는 문제는 변화되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 합법칙성이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첨예하게 만들고, 따라서 자본주의가 철폐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계속 만들어 낸다. 이것은 기본적인 합의 사항이다. 자본주의 이후에 무엇이 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협동조합이라는 것이 독일에도 아직 있는 데, 본인의 경우는 협동조합 운동에 대해서 아주 근본주의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운영한 협동조합에는 주택사업, 슈퍼마켓, 은행 등 3가지 형태가 있다. 그렇지만 이 방식들은 그 운영에서 자본주의적 논리, 즉 이윤 남기는 것에 지배되지 않을 수 없었고, 투기에도 빠지게 되었다. 바로 그런 것 때문에 협동조합 자체의 생명력이 끝장나버렸다.
본인의 경우에 협동조합적 사고를 기각시키기 위해 이 경험을 단순화시켰다. 협동조합을 구성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이런 경험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워야 할 것이라는 점도 당연하다. 노동조합운동은 어떤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는 데, 자본주의적 이윤창출 논리로부터 이탈한 새로운 사회적 관계, 인간의 인간에 대한 관계가 자본의 지배를 받지않는 관계, 즉 이윤관계에 지배받지 않는 인간과 인간이 순수하게 만나는 관계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것들은 주변적이고 한정되어 있으며, 독일의 운동권 내부에 이러한 관점들이 흩어져 있다. 이러한 얼터너티브(Alternative) 운동과 노동운동의 결합이 부재하다는 것, 여기에 양쪽 다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 음
14. 주식회사 자체를 노동자 공동소유로 바꾸는 문제에 대한 질문을 했다. 즉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주식회사를 노동자 공동소유로 바꾸는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자본주의적 생산관계를 철폐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이윤이 공정하게 분배된다 할지라도 그 자체가 이윤의 논리인 한 마찬가지라고 본다. 나는 받아들일 수 없는 논리이다.


물 음
15. 공장평의회가 회사의 경쟁력 논리에 휩쓸린다는 점에서 독일이나 우리나라가 별로 다르지 않다고 본다. 궁금해서 묻는다. 독일의 공장평의회가 기업측 논리로 휩쓸려가는 경향이 있다고 했는 데, 그것을 단순히 조직문제로 볼 수도 있고, 자본의 통제가 일방적으로 관철된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공장평의회가 혁명적이지만, 내용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하는 데, 그것이 단지 운영의 문제, 즉 노동조합이 통제하지 못한 문제인가? 아니면 자본주의하에서 공장평의회는 경영참가 방식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문제인가? 개인적인 의견을 듣고 싶다.

현재의 공장평의회는 과거 노동자평의회 운동과 개념이 다르다. 1918~19년의 노동자평의회는 상당히 혁명적이었는 데, 현재는 기업내에 나타나는 문제, 즉 임금, 복지, 산업안전 등의 문제를 사전에 경영측과 협의해서 해결함으로써 기층노동자가 파업이라든지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거친 행동에 나서는 것을 미리 차단시키는 역할 정도밖에 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물 음
16. 노동자평의회 운동이 가졌던 상이 무엇인가를 설명해달라.

공장평의회는 독일에서 혁명의 한 결과이다. 1차 대전 직후, 병사의 봉기와 저항운동은 왕정을 철폐하고 국가를 강력하게 공격했다. 노동자․병사를 통해서 자치를 하고자 국가구조를 공격했고, 평의회를 구성했다. 당시 공장은 점거되었고, 공장을 이끄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이것을 통제하기 위해 노동자․병사 평의회가 만들어졌다.
하나의 사민주의의 하나의 공헌이랄 수 있는 것은 사민당이 노동자․병사 평의회를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사민주의 국가권력은 노동자․병사 평의회의 공격에 의해서 파괴된 국가구조를 복구시켰다. 그런 다음 평의회운동을 의회적 수단을 통해서 파괴시켰다. 근본적으로는 평의회 자신들이 의회적 방법을 통해서 파괴되었다. 국가에서 공표한 공장평의회법이라는 것이 운동의 양보의 결과이다. 국가 입장에서 볼 때, 평의회 구조를 승인하지만, 평의회 권리는 강하게 제한시킨다. 공동결정제가 이러한 평의회 구조에서 나온 것이다. 역사를 공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윤곽만 설명한다.
2차대전 이후 독일 자본주의체제가 붕괴된 이후에, 원래적 의미의 평의회운동이 다시 일어났다. 제대로 된 의미에서 공장평의회운동이 다시 일어났는 데, 특히 소련점령지역, 즉 구동독에서 이전의 자본주의권력에 대해 강력한 압력이 있었다. 서방의 점령지역에서는 그 상황이 다르게 진행되었다. 서방의 점령국가들은 새로운 노동조합을 자신의 관점에서 재조직했다. 그러나 전쟁 직후 전 독일에 걸처 강력한 반자본의 운동이 전개되었다. 심지어 기민당의 경우, 1946-7년에 만든 기민당의 당강령에서조차도 사회주의적 프로그램들을 수용했다. (표현에 오해의 여지가 있는데) 좌파의 당 강령에는 독점자본주의에 대한 공격, 독점자본주의가 전쟁의 원인이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40년대 말쯤에 자생적으로 형성된 사회주의적 운동들이 파괴되었고, 영국과 미국에 의해서 형성된 서방점령지역, 즉 구서독에서 노동조합이 재건되는 과정은 대단히 독특했다.


물 음
17. 노동조합내에서 ‘노동청년운동’ 활동상황은?

독일 금속노련의 청년사업은 대단히 어렵다. 청년에게 노동조합은 더 이상 매력이 없다. 노동조합내에서 청년사업 활동가들은 대단히 진보적이고, 노동조합 의장단에 대해 비판적이다. 이들은 집행부가 다루지 않는 정치적 문제-니카라구아와 연대사업-에 개입했다.
당시 서독 노동조합운동은 미국의 노동조합(AFL-CIO)과 연대하고 있었는데, 서독 노동조합은 니카라구아 산디니스타를 반란군으로 규정했다. 니카라구아에도 한국과 유사하게 어용노동조합이 있었는데, 독일노동조합들은 이들과 자매를 맺었다.
독일 금속노련내 청년들이 니카라구아를 지원했는데, 국제연대군으로 자체 재정을 통해 건너가서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 작업을 했던 청년들은 국제연대군에 대한 공식적 지지를 획득했다. 그 이후 니카라구아 소모사 정권의 붕괴를 통해서 큰 희망을 가졌다. 산디니스타 노동조합를 지원한 것은 금속노련의 청년들이었다. 이후로도 독일노총의 반공주의적 입장을 변화시키는 데 청년노동자들이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물 음
18. 독일노동조합은 활동가들을 어떻게 동원하고 훈련시키는가?

기층에서의 활동가들이 노동조합 전임자이다. 노동조합 관련 연구소, 학자, 사회과학연구자들이 고도의 지식을 노동조합사업에 전달하려 했다. 이러한 변화의 단점은 작업상 기층과 결합을 상실하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이 새로운 활동가들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노동조합활동에 개입하는 학자들이 정치적 요구를 가지고 있고 실질적으로 이전보다 좌파적이다. 그러나 정치적 노선을 설정하는 데 엄격한 통제가 있으며, 활동가 대부분이 사민당원이다.
금속노련 내부에 발전된 교육제도를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2주 코스, 주말 코스가 있다. 노동조합이 재정지원을 하는 경우가 있고, 공장평의회에 속한 경우 자본가가 재정을 부담한다. 법에 따르면, 공장평의회의 과제는 직업훈련의 질을 높이는 것이며, 사용자는 일정 시간을 할애할 의무를 가진다. 지금까지 노동조합의 교육사업은 노동조합 정책적인 것 뿐만 아니라, 진보적 의식화 교육과 서로 다른 다양한 입장 검토가 가능했다. 이는 노동조합활동의 주요한 구성 요소이다. 전문지식적 교육 훈련 프로그램, 노동조합 정책토론, 다양한 입장 토론이 있다.

물 음
19. 80년대 중반부터 팀 작업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다. 린 생산방식(lean Production)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대처했는가?

팀 작업에 개인적으로 경험이 없다. 간접적인 경험으로는 비판적이다. 해방을 촉진할 수 있는 요소가 있을 지 모르나, 그것이 팀 작업의 목적이 아니다. 팀작업은 생산물에 대해 책임이 있는 소단위를 만들어, 사용자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 노동자도 같이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노동자에게 심각한 압력이 된다. 예전에는 병가도 낼 수 있었는 데, 이제는 이것이 어려워졌고, 결국 이 작업은 노동조건의 열악화를 의미한다.
독일노동조합은 팀 작업을 선전하였고, 팀 작업이 전체 작업구조를 정당화 했다. 당시 노동조합은 노동의 인간화 프로젝트(70년대), 노동과정이 테일러주의화되지 않고 인간화 될 수 있는, 집단적이고 상호소통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제안했는데 이런 생각과 혼돈했다. 이로부터 뽑아낼 수 있는 교훈은 사용자측 이데올로기를 방어해야 한다는 점이다. 노동강도 강화에 대한 사용자의 경쟁력 논리를 철저히 방어해야 한다. 일단 이를 받아들이면 그 이후에는 자동적으로 같이 할 수 밖에 없다. 참여의 기회를 노동조합이데올로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캐나다의 카미(Cami)공장에서 노동조합이 팀장을 내세웠는데, 기업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양만 자주 바뀌지 실상 그 내용은 노동강동 강화나 경쟁력 논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한/노/정/연

1995-11-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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